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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종이 달>을 본 뒤, 원작인 가쿠타 미쓰요의 <종이달>을 읽었다.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을 두고 원작과 비교해 따져 묻는 건 사실 좀 허무한 일이다. 연출자의 목표가 ‘소설의 빈틈없는 재현’일 리 없을뿐더러, 설사 데칼코마니 하듯 소설을 영화로 찍어내려 했다고 해도 쓰인 ‘글’을 ‘(움직이는) 이미지’로 옮겨오는 과정에서 생겨난 ‘얼룩’들은 차라리 필연에 가깝다.
<종이 달>을 만든 요시다 다이하치는 이 ‘얼룩’을 즐길 줄 아는 감독이다. 이 영화 전까지 그는 총 네편의 영화를 만들었는데, 모두 원작 소설(혹은 만화(<퍼머넌트 노바라>))을 출발점으로 하는 작품으로, 그 각색 방식이 무척 흥미롭다. 실제로 <키리시마가 동아리활동 그만둔대>에서 그가 ‘키리시마가 동아리 활동을 그만두는’ (작은) 사건이 불러일으킨 동요를 높낮이가 서로 다른 네 등장인물의 ‘시점-감정’과 정교하게 분할된 ‘시간’이라는 두개의 축 위에 정신없이
[우혜경의 영화비평] ‘있어야 할 곳’은 어떤 곳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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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한 나라의 앨리스>(2014)는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의 한국경쟁 부문 대상을 차지한 안국진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감독은 한국영화아카데미 27기로 장편제작연구과정을 거쳐 2년간 공들인 시나리오로 영화를 완성했다. 촬영 전 각본을 읽은 박찬욱 감독은 “근래 읽은 가장 재밌는 시나리오”라고 말했고, 전주국제영화제 이상용 프로그래머는 “한국 독립영화계의 지형도 안에서 B급영화적 분위기로, 여성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워 끝까지 밀어붙인 흔치 않은 경우”라고 평했다. 영화는 엘리트가 되고 싶었지만 공장에 취직하는 데 만족해야 했던, 사랑을 꿈꿨지만 남편의 자살 시도 이후 계속되는 시련에 허덕여야 했던 수남(이정현)이라는 여자에 관한 이야기다. 수남이 어찌하여 자신의 의지와 무관한 삶을 살 수밖에 없는지를 집요하게 보여준다.
-이정현을 캐스팅하는 데 박찬욱 감독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들었다.
=수남 역의 캐스팅 1순위가 이정현씨였다. 그런데 정현씨 소속사에 시나리오를
[people] 현실의 답답함을 코믹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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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이처럼 색깔이 뚜렷한 영화제가 또 있을까? 음악과 영화, 모두를 즐길 수 있는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올해로 제11회를 맞는다. 8월13일부터 6일간 메가박스 제천과 청풍호반무대 등지에서 진행될 이번 영화제에서는 한국 최초의 여성 보컬 그룹 ‘김시스터즈’의 삶을 담은 김대현 감독의 다큐멘터리 <다방의 푸른 꿈>을 개막작으로, 7개 섹션, 103편의 국내외 음악영화가 상영될 예정이다.
국제 경쟁 섹션인 ‘세계 음악영화의 흐름’에서는 노르웨이를 비롯한 중국, 대만, 터키 등 여러 국가에서 초청된 6편의 극영화와 1편의 다큐멘터리가 관객을 기다린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소년, 소녀의 이야기를 다룬 성장영화들이다. 1960년대 말, 비틀스를 동경하는 네 소년의 성장기를 그린 <비틀즈>는 가족의 붕괴, 첫사랑의 아픔, 미래에 대한 불안이라는 성장영화의 단골 요소를 비틀스의 음악과 노르웨이의 아름다운 전원 풍경을 배경으로 따뜻하게 담아낸다. <미라클 벨리에&
