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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새 아이 친구 세명이 호주와 덴마크 등지로 떠났다. 세월호 이후 이민 상담이 늘었다는 보도를 본 일은 있는데, 저마다 준비 기간이 끝나가고 있나. 이민은 긴 여행이 아니다. ‘결단’이라는 표현도 부족하다. 그건, 스스로 뿌리를 뽑는 행위이다. 곤혹스러운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소식이다. 모쪼록 아프되 뿌리박고 흔들리되 피어나길.
아이를 키우며 갖가지 경우의 수를 시뮬레이션하는 부모를 많이 만난다. 그에 맞춰 모든 ‘준비’를 한다. 공부하는 습관을 잡아줘야 한다며 초등 저학년을 늦은 시간까지 책상에 잡아두기도 하고 소풍 가서 혼자 밥 먹었다는 소식에 몇날 며칠 심란해하며 주변을 살피기도 한다. 기실 아이들은 생각보다 단순하고도 멍청해서 그 모든 부모의 조바심이 별무소용이거나 짐작만큼 상처받지 않는데도 말이다. 그렇다고 그 부모들이 유별나고 특이한 것도 아니다. 지금 이 땅에서 아이를 키우며 벌이는 모든 ‘전쟁’은 ‘승리’를 위해서가 아니라 ‘생존’을 위해서다. 때론 삿된 욕망이나
[오마이이슈] 무규칙 이종 시민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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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11일 ‘빼빼로데이’에 개봉했던 <단신남녀2>(감독 두기봉, 위가휘•배급 완다미디어)를 시작으로 중국 극장가는 하세편 시즌에 돌입했다. 하세편은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중국영화가 쏟아지는 11월부터 춘절 연휴까지를 뜻하며, 중국 극장가의 최고 대목이다. 베이징 스프링 선더 필름스 도성희 고문은 “중국영화끼리 같은 날 붙어 출혈을 감수해야 했던 예년과 달리 올해 하세편은 중국 투자배급사들이 상생전략을 펼치기로 했다. 한주 혹은 두주 간격으로 배급일을 정해 맞불을 피해가며 함께 흥행할 수 있는 길을 찾았다”고 분석했다.
11월11일 <단신남녀2> 두기봉, 위가휘 감독 콤비의 로맨틱 코미디 <단신남녀>의 속편. 개봉 첫날 6천만위안을 벌어들임.
11월14일 <마다가스카의 펭귄>
11월21일 <퓨리>
11월21일 <황비홍: 영웅유몽> 이연걸의 <황비홍> 시리즈를 청춘스타 펑위옌이 이어받아 리부트한 작품
상생의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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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피닉스레전드필름, 말레이시아 프로디지미디어와 함께 <선생님 일기>(감독 김태식)와 <오빠 김선남>을 제작하기로 했다.”(필름라인 김효정 프로듀서) “중국 영화시장을 탐색하러 왔다. 수익 배분 방식, 선호하는 장르와 이야기를 알아볼 생각이다.”(황기성사단 황기성 사장) “중일전쟁 발발 70주년 기념 블록버스터영화를 중국과 함께 준비하고 있다. KAFA 중국 프리비즈 교육이 중국영화 시스템을 알아가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골든몽키스미디어그룹 김부현 대표) 11월9일부터 13일까지 중국 베이징에서 KAFA 중국 프리비즈 교육이 진행됐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은 중국 프리비즈 교육은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와 한국영화아카데미가 한국 영화인들을 대상으로 중국 영화시장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강영모, 고길수, 권준형, 김대현, 김부현, 김재호, 김효정, 오미선, 정재승, 조윤정, 황기성 등 감독, 프로듀서, 제작자, 촬영감독 11명이 영진위 중국사무소
춘추전국시대, 새 깃발을 꽂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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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5년 전이었다, 이 바보 같은 짓이 시작된 건. 호텔에서 TV를 보던 짐 캐리는 흥분해서 <덤 앤 더머>의 감독 바비와 피터 패럴리 형제에게 전화를 걸었다. “내가 방금 <덤 앤 더머>를 처음부터 끝까지 봤는데, 끝내주더라고요. 우리, 이거 한번 더 해야겠어.” 그리하여 해리와 로이드, 1편으로부터 20년이 지나 지천명의 나이를 넘겼어도 여전히 나무랄 데 없는 바보와 그보다 더 바보가 다시 찾아왔다. 털 달린 강아지 모양 밴을 되찾아, 추억의 사운드트랙 <Boom Shack-ALak>을 타고, 그들이 질주한다. 아무리 멍청해도 죽으란 법은 없는 그들만의 천국을 향해.
