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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의 때깔이 좋다. <더 킹>을 본 이들이 입을 모아 한 말이었다. 후반작업에서 매 컷 화면의 밝기, 채도, 콘트라스트를 매만진 박진호 색보정 기사는 <더 킹>이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의 과거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이니만큼 그 시대를 연상케 하는 “세피아 계열 모노톤의 색감이 주된 컨셉이었다”고 말한다. 그는 톤 다운된 느낌을 지향한 김우형 촬영감독과 경쾌한 느낌을 살리려 한 한재림 감독의 의견을 반영해 “빈티지한 느낌을 살리되 올드해 보이지 않고 세련된 색감”의 절충점을 찾았다. 서사의 흐름에 따라 밝기도 섬세하게 조정됐다. “태수(조인성)가 사법고시를 패스하기 전까지는 밝고 경쾌했다가 펜트하우스에 입성하면서부터는 톤 다운이 되고, 후반부엔 다시 밝아진다. 연대기를 다룬 서사라 가능한 즐거운 작업이었다.”
남자 캐릭터들이 주축이 되는 강한 영화를 유독 많이 맡은 박진호 기사는 <더 킹>과 비슷하면서도 달랐던 작업으로 <범죄와의
[영화人] <더 킹> 박진호 디지털 색보정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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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영화 속 남자주인공들의 직업군이 대부분 형사, 군인 아니면 범죄자, 자경단이었다. 그들은 법의 집행자가 아니라면 반대로 범법자였고, 그 공권력마저도 위법하게, 지극히 사(私)적으로 집행하는 일이 예사였다. 그들은 위험한 외톨이들이었다. 생겨먹은 성격이 처음부터 고집불통에 수구꼴통인 그들은 걸어다니는 인간흉기였고, 항상 개인적인 원한과 증오에 불타는 프로페셔널이었다. 나는 그런 영화들을 좋아했고 거기 나오는 그런 남자들을 사랑했다. 사실 지금도 좋아한다. 하지만 솔직히 인정하자. 그들은 모두 각자 나름의 파시스트였다는 걸.
요즘 영화 속 남자주인공들의 직업은 대체로 무엇일까? 글쎄, 외국은 슈퍼히어로와 스파이라면 한국은 검사와 조폭? 통틀어 직장인 아니면 아빠라고 하면 어떨까. 법이 곧 정의를 상징하던 시대는 지났다. 위험한 외톨이는 주인공쪽에선 사라지는 추세다. 론 울프는 주로 테러범을 칭하는 말이 되었다. 영웅이든 악당이든 남자들은 모두 어딘가 시스템에 소속된다. 그리
[박수민의 오독의 라이브러리] 토니 스콧의 <맨 온 파이어>와 엘리 슈라키의 <격노의 사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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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빈터베르그의 <사랑의 시대>(2016)는 그의 전작들과의 연속성 밖에서 논할 수 없는 영화다. 그는 첫 장편영화 <셀레브레이션>(1998)과 <더 헌트>(2012)에 이어 다시 공동체에 관한 이야기를 우리 앞에 가져다놓았다. 에릭(울리히 톰센)이 상속받은 대저택에 함께 살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공동체가 형성된다. 곧이어 이 공동체는 에릭의 연인 엠마(헬렌 레인가드 뉴먼)의 합류로 변화를 맞는다. 에릭의 외도와 엠마의 등장이 유쾌하지 않은 것처럼 그의 영화에서 변화의 시작은 항상 불쾌한 해프닝이다. 일대 사건으로 충격을 받은 집단 안에서 지속되는 긴장과, 꿈틀거리며 변화를 수용하는 공동체를 보여주는 것은 빈터베르그 영화의 특징이다. <사랑의 시대>에서도 공동체의 일원들은 갑작스레 등장한 엠마를 결국 구성원으로 받아들인다. 그런데 이 수용의 과정은 어딘가 의심스럽다. 그들은 왜 엠마를 받아들였을까. 엠마가 불편한 존재라는 것은 그들 스스로
[홍수정의 영화비평] <사랑의 시대>와 공동체의 불영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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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30일, <에스콰이어>는 장문의 칼럼을 통해 EDM 그룹 체인스모커스를 통렬히 비판했다. 요약하면 체인스모커스는 EDM 신의 니클백이라는 것이다(니클백은 과도한 대중성 때문에 마니아들의 혐오에 시달려왔다). 첫 문단만 인용하면 이렇다.
