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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최초 영화잡지 ‘씨네21’이 공연계로 사업을 확장하며, 그 첫 작품을 가족뮤지컬 “지구푸르미 코리요”로 확정했다. 이 작품은 지난 2008년 경기도 화성시 전곡항에서 대한민국 최초로 발견된 뿔공룡 화석 “코리아케라톱스 화성엔시스”를 모델로 한 애니메이션 “꾸러기케라톱스 코리요”를 원작으로 한다. 이 애니메이션은 지난 2014년 KBS 2TV에서 방영하여 인기를 모은 바 있다.
가족뮤지컬 “지구푸르미 코리요”에는 개그듀오 “컬투”로 유명한 개그맨 정찬우가 연출로 참여한다. 다수의 TV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동시에 라디오 DJ로 활동하는 한편 다년간 콘서트 형식의 공연 “컬투쇼”를 이끌고 있는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가족뮤지컬로 활동영역을 넓히게 된다.
공연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5 캐릭터연계콘텐츠 제작지원 사업”을 통한 제작지원으로 만들어진다. 이 사업은 캐릭터를 활용한 게임, 뮤지컬, 연극, 영화, 드라마, 출판, 모바일콘텐츠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오는 11월,
씨네21, 컬투, 한국콘텐츠진흥원이 함께하는 가족뮤지컬 "지구푸르미 코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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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피찻퐁 위라세타쿤의 영화는 항상 다층적인 세계를 품고 있었다. 환상과 현실, 과거와 현재, 몽상과 무의식이 평면적인 화면 위에 동시적으로 펼쳐진다. 그래서 어쩌면 위라세타쿤의 영화적 미로는 연극과 공연에서 좀더 쉽고 직관적으로 이해될 수도 있다. 위라세타쿤 감독은 이번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극장(이하 예술극장) 개관 페스티벌에 <찬란함의 무덤>과 <열병의 방> 2편의 공연을 올렸다. 9월5일 예술극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은 짧게나마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세계의 단면을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관객이 무대쪽에서 관람석을 바라볼 수 있도록 위치를 바꿨다.
=무대 뒤편 낯선 공간에서 바라보는 객석의 느낌이 좋았다. 어딘지 불편한 느낌이랄까. 처음 예술극장에 왔을 땐 객석이 비어 있는데도 압박감이 느껴졌다. 공연내용이 혼란의 감정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그 느낌을 공유하고 싶었다.
-공연의 3분의 2가량은 2개의 스크린 막에서 영상을 보여준다. 이제껏
“영화관은 현대의 동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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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밍량은 <서유>(2014)를 끝으로 당분간 영화 연출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차이밍량의 영화가 끝난 게 아니라 극장에서의 영화 작업을 잠시 쉴 뿐이다. 지금도 차이밍량의 시간은 극장이란 공간 너머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펼쳐지고 있다. <행자>(2012), <서유>의 시간을 스크린 너머로 펼쳐낸 <당나라 승려>도 그 중 하나다.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극장(이하 예술극장)에서 삼장법사의 느린 걸음을 마무리 중인 차이밍량 감독을 만났다. 당신에게 영화란, 시간이란, 극장이란 무엇인가요.
-어제 <당나라 승려>의 한국 첫 공연을 마쳤다. 어땠나.
=빈 페스티벌, 브뤼셀의 쿤스텐 페스티벌, 대만 아트페스티벌에 이어 네 번째 공연이지만 새로운 공간인 만큼 처음이나 다름없었다. <당나라 승려>는 종이와 목탄만 있으면 어디서든 할 수 있는, 관객을 집중시키는 형식의 공연이다. 쿤스텐 공연 때는 이강생의 목이 많이
“창작의 개념을 고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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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을 위한 밑그림이 그려지고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기까지, 무려 10년의 시간이 필요했다. 그리고 2015년 9월4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드디어 개관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광주문화수도육성’의 핵심시설이었던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광주시 동구 금남로 옛 전남도청 부지에 둥지를 틀었다. 1980년 5•18 민주화운동의 거점이 ‘세계를 향한 아시아 문화의 창’을 기치로 내걸고 동시대 아시아 문화예술 교류의 허브로 재탄생한 것이다.
