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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로 비행선을 띄우는 일과 지하로 철도를 달리게 하는 일… 인간이 상상하지 않았다면 불가했을, 무에서 유를 창조했으니 어쩌면 신비롭다 할 수도 있는 그 과정 속 지난한 결과물 가운데 후자인 지하철에 오늘도 나는 오른다. 물론 억만장자는 아니니 앞으로도 우주선을 타고 별들의 침묵 사이사이를 후비고 다닐 가능성은 아마 제로이지 싶다. 만약 돈이 생긴다 해도 나는 하늘이 아닌 땅에 투자했을 터, 어쨌거나 나는 내 발만을 믿기 때문이다. 나는 내 몸에만 의지하기 때문이다.
그런 어느 저녁 7시 반 무렵인가, 휠체어 고정벨트 함이 있는 지하철 9호선의 한 칸에 서게 되었다. 쿠션은 아니지만 폭신한 등받이가 기둥으로 붙어 있어 가능할 때는 내 등을 기대도 된다는 의미로 읽었는데 순간 이 안내문이 눈에 띄는 것이었다. ‘뚜껑을 열고 안전벨트를 당겨 휠체어 팔걸이에 걸고 고정하십시오. 사용 후에는 벨트를 원위치시키고 뚜껑을 닫아주십시오.’ 살피가 겹겹 붙게 쪄낸 만두처럼 내 살과 네 살이 붙
[김민정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상식은 얼마나 어려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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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주쿠 골든가에서 새벽장사를 하던 밥집이 종로구 인사동으로 짐작되는 골목 어딘가에 자리 잡았다. 단골과 뜨내기손님이 적당히 섞여드는 건 원작과 다를 바 없고, 같잖은 단골 자부심으로 처음 온 손님을 불편하게 하는 점은 제법 한국 식당 같다. 일본판 밥집의 기본메뉴인 돈지루 정식은 SBS <심야식당>에선 반찬이 여러 접시인 가정식백반(!)으로 바뀌었다. 많이 팔아야 이윤이 남는 백반을 심야 기본메뉴로 삼은 것부터 기이한데 메뉴판엔 가격도 붙어 있지 않으니 저 집 백반은 자연산 도다리나 고추잡채 같은 ‘시가’인가 불안해진다. 냉장고에 넣지 않고 보란 듯이 꺼내놓은 알록달록한 파프리카는 2회 만에 꼭지가 검게 말라가고 10년이 넘은 전기밥솥과 불기가 닿은 흔적이 없는 새 주방기구들의 부조화가 안타깝다. 무슨 이야기가 얹혀도 어색할 것 같은 공간에서 ‘마스터’(김승우)만이 허리에 손을 올리거나 팔짱을 끼는 일본판의 포즈를 꽤 그럴싸하게 재연하고 있더라.
물론 나는 한국판이 원
[유선주의 TVIEW] 설정도 번역이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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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세션: 이 남자가 사랑하는 법>(2012)
<덴 쉬 파운드 미>(2007)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2000)
<캐스트 어웨이>(2000)
<왓 위민 원트>(2000)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1997)
배우들이 연출로 자신의 새로운 필모그래피를 쌓아가는 것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이제 그리 낯선 일은 아니다. 아역배우로 시작해 할리우드 스튜디오를 거치며 스타로 성장한 다음, 나름의 저예산 독립영화로 영역을 옮겨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펼쳐놓는 배우, 감독들을 우리는 여럿 보아왔다. 여배우, 감독만 치더라도 (조금씩 다른 경로를 거치긴 했지만) 조디 포스터나 소피아 코폴라, 그리고 최근 이 명단에 이름을 올린 안젤리나 졸리 등이 쉽게 떠오른다. 하지만 이들에 비하면 헬렌 헌트는 꽤 조용한 ‘감독 신고식’을 치른 편이다. <라이드: 나에게로의 여행>(이하 <라이드>)은 2007년 &l
[헬렌 헌트] 투명하게 역할에 스며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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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단편
