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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배우 진우(유아인)는 스타 작가 경아(이미연)의 드라마에 출연하며 한류스타로 발돋움한다. 몇년 후, 달라진 입지를 과시하듯 경아의 캐스팅 제안을 거절하던 진우는 우연히 경아가 미혼모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수년 전의 사건을 더듬는다. 성찬(김주혁)네 가게에서 마주친 나연(이솜)과 수호(강하늘)는 첫눈에 서로에게 호감을 느낀다. 둘은 SNS로 서로를 탐색하는 시기를 거쳐 현실 속 연인으로 발전하지만 수호는 나연에게 자신의 비밀을 말할 자신이 없다. 집주인과 세입자 사이인 주란(최지우)과 성찬은 만나기만 하면 티격태격댄다. 사기를 당해 금전적으로 어려워진 주란이 반대로 성찬의 집에 세입자로 들어가면서 관계에도 변화가 온다. 발도 넓고 오지랖도 넓은 성찬은 주란의 연애를 위해 SNS 코칭을 시작한다.
<좋아해줘>는 SNS를 연애의 발판으로 삼는 요즘의 연애 풍속도를 담는다. 현실에서처럼 여섯 남녀에게도 무신경한 댓글은 거절의 의미로 읽히기 일쑤고 타임라인 복습은 연애 도입
세 커플의 호흡이 돋보이는 작품 <좋아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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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익 감독의 <동주>는 윤동주(강하늘)와 그의 사촌이자 오랜 친구인 송몽규(박정민)에 관한 영화다. 혹은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의 아픔을 각자 다른 방식으로 살아낸 예술가와 활동가에 관한 영화이기도 하다. 영화는 두 사람의 상반된 기질을 부각시키는 데 집중한다. 송몽규는 일찍이 등단하지만 이후 독립운동에 전념하며 학생들을 조직하는 데 앞장서는 반면, 말수가 적고 섬세한 심성을 지닌 윤동주는 내내 홀로 시를 쓴다. 함께 연희전문학교를 다닐 때에도,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같이 옥살이를 할 때에도 독립을 염원하고 일제의 탄압에 저항하는 마음은 윤동주와 송몽규 모두 마찬가지인 것으로 그려진다. 다만 송몽규와 달리 윤동주에게 문학은 어디에서도 저버릴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끝내 <동주>는 일제강점기에도 달리 글을 쓸 수밖에 없었던 어느 시인의 부끄러움에 관한 영화다. 내레이션으로 삽입된 윤동주의 시들은 모두 그 부끄러움에 관해 고백하고 있다.
흑백으로 제작된 <
내레이션으로 삽입된 윤동주의 시 <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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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나 베게너(에디 레드메인)와 게르다(알리시아 비칸데르)는 각각 풍경화와 인물화를 주로 그리는 화가 부부다. 게르다의 명성은 아이나에 비해 낮은데, 두 사람은 이것이 실력 차라기보다는 성차로 인한 것임을 잘 알고 있다. 게르다는 발레리나 울라(앰버 허드)를 모델로 인물화를 그리는 중이다. 발부분만 남겨둔 상태인데 울라가 나타나지 않자 게르다는 장난삼아 남편에게 발 모델이 되어줄 것을 청한다. 못 이긴 척 아내의 청을 승낙한 아이나는 스타킹의 감촉에서 잃어버렸던 쾌락을 느낀다. 베게너 부부는 울라로부터 무도회에 초대받는다. 아이나가 자신의 유명세로 부담을 느끼자 게르다는 아이나에게 여장을 권한다. 망설이던 아이나는 결국 릴리 엘베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가지고 무도회장으로 향한다. 아이나는 그곳에서 헨릭(벤 위쇼)을 만나고 그의 적극적인 구애에 못 이겨 키스를 나눈다. 이 장면을 목격한 게르다는 큰 충격에 빠진다.