1994년에 개봉한 <덤 앤 더머>는 한편의 영화 이상으로 남았다. 미국에선 4주 동안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켰고 국내외 흥행 수입은 2억5천만달러에 달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다음이었다. 사람들은 이 영화를 보고 또 봤고, ‘덤 앤 더머’는 누군가 멍청한 짓을 할
아무 생각 없이 웃을 준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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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모그래피
2014 <봄> 촬영감독, <두근두근 내 인생> B카메라
2013 <감시자들> C카메라
2012 <광해, 왕이 된 남자> C카메라
2011 <완득이> <그대를 사랑합니다> 촬영B팀
2010 <시> <내 깡패 같은 애인> 촬영B팀, <악마를 보았다> 촬영C팀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상실의 시대>에 ‘봄철의 곰’이라는 구절이 나온다. 큰 덩치의 푸근한 첫인상과 달리(?) 알면 알수록 로맨티시스트인 김정원 촬영감독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자연스레 그 이미지가 떠올랐다. 물론 <봄>의 촬영현장은 낭만과는 거리가 멀었다. 의외의 복병은 장마였다. “비온 날이 더 많은데 정작 영화에 비오는 장면은 없어요. 낮에 저녁 신을 찍느라 암막 커튼을 치면 스팀이 따로 없더라고요. (웃음)” 하지만 실제 영상은 봄볕에 곱게 말린 이불처럼 눅눅한 기운 하나 없이 산뜻하고 청초
[STAFF 37.5] 장마와 싸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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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간 동일한 배우들을 데리고 매해 일정한 시간 동안 촬영을 해서 그 인물들의 세월을 함께 살아낸 <보이후드>는 관객으로 하여금 마치 영화 속으로 걸어 들어가 그 인물들의 시간을 내내 공유했다는 행복한 착각에 빠져들게 한다. 12년이라는 긴 시간, 여러 인물들의 각기 다른 세계, 그리고 그 세계들의 작지만 지속적인 움직임들을 지켜보며 그중 단 한순간과도 공명하지 못했다고 말할 이가 과연 있을까. 이미 여러 평자들이 이 영화의 무엇이 자신들을 감화시켰는지에 대한 아름다운 감상기를 제출했다. 아무래도 <보이후드>는 영화비평이 아니라, 보는 이 각자의 기억, 감정,인상을 더욱 환대할 영화인 것 같다. 많은 이들이 시간의 냉정한 흐름에 대면하는 이 영화의 온기에 충분한 감응을 표현했으니 영화를 보는 동안 나를 멈칫하게 만들었고 여전히 얼룩처럼 남겨진 잔상들, 따스함과는 거리가 먼 그 느낌에 관해 말해볼 생각이다.
자상하고 친절했던 올리비아의 두 번째 남편, 그러니
[신 전영객잔] 시간은 정말 안온하게 흘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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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연히 삶 안에 있는데도 특정한 계기 없이는 잘 감지되지 않는 삶의 진리들이 있으니 그것을 들여다보자고 이창재 감독은 다큐멘터리로 자주 청한다. <사이에서>(2006)는 삶이 껴안고 있는 무속을, <길 위에서>(2012)는 비구니들의 삶으로서의 수행을 그렸다. 그리고 <목숨>에서는 삶의 끝을 만진다. <목숨>은 죽음에 임박한 이들이 생의 마지막 나날을 보내는 곳, 호스피스 병동, 그곳의 사람들을 기록했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다고 들었다.