전체 면적 16만㎡에 달하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국내 최대 규모의 문화예술복합단지다. 단일 면적으로는 국립중앙박물관(13만7천㎡)과 예술의전당(12만8천㎡)을 압도한다. 단순히 규모만 큰 건 아니다. 기존 문화예술 공연의 경직된 형태와 관람 패턴을 벗어나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고민한 흔적이 엿보인다. 민주평화교류원, 문화정보원, 어린이문화원, 문화창조원, 예술극장 5개원으로 조성된 시설은 전시, 공연, 연구
아시아 문화예술 교류의 허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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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극장(이하 예술극장)이 문을 열었다. 개관 페스티벌을 위해 준비된 33편의 작품 중 반가운 이름들을 발견하고 이들의 작품을 만나러 광주로 갔다. 아피찻퐁 위라세타쿤의 <열병의 방>과 차이밍량의 <당나라 승려>, 두 작품의 감상기와 함께 감독들의 인터뷰를 전한다. 예술극장의 이모저모도 짧게 알아봤다. 영화가 무엇인지, 나아가 예술이 무엇인지 새삼 질문을 던질 수 있었던 시간, 동시대 아시아 작가들의 현주소를 만나고 싶다면 광주로 가자.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선 침묵하라.” 말은 유리와 같아 다룰수록 조심스럽다. 조금만 소홀히 해도 금이 가고, 깨진 후엔 날카로운 파편에 다치기 쉽다. 비트겐슈타인이 <논리철학논고>의 말미에 언급한 이 유명한 명제는 세계와 실제로 대응하지 않는 언어의 한계를 짚어낸다. 체험하지 않으면 온전히 전달할 수 없는 것이 있음에도 막연히 추상화시켜 규정하는 사이 의미가 손상되는 것을 경계할 필요가
동시대 작가를 만나자, 광주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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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주재난영화는 늘 비장하고 어두운 것일까. 리들리 스콧 감독의 <마션>은 이와 같은 반문에서 출발하는 작품이다. 아레스 탐사대는 화성에 도착한 지 6일째 되는 날 거대한 모래 폭풍을 만난다. 폭풍 때문에 팀원 마크 와트니(맷 데이먼)가 실종되고 회오리바람에 우주선이 기울어지면서 자칫하면 지구로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이 닥친다. 팀장 멜리사 루이스(제시카 채스테인)는 다른 대원들의 목숨까지 위험해지는 상황이 되자 마크를 찾는 일을 포기하고 화성을 떠난다. 하지만 마크는 기적적으로 살아남았고 아무도 이 사실을 알지 못하며 지구로 돌아갈 방법도 없다. 여기까지는 여느 재난영화와 크게 다르지 않은 전개다.
하지만 감독은 마크의 절망적인 상황을 묘사하는 데는 관심이 없다. 대신 그가 생존 방법을 터득하는 과정을 최대한 사실적으로 그리는 데 집중한다. 가령 영화는 그가 수소와 산소를 결합해 물을 만들고 식물을 재배하는 장면에 많은 비중을 할애한다. 더불어 스스로를 “우주에서 재
화성에서 살아남는 법 <마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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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먼 앤드 가펑클의 <The Sound of Silence>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리옹역에서 기차가 출발한다. 기차에는 청각장애인인 꼬마 테오(루카스 펠리시에)가 잠들어 있다. 테오는 할머니(안나 갈리에나)의 손에 이끌려 누나인 레아(클로에 주아네)와 형인 아드리앙(휴고 데시우)과 함께 할아버지 집이 있는 프로방스 마을로 향하는 중이다. 그런데 잠에서 깨서 보니 레아와 아드리앙의 불만이 극에 달했다. 예고 없이 갑자기 시골에서 여름바캉스를 보내야 하는 데다 가족 사이의 문제 때문에 17년 만에 처음 만나는 할아버지 폴(장 르노)이 그들을 무뚝뚝하고 거칠게 대하기 때문이다. 시작부터 불편하기만 한 프로방스에서의 바캉스는 아이들에게 최악의 여름을 예고한다. 하지만 지중해 연안 코트다쥐르 지방의 따스한 햇살은 그들을 위해 여러 가지 이벤트를 마련해두고 있다. 그곳에서 레아는 첫사랑에 빠지고, 여름이 지나면 가족의 새로운 가장이 되어야 하는 아드리앙은 젊은 시절 히피였던 할아버
지친 삶을 위로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 <러브 인 프로방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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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사태 이후 14년이 지났지만 미국은 여전히 테러 공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보안담당요원 케이트 애벗(밀라 요보비치)은 미국 비자 신청자 중 위험인물을 파악해 테러를 예방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미국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케이트는 런던에 있는 미 대사관으로 파견된다. 한편 유럽에서 활동 중인 테러리스트 내쉬(피어스 브로스넌)와 조력자 밸런 박사(로저 리스)는 새해 첫날 뉴욕에서 테러를 감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케이트가 밸런 박사의 비자 발급을 보류하면서 계획에 차질이 생긴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내쉬는 케이트와 팀원들이 예약한 식당에 폭발물을 설치해 그녀를 제거하려 한다. 식당을 찾았던 보안팀원은 폭발 사고로 모두 즉사하지만 케이트는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다. 상황을 지켜보던 내쉬는 사고 현장을 빠져나가는 케이트를 뒤쫓고, 미 대사관 역시 유일한 생존자인 케이트를 용의자로 지목한 뒤 그녀의 뒤를 쫓는다.
