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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둥이 잘린 고목에 관한 이야기는 없다. 오래된 벽에 관한 이야기도 없다. 땅에 떨어진 꽃 한 송이에 관한 이야기도 없다. 영화에서는 더이상 기억과 작은 감정의 이야기들이 없다. 영화 속 역사와 뜨거운 감정은 여전히 넘쳐나면서도 내가 사랑할 수 있는 영화는 점점 드물어져 간다.
사람들은 커피를 마시면서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읽고 마치 그처럼 영화도 소비한다. 재미, 장르를 소비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회적인 모순과 분노도 소비한다. 요즘의 상당한 영화들은 적의를 이용한다. 사람들은 영화에 드러나는 사회적인 모순에 쾌감을 느끼지만 그 모순은 스스로의 내부를 향하지 않고 적의 안에 머문다. 영화는 또 그처럼 곧잘 역사를 이용하지만 열등감을 벗어버리려는 보상 심리를 넘어서지 않는다. 역사에 관심이 많지만 기억은 하잘것없이 생각한다. 주위를 둘러싼 세계가 그렇고 많은 영화가 그렇다.
은유는 사소함에 대한 관찰에서 시작된다. 사소함에 대한 시선을 잃어버린 영화들은 온통 직설화법으로 넘쳐난
[내 인생의 영화] 김종관의 <부운> 사라질 샤미센 소리를 기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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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정>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올해는 꼭 죽어야 쓰것는디.” 다큐멘터리 <할머니의 먼 집>의 주인공이 털어놓는 여망은, 관심을 호소하는 외로운 노인의 제스처가 아니라 진담이다. 열여덟살에 결혼해 가족을 보살피는 보람만 알고 살아온 여인은, 자식을 여의고도 살날이 다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고역으로 느낀다. 매일 그녀의 손길을 요하는 살아 숨쉬는 존재는 이제 마당의 식물뿐이다. 돌연 아들을 앞세운 해, 심은 적도 없는데 돋기 시작한 화초들을 보며 할머니는 놀란다. “내가 꽃 좋아하는 걸 알고 하느님이 꽃나무를 뿌려주셨나보네.” 그녀의 목소리에는 고마움과 더불어, 지친 당신을 구태여 지상에 붙드는 신의 의지에 대한 탄식이 서려 있다. 장성한 손주와 노쇠한 자식들의 걸음도 뜸해진 집. 박삼순씨는 안방 미닫이에 풀밭과 나비 그림 스티커를 붙여 마당을 집 안에 들인다. 잠든 할머니는, 나비를 꿈꾼다.
09/10
10년 떨어진 시대적 배경을 택한 일제강점기 드라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그날의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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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을 본 관객이 리메이크 영화를 관람한다면 그 시선은 두 스크린을 동시에 향할 수밖에 없다. 하나의 시선이 눈앞의 스크린에서 펼쳐지는 리메이크 영화를 향한다면 또 하나의 시선은 기억 속 원작 영화를 불러낸 가상의 스크린으로 향한다. <벤허>가 원작의 축약과 반복을 지향한다면, <매그니피센트 7>은 원작에 대한 해석을 감행한다. 물론 원작을 대하는 이러한 차이가 리메이크 작품의 성패를 결정짓는 절대 요인은 아니지만, 이 두 작품에 한해서는 그 차이가 작품의 질적 성패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미리 밝히자면 내 입장은 <벤허>는 참담한 실패이고, <매그니피센트 7>은 <황야의 7인>에 못지않은 재미를 주는 작품이라는 쪽이다.