=시작은 8년쯤 전이었다. 무속인을 주인공으로 <사이에서>를 찍고 있을 때였다. 무속인에게 30대쯤 되어 보이는 손님이 찾아왔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무속인이 점괘는 설명을 제대로 안 해주고 이상한 이야기만 해주더라. “무조건 즐겁고 신나게 생활하라”고 말이다. 손님이 떠난 뒤 물었더니 이렇게 답해주더라. “저 사람은 지금 덤으로 사는 인생이다. 사실은 이미 명이 끝나 있는 운세다. 몇 개
[이창재] 생의 마지막을 기록하는 일은 기어이 풀어야 할 숙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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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고의 변방에서, 고독하지만 꿋꿋하게, 누구보다 아름다운 방식으로 반도네온 연주를 들려주고 있는 여전사. 반도네온 연주자 고상지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다. 정재형, 김동률 등 음악에 관해서라면 절대 타협하지 않는 유명 뮤지션들의 음반에 세션으로 참여해왔던 그녀에게 올해는 특별한 한해였다. 아홉곡의 자작곡이 수록된 첫 정규 앨범 ≪Maycgre 1.0≫을 발매했고, 10월엔 첫 단독 콘서트를 열었으며, 오는 12월4일부터 ‘일본의 아스토르 피아졸라’라는 평가를 받는 유명 반도네온 연주자 료타 고마쓰의 일본 투어에 그녀는 한국 출신 반도네온 연주자로서 처음으로 참여한다. 수많은 ‘처음’으로 점철된 한해였지만, 고상지에겐 순간의 기쁨을 곱씹는 것보다 자신이 만들고 싶은 음악에 대한 몰입이 더 중요해 보였다. 애니메이션과 롤플레잉 게임의 열렬한 팬이며, 호전적이고 똑 부러지는 애니메이션 여주인공들을 사랑한다는 고상지의 취향과 그녀의 음악은 서로 닮아 있었다.
-일본 투어를 준비 중이
[trans × cross] 로봇 합체 장면을 보면 두근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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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남자는 100%다. 태도도, 외모도, 자기 일에 대한 열정도. 이 말에 딴죽을 걸고 싶은 사람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언제 어디서나 흐트러짐 없는 자기 세계를 구축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는 점에서 이정재는 100%의 남자다. <빅매치>는 그런 이정재를 만날 수 있는 영화다. <빅매치>에 오락영화, 액션영화라는 수식어를 붙일 수도 있지만 굳이 ‘이정재의’ <빅매치>라고 표현하고 싶은 이유도 액션과 코미디를 완벽히 자기 것으로 소화해버린 이정재의 놀라운 연기 때문이다. 이정재는 <도둑들> <신세계> <관상>에서 연이어 호연을 펼쳤고, 세 영화 모두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러면서 그는 데뷔 20주년이었던2013년을 화려하게 보냈다. 지난해 영상자료원에선 이정재 특별전이 열렸고, 올해는 뉴욕아시안영화제에서 이정재 특별전이 열렸다. “운 좋게 계속해서 영화를 찍다보니 그런 의미 있는 행사를 마련해준 것 같은데 막상 연
[이정재] 완성된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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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뜻 이별을 통해 사랑을 증거함
속뜻 이별을 통해 사랑을 쟁취함
주석 연인에게 건넬 수 있는 최고의 ‘개드립’은 단연 이 말일 것이다. “사랑하니까, 우리 헤어져.” 이 말보다 더한 말은 있을 수가 없다. 그땐 이미 헤어진 다음일 테니까. “사랑하는데 왜 헤어져?”라고 반문하는 건 어리석은 짓이다. “이게 다 널 사랑해서야”라는 동어반복밖에 들을 게 없을 것이다. 부모들이 하는 훈계하고 비슷하지 않은가? 이게 다 너 잘되라고 하는 말이야. 부모가 원하는 대로 하면 나는 좋지 않은데(=잘되지 않는데), 부모님은 왜 내가 잘되는 일이라고 우기는 걸까?
