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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아무렇게나 살다가 괴로우면 자살해버릴 거예요!”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데다 빚까지 떠안은 <그랜드 파더>의 보람은 너무 이른 나이에 세상의 혹독함을 접한 아이다. 그러던 어느 날, 보람 앞에 생판 모르는 노인이 친할아버지라며 나타난다. 고보결의 큰 눈과 굳은 표정은 보람의 당혹스러움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고보결은 서울예술대학 연기과를 졸업하고 한동안 연극 무대에 오르며 내공을 쌓았다. 박근형, 정진영 등 걸출한 선배들과의 협연에도 주눅 들지 않는 기운이 대견한 신인이다.
-제작자인 정윤철 감독의 눈에 띄어 캐스팅됐다.
=어느 시사회에서 뵀는데 그때 내 눈빛이 보람과 닮아 있었다 하시더라. 당시 나는 배우로서 필모그래피도 잘 안 쌓이고 여러 가지로 힘든 상황이라 굉장히 의기소침해 있었다. 그때 사람을 거리두고 관찰하듯 보는 습관이 있었는데 그게 보람과 비슷했던 것 같다.
-반항기 청소년들 특유의, ‘할 말은 많지만 당신에겐 하지 않겠다’는 투의 꿍한 태도가 인
[who are you] 기운이 대견한 신인 - <그랜드 파더> 고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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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홈페이지의 진흥사업 공지사항 게시판이 화제다. 조회 수가 다른 게시물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게시물이 있다는 것이다. 조회 수가 보통 몇백회이거나 제작지원 관련 발표의 경우도 많아야 2천~3천회 정도인데, 무려 5520회(8월24일 현재)인 ‘2017년 한국영화아카데미 신입생 모집 공고’에 무슨 ‘사연’이 있느냐고 몇몇이 물어왔다.
영화계 인사들은 이번이 한국영화아카데미(이하 영화아카데미)가 “부산으로 이전하기 전에 신입생을 선발하는 마지막 전형이기 때문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공표된 계획대로라면 영화아카데미는 2018년 신입생부터 (서울을 기준으로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부산에서 유학’해야 한다. 따라서 영화아카데미 입학을 목표로 삼고 있는 이들이 이번 모집 공고에 주목하고 대거 지원하려는 것 아니겠냐는 짐작이 설득력 있다.
영화계는 영화아카데미가 부산으로 이전하는 것이 탐탁지 않다. 영진위야 부산에 있어도 영화계에 큰 지장이
[한국영화 블랙박스] 현장 밀착형 영화교육 기관 취지 살리려면 부산 이전 재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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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의 재난과 한국영화를 겹쳐 본 첫 번째 기억은 정윤철 감독의 단편 <기념촬영>(1997)이었다. 1997년 제4회 서울단편영화제에서 송일곤 감독의 <간과 감자>와 더불어 최우수상을 공동수상한 <기념촬영>은 1994년에 일어난 성수대교 붕괴사건을 다루고 있다. 사건이 있던 바로 그날 단짝을 잃어버렸던 대학생 수진이 세월이 흘러 지하철역에서 과거의 기억과 맞닥뜨린다. 오래전 아침, 깔깔거리고 웃으며 등교하던 친구들, 하지만 미처 준비물을 챙기지 못했던 수진은 친구 소연을 먼저 버스에 태워 보냈다. 그리고 그 버스는 바로 그 시간에 성수대교를 지났다. 살아남은 수진은 기억 속에서 친구를 그리워하며 그의 영혼을 달래주려고 한다. 영화는 사고를 떠올리는 주인공의 의식의 흐름을 좇아가는 빠르고 리드미컬한 편집으로 ‘사회적 살인’이 벌어진 그날 아침 이후, 망각의 시간을 비통한 심정으로 바라본다. 그로부터 20여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우리는 과연 그로부터 달
[에디토리얼_주성철 편집장] 포스트 4·16 시대의 충무로, 우연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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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사 금월
박훈정 감독의 신작 <VIP>(배급 워너브러더스코리아)에 김명민, 박희순, 이종석이 출연하기로 했다. 북한 고위층 아들이 전세계를 돌며 연쇄살인을 저지르자 남한과 북한 그리고 인터폴이 그를 뒤쫓는 이야기다. 영화사 금월은 박훈정 감독이 설립한 제작사로, 전작 <신세계>에서 등장하는 조직인 골드문(Gold Moon)에서 따온 이름.
