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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꽃이지만 아픈 꽃.” 배우 임화영이 말하는 영화 <어느날>의 선화다. 그녀의 죽음은 늘 함께였던 남편 강수(김남길)의 삶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운다. 애써 봉인했던 기억들이 쏟아져나올까 두려워 차마 열지 못하는, 이층집 방문 같은 존재인 선화는 그러나 강수의 일상에 추억으로, 회한으로, 아픔으로 끊임없이 출몰한다. <어느날>에서 이처럼 짧지만 강렬한 존재감을 선보이는 임화영은 최근 종영한 드라마 <김과장>의 오광숙으로도 주목받았다. “꽈장님”을 외치던 <김과장>의 쾌활한 경리 사원과 아련하고 차분한 <어느날> 속 선화가 같은 인물이었다니! 최근 배우 임화영을 가장 기분좋게 하는 감탄사는 바로 이런 것이라고 한다.
-<어느날>의 선화는 강수가 과거를 회상할 때마다 등장하는 인물이다. 직접적으로 드러나진 않지만 염두에 둔 선화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상당할 것 같다.
=촬영하기 전 이윤기 감독님, 남길 오빠와 함께
[who are you] 늘 다른 모습으로 - <어느날> <김과장> 임화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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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진흥위원회가 발행하는 <한국영화> 85호에는 한국영화제작가협회(이하 제협)의 “상영·배급 분리, 독과점 개선의 시작이다”라는 글이 실렸다. 안철수·도종환 의원이 각기 대표발의한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영비법) 개정안의 배급-상영간 겸업 금지 및 스크린상한제 도입이 “대기업의 수직계열화에 따른 독과점을 해소하고 공정한 산업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것이 제협의 주장이다.
“대기업의 수직계열화에 따른 불공정거래 관행이 영화산업 내부에 여러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는 점에 대한 공감대는 충분히 형성돼 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2014년 시정명령조치를 사례로 제시하고 있다. 해당 시정명령은 “정당한 이유 없이 계열회사를 유리하게 하기 위하여 상영 회차, 상영관 규모, 극장 예고편, 현장 마케팅 등의 거래조건 또는 거래내용을 현저히 유리하게 제공하는 방법으로 차별적으로 취급하여서는 아니된다”(공정위 의결 2015-125)는
[한국영화 블랙박스] 대기업 불공정거래 관행 시정명령조치 취소 판결에 반론이 필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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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8일 한국 최초의 여성영화감독으로 불리는 박남옥 감독이, 향년 94살로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별세했다. 그가 우리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1997년 처음 열린 서울국제여성영화제를 통해서다. 그때 한국영상자료원에 결말부 영상과 일부 사운드가 유실된 채로 네거티브필름만 보관되어 있던 그의 연출작 <미망인>(1955)이 다시 빛을 보게 되었고, 이를 통해 그간 한국영화사 기록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박남옥을 시작으로 한 역사 속 여성 영화인들의 활동상도 새롭게 조명되었다. 당시 이러한 작업을 주도한 여성 영화인들은 사단법인 여성영화인모임을 결성하였고, <여성영화인사전>(주진숙·장미희·변재란 외 지음, 도서출판 소도 펴냄, 2001)과 다큐멘터리영화 <아름다운 생존: 여성 영화인이 말하는 영화>(감독 임순례, 2001) 등의 결실도 맺게 된다. 박남옥 감독이 그 출발점이 되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열렬한 영화 팬에서 영화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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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 김신재를 동경하던 ‘영화소녀’ 영면에 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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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쓰레기랑 결혼할 줄 알았어.” 