“너 잘되라고”는 일종의 명령문이다. ‘내가 명하는 대로 하면 너는 잘될 것이다’의 준말이다. ‘잘되다’의 주어가 사실은 자식이 아니라 부모인 것이다. 마찬가지로 “사랑하니까 헤어져”는 ‘내가 사랑하니까 우리 헤어져’의 준말인데, 이번에는 주어가 아니라 목적어가 빠져 있다. 저 말을 온전한 문장으로 적으면 이렇게 된다. ‘다른 사람을
[권혁웅의 일상어 사전] 사랑하니까 헤어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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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배우인 클라우디아 카르디날레는 이탈리아어를 잘하지 못했다. 그녀는 북아프리카의 튀니지에서 시칠리아 출신 부모 아래 태어나 그곳에서 10대까지 자랐다. 당시 튀니지는 프랑스의 지배 아래 있었다. 카르디날레는 튀니지의 프랑스 학교에 다녔다. 프랑스어로 교육받고, 튀니지 친구들과는 아랍어로 사귀고, 그리고 집에서는 이탈리아어, 정확히 말해 시칠리아 지역어를 썼다. 말하자면 어릴 때부터 말 그대로 ‘다문화’ 속에서 성장했다. 지역주의에서 벗어난 개방성이 카르디날레의 개성이 됐는데, 이런 특성은 훗날 역시 개방적인 감독 루키노 비스콘티를 만나, 활짝 꽃핀다. 북아프리카에 숨겨져 있던, 시칠리아 말도 겨우하던 이탈리아 소녀는 비스콘티의 <레오파드>(1963)를 통해 세계의 스타로 성장하는 것이다.
튀니지의 프랑스 문화권에서 성장
카르디날레가 배우의 정체성을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한 것은 피에트로 제르미의 <형사>(1959)에 출연하면서부터다. 이전까지는 10
[한창호의 오! 마돈나] 북아프리카의 이탈리아 ‘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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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건맨> The Gunman
감독 피에르 모렐 / 출연 숀 펜, 하비에르 바르뎀, 이드리스 엘바
숀 펜과 하비에르 바르뎀이 앙상블을 이룬 액션 스릴러다. 숀 펜이 비밀조직으로부터 배신을 당한 조직원을, 하비에르 바르뎀이 숀펜을 뒤쫓는 악역을 맡았다. 유럽을 무대로 도주극이 펼쳐지며 원작은 장 패트릭 망셰트의 소설이다. <13구역>과 <테이큰>의 뒤를 이을 피에르 모렐 감독의 신작으로 내년 2월20일 북미 개봉예정.
[WHAT'S UP] <더 건맨> The Gun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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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패션왕> 브랜드 시대, 보세왕국
[정훈이 만화] <패션왕> 브랜드 시대, 보세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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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이후드>를 보고 나서 깊은 감동에 빠졌다가 곧바로 두 가지 의문을 떠올렸다. ‘어째서 <보이후드>는 남자아이가 성에 눈뜨는 과정을 철저하게 배제했는가?’ 그리고 ‘어째서 12년이라는 세월 동안 메이슨 주변에서는 한명도 죽는 사람이 없는가?’ 두 가지 의문은 하나로 통합될 수 있을 것이다. 섹스란 새로운 인간을 탄생시키는 과정인 동시에 죽음과 아주 가깝게 붙어 있는, 죽음의 반대말이라 생각한다면 리처드 링클레이터가 ‘섹스’와 ‘죽음’의 이야기를 의도적으로 빼버린 이유가 짐작이 된다. 특정 스포츠 심사위원들이 최고점과 최저점을 뺀 점수를 평균 내서 등수를 정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나 할까. 가장 흔하지만, 또한 가장 극단적이기도 한 섹스와 죽음이 <보이후드>에는 빠져 있다.
영화의 초반에는 기대감이 컸다. 어린 메이슨이 마당 구석에서 브래지어 팸플릿을 보면서 이상한 웃음을 지을 때, 나는 ‘소년 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기대했다. 동네 형들과
[김중혁의 바디무비] 소년에게 섹스와 죽음이 없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