<벤허>, 거두절미의 서사와 사라진 아우라
티무어 베크맘베토프의 리메이크 이전에도 <벤허>는 세번이나 제작되었지만, 우리가 <벤허>라 부르는 작품은 오로지 윌리엄 와일러의
[안시환의 영화비평] <벤허>와 <매그니피센트 7>의 서로 다른 리메이크 방식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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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화예대 메이크업전공, 일본판 <부산행> <아이 엠 어 히어로> 좀비 특수분장 참여 外
특수분장 업체 메이지와 산학협력 체결을 통해 체계적인 현장 실습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부산행> 이후 새로운 좀비영화 <아이 엠 어 히어로>(감독 사토 신스케)가 개봉을 앞두고 있어 기대를 모은 가운데, 국내 유일 미용특성화 대학인 정화예술대학교(총장 허용무) 메이크업전공 재학생들이 좀비 특수분장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 엠 어 히어로>는 3년 연속 일본 만화대상을 수상한 하나자와 겐고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하였으며 전세계에 600만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로 영화 <부산행>의 연상호 감독이 영감을 얻었다고 했을 정도로 두터운 팬층을 보유한 만화이다. 영화 상당수의 촬영이 파주의 대형 쇼핑센터에서 이루어졌으며, 정화예술대학교 메이크업전공 재학생들은 분장 전문 업체 메이지와 함께 한국 촬영에 참여하였다. 정화예대 메이
정화예대 메이크업전공, 일본판 <부산행> <아이 엠 어 히어로> 좀비 특수분장 참여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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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에서 무대감독으로 활동하던 마리(기쿠치 아키코)가 돌연 귀향을 결심한다. 그녀가 해안가 고향 마을로 돌아왔을 때, 어릴 적 벗 오사무(고바야시 유키치)는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할머니의 죽음으로 혼자가 된 하지메(미네 아즈사)는 마리와 비슷한 시기에 마을로 온다. 어린 시절 화재사고로 얼굴에 남은 화상 자국은 하지메를 어딘가 비밀스럽게 보이도록 만든다. 마리가 버려진 창고를 개조해 빙수 가게를 열면서 하지메는 자연스럽게 마리를 돕게 된다. ‘나기도 빙수’ 메뉴는 단출하다. 당밀맛, 귤맛 빙수와 에스프레소 딱 세 가지이고 가격은 모두 500엔이다. 오픈은 했지만 한적한 바닷가 마을이라 손님 끌기가 쉽지 않다. 그러던 중 마리의 눈에 하지메가 들어온다. 마리는 하지메에게 최초의 빙수를 대접하고, 하지메는 기꺼이 마리의 첫 손님이 된다.
“마지막에 나온 사람이 바다의 뚜껑을 닫지도 않고 돌아가버렸네.” 하라 마스미의 노래는 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이 되었고, 소설은 다시 영
상처받은 이들의 마음을 녹여주는 빙수의 맛 <바다의 뚜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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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랑하는 할머니가 자살을 시도했다.” 할머니(박삼순)의 자살 시도에 충격을 받은 이소현 감독은 곧장 할머니가 있는 화순에 내려가 할머니와 일주일씩 시간을 보내다 온다. 발치 가까이까지 온 죽음을 기다리며 혼자 화순에서 늙어가는 것이 외로우셨던 까닭인 것 같다.
이제는 더이상 먹이고 키울 손주도 없어 할머니는 고독을 견디고자 바지런히 화초를 가꾸고 집 안을 정리한다. 어린 시절 할머니 손에서 자라 할머니에게 강한 애착을 갖고 있는 이소현 감독은 할머니의 임종을 준비하는 집안 어른들과 갈등을 겪기도 한다.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가슴엔 여전히 ‘우리 할머니를 어디에도 보낼 수 없다’는 어린 시절의 마음이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할머니의 먼 집>은 이소현 감독이 할머니의 지금을 보듬고 얼마나 더 남았을지 모를 할머니의 미래를 함께 준비하고자 만든 다큐멘터리다. 계획 없이 시작한 촬영, 두루뭉술한 서사에 찰나의 순간을 다급히 찍은 휴대폰 영상들도 마구잡이로 뒤섞
나의 사랑하는 할머니가 자살을 시도했다 <할머니의 먼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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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버튼이 4년 만에 판타지의 세계로 돌아왔다. <다크 섀도우>(2012)에 이어 에바 그린과 다시 손잡은 팀 버튼은 랜섬 릭스가 쓴 동명의 판타지 소설을 영화로 풀어낸다. 2016년, 할아버지가 의문의 죽음을 당하고, 소년 제이콥(아사 버터필드)은 할아버지가 남긴 단서에 따라 미스 페레그린(에바 그린)이 운영하는 보육원을 찾는다. 특별한 능력을 지닌 별종만이 머물 수 있는 숨겨진 장소. 아이들은 시간을 조정하는 능력을 지닌 ‘임브라인’ 미스 페레그린의 보호 아래, 1943년의 하루를 반복하며 영겁회귀의 삶을 살고 있다. 그러나 영생을 얻으려는 ‘할로게스트’의 수장 바론(새뮤얼 L. 잭슨)이 페레그린과 아이들을 노리면서 점차 위기가 닥쳐온다.
<가위손>(1990)으로 미국 중산층 가정의 위선을 풍자했던 팀 버튼의 오랜 모티브는 여기서도 반복된다. 단편 <빈센트>(1982)의 어머니처럼 제이콥의 아버지는 아들의 특별함을 교정해야 할 정신질환으로만 바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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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대전 말미, 핀란드 북부 라플란드 지역에서 독일군과 핀란드군 사이 전쟁이 한창이다. 작은 시골 마을에서 산파로 일하던 핀란드인 헬레나(크리스타 코소넨)는 야만적인 마을 사람들의 생활상에 환멸을 느낀다. 우연히 마주친 독일군 장교 요하네스(로리 틸카넨)에게 강한 이끌림을 느낀 그녀는, 마을을 떠나 무작정 그가 있는 전선으로 향한다. 경력을 위장해 독일군 진영의 간호사가 된 헬레나는 전쟁 트라우마로 매일 밤 악몽을 꾸는 요하네스를 정성껏 돌본다. 둘은 어느새 연인 사이로 발전한다. 어느 날, 출전 명령을 받은 요하네스가 좀처럼 돌아오지 않자 헬레나는 둘만의 약속대로 전선을 탈출한다.
