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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도 차면 기울고 활짝 핀 꽃도 시간이 흐르면 시들어 땅에 떨어진다. 1950년대와 60년대 일본 만화의 대명사와 같았던 데즈카 오사무도 70년대 초에 들어서면서, 드넓은 자기 집 마당에 건물을 보란 듯이 세우고 제2의 월트 디즈니를 꿈꿨던 애니메이션 사업을 접어야 했고, 무시 프로덕션도 부도를 맞아 정리해야 했다. 게다가 만화잡지의 연재도 끊어졌다. 데즈카 오사무가 눈물을 펑펑 흘리면서 자신의 어시스턴트들에게 <소년 매거진>에 연재 중이던 가지와라 잇키 원작, 가와사키 노보루 만화의 <거인의 별>을 펼쳐 보이며 이런 만화가 어떻게 재미있느냐고 물었던 일은 이 시기의 유명한 일화다. 60년대 중반부터 반(反)데즈카 오사무를 외치는 만화가들이 등장했고 그들은 자신들의 만화를 데즈카 오사무의 만화와 구별해 극화라 이름 붙였다. <생존게임>과 <고르고 13>으로 유명한 사이토 다카오가 그 선두 주자였다. 50년대 데즈카 오사무의 만화를 보고 자란
[오승욱의 뒷골목 만화방] 처절한 고통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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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부외과의 오연주(한효주)가 웹툰 속으로 들어가 주인공 강철(이종석)을 돕는다. 이 무슨 유치한 설정이냐 비웃을 수도 있다. 하지만 송재정 작가의 MBC 드라마 <W>는 초기 설정을 의심 없이 받아들여야 즐길 수 있는 여타 판타지 드라마처럼 시청자를 호락호락하게 보지 않는다. 오히려 만화와 현실을 오간다는 설정의 드러나지 않은 나머지를 곱씹고 추론할 여지를 던진다. 초반에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두 주연배우의 기묘한 앙상블이었다. 이종석은 웹툰 주인공 강철을 마치 드라마 속 남자주인공의 스테레오타입을 복제하듯 연기하고, 한효주는 현실의 웹툰 독자 오연주를 만화의 양식화된 감정표현과 과장된 동작으로 표현한다. 이들이 서로의 세계를 절충하는 공간은 진짜 현실세계를 모사하는 드라마 속이고, 이는 웹툰 바깥 또 하나의 프레임, TV모니터에 관해 생각하게 한다. 자신을 창조한 만화가쪽으로 정확하게 시선을 맞췄던 강철의 각성은, 어쩌면 오연주와 더불어 또 한겹의 레이어를 각성하는 전
[유선주의 TVIEW] 각성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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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침공은 어디?> Where to Invade Next
감독 마이클 무어 / 출연 마이클 무어 / 수입·배급 판씨네마 / 개봉 9월8일
마이클 무어가 위트와 유머를 버전업해 돌아왔다. 미국의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선 마이클 무어는 다른 나라에 쳐들어가 필요한 건 모두 빼앗아오기로 결심한다. 총도 쏘지 않고, 자원도 약탈하지 않는 방식으로! 전세계 침공을 시작한 그는 이탈리아부터 튀니지까지 9개국을 평화롭게 정복해나간다. 1년에 8주의 유급휴가와 월급이 보장된 이탈리아, 미슐랭 3스타급 학교 급식이 제공되는 프랑스, 숙제와 객관식 시험이 없는 핀란드, 대학 등록금이 없는 슬로베니아, 과거사를 반성하고 앞 세대가 한 일을 잊지 않도록 가르치는 독일, 전 국민에게 무상의료를 제공하는 포르투갈, 재소자들의 사회 복귀에 힘쓰는 노르웨이, 정부가 지원하는 무료 여성보건소가 곳곳에 있고 여성의 권리가 헌법에 보장된 튀니지 등, 마이클 무어는 미국에 없는 각국의 장점들
