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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과 삶, 고통과 치유를 담은 히로카즈의 씨앗들 <환상의 빛>
대학을 갓 졸업한 무렵 한 선배의 부음을 들었다. 나보다 고작 몇 학번 위 선배의 죽음은 당황스러웠다. 누군가의 죽음은 늘 “어떻게?”라는 질문을 이끈다. 그 죽음이 자의에 의한 것이라면 애도 이전에 “왜?”라는 또 다른 질문으로 접어들게 한다. 유서가 있든 없든 그 “왜?”는 늘 만족스러운 답변을 얻지 못한다. 그것은 막다른 골목이다. 살아남은 이들에게 그가 남긴 유서는 그 골목 끝에 끄적인 낙서와 같다. 어쩌면 그 “왜?”는 죽은 이가 아니라 남은 자신들을 위한 것일지도 모른다. 선배는 술을 마셨고, 바다로 나갔다고 했다. 함께 있었던 이들은 그것이 ‘사고’인지 ‘자살’인지 시원하게 답해주지 못했다. 그 뒤로 한동안 술을 마실 때마다 그녀가 그날 들은 파도 소리는 어땠을까 생각하는 버릇이 생겼었다.
이 영화를 보고 나오다 젊은 여성 둘이 나누는 대화를 우연히 듣게 되었다. “그 남자는 여자를 진심으로
[김지미의 영화비평] 상실 이후에 당도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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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입소문이란 게 인터넷을 타고 돌지 않았으니, 이른바 ‘진성’이었다. 문 닫고 댓글 조작단을 꾸려서 홍보 효과를 낼 수는 없었다. 스포일러도 극히 개인적이었으며( ‘글쎄 주인공이 다시 살아난대’ 하는 정도의), 고작 한다는 게 개봉날 가짜 손님을 줄세우는 정도였다. 단관 개봉이 대부분이었으니 가능한 일이었다. <시네마 천국>이 입소문을 타기 전이었다. 나랑 내 친구. 의대 다니던 그 녀석은 유급 전문이었고 나는 원래 학교를 안 가는 버릇이 있던 때였다. 주제가의 멜로디를 흥얼거리며 극장을 나서다 나는 결심했다. “시칠리아에 가는 거야.”
영화는 원래 사기다. 사단장이 예고하고 시찰 나온 훈련장 같은 거다. 눈에 보이는 게 다 가짜다. 그런 줄 몰랐다. 시칠리아에 가서야 알았다. “토토는 어디 있는 거야, 도대체.”
<시네마 천국>은 이탈리아에 관한 환상극이다. 알면서도 속는다. 영화를 본지 몇년 후의 일이다. 한창 잡지사 기자로 일할 때였다. 비슷비
[내 인생의 영화] 박찬일의 <시네마 천국> 토토 어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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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풍경과 스펙터클이 공존하는 <도리를 찾아서>
몇달 전 픽사 애니메이션의 캐릭터에 대한 글을 쓸 기회가 있었다. 그중 한 꼭지에서는 ‘언성 히어로’(unsung hero)를 꼽아야했다. 제일 먼저 떠오른 캐릭터가 바로 ‘도리’였다. 한 작품에서 주인공에 필적할 만한 활약을 펼쳤으며, 픽사를 뛰어넘어 애니메이션 전체를 보더라도 낙천적 성격과 실행력을 겸비한 가장 출중한 긍정의 아이콘이며, 화려하지 않은 외모이지만 나름의 매력을 한껏 소유한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도리를 꼽은 나 자신의 심미안에 적잖이 뿌듯해하는 것도 잠시, <니모를 찾아서>를 검색하자마자 더이상 도리는 언성 히어로가 아니었다. 한창 개봉 준비를 하고 있는 가장 핫한 캐릭터였기 때문이다. 그럼 그렇지, 일개무명의(더군다나 게으르기까지 한) 평론가가 떠올린 캐릭터의 매력을 픽사에서 놓칠 리가….
