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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현대문학> 등단
2012년 시집 <구관조 씻기기>
2015년 시집 <희지의 세계>
황인찬이 첫 시집을 내놓고 가장 많이 들은 말 중 하나는 “아니, 어떻게 이렇게 젊은 친구가!”였다고 한다. 스물세살에 등단해 스물다섯살에 ‘김수영 문학상’ 수상 시집으로 첫 시집 <구관조 씻기기>를 선보인 그는 쉬운 언어로 쉽지 않은 세계를 그렸다. 말하지 않음으로써 더 많은 것을 말했다. 인식의 ‘너머’를 보는 시선은 섬뜩했고, 그 섬뜩함은 공포와 아름다움을 함께 안겨주었다. 보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것, 듣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것들의 세계, 그것은 예감의 세계이자 직관의 세계다. “꽃잎과 저녁이 뒤섞인, 냄새가 가득한 이곳에서 너는 가장 먼저 냄새를 맡는 사람, 그게 아마// 예쁘다는 뜻인가 보다 모두가 웃고 있었으니까, 나도 계속 웃었고 그것을 멈추지 않았다// 안 그러면 슬픈 일이 일어날 거야, 모두 알고 있었지”(<유독&g
[스페셜] 실존하는 기쁨 - <희지의 세계> 황인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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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등단
2009년 시집 <오늘 아침 단어>
2013년 시집 <당신의 자리-나무로 자라는 방법>
“자꾸 자리를 비워 미안하다. 계속 손님들이 오셔서, 하하.” 인터뷰하랴, 시집들을 계산하랴, 시인은 분주했다. 시집 서점 ‘위트 앤 시니컬’을 오픈한 유희경 시인은 광주, 대구 등 멀리서 찾아온 이들을 따듯이 맞이하며 카운터를 지켰다. 은사인 김소연 시인이 “이 공간에 온 누구도 소외받지 않는 느낌을 주라”고 했던 말을 실천하는 중이다. 독자와 시인과 시가 다정히 내통하는 공동체, 위트 앤 시니컬의 주인 유희경 시인은 문학과지성사와 위즈덤하우스에서 10년간 편집자로 일해오던 중 왼쪽 눈에 이상이 생겨 더이상 일을 할 수 없게 되자, 시와 관련된 기획을 구상하다 시집 서점을 오픈했다.
시집 서점 주인이기 앞서, “살아온 시간 대부분을 시 쓰기에 골몰해온” 유희경 시인은 200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스페셜] 오늘 아침 단어 - <당신의 자리-나무로 자라는 방법> 유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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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현대시> 등단
2009년 시집 <호텔 타셀의 돼지들>
2013년 시집 <우리는 분위기를 사랑해>
오은은 말(語)을 사랑해(시인의 두 번째 시집 <우리는 분위기를 사랑해>(2013)를 따라해봤다). 이것은 명징한 사실이다. 오은 시집을 펼쳐보면 알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하루에 한번씩 국어사전을 펴놓고 처음 본 단어에 형광색을 입히고 또박또박 발음해보는 게 놀이였던 아이. 그 아이가 자라 언어유희와 말의 장난을 무람없이 잇는 시인이 됐다. ‘아이들은/ 샘물 위에 피어난/ 마블링처럼 웃으며/ 고블린보다 신나게/ 더블린 한복판에서/ 텀블링, 텀블링’ (<스프링>)은 시작에 불과하다. 그의 말재간에 ‘피식’ 웃을 수는 있다. 하지만 현실에 들이댄 그의 예리한 말에 어느새 가슴팍이 얼얼해질지도 모른다. 시인의 유희는 익숙해져 볼품 없어진 언어들 내부에 틈을 벌리고 그 안팎의 세상을 다시 보게 한다. 그의 시를 두고 평자들이
[스페셜] 존재하려는 경향 - <우리는 분위기를 사랑해> 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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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창작과비평> 등단
2015년 시집 <너의 슬픔이 끼어들 때>
등단을 꿈꾸는 문학청년 가운데 ‘안희연’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녀는 3년간 각종 문예지의 시 부문 신인상 최종심에 꾸준히 이름을 올렸지만 등단의 문턱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셨고, 2012년 창비 신인시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칠전팔기의 아이콘이다. “처음 투고한 시가 본심에 오르기 시작하면서 거의 모든 문예지 신인상에 투고했다. 늘 최종심에 오르는 걸 남들은 부러워했지만 당사자에겐 괴로운 일이었다. (웃음)” 그럼에도 시 쓰기를 멈추지 않던 그녀는 마침내 2012년 창비 신인시인상에 호명됐고, 시인으로 데뷔했다. “늘 최종심에서 내 시를 만났던 시인 선생님들이 술을 한잔 따라주시며 ‘잘 채워서 좋은 시로 첫인사를 할 수 있기를 기다렸다’고 격려해주시더라. 축복받으며 시작한 셈이다. (웃음)”안희연 시인의 글쓰기에 대한 열망은 동명의 세편의 시 <백색 공간>에서
[스페셜] 가시권 밖의 안부 - <너의 슬픔이 끼어들 때> 안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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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현대문학> 등단
2015년 시집 <철과 오크>
요란한 인사에는 관심 없다. 가벼운 목례를 마친 송승언 시인은 말없이 메모장과 펜을 꺼낸다. “습관이다. 말보다는 쓰는 게 편하니까. 말이 막힐 때 쓰다보면 말이 나온다.” 무언가를 두서없이 적어둔 듯한 시인의 메모장 위로 이날의 무엇도 흔적이 되고 있었다.