[Coming Soon] 마이클 무어의 가장 밝고 낙천적인 다큐멘터리 <다음 침공은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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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드득, 후드득, 쾅쾅. 인터뷰 도중, 한여름의 폭우가 매섭게 쏟아진다. 바로 앞 상대의 말소리도 음소거해버릴 기세의 폭우에 오달수가 천장을 한번 올려다본다. “그러니 무너진 터널에 갇힌 정수(하정우)가 얼마나 두려웠을까. 밖으로 나가지도 못하고….” <터널>에서 오달수는 구조대책 본부의 김대경 대장을 연기하며 정수를 구하는데 온 힘을 쏟는다. 그래서인지 앞선 오달수의 말이 꼭 김대경 대장의 마음의 소리 같다. “정수를 구하는 과정에서 대경은 정수에게 생존을 위한 이런저런 정보를 전해준다. 그때 대경은 자신은 해보지도 않은 일을 정수에게 권해야 하자 ‘죄송하다’고 말한다. 그것만 봐도 대경이 양심적이며 우직한 사람임을 알 수 있다.” 대경은 재난영화에서 주인공의 분투를 돕는 조력자의 전형이기도 하다. 오달수가 그 전형성에 세세한 결을 만들어갔다는 게 김성훈 감독의 귀띔이다. “누군가가 그러더라. ‘우리는 오달수가 어떻게 연기할지를 알고 있다. 그런데도 매번 그의 연기에 당
[커버스타] 전형성에 세세한 결을 더하다 - <터널> 오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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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의 재치, 하정우의 능청, 하정우의 여유, 하정우의 입담, 하정우의 끈기, 하정우의 의리… 이 모든 것이 한데 섞여 <터널>의 이정수는 탄생했다. 하정우는 제 고유의 모습을 캐릭터에 조화롭게 이식하는 배우다. 근작인 <아가씨>(2016)의 백작과 <암살>(2015)의 하와이 피스톨처럼 장르영화의 선명한 캐릭터에도 틈틈이 제 특징을 심어놓는다. <터널>은 그러한 하정우의 자기 이식이 심화된 작품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정우의 말로 요약하면 <터널>은 “보편적인 직업을 가진 보통 사람이 어느 보통날 갑자기 터널 붕괴 사고를 당하는” 이야기다. 극중 이정수는 자동차 세일즈맨이자 어린 딸과 아내를 둔 가장이다. 영화가 시작되면 채 10분도 되지 않아 터널이 무너지고, 그때부터 정수는 고립된 공간에서 혼자 생존기를 펼쳐나간다. 어쩌면, 보이지 않는 테러범의 위협 전화를 받고 혼자 고군분투해야 했던 <더 테러 라이브>
[커버스타] 긴장의 조성도 이완도 모두 그의 몫 - <터널> 하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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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녁에는 무슨 안주가 드시고 싶으세요?” “아구찜 어때?!” 형 오달수를 살뜰히 챙기는 동생 하정우, 그런 하정우를 지그시 바라보는 오달수. 척하면 척. 서로의 마음을 읽어가는 두 사람이 이번엔 생과 사를 넘나드는 처참한 현장을 배경으로 호흡을 맞췄다. 김성훈 감독의 <터널>(개봉8월10일)에서 하정우는 갑작스럽게 붕괴한 터널 안에 갇힌 이정수를, 오달수는 그를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구조대책본부의 김대경 대장을 연기한다. 이정수를 구조하기 위해 대책반과 정부가 나서지만 구조가 진행될수록 재난 대처 시스템과 정부의 대책, 그리고 언론 보도에 크고 작은 허점과 문제들이 발견된다. 터널 밖 상황이 이 모양이라고 해도 이정수는 ‘생존하기’를 포기할 수 없다. 꿋꿋하게 버티고 또 버틴다. 이보다 더 최악은 없어도, 이정수의 생존기, 김대경의 구조기는 계속된다. 하정우와 오달수를 만나 <터널>에 대해 미리 들어봤다.