캐스팅만 보면 <서바이버>는 <레지던트 이블> 시리
홀로 테러범에 맞서는 여주인공 <서바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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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윤리와 법을 무시하는 재벌에 응징을 가하는 영화들이 심심찮게 보인다. 물론 오래전부터 반복되어온 고전적인 테마이지만 이러한 영화들의 귀환은 오늘날 한국 사회가 기득권에 대해 갖고 있는 불신과 분노가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게 하는 하나의 척도이기도 할 것이다. 올해 개봉한 <베테랑> <치외법권>에 이어 허종호 감독의 <성난 변호사> 또한 이러한 카테고리에 속하는 영화다.
영화는 유명 로펌의 변호사 변호성(이선균)이 카리스마 있는 변론으로 법정을 압도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재판에서 승소한 제약회사 회장(장현성)은 변호성의 능력을 높이 평가해 회사 직원이 용의자로 지목된 살인사건의 변호를 부탁한다. 용의자는 피해자와 연인 사이였다고 말하며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지만 변호성의 후배이기도 한 담당 검사 진선민(김고은)은 피해자가 스토킹을 당했다고 반박한다. 목격자만 있고 사건의 결정적인 증거인 시체는 사라진 상황. 첫 공판 당시 변호성이 유려한 변론을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사건 <성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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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한 고아원, 외로운 소년 피터(리바이 밀러)는 어느 밤 해적들에게 납치되어 멀고도 낯선 네버랜드로 끌려간다. 해적왕 검은 수염(휴 잭맨)이 통치하는 네버랜드는 아직은 아이들의 낙원이 아니다. 끝없는 광산 노동이 이어지는 황량한 계곡일 뿐이다. 사기꾼 후크(개릿 헤드룬드)와 어리숙한 해적 스미의 도움으로 광산을 탈출한 피터는 원주민 공주 타이거 릴리(루니 마라)를 만나 엄마에 대한 비밀을 듣게 된다. 자신이 검은 수염에 맞설 예언의 주인공 ‘팬’일지 모른다는 사실을 알게 된 피터는 이를 입증하기 위해 하늘을 나는 능력을 사람들에게 보여주어야 한다.
조 라이트의 <팬>은 잘 알려진 동화 <피터팬>의 프리퀼로서, 적어도 초반까지는 판타지영화만이 보여줄 수 있는 좋은 사례인 양 전개된다. 피터의 처지는 가혹한 현실, 평범한 재능, 사랑의 결핍 등 고아 콤플렉스를 자극한다. 분명 관객은 플라잉 해적선을 타고 네버랜드에 도착해 검은 수염을 만나게 되기까지 빠른
동화 <피터팬>의 프리퀼 <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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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브래스카주의 메리 비(힐러리 스왱크)는 홀로 척박한 땅을 일구며 사는 외로운 처녀다. 그녀는 이웃 남자 밥과 필요할 때마다 서로 일손을 빌려주는 등 친밀한 교류를 이어가지만, 상대편은 관계를 진전시킬 별다른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참다 못한 그녀쪽에서 먼저 청혼을 해봤지만, 매력이 없다며 보기 좋게 차인다. 한편, 최근 몇몇 부인들의 심각한 정신이상증세가 마을의 골칫거리로 떠오른다. 메리 비는 정신이상증세로 공격성을 보이는 세명의 부인을 마을에서 400마일 떨어진 아이오와주로 이송하는 어려운 역할을 자청한다. 마차를 이끌고 길을 떠나던 메리 비는 주거지를 무단 점거한 혐의로 죽을 위기에 처한 나이 든 남자 조지(토미 리 존스)를 돕는다. 메리 비는 임무를 완수한 뒤 300달러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조지를 동행자로 끌어들인다. 이로써 세명의 미친 여자와 함께하는 두 남녀의 여정이 시작된다.
