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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드레노어가 황폐해지자 오크의 여러 부족들은 차원문을 통해 아제로스 대륙으로 건너온다. 이에 스톰윈드의 레인 왕(도미닉 쿠퍼)과 총사령관 안두인 로서(트래비스 핌멜)는 수호자 메디브(벤 포스터)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왕국과 백성들을 지킬 방안을 강구한다. 한편 오크 흑마법사 굴단(오언조)의 지옥마법의 위험을 감지한 서리늑대부족 족장 듀로탄(토비 켑벨)은 굴단을 타도하기 위해 인간과 연합하기로 결심한다.
1994년부터 팬들의 사랑을 받아온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대표작 <워크래프트> 시리즈가 처음으로 영화화됐다. 게임의 방대한 세계관을 제대로 구현할 수 있을지, 가상의 세계를 얼마나 충실하게 묘사할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쏟아졌는데, 결과적으로 무난한 첫걸음을 뗐으니 과한 걱정은 접어둬도 좋다. 많은 팬을 확보한 MMORPG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아니라 시리즈의 출발이랄 수 있는 <워크래프트> 1편에 가까운 시점을 택한 영화
게임의 방대한 세계관을 구현하다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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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모범 경찰이었던 필재(김명민)는 현장 경험과 인맥을 활용하며 법조계 브로커로 이름을 날린다. 동료 형사 용수(박혁권) 때문에 경찰복을 벗어야 했던 그는 삶을 한순간에 망가뜨린 용수에 대한 복수심으로 가득하다. 어느 날, 필재 앞으로 편지 한통이 날아든다. 발신인은 대해제철 며느리 살인사건의 가해자이자 사형수로 복역 중인 순태(김상호). 순태는 편지를 통해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고 필재에게 사건의 진실을 밝혀달라 간청한다. 해당 사건을 담당했던 형사가 용수였다는 사실을 안 필재는 사건 기록과 연루된 인물들을 찾아다니며 복수를 위해 진실을 파헤친다. 결국 필재는 사건에 얽힌 용수의 비리를 밝혀내지만 숨겨져 있던 더 큰 진실과 마주한다.
대기업과 비리 검•경이 안팎으로 연루된 살인사건을 형사 출신 주인공이 파헤치는 과정을 담는다. 범인의 정체를 밝히는 것보단 범인을 제대로 검거해 응징하는 데 초점을 둔다. 통상 이같은 장르물이 내놓는 익숙한 결론들을 예상해볼 때 결국 재미를 쌓아
상황을 비트는 코미디 <특별수사: 사형수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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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와 여자>는 아프리카의 여성할례 혹은 여성성기절제에 관한 다큐멘터리다. 한국인들에게는 한 다리 건너 남의 일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만큼 시의적절한 이슈도 없다.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위협적인 상황에 노출되고 있는 지금의 한국 여성들의 현실을 살피는 것과 여성에 대한 고착된 성역할이 부른 여성성기절제를 들여다보는 건 일맥상통한다. 아프리카에서는 12월이면 여성성기절제가 관행처럼 행해진다. 전통적, 종교적 이유로 이를 긍정하는 쪽에서는 여성할례라 한다. 하지만 여성 신체를 훼손하는 이런 전통에 반대하는 쪽은 여성성기절제라는 용어를 쓴다. 영화는 일단 양쪽의 입장을 다 들어보자는 입장이다. 여성할례 지지자들은 소녀들이 어른 ‘여자’가 되기 위해서는 꼭 겪어야 할 통과의례로 할례를 말한다. 할례하지 않은 소녀는 언제까지고 아이처럼 행동한다, 결혼을 하려면 할례를 해야 한다, 할례한 여성만이 남편이 집을 비워도 남편이 신뢰할 만한 정숙한 여성일 수 있다는 논리다. 가부장적 질
관습을 거부하고 한곳에 모인 소녀들 <소녀와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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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의욕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이치코(안도 사쿠라)는 32살 백수다. 멀쩡하게 대학까지 졸업했지만 이치코가 하는 일이라곤 조카와 게임하기, 만화책 보기, 편의점에서 간식 사먹기뿐이다. 그런 그녀를 한심해하는 여동생과 ‘격렬하게’ 다툰 끝에 이치코는 대책 없이 독립을 선언하고,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백엔’짜리 물건을 파는 편의점에서 심야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사회성 없는 이치코 곁에 이런저런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고, 동네 체육관 소속 권투 선수 가노(아라이 히로후미)를 알게 되면서 이치코는 뜻하지 않게 복싱에 빠져들게 된다.