[커버스타] 척하면 척 - <터널> 하정우, 오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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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EBS국제다큐영화제(이하 EIDF)가 8월22일부터 28일까지 EBS 스페이스, 서울역사박물관, 아트하우스 모모 등에서 열린다. ‘다큐로 보는 세상’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30개국에서 온 53편의 영화를 상영한다. 페스티벌 초이스, 월드 쇼케이스, 어린이와 교육 등 총 8개 섹션으로 구성됐다. 개막작 <브라더스>(감독 애슬럭 홀름)는 엄마가 두 아이의 모습을 8년간 기록한 노르웨이표 다큐멘터리다. 특히 올해 EIDF를 통해서는 해외 유명 감독들의 신작이 국내에서 처음 선보일 예정이다. 베르너 헤어초크의 <사이버 세상에 대한 몽상>, 트린 T. 민하의 <베트남 잊기>, 리티 판의 <우리의 모국 프랑스>, 잔프랑코 로시의 <화염의 바다>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EIDF 제작지원 프로젝트로 만들어진 세편의 한국 다큐멘터리도 관객과 만난다. 장편 <X10> <슬픈 늑대>, 중편 <천에 오십 반지하>
[한국영화 블랙박스] EBS국제다큐영화제 8월22일부터 53편 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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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 아웃> LIGHTS OUT
감독 데이비드 F. 샌드버그 출연 테레사 팔머, 앨리시아 벨라 베일리, 가브리엘 베이트먼, 알렉산더 디퍼시아
레베카(테레사 팔머)와 마틴(가브리엘 베이트먼) 남매는 밤마다 불이 꺼지면 나타나는 한 여인을 목격한다. 여인의 정체는, 빛이 닿으면 피부가 타들어가는 병을 앓던 엄마의 어릴 적 친구 다이애나다. 남매는 다이애나가 줄곧 엄마 곁에서 지내왔음을 알게 된다. 데이비드 F. 샌드버그 감독이 2013년 연출한 단편영화를 장편화했다. <쏘우> <컨저링>의 제임스 완이 제작을 맡았다. 국내 8월24일 개봉예정.
[해외 박스오피스] 미국 2016.7.2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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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소설 <범죄자>의 주연을 맡는다
=제프리 하우스홀드의 스릴러 소설 <범죄자>(1939)는 독재자 암살 시도에 실패한 남자의 도주를 그렸으며 1940년 프리츠 랑 감독이 <맨 헌트>로 영화화하기도 했다.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영화의 공동 제작에도 참여한다.
-매켄지 포이가 디즈니 실사영화 <호두까기 인형과 네개의 왕국>에 캐스팅됐다
=<호두까기 인형과 네개의 왕국>은 애슐리 파웰이 각본을 맡고 라세 할스트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디즈니가 <인간 로켓티어>(1991)를 리부트한다
=리부트이자 속편으로 제작 중인 <더 로켓티어스>는 1991년작의 6년 후를 배경으로 하며 젊은 흑인 여성 파일럿이 주인공으로 등장할 예정이다.
[댓글뉴스] 베네딕트 컴버배치, 영화 <범죄자> 캐스팅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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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마이펫의 이중생활> 하루종일 당신만 기다리며 보낼 것 같죠?