[영화제] 음악처럼 영화처럼 여름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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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고 짜고 해봐야 소용 있나요, 막노동판에라도 나가봐야죠. 불쌍한 언니는 어떡하나요. 오늘도 철야명단 올렸겠지요.” 김민기의 곡 <야근>이 흐르고 영화가 시작된다. “생지옥 같은” 일터에서 몸 상하고 마음 상해가며 일했던 1970~80년대 여성 노동자들이 당시의 노동 환경을 증언한다. 1978년 동일 방직 똥물 투척 사건, 1985년 구로동맹 파업 같은 여성 노동자들의 투쟁의 역사가 따라 길어올려진다. 똥물 투척 사건을 사진으로 남긴 사진사는 “그때 그 아가씨들처럼 순수한 얼굴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여태 못 봤다”고 말한다. 똥물을 뒤집어쓴 순수한 얼굴의 10대 여공들의 바람은 아프게도 “나도 나이키를 신고 싶다”였다. 삼성반도체 공장의 여성 노동자, “미적 노동”을 강요받는 항공사 승무원, 수시로 언어폭력에 노출된 콜센터 노동자 등 ‘여성’이면서 ‘노동자’인 오늘날의 그녀들도 울음을 참아가며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나의 어머니, 나의 여동생, 나의 언니, 나의 누나 혹은
나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한 여성 노동자들의 목소리 <위로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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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더(스테파니 클레오)와 줄리앙(마티외 아말릭)은 오랜 친구 사이다. 각자 결혼을 한 뒤 오랜만에 재회한 두 사람은 서로에게 강한 끌림을 느낀다. 두 사람은 비밀리에 정사를 나누는 사이로 발전한다. 에스더는 사랑을 나누는 도중 종종 줄리앙의 입술을 깨물어 상처를 낸다. 이것이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알 수 있는 전부다. 그러던 중 줄리앙이 살인사건으로 기소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영화 속 사운드와 이미지는 종종 시공간적으로 엇갈린다. 줄리앙과 에스더가 사랑을 나누는 모습을 보여주다가 불현듯 심문을 받는 줄리앙의 목소리가 보이스 오버로 끼어든다. 보이스 오버는 관객이 앞서 본 이미지를 사후 서술하면서 이미지가 플래시백임을 뒤늦게 지각하도록 만든다. 이러한 플래시백의 독특한 사용을 통해 과거 이미지를 현재의 시점에 종속된 것으로 그리는 대신 과거 이미지의 독립성을 온전히 보전하려 시도한다.
영화는 줄리앙을 법정에 서게 한 사건의 실체에 대한 직접적인 질문은 생략하고 사건의 이전과
심문의 대상이 된 두 사람의 관계 <블루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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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칼 되게 잘 써요.” 말간 얼굴을 한 수남(이정현)이 자기 동네 통장(서영화)을 포박해놓고 독한 말을 서슴지 않는다. 피로 물든 정체불명의 살점을 통장의 입에 우겨넣으며 수남은 자신이 이렇게밖에 할 수 없는 이유를 설명한다. 거슬러 올라가면 때는 수남의 중학교 시절. 고등학교에 진학해 엘리트가 될 것인가, 공장에 취직해 여공이 될 것인가라는 선택의 기로 앞에서 그녀는 전자의 삶을 살고 싶다고 말한다. 손재주도 많고 자격증도 무려 13개나 있지 않은가. 하지만 결국 그녀는 자격증 따위는 하등 쓸모없는 조그마한 공장에 들어가 ‘공순이’로 산다. “사회의 쓴맛을 알고 술을 배우고 남자를 겪으며” 일을 해 먹고산다는 것의 의미를 체화한다. 청각장애를 가진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남편도 그곳에서 만났다. 남편의 소망은 하루빨리 집을 사는 것이었지만 그는 수남의 권유로 청각 수술을 하게 된다. 그러나 수술 후유증으로 그는 손가락을 잃고 자살까지 시도한다. 그런 남편을 보며 수남은 자책과 책
올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대상 수상작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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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처럼 한가로이 일상을 보내던 무민 가족에게 해적떼가 찾아온다. 하지만 해적들은 별일 없이 떠나고, 그들이 두고 간 책을 보던 무민 가족은 귀족들이 술과 도박을 즐기는 섬 리비에라에 이끌려 여행을 떠난다. 거센 파도와 사막을 지나 도착한 리비에라에서 그들 역시 흥청망청 호사로운 시간을 보낸다. 예술가 친구를 사귄 무민파파는 시답잖은 얘기만 늘어놓으며 가족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 군다. 무민의 여자친구 스노크메이든은 그곳에서 귀족을 만나 한눈을 팔고, 질투를 느낀 무민은 귀족에게 결투를 신청한다.
