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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0페이지의 책 속에 약 100편의 만화에 대한 이야기가 빼곡하게 들어 있다. 하드 포르노 만화에서부터 이집트 벽화처럼 촘촘히 정보가 기록된 컴퓨터 소프트웨어 정보 만화, 야쿠자의 역사와 그들의 관혼상제 규범과 예법을 만화로 알기 쉽게 그린 극강의 야쿠자 만화, 난해한 현대 회화 같은 만화, 만화가의 자서전이나 만화잡지 편집자의 회고록까지. <만화의 시간>은 만화가인 이시카와 준이 밤하늘의 별처럼 수없이 많은 만화 중에서 자신이 재미있다고 생각한 만화들을 골라 그 만화가 왜 재미있는지를 애정 넘치게 이야기한 만화에 관한 에세이다.
야심을 버리고 난 후의 유유자적과 한가로움
이시카와 준은 일본 만화계의 동료들에게 ‘리틀 메이저’라 불린다. <소년 점프> <소년 선데이> <소년 매거진> 계열의 메이저급 만화잡지에 연재를 한 적도 없고, 메이저에서 연재를 할 정도의 대중적이고 인기 있는 만화를 그렸던 작가도 아니다. 그러나 그는 포르노 만
[오승욱의 뒷골목 만화방] ‘리틀 메이저’가 만화에 바친 존경과 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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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키>
제작 용필름 / 감독 이계벽 / 출연 유해진, 이준, 조윤희, 임지연 / 배급 쇼박스 / 개봉 10월 중
한날한시에 대중목욕탕을 방문한 킬러와 배우는 공교롭게도 사물함 열쇠를 바꾸어 갖게 된다. 이 일로 성공률 100%를 자랑하는 냉혹한 킬러는 기억을 잃게 되고, 지지부진하게 살던 무명배우는 다른 이의 인생을 살아볼 수 있는 유혹적인 기회를 얻는다. 두 사람의 삶은 단박에 뒤바뀌어버린다. <럭키>는 우치다 겐지의 <열쇠 도둑의 방법>(2012)을 리메이크한 영화다. 원작에서 차가운 킬러와 어수룩한 기억상실 환자를 천연덕스럽게 연기했던 가가와 데루유키 역할이 <럭키>에선 유해진에게로 넘어왔다. 냉탕과 온탕을 자유로이 오갈 유해진의 연기가 가장 기대를 모은다. <야수와 미녀>(2005)를 연출했고, <남쪽으로 튀어>(2012) 시나리오를 썼던 이계벽 감독의 두 번째 연출작이다. 주류가 아닌 주인공들의 사연을
[Coming Soon] 네 남녀의 냉탕과 온탕 사이 <럭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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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스카페이스> 리메이크 프로젝트의 연출자로 거론되고 있는 안톤 후쿠아 감독의 신작 <매그니피센트 7>은 율 브리너와 스티브 매퀸 주연의 서부극 <황야의 7인>(1960)을 리메이크한 영화다. <황야의 7인> 또한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7인의 사무라이>(1954)를 리메이크한 작품. 영화사의 걸작에 과연 어떤 색을 덧입혔을지도 궁금하지만 동시에 국내 관객에게는 배우 이병헌이 어떤 역할로 출연하는지 역시 기대 포인트일 터. 그 때문인지 지난 6월15일,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에서 열린 미디어 행사에서 만난 안톤 후쿠아 감독은 <매그니피센트 7>을 소개하는 내내 이병헌의 이름 발음에 상당히 신경을 썼다. “촬영장에서는 발음이 너무 어려워 ‘BH’라고 불렀다”는 감독의 소개와 함께 기자들에게 미리 공개한 이병헌의 액션 영상은 영화에서 그가 맡은 캐릭터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는 걸 보여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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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보고] <황야의 7인> 리메이크한 <매그니피센트 7> 안톤 후쿠아 감독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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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지일관.’ 공유가 <밀정>의 의열단 2인자 김우진을 설명하며 꺼낸 말이다. 일본 경찰 이정출(송강호)이 이쪽도 저쪽도 아닌 경계에서 끊임없이 고뇌하며 흔들리는 반면 김우진은 “자신이 옳다고 믿는 신념을 처음부터 끝까지 관철하는” 우직한 인물이다. <밀정>이 마음이 움직이는 길을 그리는 영화라 했을 때 이정출의 영역이 은막의 회색빛이라면 김우진의 영역은 명명백백 밝은 빛이리라. 그가 믿는 것은 자신의 신념만이 아니다. 김우진은 이정출을 믿기로 한 순간부터 그를 의심하지 않는다. “김우진도 처음에는 이정출을 경계하고 의심한다. 그런데 폭탄을 실은 경성행 기차에 오른 다음에는 그에게 선택의 여지가 없다. 이정출을 믿고, 그의 선한 마음과 정의에 호소하는 수밖에. 도박이지만, 실낱같은 희망을 안고 저돌적으로 직진하는 거다.” 김우진의 올곧은 믿음 앞에서 이정출의 마음도 동한다. “마음의 움직임이 가장 무섭다”던 영화 속 의열단장 정채산(이병헌)의 말을, 김우진은 가