[정훈이 만화] <마이펫의 이중생활> 하루종일 당신만 기다리며 보낼 것 같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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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는 지난 2015년 <세계의 문학>을 폐간했고, 편집위원이 아닌 편집부가 중심이 되어 격월간 문학잡지 <릿터>를 창간했다. 커버스토리는 ‘뉴 노멀’로, 문학이 드러내는 사회의 얼굴을 바라보는 동시에, 가족모델을 분석하는 것으로 한국 문학을 읽을 수 있는 틀을 제시한다. 산문으로 따지면 소설가 장강명의 <장편소설 공모전이라는 시스템>을 비롯한 글이 실렸고, 인터뷰도 문학잡지로는 떠올리기 힘든 인터뷰이를 골랐다. 뮤지션 종현(샤이니)의 인터뷰 같은 것. 필자와 그들이 쓸 글의 내용을 정하는 법부터 내지 편집 디자인, 판형까지, 이전의 <세계의 문학>보다는 조금 더 요즘 세상의 어떤 모습을 닮아가려고 노력하는듯 보이는 책이다. 그들의 눈에 담긴 세상이 어떤 곳인지 <릿터>를 들춰보면 될 것이다. 편집자의 글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을까. “‘릿터’는 쓰는 사람과 읽는 사람 모두를 일컫는다. 이 잡지를 내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읽
[도서] 이토록 근사한 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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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추리소설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에도가와 란포의 소설이라고 하면, ‘이야미스’라는 말이 떠오른다. 보통 ‘이야미스’라고 하면 뒷맛이 나쁜 미스터리로 <유리고코로>의 누마타 마호카루나 <고백>을 쓴 미나토 가나에의 작품들이 여기 속하는데 뒷맛이 나쁘다는 데는 결말이 파국이라는 점을 포함하는 것이지만 에도가와 란포의 소설은 읽는 내내 이미 기분이 좋지 않은 경우가 종종 있다. 에도가와 란포의 직계손과 란포 연구의 권위자들이 인정했다는 정본을 모으고 거기에 더해 초판본 표지며 사진자료들을 더한 <에도가와 란포 결정판>을 읽으며 새삼, 어렸을 때 에도가와 란포를 읽을 때 느꼈던 흐물흐물하고 끈적끈적하며 질척질척한 기분을 맛보았다. 이번에 출간된 2권에는 한국에서 처음 소개되는 <파노라마 섬 기담>과 그 유명한 <인간의자>가 수록 되어 있다. <파노라마 섬 기담>은 큰 부자였던 고모다 집안 주인이 병이 깊어져 숨을 거둔 다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흐물흐물 질척질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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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안전이 또 한번 무너졌습니다.” <터널> 속 TV뉴스 앵커의 대사가 콕 박힌다. 자동차 영업대리점의 과장 정수(하정우)는 집으로 가던 중 갑자기 무너져내린 터널 안에 홀로 갇히고 만다. 그가 가진 것은 78% 남은 배터리의 휴대폰과 생수 두병, 그리고 딸의 생일 케이크가 전부다. 대형 터널 붕괴 사고 소식에 대한민국이 들썩이고, 정부는 긴급하게 사고 대책반을 꾸린다. 사고 대책반의 구조대장 대경(오달수)은 꽉 막혀버린 터널에 진입하기 위해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보지만 구조는 더디게만 진행된다. 자연스레 삼풍백화점, 성수대교, 세월호 등 한국 사회가 겪었던 재난 상황이 내리꽂히듯 연상된다. 터널이 무너졌고, 그 안에 사람이 갇힌 상황. 구조대 출동은 더디고, 언론은 특종에만 급급하고, 정치인들은 기념촬영하기에 바쁘다. <터널>은 스피디한 전개와 군더더기 없는 구성으로 주목받은 <끝까지 간다>(2013)의 김성훈 감독의 신작이다. 블랙코미디와
[스페셜] “생명이 승리하는 걸 보고 싶었다” - <터널> 김성훈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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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호 감독이 차기작으로 <덕혜옹주>를 준비한다는 소식을 접한 것은 꽤 오래전의 일이다. 생각만큼 프로젝트에 가속이 붙지 않아 궁금증은 차곡차곡 쌓여갔다. 손예진과 박해일의 캐스팅 소식을 접했을 땐 궁금증에 믿음이 더해졌다. 그리고 마침내 영화가 완성됐다. 비극적 운명을 뜻대로 헤쳐나가지 못한 조선의 마지막 옹주, 덕혜옹주의 삶을 허진호 감독은 비극으로만 다루지 않는다. 비극성을 강요하지 않는 건 생략과 절제를 아는 연출 덕이다. 허진호라는 멜로드라마의 장인은 1910~60년을 아우르는 방대한 시대극 안에 절제된 사랑 이야기를 펼쳐놓는다. 중국과의 합작영화 <위험한 관계>(2012)가 1930년대 상하이를 배경으로 한 시대극이긴 했지만, 역사적 인물을 직접적으로 다룬 영화는 이번이 처음이라 실재와 허구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고 그는 말했다. <덕혜옹주>를 준비하며 가졌던 고민과 질문이 무엇이었는지 허진호 감독에게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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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덕혜를 좀더 능동적인 인물로 만들고자 했다” - <덕혜옹주> 허진호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