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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여년 전, 아르헨티나의 작은 댄스클럽에서 함께 탱고를 추며 사랑에 빠진 소년과 소녀가 있다. 탱고에 대한 열정만큼 서로에 대한 사랑도 깊었지만 긴 세월은 그들의 사랑에 온갖 풍파를 만들어낸다. 만남과 헤어짐 그리고 다시 결합하는 고통스러운 과정을 거듭하면서 그들의 춤은 깊이를 더해가고 80살이 넘은 지금, 소년 후안과 소녀 마리아는 아르헨티나를 넘어 세계적으로 유명한 탱고 역사의 전설이 되었다.
<라스트 탱고>는 전설적인 탱고 댄서 후안 카를로스 코페스와 마리아 니에베스 레고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다. ‘탱고’라는 매력적인 소재와 제작자로 참여한 ‘빔 벤더스’의 이름이 먼저 눈에 들어오지만, 사실 더 주목해야 하는 것은 이야기의 진행 방식이다. 영화는 이제 여든이 넘은 마리아와 후안의 인터뷰를 중심으로 이들의 ‘사랑의 역사’를 재구성해나간다(‘탱고의 역사’가 아니라 ‘사랑의 역사’라고 썼다). 하지만 회고 형식의 많은 다큐멘터리들과 달리 <라스트 탱고>
탱고의 역사가 된 커플 댄서의 사랑 이야기 <라스트 탱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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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나>(2011), <제네시스: 세상의 소금>(2014) 등 다큐멘터리 연출에 치중해왔던 빔 벤더스가 <팔레르모 슈팅>(2008) 이후 만든 7년 만의 장편 극영화다. 소설가 토마스(제임스 프랭코)는 글이 잘 풀리지 않아 예민해진 상태에서 교통사고를 내고, 눈썰매를 타던 꼬마 니콜라스가 그 사고로 죽게 된다. 사고로 인한 죄책감에 토마스는 여자친구 사라(레이첼 맥애덤스)와 결별하고 자살을 시도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그는 작가로 성공하게 되고, 새로운 여자친구와도 가정을 꾸리는 등 죄책감을 점차 잊게 된다. 하지만 피해자쪽은 달랐다. 소년의 엄마(샬롯 갱스부르)와 소년의 동생 크리스토퍼는 그 아픔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피폐해져 간다. 학교에서 문제아로 낙인 찍힌 크리스토퍼는 토마스에게 만남을 요청한다.
사고 당시, 토마스는 차 아래 깔린 죽은 니콜라스를 보지 못하고 동생 크리스토퍼만 보고는 안도한다. 놀란 크리스토퍼를 집으로 데려다주면서 그는
일상의 안도감을 뒤엎고 시작되는 심리극 <에브리띵 윌 비 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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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희(유승호)는 의주에서 활동하는 조선 최고의 마술사다. 환희가 마술사가 된 데에는 어두운 과거가 숨어 있다. 어린 시절부터 청나라 마술사 귀몰(곽도원)에게 학대당하며 마술을 배웠고, 그의 학대를 견디다 못해 결국 누이 보음(조윤희)과 탈출했다. 어느 날 밤 환희는 강이 내려다보이는 절벽에서 한 여인이 아슬아슬하게 서 있는 것을 본다. 여인의 이름은 청명(고아라)이다. 청명은 청나라의 왕자빈으로 간택돼 원치 않는 결혼을 할 운명이다. 그녀는 청나라로 향하는 길목인 의주에서 잠시 쉬어가던 찰나였다. 환희는 청명을 도와주려다 치한으로 오해를 산다. 청명은 은장도까지 꺼내 휘두르며 환희에게 저항하다 은장도를 잃어버린다. 티격태격하던 두 사람은 사라진 은장도를 찾는다는 빌미로 매일 밤 만나 달빛 아래 사랑을 키운다.
