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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칸국제영화제(이하 칸영화제)에서 화제를 모은 마렌 아데 감독의 <토니 어드만>이 7월 중순 독일에서 개봉했다. 칸영화제 기간, 영화지 <스크린>에서 최고 평점을 기록하며 황금종려상 후보로 점쳐졌지만 결국 무관에 그치고 만 영화다. 8년 만에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독일영화라 독일 현지에선 기대만큼 아쉬움도 컸다. 그럼에도 칸의 반향은 독일로 이어지고 있다. 6월에 열린 제34회 뮌헨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토니 어드만>이 선정됐다. 독일 언론은 극찬 일색이다. “독일영화 역사의 전환점”(<디벨트>)이라거나 “독일영화에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슈피겔>)며 환호하고 있다.
<토니 어드만>은 털털하고 유머 넘치는 68살 아버지와 일중독 딸 사이에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린 코미디다. 영화는 주인공 이네스가 아버지의 도움으로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리는데, 느리면서도 주인공들의 미세한 감정의 결을 놓치지 않는다. 초
[베를린] 칸국제영화제 화제작 <토니 어드만> 독일에서 호평 속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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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지지하는 쪽이든, 비판하는 쪽이든 김태곤 감독의 <굿바이 싱글>에 대해 공통으로 지적하는 아쉬움은 영화가 지닌 작위성과 상투성에 관한 것이다. 특히 영화의 뼈대가 되는 설정인 고주연(김혜수)과 김단지(김현수)의 관계 형성과 변화 과정이 억지스럽다는 평이 종종 눈에 띈다. 나 역시 주연과 단지의 만남이 작위적이고 이후 관계의 변화 역시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라는 데 동의한다. 그러나 이 영화가 지닌 작위성과 상투성을, 단지 이야기의 전개를 위한 게으른 선택으로 치부하는 것에 반대한다. 내게 <굿바이 싱글>의 작위성과 상투성은 영화의 메시지와 긴밀히 소통하는 의도적 장치라고 여겨진다. 이것이 곧 작위성과 상투성에 대한 긍정을 담보한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일단 작위성과 상투성이 영화의 메시지와 만나는 방식을 따져보려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두 인물의 관계를 중심으로 영화의 주요 설정들을 다시 통과해야만 한다.
복제로서의 이미지가 삶을 끌어가는 모
[김소희의 영화비평] 극단적인 두축을 나란히 붙여보는 <굿바이 싱글>의 방식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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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2016 <헤일, 시저!>
2015 <007 스펙터>
2015 <비거 스플래쉬>
2014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2013 <인비저블 우먼>
2011 <코리올라누스: 세기의
라이벌>
2008 <더 리더: 책 읽어주는 남자>
2005 <해리 포터와 불의 잔>
2005 <콘스탄트 가드너>
2002 <레드 드래곤>
1997 <오스카와 루신다>
1996 <잉글리쉬 페이션트>
1993 <쉰들러 리스트>
1990 <아라비아의 로렌스,
그 후의 이야기>
연출
2013 <인비저블 우먼>
2011 <코리올라누스: 세기의
라이벌>
목소리를 잃어버린 전설의 록스타 마리안(틸다 스윈튼)과 그의 연인 폴(마티아스 쇼에나에츠)이 인적 드문 이탈리아의 작은 섬 판텔레리아의 공항에서 누군가의 도착을 기다리고 있다. 입국장 문 뒤로
[액터/액트리스] 나이 듦 이상의 자유 - <비거 스플래쉬> 레이프 파인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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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면에 <칠전팔기 구해라>라는 드라마에 대해 쓴 적이 있다. <슈퍼스타 K> 김용범 PD의 기획. 내용도 재미있었지만 시선을 끌었던 건 기획의도였다. <슈퍼스타 K>가 되지 못한 사람들, 즉 자신의 에너지를 모두 쏟아부었음에도 불구하고 선택받지 못한 사람들의 시간이 드라마에서 다시 흐른다. 아예 새로운 기획이 아님에도 조금만 뒤집고 설정을 교환하는 것만으로 또 다른 생명을 부여받게 되는 것이다.