[커버스타] 굳게 믿는 마음 -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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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슥슥 스케치만 되어 있는 그림 속으로 걸어들어가 하나씩 색을 입히고 형태를 완성해가는 과정과 비슷하다. 만들어가는 재미가 큰 대신 난이도가 높다고 해야 되나.” 송강호는 김지운 감독과의 작업을 회화에 비유하며 이렇게 설명했다. <조용한 가족>(1998), <반칙왕>(2000),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밀정>(2016), 여기에 단편 <사랑의 힘>(1998)까지 포함하면 김지운 감독과 5번 협업한 송강호다. “매 작품 새로운 경험을 안겨준” 김지운 감독과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이후 8년 만에 만나 찍은 <밀정> 역시 난도 높은 작업이었음은 물론이다.
<밀정>은 밀정의 정체를 놓고 관객과 게임을 하는 영화가 아니다. 대신 조선인 일본 경찰 이정출의 딜레마를 따라간다. <밀정>의 플롯 역시 서스펜스를 고조하는 방식이 아니라 인물의 딜레마를 극대화하
[커버스타] 딜레마를 따라가다 – 송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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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정>에서 송강호와 공유는 뻔뻔하게 속내를 숨기고 날렵하게 서로의 뒤를 캐며 가까워진다. 1920년대 일제강점기, 조선인 출신 일본 경찰 이정출(송강호)과 무장독립운동단체 의열단의 2인자 김우진(공유)은 서로를 전략적으로 이용하는 관계다. 서로를 밀고 당기는 두 캐릭터의 합은 송강호와 공유가 이번 영화를 통해 처음 만났다는 사실을 잊게 하기에 충분하다. 영화가 아닌 현실에선 어떨까. 한국에서 가장 스타일리시한 장르영화를 만드는 김지운 감독까지 포함해 스튜디오에 들어선 세 사람은 말수 적은 남자들이었다. 과장된 제스처와 웃음, 불필요한 립서비스는 생략할 줄 아는 사람들. 김지운 감독과 장편영화만 네 번째 함께하는 송강호는 “현장에서도 서로 말없이 묵묵히 일하는 편”이라 전했다. 사진 촬영 중, 분위기를 띄우고자 송강호가 “밀” 하고 외치자 공유가 “정” 하고 받아치는 모습에선, 이들이 많은 것을 말하지 않아도 많은 것을 주고받을 수 있는 사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8월의 마
[커버스타] 밀고 당기기 - <밀정> 송강호,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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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삶을 닮은 것처럼, 산악영화는 산과 삶을 닮았다. 즐거움과 도전의식, 상처와 치유, 공생의 정신을 기억하고자 하는 제1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열린다. 9월30일부터 10월4일까지 울산시 울주군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 일원에서다. 21개국에서 날아온 78편의 영화들이 각각 국제경쟁, 알피니즘, 클라이밍, 모험과탐험, 자연과사람 등의 섹션으로 나뉘어 관객을 만난다. 개막작은 히말라야에서도 기술적으로 가장 까다롭고 위험한 산 메루를 오르는 산악인들의 순수한 등반정신을 담은 다큐멘터리 <메루>다. 국제경쟁부문에선 전세계의 신작 산악영화 182편 가운데 총 24편이 본선에 올랐다. 그중 두편은 한국영화다. 산에 대한 순수한 애정을 과장 없이 보여주는 <스토리 오브 안나푸르나>와 자연과 어우러져 살아가는 삶을 담은 애니메이션 <두 소년의 시간>이다. 국내 산악영화 제작 활성화를 위해 마련된 프로젝트인 ‘울주서밋2016’에선 정지우 감독과 천운영 작가의 공동