레드피터
연상호 감독의 차기작은 <염력>(배급 NEW)이다. 평범한 소시민인 40대 은행 경비원이 초능력을 얻게 돼 벌어지는 블랙코미디. 현재 시나리오 작업 중이고, 내년 상반기 촬영을 시작하는 게 목표다.
모호필름·용필름
<아가씨 확장판>이 9월1일 목요일부터 CGV아트하우스 압구정에서 상영된다. 9월 둘쨋주부터 아트하우스를 중심으로 명동, 서면 등 상영관을 조금씩 늘려갈 계획이다.
[인사이드] 박훈정 감독 신작 <VIP> 배우 김명민, 박희순, 이종석 캐스팅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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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에 새 명함을 내민 신생 회사가 있다. 하나는 제작, 영화 홍보, 매니지먼트 사업 모두 아우르는 종합엔터테인먼트사를 표방하고 있고, 또 하나는 배급사다. 지난 7월에 설립된 마일스톤 컴퍼니는 투자, 홍보, 매니지먼트 등 충무로의 여러 분야에서 활동 중인 젊은 영화인들이 모여 만든 회사다. 씨네그루 한국영화 투자팀에 있었던 김형대 대표, KN엔터테인먼트, NEW, 씨네그루를 거친 송윤영 이사, 영화인, NEW, CGV아트하우스에서 마케팅을 맡았던 이인성 이사, 엠에스팀에서 매니저로 활동했던 전병용 이사는 “독립을 고민”하다가 “또래끼리 모이면 시너지 효과가 나지 않을까”라는 기대로 회사를 차렸다고 한다. 이들은 제작 업무를 담당하는 마일스톤 픽쳐스, 매니지먼트 사업을 운영할 마일스톤 액터스, 영화 홍보를 하는 머리꽃 등 세 파트로 나눠 사업을 운영할 계획이다. 현재 마일스톤 픽쳐스는 백승빈, 고태정 감독 등 한국영화아카데미 출신 감독들과 프로젝트를 기획, 개발 중이다. 마일스톤
[국내뉴스] 충무로에 새바람 몰고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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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하루>의 은희(한예리)는 하루 동안 걷고 또 걷는다. 그러면서 만나는 세 남자들 때문에 마음에 파문이 인다. 감정과 걷기, 그 사이에서 영화에 리듬감을 불어넣는 건 영화의 음악이다. 나래 음악감독은 리드미컬한 재즈풍의 곡을 메인 테마곡으로 잡았다. “영화를 보면 싱그러움이 전해진다. 그 서정성을 살리면서도 위트 있는 장면들을 돋보이게 하고 싶었다. 우디 앨런의 <미드나잇 인 파리>(2011) 같은 분위기의 음악을 떠올렸다. 클라리넷과 색소폰을 중심에 두고 기타, 피아노, 더블베이스, 드럼으로 구성된 밴드 연주를 시도했다.”
이번 작업에 특별한 애정이 있다는 나래 음악감독은 “김종관 감독님의 섬세한 감성과 미장센을 좋아하는 팬”이라 한다. 여기에 <아카이브의 유령들> <극적인 하룻밤> <최악의 하루>에 이어 후반작업 중인 <지나가는 마음들: 더 테이블>(가제)까지 네편째 함께하는 배우 한예리에 대한 마음도 크
[영화人] 튀려 하지 않고 든든하게 받쳐주기 - <최악의 하루> 나래 음악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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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애플뮤직에서, 새로 나온 O.S.T를 보고 무슨 ‘힙합 복고 영화’가 하나 나왔나보다 했다. 그러다 오랜만에 넷플릭스를 켜니, <더 겟다운>(The Get Down)이라는 제목의 드라마를 볼 수 있었다. 여전히 디스코가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70년대 후반, 사우스 브롱크스를 배경으로 힙합 문화가 막 태동하던 시절의 이야기를 다룬 이 드라마는 바즈 루어만 감독이 제작자로 나서 10년 이상 기획해 만들어냈다고 한다. 연기자들은 대체로 신인이거나 인지도가 높지 않은 편인데, 윌 스미스 아들로 잘 알려진 제이든 스미스가 힙합의 3대 요소 중 하나인 그래피티 아티스트 역할의 조연으로 출연한다.