배우 김영애를 <변호인>(2013) 개봉 당시 인터뷰한 적 있다. 지금은 천만 영화로 기억되는 <변호인>이 막 600만 관객을 돌파한 시점이었다. 마침 그때가 드라마 <응답하라 1994>가 큰 인기를 끌던 때였는데, 거의 매회 빠지지 않고 보신다고 해 놀란 기억이 있다. 드라마에서 나정(고아라)이 칠봉(유연석)이 아닌 쓰레기(정우)와 잘될 줄 알았지만 “나는 쓰레기와 칠봉이를 반반씩 섞어놓은 남자가 좋아요”라는 말도 잊지 않으셨다. 응사뿐만 아니라 당시 코미디 프로그램 <개그콘서트>의 최고 유행어였던 개그맨 김준호의 ‘자나~ 자나~’도 (나중에는 좀 피곤할 정도로-_-;) 꽤 난사하셨던 기억이 있다. 소속사에서 관리를 잘해주냐고 여쭤봤더니 “잘 케어해주잔나”, 인터뷰가 길어져서 힘드시진 않냐고 했더니 “괜찮잔나, 끄떡없잔나” 그런 식이셨다. 어쨌건 평소 좋아하던 배우를 직접 만났을 때, 환상이 깨지는 것이
[에디토리얼_주성철 편집장] 배우 김영애 선생님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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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9일 국내 개봉예정인 <에이리언: 커버넌트>의 트레일러를 보고 환호한 팬들이 많았으리라 짐작된다. 지난 2016년 말 이십세기폭스사가 뉴욕 링컨 센터에서 20여분의 푸티지를 상영한 후, 수많은 기자들 역시 조금 더 볼 수 없다는 서운함과 완성된 영화를 보게 될 기대감에 환호했다. 20여가량의 푸티지에는 어느 미스터리한 행성에 이주민들을 싣고 도착한 우주선 커버넌트 호가 등장한다. 신세계에 도착한 이들의 대부분은 행성에 정착하기 위해 온 민간인들. 이들은 극저온 수면을 취하고 있다. 파일럿을 비롯한 소수의 팀원들은 소형 우주선을 타고 먼저 행성에 착륙한다. 하지만 팀원 중 한명이 곧 고통을 호소하고, 그가 우주선에 옮겨진 뒤 상황은 급격하게 악화된다. 푸티지 상영 다음날 리들리 스콧의 세계로 처음 진입한 <에이리언: 커버넌트>의 주연배우 캐서린 워터스턴을 만날 수 있었다. “원래 무서운 영화를 전혀 못보는 데다 (기자들과 마찬가지로) 영화의 푸티지를 처음 봤
[현지보고] <에이리언: 커버넌트> 캐서린 워터스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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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양필름, 영화사 이창
현빈이 김성훈 감독의 신작 <창궐> (배급 NEW)에 출연하기로 했다. 밤에만 활동하는 야귀의 창궐을 막고, 조선을 구하기 위한 이청(현빈)의 사투를 그린 이야기다. 이청은 왕 이조의 아들로 주색잡기에 능한 조선 최고 무공의 소유자다. 영화는 하반기 촬영을 시작한다.
영화사 레드피터
연상호 감독의 신작 <염력>(배급 NEW)이 고사를 지내고 4월 17일 크랭크인한다. 초인적인 능력을 우연히 얻은 한 평범한 남자(류승룡)가 자신의 딸(심은경)과 주변 사람들을 위해 특별한 능력을 발휘하며 펼쳐지는 이야기. 박정민, 김민재, 정유미도 합류했다.
영화사궁, 발렌타인필름
정우가 조근현 감독의 신작 <흥부>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에 캐스팅 됐다. 고전 <흥부전>을 재해석한 영화 <흥부>는 조선 헌종 때 양반들의 권력다툼으로 백성의 삶이 힘들어지는 환난 속에서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이야기로, 흥부는 조선
[인사이드] 현빈, 김성훈 감독 신작 <창궐> 출연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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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모태펀드의 자펀드 운용사도 청탁금지법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현행법은 공공기관의 출자로 조성된 모태펀드 운용사((주)한국벤처투자)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른 공공기관에 해당하여 이 법의 적용 대상으로 보고 있지만, 모태펀드로부터 출자받은 자펀드 운용사(벤처투자회사)는 이 법의 적용을 받지 않고 있다. 그런데 자펀드 운용사는 대부분의 자본을 공공기관으로부터 출자받아 공익 목적을 위해 운용되고 있고 투자대상의 선정 및 투자순서에서 중립성을 유지할 필요가 있어 이 법의 적용을 받을 필요가 있다. 공공기관으로부터 100분의 30 이상을 출자받은 법인이나 단체, 기관의 경우에는 공무수행사인으로 적용받도록 하여 공정한 직무수행을 보장하고, 공공기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고자 한다.
