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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트풀8>는 예의 쿠엔틴 타란티노 영화에 비해 그가 사랑하는 걸작들에 대한 오마주가 비교적 희미한 작품이다. 지금까지 타란티노 영화의 사운드트랙들이 옛 노래들이 모인 컴필레이션인 데 반해 이번 O.S.T를 (웨스턴영화 음악의 대가) 엔니오 모리코네가 새로 만든 음악들로 채웠다는 점은, <헤이트풀8>가 타란티노의 유일한 ‘오리지널’ 웨스턴이라는 지표처럼 보인다.
남북전쟁이 끝난 지 오래 지나지 않은, 눈 덮인 와이오밍. 워렌 소령(새뮤얼 L. 잭슨)은 죄수 데이지 도머그(제니퍼 제이슨 리)를 이송하고 있는 존 루스(커트 러셀)의 도움을 받아 레드락으로 향한다. 그 와중에 자신을 레드락의 새 보안관이라고 소개하는 크리스 매닉스(월턴 고긴스)와 동행하게 된다. 눈보라가 점점 심해지면서 네 사람은 한 잡화점에 몸을 피하고, 먼저 도착해 있던 오스왈도 모브레이(팀 로스), 조 게이지(마이클 매드슨), 멕시코인 밥(데미안 비치르), 샌포드 스미더스(브루스 던)를 만
눈보라 속에 갇힌 비밀스러운 8인 <헤이트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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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타(루크 브레이시)는 아드레날린 중독자다. 모터사이클 선수인 그는 가파른 협곡을 질주하는 데서 희열을 느낀다. 하지만 동료의 죽음을 눈앞에서 목격한 유타는 선수 생활에서 은퇴한 뒤 FBI에 지원한다. 유타의 상사(딜로이 린도)는 훈련 중인 그에게 미해결 범죄사건을 맡긴다. 범인들은 매번 훔친 돈을 사람들에게 나눠준 뒤 모터사이클이나 스카이다이빙 등을 이용해 유유히 수사망을 빠져나간다고 한다. 유타는 이들의 목적이 익스트림 스포츠 세계에 전설처럼 전해져 내려오는 8개의 미션을 완수하는 것임을 밝혀낸다. 영국 지부 요원 파파스(레이 윈스턴)의 파트너로 임명된 유타는 수사를 위해 범죄조직의 리더 보디(에드가 라미레즈)에게 접근한다. 보디는 유타가 전직 모터사이클 선수였음을 알아보고 미션 수행에 동참하라는 유혹적인 제안을 한다.
<포인트 브레이크>는 캐스린 비글로의 <폭풍 속으로>(1991)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스포츠를 통해 범인과 금지된 우정을 쌓는 FBI
압도적인 풍광과 스릴 넘치는 스포츠 <포인트 브레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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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던 변호사 석원(정우성)은 끔찍한 교통사고로 최근 10년간의 기억을 잃어버린다. 가족도 친구도 잘 떠오르지 않아 늘 멍하게 지내야 하는 석원은 사고 후유증 상담을 위해 찾은 병원에서 우연히 진영(김하늘)을 알게 된다. 설명할 수 없는 끌림으로 둘은 이내 연인으로 발전하고, 석원은 잃어버린 과거를 떨치고 진영과의 밝은 미래를 꿈꾸며 삶의 희망을 되찾기 시작한다. 하지만 파편처럼 불쑥불쑥 떠오르는 지난 시간의 기억들은 계속해서 석원을 괴롭히고, 결국 자신의 아픈 기억과 마주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고 만다.
<나를 잊지 말아요>는 멜로드라마의 전형적인 외형을 갖추고 있지만, ‘기억상실’이라는 소재를 통해 관객으로 하여금 조각난 기억들을 짜맞추어 이야기를 재구성하게 만듦으로써 영화의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석원을 향한 진영의 알 수 없는 행동들도, 하나둘 드러나는 석연치 않은 석원의 과거 행적들도 가장 중요한 ‘퍼즐 한 조각’이 맞추어지는 영화 종반까지 설명이 유보된다.