1955년 발표된 원작 <무민, 리비에라 해변에 가다>를 바탕으로 하는 <무민 더 무비>는 원작자 토베 얀손 탄생 100주년, 캐릭터 탄생 70주년을 기념하며 제작됐다. 눈을 홀리는 기교에 전혀 기대지 않고 캐릭터만으로 이끌어가는 영화는 오랜 역사에도 녹슬지 않은 원작의 힘을 방증한다. “많은 곳을 다녔지만 제 종착지는 하나였어요. 바로 이곳, 무민 골짜기.” 무민파
오랜 역사에도 녹슬지 않은 원작의 힘 <무민 더 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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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 사육사로 일하는 태우(정경호)의 아내 희연(정윤선)은 원인 모를 불치병을 앓고 있다. 병실에 누워 세상을 떠날 날만을 기다리는 희연은 태우에게 자꾸만 자신의 물건 모두를 불태우라고 강요한다. 태우는 희연이 자신에 대한 미안한 마음 때문에 더욱 위악적으로 행동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는 병실만 가면 희연의 짜증을 받아줘야 하고 회사에서는 무료한 날뿐이며 딱히 어디에도 마음 둘 곳이 없어 방황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한 여자가 태우의 눈앞에 나타난다. 그는 술에 취한 것 같기도 하고 어딘지 아파 보이기도 하는 묘령의 여인을 자신의 집에 데리고 온다. 그러고는 여자에게 따뜻한 목욕을 시켜주고 옷과 음식을 주며 호의를 베푼다. 태우는 분명 아무런 사심 없이 여자를 도와줬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병실에 누워 있는 희연에게서 조금씩 마음이 멀어지고 있다는 죄책감에 시달린다. 마침 그때 태우는 희연에게서 오랜만에 외출을 하고 싶다는 전화를 받고 반가워한다. 태우는 몸
젊은 남녀에게 불어닥친 죽음이라는 사건의 파장 <그리울 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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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이(김고은)는 자신을 길러준 어머니이자 무술 스승인 맹인 자객 월소(전도연)의 손에서 자란다. 실력이 일취월장한 홍이는 무술 시합에 끼어든다. 시합의 주최자인 유백(이병헌)은 한눈에 홍이가 월소에게 사사한 것을 알아차리고는 홍이를 미행한다. 유백은 홍이에게 자신이 입가에 두른 마스크를 셋 셀 동안 빼앗으면 실력을 인정하겠노라고 말한다. 홍이는 곧 유백의 마스크를 빼앗아 들고는 자랑스레 월소에게 간다. 홍이가 유백을 만났음을 알게 된 월소는 홍이에게 칼 한 자루를 내밀며 말한다. “이것은 네 아비를 벤 칼이다.”
액션 활극에 가까운 한국식 변형 무협영화들이 존재해왔지만 전통적인 무협을 표방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그런 의미에서 <협녀, 칼의 기억>은 용기 있는 시도다. 박흥식 감독은 고려 시대 송과 아라비아 상인들과 교역이 활발했던 무역의 공간, 벽란도를 무협의 공간으로 상상한다. 이로써 한국적이면서도 이국적인 영화의 기본 배경이 세팅된다. 유백이 머무는 궁궐은 앞선 공
전통적인 무협을 표방하는 영화 <협녀, 칼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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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바웃 리키> Ricki and the Flash
감독 조너선 드미 / 출연 메릴 스트립, 케빈 클라인, 마미 검머, 세바스티안 스탠, 릭 스프링필드/ 수입•배급 UPI 코리아/ 개봉예정 9월3일
메릴 스트립이 로커를 연기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화제다. <어바웃 리키>는 음악에 대한 꿈을 위해 모든 걸 바쳤던 여성 로커가 다시 가족 품으로 돌아와 삶의 의미를 되새기는 과정을 따라간다. 리키(메릴 스트립)는 남편(케빈 클라인)과 이혼 후 자신의 밴드 ‘더 플래시’와 함께 하드록 음악에 매진한다. 그러던 어느 날 딸 줄리(마미 검머)에게 일이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잠시 가족의 곁으로 돌아온다. 한때 음악을 위해 가족마저 등졌던 그녀지만 다시금 가족과 함께하며 잃어버린 것들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어바웃 리키>는 여러모로 이목을 사로잡는 영화다. 도전과 변신을 멈추지 않는 배우 메릴 스트립이 처음으로 시도한 록스타 역할이라는 점, 실제 메릴 스트립의
[Coming Soon] 메릴 스트립의 로커 연기 <어바웃 리키> Ricki and the F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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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의 ‘골’자도 잘 모르지만 곧잘 골프 프로를 보곤 한다. 골프 전문 채널이 여럿이니 작정하고 텔레비전을 켜면 재방송이든 생방송이든 하루 종일 골프 치는 남과 여를 골라볼 수도 있다는 얘기다. 내가 클래식 음악 듣듯 골프 경기를 보게 된 건 필드 위에서 펼쳐지는 놀라운 적막, 그 ‘침묵’이란 먹먹함을 눈으로 확인하게 된 후부터다. 공이 홀 안으로 완벽하게 빨려들기까지 요구되는 고도의 집중력이 어떤 힘인지 한 선수가 품어내 보이는 어떤 자세로부터 확실히 알아먹을 수 있었던 것이다. 문학적 화두로 자주 쓰이는 테마이니 그 침묵에 대한 이야기는 참으로 많이 쏟아져왔다.