줄거리로만 영화를 판단한다면 <백엔의 사랑>은 새로울 것 없는 영화이다. ‘히키코모리’나 다름없는 주인공이 우연히 새 인연을 만나 우여곡절 끝에 (잊고 있던) 삶의 의지를 되찾게 된다는 이야기를 우리는 수없이 보아왔다. 하지만 <백엔의 사랑>은 이 뻔한 이야기를 ‘삐딱하게’ 다룸으로써 단조로움을 우회한다. 그리고 아무렇지 않
단조로움을 우회한 삐딱함 <백엔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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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었던 남자친구에게 배신당한 슬픔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던 마사(안나 켄드릭)는 우연히 만난 남자, ‘미스터 라잇’(샘 록웰)과 대책 없는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그녀는 미스터 라잇이 피도 눈물도 없이 사람을 죽이고 다니는 전문 킬러라는 사실은 상상도 하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미스터 라잇이 사람을 죽이는 것을 목격한 마사는 혼란에 빠지고, 미스터 라잇과의 사랑을 계속 이어가도 되는지 의심하기 시작한다. 복잡한 사건에 연루돼 위험한 상황에 처한 미스터 라잇 앞에 정체를 숨긴 남자, 호퍼(팀 로스)가 등장하고, 쫓고 쫓기는 둘의 관계는 서서히 비밀을 드러낸다.
‘복합 장르’가 무엇인지 이보다 더 잘 보여주는 영화가 과연 또 있을까? <미스터 라잇>은 영화 설명 그대로 ‘액션, 코미디, 멜로, 로맨스’가 울퉁불퉁 뒤섞인 영화다. 실연당한 마사가 슬픔을 잊기 위해 친구와 술을 진탕 퍼마시거나, 고양이 가게에 가서 엉뚱하게 위안을 찾으려는 초반 에피소드들은 전형적인 ‘코믹 로
킬러와 사랑에 빠지다 <미스터 라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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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대전 시기, 나치군은 프랑스를 침공해 파리를 점령한다. 당시 많은 프랑스인이 남쪽으로 피난을 떠났지만 루브르박물관의 관장 자크 조자르(루이-도 드 뤵퀘셍)는 자신의 책임을 다하느라 파리를 떠나지 못한다. 그런데 나치 점령군이 예술품을 약탈할까봐 걱정하는 그의 앞에 의외의 조력자가 나타난다. 바로 예술의 가치를 잘 이해하고 있는 나치군 특수부대 사령관 프란츠 메테르니히 백작(베냐민 우체라트)이다. 두 사람은 미묘한 긴장 속에서도 예술품 보존이라는 공통의 목적을 위해 어렵게 힘을 합친다. 그리고 이 이야기를 바탕으로 알렉산더 소쿠로프 감독이 직접 출연해 과거와 현재를 자유롭게 오가며 자신의 생각을 들려준다.
소쿠로프의 신작 <프랑코포니아>는 역사 뒤에 숨은 또 다른 역사와 예술의 영원한 아름다움을 오랫동안 탐구해온 감독의 관심사가 변함없이 드러난 작품이다. 이번에는 특별히 러시아가 아니라 독일군 점령하의 프랑스로 무대를 옮겨 분실과 훼손의 위기에 처했던 예술 작품 뒤에
예술품을 지켜내기 위해 뭉친 프랑스 박물관장과 나치 당원 <프랑코포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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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퍼물의 형식을 취하는 <아가씨>는 남근 중심적 세계에 지배되는 듯 보이지만 곧 그 법칙에서 전력으로 탈주하는 영화다. 익숙한 문법을 제시한 후, 장르적 트릭인 양 시치미를 떼며 변칙적으로 그 세계를 전복하는 것이다. 뒤집어진 세계에서 등장한 것은? 이런저런 말로 에둘러 가릴 수 없는 레즈비언이다. 그간 한국영화에선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1999)를 비롯해 <창피해>(2010), <도희야>(2014) 등에서 레즈비언이 등장했지만 극소수에 그쳤고 이는 남성 퀴어영화에 비해서도 척박한 불모의 수준이었다. 그러니 <아가씨>는 등장만으로도 얼마나 반갑고 기꺼운 영화인가. 한국에서 여성 퀴어영화를 대중적 화법으로 풀어낸 첫 주자가 박찬욱 감독이라는 것은 여성 주체에 보여온 그의 일관된 관심을 상기해보면 새삼스러울 일이 아니다. <친절한 금자씨>(2005)의 금자(이영애), <스토커>(2013)의 인디아(미아 바
[스페셜] 퀴어영화와 성 역할로 바라본 <아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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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목적은 희망을 버리고 밥 먹고 살아야 함에 있음을 알게 된 <싸이보그지만 괜찮아>(2006)의 영군(임수정), 이미 돼버린 것에 대해서는 책임질 수 없다는 걸 깨달을 때 어른이 된다던 <스토커>(2013)의 인디아(미아 바시코프스카). 그 뒤에 <아가씨>(2016)가 왔다. ‘소녀 3부작’의 범주로 묶어 이들을 착란의 세계 밖으로 뛰쳐나온 소녀들로 볼 수도 있겠다. 그런데 어쩐지 <아가씨>는 그보다 더 큰 동심원, 그러니까 <복수는 나의 것>(2002), <올드보이>(2003), <친절한 금자씨>(2005)와 <박쥐>(2009)까지도 포함하는 박찬욱의 복수극의 계보에 둬도 무방하다. 금기를 넘음으로써 지은 죄와 복수가 끝내 닿으려 했던, 그러나 오랫동안 공란이었던, 구원에 대한 잠정적인 답변서처럼도 보인다.
