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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기사 유네스(파르비즈 파라스투이)는 어느 날 자신의 인생을 바꿀 손님을 만난다. 몸이 심하게 아픈 임신부 세디예(소헤일라 골라스타니)를 태운 것이다. 평소대로라면 목적지인 병원에 내려준 것만으로 유네스의 일은 끝나겠지만 그녀를 돌볼 사람이 없다는 사정을 안 뒤 유네스가 엉겁결에 그녀의 보호자 역을 맡고 만다. 그런데 세디예의 몸상태는 갈수록 나빠지고 뱃속의 아기마저 위기에 처하자 유네스의 입장 또한 난처해진다. 과연 그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1999년에 첫 장편영화를 연출한 뒤 이란뿐 아니라 세계영화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레자 미르카리미 감독의 최신작 <하루>는 독특한 화법을 통해 묵직한 윤리적 질문을 던지는 영화이다. 감독은 처음 만난 여인을 아무 조건 없이 도와주는 주인공 유네스의 사연과 속마음을 친절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유네스는 생업까지 미뤄가며 병원 의자에서 쪽잠을 자고, 심지어 ‘아내를 구타한 몹쓸 남편’이라는 오해를 받으면서도 이를 해명하지 않는
독특한 화법을 통해 묵직한 윤리적 질문을 던지다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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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리스> Self/Less
감독 타셈 싱 / 출연 라이언 레이놀즈, 벤 킹슬리, 매튜 구드 / 수입•제공 블루미지 / 배급 이수C&E / 개봉예정 9월10일
과연 인간의 몸에서 정신을 분리하는 것이 가능할까. <셀프/리스>는 아직은 불가능의 영역으로 남아 있는 ‘기억 이식’을 소재로 한 SF영화다. 원하는 몸에 기억을 이식해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는 ‘셀프/리스’ 기술이 개발된 미래.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뉴욕 최고의 재벌 데미안(벤 킹슬리)은 기억 이식 기술을 개발한 닥터 알브라이트(매튜 구드)의 제안으로, 실험실에서 배양된 젊고 건강한 몸에 자신의 기억을 이식하기로 한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데미안은 에드워드(라이언 레이놀즈)라는 새 이름으로 새 삶을 만끽한다. 하지만 극심한 어지러움과 불쑥불쑥 찾아오는 낯선 기억들이 수술 후 부작용으로 데미안을 괴롭히기 시작한다. <신들의 전쟁>(2011), <더 폴: 오디어스와
[Coming Soon] 기억 이식을 소재로 한 SF영화 <셀프/리스> Self/L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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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집밥’은 아직도 폭력적이고 서글픈 이미지다. 순전히 엄마 당신 때문이리라. 대부분 시골에서 그랬듯 엄마는 남자들보다 더 일찍 일어나 밥을 하고, 논밭에서 일하다가 밥을 지었다. 돌이 씹히는 날엔 집안 어른들이 밥상을 엎었다. 이렇게 애면글면 밥을 지어도 여자는 남자와 겸상을 하지 못했다. 겸상은 ‘쌍놈들이나 할 짓’. 할아버지 밥상, 남자들 밥상, 그리고 여자들은 부엌에서 밥을 먹었다. 집에서 겸상을 한 건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다.
밥 먹는 시간은 내게 지옥 같았다. 집안의 종손인 까닭에 밥 먹는 시간에 모든 예의범절을 점검받아야 했다. 밥 먹다 말고 할아버지한테 귀싸대기를 맞는 것도 다반사였다. 18살 때였던가, 머리 굵어지고 이 어처구니없는 행태에 반기를 들었던 게. 일부러 부엌에서 밥을 먹었다. 집안 어른들은 잔소리를 퍼붓고 경멸했지만, 그냥 귓등으로 흘려버렸다. 아마도 이렇게 내가 되바라지게 살게 된 건 엄마의 저 서러운 부엌 때문이었으리라.
엄마는 지금에 와서
[이송희일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집밥이 뭐 어쨌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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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한 마리 버거, 깐풍 장어, 꼬꼬뱅. 미각을 자극하는 요리가 만들어지는 것을 방송으로 본다. 보면서 주문하고, 나에게 바로 그 요리가 배달된다. 쿡방은 또 한 단계 진화하고 있다.