첫 시집 <철과 오크>(2015)를 뒤적여본다. ‘모든 것이 흐린 공원이었는데 모든 것이 너무나 뚜렷이 잘 보인다// 아무것도 없는 명징한 공원이었다’(<모든 것을 볼 수 있었다>), ‘애초에 남이니까 남 아닌 것으로 위장하지 말기로’(<돌의 감정>), ‘그것은 거대한 하나이고 색이 없다 살지도 죽지도 않고 무한히 자라난다’(<지엽적인 삶>)는 시구들이 곳곳에 박혀 있다. 송승언의 시에는 꿈과 현실, 무엇이 있고 없고와 같은 구분은 무의미하다. 경계를 나누고, 존재의 유무를 탐구하는 것은 관심사가 아니
[스페셜] 축성된 삶의 또 다른 형태 - <철과 오크> 송승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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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시인세계> 등단
2010년 시집 <소년 파르티잔 행동 지침>
2011년 시집 <백 년 동안의 세계대전>
“열심히 해도 나아지지 않는데 열심히 하지 않으면 더 안 좋아지겠지.” 그래서 서효인은 열심히 산다. 두권의 시집을 낸 시인은 야구 산문집 <이게 다 야구 때문이다>와 다운증후군 딸을 둔 아버지로서의 마음을 담은 산문집 <잘 왔어 우리 딸>을 펴낸 이후 야구와 육아에 관한 글도 활발히 써왔다. 현재는 출판사 편집인으로 일하며 문학잡지 창간을 준비하고 있다. 건강한 생활인의 느낌이 강해 보인다는 말에 “불안하고 조바심 나고 공포스러워서, 그 마음을 추동해서 열심히 산다”고 답한 시인은 시집의 판매 부수보다 산문집의 판매 부수가 더 많다는 사실에 딱히 섭섭해하지 않는다. “뭐든 사랑받으면 좋지 않냐”는 태도. 서효인은 불안과 조바심과 공포를 대량생산, 대량주입하는 폭력의 세계를 향해 시로써 불만과 분노를 터뜨려왔다.
