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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당 말타자드의 함정으로 미니모이 왕국에 갇혀버린 소년 아더(프레디 하이모어). 인간 세상과 미니모이 왕국을 잇는 길이 열리는 날, 말타자드는 아더를 대신해 인간 세상으로 나간다. 아더는 세계 정복을 꿈꾸는 말타자드를 저지하고자 미니모이 왕국의 공주 셀레나, 왕자 베타와 함께 인간 세계로 향한다.
<제5원소> <루시> 등 독특한 상상력과 액션이 결합된 작품을 선보여온 뤽 베송 감독이 만든 판타지 애니메이션. 2mm 길이의 새로운 종족 미니모이와 세심하게 축조된 미니모이 왕국의 모습이 생경한 재미를 선사한다. 1편에서 자연친화적인 미니모이들의 삶의 방식을 소개하는 데 주력했다면, 2편에선 향락에 물든 미니모이 세계를 통해 인간 세상을 은유했다. 3편에서는 인간 세계에 들어선 악당과의 대결을 그리는 만큼 미니모이 왕국보다는 아더 가족이 사는 1960년대 미국 코네티컷 마을이 주된 배경이 된다. 다양한 인종과 개체가 힘을 모아 위기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영화가 지닌
영화가 지닌 공존의 세계관 <아더와 미니모이3: 두 세계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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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부터 아버지와 떨어져 지낸 미사키(나가사쿠 히로미). 아버지가 8년 전 실종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그의 고향 노토에 온다. 인적이 드문 해안가 마을에서 그녀는 요다카 카페를 열어 묵묵히 아버지를 기다린다. 이웃에는 싱글맘 에리코(사사키 노조미)가 딸 아리사(사쿠라다 히요리), 아들 쇼타와 함께 산다. 제 몸 하나 건사하기 어려운 에리코가 방황하는 사이 두 아이는 급식비를 못 내 친구들의 놀림감이 된다. 미사키는 에리코의 가족에게 손을 내밀지만, 에리코는 차갑게 외면한다. 기댈 곳이 없는 아리사와 쇼타는 미사키의 카페에서 일해 급식비를 마련하고, 아리사는 카페 이름 요다카의 의미를 찾아 미사키의 그리움을 헤아리고자 한다.
일본영화 특유의 적적함과 커피라는 아이템이 대표하는 여유로움은, 대만 출신 감독 치앙시우청이 일본으로 건너 가 만든 <세상의 끝에서 커피 한잔>의 뼈대를 이루는 무드다. 미사키는 아버지의 창고를 꾸려 아담한 카페를 만들고, 에리코와 그 아이들은 평소
단조로움 끝에 만나는 가족의 따뜻한 연대 <세상의 끝에서 커피 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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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영화감독 자파르 파나히가 택시 운전사가 돼 돌아왔다. 감독이 직접 택시를 몰며 다양한 승객들을 만난다. 제일 먼저 택시에 오른 두명의 손님은 사형 집행 등 이란 사회의 법제도와 그 적용에 대해 치열하게 언쟁한다. 다음 손님은 자신은 비디오 대여업자로 자신과 같은 사람이 없었다면 이란 사람들은 외국영화를 볼 기회조차 얻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감독의 택시에는 감독의 친조카인 초등학생 하나도 오른다. 조카는 배급이 가능한 영화를 만들어보겠다는 야무진 꿈을 가지고 자신의 디지털카메라로 삼촌을 찍는다. 택시의 대시보드에 설치된 고정 카메라가 한정된 택시의 공간을 비춘다. 이 카메라는 때론 택시 너머의 바깥세상을 지켜보는 관찰자적 시점으로도 활용된다. 조카의 카메라로 찍은 영상이 중간중간 고정 카메라를 대신해 영화의 눈이 되기도 한다. <택시>는 얼핏 보면 다큐멘터리인가 싶지만 정교하게 짜인 극영화 안에 다큐멘터리적인 요소들을 넣은 작품이라고 보는 게 맞다. 이러한
베를린국제영화제 황금곰상 수상작 <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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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중반에 방영된 인기 TV시리즈 <맨 프롬 U.N.C.L.E>이 영화로 재탄생했다. 때는 냉전 시기, 범죄자 출신의 나폴레옹 솔로(헨리 카빌)와 불우한 가정사를 지닌 일리야 쿠리야킨(아미 해머)은 굴곡진 과거를 딛고 각각 미국과 소련을 대표하는 스파이로 성장한다. 둘은 나치 잔당의 핵무기 개발을 저지하라는 공동의 임무를 부여받고 원치 않지만 한팀을 이룬다. 여기에 범죄조직에 잡혀 있는 핵 개발 기술자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동독 출신의 정비사 개비(알리시아 비칸데르)가 팀에 합류한다. 이들은 나치의 힘을 빌려 막대한 부를 쌓고 핵무기까지 손에 넣으려는 빈치게라 부부를 막고자 이탈리아 로마로 향한다.