tvN의 <연극이 끝나고 난 뒤>의 흥미로운 포인트도 여기에 있다. 타이틀 이후 화면에 비치는 영상은 워런 비티와 아네트 베닝,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 커플들이다. 사랑하는 연기를 하고 나면 사랑이 싹트는가,의 실제 예라고 할 수 있다. <연극이 끝나고 난 뒤>는 이 점에 주목한다. 어긋난 사랑의 관계를 그린 드라마를 배치하고, 그 역할을 하고 있는 배우들의 감정선의 변화를 추적한다. “연인 역할을 하고 나면 실제 연애 감정이
[김호상의 TVIEW] <연극이 끝나고 난 뒤> 사랑하는 연기 후엔 사랑에 빠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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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킵트레이스: 합동수사> Skiptrace
감독 레니 할린 / 출연 성룡, 조니 녹스빌, 판빙빙 / 수입 미디어로그 /배급 영화사 빅 / 개봉 9월1일
영원한 따거 성룡, 대륙의 여신 판빙빙, <다이하드2>(1990), <클리프행어>(1993)의 레니 할린 감독, <잭애스>(2002) 시리즈로 유명한 코믹 액션의 달인 조니 녹스빌이 만났다. <스킵트레이스: 합동수사>는 성룡 영화에서 기대할 수 있는 모든 것이 담긴 성룡표 액션영화다. 홍콩 경찰 베니 챈(성룡)은 파트너의 복수를 하기 위해 악명 높은 범죄 조직의 두목을 쫓는다. 범죄 조직의 함정에 빠진 파트너의 딸 사만다(판빙빙)도 지켜야 하는 상황. 그러기 위해선 미국에서 넘어온 전문 도박꾼 코너 왓츠(조니 녹스빌)와도 힘을 합쳐야 한다. 원칙주의자 베니와 사기꾼 기질이 다분한 코너의 티격태격 콤비 플레이가 웃음을 자아낸다. 이번에도 성룡은 맨몸으로 모든 액션을 소화했다고
[Coming Soon] 영원한 따거 성룡, 그에게서 기대할 수 있는 모든 것이 담긴 액션영화 <스킵트레이스: 합동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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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회 서울독립영화제 대상작인 김정근 감독의 다큐멘터리 <그림자들의 섬>이 8월25일 개봉한다.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의 투쟁을 응원하기 위해 달려온 희망버스를 카메라에 담았던 감독의 데뷔작 <버스를 타라>(2012)에 이은 또 한편의 이야기다. <그림자들의 섬>은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의 인터뷰를 통해 치열하고 거칠었던 그들의 노동 현장을 조명한다. 영화에서 노동자들은 말한다. 조선소에 입사해 첫 월급을 받았을 때의 기쁨, 거대한 배를 만들어간다는 데서 오는 뿌듯함, 그리고 함께 노동 현장을 지키며 노동자로서의 자의식을 키워나가던 시절의 자부심. 하지만 어느 순간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은 활기를 잃어갔다. 노동조합운동을 하던 노동자들은 하나둘 흩어졌다. 그러면서 그들은 서로를 미워하는 마음까지 갖기에 이른다. ‘왜, 무엇이 이렇게 만든 것일까.’ 그들의 질문과 대답이 이어진다. 2010년 10월부터 촬영에 들어가 2014년 11월까지 편집 작업을 해 완성된
[인디나우]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의 이야기 담은 <그림자들의 섬>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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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렉 비욘드> Star Trek Beyond
감독 저스틴 린 / 출연 크리스 파인, 사이먼 페그, 조 살다나, 재커리 퀸토, 칼 어번, 안톤 옐친, 존 조, 이드리스 엘바
7월22일 개봉한 <스타트렉 비욘드>가 북미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영국에서는 2위에 그쳤다. 스페이스 오페라 <스타트렉>의 세 번째 시리즈로, <분노의 질주: 더 맥시멈> 등을 연출한 저스틴 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정체불명 우주선의 공격을 받은 엔터프라이즈호가 낯선 행성에 불시착한 뒤, 커크 함장(크리스 파인)과 승무원들이 외계 종족과 싸워나가는 이야기를 담는다. 한국에선 8월18일 개봉예정.
