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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수진(이하나)과는 이혼 위기, 광고주 비판 기사를 썼다가 직장에선 해고위기에 몰린 CNBS 사회부 기자 허무혁(조정석). 엉망인 현재의 상황을 단번에 뒤집을 특종을 꿈꾸던 그는 일전에 걸려온 제보전화에 의지해 연쇄살인사건을 추적한다. 그리고 특종을 터뜨린다. “28개월 동안 무려 7명이 살해당한 연쇄살인사건, 아무런 증거도 단서도 없어 경찰의 수사력까지 도마에 올랐던 이번 사건의 범인 자필 메모가 입수됐습니다.” 하지만 보도가 전파를 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허무혁은 자신의 특종이 엄청난 오보임을 알게 된다. 연쇄살인범의 자필 메모가 소설 <량첸살인기>의 한 구절이란 것을 알게 된 허무혁은 자신의 실수를 만회하려고 꾀를 부려보지만 상황은 더 복잡하게 꼬여간다. 후속 보도를 바라는 보도국, 제보자를 밝히라는 경찰, 진실을 알고 있다는 사람이 등장해 허무혁을 압박하는 가운데, 허무혁의 보도대로 살인사건이 벌어지는 일이 발생한다.
<특종: 량첸살인기>는 시청
현 언론의 세태를 풍자한 블랙코미디 <특종: 량첸살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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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은 한편의 코미디였다. 난 그저 웃는 법을 배우는 수밖에 없었다”라는 자막과 함께 영화가 시작된다. 애니(사만다 모튼)는 할머니와 어머니, 언니를 모두 유방암으로 잃었다. 그녀는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 또한 유방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후 그녀는 가족들을 차례대로 한명씩 집어삼키고 있는 병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한다. <애니를 위하여>는 그런 애니의 실화를 다룬 작품이다. 애니의 투병기와 함께 영화의 또 다른 축을 이루는 이야기는 유방암의 유전적 연관성을 밝혀내고자 했던 킹 박사(헬렌 헌트)의 연구일지다. 애니는 낙천적이고 쾌활한 캐릭터이고 킹 박사는 냉정하고 이성적인 인물이다. 하지만 두 사람은 자신이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일을 흔들림 없이 담담하게 해나간다는 점에서 닮았다. 영화는 두 사람이 만나 짧은 대화를 나누는 장면으로 끝난다.
애니와 킹 박사의 이야기는 예측 가능한 범위를 벗어나지 않으며, 그 이야기는 상당 부분 희망과 믿음, 긍정의 힘과
애니를 이해하기 위한 영화 <애니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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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의 어느 고급 주택, 건축가 에반(키아누 리브스)은 가족들이 여행을 떠난 사이 집에 혼자 남아 바쁜 일을 처리하는 중이다. 그런데 늦은 밤에 누군가가 문을 두드린다. 비에 흠뻑 젖은 젊은 여성 두명이 길을 잃었다며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이에 에반은 친절하게 이들을 집으로 들이고 옷까지 세탁해주며 호의를 베푼다. 하지만 잠깐의 훈훈한 분위기는 곧 악몽 같은 시간으로 바뀌고 만다. 다음날 아침, 두 여자의 태도가 완전히 바뀐 것이다.
<호스텔>(2005)의 일라이 로스가 연출한 <노크 노크>는 감독의 개성이 가득 녹아 있는 장르영화이다. 이 영화에서 그는 특유의 장난기 가득한 태도로 ‘침입-고문 장르’의 요소들을 유희하는 동시에 다음 장면을 쉽게 예측하기 힘든 빠른 전개를 선보인다. 물론 일라이 로스의 특기 중 하나인 강도 높은 섹스와 폭력 묘사 역시 빠질 수 없다. 감독은 이 모든 자신의 영화적 취향을 아낌없이 전시하며 고유의 인장을 확실히 새긴다. 이런
일라이 로스 고유의 인장 <노크 노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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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대형 로펌 소속 변호사 고동호(손현주)는 최근 이직을 결정하고 직원들과 마지막 회식 자리를 갖는다. 그런데 사실 이날은 아내 연수(엄지원)와 저녁을 먹기로 한 날이었다. 하지만 웬일인지 동호는 평소와 달리 아내의 전화를 무시한다. 그날따라 온갖 잡다한 일을 겪은 연수는 집에 들어와 혼자 저녁을 차리다가 몰래 침입한 괴한으로부터 봉변을 당한다. 그로부터 1년 뒤, 아내를 잃고 폐인처럼 살아가던 동호에게 죽은 아내의 전화가 걸려온다. 바로 아내가 죽은 1년 전 그날의 상황이 다시 반복되고 있었던 것. 동호는 아직 괴한으로부터 봉변을 당하기 전의 아내와 통화하면서 사건을 막기 위해 과거를 변화시키려고 노력한다. 그러자 그 영향으로 현재 자신이 처한 상황도 조금씩 달라지는 걸 깨닫는다. 아내가 괴한과 마주치지 않으면 아내도 살리고 현실도 제대로 돌아갈 거라고 판단한 동호는 끝내 범인까지 추적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다.