2013 <C’est Si Bon>
2012 <내가 같이 있어줄게>
2011 <붉은 손>
2010 <백서>
장편
2013 <파스카>
“용기를 잃을까봐 두려워. 맞서 싸워야 할 것들이 많은데….” <파스카>의 요셉은 고등학교를 자퇴한 열아홉 소년이다. 그리고 마흔살의 가을을 사랑한다. 가을과 요셉은 고양이들을 자식처럼 키우며, 함께 밥 먹고 함께 잠이 든다. 이 사랑의 책임을 현실적으로 떠안는 건 가을이다. 요셉은, 의지와는 무관하게 자신이 무력한 존재임을 느낀다. “요셉은 무모하게 마음만으로 모든 것을 뚫고 나가는 인물이다. 직업이며 사회적 배경을 모두 걷어냈을 때, 요셉에게 남는 본질적인 마음이 무엇일까를 생각했다.” 그 마음은 다름 아닌 순수하고 용기 있는 사랑이다. 성호준은 “삶의 경험치가 달라도”, “마음의 꼴이 닮은 사람은 알아볼 수 있는 법”이라고 했다. <홀리모터스>에서 드니 라
[who are you] 확신대로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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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서 밤새도록 풍악이 울리고 춤과 노래가 끊이질 않는다면, 그건 예외 없이 결혼식이 한창인 것이다. 그런데 인도에서는 여전히 집안 사이의 정혼으로 부부의 인연을 맺는다. 몇번 만나지도 못하고 평생의 배필을 정한다니, 이러한 인도의 결혼 문화를 대하는 인도의 신세대는 어떤 심정일까? 그 속마음을 짐작할 수 있는 작품이 바로 최근 인도 극장가에서 가장 뜨거운 영화, <타누 웨즈 마누 리턴즈>다.
<타누 웨즈 마누 리턴즈>는 2011년에 개봉한 <타누 웨즈 마누>의 속편이다. 1편은 런던에서 살다가 신붓감을 찾기 위해 인도로 돌아온 남자, 타누와 거침없는 성격의 여자 마누가 부모의 주선으로 만나지만 우여곡절 끝에 비로소 결혼에 골인하게 된다는 내용의 영화였다. 속편인 <타누 웨즈 마누 리턴즈>에서 타누와 마누는 이미 4년차 부부가 되어 있다. 런던에서 살던 이들은 서로 다투는 과정에서 상담을 받게 되는데, 상담 도중 다툼으로 인해 마누가
[델리] 인도 신세대들의 결혼 풍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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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의견>은 잘 만든 법정 드라마로 손색이 없지만 픽션보다 더 개연성이 없는 현실을 의식한 탓인지 매듭이 불완전한 방식으로 봉합된다. 사건의 실체는 끝내 명확히 해명되지 않는다. 대신 사건 당사자들의 감정이 극적으로 부각되는데 나는 그게 좀 이상해 보였다.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드러내기 위해 온 힘을 기울였던 주인공 변호사들의 노력은 절반의 성공에 그치고 법정의 판결은 두루뭉술하며 변호사들이 구출하려 했던 피해자들은 깊은 절망과 회한에 빠진다. 사건의 실체를 가림막했던 국가기관의 당사자들은 어느 누구도 징벌받지 않고 그들 모두 앞으로도 무탈하게 살아갈 것이 암시된다. 이것은 감독 김성제의 정직한 태도를 반영하는 것이겠지만 이 영화가 지금보다는 더 주목받기를 원했던 평자로서 약간의 이의를 제기하려고 한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은 변호사 윤진원(윤계상)과 장대석(유해진), 기자 공수경(김옥빈)이지만 정작 말미에 정서적 초점을 맞추는 인물은 피고인 박재호(이경영)다. 박재호
[김영진의 영화비평] 여백으로 남은 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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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라는 땅에는 탈출의 유혹이 있는 것 같다. 현재의 모든 조건에서 벗어나고픈 욕망의 끝에는 종종 이탈리아가 등장한다. 이상한 일이다. 그곳에도 분명 문명이라는 것이, 말하자면 억압이라는 것이 존재하고, 게다가 이탈리아는 문명을 대표하는 서방 7개국(G7)의 회원국인데도 말이다. 그런데 우리는 여전히 이탈리아에서의 삶이 뭔가 다를 것이란 기대를 한다. 사실 나도 그랬다. 그 다름에의 기대와 상상이 7년간의 이탈리아 체류를 버티게 했는지도 모르겠다.