토미 리 존스가 연출과 주연을 맡은 두 번째 연출작이다. 토미 리 존스는 전작 <쓰리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작 <더 홈즈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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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네프 다리가 내려다보이는 건물 창가에, 한 남자의 실루엣이 비친다. 끝까지 명확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그는 바로 레오스 카락스 감독이다. 카락스의 기행적인 언론 기피 습성은 잘 알려져 있다. 영화계에 몸담았던 지난 30년 동안, 그가 직접 참여한 인터뷰 횟수는 손에 꼽을 정도다. 그나마 텔레비전 영상인터뷰는 찾을 수 없다. 그 연장선상에 아직도 카락스는 서 있는 듯 보인다. 자신에 대한 내용을 담은 이 영화 <미스터 레오스 카락스>에서도 그는 새로운 모습이나 기존의 고정관념을 뒤집을 흔적은 보여주지 않는다. 때문에 다큐멘터리 연출자 테사 루이즈 살로메는 과거 아카이브 영상 자료들을 활용해 그를 간접적으로 설명한다. 최근 촬영한 듯한 관계자들의 인터뷰가 여기에 덧붙는다. 과거 줄리엣 비노쉬의 인터뷰 장면이나 <홀리모터스> 상영 당시 칸국제영화제의 반응이 담긴 텔레비전 화면, 그리고 촬영장 메이킹 필름 등이 짜깁기되어 등장하고, 이어서 드니 라방과 하모니 코린,
레오스 카락스라는 인물의 본모습 <미스터 레오스 카락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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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사제들>
제작 영화사 집 / 감독•각본 장재현 / 출연 김윤석, 강동원, 박소담 / 배급 CJ E&M / 개봉 11월5일
김윤석과 강동원이 사제복을 입었다. <검은 사제들>은 위험에 빠진 소녀를 구하기 위해 나선 신부와 보조사제의 이야기다. 소녀의 몸에 깃든 악령을 퇴치할 수 있는 시간은 단 하루. 김 신부(김윤석)와 최 부제(강동원)는 그 하루의 시간을 노린다. 십자가를 들고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을 외치는 <검은 사제들>은 국내에서 보기 드문 소재의 미스터리 스릴러다. <전우치>(2009)에서 호흡을 맞춘 김윤석과 강동원의 6년 만의 만남 또한 기대되는 지점. 강동원의 ‘사제복 핏’은 여성 팬들의 비상한 관심을 끌기도 했다. 단편영화 <12번째 보조사제>로 제13회 미쟝센단편영화제 절대악몽 최우수작품상과 제15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단편부문 감독상을 수상한 신예 장재현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Coming Soon] 김윤석과 강동원이 사제복을 입었다 <검은 사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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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를 애도의 물결로 넘치게 했던 시리아 난민 소년의 사진. 한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연일 사진을 올리며 에이란을 추모했다. 그러나 난데없이 부끄러움이 치받쳤다. 쉽사리 그 애도 행렬에 동참할 수 없었다.
과연 시리아 난민 소년이 한국에서 그런 비극을 맞이했어도 우리는 그렇게 슬픔에 전염됐을까? 세계에서 난민에 가장 박하기로 유명한 여기 한국, 시리아 난민 신청자 수백명 중 단 3명만 허용한 바늘귀 나라에서 말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이자스민에게 필리핀으로 돌아가라 윽박지르고, 이주 어린이를 위한 법안에 태연하게 돌멩이를 던지는 사람들이 대다수인 여기, 지독한, 인종차별국에서 시리아 난민 소년에게 보내는 연민은 대체 무슨 의미를 지니는 걸까.
애도를 표하는 사람들의 ‘선의’를 믿고 싶지만, 어쩌면 우리는 연말 구세군 냄비에 던져넣는 동전으로 가난한 타인에 대한 1년치 무관심을 면책받는 것처럼, 시리아 소년 사진에 대한 연민으로 잔인한 현실에 대한 무관심의 알리바
[이송희일의 디스토피아로부터] 나를 위한 거울을 깨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