김대승 감독이 <혈의 누> <후궁: 제왕의 첩>에 이어 다시 한번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를 내놓았다. 두 작품이 피를 중심으로 한 암투가 중심이
실제와 거짓간의 아슬아슬한 줄타기 <조선마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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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하고인> 山河故人
감독 지아장커 / 출연 자오타오, 장역, 동자건, 장애가 / 수입•배급 에스와이코마드 개봉 2016년 3월 중
아직 오지 않은 중국의 미래는 어떤 풍경일까. <산하고인>은 타오(자오타오)와 타오의 주변인들의 삶을 통해 중국 사회의 과거와 현재를 지나 미래까지 가보는 영화다. 1999년, 타오는 리앙즈와 진셩으로부터 동시에 사랑고백을 받고 가난한 리앙즈 대신 부유한 진셩과 결혼해 아들 달러를 낳는다. 2014년, 타오와 진셩은 이혼했고 타오는 달러와 사이가 좋지 않다. 2025년, 진셩은 이민을 가고 달러는 대학생이 된다. 지아장커의 아내이기도 한 자오타오가 1999년부터 2025년까지 무려 26년의 시간을 연기한다. 사운드트랙으로 삽입돼 영화를 열고 닫는 펫 숍 보이스의 <Go West>, 세 차례 시간을 건너뛰는 동안 영화의 무드에 맞춰 바뀌는 화면비, 지아장커의 작품 중 가장 긍정적이라 할 수 있는 엔딩은 기이한 감흥을
[Coming Soon] 중국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산하고인> 山河故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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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벌에 쏘인 적이 있다. 지방 촬영할 때였다. 촌놈 출신이라 웬만한 벌들에게 쏘이고 살아와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결국 고꾸라져 병원에 실려가고 말았다. 심장 근처에 쏘인 거라 한달을 고생했다. 그 지독한 첫 만남 이후, 말벌만 보면 괴성을 지르며 우사인 볼트보다 더 빠르게 도망치기 일쑤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말벌이 급속도로 증가하게 된 건 지구온난화 때문이다. 따뜻한 겨울이 지속되면서 개체 수가 점점 증가하고 아열대에 살던 검은등말벌이 확산되고 있다. 요즘 겨울에 시골에 내려가면 꼭 하는 일이 있다. 용감한 막내 매제를 앞세워 시골집 처마의 작은 말벌집들을 태우는 일. 예전에는 이런 일이 없었다. 전국에 걸쳐 말벌 신고 횟수와 사망률과 소방서 출동 건이 매년 껑충껑충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닥치는 대로 꿀벌을 잡아먹고 꿀을 훔치는 검은등말벌 때문에 국내 꿀벌의 10% 이상이 사라졌다. 꿀벌들이 사라지는 대신, 말벌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번성하는 이 께름칙한 풍경은 지구온난화에 대한
[이송희일의 디스토피아로부터] 누구를 위해 죽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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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상에 흔히 나오는 하소연들이 있다.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 가라고 하고, 대학 가면 직장 구해야 하고, 취직에 성공하면 결혼에 대한 사회적 압박이 기다린다. 결혼하고 나면 애는, 그리고 둘째는…, 뫼비우스의 띠와 같은 쇄말적인 관심과 질문들이 이어진다. 여자든 남자든 결혼 후에 자신의 취미와 가정생활을 양립하긴 어렵다. 프라모델 조립을 좋아하던 소년, 만화를 장르별로 사서 방 한구석을 채워나가던 소녀가 가정을 이루면 그들의 취미는 꿈속의 또 꿈이 된다. 이들 중에서 철저히 남자에게만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이 있다. XTM에서 방송 중인 <수컷의 방을 사수하라-수방사>가 그것이다. 정상훈, 김준현, 홍진호로 이루어진 특수 정예요원이 의뢰를 받고 출동한다. 그리고 의뢰인에게 계약서를 받는데, 무려 ‘집 포기 계약서’이다. 이들이 어떤 방식으로 집을 개조하든 간에 받아들이겠다는 뜻이다. 그리고 아내가 집을 비운 사이, 의뢰는 특수하고 비밀스런 방식으로 실행되어진다. 가족
[김호상의 TVIEW] 남자들만을 위한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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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015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2014 <임페리얼 드림즈>
2013 <하프 오브 어 옐로 선>
2011 <정크하트>
2011 <어택 더 블록>
드라마
2015 <메이저 레이저>
2014 <24: 라이브 어나더 데이>
2011 <로 앤 오더>
2011 <비커밍 휴먼>