조각난 기억들을 찾아가는 이야기 <나를 잊지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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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망 있는 작곡가이자 지휘자인 프레드(마이클 케인)는 24년간 몸담은 베니스 오케스트라 활동을 뒤로하고 은퇴를 선언한다. 긴 휴식기에 접어든 프레드는 딸 레나(레이첼 바이스)와 함께 스위스의 단골 호텔을 찾는다. 친구인 감독 믹(하비 카이텔) 역시 <생의 마지막 날>이라는 제목의 시나리오 작업을 위해 작가들과 머무는 참이다. 프레드와 믹은 서로 매일의 소변량을 체크하는 것으로 안부 인사를 대신한다. 또 다른 투숙객인 지미(폴 다노)는 영화배우인데 이전 캐릭터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을 고민한다. 이외에도 거동이 불편해진 전직 축구선수, 공중부양을 꿈꾸는 수도승, 대화를 한마디도 하지 않는 부부 등이 머문다. 어느 날 영국 여왕이 프레드에게 특사를 보내 필립 왕자의 생일을 기념한 자리에서 그의 일생일대의 역작, <심플 송>을 지휘해줄 것을 요청한다. 그러나 프레드는 이 제안을 거절한다. 그의 관심을 끄는 것은 오히려 신문에 실린 미스 유니버스 당선 기사다.
나이 듦을 다루는 하나의 방식 <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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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쇼트> The Big Short
감독 애덤 매케이 / 출연 크리스천 베일, 스티브 카렐, 라이언 고슬링, 브래드 피트 / 수입•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 개봉 2016년 1월21일
“이건 시한폭탄이에요.” 모두가 안도하고 있던 지난 2005년, 헤지펀드 매니저 마이클 버리(크리스천 베일)는 세계경제의 위기를 직감했다. 그로부터 2년 뒤, 그는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월스트리트가 큰 혼란에 빠졌을 때 웃을 수 있었던 몇 안 되는 승리자가 되었다. <빅 쇼트>는 마이클 버리를 비롯해 세계 금융 위기를 미리 예측했던 네명의 금융인이 어떻게 은행을 상대로 20조원가량의 천문학적인 금액을 벌어들일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머니볼> <라이어스 포커> 등의 작품을 통해 대상의 구조와 이면의 모습을 조명하는 데 지속적으로 관심을 쏟아온 마이클 루이스의 동명 논픽션을 바탕으로 하는 만큼, 지적이면서도 날카로운 대사의 향연을 기대해볼 만하다.
[Coming Soon] 세계 금융 위기를 미리 예측했던 네명의 금융인 <빅 쇼트> The Big Sh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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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한 집은 천장이 너무 낮아 숨이 막혔다. 옆집과 맞닿은 벽이 합판처럼 텅텅 울리는 걸 발견했을 땐 계약기간이고 뭐고 바로 뛰쳐나가고 싶었다. 매일 밤 인터넷으로 원룸 매물을 검색하고 원룸 생활자들의 카페에 가입해 이런저런 하소연을 읽고 내린 결론은, 이런 집은 흔하고 모든 집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었다. 집이라고도 할 수 없는, 간신히 방인 공간. 예전 같았으면 질색했을 요란한 패브릭을 걸고 방을 점령하는 것이 어느새 나의 힐링 인테리어가 되었다. 6평에서 8평 사이의 원룸을 2년 단위로 옮겨 다니는 사람들. 빨래건조대와 육중한 행거가 시야에 들어오지 않는 공간을 찾아 카페로 나가는 이들에게 중견 연예인의 전원주택 인테리어 프로그램은 아무런 흥밋거리가 되지 못한다. 그리고 최근 새로 시작한 방 꾸미기 예능인 JTBC <헌집줄게 새집다오>는 이 간격을 메운다.