[스페셜] 거리의 싸움꾼 - <백 년 동안의 세계대전> 서효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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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실천문학> 등단
2012년 시집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시집을 얘기하면서 판매부수를 먼저 들먹이는 것은 마땅치 않은 일이란 생각이 들면서도, 박준의 첫 시집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가 25쇄를 찍고 6만부가 팔렸다는 얘기를 꺼내지 않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시집은 1만부 팔리기도 힘든 게 요즘 물정이니까. “발화자로서의 내 말을 많은 분들이 들어준다는 건 좋은 일인데, 동시에 나는 과연 말을 잘 하고 있는가 하는 의심이 깊어지는 것 같다. 시가 이처럼 소비되는 게 좀 두렵고, 동시에 (나의 시가) 많이 읽힐 만큼 가치 있거나 아름다운가 의심도 하게 된다.” 박준의 대답에 담긴 조심스레 곱씹는 태도는 그의 시에서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이곳에서 당신의 새벽을 추모하는 방식은 두 번 다시 새벽과 마주하지 않거나 그 마주침을 어떻게 그만두어야 할까 고민하다 잠이 드는 것”(<나의 사인(死因)은
[스페셜] 여름에 부르는 이름 -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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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현대문학> 등단
2012년 시집 <에듀케이션>
2015년 <1월의 책>, <6월의 책>
‘신(新) 에밀’의 탄생. 김행숙 시인은 문학 에세이집 <에로스와 아우라>에서 그를 이렇게 호명했다. 함돈균 문학평론가는 그의 첫 시집을 두고 ‘독고다이 소년의 순전한 날 목소리로 들려주는 자기고백’이라고도 했다. 2009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2012년 첫 시집 <에듀케이션>을 펴낸 김승일 시인은 비성년 화자의 시선으로 학교와 교육, 집과 단절된 부모세대, 동세대 비성년들의 세계를 해체하고 재조립한다. “몰랐어요, 우리가 멀어질 줄을.(…) 선생님이 제 졸업에 동의하셨죠? 선생님은 자주 겪은 일이죠?”(<에듀케이션>) 그의 첫 시집에는 영영 졸업하지 않은 비성년의 목소리들이 담겨 있다.
무구한 소년 같은 얼굴의 김승일 시인은 자신의 시에 담긴 소년성의 발원지를 “부정”이라고 말한다. “‘
[스페셜] 인식의 확장 - <에듀케이션> 김승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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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쓰는 사람만 읽는다”던 자조 섞인 한탄도 이제 옛말이다. 지난 1월, 복간된 윤동주의 초판본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와 김소월의 초판본 시집 <진달래꽃>이 베스트셀러 1, 2위에 나란히 올랐고, 박준의 시집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는 TV 방송에 힘입어 현재까지 25쇄를 찍고 6만부 이상이 팔려나갔으며, 황인찬을 비롯해 새로운 언어를 선보이는 젊은 시인들의 팬덤은 점점 그 크기를 불려가고 있다. 시인 유희경이 신촌에 연 시집 서점 ‘위트 앤 시니컬’이 오픈 20일 만에 입소문만으로 시집 1200부를 판매한 것 또한 시를 읽는 독자층과 시장이 형성됐다는 지표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씨네21>은 2010년을 전후로 등단한 1980년대생 시인들을 모아, 각자의 시와 삶에 대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문단의 든든한 허리 격인 서효인, 유희경, 오은과 활발히 활동 중인 문단의 젊은 피 박준, 황인찬, 김승일, 송승언
[스페셜] 詩詩한 여름 - 당신이 시를 읽어야 할 8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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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명의 할리우드 거물이 조금은 다른 성격의 리스트 첫자리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월트디즈니사의 CEO 로버트 아이거는 <할리우드 리포터>가 뽑은 ‘할리우드에서 가장 파워풀한 100인’ 1위에 선정됐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큰 미디어 회사를 이끄는 기민한 경영 능력을 높게 평가받았다. 한편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마이클 베이 감독은 영화 웹진 <테이스트 오브 시네마>가 선정한 ‘영화를 그만 만들어야 하는 10명의 감독’ 리스트 선두에 섰다. 매체는 “마이클 베이 영화의 선정성과 폭력성이 10대에게 악영향을 끼쳤다”라며 그의 영화에 대해 “터무니없고, 게으르며, 문자 그대로 시간 낭비”라고 혹평했다.
[UP&DOWN] 두 거물의 조금은 다른 영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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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이하 브렉시트)가 지난 6월23일 공식화됐다. 할리우드 스튜디오와 영국영화계는 브렉시트의 악영향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치러지기 전부터 영·미 미디어 산업 관계자들은 콘텐츠 제작지원펀드나 관세 혜택을 예로 들며 영국의 EU 잔류를 강력히 주장해왔다. 배우 패트릭 스튜어트, 대니얼 크레이그, 베네딕트 컴버배치, 헬레나 본햄 카터, 키라 나이틀리 등과 영화감독 대니 보일, 스티브 매퀸 등은 일찍부터 “영국이 EU 안에 머문 덕에 콘텐츠 산업이 큰 규모의 국가간 협력 없이도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었다. 만일 영국이 EU에서 탈퇴한다면 우리의 경쟁력이 무너질 수도 있을 것이다”라는 내용의 공동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엎질러진 물이 되고 말았다.
