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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밀정>
2016 <덕혜옹주>
2016 <아가씨>
2016 <곡성>
2015 <베테랑>
2015 <암살>
2014 <명량>
2013 <변호인>
2012 <도둑들>
2012 <광해, 왕이 된 남자>
2009 <해운대>
2008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2005 <친절한 금자씨>
지난해의 두 ‘천만’영화 <암살>과 <베테랑>, 올해 상반기 한국 극장가의 화제작 <아가씨>와 <곡성>, 하반기 기대작 <밀정>과 <덕혜옹주> <마스터>의 공통분모는? 콘티 작가 집단 ‘콘티 브라더스’의 스토리보드를 영화의 출발점으로둔 작품이라는 점이다. 광고회사 동료였던 차주한 작가와 송선찬 작가가 의기투합해 지난 2005년 설립한 ‘콘티 브라더스’는 10여년 새 내로라하는
[영화人] 그래픽노블 수준의 스토리보드 - <아가씨> <곡성> 작업한 콘티 브라더스의 차주한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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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지만 한국 힙합의 역사를 정리하면서 매해 가장 ‘중요한’ 힙합 노래를 꼽는다고 해보자. 아마 1990년대 초•중반은 현진영과 듀스, 서태지와 아이들로 가득 찰 것이고 2014년은 일리네어 레코즈의 <연결고리>가 선택될 확률이 높다. 그렇다면 1997년의 가장 중요한 힙합 노래로는 무엇을 꼽을 수 있을까. 나의 선택은 바로 지누션의 <가솔린>이다.
<가솔린>은 강렬한 노래였다. 얼마 전 동네 친구이자 그래피티 라이터인 홍3과 이에 관한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우리의 결론은 <가솔린>이야말로 한국 힙합 역사를 통틀어 최초로 ‘모든 것이 오리지널 힙합의 멋으로 일체된’ 노래였다는 것이었다. 물론 현진영과 듀스, 서태지와 아이들에게도 미덕이 있다. 또 H.O.T의 <전사의 후예>에도 힙합의 흔적이 있긴 있었다. 하지만 지누션의 데뷔는 이들과는 조금 다른 의미였다. <가솔린>보다 조금 앞서 발매된 <전사의 후예&
[마감인간의 music] 제대로 완벽했던 – 지누션 <가솔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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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의 스완송을 한번 만들어보시라.” 3년 전 무더웠던 여름의 어느 날, <표적>(감독 창감독, 2014) 크랭크인을 앞두고 진행한 <씨네21>과의 인터뷰에서 용필름 임승용 대표는 박찬욱 감독과 함께 <아가씨>라는 영화를 만들기로 했다는 사실을 처음 밝혔다. <올드보이>(2003) 이후 거의 10년 만에 박찬욱 감독과 호흡을 맞추게 된 소감으로 그는 마이클 잭슨의 오랜 프로듀서였던 퀸시 존스를 예로 들며, <아가씨>를 “박찬욱 감독의 스완송으로 만들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그가 원작 소설 <핑거스미스> 판권을 구매해 박찬욱 감독에게 전달하지 않았더라면, 1930년대 한국과 일본을 배경으로 하는 게 어떻겠냐는 아이디어를 박찬욱 감독에게 내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아가씨>를 볼 수 있었을까. 상수동에 위치한 용필름 사무실에서 오랜만에 만난 임승용 대표는 “그때 했던 말이 <아가씨>를 세상에 내놓기까
[씨네인터뷰] "긴장하는 것보다 냉정하게,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게 더 중요하다" - <아가씨> 용필름 임승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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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허니> American Honey
감독 안드레아 아놀드 / 출연 샤이아 러버프, 사샤 레인, 라일리 코프, 매카울 롬바르디
잃을 게 없는 10대 소녀 스타(사샤 레인)가 미 중서부를 횡단하며 잡지를 파는 크루에 합류해 겪는 일들을 그린다. 사회규범에 얽매이지 않는 소위 ‘부적응자’들의 세계를 유려한 영상미, 트렌디한 사운드트랙, 능숙한 연출을 버무려 감각적으로 담아낸다. 포스터부터 예고편까지, 영화의 자유롭고 거리낌 없는 분위기가 가득 묻어난다. 올해 열린 제69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안드레아 아놀드 감독의 뛰어난 연출 실력만큼이나 샤이아 러버프와 신예 사샤 레인의 연기도 호평을 받았다. 9월30일 개봉예정.