<더 폰>은 시공간을 넘나드는 SF 장르의 설정을
SF 장르와 스릴러의 만남 <더 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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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기프트> The Gift
감독 조엘 에저턴 / 출연 조엘 에저턴, 제이슨 베이트먼, 레베카 홀 / 수입•제공 미디어로그 / 배급 메가박스플러스엠 / 개봉 11월5일
사이먼(제이슨 베이트먼)과 로빈(레베카 홀) 부부는 유산의 아픔을 잊기 위해 교외로 이사해 새로운 신혼집에서의 행복한 생활을 꿈꾼다. 그곳에서 부부는 사이먼의 고교 동창 고든(조엘 에저턴)을 만난다. 고든은 예고도 없이 부부의 집으로 찾아와 의미를 알 수 없는 선물을 덩그러니 놓고 가는 등 과잉 친절을 베푼다. 부부에겐 고든의 호의가 부담을 넘어 불안으로 다가온다. 그런 가운데 이들을 둘러싼 과거의 숨겨진 사건이 밝혀지고, 서로를 향한 세 인물의 불신과 의심이 증폭된다. <더 기프트>는 인물들의 심리 변화와 첨예한 신경전을 포착해 서스펜스를 쌓아가는 스릴러영화다. <위대한 개츠비>(2013), <엑소더스: 신들과 왕들>(2014)의 배우 조엘 에저턴이 연출과 각본과 주
[Coming Soon] 서로를 향한 불신과 의심 <더 기프트> The Gi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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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시네마&토크에서는 단순한 영화 관람을 넘어 영화가 과학에 던지는 화두에 대해 심도 깊은 이야기를 나눠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꼼꼼히 읽고, 뜯어보고, 다시 말하는 시간. 영화의 상상력, 영화 속 여러 과학기술이 오늘날 우리를 어떻게 자극할지 미리 짚어봤다.
<매트릭스>(1999)
SF영화의 역사를 바꾼 워쇼스키 남매의 화제작. 2099년 기계와의 전쟁에서 패배한 인류는 매트릭스의 노예가 된다. 인간들은 태어나자마자 기계가 만든 인공자궁에 갇혀 기계의 전력공급원 역할을 하고 매트릭스라는 가상현실 속에서 이 사실을 눈치채지 못한 채 살아간다. 매트릭스의 통제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자각하기 시작한 네오(키아누 리브스)와 네오를 찾아 구출하려는 모피어스, 트리니티 등 동료들의 활약이 펼쳐진다. 우리가 현실을 인지하는 요소들이 무엇인지, 인간의 조건은 무엇인지, 현실과 가상현실을 구분하는 경계는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철학적인 작품이다. 수많은 패러디와 오마주의
알찬 토크로 SF영화 되새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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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6회째 맞는 국내 최대의 SF과학축제, SF2015(Science & Future)가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열린다. 10월27일부터 11월1일까지 6일간 열리는 이번 축제는 사이언스 픽션이 아니라 사이언스&퓨처를 주제로 내걸고 좀더 보편적이고 흥미로운 과학과 영화들을 소개할 예정이다. 익숙한 영화들을 새롭게 바라보며 영화 속에 적용된 과학들을 새롭게 배울 수 있는 것은 물론 여러 부대행사와 체험형 전시를 통해 가족과 함께 보고 듣고 체험할 수 있는 과학축제가 펼쳐진다. 깊어가는 가을 한가운데에서 과학과 문화의 만남을 만끽해보자.
