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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만나는 가우디
“곡선은 신의 선이고, 직선은 인간의 선이다”라고 스페인의 위대한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는 말한 적이 있다. 유려한 곡선으로 가득한 가우디의 건축물은 평생 동안 신의 선을 만드는 데 도전해왔던 그의 투쟁의 기록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안토니 가우디의 작품세계를 조망하는 <바르셀로나를 꿈꾸다. 안토니 가우디전>이 11월11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 미술관에서 열린다. 가우디의 건축과 디자인 도면, 스케치, 기록사진 등 200여점의 작품을 소개하는 이번 전시에서는 가우디의 미발표작과 개인적인 기록을 최초로 한국 관객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그의 사후 100주년인 2026년에 완공될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의 도면부터 가우디의 데스마스크, 그를 존경하는 거장 후안 미로의 오마주 작품까지 가우디의 삶과 업적을 다각도로 재구성하는 전시다.
추천 미드는요…
최근 몇년간 M. 나이트 샤말란의 영화는 다소 실망스러웠다. 하지만 그가 제작에 참여한 미국
재난에 가까운 폭염 속에서 여름을 즐기도록 도와줄 서른 가지 것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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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초 안에 정답을
정답률 28.6%. 명색이 영화기자인데 총 9문제를 풀어 4문제밖에 맞히지 못하다니. OTL. CJ CGV가 누적 관람객 8억명을 돌파한 기념으로 열고 있는 ‘도전! 8초 영퀴왕’은 결코 만만하게 볼 퀴즈 대회가 아니다. 개봉작 정보, 배우, 영화 줄거리, 제작 뒷이야기 등 2200여개에 달하는 문제들이 무작위로 출제되는 데다 8초 안에 5개의 OX 문제를 풀어야 하니 판단력과 순발력이 동시에 요구되는 게임이다. 하루 최대 3회까지 퀴즈풀이에 참여할 수 있고, 참여할 때마다 개인이 획득한 정답 수, 정답률, 점수가 CGV 홈페이지에 업데이트돼 중독성도 꽤 강하다. 8월19일까지 열리는 이 퀴즈 대회에서 우승하면 CJ ONE 포인트 300만점과 동남아 왕복 항공권을 받을 수 있다. 이벤트 기간 중 이틀 이상 꾸준히 도전한 관객에게 영화관람권, 포토티켓 쿠폰, 기프티콘, 영화할인쿠폰 등 다양한 경품을 준다고 하니 CGV 홈페이지나 모바일앱에 들어가 문제부터 풀어보시라
재난에 가까운 폭염 속에서 여름을 즐기도록 도와줄 서른 가지 것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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삑삑, 가방 안에서 급작스런 경보음이 울린다. 설마 내 가방? 서둘러 보니 휴대폰에 도착한 긴급재난 문자 알림 사운드다. 올해만 벌써 두 번째 폭염특보 발표다. 밤 기온이 25도가 넘는 열대야가 계속되지만 뾰족한 대책은 나오지 않는다. 그렇다. 올여름 참 덥다. 습한 여름, 불쾌지수는 점점 높아져 이 여름이 영원히 끝나지 않을까 싶은 기분마저 든다. 이런 와중에 아직도 휴가를 떠나지 못한 당신들을 위해 더위를 잊게 만들 여름 아이템을 총망라한다. 영화, 공연, 음반, 도서, 페스티벌, 아웃도어, 테크까지 <씨네21>이 엄선한 30가지 여름 아이템을 실행해보라. 어느새 시원한 가을바람이 불어올 것이다.