박찬욱의 데뷔작 <달은… 해가 꾸는 꿈>(1992)에서 하영(송승환)은
[스페셜] 박찬욱 감독의 전작들 속 여성들과 <아가씨> 속 히데코와 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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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의 여자주인공들의 가장 큰 특징은 그들 대부분이 번역된 캐릭터라는 것이다. 박찬욱의 영화에는 일반적인 한국영화나 문학이 습관적으로 해석해 내미는 ‘한국 여성’이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스토커>(2013)의 인디아(미아 바시코프스카)는 미국인이고 <공동경비구역 JSA>(2000)의 소피(이영애)는 스위스인이다. <박쥐>(2009)의 태주(김옥빈)는 에밀 졸라의 <테레즈 라캥>에서 가져온 인물인 데다가 심지어 뱀파이어다. <싸이보그지만 괜찮아>(2006)의 영군(임수정)은 일본 만화에서 튀어나온 것처럼 보인다. <친절한 금자씨>(2005)의 금자(이영애)의 국적을 따지는 건 힘든 일이지만, 이 인물을 한국 여성의 전형성 틀에 맞추는 건 더 힘든 일일 것이다.
이들 영화에서는 일반적인 한국 여성 캐릭터를 정의하고 결박하는 고정된 테마들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다시 말해 그들이 한국영화에 나오는 동료들과 다르게 행동
[스페셜] 듀나의 원작 소설 <핑거스미스>와 박찬욱의 <아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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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의 영화가 여러 갈래의 길로 뻗어나갈 때, 혹은 그 하나의 텍스트가 겹겹의 레이어를 품고 있을 때 독해자의 재미는 배가 되고 독법의 가짓수는 늘어난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박찬욱 감독은 언제나 관객과 독자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풍부한 원재료의 제공자였다. <아가씨> 역시도 그런 미덕의 영화다. 지난주 <씨네21> 1058호에서 <아가씨>에 대한 개괄적인 리뷰와 박찬욱 감독과의 긴 인터뷰를 실은 바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아가씨>는 여러 갈래와 층위에서 이야깃거리를 발견해가는 즐거움을 가능하게 한다. 세라 워터스의 원작 소설 <핑거스미스>와의 비교 속에서, 박찬욱 감독의 전작들 가운데서, 히데코(김민희)와 숙희(김태리)의 로맨스라는 점에서 <아가씨>에 이르는 길을 탐색해봤다. 그 여정에서 ‘박찬욱 감독의 영화 속 여성들’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를 얼마간 가늠해보게 된다.