올리브TV에서 방송되는 <주문을 걸어>는 현재로선 가장 진화된 형태의 쿡방으로 보인다. 전현무와 샤이니의 키가 더블 MC, 그리고 이들만으론 도저히 이뤄낼 수 없는 미션을 위해 스페셜 셰프가 한명 등장한다. 이들이 뭉쳐서 해내야 할 것은 물론 각자의 요리다. 하지만 여기서 포인트는 요리만이 아니라 인터넷 생방송을 통해 주문을 받는다는 것이다. 쌍방향으로 실시간 주문을 받고, 주문자와 전화연결을 하고, 요리하는 과정을 생중계하고, 배달까지 마친 후 리뷰를 받아 별점 심사도 한다. 요리하는 중간중간 배달 지역을 선정하고 때로는 간을 소금으로 할지 간장으로 할지에 대한 실시간 투표도 실시한다. ‘디포리’가 우리말로 무엇인지에 대해 실시간 지식도 펼쳐 보인다. 화면 구석구석 띄워내는 채팅창은
[김호상의 TVIEW] 쿡방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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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헝거게임: 더 파이널>(2015)
<피치 퍼펙트: 언프리티 걸즈>(2015)
<러브 앤 머시>(2014)
<모든 비밀스러운 것들>(2014)
<워크 오브 셰임>(2014)
<헝거게임: 모킹제이>(2014)
<레고무비>(2014)
<헝거게임: 캣칭파이어>(2013)
<피치 퍼펙트>(2012)
<헝거게임: 판엠의 불꽃>(2012)
<맨 온 렛지>(2012)
<디테일스>(2011)
<아워 이디엇 브라더>(2011)
<쓰리데이즈>(2010)
<안나와 알렉스: 두 자매 이야기>(2009)
<산타는 괴로워>(2007)
<슬리더>(2006)
<40살까지 못해본 남자>(2005)
<씨비스킷>(2003)
<스파이더맨>(2002)
<서랜더 도로시>(1998)
화사한 금
[엘리자베스 뱅크스] 금발 미녀의 전형을 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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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016 <플로렌스 포스터 젠킨스>
2015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
2014 <헤라클레스>
2011 <원 웨이 트립 투 앙티브>
드라마
2014 <레드 텐트>
2013 <화이트 퀸>
2002 <오션 에이브>
1999 <뉴 타임스>
“당신의 눈동자에 건배를.” 험프리 보가트가 살아 있었다면, 레베카 퍼거슨을 보며 <카사블랑카>의 그 유명한 대사를 떠올렸을지도 모른다.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에서 일사 파우스트를 연기하는 퍼거슨의 모습은 종종 스웨덴의 전설적인 여배우, 잉그리드 버그먼을 떠올리게 한다. 그녀 역시 스웨덴 출신이며 버그먼과 흡사한 외모, 중저음의 부드러운 목소리를 지녔다는 점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더 중요한 건 분위기다. 이 북구의 여배우는 고전영화 속 잉그리드 버그먼이 그랬듯, 영화의 어떤 대목에서도 그녀를 섣불리 판단할 수 없게 하는 신비로
[who are you] 고전의 기운 불어넣는 신비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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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시절에 대한 호기심은 비단 역사학자 혹은 역사를 좋아하는 이들의 관심사만은 아닐 것이다. 지난 7월 초 영국영화협회(BFI)가 공개한 프로젝트 <브리튼 온 필름>은 영국의 과거 모습을 텍스트가 아닌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영국인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브리튼 온 필름>은 지난 세기 영국 전역에서 촬영된 다양한 형식의 비디오들을 디지털화하여 영국영화협회의 공식 미디어 플레이어(BFI 플레이어)를 통해 공개하는 프로젝트다. 영국영화협회는 현재까지 다큐멘터리와 뉴스, 상업영화, 홈비디오 등 여러 분야의 작품들이 포함되어 있는 약 2500개의 영상을 디지털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들 영상 중에는 런던에 살던 패스모어 가족이 영국 남부로 휴가를 떠났던 1902년부터 촬영된 10여편의 홈비디오도 포함되어 있다. 이 비디오를 촬영한 카메라를 아직까지 소유하고 있는 패스모어의 손자 마이클은 “할아버지의 영상은 우리 가족의 소중한 시간들을
[런던] 옛날 비디오들로 보는 영국의 지난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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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암살>은 1933년 경성을 배경으로 조선독립군의 암살 작전을 그린다. <범죄의 재구성>(2004), <타짜>(2006), <도둑들>(2012)에서 보았던 최동훈 감독의 실력 그대로, 놀라운 짜임새와 인물들간의 조화가 돋보인다. ‘케이퍼 필름’이 제작한 영화답게, <암살>은 케이퍼 무비의 흐름을 충실히 따르며 장르의 쾌감을 선사한다. 또한 몇몇 스타일리시한 장면이나 장중한 음악으로 고전영화의 풍미를 살려낸 호쾌한 액션물이다.
