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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버스터즈>가 돌아왔다. 오리지널의 멤버들이 복귀하기로 계획되었던 3편의 제작은 2014년 해럴드 래미스가 세상을 떠나자 난항을 겪으며 무산되었지만, 속편에서 리부트로 방향을 잡은 <고스트버스터즈>의 연출은 <내 여자친구의 결혼식>(2011)과 <스파이>(2015)로 코미디 연출에 일가견을 보인 폴 페이그의 손으로 넘어왔다. <고스트버스터즈2>(1989)로 시리즈가 종결된 지 27년 만에 부활한 <고스트버스터즈>는 유머러스한 주인공들이 팀워크를 이루어 초자연적 현상에 맞선다는 원작의 기본을 지키면서도 시리즈를 새롭게 이어가기 위한 포석을 깔아두는 역할에 충실하다(원작의 감독 아이반 라이트먼은 제작자로 참여했다).
<고스트버스터즈>에서 두드러지는 변화는 바로 젠더 스와프(Gender Swap, 성별 교환)다. 심령 현상을 연구하다 대학에서 퇴출당한 멤버들의 이야기라는 플롯은 고스란히 유지되었지만 <
진짜배기 언니들이 떴다 <고스트버스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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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전에 참전했다 돌아온 기광(박근형)은 전쟁 트라우마와 고엽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현재는 가족과의 연마저 다 끊고 외로이 고물 버스를 운전하며 살아가는 하루살이 인생이다. 그런데 무료한 그의 일상에 갑작스런 부고가 날아든다. 아들이 자살했다는 소식이다. 기광은 착잡한 마음으로 아들의 장례식장을 찾는다. 그곳에서 기광은 아들의 가까운 선배였다는 양돈(정진영)과 손녀 보람(고보결)을 처음 만난다. 기댈 곳 하나 없이 위태롭게 버티고 선 보람이 안쓰러운 기광은 보람을 돌보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아들의 죽음이 석연치 않다고 느낀 기광은 홀로 자살 원인을 추적하던 중 고통스러운 진실과 마주한다.
한국판 <테이큰>(2002), 또는 <그랜 토리노>(2008)라 불러도 무방할 하드보일드 액션영화다. 고독한 투사로 변신한 박근형은 아무런 낙이 없는 노인의 건조한 삶, 손녀를 만나 하루하루 새로운 행복을 발견해가는 순수한 기쁨, 비정한 사회에 맞서 복수를 감행하는
혈육을 위한 거대한 이름 <그랜드 파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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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브리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아모스 오즈의 자전적 소설 <사랑과 어둠의 이야기>가 동명의 영화로 옮겨졌다. 초로의 작가가 38살에 자살한 자신의 어머니를 회상하는 형식을 취한다. 1945년 영국 통치하의 이스라엘로 거슬러 간다. 그곳은 반유대주의의 광풍이 거센 황량한 세계다. 문학을 사랑하는 여인 파니아(내털리 포트먼)는 아들 아모스(아미르 테슬러)에게 자신의 꿈 이야기와 과거의 한때, 자신이 읽었던 책 속의 구절을 들려준다. 파니아 스스로 ‘언어 앞에서 약해진다’고 말할 만큼 그녀는 언어를, 문학을 사랑하지만 그 재능을 펼칠 수 없다. 유대인이라는 태생이 그녀의 일상을 위협하고 주눅들게 한다. 히브리어 문학 작가인 남편 아리에(길라드 카하나)는 그녀와 달리 책 출간으로 잠시 기뻐하기도 한다. 겉으로는 평온해 보이지만 파니아는 시대의 현실 앞에서 자신의 한계에 직면하고 알 수 없는 불안에 휩싸인다. 부부의 현실 인식도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유대국가와 아랍국가를 건립하는
슬픔이 빚어낸 가장 아름다운 환상 <사랑과 어둠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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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종적을 감추고 살아온 전설의 톱모델 쥬랜더(벤 스틸러)와 헨젤(오언 윌슨)은 패션쇼 초청을 받고 로마로 향한다. 그러나 그들이 런웨이에서 받은 대우는 한물간 모델에 대한 조롱뿐. 한편 저스틴 비버 살해사건이 일어난다. 비버가 마지막으로 게시한 SNS의 ‘셀카’ 속 표정이 쥬랜더의 전매특허 표정과 닮아 있다는 이유로, 인터폴 글로벌 패션국의 요원 발렌티나(페넬로페 크루즈)는 쥬랜더를 소환해 수사에 나선다. 쥬랜더는 잃어버린 자신의 아들 데릭 주니어(사이러스 아놀드)를 찾아주는 대가로 그녀에게 협조한다. 그는 발렌티나의 도움으로 한 고아원에서 아들을 찾아내지만 고아원 원장은 쥬랜더의 아들을 납치해 사라진다. 그는 악당 무가투(윌 페럴)가 아들 납치의 배후라는 사실을 깨닫고, 헨젤, 발렌티나와 함께 아들이 희생당할 위기에 처한 파티장에 잠입한다.
