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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터에서 총이 아니라 꽃 같은 마음만으로 사람을 구한다는 게 가능한 일일까? 이 불가능해 보이는 질문을 가능하게 한 실존 인물이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미국 군인 데즈먼드 도스가 그다. 데즈먼드는 독특하게도 무기를 거부하면서도 병역을 거부하지는 않았다. 의무병으로 지원해 미군에 입대한 그는 맨몸으로 전장을 뛰어다니며 75명의 생명을 구했고, 미국 정부는 그에게 ‘명예의 훈장’(Medal of Honor)을 수여했다. 멜 깁슨이 <아포칼립토>(2006) 이후 10여년 만에 연출을 맡은 <핵소 고지>는 이 데즈먼드 도스의 실화를 극화한 전쟁영화다. 할리우드에서 뭇 폭력사건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멜 깁슨이 비폭력주의자에 대한 영화를 차기작으로 선택했다는 점이 아이러니하지만 어찌됐던 <핵소 고지>는 아카데미 시상식 6개 부문 후보에 오르며 멜 깁슨의 화려한 귀환을 알리는 작품이 됐다.
영화는 데즈먼드 도스(앤드루 가필드)라는 인물의 일대기를 두
전쟁터에서 총이 아닌 마음만으로 사람을 구할 수 있을까? <핵소 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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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들의 세계에서 은퇴한 전설의 킬러 존 윅(키아누 리브스)이 돌아왔다. 옛 동료 산티노와 맺은 피의 맹세(‘표식을 남겼다’고 표현한다) 때문에 그의 청(사실상의 협박)을 들어줘야 한다. 표식을 빚진 자는 선택권이 없다. 어느새 국제 암살단 연합의 최고 자리를 차지하려는 산티노는 존 윅을 노린다. 이유? 따질 것 없다. 누구나 가장 두려워하는 자, 존 윅이 그 이유다.
전편에서는 죽은 아내의 마지막 선물인 강아지를 잃으면서 존 윅의 응징이 시작됐지만, 이번엔 보다 거대한 조직의 이권 쟁탈에 휘말리며 복수심에 불이 붙는다. 그러다보니 존 윅의 활동 반경은 뉴욕시와 로마를 오가며 보다 넓어졌고 액션 분량도 훨씬 많아졌다. 주짓수, 유도, 사격 등으로 단련한 키아누 리브스는 쿵후와 총격 신이 결합한 액션에 최적화됐다.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간결함 속에 박력이 넘친다. 근거리 공격이 빛나는 대표적인 장면이 지하철 안에서의 싸움이다. 존 윅과 적수는 한참 전에 서로를 알아보지만 곧바로 공격
액션 하나는 똑소리 나는 영화 <존 윅: 리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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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호(고수)는 대기업의 비리를 고발해온 기자다. 그가 어린 아들과 놀이동산에 놀러간 어느 날 대호의 아들은 납치된다. 유괴사건에 대한 별다른 진척 없이 3년의 시간이 흐르고, 대호는 자각몽을 꾸는 상태에서 과거의 기억을 소환해내는 ‘루시드 드림’에 관한 기사를 접한다. 대호는 정신과 의사 소현(강혜정)의 도움을 받아 납치 당일의 기억을 반복해 소환하기 시작한다. 루시드 드림이 반복될수록 사건의 단서는 늘어나고, 담당 형사 방섭(설경구)의 수사도 활기를 띤다. 이 과정에서 사건의 전모에 관한 사실들이 밝혀지며 영화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다.
<루시드 드림>은 자각몽이라는 비교적 생소한 소재를 다룬 김준성 감독의 첫 장편영화다. 이 영화의 가장 뛰어난 점은 영화가 초반에 긴장감과 쾌감을 유지하는 방식에 있다. 같은 영상을 반복하여 보여주며 이미 지나간 장면에서 새로운 단서들을 찾아낼 때, 관객은 대호의 시선에서 함께 단서를 수집하며 마치 숨은그림찾기를 하는 것과 같은 쾌감
'자각몽'이라는 소재가 신선하기는 했지만 <루시드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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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애미에 살고 있는 샤이론(알렉스 히버트)은 ‘리틀’이라고 불리는 작고 마른 흑인 소년이다. 내성적이고 말수 없는 그는 반 아이들에게 놀림과 괴롭힘을 받기 일쑤다. 어느 날 아이들의 괴롭힘을 피하려던 리틀은 후안(마허샬라 알리)의 창고로 들어가고, 그와 가까이 지내게 된다. 그는 마약 중독에 감정 기복이 심한 엄마(나오미 해리스)보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고 지지해주는 후안에게서 많은 것을 배운다. 2막, 10대 청소년이 된 샤이론(애슈턴 샌더스)은 유일하게 자신을 무시하지 않는 친구 케빈(제이든 파이너)에게 애틋한 감정을 느끼지만, 그를 괴롭히는 패거리는 둘 사이를 갈라놓는다. 시간이 흐르고, 근육질 체격에 금니, 금목걸이까지 하는 등 이전과 확연히 달라진 모습의 성인이 된 샤이론(트래반트 로즈). 하지만 어느 날 케빈에게서 한통의 전화를 받은 그는 마치 다시 예전의 숫기 없는 소년으로 돌아간 것만 같다.
