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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타 아줌마야 워낙 알려졌고 얼마 전엔 할아버지들이 ‘군대 갔다온 아줌마 아니야’ 하고 알아봐주시더라.” 드라마 <응답하라 1988>부터 예능 프로그램 <일밤-진짜 사나이>로 어딜 가나 유명세다. “감독님들에게 ‘왜 저는 안 부르세요’가 레퍼토리였는데, 요즘은 ‘스케줄 한번 볼게요’ 하고 있다. 내가 이런 고민을 하게 될 줄이야…. (웃음)” ‘몸이 한 7개쯤 되는 것 같다’는 라미란 전성시대. 좋은 마음 한편으로는 도전해야 하는 불안감도 없지 않다. “이제 다른 역할들이 막 들어와서 겁이 난다. 겉으로는 당당한 척하고 집에 들어가면 걱정에 한없이 쪼그라든다. (웃음)”
이상 엄살을 한번 들어봤다. 라미란은 막상 카메라 앞에서는 모든 걸 꺼내놓는 타입의, 타고난 연기자다. 거리낌 없는 코믹한 몸짓도, ‘대한민국 아줌마 역할은 다 할 거냐’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독식해온 중년 여성의 연기도, 눈물까지 쏙 뽑아내는 페이소스 가득한 드라마도 모두 ‘라미란 방식’
[커버스타] 더도 덜도 없이 디테일을 살리는 꾸준함 - <봉이 김선달> 라미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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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가 떴다. 도청 기술자 백문(<찌라시: 위험한 소문>(2013)), 금고 털이에 최적화된 호기로운 바람잡이 구인(<기술자들>(2014))에 이어 고창석, 이번에는 조선 최고 사기패에 투입됐다. <봉이 김선달>에서 그는 위장의 달인인 보원 역으로 스님이 됐다가 사냥꾼이 됐다가 또 다른 누군가가 되길 반복한다. “계속 변장을 하며 촬영하니 여러 편의 영화를 찍고 있는 듯했다. 사기칠 때마다 의상과 분장은 물론이고 말투와 목소리 톤도 달라졌다. 그만큼 나 나름의 준비도 많았다. 보원처럼 변화무쌍한 인물을 연기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제대로만 해낸다면 관객이 충분히 인정해주실 거라 생각했다. 또 배우가 돼 좋은 게 뭐겠나. 현실에서 할 수 없는 역할들을 해본 다는 즐거움이 아니겠나.” 고창석은 영화에서만큼은 아직까지, 리얼리티가 강한 서사보다 재미난 상상력으로 무장한 세계에서 신명나게 노는 쪽에 끌린다.
최근 고창석은 거대한 사기극을 성공시키려는
[커버스타] 함께 호흡하며 완성하는 즐거움 - <봉이 김선달> 고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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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역한 지 1년6개월. 그사이 유승호는 두편의 영화(<조선마술사> <봉이김선달>)와 두편의 드라마(<상상고양이> <리멤버-아들의 전쟁>)를 찍었다. 자연스럽게 자신이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와 부지런히 2년의 공백을 메웠다. “군대 있을 때, ‘연기할 때가 진짜 좋았구나, 연기할 때 내 마음이 참 편했구나’ 그런 생각이 많이 들더라. 그런데 제대하고 이렇게까지 바쁘게 일할 줄은 몰랐다. 좋은 작품을 놓치고 싶지 않다는 욕심이 큰 것 같다.” 도망치듯 간 군대에서 확인한 건 다름 아닌 연기를 향한 뜨거운 마음이었다.