[WHAT'S UP] 사회 규범에 얽매이지 않는 '부적응자'들의 세계 <아메리칸 허니> American 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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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연애의 이력>은 흔하디흔한 연애담이 결국엔 흔한 이야기가 될 수 없는 이유를 들려주는 영화다. 조성은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이 영화는 이혼한 부부가 공식적인 헤어짐을 인정받기까지의 시간을 통해 연애와 사랑, 결혼의 속살을 풀어놓는다.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의 틀을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이제껏 보지 못한 이야기인 것처럼 새롭다. 아역 출신 배우 연이(전혜빈)와 영화감독을 꿈꾸는 조연출 선재(신민철)가 티격태격하는 디테일한 일상이 이 영화의 힘이라고 할 수 있는데, 조성은 감독은 실제로 조명감독(김승규)인 남편과 함께 영화계에서 활약 중인 부부 영화인이다. 후반작업 중에 쌍둥이를 가져 얼마 전에 출산한 조성은 감독에게 이 영화는 장편 감독으로서의 존재감을 확실히 증명한 작품이자 생에 큰 선물을 안겨준 영화로 기억될 것 같다. 태어난 지 두달도 되지 않은 쌍둥이의 엄마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조성은 감독을 만나 지금의 특별한 시간들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얼마
[people] 관계란 정답을 내릴 수 없는 것들 투성이 - <우리 연애의 이력> 조성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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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이 김선달>은 여름 시장을 겨냥한 기획영화다. 적어도 이 영화에 한해서 기획영화라는 수식어는 결코 부정적인 의미로 쓰여선 안 된다. <봉이 김선달>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이야기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방식으로 잘 풀어낸 알찬 영화다. 모험, 코믹, 추격, 액션, 활극, 뭐라 이름 붙이건 상관없다. 김선달이라는 익숙한 캐릭터를 중심으로 한 이 영화가 여름 시장의 왕좌를 차지한다 해도 그리 놀랍지 않을 것이다. <그림자 살인>(2009) 이후 7년 만에 돌아온 박대민 감독은 누구나 볼 수 있는 즐거운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그 바람은 이미 이뤄진 듯하다.
-<씨네21> 1037호 한국영화 톱 프로젝트 특집 인터뷰에서 “수염 붙인 유승호만큼은 최고로 보이게 될 작품”이라고 한 말을 지켰다.
=처음부처 김선달이 많은 부분을 끌고 가는 이야기였다. 애초에 구상했던 형태로 잘 나온 것 같아서 우선 안심이 된다. 캐릭터가 잘 사는 영
[people] 김선달이라는 캐릭터 구현이 영화의 중심 - <봉이 김선달> 박대민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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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빵맨처럼 빵빵한 양볼이 쏙 들어갔다. 서형욱 MBC 해설위원의 다이어트 비결은 지구 반대편 프랑스에서 열리고 있는 유로2016 중계(?)이다. “새벽 중계를 하다보니 술을 못 마셨고, 낮에 자다보니 하루 한끼밖에 먹지 못해 4.8kg 정도 빠졌다. 조별 리그가 끝난 뒤 16강전에 돌입하기 전에 술을 좀 마셨더니 다시 살이 쪘지만 말이다. (웃음)” 열대야가 오기도 전에 많은 축구팬들을 불면의 밤으로 이끈 유로2016이 6월29일 현재 8강전을 앞두고 있다. 유럽 축구에 관한 한 국내에서 가장 해박하고 밀도 높은 해설을 선보이고 있는 MBC 서형욱 해설위원을 지난 6월 18일과 24일 각각 두 차례 만나 유로2016에 대해 물었다. 독일 축구 전문지 <키커>, 프랑스 축구 전문지 <레퀴프>, 스페인 축구 전문지 <마르카> 같은 축구 전문 매체 <풋볼리스트>를 운영하고 있는 그로부터 축구 매체를 운영하면서 안고 있는 고민들도 함께 들었다.
[trans x cross] “축구엔 정답이 없기 때문에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 없다” – 축구 전문 매체 <풋볼리스트> 대표 서형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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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산’행 열차에 올라타라!