여름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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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장 핫한 뷰티 아이콘을 꼽으라면 단연 유승옥이다. 2013년 미스 충북 선발대회에 출전해 특별상을 수상한 뒤 모델로 활동한 그는 지난해 10월 머슬마니아 한국 대표 선발전에서 모델 부문 2위로 라스베이거스 대회 출전권을 얻었으며, 라스베이거스 세계 대회에서는 아시아인 최초로 ‘커머셜 모델 부문 톱5’에 올랐다. 불과 1년 반 만에 스타가 돼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 중이지만 아직 유승옥이 ‘뭐하는 사람’인지 정확히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얼마 전엔 운동법을 기록한 책 <유승옥의 발레이션>을 출간했고 지금은 니카라과에서 SBS <정글의 법칙> 촬영을 준비 중이다. 누군가는 그를 <놀라운 대회 스타킹> 출연자로, 또 다른 누군가는 드라마 <압구정 백야>에 출연한 신인 연기자로 기억할지 모른다. 그도 아니라면 뷰티 프로그램 <더 바디쇼>를 진행하던 패널 중 하나로 기억할 수도 있다. 아무렴 어떤가. 그 모두가 유승옥인 것만
[trans × cross] 안젤리나 졸리처럼 연기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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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고은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다. 시인의 흔들의자 위에서 한들한들 잠든 은교를 보는 순간 그 모습을 본 모두가 이 아이에게 지고 말리라는 것을 알았을 거다. <몬스터>(2014)의 복순이와 <차이나타운>(2014)의 일영은 어떤가. 누가 봐도 승패가 빤한 싸움에서 악바리 근성으로 기어이 절대자를 이겨먹고야 만다. <협녀, 칼의 기억>도 마찬가지다. 이병헌과 전도연이라는, 이름만으로도 눈앞이 아득해지는 것 같은 배우들 사이에서마저 김고은은 끝끝내 자기 자리를 지켜내지 않는가. 맹하고 순한 얼굴에 속아 금세 또 잊어버리겠지만, 김고은은 강하고 독한 배우다.
<협녀, 칼의 기억>의 홍이가 그렇다. 옳다고 믿기에 행하는 아이. 복수만을 바라보며 살아온 홍이는 복수를 하고자 하는 근본적인 이유가 뒤집힌 후에도 기어코 상대를 베러 가는 아이다. 그 길이 옳다고 여겼으니까. 마음이 찢기는 고통까지 싹 무시하고 끝내 ‘그 사람’의 등에 칼을 꽂아넣는다
[김고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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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은 요즘 안톤 후쿠아 감독의 서부극 <황야의 7인>에서 무법자를 처단하는 ‘빌리 록’ 역할을 연기하느라 바쁘다. 덴젤 워싱턴, 에단 호크, 크리스 프랫 등과 함께 출연 중이다. 벌써 한달이 넘도록 이어진, 한낮의 기온이 47℃에 달하는 루이지애나의 주도 배턴루지의 폭염에 맞선 강행군에서 잠깐 빠져나온 탓일까. 검게 탄 피부에 수염까지 기른 모습에 촬영장의 후끈한 열기가 그대로 달라붙어 온 듯하다. 그렇게 촬영 삼매경에 빠져 있던 그에게 <협녀, 칼의 기억>의 개봉은 갑작스러운 소식이었을 터다. “최근에 안톤 후쿠아 감독 신작 <사우스포>(2015)가 LA에서 프리미어 시사를 하는데, 촬영하느라 정작 감독이 참석을 못해 시사회장으로 영상편지를 보내셨죠. 그런데 나는 내 영화 제작보고회 간다고 촬영을 빼달라고 했으니….” 그는 단 하루만이라도 한국에 다녀오겠다고 감독과 PD에게 허락을 구했다. 그렇게 무리해서라도 <협녀, 칼의 기억>의 ‘
[이병헌] 셰익스피어의 비극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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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은 드라마의 시작이자 끝이다. 힘 있는 내러티브는 인물이 장애를 돌파하고 욕망을 쟁취하는 과정을 충실히 따라간다. 하지만 가끔 이야기가 하나씩 조립하여 도달해야 할 결과물을 단 한 장면으로 완성하는 이들이 있다. 전도연이란 배우는 말하자면 내러티브의 힘을 빌리지 않고도 모순의 들끓는 에너지를 담아내는 전가의 보도와 같다. 그가 등장한 장면이 곧 현상, 설명, 설득, 이윽고 결과가 된다. 관객이 목격하는 건 배우의 육체와 짧은 표정이 전부지만 우리는 그 텅 비어버린 표정 안에서 가슴속에 담긴, 영화가 미처 말하지 못한 사연들까지 들여다본다. 어떤 이야기를 만나건 그녀는 이야기 이상의 무언가를 품고 있다.