<니모를 찾아서>가 개봉한 2003년으로부터 13년이 흘렀다. 그 작품에 참여했던
[나호원의 영화비평] 잊었던 것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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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상반기가 마무리됐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8.3% 하락한 박스오피스 성적을 두고 분석이 한창이다. 부진한 성적을 두고 거론되는 여러 요인 중 하나는 기대작의 흥행 부진이다. 이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영화가 덩컨 존스 감독이 연출한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이하 <워크래프트>)인데, 이 영화의 흥행을 이야기할 때 북미 박스오피스 성적만 언급하는 것은 이를테면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형국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워크래프트>는 중국에서 박스오피스의 역사를 새로 썼다. 개봉 첫날 4600만달러를 벌어들이며 중국 박스오피스 역사상 단일 흥행 기록으로는 두 번째로 높은 수익을 올렸고, 첫주에 1억5700만달러의 흥행 수입을 올리며 2016년 중국 박스오피스 최고 흥행작으로 성큼 올라섰다. 이 영화가 미국에서 첫주에 벌어들인 흥행 수입이 2416만달러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그 차이는 놀라울 정도다.
선례가 없었던
[LA]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 사례로 보는 할리우드에서의 중국 시장 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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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먹방’에서 걸그룹 멤버를 보는 것이 새삼스럽지 않다. 먹는 프로그램에 나왔으니 열심히 먹는 것이 당연하다고 해야 할까? JTBC는 아예 걸그룹만 따로 모은 토너먼트 형식의 야식 먹방 <잘 먹는 소녀들>을 내놓았다. 김준현처럼 유별난 대식가와 경쟁할 필요 없이 또래끼리 좋아하는 음식을 먹는 쪽이 더 보기 편해야 할 텐데 실상은 그렇지가 않았다. 인터넷 사전 생방송은 여성이 먹는 모습을 품평하는 기본 포맷과 심야에 네 시간 동안 먹게 하는 가학성으로 많은 비판을 받았다.
이 문제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궁금해서 본방송을 시청했다. 우리만 문제 삼지 말라는 듯, 출연자 자료화면마다 타 방송 캡처 화면과 연예뉴스 제목을 잘라 붙였는데 ‘소녀’들이 잘 먹는다고 뉴스에 오르내렸던 메뉴는 전투식량, 개불, 닭발, 번데기, 산낙지, 삭힌 홍어 등이었다. 얼굴이 흉해보이도록 입을 크게 벌린 장면, 39초 만에 흡입 따위의 문구를 모아놓으니 방송과 연예뉴스가 무대 밖의 걸그룹에게
[유선주의 TVIEW] <잘 먹는 소녀들> 소녀 아니면 이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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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스>Truth
감독 제임스 밴더빌트 / 출연 케이트 블란쳇, 로버트 레드퍼드 / 수입 영화사 오원 / 배급 라이크 콘텐츠 / 개봉 8월18일
제아무리 견고한 방죽이라도 개미 구멍 하나에 무너질 수 있는 법이다. 신뢰할 만한 언론의 오보 사고라면 두말할 것도 없다. 2004년, 조지 W. 부시 대통령 재선 유세 중 <CBS> 시사 프로그램 <60분>은 부시가 군복무 중 비리를 자행했다는 증거를 입수한다. <60분>을 이끄는 베테랑 프로듀서 메리 메이프스(케이트 블란쳇)는 <CBS> 간판 앵커 댄 래더(로버트 레드퍼드)와 손을 잡고 부시의 비리에 관해 심층 보도 방송을 내보낸다. 하지만 곧 증거 조작이 의심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메리와 댄은 역풍을 맞을 위기에 처한다. 실제 이 일로 여성 언론인으로 명성이 높았던 메리는 진상조사 직후 해임되었고, 24년간 <CBS>의 얼굴이었던 댄도 이듬해 앵커 자리를 내려놓아야만 했
[Coming Soon] 세상을 뒤흔들 감춰진 진실 <트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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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미녀와 야수”라는 마동석과 “야수라기엔 너무 멋있다”는 정유미, <부산행>에서 부부를 연기한 이들이 서로 칭찬을 쏟아낸다. “평소 좋아하는 배우인데, 내 남편 역할을 맡았다니 얼마나 반갑던지! (웃음)” 하지만 두 배우 모두 서로 부부로 호흡을 맞추게 되리라곤 예상하지 못했다. “그간 서로 완전히 다른 캐릭터들을 연기해왔으니까. (웃음) 예상치 못한 인연이어서 더 좋았다”는 정유미의 말에, 마동석이 “공유와 정유미가 부부면 너무 뻔하지 않았겠나. 색다른 재미를 준 것 같다”고 덧붙인다. ‘뻔하지 않게’ 만난 두 배우는 서로를 “마요미”와 “정요미”라고 부르며 호흡을 맞췄다. 마동석이 “정유미는 항상 진심으로 연기하는 배우다. 마음이 잘 통했다”고 말하니, 정유미가 “연습 없이 즉석에서 맞춰도 어색하지 않고 합이 맞더라”고 받는 두 배우의 호흡이 영화 속 못지않다.