푸르스름한 달빛과 소년 샤이론의 오롯한 두눈, 고조되는 바이올린
진정한 자신을 마주하기까지의 과정 <문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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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폴 토마스 앤더슨 / 출연 톰 크루즈, 필립 베이커 홀, 줄리안 무어,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 윌리암 H. 머시 / 제작년도 1999년
누구나 술 취하면 당기는 음악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영화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누구나 술 취하면 당기는 영화 한편쯤은 있지 않을까. 그런데 내 책 <청춘을 달리다>에서도 밝혔듯이 나는 취향에 관한 한 그리 이성적인 타입의 사람이 못 된다. 예를 들자면 다음과 같은 거다. “인생의 영화 한편을 고른다면?”이라고 누군가가 묻는다면 나는 결코 “영화를 너무 좋아해서 고르기 힘들다”라고 대답하지 않는다. 심지어 이런 질문을 굉장히 좋아하는 나머지 그냥 <그랜 토리노>(2008)라고 발설해버린다. 물론 이 단 하나의 리스트는 언제든 바뀔 수 있다. 그리고 그건 대개, 기분 탓이다. <빌리 엘리어트>(2000)가 될 수도,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2000)가 내 입에서 나올 수도 있다.
기준이 필요했
[내 인생의 영화] 배순탁의 <매그놀리아> 취중 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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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ivier Assayas
장편 필모그래피
<혼란>(De′ sordre, 1986)
<겨울의 아이>(L’Enfant de l’hiver, 1989)
<파리의 새벽>(Paris s’eveille, 1991)
<차가운 물>(L’ Eau froide, 1994)
<이마베프>(Irma Vep, 1996)
<우리 시대 시네아스트: 허우샤오시엔의 초상>
(HHH, Un portrait de Hou Hsiao-Hsien, 1997)
<8월초 9월말>(Fin aou⋎t, de′ but septembre, 1998)
<감정의 운명>(Les Destinees sentimentales, 2000)
<데몬 러버>(Demonlover, 2002)
<클린>(Clean, 2004)
<보딩 게이트>(Boarding Gate, 2007)
<여름의 조각들>(L’heure d’e′ t
[스페셜] 제46회 로테르담국제영화제에서 열린 올리비에 아사야스 감독 마스터클래스 지상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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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여름이었다. 나는 진지했다. 그러니까 지구 안에 맨틀과 핵이 있다는 건데, 그걸 어떻게 믿죠? 들어가본 사람이라도 있나요? 제 생각엔 지구 안에 또 지구가 있고 그 안에 또 지구가 있고 그런데 그게 너무 커서 우주라고 뭉뚱그려 말하는 거 같아요. 그러니까 저 하늘 너머 은하계 너머 또 그 너머 너머 자꾸 넘어가면 다른 지구의 맨틀 같은 게 나오는 거죠. 수업시간에 그림을 그리다 걸린 나는 주절거리고 있었다. 머리를 한대 맞겠군. 대신 팥빙수(가벌자가 손으로 팥빙수 기계와 유사한 모양을 만든 후 피벌자의 머리통을 끼워 작동시키는 형태의 벌)를 당했고, 동시에 이런 말을 들었다. -그런 생각을 한 게 네가 처음은 아니다.
테드 창 얘기라는 걸 당시엔 몰랐다. 하루에도 열두번씩 꿈과 희망과 절망의 내용이 바뀌던 시절이었고, 나는 내 낙서와 심오한 상상력을 반 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날렸기 때문이다(지적 호기심 따위는 없었다).