김영주 의원은 “2조원이 넘는 정부 예산이 계정별로 출자된 모태펀드의 자펀드
[국내뉴스] 모태펀드의 자펀드 운용사 포함 요구하는 김영란법 개정법률안 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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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사람>의 빛은 여간 작업하기 어려운 게 아니다.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 시대극이고, 밤 장면이 많은 데다가 실내든 로케이션이든 쉬어갈 수 있는 장면이 하나도 없다. 그가 직조해낸 빛은 새벽, 아침, 낮, 석양, 밤 등 시간의 흐름을 명확하게 표현한다. 인물이 처한 상황과 신분에 따라 각기 다른 빛을 사용한 것도 그의 원칙이었다. 안기부 실장인 규남(장혁) 같은 권력자에게는 밝은 빛을 준 반면, 성진(손현주) 같은 보통사람에게는 하이라이트가 센 빛을 주지 않았다. 이 영화에서 정해지 조명감독이 즐겨 사용한 조명은 영화에서 주로 사용하는 텅스텐과 HMI(데이라이트)이고, 30구 같은 텅스텐 라이트를 투입한 낮 신이 몇 있다. 그의 세심한 조명 덕분에 <보통사람>의 룩은 시대극 특유의 묵직함이 느껴진다.
<보통사람>뿐만 아니라 <원라인>과 <해빙> 또한 그의 손을 거친 작품이다. <원라인>은 “콘트라스트의 변화를
[영화人] <보통사람> <원라인> <해빙> 정해지 조명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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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영화학교에서 장률 감독의 수업을 받은 적이 있다. 그는 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는 ‘자연스러움’을 좋아하지 않아요.” 감독은 서사의 관습으로 조작한 진실에 거부감을 가지고 내러티브를 감각으로 포장하는 것을 의심했다. 연출자로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민하던 나는 “나의 스타일은 나의 호흡, 이것이 진정성”이라는 감독의 말에 고무되었다. 영화는 자신의 감정, 곧 관객에게 전하는 연출가의 감정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영화는 허구”라고 했다. 하지만 우리는 허구를 사랑함에도 불구하고 영화에서까지 반복적인 현실을 만들지 못해 안달한다. 관객은 극장에서 두 시간의 기승전결 말고 다른 스타일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믿는다.
영화가 서사 드라마가 아닌 하나의 순수 예술품으로 보였던 개인적 경험. 20세기 후반에 태어나 21세기를 사는 내게 처음으로 각인된 작품은 훗날에 본 고전들 이전에 가스파르 노에의 <돌이킬 수 없는>(2002)이었다. 극장에서 관객이 욕설을 내뱉으며 영
[박수민의 오독의 라이브러리] 가스파르 노에의 <돌이킬 수 없는>과 필립 그랑드리외의 <새로운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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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해변에서 혼자>(2016)는 홍상수의 필모그래피에서 조금 다른 지점에 놓여야 할 영화다. 이 영화에는 기존의 홍상수 영화에서 보지 못했던 몇 가지 숏이 등장한다. 영희(김민희)가 지영(서영화)과 함께 독일에서 시간을 보내는 1부의 초반, 화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초록빛 언덕 너머로 희미하게 보이는 영희와 지영을 찍은 익스트림 롱숏에서 검은 옷을 입은 남성(박홍열)이 화면을 가로질러 언덕을 올라 그녀들에게 시간을 묻는다. 이 장면에서 그림 같은 구도와 강렬한 초록색은 인물들을 압도하며, 건조한 홍상수 영화의 화면에서 볼 수 없었던 미학적 감흥을 자아낸다. 또 다른 장면. 영희가 공원 호수에 놓인 다리에서 절하는 숏 다음 바로 등장하는 호수의 수면에 비친 나무 그림자를 보여주는 숏은 슈베르트의 낭만적인 음악과 어우러져 마치 한폭의 그림 같은 정경으로 펼쳐진다. 카메라는 느리게 팬하여 벤치에 앉아 있는 영희와 지영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와 비슷한 회화적인 구도의
[최은영의 영화비평] <밤의 해변에서 혼자>가 보여준 홍상수 영화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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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펜던트) 록’은 장르가 아니다. 장르라기보다는 스타일이며, 스타일이라기보다는 어떤 태도에 가깝다. 설명하자면 “누구의 간섭도 없이 그저 우리가 하고 싶은 록을 한다” 정도가 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적어도 나에게 인디 록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밴드는 둘 정도로 수렴된다. 그랜대디와 차르다. 인디 록이 장르가 아닌 것은 이 두 밴드의 음악만 감상해봐도명확히 알 수 있다.