그의 마음은 두편의 사극에 가닿았다. <조선마술사>(2015)와 <봉이 김선달>. <조선마술사>에 이어 또다시 사극을 택했지만 장르 중복에 대한 염려보다는 이제껏 보여준 적 없는 밝고 유쾌한 모습을 선보이는 것에 대한 부담이 더 컸다. 이토록 가벼운 옷을 전에는 입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유승
[커버스타] 첫 코믹 연기 할 수 있다는 자신감 - <봉이 김선달> 유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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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미란이 “시상식 때도 안 입는다”는 드레스를 입고 등장했다. 이내 드레스 자락 휘날리며 사진 촬영장의 분위기를 주도한다. 유승호는 눈웃음으로, 고창석은 푸근한 미소로 라미란의 진두지휘를 따른다. <봉이 김선달>의 현장도 이랬을까. “라미란 선배님이 현장에 오시는 날엔 긴장해야 했다. 자꾸 웃음이 터져 NG를 냈다.” (유승호) 유쾌한 사기극을 표방하는 영화에 이같은 웃음 사냥꾼이 존재했으니 현장엔 좋은 기운이 넘실대지 않았을까. 천재 사기꾼 봉이 김선달(유승호), 위장전문 사기꾼 보원(고창석), 점괘는 볼 줄 몰라도 눈썰미는 좋은 윤 보살(라미란) 세 캐릭터는 <봉이 김선달>에서 사기패의 일원으로 뭉친다. 유승호와 고창석, 고창석과 라미란은 서로를 밀어주고 끌어주며 <봉이 김선달>의 유쾌함을 완성했다.
[커버스타] 유쾌하고 뻔뻔하게 - <봉이 김선달> 유승호, 고창석, 라미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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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프로그램들을 비장하게 준비하고 있다.” 지난 2월29일 마지막 상영을 마치고 임시 휴관을 선언한 강릉 신영극장 때문에 풀이 죽어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정동진독립영화제(JIFF) 박광수 프로그래머의 넉살은 여전했다. 8월5일부터 7일까지 정동초등학교에서 열리는 제18회 정동진독립영화제가 관객의 후원을 기다리고 있다. 후원 방법은 CMS 정기후원, 텀블벅 밀어주기, JIFF18 서포터즈 등이 있다. 매월 CMS를 통해 후원회비를 납부하면 영화제 홈페이지 명예의 전당과 영화제 프로그램북에 이름이 올라가고, 영화제 뉴스레터를 받아볼 수 있으며, 영화제 기념 티셔츠를 선물로 받을 수 있다. 또 강릉씨네마떼끄와 각종 기획전에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텀블벅(www.tumblbug.com/jiff18)에서도 카드로 간편하게 결제가 가능하다. 기간은 7월25일까지다. JIFF18 서포터즈 후원은 직접 후원하는 방식으로 홈페이지에서 신청한 뒤 ‘농협 216-01-016491’(예금주
[인디나우] 제 18회 정동진독립영화제에 후원의 손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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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트럴 인텔리전스> Central Intelligence
감독 로슨 마셜 터버 / 출연 드웨인 존슨, 케빈 하트, 에드 헬름스
고등학생 시절, 인기 절정의 운동선수였으나 평범한 회계사로 살아가는 캘빈 조이너(케빈 하트). 반면 뚱뚱한 체형 때문에 놀림받는 왕따였지만 몸을 단련해 CIA 요원이 된 밥 스톤(드웨인 존슨). 페이스북을 통해 다시 만난 둘은 군사기밀을 판매하려는 음모를 막게 된다. 액션 스타 드웨인 존슨과 코미디 스타 케빈 하트가 만난 유쾌한 버디영화. <타워 하이스트>(2011), <위 아 더 밀러스>(2013)의 로슨 마셜 터버 감독 연출.
[해외 박스오피스] 미국 2016.6.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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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캐리가 일라이 로스 감독의 호러영화 <알레이스터 아케인>을 제작하고 출연한다
=스티븐 닐스의 만화를 원작으로 하며, 기상캐스터인 알레이스터 그린이 호러쇼 <라 엘비라>의 진행자를 맡으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브라이언 크랜스턴이 영화 <파워레인저>에 우주의 현자 조던 역으로 합류한다
=라이온스게이트 필름에서 1990년대 TV드라마 <파워레인저>를 리부트하는 작품으로, 엘리자베스 뱅크스는 외계인 마녀 리타 리펄사 역으로 출연한다.