탈출을 부추기는 땅
과거로 약간 멀리 가면 대문호 괴테도 그랬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라는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바이마르 공국의 촉망받는 공직자로서 인생의 절정에 있을 때인 1786년, 괴테는 훌쩍 도망가듯 이탈리아로 떠났다. 37살 때였다. 그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무조건 쉬고 싶어 했다. 괴테가 기행문의 걸작인 <이탈리아 기행>에서 강조한 것은 이탈리아의 ‘무위’였다. 나태에 가까울 정도로 아무것도
[한창호의 트립 투 이탈리아] 마법의 도시, 꿈과 현실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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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꼭 알아봐주길 바라는 비밀
지난해 10월 첫 EP 앨범 《비밀》을 발매한 포크 듀오 김사월X김해원. 그들이 《비밀》을 만들기까지의 제작기를 담은 출판물을 발매했다. 이름하여 ‘비밀 노트’ . 홍대 인디신을 중심으로 각자 활동을 이어오던 두 사람이 한팀을 이루고, 앨범을 내고, 뮤직비디오를 찍고, 공연을 하게 되기까지의 전 과정을 담았다. 특히 노트에는 신곡 <낮은발등> <아카시아>를 들어볼 수 있는 다운로드 코드까지 포함돼 있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그들의 관능적이고 음울한 사운드가 만들어지게 된 비밀을 엿볼 수 있지 않을까. 책방 유어마인드에서 판매 중이다.
싱어송라이터 김사랑 단독 콘서트
김사랑이 7월17일부터 19일까지 3일간 홍대 카페 벨로주에서 단독 콘서트를 연다. 7월3일 발매한 4집 《(HUMAN COMPLEX) Integrated》에 수록된 곡들을 한자리에서 들을 수 있는 기회다. 신곡 <기억나>의 가사를 주제로 팬들과
[culture highway] 막 비비안 마이어를 발견한 당신을 위한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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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미> Amy
감독 아쉬프 카파디아 / 출연 에이미 와인하우스, 미치 와인하우스, 마크 론슨
2011년 7월, 27살에 세상을 떠난 싱어송라이터 에이미 와인하우스를 조명한 다큐멘터리. 유년 시절 친구와 노래하는 영상부터 성공 가도를 달리면서 약물 중독으로 괴로워하는 모습까지, 21세기 가장 찬란한 뮤지션이었던 그녀의 생애를 만날 수 있다. <세나: F1의 신화>(2010)를 만들었던 아쉬프 카파디아가 연출을 맡아 에이미 와인하우스의 친구 100여명을 인터뷰해 그녀의 삶을 다각적으로 들여다보았다.
[해외 박스오피스] 영국 2015.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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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의 차기 실사영화는 <차밍 왕자>로 정해졌다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2009)에 조감독으로 참여했던 맷 포겔의 각본을 디즈니가 샀다. 디즈니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2010), <말레피센트>(2014), <신데렐라>(2015) 등 고전 애니메이션을 실사화해 연이은 성공을 거두고 있다.
-샤를리즈 테론이 클로이 머레츠 주연의 <브레인 온 파이어> 제작자로 참여한다
=<뉴욕 포스트> 기자 수잔나 카할란의 베스트셀러 에세이를 바탕으로 하는 작품. 본래 다코타 패닝이 주인공을 맡을 예정이었으나 클로이 머레츠로 교체됐다. <글래스랜드>(2014)의 감독 제라드 바렛이 연출을 맡는다. 내년 공개 예정.
-‘엘사’가 미국 내 인기 작명 순위 286위를 기록했다
=<겨울왕국>의 흥행에 힘입어, 지난 한해 1131명의 엘사가 태어났다. 엘사가 500위 안에 든 건 97년
[댓글뉴스] 샤를리즈 테론 <브레인 온 파이어> 제작 참여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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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2009) 이후 6년 만에 내놓은 피트 닥터 감독의 신작 <인사이드 아웃>이 개봉 3주 만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개봉 첫주가 아닌 데다가 차트에서 <쥬라기 월드>와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같은 대작과 경쟁했기 때문에 더욱 값진 성과라 할 만하다. 한편 저명한 코미디언 빌 코스비는 수년 전부터 잇단 성폭행 혐의로 실망을 더한 가운데, 최근에는 성폭행을 위해 여성들에게 마약을 사용했다는 사실마저 시인했다.