스타일리시한 액션의 대가로 불리는 가이 리치 감독이 연출, 제작, 공동 각본을 맡았다. 하지만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부터 <스파이>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까지, 올해를 거쳐간 스파이영화들의 잔상이 너무 짙었던 걸까. 정통
냉전 시기를 배경으로 한 스파이영화 <맨 프롬 U.N.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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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미 와인하우스는 지난 2011년 7월23일, 27살로 세상을 떠났다. 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죽음을 슬퍼하며 그녀의 삶과 노래들을 떠올렸다. 그리고 <세나: F1의 신화>(2010) 등의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던 아시프 카파디아 감독은 그녀의 짧은 생을 영화로 재구성했다. 이 다큐멘터리는 에이미 와인하우스가 어린 시절 어떤 소녀였는지, 어떻게 음악에 입문했는지, 어떻게 성공했는지 그리고 어떤 고통을 겪었는지 생생하게 기록한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에이미 와인하우스는 짧은 생애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야깃거리’를 지닌 가수다. 이른 나이에 데뷔한 그녀는 그래미 시상식에서 신인상, 올해의 노래상, 레코드상 등을 수상할 정도로 높은 음악적 평가를 받았고 그에 못지않은 대중적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동시에 마약과 알코올중독, 섭식장애와 같은 문제를 겪었으며 남편을 비롯한 주위 사람들은 그녀의 망가지는 삶을 지켜주지 못했다. 다시 말해, 그녀는 경력의 성공과 동시에 인생의
에이미 와인하우스 짧은 생의 기록 <에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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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가 한 남성에게 무지막지하게 얻어맞으며 처절한 절규를 내지른다. 우연히 이 장면을 목격한 수향(조수향)과 은수(권은수)가 달려들어 소녀로부터 남자를 떼어놓는다. 한바탕 격렬한 사투 끝에 수향은 눈치챘다. 이 소녀 역시 자신들과 마찬가지로 집을 나와 거리를 헤매는 아이라는 것을. 수향이 소녀에게 이름을 묻는다. 소녀는 16살의 하담. 역시나 갈 곳이 없다. 그길로 세 소녀는 함께 몸을 누일 곳을 찾아나선다. 가출 청소년들이 갈 만한 곳이란 어딜까. 허름한 여관방이라도 있으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그곳마저 아이들을 팔아넘길 속셈으로 가득 찬 이들투성이다. 소녀들을 호시탐탐 노리는 무리에는 수향과 과거 인연이 있는 태성(강봉성)도 있다. 수향을 좋아하지만 그녀를 고통 속에 밀어넣으려는 사람들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소년이다. 그게 괴로워 태성은 점점 더 자신을 망가뜨린다. 이들의 감금과 폭력에 시달리던 소녀들이 탈출에 성공해 이른 곳이라고는 철거가 임박한 창문조차 없는 폐가다. 그곳
집을 나와 거리를 헤매는 아이들 <들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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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미슐랭 2스타에 등록되며 프랑스 최고의 셰프로 이름을 날리다 돌연 모든 걸 버리고 미국에 은둔하던 아담 존스(브래들리 쿠퍼). 그는 미슐랭 3스타를 얻겠다는 목표를 갖고, 옛 동료 토니(다니엘 브륄)가 런던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을 인수한다.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어마어마한 미각을 지닌 스위니(시에나 밀러), 함께 같은 주방에서 일했지만 한 사건으로 인해 등지게 됐던 미쉘, 요리에 대한 자부심으로 감옥까지 드나드는 파티시에 맥스, 변두리 식당에서 양고기를 요리하던 데이빗이 괴팍하고 예민한 아담 존스의 주방에 모인다. 하지만 최선의 멤버에도 불구하고 레스토랑은 그리 순탄하게 굴러가지 않는다.