2001년에 개봉한 <쥬랜더>의 후속편이다. 전편의 황당무계한 코미디는 계승했지만 재기발랄한 풍자와 참신한 유머는 사라지고
누구보다 아름답게 세상을 구한다! <쥬랜더 리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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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한국을 방문해 존 포드 특별 강연을 했던 일본의 영화평론가 하스미 시게히코에게 “현재 당신이 가장 주목하는 일본 감독이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지자 그는 주저하지 않고 구로사와 기요시와 아오야마 신지라고 응답한 바 있다. 놀랍지 않은 답변이었다. 당시 그들은 일본의 젊은 작가주의의 한축이었고, 세계적인 시네아스트 반열에 오른 이름들이었다. 둘 다 하스미 시게히코의 그 유명한 ‘영화표현론’ 수업을 통해 영화세계에 입문하였으며, 일본 ‘자주영화’의 장 안에서 이른바 ‘속도주자’라고 분류될 정도의 빠른 속도로 자신들의 필모그래피를 축적해가는 감독들이었다. 그러나 이후 그들을 둘러싼 상황들은 달라지고 있었다. 1년에 무려 세편의 영화까지 연출했던 이들의 필모그래피는 매우 더뎌졌다. 구로사와 기요시가 2008년에 연출한 <도쿄 소나타>는 칸국제영화제에서 찬사를 받았지만, 이후 극장용 영화 <리얼 완전한 수장룡의 날>(2013)을 선보이기까지 무려 5년이나
[스페셜] 재앙의 예언자 / 기록자 -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크리피: 일가족 연쇄 실종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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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레에다 히로카즈의 홈드라마는 언제나 평균 이상의 감동을 준다. 이 장르에서 그가 만든 최고작 <걸어도 걸어도>(2008)의 성취에 못 미친다 해도 상관없다. 좀 이상한 얘기지만 <태풍이 지나가고>는 두 가지 점에서 슬픈 여운을 남기는데, 첫째는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홈드라마가 늘 그렇듯이 죽음과 이별을 포함하여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인생에 대한 단호한 체념 같은 것이 배어 있는 영화이기 때문이고 둘째는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 중에선 가장 친절하게 관객에게 설명하려드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고레에다의 화법은 이미 충분히 친절한데도 그는 점점 관객을 신뢰하지 못하는 상태로 가는 게 아닌가라는 의심이 든다. 이는 더 많은 관객을 원하는 게 아니라 더 관객이 줄어드는걸 원하지 않는 연출의 방어심리인 것 같아 슬프다. 묘하게도 이는 영화 속 기키 기린이 연기하는 할머니 요시코가 아들과 딸, 며느리에게 줄곧 중언부언하며 잔소리를 하는 상황과 겹쳐 다가온다. 상황을 돌이킬 수
[스페셜] 단념의 정조 -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태풍이 지나가고>가 영화적 호흡을 쌓아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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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대표하는 두 감독의 영화가 나란히 개봉했다. 1962년생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태풍이 지나가고>(7월27일 개봉)와 1955년생 구로사와 기요시의 <크리피: 일가족 연쇄 실종 사건>(8월18일 개봉)으로, 두 작품은 그들 필모그래피의 연장선에서 무척 중요한 자리에 놓여 있다. 또한 지금 일본영화계의 현재와 그로부터의 변화 모두를 끌어안고 있다. 김영진, 정지연 평론가 모두 두 작품을 얘기하면서 각각 그들의 최고작이라 여기는 <걸어도 걸어도>(2008)와 <큐어>(1997)를 떠올린 것도 무척 의미심장하다. 그러면서 두 영화가 그들의 보다 단호해진 시선을 보여준다고 말한다. 김영진 평론가는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홈드라마가 늘 그렇듯이 죽음과 이별을 포함하여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인생에 대한 단호한 체념 같은 것이 배어 있어 슬픈 여운을 남긴다”고 했고, 정지연 평론가는 “일본 사회를 인식했던 구로사와 기요시의 시선이 20여년 전보다 더