세계 최초 성전환수술을 한 남자로 일컬어지는 아이나 베게너의 실화를
세계 최초 성전환수술을 한 남자 <대니쉬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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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거> Hunger
감독 스티브 매퀸 / 출연 마이클 파스빈더, 스튜어트 그레이엄 / 수입•배급 오드 / 개봉 3월
스티브 매퀸의 데뷔작이다. 1981년, 메이즈 교도소에 수감된 바비 샌즈(마이클 파스빈더)는 단식 투쟁을 시작한다. 그는 영국으로부터의 완전한 독립을 위해 싸우는 아일랜드공화국군(IRA)의 일원이다. 바비와 함께 수감된 많은 아일랜드 청년들은 죄수복을 거부해 알몸으로 추운 옥중 생활을 견디고, 교도관들이 만들어놓은 질서에 저항하며 옥사 벽을 배설물로 칠한다. 먼저 국내 개봉한 <셰임>(2011)과 <노예 12년>(2013)으로 이미 증명했듯 스티브 매퀸은 저항하는 인물의 의연함을 긴밀한 장면의 연결로 섬세하게 드러낼 줄 안다. 가해자의 위치에 놓인 이들 역시 사적 영역에선 평범하고 연약한 인간에 불과하다. 앳된 얼굴의 군인은 폭력의 수라장 한켠에서 소리 죽여 울며, 교도관은 병든 노모를 방문하다 뜻하지 않은 죽음을 맞는다. 보편적
[Coming Soon] 스티브 매퀸의 데뷔작 <헝거> Hun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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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이 영화는 친절하지 않다. 감독은 자신이 알고 있는 전부를 보여주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숨겨진 부분들에 대해 짐작할 수는 있다. <아버지의 초상>(2015)은 다만 대부분 영화에서 ‘시네마틱한 말하기’라 믿는 ‘시점의 자유로운 이동’에 대해서만 거부한다. 이 점이 이 작품을 독특한 위치로 끌어올린다. 과거 다큐멘터리영화의 감독들이 선호하던 사실적 화면의 취향과 함께, 스테판 브리제는 자신의 영화를 더 미니멀한 것으로 세공해낸다. 이 미니멀한 미장센에 대한 의지는 그의 이전 작품들에서도 찾을 수 있는 특징이다. <마드무아젤 샹봉>(2009)이나 <어 퓨 아워스 오브 스프링>(2012) 등 이전의 연출작들은 주인공의 심리를 3인칭 관점에서 최대한 간소화해 풀어낸다는 점에서 흡사한 리듬감을 지녔다. 하지만 이 전략은 인공적 절제미를 더 강조해 보여준다. 간소화되고, 그래서 아름답다. 사실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다큐멘터리의 전통을 찾
[이지현의 영화비평] 단순한 확신의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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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함과 간결함을 추구하는 예술과 문화적인 흐름’이라 정의되는 미니멀리즘(minimalism)이라는 용어를 여러 번 들었지만 와닿지 않았다. 그런데 ‘Minimalism’이라는 트위터 계정의 이미지들이 내 시선을 끌었다. 애써 노력한 흔적마저 지워버린 순간에 도달한 그 안정감은 요사이 내가 절실히 원하는 바로 그 느낌이었다.
나는 왜 갑자기 그런 가르침이 예사롭지 않게 느끼는 것일까. 뒤늦게 철이 들어서일까. 아니, 인간은 그렇게 쉽게 바뀌지 않는다. 아니면 시대의 징후일까. 시대의 징후를 추적하려면 서점에 가야 한다. 나는 교보문고에 가서 도서검색용 컴퓨터를 두드린 끝에 <미니멀리스트>라는 책을 찾아냈다. 잘나가던 직장에 사표를 던진 후, 편안한 소파와 책 몇권만 남긴 채 물질적 요소를 최소화하고 살고 있다는 두 남자의 이야기다. 예술이 아니라 삶 자체를 미니멀하게 하자는 이야기가 이 시대 사람들에게 호소력을 가지게 된 모양이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 간디, 이런