의뢰인의 방을 고스란히 스튜디오 세트로 옮겨 인테리어 배틀을 벌이는 포맷은 자사 예능 프로그램인 <냉장고
[유선주의 TVIEW] 집 꾸미기의 디테일이 살아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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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016 <잡아야 산다>
방송
2015 <VIXX의 어느 멋진 날>
2014 <정글의 법칙 in 브라질>
2014 <형돈이와 대준이의 히트제조기> 시즌2
2014 <형돈이와 대준이의 히트제조기>
2013 <플랜V 다이어리>
2012 <다이어리>
2012 <마이돌>
“좋은 영향을 미치고 싶다.” 아이돌그룹 빅스(VIXX)의 막내 혁으로 더 잘 알려진 한상혁의 말버릇이다. 연기에 대한 포부를 말할 때도, 배우 친구들을 사귄 얘길 들려줄 때도, 신년 계획을 꺼내놓을 때도 끝말은 항상 같았다. 아이돌로 데뷔하면서는 “당장은 아니어도 언젠가 연기를 시작하면 먼 훗날에라도 좋은 영향을 미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소망했고, 첫 영화 출연작인 <잡아야 산다> 현장에서 만난 신강우, 김민규, 문용석과는 “지금 같이 (영화) 데뷔한 순간을 잊지 말고 서로 좋은 영향을 미치는 동료가 되자고 약
[who are you] 좋은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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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은 ‘살만 칸의 해’였다. 지난 7월 개봉한 <카쉬미르의 소녀>에 이어 11월 개봉한 <프렘 라탄 단 파요>는 또다시 발리우드를 접수하고 전세계적으로 40억루피를 거둬들였다. 하지만 지난 12월, 또 다른 메가톤급 배우 샤룩 칸이 돌아오며 그의 독주에 제동을 걸었다. 샤룩 칸이 주연을 맡은 발리우드 블록버스터 <딜왈레>는 이미 개봉 전부터 표가 매진되고 암표가 거래되는 등 진풍경을 연출했다. 이번 영화는 특히 샤룩 칸과 당대 최고의 콤비를 이룬다는 평을 받는 카졸의 동반 출연으로 기대를 모았다. 15년에 걸친 라즈(샤룩 칸)와 미라(카졸)의 운명적 사랑을 다룬 <딜왈래>는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진행된다. 라즈는 한때 갱단 두목의 양아들로 조직의 일을 도맡아 했던 냉혈한이다. 과거에 라즈는 미라를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미라는 원수지간인 갱단 두목의 딸로 의도적으로 라즈에게 접근한 것이었고, 그 사실을 몰랐던 라즈는 배신
[델리] 살만 칸 vs 샤룩 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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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호랑이 사냥의 의미
<대호>(2015)는 1925년 일제의 호랑이 수렵을 소재로 한다. 실제로 일제의 수렵에 의해 한반도의 맹수들이 멸종되었다. 이는 물론 제국의 식민지배의 일환이자 자연에 대한 지배를 과시하려는 근대인의 욕망과 관련이 있다. 1907년 조선 군대를 해산한 일본은 ‘총포 및 화약류 단속법’을 제정하여 조선인의 총기소지를 금했다. 그러나 1913년 총독부는 호랑이처럼 해로운 짐승을 제거하는 데 협력하는 조선인에게 총포류를 빌려주라는 지침을 내린다. 엔도 기미오의 책 <한국 호랑이는 왜 사라졌는가?>에는 “호랑이를 산신으로 숭배해온 조선에 많은 일본인이 신식의 연발총과 군총을 들고 밀어닥쳐 1897년부터 1926년에 걸쳐 호랑이를 멸종시켜버렸다”는 기술이 나온다. 일제는 조선인들에게 인간을 해치는 호랑이를 잡아주겠다는 명분을 내세웠고, 일본인들에게는 조선의 전 지역에 이동과 정착이 가능하도록 안전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표면
[황진미의 영화비평] 인간에 대한 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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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추상적인 분노에 사로잡혀 있었다.” 이탈리아 모더니즘 문학의 대표 작가인 엘리오 비토리니는 자전적 소설 <시칠리아에서의 대화>를 이렇게 시작했다. 네오리얼리즘의 정치와 초현실주의의 환상을 섞은 이 작품에서 비토리니는 어느 인쇄공 남자의 입을 통해 파시즘 시대를 살아가는 고통을 털어놓았는데, 그는 그것을 ‘추상적인 분노’라고 압축했다. 명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매일 원인 모를 분노 속에 산다는 뜻이리라. 이제 29살인 인쇄공 남자는 15년 만에 시칠리아의 고향을 찾아간다(비토리니도 한때 인쇄공이었다). 그 며칠의 여행 동안 남자는 추상적인 분노의 이유를 조금씩 알아갈 것이다. 그 분노, 오직 그만의 것일까?