<부산행>에 탑승한 남편 상화(마동석)와 임신한 아내 성경(정유미) 부부는 재난 속에서
[커버스타] 드디어, 라는 느낌 - <부산행> 정유미 & 마동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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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영화 속의 소년 소녀, <부산행>의 최우식과 안소희는 풋풋함 그 자체다. 서로에게 손을 내밀고, 뛰고, 엎어졌다가도 달려나가는 씩씩함. 감염자들과의 처절한 사투 속에서도 교복 위에 야구 점퍼를 걸친 소녀와 배트를 쥔 소년의 청신한 사랑스러움은 좀처럼 감춰지지 않는다. 최우식과 안소희가 맡은 고등학교 야구부 4번 타자 영국과 그를 짝사랑하는 야구부 응원단장 진희는 십대 소년 소녀의 진가를 그대로 드러내는 인물들이다. 안소희는 진희를 “밝고 당찬 소녀”라고 말한다. “좋아하는 마음을 숨기지 않고 표현하는 솔직한 아이다. 극한 상황에 처하자 영국에게 의지하기도 하고 무서우면 떨기도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정의로워지기도 한다.” 진희의 옷을 그대로 입은 안소희와 달리, 영국은 최우식이 캐스팅되면서 초반 설정이 살짝 바뀌었다. “연상호 감독님이 처음 영국을 설정했을 땐 고등학생이지만 체격도 좋고 액션도 잘하는 4번 타자였는데, 내가 이 역할을 맡다보니 비실비실한 모습도 생겼
[커버스타] 몸사리지 말자 - <부산행> 최우식 & 안소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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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인상은? 조각상이다!” “수안아, 그런 얘기는 (녹음기에 본인 얼굴을 가까이하며) 더 크게 말해도 돼.”“조. 각. 상. 하하하! 근데 이렇게 멋있는 아빠가 세상에 어디 있지?” <부산행>에서 부녀로 만난 공유와 김수안이 첫 만남을 떠올린다. ‘조각상’ 공유 앞에서 부끄러워 몸을 배배 꽜던 김수안은 이제 스스럼없이 공유를 “아빠”라고 부른다. 공유가 김수안에게 할 말이 있는 눈치다. “수안아, 오늘 처음 말하는데 촬영장에서 모두들 수안이를 예뻐할 때 아빠는 한발 떨어져 있었어. 혹여나 수안이가 연기하는 데 영향이 갈까봐. 알고 있었니?”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네. 아빠 성격이 원래 조용하고 소심한가보다 했는데. (일동 웃음) 근데 아빠가 티 안 나게 되게 잘해줄 때가 있다. 정말 진~~심 같은 게 보였다. 아, 이걸 어떻게 설명하지. 대충 알아들으셨죠? (웃음)”
인터뷰 내내 두 사람은 웃었지만 <부산행>에서는 그럴 수 없었다. 펀드 매니저로 바
[커버스타] 중심잡기 - <부산행> 공유 & 김수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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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내 말만 들었으면 많이 살 수 있었을 텐데….”