[인디나우] 제1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 9월30일부터 10월4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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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희는 노동당 지령을 받고 내려온 밤섬해적단입니다.”(보컬, 베이스 장성건) “강정마을에 해군기지가 생기면 경제가 좋아진다죠?”(드러머 권용만) “그러면 군이 많이 주둔한 강원도 철원의 경제는요?”(장성건)
만담꾼이야? 아니면 밴드야? 홍대 자립음악가 밤섬해적단을 처음 본 사람이라면 공연보다 잡담 시간이 더 긴 이 밴드가 당혹스러울지도 모르겠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잡담 혹은 만담은 밤섬해적단의 음악의 일부다. 이것이 지난 7월 <잼 다큐 강정>(<씨네21> 812호 기획 ‘100일간의 잼다큐멘터리 <강정> 촬영현장’ 기사 참조) 촬영현장 취재차 내려간 제주도에서 만난 그들에 대한 첫인상이다. 지난해 두리반에서 열렸던 ‘51+ 페스티벌’에서 정윤석 감독 역시 밤섬해적단의 공연을 보고 똑같은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마당극이나 무성영화 시대의 변사처럼 보였어요. 음악을 통해 그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는 한국사회에 대한 풍자이고, 그 뜻
[스페셜] 홍대 자립음악가 밤섬해적단 뒤쫓는 <밤섬해적단, 습격의 시간>(가제)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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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하늘 옐> 青空エール
감독 미키 다카히로 / 출연 쓰치야 다오, 다케우치 료마, 하야마 쇼노, 시다 미라이, 우에노 주리
어릴 적 고교야구대회를 응원하는 브라스 밴드의 무대를 보고 관악부에 대한 동경을 품어온 오노 쓰바사(쓰치야 다오). 관악부 명문 시라토 고등학교에 입학하지만 초심자인 그녀에게 트럼펫 연주는 어렵기만 하다. 같은 반 야구 부원 야마다 다이스케(다케우치 료마)의 격려로 오노는 한발씩 나아간다. 가와하라 가즈네가 그린 동명의 순정만화가 영화로 탄생했다. 우에노 주리가 관악부 선생님으로 출연한다.
[해외 박스오피스] 일본 2016.8.2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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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진 와일더가 8월29일(현지시각) 향년 83살을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1962년 데뷔한 진 와일더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1967), <초콜릿 천국>(1971), <영 프랑켄슈타인>(1974) 등에 출연해 인기를 누렸으며 1975년 휴고상 최우수드라마상, 2002년 라스베이거스 비평가협회 평생공로상 등을 수상했다.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의 신작 <라스트 플래그 플라잉>에 스티브 카렐이 캐스팅됐다
=<마지막 지령>(1973)의 속편에 해당하는 이 영화는 전직 해군 하사관들이 이라크전에서 사망한 아들의 유해를 집으로 가져오는 여정을 담는다. 브라이언 크랜스턴, 로렌스 피시번도 출연할 예정이다.
-벤 애플렉이 빌리 와일더 감독의 <정부>(1957)를 리메이크한다
=애거사 크리스티의 소설 <검찰측 증인>을 원작으로 이미 한 차례 영화화된 <정부>의 리메이크판에서 벤 애플렉은
[댓글뉴스] 배우 진 와일더, 8월 29일 향년 83살을 일기로 세상을 떠나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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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헬조선에서 온 악귀 <고스트버스터즈>
[정훈이 만화] 헬조선에서 온 악귀 <고스트버스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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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 몬스터>는 외연이 화려한 영화다. 조디 포스터가 연출을 맡았다. 조지 클루니와 줄리아 로버츠가 연기한다. 이야기 또한 관객의 마음을 잡아끌기 충분해 보인다. 꽤 잘나가는 경제 예능쇼가 진행되는 도중에 이 쇼에서 추천한 금융상품에 투자했다가 전 재산을 날린 소시민이 난입하여 진행자를 인질로 삼고 폭주한다.
