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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제65회 칸국제영화제 기간, 당시는 미하엘 하네케가 <아무르>(2012)를 통해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던 때였다. 그때 찍은 인터뷰를 기점으로 다큐멘터리의 시간은 거슬러 올라간다. <하얀 리본>(2009)의 북부 독일의 마을에서 <피아니스트>(2001)의 배경이 된 빈, 그리고 <미지의 코드>(2000)의 파리를 지나 데뷔작 <일곱 번째 대륙>(1989)에 이르기까지 무려 20년이 넘는 시간이 스크린에서 되살아난다. 다큐멘터리 감독 이브 몽마외르는 촬영 과정에서 드러나는 영화의 함의를 분석하는 대신, 연출 과정을 살피는 데 더 집중한다. 이자벨 위페르나 수잔느 로터 등 유명 배우들의 인터뷰가 객관적 자료들을 발설하면, 텔레비전 다큐멘터리나 메이킹 필름 등 숨겨진 이미지들이 창작 방식의 비워진 틈을 메운다. 실상 하네케의 영화가 제작 과정의 흔적을 지우며 완성된다는 점에 비교하면, 이 다큐멘터리가 그의 창작 방식과 정반대 방
거장 미카엘 하네케의 현장 <감독 미카엘 하네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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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째 생일을 맞은 날 아침 눈을 뜬 잭(제이콥 트렘블레이)은 방 안의 사물들에게 아침 인사를 건넨다. “안녕 화분, 안녕 TV, 안녕 세면대….” 천장의 채광창이 그나마 답답함을 견디게 해주는 좁은 방에서 잭은 엄마 조이(브리 라슨)와 단둘이 산다. 태어나 방 밖을 나가본 적 없는 잭에겐 이 방이 세상의 전부다. 방 안의 사물과 엄마만이 ‘진짜’이며 방 밖엔 우주가 있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다. 조이는 열일곱살에 납치돼 창고를 개조한 방에 갇혀 7년을 보냈다. 그동안 납치범 닉(숀 브리저스)의 아이를 낳아 엄마가 됐다. 일주일에 한번 닉이 제공하는 식량에 의존해 살아가던 조이는 잭을 더이상 가두어 키울 수 없다고 생각해 탈출을 계획한다. 탈출은 극적으로 성공하지만 세상으로 나온 그들에겐 매스컴의 카메라가 따라붙고 세상의 편견이 들러붙는다.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진 에마 도노휴의 소설 <룸>이 원작이다. 근친강간, 납치와 감금이라는 충격적인 사건을 천진한 아이의 시선으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수상작 <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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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일, 시저!> Hail, Caesar!
감독 조엘 코언, 에단 코언 / 출연 조지 클루니, 조시 브롤린, 스칼렛 요한슨, 레이프 파인즈, 채닝 테이텀, 틸다 스윈튼, 조나 힐 / 제공•배급 UPI 코리아 / 개봉 3월24일
무비 스타가 사라졌다. 1950년 할리우드, 당대 최고의 대작 <헤일, 시저!>를 촬영하던 도중 주인공 배어드 휘트록(조지 클루니)이 납치되고 ‘미래’를 자처하는 세력으로부터 의문의 협박편지가 날아온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제작사는 스타들의 평판 유지를 위해 암약하는 스튜디오의 해결사 에디 매닉스(조시 브롤린)에게 사건 해결을 의뢰한다. 에디가 일단 몸값을 마련하기 위해 현금을 끌어모으는 사이 여배우 디아나 모런(스칼렛 요한슨)에게도 사건이 터지고, 에디는 가십 언론이 이를 알아내기 전에 일을 수습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할리우드 황혼기의 이면을 위트 있게 풀어낸 <헤일, 시저!>는 코언 형제를 위해 마련된, 코언 형제에게
[Coming Soon] 무비 스타가 납치됐다 <헤일, 시저!> Hail, Caes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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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히티(Tahiti)는?
정식 명칭 / 프랑스령 폴리네시아(본 섬인 타히티로 통용됨)
수도 / 파페에테(Papeete)
사용 언어 / 공용어는 타히티어와 프랑스어. 호텔, 레스토랑, 관광지 등에서는 영어 통용.
시차 / 한국시간보다 19시간 늦음(타히티시간=한국시간+5시간-1일).