아마도 스스로 원한 바는 아니었을 것이다. “배우로서 얻을 수 있는 칭찬은 대부분 들은 것 같아요. 어느 순간 영화가 아니라 연기에 포커스가 맞춰지는 게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에요. 예전에도 지금도 개인적인 영광을 목표로 한 적은 없어요. 배우 전도연보다는 작품이 먼저 보였으면
[전도연] 지독한 사랑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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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식 감독의 <협녀, 칼의 기억>은 고려 중기 ‘칼의 시대’, 왕이 되고자 하는 야욕에 눈이 멀어 의를 나눈 형제를 죽이고 사랑을 버린 남자(이병헌)와 그 남자의 배신으로 진짜 눈을 잃고 복수를 꿈꾸는 여자(전도연), 그리고 죽은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 복수의 칼을 시행할 여자(김고은), 이 세 남녀의 어긋난 운명을 그린 무협영화다. 묵직한 스토리가 전하는 감정의 결을 모두 실어나르자면 그 어느 때보다 배우의 역할이 중요한 영화였고 그런 면에서 이병헌, 전도연, 김고은의 캐스팅은 시작부터 화제를 모았다. 제작 보고회가 있었던 지난 7월24일은 한창 할리우드영화를 촬영 중인 이병헌이 어렵게 한국에 들어온 날이기도 했다. 복수와 사랑, 배신과 애증으로 얽힌 세 남녀의 스토리를, 또 근 6개월간 진행된 촬영현장의 공기를 세 배우와 나눈 날, 그들이 함께 모인 유일무이한 인터뷰로 남을 그 특별한 시간을 여기 공유한다.
[이병헌, 전도연, 김고은] 애증의 삼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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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노무현 정권이 기어이 파병 결정을 내렸다. 많은 시민이 반전시위를 했고 영화인들도 빠지지 않았다. 특히 독립영화인들은 시민과 함께 반전영화를 만들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그리하여 당시 독립영화협회 사무실에서 시민들과의 첫 회의를 열었는데, 그중 한분의 발언이 큰 파장을 낳고 말았다. 그분 왈, “<식스 센스>를 능가하는 반전영화를 만들고 싶어요”, 헉. 모두가 경악했다. 회의에 참가했던 지인의 말에 따르면 “거대한 돌덩어리가 뒤통수를 짓누르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그렇다. 반전(anti-war)의 기운을 상쇄시킬 만큼 당시의 반전(twist)의 인기는 대단했고, 그 인기는 아예 반전영화라는 장르를 만들 만큼 하나의 현상이었던 것이다.
반전은 영어로 twist라고 한다. 뭘 일그러뜨리냐고? 바로 플롯의 방향을 일그러뜨린다. 영화 내내 캐릭터들과 상황, 분위기로 잘 축적하던 텐션을 단 한번의 twist로 방향 선회하며 새로운 텐션을 핵폭탄처럼 떨어뜨리는 것이
[곡사의 아수라장]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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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트풀 에이트> The Hateful Eight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 / 출연 새뮤얼 L. 잭슨, 커트 러셀, 제니퍼 제이슨 리
쿠엔틴 타란티노가 다시 웨스턴영화를 만들었다. 배경은 남북전쟁 직후 눈 내리는 와이오밍. 연합군 장교, 현상금 사냥꾼, 보안관, 카우보이 등 여덟 인물이 눈보라로 술집에 갇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촬영감독 로버트 리처드슨, 배우 팀 로스, 마이클 매드슨 등 익숙한 이름들이 참여했다. 타란티노가 자기 영화에 수차례 음악을 사용하면서 존경을 바쳐온 엔니오 모리코네가 드디어 직접 영화음악을 만들었다. 크리스마스 북미 개봉.