[해외 박스오피스] 영국 2016.7.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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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C. 밀러 감독의 액션 스릴러물 <퍼스트 킬>에 브루스 윌리스가 캐스팅됐다
=납치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경찰서장 역이다. 공포 스릴러물 <걸 하우스>를 쓴 닉 고든이 시나리오를 썼다.
-오프라 윈프리가 <셀마>를 만든 에바 두버네이 감독의 신작 <시간의 주름>에 출연한다
=미스터리한 프로젝트에 참여한 뒤 사라진 아버지를 찾아나서는 딸의 이야기다. 제작은 디즈니가, 각본은 <겨울왕국>의 제니퍼 리가 맡았다.
-브리 라슨이 마블 스튜디오가 제작하는 마블 최초의 솔로 여성 슈퍼히어로 주연의 <캡틴 마블>에 주인공으로 낙점됐다
=캡틴 마블은 나사(NASA)의 파일럿이자 공군 소령으로, 유전자 조작으로 초능력을 얻게 된다. 영화는 2019년 개봉예정이다.
[댓글뉴스] 브루스 윌리스, 스티븐 C. 밀러 감독 액션 스릴러물 <퍼스트 킬> 캐스팅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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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인천상륙작전> 인천으로 가는 길을 열어야 한다
[정훈이 만화] <인천상륙작전> 인천으로 가는 길을 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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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화두. 좋아하지만 훌륭하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있을까. 영화와 책의 만듦새에 대해, 해석에 대해, 취향에 대해 끊임없이 말하고 쓰는 일을 업으로 하다 보면 겪게 되는 존재론적 고민이다. 잘 만들어졌다고 좋아하게 되는 일은 많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엉망인데 좋아 죽을 지경일 때도 있었고, 끔찍하게 싫은데 완성도는 높아 원한에 가까울 정도의 불호(不好)의 감정에 시달리는 일도 있다. 이게 이렇다고 딱 잘라 말할 수 있다면 참 좋겠지만, 경험을 쌓아갈수록 알게 되는 건 그러기가 어렵다는 사실뿐이다. ‘모두 나쁘다’ , ‘원래 그렇다’의 함정에 빠지지 않고 내가 지향하는 방향을 지키기 위해 노력할 뿐.
결혼해라 말아라 쉽게 결론짓지 않고 혼자 살며 늙는 일의 복잡한 결을 살렸다. 다카기 나오코의 <혼자 살아보니 괜찮아> 얘기다. 혼자 살아보니 좋은 점과 안 좋은 점이 뭐냐 묻는 주변 사람들에게 장단점을 답하는 일화를 보면, 역시 독신은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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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는 책상물림이라고만 믿었던 시절이 있었다. 하나 과소평가였지. 주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지행합일(知行合一)이라, 또한 “지가 행보다 앞서는 것이지만 중요성은 오히려 행에 있다” 하셨으니, 이 가르침을 실천에 옮기고자 일군의 교수들이 분연히 일어섰다. 미학과 교수들이 인문대 구역 환경 미화 작업을 시작했던 것이다(이 미학이 그 미학이 맞는지는 논외로 치도록 하자).
문제는 이거였다, 나 하고 싶은 거 하자고 다른 사람을 노예처럼 부려먹기로 교수 뺨치는 직업은 사장밖에 없다는 것. 교수들의 노예주 근성이란 동서고금을 막론하여, 청소부 청년의 재능을 알아보고 몸소 잡역부 사무실까지 행차한 다음 보석과 정신과 진료까지 주선하는 <굿 윌 헌팅>의 착한 교수도 명함 한장 주머니에 챙기기가 귀찮아서 아주 자연스럽게 조교한테 넘기더라고. 너무 자연스러워서 순간 초대형 명함 지갑인 줄 착각했어.