[스페셜] 세 가지 키워드로 <아가씨>를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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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6월15일(수)부터 19일(일)까지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에서 ‘탄생 100주년: 조르조 바사니와 영화’ 특별전이 열린다. 1916년에 태어나 2000년에 세상을 떠난 조르조 바사니는 이탈리아의 소설가이자 시인, 시나리오작가로서 50년대 이후 이탈리아의 ‘모던 시네마’에 큰 영향을 미친 작가이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조르조 바사니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시골 여인>(감독 마리오 솔다티, 1953), <핀치 콘티니의 정원>(감독 비토리오 데시카, 1970) 등을 포함해 모두 일곱편의 영화를 상영한다. 그리고 16일(목)에는 이탈리아의 소설가이자 조르조 바사니 전문가인 로베르토 파치가 바사니의 작품들에 대해 강의도 진행할 예정이다. 각 영화를 연출한 감독도 모두 다르고 영화의 개성 역시 제각각이지만 1950∼70년대 이탈리아 영화사의 중요한 작품들을 골고루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그리고 약간의 상상력만 덧붙인다면 조르조 바사니라는 작가, 혹은 그
[영화제] ‘탄생 100주년: 조르조 바사니와 영화’ 특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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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케이블 채널 <Epix>에서 방영한 다큐멘터리 <언더 더 건>에 따르면 현재 미국 내에는 스타벅스와 맥도널드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수의 총기판매점이 있다고 한다. <언더 더 건>은 스테파니 소크틱이 연출하고, 저널리스트 케이티 커릭이 제작과 내레이션을 맡은 작품이다. 이 다큐멘터리는 총기규제 강화의 필요성과 이를 위해 진행되고 있는 풀뿌리 운동을 다룬다. 1999년 컬럼바인 고등학교 총기난사 사건 이후에도 미국에서는 끊임없이 총기 사건이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총기규제를 완화하는 주 정부가 몇년째 늘어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총기생산업체들의 이윤을 대변하는 미국총기협회(NRA)가 거액의 로비자금을 들여 연방의원들의 지지를 끌어내고 있으며, 반대할 경우 재선되지 못할 것이라고 협박하기 때문이다. <언더 더 건>에 따르면 미 국민의 90% 이상, NRA 멤버의 74% 이상이 총기구입 시 신원조사를 거쳐야 한다
[뉴욕] <언더 더 건> 외 여러 다큐멘터리들, 유료 케이블 채널 소개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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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버드로 감독의 <본 투 비 블루>는 전설적인 재즈 트럼펫 연주자 쳇 베이커의 생애를 다룬 영화다. 20년 전부터 할리우드에서 늘 소문으로만 돌던 쳇 베이커의 영화가 드디어 만들어진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이 영화는 전기영화 혹은 음악영화라는, 두 가지 장르를 표방하고 있다.
영화의 내용이 얼마나 사실과 부합하느냐로 전기영화를 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전기영화란 전기문학과 마찬가지로 기록, 구술 등과 같은 일차 사료를 바탕으로 많은 부분 꾸며낸 이야기다. 자료가 없는 부분은 상상으로 메우고, 사실을 놓고서도 주관적인 해석을 첨가함으로써 완성되는 것이 전기(傳記)이고 전기영화다.
영화 속 이야기와 실제 쳇 베이커의 삶
<본 투 비 블루>는 쳇 베이커의 삶 중에서 극히 일부분만을 다루고 있다. 영화는 1966년 마약 소지 혐의로 이탈리아에 수감되어 있는 쳇 베이커(에단 호크)의 모습에서 시작된다. 그는 그의 전기영화를 찍으
[황덕호의 영화비평] <본 투 비 블루>에서 기능적으로 소비된 쳇 베이커와 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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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 나 자신의 삶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가장 부조리한 죽음의 상황은 무엇일까? 그 상황의 이유와 결과에 정말이지 아무런 의미도 찾을 수 없어 허무하고 허탈하고 허깨비 같은 죽음. 멀쩡히 가게에서 파는 제품을 구입하여 쓴 결과로 사람이 죽고 성별이 살인의 이유가 되는, 이미 상상 따위 필요 없는 현실. 철학자 시몬 드 보부아르와 시인 자크 드뉘망이 말했듯 자연사란 없고 그래서 모든 죽음은 자연사이지만. 그래도 부득부득 더욱 부조리한 상황을 찾는다면 나는 결국 전쟁이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는 이 땅이 아직도 공식적으론 휴전 상태임을 고민하며 살지 않는다. 북의 사회주의 지옥과 남의 자본주의 지옥, 양쪽 모두 세습의 나라에서 각자의 입장으로 지옥을 버티느라 애써 전쟁까지 상상할 겨를이 없다. 그런데 왜 하필 전쟁인가? 어쩌면 나는 그 상황을 피하지 못할 나 자신의 부조리함이 더 두려운 것인지 모른다. 동원령에 따라 정해진 집결지에 순순히 모일 나와 우리의 모습. 거절할 용기보다 더 큰
[박수민의 오독의 라이브러리] 전쟁의 부조리함을 그린 영화들 <지옥의 영웅들> <고성을 사수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