통화 / 프렌치 퍼시픽 프랑(CFP, XFP). 유로로 환전해 현지에 도착한 뒤 공항이나 리조트에서 현지 화폐인 퍼시픽 프랑으로 환전하면 된다. 리조트 안에서는 신용카드나 유로화로 통용.
항공편 / 우리나라에서 타히티까지 직항편이 없다. 일본 도쿄를 경유하는 것이 가장 편한 방법이며, 비행시간은 도쿄에서부터 11시간10분 정도 걸린다.
프롤로그
“타히티는 왜?” 타히티에 출장 간다고 하니 회사 동료, 친구, 가족 등 주변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한 질문이다. 얘기가 나온 김에 물어보자. 타히티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버킷리스트의 단골 메뉴이자 신혼여행지인 보라보라 섬? 타히티와 보라보라는 각기 다른
Ia Ora na, FIFO! 안녕, 오세아니아다큐멘터리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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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ggy, Windy, Rainny, but you must pretend it’ s luxurious natural mist.” (안개 끼고, 바람 불고, 비가 와도 그냥 고급 천연 미스트라고 생각하자고!) 연일 찌푸린 겨울, 예테보리의 궂은 날씨를 잠재울 운율 맞춘 진행자의 발언이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래, 이렇게 웃으며 이들 모두 스웨덴에서 가장 암울하다는 겨울의 끝, 2월을 보내고 있구나 싶었다. 스톡홀름에 이은 스웨덴 제2의 도시로 알려진 항구도시 예테보리에 도착하던 날, 공항에 픽업 나온 영화제 관계자는 “불과 얼마 전에 내린 20cm의 폭설에 비하면 다행”이라며 이곳의 짓궂은 날씨를 경고했다. 눈 대신 연일 비가 오는 날씨 덕분에 ‘천연 미스트’를 온몸에 맞은 초대 손님들이 2월6일 저녁 드래곤 어워드 시상식이 열린 스토아 극장에 모였다. 올해로 제39회째를 맞은 예테보리국제영화제는 스칸디나비아 지역을 아우르는 최대의 영화제로 전세계 영화를 이곳에 불러오고,
양성평등과 다양성, 스웨덴영화에선 기본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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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의 서울, <씨네21> 사무실에 두장의 초청장이 도착했다. 한장은 스웨덴 남부 도시 예테보리에서 열리는 예테보리국제영화제로부터, 그리고 또 한장은 프랑스령 폴리네시아의 섬 타히티에서 열리는 오세아니아다큐멘터리영화제로부터였다. 2월 최저기온 영하 5도로 밤이 지속되는 겨울의 도시와, 고갱의 그림에서나 보았던 남국의 풍경이 살아 있는 연일 29도의 더위가 지속되는 여름의 도시에서의 초대. 두 지역의 기온차는 잊자. 한곳은 영화제의 열기로 긴긴 겨울 끝자락의 무료함을 상쇄시키고 있었고, 한곳은 영화제의 활기로 피할 수 없는 더위를 만끽하고 있었다. 영화라는 연결고리로 시작된 투어는 종국에는 스웨덴과 타히티를 향한 애정과 찬사로 끝맺음되었다. 자고로 영화제가 열리는 지역치고 좋지 않은 곳이 없다 하지 않았나. 이 시즌을 기억해뒀다 한번쯤 두곳을 찾길 강력 추천한다. 이방인을 그 어느 때보다 따뜻하게 맞아주는 축제의 시간을, 지면으로 풀어보았다.
Invitations to Film Festiva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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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민망하고 남우세스럽다. 한국 야당 정치인들이 미 대선 돌풍의 주역인 버니 샌더스와 닮았다고 다투는 볼썽사나운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 좋게 봐서 정치 마케팅이지 사실 그 어떤 정치적 비전과 가치도 없다는 자학의 고백이기 때문이다. 시대를 읽는 혜안이 없으니 저 선거 열기만 생선가게 고양이처럼 탐욕스럽게 곁눈질하는 표정들.