“니클백 혐오는 이제 니클백만큼이나 진부해졌다. 니클백이 얼마나 구린지 더이상 아무리 영특한 글을 써봤자 전혀 재밌지 않다. 할 만큼 했기 때문이다. 고맙게도, 우리의 집단 조롱 대상이 될 만한 새로운 이들이 나타났다. 체인스모커스다. 그들은 니클백이 포스트 그런지 아레나 록에 대해 했던 짓을 EDM에 하고 있다. 해당 장르가 내놓을 수 있는 최악의 클리셰들을 이용해 단시간에 인기를 얻었다.”
칼럼이 화제가 되자 체인스모커스가 즉각 반격에 나섰다. SNS에 니클백의 히트곡 <How You Remind Me>를 부르는 영상을 올렸다. 자신들의 신곡 <Paris>를 부르다가 갑자기 <How You Re
[마감인간의 music] 팝 EDM 변화 예고 - 체인스모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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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 나는 다른 전문도 많은데 재심 전문 변호사가 될 줄은 몰랐다”는 박준영 변호사와 “<또 하나의 약속> 이후 또다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를 만들게 될 줄 몰랐다”는 김태윤 감독이 만났다. 박준영 변호사는 수원 노숙 소녀 살인사건, 익산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 삼례 나라슈퍼 3인조 강도 치사사건, 완도 무기수 김신혜 사건의 재심을 맡아 유명한 재심 전문 변호사다. 삼성반도체에 근무하다 백혈병에 걸려 사망한 고 황유미씨의 이야기를 다룬 <또 하나의 약속>(2013)을 만든 뒤 김태윤 감독은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을 영화화한다. 택시기사 살인사건의 현장 목격자였던 15살 최군이 살인범으로 누명을 쓰고 10년을 복역한 사건으로, 최군은 2016년 재심을 통해 무죄가 입증됐다. 영화는 변호사 준영(정우)과 살인누명을 쓴 청년 현우(강하늘)가 재심을 향해가는 과정을 뜨겁게 그려낸다. 재심을 통해 유명해지고 싶었다는 변호사와 그런 변호사를 영화적 캐릭터로
[씨네 인터뷰]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 다룬 <재심>의 김태윤 감독, 박준영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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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 닌자고 무비> The Lego Ninjago Movie
감독 찰리 빈, 폴 피셔 / 목소리 출연 올리비아 문, 성룡, 데이브 프랭코, 저스틴 서로, 마이클 페냐, 잭 우즈
<레고 배트맨 무비>에 이은 <레고 무비>의 두 번째 스핀오프 작품 <레고 닌자고 무비>의 예고편이 공개 됐다. 첨단 로봇과 용이 한데 등장하고, 악당과 주인공이 다정하게 농담 따먹기를 하는 등 <레고 무비> 특유의 위트와 경계 없는 상상력이 짧은 영상 안에 담겨 있다. 로이드(데이브 프랭코), 제이, 카이, 콜, 존. 5명의 닌자들은 닌자고라고 불리는 고향섬을 지키는 임무를 맡고 있다. 밤이 되면 그들은 근사한 차를 타고 악당에 맞서 싸우지만 낮에는 학교에 반항하는 평범한 10대일 뿐이다. <파워 퍼프걸>의 TV시리즈를 연출한 찰리 빈이 감독을 맡았다. 9월22일 미국 개봉예정.
[WHAT'S UP] 진정한 낮져밤이 <레고 닌자고 무비> The Lego Ninjago Mo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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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고향집의 화두는 단연‘책가방’이었다. 조카 두명이 올해 나란히 초등학교에 들어가는데, 여동생들 미간이 잔뜩 구겨져 있었다. 형편에 맞게 사주자니 따돌림당할 것 같고, 유행하는 명품 가방을 사주자니 적잖이 부담이 되고. 듣자하니 10만원짜리는 가난뱅이 취급이고, 70만원 이상의 명품 브랜드는 재고가 없을 지경이고, 30만, 40만원짜리는 돼야 간신히 중산층 흉내를 낼 수 있단다. 책가방에, 아이들 옷 브랜드까지 벌써부터 등골 부서지겠다며 연거푸 한숨을 내쉬었다.