이야기는 실제 쇼가 진행되고 있는 것처럼 거의 실시간으로 흘러가고 관객은 흡사 이 사건이 진짜로 벌어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만하다. 뿐만 아니라 단지 인질극과 실시간 흐름에서 오는 서스펜스를 넘어 결코 처벌받는 법이 없는 경제사범을 단죄해내는 쾌감마저 존재한다. 리먼 브러더스 사태를 비롯한 일련의 금융 환란 이후를 살아나가는 미국 관객에게 이는 꽤 각별한 대리만족일 것이다. 요컨대 당대의 요구를 담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다. <머니 몬스터>는 외연부터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언뜻 갖출 것을 다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아무것도 성취
[허지웅의 경사기도권] <머니 몬스터>의 실책이 드러내는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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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로케이션 촬영, 시대극, 밤과 새벽 장면 등 세 가지 중에서 하나만 있어도 제작 난이도가 높다. <밀정>은 세 가지 요소 모두 돌파해야 했던 프로젝트다. 최정화 PD, 김지용 촬영감독, 조화성 미술감독으로부터 제작 뒷이야기를 들었다.
일본 경찰이 김장옥(박희순)을 잡기 위해 쫓는 오프닝 시퀀스는 촬영 난이도가 높은 장면이었다. 밤 촬영이고, 카메라가 커버해야 하는 앵글의 범위가 넓은 데다가 김장옥과 수십명의 일본 경찰들이 한옥 지붕 위를 넘어다니는 액션 신이기 때문이다. 촬영은 한옥이 있는 문경새재 오픈 세트장에서 진행됐다. 물론 처음부터 이곳을 생각한 건 아니라고 한다. “인물이 지붕 위를 뛰어다니는 설정을 찍을 수 있는 세트가 거의 없다. 문경은 생각지 않고 있다가 한옥 지붕 위로 올라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곳으로 가게 됐다”는 게 김지용 촬영감독의 얘기다. 그는 크레인을 이용해 네모난 큐브 조명인 소프트 박스 두세대를 하늘 높이 띄웠다. 그 조명에서
[스페셜] <밀정>은 어떻게 찍었나 - 최정화 프로듀서, 김지용 촬영감독, 조화성 미술감독이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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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일이다. 김지운 감독의 신작 <밀정>은 설명하려 할수록 단어와 단어 사이로 빠져나가버리고 마는 영화다. 조선의 독립을 위해 투쟁하는 의열단 단원들의 희생, 독립군을 척결하려는 일본 경찰들의 계략, 조선과 일본 중 어느 쪽에 서야 할지 몰라 갈팡질팡하는 수많은 밀정들의 암약과 방황. 이 모든 것들이 <밀정>을 수식하는 문장이 될 수 있으나 이들 중 어떤 것도 이 영화의 전부가 될 수는 없다. 오히려 영화를 보고 난 뒤 잔상에 오랫동안 남는 건 순간적으로 눈앞을 스쳐지나간 1920년대 경성과 상하이의 어떤 풍경이다. 너무도 고요해 무슨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긴장감을 주는 새벽녘 상하이의 뒷골목, 화려하지만 어딘가 쓸쓸해 보이는 경성의 밤풍경, 그 사이를 배회하는 모던보이들의 고독한 얼굴. 그렇게 <밀정>은 표정과 무드의 누아르영화로 기억될 듯하다. 할리우드에서 작업한 <라스트 스탠드>(2013) 이후 3년 만에 한국 장편영화로 복귀한
[스페셜] ‘무엇이 필요한가’를 먼저 생각하는 효율적인 쪽으로 변했다고들 하더라 - <밀정> 김지운 감독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