어김없이 ‘락페’의 계절이 돌아왔다. 내한 행사로도 보기 힘든 해외 유명 뮤지션들과 국내 음악 신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진 국내 뮤지션들이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지산 리조트에 모인다. 7월22일부터 24일까지 열리는 ‘2016 지산 밸리 록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을 위해서다. 현재(6월30일 오후 6시)까지 공개된 라인업을 보자면 레드 핫 칠리 페퍼스, 스테레오포닉스, 제드, 디스클로저, 트래비스, 김창완 밴드, 국카스텐, 장기하와 얼굴들, 피아 등 별들의 향연이다. 록밴드뿐만 아니라 최근 힙합 신의 가장 ‘힙’한 뮤지션인 딘과 지코, 한국 포크 음악의 미래 김사월X김해원 등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이 지산의 무대를 수놓을 예정이다.
한국 현대미술과 사진의 30년 발자취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7월24일까지 진행되는 <아주 공적인 아주 사적인: 1989년 이후, 한국현대미술관 사진>. 지난 30여년간 한국 현대미술과 사진 매체가 어떻게
[culture highway] ‘지산’행 열차에 올라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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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저녁 약속이나 일이 없어 바로 귀가한 날에는 무엇을 해야 할지 난감해졌다. TV에 흥미를 잃은 지는 오래되었다. 대개 컴퓨터에서 메일을 확인하고, 궁금한 사항을 서핑해보며, 트위터의 타임라인을 살펴본다. 그러고도 시간이 남으면 넷플릭스에서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거나 산책을 한다. 그것마저 마치거나 심드렁하면 이제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시쳇말로 그냥 멍때리고 있을 수는 없으므로 자연히 일찍 잠자리에 들게 된다. 창으로 스며드는 이웃의 불빛들을 느끼며 눈을 감는다. 피곤하지도 않은데 잠을 청하였으니, 바로 잠에 빠져들 리가 없다.
그런 밤이면 우주의 빅뱅으로부터 시작하여 내가 지금 이 방에 누워 있는 시간까지 차례로 더듬어본다. 긴 시간의 연쇄 속에 내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무엇이 있는지를 헤아려본다. 빅뱅, 은하의 형성, 초신성의 폭발, 지구와 생명의 탄생, 진화와 문명, 역사의 전개 그리고 지금 여기에 누워 있는 나. 눈부시게 발달한 학문과 책은 나같은 문외한
[조광희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잠들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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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닉>(2015)의 주인공 데이비드(팀 로스)는 말기 환자를 돕는 호스피스 간호사다. 환자를 알선해주는 업체에 소속되어 일 하고, 도움이 필요한 환자의 집을 방문해서 환자를 먹이고, 씻기고, 옷을 갈아입히고, 병세를 관리하는 일을 한다. 죽음 이후를 다루는 장례와 관련된 많은 직업들이 오래전부터 존재해왔다면, 죽음을 앞둔 환자를 돌보는 호스피스 간호사는 비교적 최근에 생겨난 직업이다. 세상 모든 일을 구조적인 시각으로만 보는 것 같아서 조심스럽지만, 나는 <크로닉>의 서사에서 현대 도시가 만들어내는 삶의 균열을 본다.
모두가 컨베이어 벨트의 구성원
영화를 보다보면 유난히 눈에 띄는 단어나 몸짓이 있을 때가 있다. <크로닉>에서 그것은 ‘기능적인’(functional)이란 단어다. 데이비드와 두 번째 환자인 존(마이클 크리스토퍼)과의 대화 중에 나온다. 데이비드는 존의 직업이 건축가임을 알고, 존에게 어떤 종류의 건물을 설계했는지를 질문한다.
[윤웅원의 영화와 건축] 현대 도시가 만들어내는 삶의 균열 <크로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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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영화를 여러 번 보지 않는 나에게 예외인 영화가 두개 있다. <사랑의 블랙홀>(1993)과 <도그빌>(2003)이다. 둘 다 우울함의 에너지가 뻗쳤던 이십대 중반에 많이 보았다. 어느 정도로 우울했냐면 그 기운에 방의 왕자행거가 무너질 정도였다. 진짜다. 어느 날 옷이 하늘에서 우수수 떨어졌다. 나는 패딩, 원피스 같은 것들에 파묻혀 계속 영화를 보았다. 그 순간에도 두 영화 중 하나를 보고 있었을 것이다. 틀어두었던 이유는 간단하다. <사랑의 블랙홀>은 하얀 세상의 시원한 해피엔딩, <도그빌>은 회색 세상의 시원한 해피엔딩이었기에.