이른바 신(新)등골 브레이커. 노스페이스, 자전거, 화장품 등 중·고등학교를 휩쓸었던 고가품 유행이 이제는 초등학교에까지 번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입학 학용품의 평균 지출 비용이 63만8천원이란다. 14만원짜리 이탈리아제 지우개, 33만원짜리 프랑스제 필통, 28만원짜리 이탈리아제 공책이 70만원짜리 일제 책가방에 담겨 있어야 유행에 뒤처지지 않는 입학식 풍경. 인정욕망 자체가 창백하게 물신화돼버린 어떤 즉물의 세
[이송희일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조카의 입학을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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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이 나타났다. 전쟁에 앞서 그들이 왜 왔는지를 알아내기 위해 전세계가 하나로 움직인다. 언어학자, 수학자, 과학자가 한데 모여 외계인과 소통하기 위해 연구하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 <컨택트>를 보면 상대방과 의사소통하기 위한 최소한의 도구가 언어라는 걸 알게 된다. 영화에서 외계인의 언어를 연구하는 언어학자 루이스 뱅크스(에이미 애덤스)는 말과 글이 통하지 않는 상황에서, 신체의 모든 기관과 감정을 이용해 미지의 생명체와 대화를 시도한다. 소리로, 손짓으로, 눈빛으로, 호흡으로 절실하게 말을 건네고 진심을 다해 듣는다. <컨택트>의 배우 에이미 애덤스를 만난 건 지난해 치러진 미국 대선을 일주일 앞둔 11월2일이었다. 그때보다 더 소통과 이해가 절실하게 다가오는 지금, 에이미 애덤스와 나눈 인터뷰를 전한다.
-이 영화에 출연하기로 한 이유가 있나.
=어떤 것부터 이야기해야 할까. 각본을 본 순간 욕심이 났다. 절대적으로 아름다운 이야기였다. 맨 처음 읽
[people] <컨택트> 에이미 애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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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딸기>(2002), <유레루>(2006), <우리 의사 선생님>(2009)의 니시카와 미와 감독은 섬세한 심리묘사와 입체적 캐릭터 구축에 능한 감독이다. 가장 내밀하면서도 보편적인 인물의 심리묘사는 <아주 긴 변명>에서 정점을 찍는 듯 보인다. <아주 긴 변명>은 버스 전복 사고로 아내(후카쓰 에리)를 잃은 인기 작가 사치오(모토키 마사히로)가 같은 날 아내를 잃은 요이치(다케하라 피스톨)와 그의 아들을 만나면서 무너져내린 일상을 복구하는 이야기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니시카와 미와 감독을 만났다. 당시 미처 전하지 못한 영화에 대한 얘기들을 전한다.
-감독인 동시에 소설가다. <아주 긴 변명>은 영화보다 소설을 먼저 선보였다.
=<유레루>나 <우리 의사 선생님>은 영화를 만든 뒤 소설로 책을 냈는데 이번엔 영화를 목표로 소설을 먼저 썼다. 소설은 영화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담을 수
[people] <아주 긴 변명> 니시카와 미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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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알트먼 X 폴 토머스 앤더슨=?
그야말로 ‘빅 매치’다. 1970년대 미국영화를 대표하는 연출자이자 할리우드의 영원한 반골 감독인 고 로버트 알트먼. 그런 그의 적자로 평가받으면서도 자기만의 확고한 영화세계를 구축한 폴 토머스 앤더슨 감독의 대표작 14편을 만날 수 있는 상영회가 상암동 시네마테크 KOFA에서 2월14일부터 28일까지 열린다. <고스포드 파크>와 <내쉬빌>, <펀치 드렁크 러브>와 <매그놀리아> 등을 상영한다.
봄과 함께, 노라 존스
노라 존스가 올봄 내한한다. 올해로 3회를 맞이한 2017 뮤즈 인 시티 페스티벌의 헤드라이너로 무대에 오르는 것. 노라 존스는 2002년 앨범 《Come Away With Me》로 데뷔해 2003년 그래미 시상식에서 올해의 앨범, 올해의 노래, 신인상 등 8개 부문을 휩쓸며 ‘그래미의 여왕’이라는 타이틀에 등극했다. 이번 무대에서 노라 존스는 지난해 발표한 신곡들은 물론 명곡들도
[culture highway] 로버트 알트먼 X 폴 토머스 앤더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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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뚝뚝해 보이지만 속정 깊은 남자의 전형이 된 정우. 드라마 <응답하라 1994>(2013)의 ‘쓰레기’로 연기 인생 2막을 연 후, <재심>의 돈도 백도 없지만 정의심으로 움직이는 변호사 준영에 이르기까지 ‘무심한 듯 껄렁해 보여도 강직하고 선한 인간애를 지닌’ 인물로 거듭났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도 그저 ‘껄렁했던’ 시절이 있었다. <품행제로>(2002)에서 단군파 조직원으로 등장해 준필(류승범)에게 칼을 꽂는 악역부터 <동갑내기 과외하기>(2003)의 불량한 동네 형, <짝패>(2006)의 싸움 좀 하는 고등학생 5인방의 리더, <스페어>(2008)의 친구 장기를 팔아먹는 양아치 길도까지, 그의 ‘껄렁함’은 역사가 길다. 사진은 정우가 첫 주연을 맡은 영화 <스페어>로 만나본 7년 전 모습. 앳된 얼굴과 당시 유행하던 ‘날티’나는 긴 구레나룻, 그리고 “어떤 캐릭터든 내가 거기에 다가가기보다 내 안에 데
[메모리] 껄렁함의 변천 - 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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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에서 아파트 관리인으로 일하는 리(케이시 애플렉)는 혼자 무미건조하게 살아가고 있다. 그는 형 조(카일 챈들러)가 위독하다는 소식에 고향 맨체스터 바이 더 씨로 향하고, 형의 죽음 후 조카 패트릭(루카스 헤지스)의 후견인이 된다. 리는 패트릭과 보스턴으로 돌아가려 하지만 패트릭은 자신이 뿌리내린 고향을 떠나려 하지 않는다. 한편 전 부인 랜디(미셸 윌리엄스)에게서 연락이 오고, 잊을 수 없는 과거의 기억이 리를 점점 조여온다.