그러나 막 짜낸 젖소의 젖처럼 그 침묵이 바로 구현되는, 그 침묵의 생짜를 경험하기란 쉽지 않은 터. 골프를 대표로 예를 들긴 했지만 인간들의 스포츠야말로 그 침묵의 다양한 민낯을 엿보게 해주는, 무수히 많은 그 침묵들의 바로미터가 아닐는지.
다이빙보드 위에 한 선수가 몹시도 신중히 물구나무를 서고 있다. 물속으로
[김민정의 디스토피아로부터] 말만 쓰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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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리조선소에서 정리해고당한 동료들과 3년 넘게 복직투쟁을 해온 진상필(정재영). 용접공이었던 그는 뇌물수수로 공석이 된 경제시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집권여당과 야당연합 양쪽의 후보 제안을 받게 된다. 투쟁기간 내내 뜻을 함께하던 사회당쪽 후보로 나서 집권당인 국민당과 대결하는 쪽이 자연스러운 그림이겠으나, 진상필은 양쪽이 내미는 카드를 두고 명분과 실리를 저울질한다. ‘국민당 공천을 받으면 작대기도 당선된다’는 경제시에서 그저 출마에 의의를 두는 야당연합 후보로 나선다면 자신들은 무엇을 얻을 수 있을 것인가? 어쩌면 당연하고 합리적인 질문에 도착하기 전까지 그는 “어차피 죽을 목숨 비정한 사회에 경종을 울리고 죽어야”한다며 국회로 돌진하던 사람이었다. 드라마 속에서 붉은 투쟁 조끼를 입은 이들은 울분을 토하는 약자의 자리를 벗어나지 못했고, 정현민 작가는 KBS2 <어셈블리>를 통해 진상필을 국회로, 그것도 집권여당 초선의원의 자리로 이끌었다.
당내 계파 싸
[유선주의 TVIEW] 진상필씨 여의도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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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2014)
<명량>(2014)
<범죄소년>(2012)
<파란만장>(2010)
<하피>(2000)
<침향>(1999)
<마리아와 여인숙>(1997)
<꽃잎>(1996) 외
종달새처럼 사뿐사뿐 옮기는 걸음, 높은 톤에 비음이 섞인 맑은 웃음소리, 다정하고 상냥한 말투. 이정현은 말간 기운을 뿜으며 상대방의 말에 귀를 세운다. 그런 그녀와 마주앉아 그녀가 걸어온 영화의 길을 훑어본다. 그리고 곧바로 떠오르는 아주 강렬한 궁금증 하나. ‘어떻게 이토록 해사하고 가냘픈 사람이 그토록 지독하고 강단 있는 인물들을 연기할 수 있었을까.’ 1980년 광주항쟁으로 어머니와 오빠를 잃고 고통 속에서 실성했던 <꽃잎>의 소녀부터였다. 무려 3000 대 1이라는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그녀가 <꽃잎>에 캐스팅됐다는 사실보다도 보는 이의 혀를 내두르게 만드는 광기어린
[이정현] 항상 연기에 목이 마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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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015 <은하>
2015 <그리울 련>
2014 <상의원>
2014 <신의 한 수>
2013 <사이코메트리>
2012 <박수건달>
드라마
2015 <디데이>
2014 <갑동이>
2013 <천명: 조선판 도망자 이야기>
2008 <리틀맘 스캔들>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이별 이야기. 흔한 유행가 가사 같지만 <그리울 련>의 두 남녀에게는 곧 불어닥칠 현실이다. 배우 정윤선이 연기하는 주인공 희연은 불치병 선고를 받아 애인 태우(정경호)를 두고 떠날 날만을 기다리는 여자다. 뮤직비디오를 연출하던 한철수 감독은 길학미의 뮤직비디오 <텅 빈 방>을 작업하면서 정윤선과 처음 만났다. “감독님 말로는 뮤직비디오 촬영 때 정말 아파 보였다고 하시더라. 그 모습이 누가 봐도 희연이었다면서. (웃음)” 그녀가 처음 받아본 시나리오는 완성된 영화보다 훨씬 서사가
[who are you] 천천히 때를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