<더 겟다운>은 탄탄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음악과 당시 흑인 빈민가의 사회상을 지루하지 않게 연결하며 하나의 성장 드라마로 훌륭하게 그려낸다. 예전의 뉴욕과 게토였던 사우스 브롱크스를 표현하는 영상미도 훌륭하고, 주인공 그룹 각각의 드라마도 잘 살아 있다. 그 시절을
[마감인간의 music] 70년대 후반의 힙합과 디스코 - <더 겟다운> 사운드트랙(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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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김기덕 감독은 영화 <스톱>(2015)에 대해 정식 개봉 대신 ‘불법 다운로드를 허한다’는 발언을 전했다. 시장의 배급 상황에 대한 비판이자 관객을 향한 일종의 선포 이후 들려온 또 다른 소식은 400억원 규모의 미•중•한 합작영화 <무신>을 준비한다는 소식이었다. 디즈니 전 회장 딕 쿡이 설립한 딕 쿡 스튜디오와 중국 자매 회사인 필름 카니발이 함께 참여한 판타지 대작으로, 제작 형태로 볼 때 김기덕 감독의 기존 필모그래피에서 돌출된 것 같은 느낌도 있었다. 억측이 커져가는 가운데, 공식 입장을 좀체 표명하지 않았던 김기덕 감독이 인터뷰에 응해주었다. 마침 남북분단 상황에서 북한의 어부 철우(류승범)가 겪게 되는 고초를 그린 <그물>이 올 베니스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에 김지운 감독의 <밀정>과 함께 초청되었고, 올가을쯤 국내 개봉도 할 예정이다. 오랜만에 만난 김기덕 감독에게 그간의 변화를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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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 인터뷰] "지금은 내가 사는 세계에 대해 발언하려고 한다" - <그물> 김기덕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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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플릿> SPLIT
감독 M. 나이트 샤말란 / 출연 제임스 맥어보이, 헤일리 루 리처드슨, 안야 테일러 조이, 브래드 윌리엄 헨크
23개의 자아를 가진 다중인격자 케빈(제임스 맥어보이). 그중 한 가지 인격의 작용으로 케빈은 10대 소녀 셋을 납치한다. 감금이 지속되는 가운데 케빈이 보유한 가장 극단적 자아, ‘야수’의 본성이 끓어오르기 시작한다. 무한한 연기 스펙트럼을 지닌 제임스 맥어보이가 이번엔 정체를 알 수 없는 다중인격자로 돌아온다. <스플릿> 예고편 속, 삭발한 머리에 광기어린 눈빛을 장착한 제임스 맥어보이의 모습이 기대감을 증폭시킨다. <식스 센스> <더 비지트>의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2017년 1월 북미 개봉예정.
[WHAT'S UP] 제임스 맥어보이의 광기 어린 다중인격 <스플릿> SPL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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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렉 비욘드>의 엔터프라이즈호를 이끄는 세 배우 크리스 파인과 재커리 퀸토, 사이먼 페그가 지난 8월16일, 한국을 찾았다. 우주 최고의 콤비 커크와 스팍을 꼭 닮은 두 배우와의 만남은 마냥 가볍기만 할 거라는 예상과 달리 사뭇 진지한 문답이 오갔다. 물론 유쾌한 농담도 잊지 않은, <스타트렉> 시리즈의 균형감각을 닮은 인터뷰를 전한다.
-그동안 <스타트렉> 리부트 시리즈의 함장은 J. J. 에이브럼스 감독이었다. 수년 동안 똘똘 뭉쳐 일해왔던 제작진 틈에서 저스틴 린 감독은 잘 적응하던가.
=크리스 파인_ 알다시피 저스틴 감독이 우리 중에서 가장 꼴찌로 합류했다. 이미 친할 대로 친해진 팀원들을 지휘하는 게 쉽지 않았을 거다. 그런데 어려운 결정도 단호하게 내리더라.
-이번에는 사이먼 페그와 더그 정이 새로운 각본가로도 참여했다.
=재커리 퀸토_ 사이먼 페그는 본인 출연 분량이 없을 때에도 항상 촬영장에 상주하면서 우리를 지켜봐줬
[people] “<스타트렉>은 언제나 인류의 최고 버전을 보여주려고 노력한다” - <스타트렉 비욘드> 재커리 퀸토, 크리스 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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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J. 에이브럼스가 <스타트렉 비욘드>(2016)의 기획을 맡고 새로운 감독을 발탁한다고 했을 때 우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저스틴 린 감독은 맡은 바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며 팬들을 안심시켰다. 시리즈의 오랜 팬이기에 감히 도전할 수 있었다며 말문을 연 그는 <스타트렉>의 핵심이 각기 다른 캐릭터를 하나의 가족으로 묶어내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어린 시절 미국에 정착한 이민자로서의 성장과정이 <스타트렉> 속 미지의 세계를 향한 모험과 닮았다는 것이다. <분노의 질주> 시리즈를 통해 블록버스터 프랜차이즈에 필요한 연출이 무엇인지 증명한 저스틴 린 감독은 <스타트렉>을 위해 준비된 최선의 선택처럼 보인다.