1990년 테드 창이 첫 발표한 단편 <바
[스페셜] 테드 창의 원작 소설과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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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시절 물리학 수업을 듣다가 교수님들에게 간혹 이런 얘기를 듣곤 했다. “문제를 쉽게 풀려면, 답을 먼저 알아야 합니다.” 답을 먼저 알아야 하다니, 대체 이게 무슨 말인가? 문제를 푼다는 것은 답을 알기 위함이다. 답을 모르니까 문제를 푸는 것 아닌가? 그런데 문제를 쉽게 풀려면 답을 먼저 알아야 한다면 이건 주객이 한참 전도된 이야기다. 대학원에서 물리학을 계속 연구하면서 나는 학부 시절 교수님의 그 이상한 말이 무슨 뜻인지 조금씩 깨닫기 시작했다. 세세하게 계산을 해서 문제를 풀어 답을 얻는 과정도 물론 중요하지만, 물리학자에게 정말로 중요한 능력은 물리현상의 본질을 꿰뚫어보는 통찰력이다. 통찰력이 있으면 정답은 아니더라도 정답에 가까운 답을 미리 알 수 있다. 대략적인 답을 알게 되면 그 물리적 상황을 보다 정확하게 이해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된다.
물리적 통찰력이 없더라도 답을 아는 방법이 하나 있다. 나중에 교수님이 발표하는 모범답안을 “미리” 보면 된다. 그냥
[스페셜] 헵타포드의 일괴암적 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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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몽골에서 현지 조사할 때의 일이다. “겨울에 하늘에서 내리는 하얀 물체를 어웡키어로는 뭐라고 하지요?”과 같은 식의 반복되는 질문들이 지루해질 때쯤,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미리 준비해간 무지개 사진을 펴놓고 색깔이 모두 몇개로 보이느냐고 물었다. 그 정도쯤이야 네가 직접 세어보면 알 수 있지 않느냐는 표정을 짓던 현지인 할아버지의 얼굴이 지금도 선명하다. 노인은 무지개색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어웡키어로 일러주었다. 주름진 손이 가리키는 색깔은 네 가지뿐이었다. 우리가 ‘푸른’ 벌판에 누워서 ‘푸른’ 하늘을 바라보는 까닭은 한국인이 녹색과 청색을 시각적으로 구분하지 못해서가 아니며, 영어권 사람들이 ‘형’과 ‘오빠’를 모두 ‘브러더’(brother)라고 지칭한다고 해서 그 차이를 혼동하는 것이 아니다. 이처럼 언어마다 사물을 분류하는 방식에 차이가 생겨난 까닭을 설명하는 이론이 ‘사피어·워프의 가설’이다. 인간은 모국어가 구분해주는 대로 자연 세계를 분할하며, 언어는 사용하는
[스페셜] 의미 표기 체계로 소통에 대해 묻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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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을 읽지 않은 상태에서 드니 빌뇌브의 <컨택트>를 보는데 초반부를 따라가기 힘들었다. 무슨 얘기인지 대충 가늠할 수는 있었으나 영화 속 외계인의 언어를 해독하기 위한 등장인물들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지구에 우주선들이 나타나자 언어학 박사인 루이스 뱅크스가 물리학자 이안 도넬리와 함께 미군의 요청으로 헵타포드라 이름붙인 외계인과 교신하는 것으로 서두를 여는 이 영화는 언어에 대한 우리의 기존 상식을 넘어서는 곳에서 언어를 생각하게 한다. 루이스는 헵타포드의 언어를 분석하는 도중에 그게 매우 기이한 형태임을 알게 된다. 표의문자나 표음문자가 아니라 문장이 없는 비음운적 문자로서 문자 하나가 완결된 의미를 지니는 언어이다. 가장 헷갈리는 것은 헵타포드의 언어가 비선형이고 비음운이라서 그들의 사고체계도 시간의 순차에 따라 이뤄지는 게 아니라 동시적이라는 것이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함께 경험되는 체계이다. 그들의 언어체계를 습득한 루이스 역시 그들과 같이 비선
[스페셜] 결정론적 운명관과 강한 긍정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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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택트>가 어렵다는 평가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한번 봐도 이야기가 이해될 만큼 친절하고 직관적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쉬운 영화라는 평가도 온당치 않다. 매우 단순해 보이는 이야기는 곱씹을수록 새로운 관점과 질문들을 제공한다. 이 영화는 마치 우리에게 무언가를 넘겨주려는 외계인처럼 우리 앞에 우뚝 서 있다. 여기에 어떻게 반응할지는 관객의 몫이다. 그리하여 <씨네21>에서는 <컨택트>를 분석하기 위한 다양한 통로들을 준비해봤다. 김영진 평론가의 해설을 시작으로 소설가 이지가 본 <컨택트>, 물리학자 이종필 교수가 본 <컨택트>, 언어학자 연규동 교수가 본 <컨택트>에 대한 이야기들을 모았다. 같은 영화를 두고 다른 관점에서 해석해보는 건 어쩌면 우리가 영화라는 언어를 이해하는 가장 정확한 방식인지도 모르겠다. 자, 이제 다시 <컨택트>에 대해 말해보자. 당신은 이 영화에서 무엇을 보았나. 무엇
[스페셜] <컨택트>를 보는 네 가지 시선 - 영화평론가 김영진, 언어학자 연규동, 물리학자 이종필, 소설가 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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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오스카에 외면당했지만 놓치기 아까운 영화들이 유독 많다. 지난 1월 말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가 발표됐는데, 과거와는 다르게 후보작들에 대한 관심이 흥행 역주행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후보 선정에 대한 불만이 가득한 기사들도 이어지고 있다(자세한 내용은 특집 기사 참조). 이들 중에서도 짐 자무시 감독의 두 번째 디지털영화인 <패터슨>은 극장에서 조용하지만 강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에서 6주 동안 상영을 이어가고 있는 이 작품은 인터넷 평점 포털 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 96%의 신선도를 기록하는 등 평론가들의 호평을 얻었고, 영미권 평단과 매체가 선정하는 2016 베스트영화 톱10에 자주 이름을 올렸다.