-니콜 키드먼과 콜린 파렐이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더 킬링 오브 어 세이크리드 디어>(The Killing of a Sacred Deer)에 출연한다
=초자연적인 심리스릴러로, 외과의사로 출연하는 콜린 파렐이 10대 청소년을 집안에 들인 후 벌어지는 불길한 일을 그린다. 니콜 키드먼은 그의 부인 역을 맡았다.
[댓글뉴스] 짐캐리, 일라이 로스 감독 호러영화 <알레이스터 아케인> 제작 및 출연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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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컨저링2> 욕심은 금물
[정훈이 만화] <컨저링2> 욕심은 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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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좋아하는 <환상특급> 에피소드 중에 이런 게 있다. 소년이 부모와 함께 놀이공원에 간다. 부모는 사이가 나쁘다. 부모가 또 다투는 동안 소년은 혼자 동굴 사파리에 들어간다. 어두컴컴한 길을 따라 유리벽으로 막힌 방들이 있다. 방 안에는 부부가 한쌍씩 들어가 있다. 소년이 지나가는 동안 그들은 소년에게 우리가 얼마나 좋은 부모가 될 수 있는지에 관해 구애하고 설득한다. 사랑받고 싶어 안달이 나서 큰소리로 외친다. 마지막 방에 이르러 소년은 어느 소박해 보이는 부부를 발견한다. 이 부부는 소년에게 뭘 사줄 수 있는지 말하는 대신 사랑해주겠다고 말한다. 다음 장면에서 소년은 마지막 방에 갇혀 있는 부부의 손을 잡고 사파리를 떠나고 있다. 처음으로 환하게 웃는 모습이다. 소년의 부모는 예의 그 방에 갇혀 떠나가는 소년의 뒷모습을 향해
애타게 부르짖는다.
한편의 영화가 관객과 만나는 순간도 이와 같다고 생각한다. 대개의 영화들은 관객의 사랑을 얻길 갈구한다. 겉으로
[허지웅의 경사기도권] 장르적인 소재를 뜻밖의 방식으로 다루는 <비밀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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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과 관련된 개념과 담론을 한눈에 살핀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페미니즘은 여성이 직면한 현실과 길항하며 진화하는 생물과도 같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혹은 여성이기에 겪어야 했던 억압과 차별, 여성의 감정과 시선을 설명하는 하나의 언어이자 운동이기도 하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페미니즘 운동에서 중요한 목소리를 낸 이론가들과 그들에게 영향을 주고받은 저자들을 살피는 작업은 여전히 유효하다. 압축적이나마 페미니즘의 흐름을 살피고 현 시점에서 중요한 페미니즘의 이슈들을 통해 그 지형도를 그려봤다.
기억해야 할 4인의 페미니즘 영화이론가
1970년대 시작된 페미니스트 영화이론을 대표하는 네명의 여성학자를 주목하자. 기념비적 논문 <시각적 쾌락과 내러티브 영화>로 유명한 로라 멀비는 여성 이미지에 대한 남성 관객의 관음증, 페티시즘적 반응을, <월드 스펙테이터>를 쓴 카자 실버먼은 시각뿐 아니라 여성 음성이 영화에서 쓰이는 방식을 연구한다. 198
[스페셜] 페미니즘 계보도 혹은 지형도 - 여성주의 운동은 어떻게 시작되었고 지금은 어떤 화두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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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하지만 정의 내리기 어려운 페미니즘의 실체에 접근하고자 페미니즘에 관한 이론서, 학자들의 에세이, 시대와 현상을 읽은 인문서적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초급부터 고급까지의 과정을 차근차근 밟고 나면 쉬운 듯 복잡한 페미니즘의 개념을 어렴풋하게나마 다져나갈 수 있을 것이다.