[UP & DOWN] <인사이드 아웃> 개봉 3주 만에 박스오피스 1위 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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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 시리즈의 캐릭터 한솔로(해리슨 포드)의 젊은 시절을 다룬 스핀오프영화가 제작된다. 디즈니와 루카스 필름은 지난 7월7일, 이같은 사실을 공식적으로 발표하며 간단한 시놉시스도 함께 공개했다. 젊은 시절의 한솔로가 레아 공주를 만나기 이전, 어떤 사연을 갖고 우주 밀수업과 도둑질을 일삼는 비열한 악당이 됐는지, 그리고 한솔로가 루크 스카이워커와 오비완 캐노비를 모스 에이슬리의 술집 칸티나에서 처음 만나기까지의 개인사를 구체적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연출은 <21 점프 스트리트>(2012), <레고 무비>(2014)를 공동 연출한 필 로드와 크리스토퍼 밀러 감독이 맡는다. 각본은 <스타워즈 에피소드5: 제국의 역습>과 올해 개봉을 앞둔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의 각본가 로렌스 캐스단과 그의 아들 존 캐스단이 맡았으며 이들은 2018년 5월25일 개봉을 목표로 작업에 돌입했다.
필 로드와 크리스토퍼 밀러 감독은 이같은
[해외뉴스] 한솔로의 젊은 시절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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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최현용 한국영화산업전략센터 소장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기관지 <한국영화> 6월호에는 김현수 정책연구부장이 쓴 “영비법 개정, 무엇이 달라지나?”라는 글이 있다.
필자 역시 지난 5월11일자(1004호) ‘한국영화 블랙박스’에서 동일한 내용을 다룬 바 있다. 개정된 영비법의 영화노사정협의회, 표준근로계약과 표준보수지침, 영상위원회 설치와 운용에 대한 법적 근거 확보, 영진위 영화상영관입장권통합전산망 관련 사항 등에 관한 내용이다. 그런데 같은 법률의 사안을 두고서 영진위와 필자의 생각이 꽤나 차이가 있는 듯하다.
첫 번째, 아몰랑하는 태도. 예컨대 (영비법 3조4 근로계약의 명시) “… 조항은 근로기준법… 의 반복으로, 영화스태프도… ‘근로자’임을 영화업계 사용자에게 다시 한번 상기시켜준다는 의미를 넘어서지는 못한다”는 표현. 도대체 ‘다시 한번 상기시켜준다는 의미’란 뭘까? 그냥 한번 더 알려주려고 영비법을 개정했다는 말인가? 아니면 영화업계 사용자
[한국영화 블랙박스] 아전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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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의 정기 프로그램 인디돌잔치의 7월 투표가 진행 중이다. 인디돌잔치는 해당 영화의 1주년 생일을 축하하고, 개봉 당시 영화를 놓쳤던 관객에게 스크린을 통해 영화를 다시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로 마련된 프로그램이다. 7월의 인디돌잔치 후보는 모두 세편. 독일, 영국, 칠레, 아르헨티나 등 공공재의 민영화를 추진했던 국가들의 현실을 살펴 민영화 문제에 접근한 이훈규 감독의 <블랙딜>, 1994년의 지존파 연쇄살인사건, 1995년의 성수대교 붕괴사건, 1995년의 삼풍백화점 붕괴사건을 엮어 1990년대의 대한민국을 주목하는 정윤석 감독의 <논픽션 다이어리>, 김조광수 감독의 <하룻밤>과 김태용 감독의 <밤벌레>를 묶은 옴니버스 퀴어영화 <원나잇 온리>가 투표 대상이다. 이들 세 영화 중 다시 보고 싶은 영화를 한편 골라 7월15일까지 인디스페이스 인터넷 사이트에서 투표하면 된다. 상영작 발표는 7월
[인디나우] 인디스페이스 7월의 인디돌잔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