그러나 버니 샌더스 열풍은 곁눈질로 커닝할 수 없는 논술형 시험문제에 가깝다. 얼마 전,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가 <르몽드>에 기고한 것처럼, 샌더스 현상은 레이건에서 시작되어 지금의 오바마까지 지속되고 있는 신자유주의를 다른 형식으로 바꾸려는 움직임이다. 그 분석이 옳다. 미국 자본주의의 지층이 뒤틀리고 있다는 신호다. 대기업의 경제적 성과가 늘어나면 저소득층에도 혜택이 돌아갈 거라는 신자유주의의 노래가 울려퍼지는 동안 최저임금은 40년째 동결되었고, 상위 1%의 부자들이 미국 전체 소득의 23.5%를 소유하는 미증유의 불평등이 초래되었다. 급기야
[이송희일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이제 더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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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아나운서이자 여행 작가인 손미나 ‘허핑턴포스트코리아’ 편집인과 같이 일할 기회가 생기면서, 그녀가 교장으로 있는 인생학교(The School of Life)에 대해 알게 되었다. 2008년 작가 알랭 드 보통이 런던에서 시작한 이 학교는 2015년 서울에 개교하기까지 멜버른, 이스탄불, 안트베르펜 등 세계 아홉 개 도시에 분교를 두고 있는 비정규 학교다.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인생’에 관해 알려주는 학교라고 하겠다.
비록 강의를 들어보지는 못했지만, tvN의 새 예능 프로그램- 단기속성 액팅클라스- <배우학교>의 포스터를, 티저 광고를 볼 때부터 인생학교가 오버랩되었다. 배우 박신양의 눈빛 때문이었다. 그의 눈빛은 1996년 그가 데뷔한 양윤호 감독의 영화 <유리> 속의 그것과 변함이 없었다. 다른 곳을 바라보는 것 같은데 결국 나를 바라보고 있는 그의 눈빛은 흔해진 체험형 예능의 범주에서 시선을 벗어나게 했다. 중견배우 이원종, 로봇연기로 다시 유명
[김호상의 TVIEW] 진심을 배우는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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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016 <더 킹>(촬영 준비 중)
2016 <아티스트: 다시 태어나다> (후반작업 중)
2016 <무서운 이야기3>(후반작업 중)
2015 <순정>
2015 <동주>
2014 <태양을 쏴라>
2014 <오피스>
2014 <신촌좀비만화>
2014 <피 끓는 청춘>
2013 <감기>
2013 <들개>
2013 <전설의 주먹>
2012 <댄싱퀸>
2011 <파수꾼>
단편영화
2011 <붉은 손>
2011 <종말의 바보>
2010 <그룹 스터디>
2008 <연애담>
2007 <세상의 끝>
드라마
2014 <일리있는 사랑>
2014 <너희들은 포위됐다>
2013 <드라마 스페셜-사춘기메들리>
2012 <골든타임>
2012 <신들의
[박정민] “열등감도 내게 좋은 에너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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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016 <동주>
2014 <사랑이 이긴다>
2013 <완전 소중한 사랑>
2012 <577 프로젝트>
2009 <킹콩을 들다>
단편
2016 <과대망상자들>
2015 <동심> <야누스>
2014 <접점>
2012 <난자완스> <마크의 페스티벌>
2010 <그룹스터디>
연극
2014 <의자는 잘못없다> <사랑이 불탄다>
2013 <데스데모나는 오지 않아>
2011 <하녀들>
드라마
2012 MBC <오늘만 같아라>
<동주>는 시인 윤동주(강하늘)와 송몽규(박정민)가 일제강점기 현실에 눈뜬 뒤 어떤 태도로 투쟁해나갈지를 스스로 결정하는 과정을 담는다. 문학적 감수성이 풍부했던 동주는 밤하늘의 별조차 헤아릴 수 없었던 시대의 슬픔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캐릭터다. 그래서 최희서가
[who are you] 보이지 않는 마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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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여배우 멜라니 로랑 하면 떠오르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쿠엔틴 타란티노의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에서 히틀러에게 화끈한 복수를 하고 통쾌하게 웃는 쇼산나의 얼굴이나, 사랑에 어설퍼 방황하며 눈물 흘리는 <비기너스> 속 아나의 가녀린 얼굴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그녀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이라면 그녀가 카메라 앞이 아닌 뒤에서는 재능 넘치는 감독으로, 그리고 스크린 속이 아닌 현실에서는 환경운동가로서 훨씬 더 열정적인 활동을 벌여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런 그녀가 그간 쌓아온 배우, 연출가, 환경운동가로서의 경력을 깡그리 모아 또 다른 사고를 쳤다. 국제환경보호단체 콜리브리스 공동 창건자 시릴 디온과 함께 <내일>(2014)이라는 환경다큐멘터리를 연출해, 지난해 12월 초 파리에서 열린 유엔 기후변화회의에 맞춰 개봉한 것이다.