[조광희의 디스토피아로부터] Wi-Fi 미니멀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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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상과학 소설가인 아서 C. 클라크나 팝 가수 엘튼 존, 그리고 비틀스의 폴 매카트니는 모두 영국 왕실로부터 작위를 받았다. 다시 말하면 엘튼 존 ‘경’이다. 후작이나 남작, 백작 등은 마치 <삼총사> 속 달타냥에게나 주어지는 중세시대의 명칭 같지만, 현대 영국에서는 예술인들에게도 폭넓게 이런 작위를 수여하는 모양이다. 그리고 그 영예는 중세시대의 그것 못지않다. 이 작위를 추리소설가로서 1971년에 받은 인물이 있다. 추리소설의 여제 애거사 크리스티다. 그녀의 수많은 명작 중에 으뜸이라고 꼽히는,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And Then There Were None)를 그녀의 탄생 125주년을 맞아 <BBC One>에서 3부작 특집 드라마로 방송했다. 번역본이 늘 그렇듯이 ‘그리고 아무도 남지 않았다’의 제목을 단 번역본을 처음 접한 나로서는 ‘남지 않았다’의 오싹함이 더 깊숙이 와닿지만, 어쨌든 추리소설 좀 읽어본 사람이라면 손에 꼽을 정도의 명작
[김호상의 TVIEW] 125년을 건너온 오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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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016 <감옥에서 온 편지>
2016 <동주>
2015 <검은 사제들>
2015 <성난 변호사>
2014 <패션왕>
드라마
2015 <용팔이>
188cm의 껑충한 키에 담박하고 수수한 얼굴. 소탈한 차림새로 스튜디오로 성큼 들어온 민진웅은 “큰 키 때문에 험상궂은 역할을 자주 맡는다”며 웃어 보였다. 드라마 <용팔이>의 우직한 경호원 상철, <성난 변호사>의 투박하고 어설픈 용역 갑수, <패션왕>의 마초 두치에 이어 곧 개봉할 <감옥에서 온 편지>에서 특수부대 출신 살인청부업자를 맡았다는 그다. 그런 그가 <동주>에서 맡은 역할은 여태까지와는 다르다. 동주(강하늘)와 몽규(박정민)의 연희전문학교 동기이자, 쾌활하고 속깊은 친구 처중 역을 맡은 그는 “처중의 평범하지만 인간미 있는 모습에 끌려 지원했다”고 한다.
“동주와 몽규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하고
[who are you] 평범함이 성실함과 만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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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매년 초가 되면 볼만한 영화를 찾기 힘들다. 이 시기에 개봉하는 영화는 영화사들이 포기한 작품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반면 TV는 사정이 다르다. 겨울 시즌을 겨냥하거나, 이벤트성 특집 프로그램으로 편성된 각종 채널의 작품들이 비수기 극장가에서 멀어진 관객의 눈을 사로잡는다. 14년 만에 귀환한 <엑스파일> 시즌10이나 <Syfy>의 신작 SF 드라마 <더 익스팬스>, ‘성인 버전의 <해리 포터>’라 불리는 <더 매지션스> 등이 그 예다. 그중 주목할 만한 작품이 지난 1월31일 3시간 분량의 생방송으로 방영된 <폭스TV>의 <그리스: 라이브>다. 몇해 전부터 <NBC>가 <사운드 오브 뮤직>이나 <피터팬> <위즈> 등의 라이브 뮤지컬을 야심차게 발표했기 때문에 폭스에서도 이번 작품을 준비했던 것. 보통 라이브 뮤지컬에 한두명의 유명 배우나 가수가 등장한
[뉴욕] 볼만한 영화 드문 연초엔 TV로 눈을 돌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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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가렐의 영화에서 음악의 삽입이 종종 난데없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음악이 어떤 장면의 시작에 앞서 장면의 성격을 예견하는 표지점으로 사용되는 것이 일반적이라면 어색한 지점에서 음악이 돌출되는 경우가 간혹 있기 때문이다. <평범한 연인들>(2005)에서 연인의 얼굴 클로즈업 위로 이따금 흘렀다가 멈추길 반복하는 분절된 음악, 혹은 부분적 무성영화라 할 <그녀는 조명등 아래서 그토록 많은 시간을 보냈다>(1985)에서 영화의 침묵을 찢고 니코의 <All Tomorrows Parties>가 흐르던 장면이 대표적이다. 음악이 흐를 때의 느낌은 마치 장면을 보던 감독이 머릿속에서 불현듯 떠올리고 이것이 영화에 실시간으로 반영되기라도 한 것 같다. 이로 인해 그의 영화 속 음악은 상반된 두 기능을 동시에 취한다. 장면에 갑작스레 끼어들어 몰입을 방해하는 동시에 장면을 어루만지면서 더 깊이 몰입하게 한다.