흑인 스톰트루퍼가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의 시작을 알리며 처음 스크린에 등장한다. 그것은 지난 40년 동안 오리지널 시리즈 안에서 단 한번도 보지 못했던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 제작진이 얼마나 고심했는지를 단박에 알 수 있는 장면이다. 원작 시리즈와의 연속성을 훼손시키지 않는 선에서 주연배우들의 세대교체까지 이뤄내는 영리한 전략을 구사하는 이 영화가 전략적으로 내세운 새 주인공은 바로 ‘핀’을 연기한 영국 배우 존 보예가다. 전장의 참상을 보며 “옳은 일을 하기 위해서” 과감하게 슈트를 벗고 저
[who are you] 광선검을 쥔 사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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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되었던 11월의 중국 영화시장, 한 저예산 대만영화가 다크호스로 등장해 대박을 터뜨렸다. 올여름 대만에서 개봉해 4억8천만타이완달러(약 172억원)를 거둬들이며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那些年,我們一起追的女孩)의 기록(4억2천만타이완달러)을 깨뜨린 <나의 소녀시대>(我的少女时代, 감독 프랭키 첸)가 그 주인공. 이후 홍콩에서 개봉한 이 작품은 3주간 상위권에 머물며 대만영화로는 보기 드문 기록행진을 이어갔다. 그리고 지난 11월19일 중국에서 개봉하여 12월18일 기준, 3억6천만위안을 기록하며 중국에서 가장 높은 흥행성적을 기록한 대만영화가 되었다. 남자주인공인 신인배우 왕대륙은 이 작품을 통해 단숨에 중화권에서 가장 주목받는 배우로 떠올랐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이하 <그 시절>)의 여주인공 버전이라 불러도 좋을 만큼 <나의 소녀시대>는 누구나 겪었을 법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그 시절&g
[베이징] 기대만발 청춘물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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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영화를 찍는 법을 터득하는 감독이 있다. 지금 이 문장은 이상한 문장이다. 그럼 영화를 찍는 법을 끝내 익히지 못하는 감독들도 있다는 말인가? 수도원 같은 골방에서 홀로 포스 수련을 하는 이 오독의 남자는 영화를 무비(movie)와 시네마(cinema)로 나누는 편협한 개똥철학을 얘기해볼까 한다. 물론 ‘무비’가 다크사이드, 시스이고 ‘시네마’가 라이트사이드, 제다이라는 건 아니다. 무비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보는 주류영화 전체, 시네마는 그중에서 가끔씩 위대한 영화예술에 도달한 작품을 구분하기 위해 선택된 단어일 뿐이다. 어떤 연출자든 우선 영상에 대한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영상을 다루는 자기만의 태도나 방식은 무엇보다도 궁극적인 유일한 관객으로서 카메라의 위치와 움직임을 정하는 작가의 시선에 대한 것이다. 눈앞의, 카메라 앞의 그림을 ‘보는’ 방식이 있고 ‘보여주는’ 방법이 있다. 보는 스타일에 머물면 무비로 남지만, 보여주는 시네마틱을 터득하면 시네
[박수민의 오독의 라이브러리] 시네마 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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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도 숨어 컴컴한 한밤중이었다. 하얗고 커다란 불빛 두개가 비틀거리며 밭두렁을 따라 돌진하다 우리가 옹기종기 모여 앉아 술을 마시고 있던 밭두렁 1m 앞에서 끼익, 하고 멈췄다(그 몇초 사이, 나는 스무살 꽃다운 나이에 추리닝 바람으로 객사하는 줄 알았다). 트럭 문을 열고 내린 붉은 얼굴의 아저씨는 학생들이 들고 있던 올망졸망한 종이컵을 보더니 피식 비웃었다. “야, 밥그릇 가져와!” 페트병에 담긴 30도짜리 소주를 사발에 따라 단번에 마신 아저씨는 학생들에게도 소주 한 사발씩을 돌리는 틈틈이 오이 몇쪽을 먹은 다음 마지막으로 다시 한 사발을 들이켜고는 트럭을 타고 떠났다, 비틀비틀. 나는 말리고 싶었다. “저기, 형님, 음주운전… 안 되는데….”(오빠라고 부르면 형수님이 화내고, 아저씨라고 부르면 형님이 화냄.) 아저씨는 다시 비웃었다. “이제 주차할 건데 음주운전은 무슨.” 그 주차장이라는 형님네 마당이 걸어서 20분 거리잖아요, 그것도 꼬불꼬불 울퉁불퉁 흙길 따라서. 먼 옛날
[김정원의 도를 아십니까] 잡초가 몸에서 돋아나는 꿈을 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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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 살면> 母と暮せば
감독 야마다 요지 / 출연 요시나가 사유리, 니노미야 가즈나리, 구로키 하루
1948년, 나가사키에서 조산사일을 하고 있는 노부코(요시나가 사유리)는 3년 전 원폭으로 아들 고지(니노미야 카즈나리)를 잃었다. 하지만 죽은 고지가 아무렇지 않게 노부코 앞에 나타나고, 그녀는 아들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데뷔 이래 50년이 넘도록 현역으로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거장 야마다 요지의 신작.