인디 록 신의 지난 20여년을 되돌아보건대 신시사이저를 통해 다이내믹한 기반을 구축하고, 거기에 서정적이면서도 풍성한 스케일의 멜로디와 사운드를 쌓아올리는 것만큼은 그랜대디를 따라올 자가 없었다. 이는 11년 만에 발표한 컴백 앨범 《Last Place》 (2016)에서도 마찬가지다. 《Last Place》에서 ‘가장 먼저’ 돋보이는 건 멜로디 메이커로서의 변함없는 기질이다. 그러나 ‘더욱 돋보이는 건’ 보편적으로 호소할 만한 이 선율을 다채로운 변주로 포장하는 재능이다. 자연스레 멜로디는 풍요로워지고, 곡
[마감인간의 music] 변하지 않아 좋구나 - 그랜대디, 《Last P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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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날 인터뷰 해요? 배우들 인터뷰 하면 되지. (웃음)” 이윤기 감독은 감독이 할 얘기가 뭐가 있냐며 영화 뒤에 자꾸만 숨으려 했다. 하지만 “비관적인 회의론자”라는 그가 <남과 여>(2015) 이후 내놓은 따뜻한 영화 <어느날>을 보고 나니 궁금증이 일었다. <어느날>은 아픈 아내를 먼저 떠나보낸 보험회사 과장 강수(김남길)와 교통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진 미소(천우희)의 영혼이 만나 각자의 아픔을 치유해가는 과정을 그리는 영화다. 이윤기 감독의 작품 중 가장 대중적이고 따뜻하고 귀여운 영화이면서, 인간의 영혼이 등장하는 판타지영화인 데다 전작을 통틀어 최초로 여성이 아닌 남성의 심리가 중심이 되는 작품이다. <어느날>을 본 다음날 이윤기 감독을 만나 리얼리즘과 판타지, 낙관과 부정, 성공과 실패에 대한 얘기를 주고받았다. 그러나 대화의 절반은 상업영화 안에서 소화되지 못하는 이야기들, 하지만 의미 있다고 생각되는 이야기들이 만들어지지 못
[씨네 인터뷰] "치유, 이 영화를 만들며 바란 건 그거 딱 하나" - <어느날> 이윤기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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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고스트 스토리> A Ghost Story
감독 데이비드 로워리 / 출연 케이시 애플렉, 루니 마라, 윌 올드햄, 롭 자브레키
“자신의 유산을 조금씩 만들어봐. 네가 죽고나서도 실은 주변에 맴돌고 있다는 걸 사람들이 인지할 수 있게.” 즐거운 순간을 기록하고 그 쪽지를 집 안 곳곳에 꽂아놓은 M(루니 마라). 집에는 한 사람의 인생이 오롯이 담긴다.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C(케이시 애플렉)는 유령이 되어 사랑하는 M의 주변을 맴돈다. 제목만 보면 호러물 같지만 망자와 살아 있는 사람의 교감을 다룬 판타지 로맨스다. 캠코더로 기록한 옛날 영상을 보는 것처럼 1.37:1의 화면비에 담긴 장면들이 낭만적이고 애틋하다. <피터와 드래곤>의 데이비드 로워리 감독이 연출했다. 올해 선댄스영화제에서 공개돼 호평을 받았다. 7월 7일 북미 개봉예정.
[WHAT'S UP] 망자와 살아 있는 사람의 교감을 다룬 판타지 로맨스 <어 고스트 스토리> A Ghost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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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월 31일 금요일. 한국 현대사에 남을 두 가지 장면이 연출됐다. 하나는 구치소로 실려가던 초췌한 얼굴의 박근혜 전 대통령, 다른 하나는 1080일 만에 육지로 돌아온 상처투성이의 세월호. 박근혜가 내려가니 세월호가 올라왔고, 그가 구속되니 세월호가 바닷속 유폐에서 풀려났다. 수인번호 503번이 3.2평 독방 앞에서 울었다는 소문이 돌던 그 시각, 미수습 유가족들은 귀환하는 세월호를 향해 오열을 터뜨렸다. 하나의 추락이 하나의 상승에 길항하는, 하나의 구속이 다른 것의 해방으로 도약하는 이 운명의 엇갈림을 두고 사람들은 인과응보, 사필귀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 말이 맞을 것이다. 한때 ‘형광등 100개를 켜놓은 듯한 아우라’의 소유자라고 찬양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수인번호 503번으로 전락한 채 눈물을 쏟아냈다며 TV조선이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타전하더라도, 시민들의 눈은 귀환하는 세월호를 향해 있었다. 정말로 거짓말처럼, 금요일에 수학여행을 마치고 돌아왔기 때문
[이송희일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세상을 바로잡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