-“엄청난 제작비의 인디영화를 만들었다”는 인터뷰를 봤다(<씨네21> 1068호). 재밌는 표현이다.
=할리우드영화는 예산이 커질수록 흥행이라는 목적이 분명해질 수밖에 없다. 때론 만들고 싶지 않은 것들도 만들
[people] “<스타트렉>은 함께 자란 친구 같은 시리즈” - <스타트렉 비욘드> 저스틴 린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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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들의 섬>(2014)의 김정근 감독이 땀을 뻘뻘 흘리며 연신 통화 중이다. 한참 만에 돌아와 가쁜 숨을 고르던 김정근 감독은 “조직을 해야 한다!”며 함박 웃는다. 그의 통화 상대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들이다. 인터뷰 다음날 진행될 <그림자들의 섬> VIP 시사회에 초대하기 위해 조합원들에게 전화를 돌리던 참이다. “<그림자들의 섬>은 한진중공업 현장을 통해 민주노총 조합원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그분들에게 가장 먼저 보여드리고 싶다.” 영화는 대한조선공사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 한진중공업 조선소 노동자들의 30년 노동조합사를 되짚는다.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을 비롯해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 각자의 노동의 기억을 소환한다. 김정근 감독은 사쪽의 노동 탄압에 맞선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을 응원한 희망버스 이야기 <버스를 타라>(2012) 이후에도 끈질기게 그곳의 노동자들을 기록했다. 2
[people] 계속 싸울 수밖에 없는 이들의 이야기 - <그림자들의 섬> 김정근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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빤치 소 모 감독은 28년 전 미얀마영화계에 데뷔해 200여편에 달하는 TV영화와 64편의 극영화를 연출했다. 미얀마에선 사진작가이자 화가로도 활동 중이다. 제1회 독립운동국제영화제 개막작인 <별들의 기록>은 1940년대 영국의 식민 지배에 저항하던 시기의 미얀마를 배경으로 한다. 영국군에 대항하기 위해 미얀마의 민족주의 무장이었던 아웅산은 미얀마 독립군(Burma Independence Army, BIA)의 시초가 되는 ‘30인 결사’를 조직한 뒤 일본군에 입대해 군사교육을 받았다. 한동안 일본군과 협력해 영국에 맞선 아웅산은 일본이 미얀마 침략의 야욕을 드러내자 미얀마 국민군(Burma National Army, BNA)을 결성해 일본군과 싸우기 시작한다(아웅산 장군이 암살당했을 때 딸 아웅산 수치는 두살이었다.-편집자). 영화는 BIA 시절, 미얀마의 독립을 위해 싸웠던 청년 난다와 써땡아웅의 일대기를 통해 미얀마의 독립운동 역사를 돌아본다.
-미얀마와 유사하게
[people] 잔혹한 시대의 저항정신을 담았다 - <별들의 기록> 빤치 소 모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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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살 된 대단한단편영화제
올해로 10년차 영화제로 자리잡은 대단한단편영화제가 9월1일부터 7일까지 홍대 KT&G 상상마당
시네마에서 열린다. 본선 진출작 25편은 물론이고 특별전의 주인공들도 눈여겨보자. <우리들>의
윤가은 감독 특별전에서는 <사루비아의 맛> <손님> <콩나물>이 상영된다. 배우 특별전의 주인공은 <남매> <바캉스> 등에 출연한 이상희 배우다. <문영> <연애경험> <전학생> <졸업여행> <타이레놀>이 단편 초청 섹션에서 상영된다.
전설의 밴드, 비틀스, 산타나, 토토를 한 무대에서
‘살아 있는 전설’이라는 수식어는 너무 뻔하다. 하지만 그 대상이 비틀스 멤버라면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긴 힘들 거다. <500일의 썸머>의 그 까다로운 썸머조차 애정을 고백한 남자, 비틀스의 드러머 링고 스타가 내한 공연을 갖는다. 1963년에
[culture highway] 10살 된 대단한단편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