[WHAT'S UP] 쿠엔틴 타란티노의 웨스턴영화 <헤이트풀 에이트> The Hateful E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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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속한 ‘마감인간’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여전히 마감에 쫓기며 산다. 좋은 의미로는 밥벌이가 (아직도) 끊기지 않았다는 뜻이지만, 마감 없는 삶이 과연 어땠는가 회상하며 잔뜩 긴장한 마음으로 모니터를 바라보는 자신이 가끔 처량하다.
푸념은 이 정도로 하고, 필자가 실제 마감 때 듣는 음악 얘기를 해볼까 한다. 여기에는 경험으로 터득한 몇 가지 기준이 있다. 먼저 ‘가사’가 들리지 않을 것. 기승전결을 알 수 있는 한국어 가사 노래들은 제외한다. 하도 많이 들어 귀에 익은 팝송들도 마찬가지로 뺀다. 그리고 처량하더라도 흥겨울 것. 늦은 장맛비가 내리고, 아직 써야 할 글이 태산일 때, 하지만 주말 기분만큼은 이어폰에서라도 느끼고 싶을 때는 재즈(Jazz)가 좋다.
세월을 담은 거장의 목소리 대신 손가락 마디의 움직임과 백 밴드의 연주와 수군대는 바(bar) 풍경이 느껴지는 라이브 음반이면 좋다. 매끈한 스튜디오 녹음보다 어느 정도 들리는 소음이 한층 더 집중하게 해주니까. 추
[마감인간의 music] 맥주유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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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베테랑> 세상은 넓고 비리는 많다
[정훈이 만화] <베테랑> 세상은 넓고 비리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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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빛 한점 없는 시골길을 걷는 건 생각보다 무서운 일이다. 농담의 차이만 있을 뿐 천지가 어둡기는 매한가지여서, 어디가 어딘지도 모르겠고, 내 그림자가 남의 그림자 같고, 혼자인데도 다른 이의 기척이 느껴진다(이게 제일 무섭다). 거기에 물안개까지 깔리면 그 자체로 <전설의 고향>이지. 농활 가서 제대로 씻지도 않고 일주일을 부대끼는 대학생들이 그 더러움을 극복하고 괜히 정분이 나는 게 아니다, 밤길 걷다 보면 옆에 있는 게 누가 됐든 손잡고 싶어지거든. 그런 밤길을 홀로 걷고 돌아온 후배는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로 폐가에서 도란도란 속삭이는 소리를 들었다느니 헛소리를 하며 무서워서 잠을 잘 수가 없다고 호소했지만, 그것 또한 헛소리로서 자리 깔고 5분 만에 잠이 들었다. 하지만 다음날 아침, 후배는 여전히 헛소리를 하고 있었다.
“누나, 여기 이상해요, 엉엉.” 간밤에 잠깐 눈을 떴는데 옆에 머리가 긴 사람이 누워 있었다는 거였다. 그러려니 하고 다시 잤는데 새벽녘에
[김정원의 도를 아십니까] 머리 감겨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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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살>과 <베테랑>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저 사람은 엔터테인먼트를 위해 여차하면 정말 죽을 참이야.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에서도 여전한 톰 크루즈의 극한 스턴트를 지켜보다 생각했다. 언젠가 필히 굴복해야 하는 육체의 노쇠가 다가오는데도 감속을 고려하지 않는 인간. 그 모습이 불러오는 위태함이 이 스타가 계속 대중의 시선을 붙드는 이유 중 하나인지도 모른다. 위험한 액션에 불나방처럼 끌리는 그의 행보에는 프로다움 외에도 심리적 문신 비슷한 것이 느껴진다. 본인의 회고에 따르면 톰 크루즈는 네댓살 무렵 높은 나무에 기어오르며 ‘스턴트’를 시작했고 여덟살 때는 동네 공사장 고철더미를 향해 자전거를 날렸다가 부상을 입었다고 한다.
07/27
<암살>은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를 추억하게 만든다. 두 작품에는 처지와 성향은 달라도 식민지 상황에서 가해지는 일방적 폭력과 착취 앞에 한 시절 뜻을 모으고 상처를 나눈 사람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어처구니를 찾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