정치영화와 시칠리아
1960, 70년대 이탈리아의 정치영화를 말할 때, 경쟁적으로 거론되는 두 감독이 엘리오 페트리와 프란체스코 로지다. 두 감독 모두 좌파를 대표하는 영화인들로, 이탈리아의 정치부패를 다루며 명성을 쌓았다. 민감한 주제와 전투적인 정
[한창호의 트립 투 이탈리아] ‘추상적인 분노’를 찾아가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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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 마그리트처럼 시작하고 싶다. 이 글은 여행기가 아니다. 아마 그래야 할 것이다. 나는 임권택 감독님의 전작 회고전을 따라 프랑스 낭트영화제에서 시작해서 파리 시네마테크(La Cinematheque Francaise, 이하 ‘파리(에 있는) 시네마테크’로 표기)로 이어지는 열흘에 걸친 모험극의 시간을 가졌다.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다. 일정은 살인적이었고 나는 거의 매일 숨 돌릴 틈도 없이 무대에 올라가서 영화를 소개하고 라운드 테이블에 앉아야 했다. 물론 수없이 많은 관객과의 대화 시간을 가져보았고 그보다 더 많은 영화를 관객 앞에서 소개했으며 종종 기이한 라운드 테이블에도 앉아보았다. 하지만 단 한번도 프랑스 관객을 상대로 영화를 소개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이 사람들을 가늠할 수 없었다. 나라마다 다른 영화 ‘관객’ 문화가 있으며, 시네 클럽을 이끌던 앙드레 바쟁과 앙리 랑글루아의 전통 아래 진행되어온 스타일의 디테일이 무언지 누구도 내게 이야기해준 적이 없었다. 원칙을 알
임권택이라는 102편의 영화, 혹은 공존할 수 없는 영화들이 이루는 임권택이라는 하나의 별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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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디스 홈> Daddy’s Home
감독 숀 앤더스 / 출연 윌 페렐, 마크 월버그, 린다 카델리니
온순한 성격의 라디오 방송국 간부 브래드(윌 페렐)는 아내 사라(린다 카델리니)가 데려온 두 양아들에게 좋은 아버지가 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한다. 하지만 날건달 같은 친아버지 더스티(마크 월버그)가 갑자기 나타나 브래드를 방해한다. <대디 보이>(2012), <스트레스를 부르는 그 이름 직장상사2>(2014) 등 꾸준히 코미디영화를 연출하고 있는 숀 앤더스의 신작이다.
[해외 박스오피스] 미국 2015.12.2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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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신작 <애프터 더 스톰>의 개요를 공개했다
= 기키 기린, 아베 히로시, 마키 요코가 출연하는 가족 드라마로 현재 후반작업 중이다. 무능력한 작가 료타가 자애로운 어머니, 전 부인의 사려깊음으로 가족의 가치를 깨닫는 이야기. 요시자와 다이요, 이케마쓰 소스케, 릴리 프랭키, 고바야시 사토미도 합류했다. 제69회 칸국제영화제 제출 예정이며 2016년 5월21일 일본에서 개봉한다.
-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케르크>를 연출한다
=1940년 프랑스 북부 케르크에서 대규모의 연합군이 구출된 실화를 소재로 했다. 톰 하디와 케네스 브래너가 캐스팅됐고, 현재 프랑스에서 촬영지를 물색 중이다.
-<인터스텔라>(2014)가 2015년에 해적판으로 가장 많이 유통된 영화가 됐다
=4600만여건이 넘는 불법 다운로드가 이뤄졌으며, 2위는 4400만여건을 기록한 <분노의 질주: 더 세븐>(2015)이다.
[댓글뉴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신작 <애프터 더 스톰> 개요 공개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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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홍이 트위터에 한국과 일본의 위안부 협상 기사를 공유하며 일침을 가했다. 그는 사과는 하되 잘못을 인정하지 않을 때 쓰는 말 ‘sorry not sorry’로 일본의 태도를 비꼬며, 해시태그 ‘comfort women’(위안부), ‘sexslaves’(성노예), ‘위안부’를 덧붙였다. 한편 닉 피졸라토가 각본과 제작을 맡은 <트루 디텍티브> 두 번째 시즌은 수많은 매체의 ‘올해 최악의 TV쇼’ 리스트에 올랐다. 저스틴 린, 존 크롤리 등이 연출을 분담한 시즌2는 방송 당시에도 전작보다 별로라는 평을 받았다.
[UP & DOWN] 이기홍, 일본 위안부 협상 일침 ‘sorry not sor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