김의성이 자신이 맡은 용석 캐릭터를 변호하고 나선다. 좀비 바이러스 때문에 사람들이 변해가는 아비규환의 상황. KTX 특실 칸에 석우(공유)와 함께 타고 있던 용석은, <부산행> 유일의 전담 악역이다. 번듯한 슈트 차림으로 부산 출장쯤 가는 듯한 중년의 남자는, 아마 이 난리통이 아니었다면 그저 적당히 교양 있는 사람으로 우리 곁을 스쳐 지났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는 소동이 거듭될수록 저 살기에 급급해 나 몰라라 하는 냉혈한의 모습을 보이며, 같은 칸의 사람들을 선동하는 데 앞장선다. ‘악’을 대변하는 용석에 대해 연상호 감독은 이렇게 말한다. “용석이야말로 거의 유일하게 이성적으로 행동하는 사람이 아닐까. 실제로 사회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고 치자. 나머지 착한 역할은 개개의 캐릭터로 등장하니 많아 보일 뿐이지 아마 90%의 사람들이 용석과 같은 얼굴을 보일 것이다.” 겁에 질린 용석의 클로즈업 컷을 시발점으로,
[커버스타] 풍요 이후의 고민들 - <부산행> 연상호 감독 & 김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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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상호 감독은 좀비 바이러스가 창궐한 부산행 KTX를 전속력으로 운전한 이 열차의 기관사다. 아비규환인 열차의 칸을 책임진 건 공유, 김수안, 마동석, 정유미, 최우식, 안소희 그리고 김의성이었다. “배우가 각 장면에서 어떤 역할을 하냐에 따라 영화가 생명을 갖게 되고, 배우들도 그 안에서 생명을 갖게 된다.” 118분의 급박한 상황에서 좀비를 피해 전속력으로 뛰어다녔던 배우들이 직면한 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민낯이었다. 한국 최초 좀비물을 선언한 <부산행>의 주역들을 한자리에서 만났다. 열차칸에서의 격렬한 액션, 뜨거운 선로 위에서 토해냈던 감정 하나하나까지, 지난 촬영의 열기가 고스란히 전해지는 자리였다. <부산행>에 대한 배우들의 사랑이 한층 격하게 느껴지는 블록버스터급 커버 스토리를 공개한다.
[커버스타] 관객이여 부산행 급행열차를 타라! - <부산행> 연상호 감독과 주연 배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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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30일 폐막한 제15회 미쟝센단편영화제 경쟁부문 수상자들을 전화로 인터뷰했다. 6개 부문의 최우수작품상을 받은 주인공들이다. 비정성시 부문 수상자인 <여름밤>의 이지원 감독은 “청년실업 문제에 관심이 많아 취업 준비생과 고3 수험생간의 이야기를 썼다. 이번 수상은 시나리오를 쓰며 보낸 지난 시간들이 헛되지 않았음을 말해주는 것 같아 기쁘다. 계속 영화를 해나갈 힘이 생겼다”고 전했다. 식스 센스 부문 최우수작품상은 <내앞>의 김인근 감독에게 돌아갔다. 영화는 1910년 일제에 의해 국권피탈이 자행됐을 때의 저항운동을 그린 전기영화다. 감독은 “믿기지 않는다. 심사위원분들께서 영상과 사운드가 좋다는 평을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기쁨을 전했다. <그건 알아주셔야 됩니다>로 희극지왕 부문 수상의 주인공이 된 한지수 감독은 “영화의 만듦새에 비해 큰 상을 받아 앞으로가 두렵고 불안하기도 하다. 자만하지 않고 더 좋은 영화로 미쟝센단편영화제를 다시 찾겠다”고
[인디나우] 제15회 미쟝센단편영화제 경쟁부문 수상자 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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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솔루틀리 패벌러스: 더 무비> Absolutely Fabulous: The Movie
감독 맨디 플레처 / 출연 그웬돌린 크리스티, 카라 델레바인, 레벨 윌슨, 킴 카다시안, 제니퍼 사운더스
런던 최상류층의 삶을 누리고 있는 에디나(제니퍼 사운더스)와 팻시(조애나 럼리). 상류층의 고급 선상 파티에 초대받은 둘은 실수로 영국 패션계의 아이콘, 케이트 모스를 물에 빠트려 죽게 한다. 각종 미디어와 유명 인사들의 비난에 쫓겨 결국 이들은 무일푼의 도망자 신세가 된다. 영국 에서 1992년부터 방영된 동명의 TV드라마 시리즈를 극장판으로 제작했다. 미국과 영국이 합작한 코미디영화이며 맨디 플레처 감독의 데뷔작이다.
[해외 박스오피스] 영국 2016.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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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봉이 김선달> 사막에서 보일러 팔기, 알레스카에서 에어컨 팔기
[정훈이 만화] <봉이 김선달> 사막에서 보일러 팔기, 알레스카에서 에어컨 팔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