초급
<여성 혐오를 혐오한다>
우에노 치즈코 지음 / 은행나무 펴냄
여성학자이자 사회학자인 우에노 치즈코가 현대사회에 만연한 여성 혐오적 일면을 직접적으로 비판한 책이다. 일본의 황실문화, 현대의 성산업, 여성들의 자기혐오, 대중문화 및 예술작품에 깃든 여성 혐오적 태도 등에 비판의 화살이 향해 있다. 우에노 치즈코는 여성 혐오를 “여성 멸시”로 풀이한다. ‘여성’이 아닌 ‘여성의 기호’에만 반응하는 남자들이 여성을 객체화했을 때 여성 멸시가 행해진다는 것이다. 페미니즘의 언어가 불편한 남성들을 향해서도 말을 건다. “만약 남성으로 분류되어 있는 자들이, 여자들이 그렇게 생각하듯 나라는 존재를
[스페셜] 역사부터 이론, 현실에의 적응까지, 곁에 두고 참고하기 좋은 이론서와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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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공포>에 대한 <뉴스위크>의 서평에는 “‘여자라면 이런 상상은 못할 것’이라고 넘겨짚어온 남자들이여, 충격에 빠질 준비를 하라”고 되어 있다. 이런 오만한 시선이 수많은 재능 있는 여성 작가들과 그들의 저작을 시야 밖으로 밀어내온 것은 아닐까. 여기, 여성 작가들이 여성문제를 다룬 소설들을 소개한다. 가능한 한 최근 출간된 책 중에 골랐다.
<체체파리의 비법>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 지음 / 아작 펴냄
저자에 대해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는 필명인 동시에 이름의 주인이 여성임을 가리는 도구였다. 1942년 군에 입대, 공군 조종사와 군 정보원으로 일했던 앨리스 브래들리 셀던은 40대 남성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를 만들었다. 1977년 그는 여성임을 밝혔고, 사후 젠더문학에 대한 문학적 시야를 넓힌 SF와 판타지 소설에 수여하는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 기념상’이 제정되었다.
한 문장
“성적 욕망에 대한 응답으로, 또한 성적 욕망의 완
[스페셜] 소설로 공감하고 상상하는 페미니즘 명작 8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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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과는 또 다른 논란이다. <곡성>은 영화의 내용과 결말에 대해 관객들 사이에서 말이 많았던 작품이라면, <비밀은 없다>는 전반적으로 평론가들과 관객들의 호불호가 갈리며 많은 이야기를 내놓고 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 강하게 적용되는 분야인 만큼 당연히 사람마다 그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이토록 좋고 싫음이 극명하게 나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를 찾기 위해 먼저 평론가들과 관객들의 평가를 들여다보았다.
평론가들의 ‘좋아요’
<비밀은 없다>를 보고 대개의 관객은 속았다고 느낄 것이다. 분명히 익숙한 장르 이야기라고 믿고 극장을 찾았는데, 정작 영화는 장르적인 소재를 전혀 장르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다루는 매우 '다른' 모습이기 때문이다. (중략) 그저 독특한 호흡을 가진 이야기꾼으로 생각되었던 <미쓰 홍당무>의 이경미 감독은 <비밀은 없다>로 충무로에서 가장 놀라운 감독이 되었다. (허지웅 영
말 많은 영화 <비밀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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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그렇게 아닌 얼굴은 아니지 않나요?”
tvN 드라마 <또 오해영>에선 오해영은 ‘예쁜’이라는 수식어를 가지지 못한다. 그녀는 소개팅 자리에 시큰둥하게 앉아 있는 남자에게 자신이 예쁘지는 않아도 그래도 봐줄 만하다는 식으로 말했다.
오해영을 연기하는 배우 서현진의 경우라면 어떨까. <또 오해영>에 출연하기 전까지 서현진은 그냥 저냥 봐줄 만한 배우였을까.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보자. 숨은 서현진 찾기다.
2010년
<창피해>
김수현 감독의 <창피해>에 서현진이 출연했다. <창피해>는 두 명의 지우, 강지우(김꽃비), 윤지우(김효진)의 사랑 이야기다. 서현진은 두 주연 사이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첨부한 스틸에서도 서현진은 김효진의 뒤에 있다.
<요술>
서현진은 구혜선과 절친이다. 감독 구혜선의 영화 <요술>에 출연했다. 서현진은 피아니스트 지은을 연기했다. 감독이 더 유명한 관계로 당시
숨은 서현진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