“모르겠어요.” 리가 궁지에 몰릴 때마다 탄식처럼 내뱉는 말이다. 격렬한 상실의 고통과 마주했을 때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어쩌면 그것을 마주하고 극복하기보다는 ‘모른다’는 회피와 망각에 몸을 의탁하는 것일 터다. 맨체스터 바이 더 씨에서 씻을 수 없는 트라우마를 겪고 마음의 문을 닫은 남자, 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도망치는 것뿐이었다. 그러나 외면했던 것은 끝내 귀환하고야 말고, 소금기 섞인 겨울바람에 외면하고 있었던 상처가 다시
격렬한 상실의 고통과 마주했을 때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 <맨체스터 바이 더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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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관의 간극을 넘어서지 못하고 멀어진 그레이(제이미 도넌)와 아나(다코타 존슨). 그사이, 아나는 한 출판사 편집팀장의 비서로 취직한다. 직장에서 능력을 인정받으며 승승장구하는 아나 앞에 어느 날 그레이가 나타난다. 돌아온 그레이는 자신이 이전과 많이 달라졌다고 자신한다. 그의 말대로 그레이는 더이상 둘 사이의 계약에 집착하지도 않고, 심지어 내밀한 아픔을 털어 놓기도 하며 아나와의 관계 발전을 꾀한다. 아나 역시 그레이에 대한 애정을 회복하던 차, 그레이의 과거 여인들이 아나 주변을 맴돌기 시작한다.
<50가지 그림자: 심연>은 BDSM을 소재로 일탈적 성적 관계를 묘사하는 데에서 한 발짝 나아가 관계를 다지려는 연인의 모습을 그린다. 에로티카 소설로서 원작이 지니는 정체성은 한층 옅어졌다. 대신 베일에 싸인 인물들을 등장시키며 스릴러 무드를 조성한다. 하지만 이야기의 서막이 오를 지점에 결말을 지어버리던 전작과 마찬가지로 인물들의 본격적인 사연은 다음 편을 기약하
관능적 매력은 사라지고 엉뚱하게 더 우스워진 속편 <50가지 그림자: 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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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계 명망가인 구겐하임 가문의 특이한 상속녀 페기는 사치스런 백만장자의 버릇없는 딸과는 달랐다. 외로웠고 기이했던 페기는 자신을 매료하는 것들에 인생을 기꺼이 던졌고, 어딘가 일그러진 자신을 비추는 거울로 예술을 택했다. <페기 구겐하임: 아트 애딕트>는 20세기를 앞서간 여성이자 탁월한 아트 컬렉터였던 페기 구겐하임의 예술과 욕망에 대한 끝없는 열정을 다룬 다큐멘터리다. 영화는 뉴욕, 파리, 런던, 베네치아를 편력하며 살아온 코스모폴리탄 페기 구겐하임의 생애를 다룬다. 그런 만큼 1920년대부터 전후 현대미술의 방대한 카탈로그가 작품 내내 화려하게 펼쳐진다. 페기는 공허를 메우듯 예술에 탐닉했고 섹스에 골몰했다. 두번의 결혼 후 끊임없이 남자들을 갈아치웠고 이에 대한 은밀한 사생활의 기록을 책으로 남기는 당돌한 모험도 감행했다. 삶의 후반기에는 베네치아에 수십년 머물면서, 거주지인 페기 구겐하임 팔라초에 현대미술의 인상적인 컬렉션을 마련했다. 패션계에서 활동해왔던 리사
시크하고 유머러스하며 거침없는 <페기 구겐하임: 아트 애딕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