[스페셜] 멈추지 않고 창작하는 두 일본 감독의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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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요섭 감독의 <범죄의 여왕>은 <1999, 면회>(2013), <족구왕>(2014)에 이은 광화문시네마의 세 번째 영화다.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 영상원 전문사 13기 동기들이 만든 광화문시네마는 <굿바이 싱글>(2016), <1999, 면회>의 김태곤 감독, <돌연변이>(2015)의 권오광 감독, <족구왕>의 우문기 감독, <범죄의 여왕>의 이요섭 감독, <소공녀>를 준비 중인 전고운 감독 그리고 김보희•김지훈 프로듀서가 꾸려가고 있다. 광화문시네마의 존재를 확실히 알린 작품은 <족구왕>이었다. 2014년 여름, <군도: 민란의 시대> <명량> <해적: 바다로 간 산적> <해무>와 맞붙었던(!) <족구왕>은 4만6천여 관객을 불러모으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족구왕>의 바통을 이어받은 이요섭 감독의 &
[스페셜] “우리의 헤드라이트는 계속 켜져 있다” - <범죄의 여왕> 이요섭 감독과 <족구왕> 우문기 감독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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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이 만든 영화, 청소년을 소재로 한 영화, 청소년이 가족과 함께 즐길 만한 영화까지. ‘영화’와 ‘청소년’이란 키워드를 엮어볼때 떠오르는 거의 모든 범주의 영화들이 한곳에 모인다. 제1회 안양국제청소년영화제가 9월1일 개막을 앞두고 있다. 이제 막 첫삽을 뜨는 영화제지만 2001년 1회를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15년간 개최돼온 대한민국청소년창작영화제가 그 전신이다. 대한민국청소년창작영화제가 지닌 공모전으로서의 기능을 유지하되 다양한 영화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축제로서의 성격이 뚜렷해졌다. 청소년 배역의 연기로 관객에게 선명한 인상을 남겼던 배우 서신애와 이이경이 영화제의 홍보대사를 맡았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경쟁부문을 포함해 총 아홉개 섹션에서 40여편의 영화를 상영한다.
제1회 안양국제청소년영화제의 시작을 알리는 개막작은 스티븐 헤렉 감독의 <위풍당당 질리홉킨스>다. 세살 무렵부터 위탁가정을 전전해온 열두살 소녀 질리가 엄마에게 자신이 학대받고 있다는 거짓 편지
[영화제] 제1회 안양국제청소년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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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우드의 여름이 무척 뜨겁다. 지난 7월 개봉한 <술탄>은 현재까지 자국 기준 흥행수익 30억루피(약 501억6천만원)를 넘으며 기록적인 성공(역대 흥행 3위)을 거두고 있다. 살만 칸 주연으로 중년의 전 레슬링 챔피언이 격투기 선수로 재기하기 위해 분투한다는 내용의 영화다. 이야기의 배경은 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술탄(살만 칸)은 아르파(아누쉬카 샤르마)를 본 순간 그녀에게 첫눈에 반한다. 하지만 올림픽을 꿈꾸는 여자 레슬링 유망주인 아르파는 뛰어난 레슬링 선수에게만 마음을 허락하겠다며 술탄의 관심을 일체 거부한다. 술탄은 그런 그녀의 마음을 얻기 위해 레슬링에 뛰어들고, 각고의 노력 끝에 성공 가도를 달리며 그녀의 마음을 얻는 데 성공한다. 그런데 올림픽을 앞두고 아르파는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되고 올림픽을 향한 자신의 꿈을 포기한다. 한편 술탄은 성공을 거듭하며 점차 오만해지는데, 술탄 없이 홀로 출산을 하게 된 아르파는 그의 부재로 수혈을 받지 못한 채 아이
[델리] 7월 개봉해 현재까지 엄청난 흥행 기록하고 있는 <술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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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더릭 와이즈먼의 다큐멘터리 <내셔널 갤러리>가 미술관을 다룬 다른 다큐멘터리와 비교해 확연한 형식적 차이가 있음을 짧게나마 ‘<내셔널 갤러리> 프리뷰’(<씨네21> 1069호)에서 언급한 바 있다. 