주연을 맡은 애덤 드라이버는 미국 뉴저지주의 패터슨이라는 도시에서 버스를 운전하는 ‘패터슨’이라는 이름의 남자다. 그는 버스 운전사이기도 하지만, 평소 스쳐지나가는 풍경과 아내에 대한 자신의 마음 등 소소한 일상을 글로 기록하는 시인이다.
[뉴욕] 아카데미가 놓친 명작 <패터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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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떠나며 아내가 말했다. “뒷정리를 부탁해.” 아내의 부재를 틈타 애인과의 밀애를 즐기려던 남자는 머쓱해져 대답한다. “그러려고 했어.” <아주 긴 변명>(2016)의 오프닝 시퀀스 이야기다. 결혼 생활 10년을 훌쩍 넘긴 중년의 스타 작가 츠무라 케이(사치오)와 헤어디자이너 나츠코는 얼핏 다정해 보이지만 내면은 서늘하다. 아내 나츠코는 일년에 한번 절친한 친구와 여행을 간다. 바로 그날, 출발 전 남편의 머리를 손질하고 부랴부랴 나서던 아내가 남편에게 남긴 말이, 뒷정리를 부탁한다는 것이었다. 영화는 이때 그녀의 미묘한 눈빛과 표정을 여운으로 남긴다. 그리고 그녀가 탄 관광버스가 눈 덮인 산을 굽이굽이 돌아 올라갈 때, 모든 승객이 잠든 사이 홀로 깨어 있는 그녀가 창밖 풍경을 아련한 시선으로 응시할 때, 관객은 그녀가 이미 다른 세계를 보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흡사 자신의 죽음을 예감한 것처럼, 그녀는 예시적인 마지막 말과 그리고 미처 남편에게 전송하지 못한
[정지연의 영화비평] <아주 긴 변명>, 한 남자의 뒤늦은 성찰 혹은 성장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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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칼럼니스트 에마는 살얼음을 걷는 기분으로 매일을 난다.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는 첫째 아들 제이컵 때문이다. 아스퍼거 증후군은 특정 주제에 대한 집착, 결벽과 강박을 동반한다. 제이컵의 일상에서 규칙은 필수이며 일상의 변수는 언제든 발작의 요인이 될 수 있다. 에마와 아이들에겐 다섯 가지 규칙이 있다. 어지른 것은 직접 치울 것, 거짓말하지 않을 것, 하루 두번 이를 닦을 것, 학교에 지각하지 말 것, 형제를 돌볼 것. 한편 형 제이컵 때문에 둘째 테오는 항상 에마의 관심 밖에 있다. 테오에겐 주인이 자리를 비운 집을 몰래 돌아다니며 안락함을 느끼는 괴이한 습성이 생긴다. 어느 날, 어김없이 이웃집에 들어간 테오는 샤워 중인 여자를 발견한다. 눈이 마주치는 순간 테오는 그가 제이컵의 사회성 교육을 돕는 대학원생 제스란 걸 알게 된다. 테오는 재빨리 집을 뛰쳐 나온다. 그날 제스는 행방불명이 된다. 며칠 후엔 제이컵의 퀼트 이불에 둘러싸인 채 싸늘한 시체로 발견된다.
<거
[도서] 씨네21 추천 도서 <거짓말 규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