영화는 1930년대를 입체적으로 재현한다. 단지 상하이의 조차지나 경성의 미쓰코시 백화점을 그럴듯하게 그렸다는 뜻이 아니다. 1930년대 초 사정을 매우 정교하게 그려낸다. 1931년 만주사변을 일으킨 일제는 만주국을 수립한다. 지청천의 한국 독립군을 비롯한 항일무장세력은 일본군과 전투를 벌였다. 1932년 윤봉길의 의거 이후 항저우로 옮긴 임시정부는 지도력
[황진미의 영화비평] 염석진의 최후가 의미하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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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에 태어나 틴에이저로서 20세기의 마지막 10년을 통과했던 세대에게 <터미네이터>는 각별하다. 특히 <터미네이터2>(1991)가 그렇다. 퍼스널 컴퓨터와 비디오 게임 콘솔 그리고 인터넷의 태동과 발전이 곧 자신의 성장사(史)였던 이들에게, 1985년생 존 코너는 감정이입할 수밖에 없는 캐릭터였다. 1995년이 배경인 2편에서 존의 나이 10살, 미래 전쟁에서 인류를 구원하기로 되어 있는 또래의 주인공은 해킹 스킬을 지닌 오락실 겜돌이로 처음 등장했다. 방 청소나 하라는 (양)부모의 명령에 쿨하게 야유하며 친구와 달아나는 모습은 격한 친근감과 대리만족을 주었다. 새엄마가 이렇게 친절할 리 없어요, 라는 대사도 개인적으로 깊이 남았다.
그러나 존 코너는 <터미네이터3: 라이즈 오브 더 머신>(2003)에서 무기력한 청년 실업자가 되어 실망을 안긴다. 물론 어려서 겪은 트라우마를 생각하면 느닷없진 않다. 거의 근본주의자가 된 홀어머니에게서 받
[박수민의 오독의 라이브러리] 엄마, 나를 낳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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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영화인은 물론 만화와 게임 팬들은 매년 7월 미국 샌디에이고에 모여 한해 동안 어떤 문화 콘텐츠를 만들어냈는지, 그리고 또 얼마나 창조적인 무언가를 만들어낼지, 소식을 주고받고 자랑하고 관련 상품을 사고파는 행사 ‘코믹콘’을 연다. 걸음마를 떼면서부터 만화책을 옆구리에 끼고 살아왔던 그래픽노블 전문 번역가 최원서씨가 생애 첫 코믹콘 참관기를 보내왔다. 현재 전세계 영화산업을 뒤흔드는 슈퍼히어로영화 등 장르영화에 관심이 많은 독자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성지’와도 같은 ‘코믹콘’을 생생한 글과 함께 만나보자.
인터넷으로 소식만 접하던 샌디에이고 코믹콘 참가는 이번이 처음이다. 코믹콘의 정식 명칭은 ‘샌디에이고 코믹콘 인터내셔널’, 줄여서 ‘SDCC’라고 한다. 팝 컬처 팬들에게는 참으로 설레는 행사다. 1970년 네명의 만화를 좋아하는 청년들이 ‘골든 스테이트 코믹북 컨벤션’이라는 이름으로 개최한 1회 행사에 약 300명이 참가했다. 애초 행사의 취지는 수집한 만화책들을 판
상상이 현실이 되는 지상 최고의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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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이기에 어쩔 수 없이 스포일러가 난무하는 글입니다. 그러나 비치 보이스와 브라이언 윌슨을 잘 모른다면, 이 글을 읽는 게 영화 보기에 도움이 될 거라고 조심스레 입장을 밝혀봅니다.