어쨌든 노예를 부려먹으려면 일단 노예가 있어야 한다. 미학과 교수들은 묘목을 옮기고 땅
[김정원의 도를 아십니까] 교수의 도(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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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탕헤르에서의 추격
<본 얼티메이텀>(2007)
CIA 암살요원 데시가 블랙브라이어 작전의 실체를 밝힌 지부장 닐을 폭탄으로 암살하면서 시작되어 골목길 오토바이 추격전, 건물과 건물 사이를 넘나드는 파쿠르 액션, 본과 데시의 육탄전까지 약 12분간 쉼 없이 이어지는 이 시퀀스는 추격의 서스펜스와 각기 다른 종류의 격렬한 액션이 릴레이 경주처럼 배합된 명장면이다. 무엇보다 이 장면 마지막의 격투 액션의 백미는 데시와의 근접전 격투. 본 시리즈 전체에서 유일하게 무적이었던 제이슨 본이 적에게 육체적으로 압도당하는 위기 상황을 볼 수 있다. 이 장면에서 데시는 칼리 아르니스와 절권도만이 아니라 카포에이라 기술까지 구사한다.
2. 모스크바에서의 카체이싱
<본 슈프리머시>(2004)
자신이 암살한 러시아 정치인 네스키의 딸을 찾아 모스크바에 온 본은 인도에서 마리를 죽인 암살자 키릴의 추격을 받게 된다. 택시를 탈취하면서 경찰과 키릴의 추격을 동시에 받지만
[스페셜] 본 시리즈 액션 신 베스트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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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슨 본이 돌아왔다. 더이상 시리즈를 지속할 뜻이 없음에도 스튜디오가 속편 제작을 강행하자 폴 그린그래스와 맷 데이먼을 포함해 주요 스탭이 이탈한 <본 레거시>는 엄청난 혹평과 기대 이하의 흥행 성적에 직면해야 했다. 3부작의 골격을 잡았던 각본가 토니 길로이가 직접 메가폰을 쥐었지만 그것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했다. 맷 데이먼과 폴 그린그래스가 <제이슨 본>으로 돌아온다는 소식에 많은 팬이 환호한 것은 <본 슈프리머시>와 <본 얼티메이텀>이 선사했던 경이로움을 다시 마주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었을 것이다. 영화평론가 조재휘가 지난 시리즈를 되돌아보며 지금의 <제이슨 본>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맷 데이먼의 화려했던 과거를 5개의 장면으로 추억한다.
<제이슨 본>(2016)은 종적을 감춘 제이슨 본의 후일담으로 막을 연다. <본 얼티메이텀>(2007)에서 블랙브라이어 작전의 실체를 폭로한 지 12년이 지
[스페셜] 본 시리즈를 돌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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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미 감독의 두 번째 장편 <비밀은 없다>는 6월23일 개봉해 2주 만에 IPTV와 VOD 서비스를 시작했다. 영화에 대한 관객의 호불호가 극명히 갈리면서 영화진흥위원회 집계 기준 전국 관객 23만명을 넘기는 데 그쳤다. 관객의 외면에 따른 저조한 흥행 성적표는 <비밀은 없다>가 맞닥뜨린 현실이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다른 한축에서는 근래 보기 드물게 강렬한 에너지를 지닌 영화로 <비밀은 없다>를 읽어보려는 비평의 시도가 이어졌다. <씨네21> 1063호 기획 ‘이대로 보낼 순 없다, <비밀은 없다>를 둘러싼 이야기들’도 그중 하나다. <비밀은 없다>는 분명 불균질한 요소들의 충돌로 가득한 영화다. 그것은 단지 편집과 사운드와 미장센의 예측 불가한 전개에서 오는 낯섦만은 아니다. 그보다는 ‘국회 입성을 노리는 신예 정치인과 그의 아내, 선거를 보름 앞둔 어느 날 그들의 딸이 실종된다’는 로그 라인을 뒤로한 채 전혀
[스페셜] 이경미, 박찬욱 감독 대담으로 <비밀은 없다>가 남긴 것들을 되짚어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