<인 더 섀도우 오브 우먼> 속 첫 음
[김소희의 영화비평] 권태와 생동의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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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끊임없이 괴롭히는 욕망 때문이든, 아니면 언젠가는 필연적으로 마주해야 하는 공포 때문이든 인간은 오래전부터 죽음의 의미를 찾으려고 했다. 인간이 죽음에 집착하는 것은 그래서 필연적이다. 심지어 어느 지점부터 인간은 죽음을 동경했다. 고대 그리스의 염세주의에서부터 근대의 낭만주의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사의 찬미’는 삶의 사악함, 허무함은 물론이고 초월, 속죄, 구원, 의지의 순결 등 모든 것을 담아왔다.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죽음을 그린 수많은 예술들 가운데서 나는 말러의 교향곡 ‘대지의 노래’를 꼽지 않을 수 없다.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이 작품의 제목은 ‘현세의 노래’라고 불려야 그 의미가 더욱 명확해진다(이 곡의 독일어 제목인 ‘Das Lied vonder Erde’에서 ‘에르데’(Erde)는 땅, 지구라는 뜻도 있지만 현세, 이승이라는 뜻도 있다). 왜냐하면 전체 6악장의 이 교향곡에서 마지막 악장이자, 연주 시간 약 30분에 이르면서 전체 작품의
[황덕호의 시네마 애드리브] 누가 죽음을 숭고하다 하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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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을 앞둔 어느 술자리였다. 스포츠 신문 연예부 기자인 선배는 수심이 가득했다. 몇달을 쏟아부어 터뜨린 스캔들 기사가 당사자들의 무반응과 더불어 만인의 비웃음만 산 게 얼마 전이기 때문이었다. 선배는 억울했다. “내가 그 주변 인물을 100명은 취재했을 거다.” 우리 엄마도 내 주변 인물인데 내가 30년 넘게 연애 한번 못해본 줄 안다고. 설움에 겨워 먼저 취해버린 선배를 보내고 자리에 남은 누구도 그 말도 안 되는 스캔들을 믿지 않았다. 넌 그 둘이 말이 된다고 믿냐? 아니, 이게 무슨 헛소리인가 했지.
그리고 며칠이 지나 새해가 밝았다. 우리는 모두 경악했다. 어느 연예 매체가 그 말도 안 되는 스캔들을 데이트 현장 사진과 함께 공개했던 거다, 아아, 사랑은 위대한 거였구나, 그리고 사진도. 우리는 반성했다. 너는 기사 하나를 쓰기 위해 100명을 취재한 적이 있더냐. 영화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의 기획사 장 대표(진경)는 기자면 소설을 쓰지 말고 기사를 쓰라고
[김정원의 도를 아십니까] 10년 뒤를 생각해도 당당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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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보이> The Boy
감독 윌리엄 브렌트 벨 / 출연 로렌 코핸, 루퍼트 에반스, 짐 노튼
<데블 인사이드>(2012), <늑대인간: 더 오리지널>(2013) 등 꾸준히 호러영화로 필모그래피를 채우고 있는 감독 윌리엄 브렌트 벨의 신작. 미국 몬태나 출신의 그레타(로렌 코핸)는 명망 있는 가문의 유모 일을 맡게 돼, 영국의 외딴 마을로 향한다. 그녀는 자신이 돌볼 브람스가 오래전 화재로 목숨을 잃은 아이를 본뜬 인형이란 걸 알게 되고, 식료품 배달원 말콤(루퍼트 에반스)과 함께 인형에 얽힌 비밀을 밝혀나간다.
[해외 박스오피스] 미국 2016.1.2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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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영어덜트 재난 소설 <샌드캐슬 엠파이어> 영화화에 참여한다
=작가 케일라 올슨의 소설로 2049년 기후 변화, 홍수, 인구 과잉 등으로 황폐해진 지구에서 활동하는 급진단체 울프팩과 에덴이란 여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평소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디카프리오가 파라마운트 픽처스와 함께 제작할 예정이다.
-흑인 노예 문제를 다룬 <국가의 탄생>(The Birth of a Nation)이 선댄스영화제에서 그랑프리와 관객상을 수상했다
=미국 드라마 부문 그랑프리를 수상한 네이트 파커 감독의 <국가의 탄생>은 백인 농장주에 맞서 싸운 흑인 노예 넷 터너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감독이 직접 주인공 터너를 연기했으며, 영화제 사상 최고액인 1750만달러의 배급 계약도 체결했다.
-캐스린 비글로 감독이 디트로이트 폭동을 다룬 범죄영화를 연출한다
=<제로 다크 서티>와 <허트 로커>의 각본가 마크
[댓글뉴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샌드캐슬 엠파이어> 영화화 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