<내일>은 2100년 지구 멸망론을 전해듣고 낙심하는 멜라니 로랑과 시릴 디온의
[파리] 더 나은 내일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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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우샤오시엔의 <자객 섭은낭>을 보고 한때 좋아했던 장이머우의 <영웅: 천하의 시작>(2002, 이하 <영웅>)과 <연인>(2004)을 다시 봤는데 끝까지 보기가 힘들었다. 일단 거기 담긴 세계관과 태도가 전혀 다르다. <자객 섭은낭>은 대의를 위해 희생하는 강호영웅의 행동을 전혀 다른 각도에서 해석하고 있다. 이에 비하면 장이머우의 영화들은 상투적이다. <영웅>의 마지막 장면은 천하를 위해 주인공이 암살을 포기하는 것으로 끝나는데, 개봉 당시에 나는 이 장면을 장이머우가 중국 인민들을 역사상 처음으로 굶주림에서 벗어나게 해준 공산당 독재를 상징적으로 추인하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연인>에서 3일을 같이 지낸 남자와 도망치기 위해 3년 동안 애인이었던 남자를 버리는 여자의 선택을, ‘십면매복’이라는 중국어 제목처럼 평생 젊은 시절을 자기 의지로 살지 못했던 장이머우 세대의 자기고백처럼 받아들인 것도 좀 부끄러
[김영진의 영화비평] 섬세한 묘사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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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라디오헤드는 사운드클라우드 계정에 “메리 크리스마스, 포스가 함께하길”로 끝나는 메시지와 함께 <007 스펙터>(2015)의 미사용 주제곡을 올렸다. 아름다운 곡이다. 반복해서 듣다보니 <007 스펙터>를 두 파트로 나눈, 만들어지지 않은 미지의 영화를 상상하게 된다. 샘 스미스의 곡을 쓴 파트1에서 스완(레아 세이두)이 본드(대니얼 크레이그)에게 “당신은 어쩔 수 없는 암살자니까”라고 하며 떠나버리고, 라디오헤드의 곡을 쓴 파트2에서 본드가 마침내 암살자를 때려치우고 스완에게 돌아가면서, <007 카지노 로얄>(2006)에서 베스퍼(에바 그린)로 인해 파괴되었던 영혼을 되찾으며 다니엘 크레이그 007을 마무리했다면 어땠을까? 만들어진 영화는 그 모든 일을 해결하기엔 러닝타임이 짧고 호흡이 가빴다. 영혼은 그렇게 쉽게 되찾을 수 없다.
서로 사랑하는 둘이 세계로부터 도주한다는 낭만
기대한 프랜차이즈가 아쉬움을 안긴 대신, 전혀 기대치
[박수민의 오독의 라이브러리]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도망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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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3일 앞으로 다가왔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수상 후보자, 수상자들만의 잔치가 아니다. 축하공연도 있고, 후보자를 소개하고 오스카 트로피를 전달할 시상자들도 있다. 배우 이병헌이 초대되기도 했다. 한마디로 아카데미 시상식은 영화를 중심으로 한 거대한 TV쇼다. 아카데미 시상식 공식 홈페이지(http://oscar.go.com/)는 이 쇼에 참석하는 참석자를 공개했다. 크리스 록이 진행하는 이번 시상식은 한국시간으로 2월29일 10시에 열린다. 채널 CGV에서 볼 수 있다.
참석자 명단(현재까지)
J.J. 에이브럼스/ 감독
패트리샤 아케이트/ 배우
아브라힘 아타(Abraham Attah)/ <비스츠 오브 노 네이션>에 출연한 아역 배우
케이트 블란쳇/ 배우. <캐롤> 여우주연상 후보
에밀리 블런트/ 배우
스티브 카렐/ 배우
헨리 카빌/ 배우
프리얀카 초프라(Priyanka Chopra)/ 인도 배우
루이스 C.K./ 배우
아카데미 시상식에 초청된 스타들은 누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