[해외 박스오피스] 일본 2015.12.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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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알프레드슨의 신작 <스노맨>의 주요 캐스팅이 확정됐다
=과거의 미해결 사건과 관련된 연쇄살인을 둘러싼 이야기로, 마이클 파스빈더가 범죄수사대의 리더로, 레베카 퍼거슨이 그의 조력자로 출연한다. 노르웨이 작가 요네스뵈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빈 디젤이 자신이 출연한 SF영화 <리딕>을 TV드라마로 제작한다
=미국 유니버설TV와 빈 디젤이 맺은 계약의 일환으로, 1995년 빈 디젤이 설립한 제작사 원 레이스가 드라마 <리딕>의 제작을 맡는다.
-데이비드 핀처가 미국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에 이어 다시 한번 넷플릭스와 손잡는다
=그가 연출을 맡을 넷플릭스의 드라마는 <마인드 헌터>로, 수십년간 FBI 프로파일러로 연쇄살인범을 추적해온 기록을 담은 존 더글러스의 논픽션이 원작이다. 샤를리즈 테론이 핀처와 더불어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한다.
[댓글뉴스] 빈 디젤, 영화 <리딕> TV드라마 제작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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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J. 에이브럼스 감독의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가 영화 흥행사를 새로 쓰고 있다. 개봉 첫 주말 3일 동안 2억3800만달러 이상의 흥행을 기록하며 올해 초 <쥬라기 월드>가 세웠던 역대 북미 오프닝과 전세계 오프닝 신기록을 중국 개봉 전에 이미 깨부쉈다. 할리우드 역사상 개봉 첫 주말 오프닝 수입 신기록도 수립했다. 반면에 조니 뎁은 <포브스>가 선정한 2015년 몸값 제대로 못한 배우 1위에 꼽히는 불명예를 안았다. 그의 올해 편당 수익은 출연료 1달러에 1.2달러를 벌어들이는 데 그쳤다.
[UP & DOWN]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전세계 오프닝 신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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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가 연극으로 돌아온다. 영국 팰리스 극단에서 내년 7월에 선보이는 연극 <해리 포터와 저주받은 아이>가 시놉시스와 주요 배역을 발표했다. 연극은 <해리 포터> 7번째 시리즈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이후 19년이 지난 시점을 다룬다. 세 자녀의 아버지가 된 해리는 마법부의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며 ‘해리 포터 되기’의 어려움을 여전히 실감하는 중이고, 그의 막내아들 알버스는 포터 가문의 무게를 버거워한다. 아버지와 아들은 어둠이 때로 예상치 못한 곳에서 온다는 불편한 진실을 맞닥뜨린다. 연극은 <해리 포터>의 공식적인 8번째 이야기가 되는 셈이며, 조앤 K. 롤링의 원작을 바탕으로 잭 손이 극본을 쓰고, 존 티파니가 연출을 맡는다. 해리 포터 역으로는 제이미 파커, 헤르미온느 그레인저 역으로는 노마 드메즈웨니, 론 위즐리 역으론 폴 손리가 캐스팅됐다. 연극은 2부작으로 만들어진다.
뜨거운 감자는 헤르미온느 역을 맡은 노마 드메
[해외뉴스] 아버지가 된 해리, 흑인 헤르미온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