<러브 앤 머시>는 1960년대 미국 대중음악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밴드 비치 보이스와 팀의 리더 브라이언 윌슨에 관한 이야기다. 영화를 본 배순탁 음악평론가가 흥미로운 글을 보내왔다. 영화를 통해 그는 비치 보이스가 활동했던 당대 음악사의 한 경향, 영국 출신 밴드들의 활약에 미국 밴드 뮤지션들이 어떤 식으로 자신들만의 독보적인 음악을 만들고 보존하려 애썼는지를 짚어냈다. 이어서 비치 보이스의 명반 《Pet Sounds》의 탄생과 비치 보이스의 음악에 얽힌 후일담까지 덧붙였다. 영화로 보고 듣는 음악의 기록, <러브 앤 머시>다.
때는 1960년대 중반. 흥겨운 파티가 한창인데, 파티는 뒷전인 한 남자가 밴드의 멤버를 향해 살짝 너드 같은
결국 사랑이 우리를 구원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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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이면 부록 많은 한정판으로
플레인 아카이브가 <이다>(2013) 블루레이 타이틀을 출시한다. 이동진 평론가의 음성해설과 파블리코프스키 감독과의 대화 영상이 수록돼 영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11분30초 길이의 감독 인터뷰와 메이킹 영상도 실렸다. 한정판 1500장(국내 1천장)에 한해 영화 리뷰가 실린 소책자, A3 접지 포스터, 영화 카드가 포함돼 있으니 빨리 예매를 서두르는 게 좋겠다. <이다> 블루레이 타이틀은 8월31일 출시.
The King Is Coming
동시대 가장 거대한 프로듀서 퍼렐 윌리엄스가 8월14일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첫 내한공연을 갖는다. 프로듀싱팀 넵튠스로 활동하며 2000년대 초반 수많은 명곡을 만들어냈던 그는, 최근 <Happy>, 로빈 시크의 <Blurred Lines>, 다프트 펑크의 <Get Lucky>의 어마어마한 성공과 함께 새로운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이번 공
[culture highway] 평생을 바쳐 담은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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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란지 바이잔> Bajrangi Bhaijaan
감독 카비르 칸 / 출연 살만 칸, 하샬리 말호트라, 카리나 카푸르
말을 못하는 소녀 샤히다(하샬리 말호트라)는 엄마와 함께 국경을 넘다 혼자 남겨진다. 순수한 사내 바지란지(살만 칸)는 샤히다가 엄마를 찾을 수 있도록 그녀와 함께 긴 여행을 떠난다. 두 주인공의 힘든 여정이 중심을 이루지만, 인도영화 특유의 음악과 춤으로 흥겨움을 잃지 않는다. 카비르 칸의 전작 <엑 타 타이거>(2012)에 이어 발리우드의 황제 살만 칸이 주연을 맡았다.
[해외 박스오피스] 영국 2015.7.2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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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들리 스콧 감독, 마약 대부 엘 차포의 탈옥기 영화화한다
=이십세기 폭스가 작가 돈 윈슬로의 소설 <더 카르텔>의 원작 판권을 구매했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직접 연출과 제작을 맡는다. 스콧 프리 필름에서 이미 시나리오 작업에 들어갔다고. 돈 윈슬로의 동명 소설 <더 카르텔>을 원작으로 하는 이 영화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출연할 예정이다.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 <로지 프로젝트> 연출 맡는다
=주연배우 로지 역에 제니퍼 로렌스가 확정된 이 영화는 작가 그레임 심시언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연애 유전자가 사라진 노총각 유전학 교수 돈 틸먼이 로지라는 여성과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크리스 파인, DC 코믹스 <원더우먼>에 합류한다
=패티 젠킨스 감독이 연출을 맡는 <원더우먼>의 주요 캐릭터 스티브 트레버 역에 캐스팅됐다. 스티브는 원작 코믹스에서 원더우먼의 애인이자 저스티스 리그 오브 아메리카
[댓글뉴스] 리들리 스콧 감독, 마약 대부 엘 차포의 탈옥기 영화화 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