<더 셰프>는 아담 존스가 프랑스에서 셰프를 그만두게 된 사건을 동력삼아 서사를 밀고 나가지만, 그 사건이 정확히 무엇인지 끝내 설명하지 않는다. 다만 그로 인해 아담 존스의 모난 성격과 복잡하게 얽힌 인간관계를 확실히 드러낸다. 존 웰스 감독의 전작 <더 컴퍼니 맨>
주방을 둘러싼 사람들의 관계 <더 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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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러울 것 없던 사이먼(제이슨 베이트먼)과 로빈(레베카 홀) 부부는 유산으로 아이를 잃은 후 평온을 되찾기 위해 조용한 교외로 이사하기로 결심한다. 이사한 첫날, 부부는 우연히 남편 사이먼의 고등학교 동창 고든(조엘 에저턴)을 만나 짧은 인사를 나누게 된다. 그다지 반가워하지 않는 사이먼의 태도와 달리 고든은 부부의 집에 선물을 보내거나 로빈이 혼자 지내는 낮 시간에 집에 찾아와 집안일을 도와주기도 한다. 하지만 로빈은 어쩐지 고든의 호의가 불안하고 의심스럽기만 하다. 알 수 없는 불안감에 시달리던 로빈은 직접 고든을 조사하기 시작하고, 그 끝에서 예상치 못한 이야기와 만나게 된다.
완벽해 보이는 부부, 새롭게 이주한 조용한 동네, 불쑥 등장하는 낯선 인물, 숨겨진 과거. 이 네개의 조건만으로도 어렵지 않게 서너편 이상의 영화들이 떠오른다. 하지만 호기롭게 <더 기프트>는 한번 더 이 네장의 ‘카드’를 받아든다. 대신 스릴러 장르의 기본 규칙을 뒤틀어 긴장을 만들어나
서서히 빠져드는 불안감 <더 기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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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소시즘은 한국영화에서 그리 대중적인 소재이자 장르가 아니다. <검은 사제들>은 그러한 선입견과 장애물을 영리하게 돌파해가는 영화다. 오프닝에서 구마(사령을 쫓아내는 가톨릭 예식), 부마자(사령이 깃든 사람), 12형상(장미십자회에서 일련번호를 붙여 분류한 사령들) 등 낯선 용어들을 속도감 있게 설명하고 나면, 이후 영화는 소녀의 몸에 깃든 사령을 쫓아내기 위해 장엄구마예식을 행하는 한명의 사제와 또 한명의 보조사제 이야기에 오롯이 집중한다. 평범한 여고생 영신(박소담)은 교통사고를 당한 후 정신이상 증세를 보인다. 김 신부(김윤석)는 영신의 몸에 장미십자회에서 쫓는 12형상 중 하나가 깃들어 있는 것을 알게 되고, 교단의 무관심과 비협조 속에서 힘들게 소녀를 살리기 위한 예식에 매달린다. 한편 과거의 트라우마로 신학생이 된 최 부제(강동원)는 예식의 사전 준비를 담당할 보조사제로 선택된다. 신학교의 학장은 최 부제에게 김 신부를 돕는 동시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감
선입견과 장애물을 영리하게 돌파해가는 영화 <검은 사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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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슨 피크> Crimson Peak
감독 기예르모 델 토로 / 출연 톰 히들스턴, 제시카 채스테인, 미아 바시코프스카, 찰리 허냄 / 수입•배급 UPI 코리아 / 개봉 11월26일
팀 버튼의 영역으로 발을 내딛은 기예르모 델 토로라 해야 할까. 고딕 로맨스 장르의 기운을 물씬 머금은 델 토로의 신작 <크림슨 피크>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집안이 반대하는 남자와 사랑에 빠진 한 여자가 주인공이다. 소설가 지망생인 그녀의 이름은 이디스(미아 바시코프스카). 그녀는 영국 귀족 토마스(톰 히들스턴)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그와 함께 영국으로 떠난다. 그런데 이디스 부부가 머물게 된 대저택 크림슨 피크에서 실체를 알 수 없는 존재들과 환영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델 토로는 이 영화가 ‘유령 들린 집’으로 대변되는 헌티드 하우스 장르에 경의를 바치는 작품이 될 거라고 말한 적이 있다. 로버트 와이즈의 <더 헌팅>(1963)
[Coming Soon] 팀 버튼의 영역으로 발을 내딛은 기예르모 델 토로 <크림슨 피크> Crimson Pe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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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16일 저녁, 롯데시네마 월드타워 슈퍼플렉스G관 상영에 맞춰 극장을 찾은 박찬욱 감독을 만났다. 박찬욱 감독은 요즘 신작 <아가씨>의 촬영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는 중이다. 15년이 지난 지금 <공동경비구역 JSA>는 그에게 어떤 작품으로 남아 있을까.
-개봉 당시 연속 9주 박스오피스 1위를 하며 한국영화의 흥행 기록을 새롭게 썼다. 앞선 작품에서는 체감하지 못했던 반응이었다.