이때 구체적인 작품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혹자는 알렉산더 소쿠로프의 이름을 비교 대상으로 떠올렸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여기에서 다른 작품들과 비교해 <내셔널 갤러리>가 다른 작품과 어떻게 다른지를 자세히 분석하지는 않을 생각이다. 적절한 비교 대상을 선별하는 것이 곤혹스러울 뿐만 아니라 <내셔널 갤러리>의 방식만이 옳다고 주장하거나 다른 작품과 그저 맥없이 비교하는 데 그치는 글을 쓰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다. 가령 과거를 재현하는 것 역시 현재일 수밖에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 소쿠로프의 방식이라면 와이즈먼은 철저히 현재를 기록하되 그것이 과거와 상상적 연결점을 갖도록 만든다. 한쪽을 선호한다고 말할 수 있을지라도 어떤 것이 낫다거나
[김소희의 영화비평] <내셔널 갤러리>와 프레더릭 와이즈먼이 포착한 신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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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외계인의 특수분장에도 가려지지 않는 기품이라니. <스타트렉 비욘드>의 메인 빌런, 크롤은 구시대 전쟁영웅이었으나 평화를 얻은 뒤 버려지자 비뚤어져서 살의를 키운 캐릭터다. 초록 분장보다도 보기 흉한 건 그의 ‘어버이연합’스러운 사고방식에 ‘중2병’스러운 인정욕구의 결합일 터인데, 그럼에도 근본 없는 괴물처럼 보이지 않는 건 오로지 배우 이드리스 엘바의 공이다. 외계인 분장이 걷어지고 마침내 발타자르 에디슨 함장의 모습이 드러날 때, 그는 괴물 뒤에 자리한 인간의 모습을 드러내며 만면에 감정을 싣는다. 떡 벌어진 어깨에 두툼한 손과 발을 지닌 190cm의 거구이지만, 그윽하고 선한 눈에서는 풍부한 감정들이 쏟아져나온다. 악당임에도 잠시 캐릭터에 대한 혼란에 빠지게 되는 대목이다.
탄탄한 몸과 섬세한 얼굴, 보기만 해도 든든한 이 영국 출신 미남자는 단단한 위압감과 품위를 지녔다. 추운 겨울에 넉넉한 모직코트를 휘감고, 두터운 양장본 서적을 품에 그러안았을 때 느껴지
[액터/액트리스] 허물어지지 않는 기품 - 이드리스 엘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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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미>는 직장에서 쫓겨나고 남편에게도 버림받아 자존감을 잃은 여성, 타미가 알코올중독자 할머니와 난장판 여행길에 올랐다가 범죄에 연루되는 코미디 로드무비다. 어느새 ‘누구도 예상치 못한’ 할리우드 최고 주연배우 타이틀을 획득한 멜리사 매카시가 할머니 역을 맡은 수잔 서랜던과 함께 여행길에 오른다. 왠지 25년 전 <델마와 루이스>의 루이스가 할머니가 되어 돌아와 못난 손녀 정신 차리게 만들어주는 이야기 같지 않은가? <고스트버스터즈>의 댄 애크로이드와 <미저리>의 캐시 베이츠도 깜짝 출연해 재미를 더하는 이 영화의 감동은 멜리사 매카시가 직접 쓴 각본에 꽉 들어차 있다.
01 패스트푸드점에서 일하는 타미가 낡아빠진 자동차를 끌고 출근을 하다가 사슴과 부딪쳐 사고를 낸다. 이것이 영화의 첫 장면이다. 어쨌든 사고가 났으니 타미의 몰골이 말이 아닐 텐데도 그녀는 꾸역꾸역 출근을 한다. 점장은 그녀를 보자마자 해고 통보를 한다. 아마도 그
[김현수의 야간재생] “내 인생은 내가 찾을래” <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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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인간이 어떻게 움직이는가보다 무엇이 인간을 움직이는가에 더 흥미를 느낀다.” -피나 바우슈
나에게 <곡성>(2016)은 몸짓으로 기억되는 영화이다. 일본인 외지인(구니무라 준)이 네발로 기어가는 행동, 무명(천우희)이 종구(곽도원)에게 돌 던지는 모습, 효진(김환희)의 악몽으로 뒤틀린 몸짓, 종구의 가위 들린 몸의 움직임, 좀비(?)가 나타났을 때의 떼 소동, 일광(황정민)의 구토 장면 등 많은 인상적인 몸짓을 보여준다. <엑소시스트> 같은 귀신 들림을 소재로 하는 영화들에서 나타나는 기이한 몸짓들이 불가능한 몸의 형태를 통해서 공포감을 일으키고 있다면, <곡성>의 몸짓은 일상적일 수도 있는 몸의 움직임을 이야기 안에 배치하여, 영화를 앞으로 전진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다. 영화를 보고 난 후, <곡성>의 인상은 무용 공연에서 받은 느낌을 닮아 있다. 서사 구조보다는 인상적인 몸짓들의 연속, 행동들의 콜라주 같은 느낌이 먼저
[윤웅원의 영화와 건축] <곡성>이 보여준 '현실의 조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