최근 <BBC>와 시대극 TV시리즈 <전쟁과 평화>를 공동 제작한 바 있는 웨인스타인 컴퍼니 회장 하비 웨인스타인은 브렉시트를 “재앙”이라 불렀다. “많
[해외뉴스] 영국의 EU 탈퇴에 대한 영·미 영화계의 예측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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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요금은 올리고, 부율은 그대로? 멀티플렉스 메가박스(대표 김진선)가 지난 6월29일 신규 요금제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주말 일반 시간대(14~23시) 요금은 현행 1만원에서 최대 1만1천원으로, 심야(23시 이후) 요금은 현행 8천원에서 6천~9천원으로 다양하게 조정된다는 내용이다. 요금제 시간대도 기존의 4단계(조조, 주간, 일반, 심야)에서 3단계(조조, 일반, 심야)로 단순해졌다. CGV, 롯데시네마에 이어 메가박스가 새로운 요금제를 내놓으면서 영화 티켓값 1만1천원 시대가 열렸는데, 앞의 두 극장과의 차이라면 메가박스의 한국영화 부율이 여전히 50:50(배급사:극장)으로 제자리라는 사실이다.
잘 알다시피 부율은 극장 매출을 배급사와 극장이 나눠갖는 비율을 뜻한다. 한국영화는 ‘배급사 50, 극장 50’이었다가 지난 2013년 7월1일 동반성장협의회에서 ‘배급사 55, 극장 45’로 조정됐다(외화는 ‘배급사 60, 극장 40’이었다가 동반성장협의회 이후 순차적으로 ‘
[포커스] 콘텐츠 보호해야 극장도 산다 - 신규 요금제 시행한 메가박스, 왜 한국영화 부율 조정은 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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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미디어센터 미디액트에서 ‘대세는 MCN’ 수강생을 모집한다. 7월18일(월)~8월1일(월) 매주 월요일 오후 7시~9시30분 진행. 상업적 관점에 갇혀 있던 기존 MCN 담론을 넘어서서, MCN 부상이 의미하는 바를 콘텐츠의 문법•유통 구조의 변화 측면까지 다각도로 조망해보는 특강이다. SK경영경제연구소 조영신 박사, YG Plus의 MCN사업팀장 이현채, 가장 핫한 청년 논객이자 대표적 1인 미디어 브랜드가 된 쥐픽처스 대표 MC범근과 함께한다. 수강 신청은 미디액트 홈페이지(www.mediact.org)에서 가능하다. 문의 02-3141-6300.
EBS국제다큐영화제(EIDF)에서 2016년 제작지원 프로젝트에 지원할 다큐멘터리 작품을 공모한다. 공모 및 지원 일정은 6월20일부터 7월15일까지. 신청서를 비롯한 필요 서류를 이메일 (eidfapply@ebs.co.kr)로 보내면 된다. 문의 hy8002@ebs.co.kr, 02-526-3899.
제14회 아시아나국제단
[소식] EBS국제다큐영화제(EIDF) 2016년 제작지원 프로젝트 지원 다큐멘터리 작품 공모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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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동, 박찬욱, 이병헌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을 주관하는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의 새 회원으로 위촉됐다
=올해 AMPAS 회원이 된 한국 영화인은 총 7명. 이창동•박찬욱 감독, 배우 이병헌(사진) 외 <방황의 날들>의 김소영 감독, <쿵푸팬더>의 전용덕 촬영감독, <레고 무비>의 프로듀서 로이 리, <인서전트>의 배우 대니얼 대 킴이 신입 회원이 됐다.
-지난 6월26일 <서프러제트> 상영관에서 40대 남성이 옆자리 여성을 폭행해 입건됐다
=이 남성은 좌석 팔걸이 문제로 피해자와 시비가 붙자 차마 입에 담기 힘든 욕설을 퍼붓고 얼굴을 가격했으며,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장에서 체포됐다. 20세기 초 영국의 여성 참정권 운동을 다룬 영화 속 현실이 21세기에 다른 방식으로 재현된 끔찍한 사건이다.
-제15회 미쟝센단편영화제가 6월30일 폐막했다
=이지원의 <여름밤>(비정성시), 오
[댓글뉴스] 이창동, 박찬욱, 이병헌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새 회원으로 위촉 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