=살았구나 싶었다. (웃음) 세 번째 작품을 만든 것도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는데 그것까지 망하면 끝인 상황이었다. 걱정이 컸는데 결과 보고 안도가 되더라. 한창 젊을 때였고 기분이 좋아 배우들이랑 술을 많이 마셨다. 무대인사, 행사도 많아서 정말 매일 어울려서 술 마신 기억밖에 안 난다.
-<공동경비구역 JSA>는 명필름의 제안을 받고 시작된 프로젝트였다.
=조영욱 음악감독이 친한 친구였는데, 그때 그는 명필름과 <접속>(1997)의 음악작업
“<공동경비구역 JSA> 없었다면 지금과는 다른 인생 됐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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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은 배우 이영애가 “군복과 잘 안 어울리는 배우”라서 소피 역에 어울렸다고 말한다. 한국계 스위스인이며 군 정보단 소령인 소피는 사건수사를 위해 파견되어 판문점에 온다. 진실을 끌어내기 위해 내키지 않은 일을 하는 임무를 부여받는데, 그 불편함이 ‘안 맞는 옷을 입혀놓은 것 같은’ 이영애의 모습과 어우러졌다.
“난 지금도 강호씨가 동생 같지 않고 형같이 느껴진다.” 박찬욱 감독은 배우 송강호가 천진한 장난기와 더불어 형처럼 기대고 싶은 믿음직스러움을 동시에 가진 배우라고 이야기한다.
“왜 이병헌이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박찬욱 감독은 당시 영화계에서 흥행작이 없었던 이병헌을 주연으로 내세웠다. “평범한 남자를 원했다. 난 이병헌이 평범하게 느껴졌다. 굉장한 미남이라는 생각은 안 들지만 건강한 느낌이 좋았다.” 이병헌은 박찬욱 감독이 <삼인조> 때부터 함께하고 싶어 하던 배우였다. 이병헌이 신뢰한다는 PD에게 직접 찾아가기도 할 정도로 이병헌과의 작
대한민국이 잊지 못할 명작 15년 만에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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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선
1988년생. 단국대학교 공연영화학부 졸업. 2007년 KBS 홈페이지 광고로 데뷔했고, 장편영화는 <소통과 거짓말>이 첫 작품이다. <독살미녀 윤정빈>(2013), <늦게핀 꽃>(2014), <민중의 적>(2014), <정의란 무엇인가>(2015)에서 이현정 연출가와 함께 일했고, 김예나 연출가와 <당신은 지금 고도를 기다리고 있습니까?>(2013), <도시 속 마피아>(2014), <작당모의>(2015), <빨간 휴지 줄까, 파란 휴지 줄까>(2015) 등을 작업했다. 이승원 감독과는 연극 <사랑한다면 이들처럼>(2012)에서 처음 만났다. 지금은 잠시 숨 돌리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주원
1976년생. 부산예술대학교 연극과 졸업 후 곧바로 <난타>(2001)로 데뷔. <경남창녕군길곡면>(2008∼2009)과 이승원 감독이 연출한 <
연기와 아르바이트 사이에서 길을 잃지 않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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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호선 안국역 1번 출구로 나와 풍문여고를 돌아 높은 담장과 느티나무 그늘을 따라 정독도서관까지 하늘하늘 걸어가다보면, 왼쪽에 아트선재센터가 나온다. 그 건물 뒤편께에 살았다는 서태지는 <소격동>을 통해 80년대 기무사와 녹화사업의 기억을 더듬었다지만, 98년 아트선재센터가 개관하면서부터 지금까지 17년 동안 꾸준히 그 길을 걸었던 나에게 소격동은 중요한 독립예술영화관이 있는 동네다. 희한하게 아트선재센터에 볼일이 있을 땐 항상 10여분 일찍 도착한다. 기어이 근처 구멍가게에서 싸구려 캔커피를 사들고 담배 한대를 피워야 직성이 풀리는 알다가도 모를 속내. 어쩌면 점점 낯설게 변해가는 소격동 풍경을 바라보며, 한때 그곳에 범람하던 영화적 욕망, 극장 바깥으로 쏟아져나와 왁자지껄 수다를 떨던 그 많은 사람들의 흔적을 주워섬기는 건지도 모르겠다.
98년 퀴어영화제가 한국에서 처음으로 열린 곳이 바로 그곳이다. 전국의 선남선녀 변태들이 소식을 듣고 득달같이 몰려들었다. 99년
[이송희일의 디스토피아로부터] 나의 소격동이여,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