최근 눈에 띄는 사이언스 픽션(이하 SF) 영화가 부쩍 늘어난 느낌이다. 제임스 카메론의 <아바타>(2009)는 영화의 역사를 바꾸어놓았고, 알폰소 쿠아론의 <그래비티>(2013)는 새로운 시청각적 체험의 기회를 제공했으며, 크리스토퍼 놀란의 <인터스텔라>(2014)는 우주영화의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여
과학을 즐겨라, 미래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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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 주간. 해운대의 밤은 밝고 소란했다. 대기업 투자자와 유명 감독들이 중력처럼 사람을 끌어가고 남은 빈자리에서, <소수의견>으로 연을 맺은 배우 권해효씨와 동틀 때까지 술을 마셨다. 특별한 배우다. 영화에서 주어지는 한정적인 역할을 소화할 때보다 오히려 자기 자신일 때 눈부시게 빛나는. 정교하고 단단한 사유, 날카롭고 넉넉한 언어, 강박적으로 엄격한 윤리관, 소탈하지만 세련된 인품. 스크린은 그를 포장하기는커녕 밀봉시켜버린다고 느껴진다. 권해효가 권해효 같은 배역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작가 스스로 도달하지 못한 수준의 인물을 만들어내기는 어려우니까. 나는 어떤 작가에게도 그처럼 깊고 그득한 지적 품위를 느껴본 적이 없다.
영화 미술로 경력을 시작한 권해효는 1992년 <명자, 아끼꼬, 쏘냐>에서 배우로 데뷔했다. 충무로 시스템의 막바지 세대였던 셈이다. 그때와 지금, 한국영화가 어떻게 달라졌냐는 질문에 그는 잔을 단숨에 비워내더니 이렇게
[손아람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제약으로부터의 해방 그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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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수차례씩 들락거리던 한 사진 동호회에 전설처럼 내려오던 책이 있었다. 잊을 만하면 누군가가 책과 사진을, 또는 그에 관한 에세이를 올려놓았고, 회원장터에 책이 올라올라치면 많은 댓글과 관심 속에 빠르게 누군가의 품으로 사라져갔다. ‘윤미 태어나서 시집가던 날까지’라는 부제가 붙어 있던, 전몽각의 <윤미네 집>이 그 책이었다. 1990년에 1천부만 출간되어 전설이 된, 2010년 1월1일에 20년 만의 재출간으로 화제가 된 그 책. 최근에는 한 tv프로그램 덕분에 우리 중 누군가는 흑백으로만 채색된 윤미네 집에 첫발을 들여놓게 된다.
tvN의 <비밀독서단>은 책을 읽는 모임을 카메라로 비춘다. 그들의 주장대로 비밀 지하실에서 책을 읽고, ‘갑질에 고달픈 사람’, ‘사랑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해결(책)을 내놓는다. 무엇보다 단원 각자가 책을 펴놓고 형광펜으로 또는 4B연필로 굵은 밑줄을 그어가며 서로의 감정을 공유한다. 이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박준의 &
[김호상의 TVIEW] 우리가 아직도 책을 읽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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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녀와 야수>(2017)
<더 서클>(2016)
<콜로니아>(2016)
<리그레션>(2015)
<노아>(2014)
<디스 이즈 디 엔드>(2013)
<블링 링>(2013)
<월플라워>(2012)
<마릴린 먼로와 함께한 일주일>(2011)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2>(2011)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1>(2010)
<해리 포터와 혼혈왕자>(2009)
<작은 영웅 데스페로>(2008)
<발레슈즈>(2007)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2007)
<해리 포터와 불의 잔>(2005)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2004)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2002)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2001)
<리그레션>은 어느 시골 마을에서 자행됐던 사탄 의식의 피해
[에마 왓슨] 특별한 영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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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015 <튤립 피버>
2015 <더 파이니스트 아워스>
2015 <신데렐라>
2014 <라이엇 클럽>
2012 <위대한 유산>
2012 <안나 카레니나>
2012 <벨 아미>
2011 <제인 에어>
2009 <스카우팅 북 포 보이즈>
2009 <어웨이 데이즈>
드라마
2013 <보니와 클라이드>
2011~13 <보르지아 시즌1∼3>
2010 <애니 휴먼 하트>
2009 <로빈후드>
2008 <워킹 더 데드>
2007 <워털루 로드>
2003~05 <웨어 더 하트 이즈>
2002 <스파크하우스>
2001 <닥터스>
1994 <올 콰이어트 온 더 프레스톤 프론트>
홀리데이 그레인저는 선의와 자부심을 잃지 않는 미소가 아름다운 배우다. <라이엇 클럽>에
[who are you] 건강한 기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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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셉 고든 레빗, 마이클 파스빈더, 톰 행크스, 케이트 윈슬럿 등 수많은 영화계 스타와 유명감독들이 뉴욕을 찾았다. 바로 지난 10월11일 성공리에 막을 내린 제53회 뉴욕영화제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총 70편의 장편과 132편의 단편영화를 소개한 이번 행사에서는 올가을 개봉을 앞둔 할리우드 신작 영화들이 프리미어 상영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지난 몇년간 변화를 시도해온 뉴욕영화제의 경향이기도 하다.