내 친구 A 얘기를 잠시 하겠다. 그는 장학생인 데다가 모두에게 친절했고 예민한 동시에 유머감각까지 있었다. 그는 남의 말을 빠르게 안전한 농담으로 받아치곤 했다. 사람을 좋아해서 참석하는 모임도 많았다. 그의 세계에는 질서가 있었다. 일도 인간관계도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가 따라온다는 질서. 오랜만에
[내 인생의 영화] 오지은의 <도그빌> 너는 정말 오만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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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모를 찾아서>가 자식을 구하는 부모 시점의 이야기라면, <도리를 찾아서>는 잃어버린 부모를 찾아가는 ‘아이’쪽 모험담이다. 중요한 것은 이 아이가 특수하다는 점이다. 이미 전편에서 니모의 불균형한 지느러미와 도리의 단기기억상실증을 통해, 장애를 일종의 동기와 개성으로 해석했던 픽사는 속편에서 더 나아간다. <도리를 찾아서>에는 다리가 일곱인 문어(septopus), 고도근시 상어고래, 음파 반사력이 고장난 흰고래, 말 못하는 바다사자와 물새가 주요 캐릭터로 등장한다. 이들은 서로를 독려하고 보완해 시나리오가 부여한 위기를 극복해나간다. 한편 도리의 엄마, 아빠는 특수아동을 양육하는 부모의 훌륭한 귀감이고, 그런 부모에게 도리가 품은 부채감은 이 명랑한 영화에서 가장 아픈 감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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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에는 전형적으로 나쁜 교사나 무책임한 부모가 등장해 아이들의 세계를 휘어잡는 상위의 권력을 행사하지 않는다. 어른들의 객관적인 영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정글과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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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빅뱅 메이드>는 데뷔 10년차 아티스트 빅뱅이 13개국, 32개 도시에서 근 1년간 펼친 월드투어 <MADE>의 근접 기록이다. 홍보 영상에서 조금 더 나아가자는 취지 아래 기획된 이 다큐멘터리에는 빅뱅 멤버들의 무대 공연 영상뿐 아니라 백스테이지에서의 내추럴한 모습이 파격적으로 노출된다. ‘월드스타 같은’ 화려한 이미지는 벗어버리자는 게 애초 멤버들이 이 다큐멘터리를 만들면서 합의한 강한 의지. 덕분에 340일간 끈덕지게 따라붙은 카메라, 총 40테라바이트가 넘는 기록에서 걸러낸 영상 안에는 탑(최승현)의 상반신 노출 같은 팬들이 기함할 장면, 멤버들끼리의 사소한 장난 같은 소소한 모습을 비롯해, 공연에 완벽을 기하기 위해 스탭들을 다그치는 멤버들의 날선 모습, 재계약에 대한 심경을 드러낸 인터뷰 영상이 가감 없이 반영된다. 브라운관에서 지금껏 사적인 영역을 공유하지 않았던 ‘빅뱅’이라는 캐릭터의 의외성이 주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럼에도 연출적인
다섯 남자들의 가장 사적인 부분 <빅뱅 메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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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예: 살아서는 안되는 방>(이하 <잔예>)은 땅에 깃든 염(念)을 소재로 한 정통 호러영화다. 독자들로부터 제보를 받아 공포 소설을 쓰는 작가 ‘나’(다케우치 유코)에게 어느 날 건축학도 쿠보(하시모토 아이)의 편지가 도착한다. 쿠보의 편지엔 집 안에서 무언가 스치는 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온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나’는 호기심을 느끼고 쿠보가 사는 오카야 맨션을 찾아가 함께 취재를 시작한다. 그리고 두 사람은 오카야 맨션이 세워지기도 전인 아주 오랜 옛날, 그 땅에서 일어난 괴이한 일에 대해 알게 된다.
전통적인 일본 호러영화의 범주에서 <잔예>는 퍽 반가운 영화다. 먼 옛날 발생한 비인간적 상황이 원념이 되어 수대를 이어오고 그 고리를 끊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데서 <잔예>의 주된 긴장이 형성된다. 수수께끼는 비교적 단순하지만 살아 있는 인간의 힘으로는 답을 내놓을 수 없는 무력하고 막막한 상황이 그 자체로 공포를 더해, 잔혹
해결할 수 없는 문제 앞에서의 무력함 <잔예: 살아서는 안되는 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