이번 영화제의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월드 프리미어이자 개막작으로 소개된 로버트 저메키스의 <하늘을 걷는 남자>를 비롯해 대니 보일의 <스티브 잡스>, 역시 월드 프리미어로 소개된 스티븐 스필버그의 <스파이 브릿지>, 그리고 폐막작으로 소개된 <마일즈 어헤드> 등이 있다. 특히 이번 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한 <마일스 어헤드>는 뮤지션 마일스 데이비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주연을 맡은 돈 치들이 연출과 각본까지 담당
[뉴욕] 프리미어 상영으로 만난 할리우드 가을 신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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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에는 어떤 영화에 대해 이야기해야 되나 고민고민하던 중에 황송하게도 대한민국 방송계 고위직 한분이 아이템을 직접 정해주셨다. 어찌 마다할 수 있겠는가. 조지 클루니 감독의 <굿나잇 앤 굿럭>(2005). 잘 알려져 있다시피 이 영화는 1953년부터 이듬해까지, 매카시즘이 미국에서 막바지 기승을 부리던 때부터 급격한 몰락을 겪던 시기를 다루고 있다. 그 과정에서 <CBS>의 시사 프로그램 <시 잇 나우>(See It Now)의 제작진은 광풍의 주인공 조셉 매카시 상원의원을 상대로 두려움 없이, 집요하게 싸움을 걸었고, 결국 그에게 치명상을 입혔다. <시 잇 나우>의 간판이었던 전설의 진행자 에드워드 머로(데이비드 스트레이션)의 논리 정연한 논평은 이 영화를 통해 민주주의와 개인의 권리가 무엇인지를 새삼 우리에게 일깨워준다.
21세기의 미국이 이 영화를 필요로 한 이유
매카시즘과 별 상관없는 21세기 미국에서 이 영화가 만들어진 데
[황덕호의 시네마 애드리브] 우리는 공포에 떨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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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은 훗날 타이의 영화 마스터, 아피찻퐁 위라세타쿤의 일대기를 돌아보는 영화사가들에게 중요한 분기점으로 기억될 것이다. 그동안 타이를 기반으로 작품 활동을 이어왔던 그는 <찬란함의 무덤>(2015)을 마지막으로 더이상 자신의 고국에서 장편영화를 만들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한 시기를 마무리하며 느끼는 애상과 새로운 시작에 대한 기대감, 위라세타쿤은 현재 이 복합적인 감정의 중간 즈음에 서 있다. 그런 그가 최근 주목하고 있는 건 사회를 이루고 있는 구성원들을 압박하는 거대한 힘과 그로 인해 개개인이 느끼는 무력감이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초청작 <찬란함의 무덤>과 아시아 마스터들이 함께 작업한 단편영화 프로젝트 ‘컬러 오브 아시아-마스터스’에서 위라세타쿤이 연출한 <증발>은 배경과 형식은 다르지만 작품의 테마에 있어 흥미로운 대구를 이룬다.
왕조가 있던 자리에 세워진 병원, 그리고 그 자리에 흐르는 강력한 고대의 기운으로 인해 꿈에서 깨어나지
개, 바나나나무, 집, 고향… 그들의 고유의 리듬을 보여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