전쟁의 참상에 대한 묘사와 국적이 다른 남녀의 로맨스가 영화의 두축을 이룬다. 나치 독일의 만행과 민간인, 포로들이 겪은 고통을 재현하는 방식은 전형적이며 새로운 고민이 느껴지지 않는다. 주인공은 사랑에 대한 본능적인 이끌림에 따라 생명을 인도하는 산파에서 나치 독일에 부역하는 간호사가 되기를 ‘선택
세상이 끝나도 당신을 기다리겠습니다 <미드와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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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나츠키는 옆집에 사는 소꿉친구 유우를 좋아하지만 마음을 고백하던 중 용기가 부족해 고백 예행연습이라고 둘러대버린다. 유우 역시 나츠키를 좋아하지만 이 사건으로 그녀가 다른 사람을 마음에 두고 있다고 오해하게 된다. 그러던 중 나츠키를 좋아하는 또 다른 소년, 아야세가 나츠키가 좋아하는 밴드 공연에 함께 가자고 티켓을 내밀고, 공연에서 돌아오는 길에 그는 그녀에게 고백한다. 고백의 현장을 목격한 유우는 화를 내면서도 그녀를 위해 물러서는 것이 맞는지 고민한다. 한편 나츠키의 친구들인 아카리와 미오의 연애사도 진행 중이다. 순수한 소녀 아카리를 짝사랑하는 모치즈키는 호시탐탐 그녀에게 고백할 기회를 노리지만 쉽지 않고, 미오는 늘 함께 하교하는 하루카를 좋아하지만 소극적인 성격 탓에 감정을 표현하기가 쉽지 않다. 청춘들의 풋풋한 감정은 깊어져만 간다.
한 시간이 조금 넘는 짧은 러닝타임 동안 십대들의 삼인삼색 연애담을 스케치한 소품이다. 가볍고 발랄한, 전형적인 일본 순정만화
두근두근 고백 예행 연습 <예전부터 계속 좋아했어: 고백실행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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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월15일, 승객 155명을 태운 US항공 1549편이 뉴욕 허드슨강에 불시착했다. 이륙하던 비행기가 새떼에 부딪히며 양쪽 날개 엔진이 모두 손상된 것이다. 사상자는 0명. 순간의 기지로 승객들을 살려낸 1549편 기장 체슬리 설렌버거(그의 애칭이 바로 ‘설리’다)는 만인의 영웅으로 떠오른다. 하지만 이야기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신작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은 아찔한 사고와 기적적인 생존, 언론의 스포트라이트 뒤에 가려졌던 한 평범한 남자 ‘설리’(톰 행크스)의 마음의 여정을 뒤쫓는 영화다. 문제의 핵심은 엔진이 파열됐을 당시 비행기가 출발지인 뉴욕 라과디아 공항으로 회항할 수 없었는지의 여부다. 다양한 식견을 갖춘 항공전문가들은 허드슨강에 비상 착수한 설리의 결정이 옳았는지 집요하게 문제를 제기한다. 설리 역시 사고 당시의 순간을 끊임없이 머릿속에서 재생하며 후유증을 겪는 한편 기장으로서 자신의 선택이 옳았는지 의문을 가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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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무도 죽지 않는다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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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숨>은 제주 해녀들의 가슴에 가만히 청진기를 대고 그 마음의 소리를 채집한 다큐멘터리다. “제주에는 4500명의 해녀가 있고, 우도에만 340명의 해녀가 산다.” “이곳의 여인들은 글보다 물질을 먼저 배운다.” 친절한 내레이션을 따라 우도 해녀들의 삶을 따라가다보면 우리가 몰랐던 사실들도 알게 된다. 상군, 중군, 하군으로 나뉜 해녀들의 엄격한 계급이라든가, 그 계급을 결정하는 것은 숨이고, 그것은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다든가 하는 이야기. 건강한 몸으로 태어나 숨을 깊이 참을 수 있는 해녀들은 상군으로 분류돼 깊은 수심까지 들어가 전복도 따고 고기도 잡는다. 하군은 상군이 될 수 없고, 제아무리 상군이라도 제 숨을 다스리지 못하면 바다에서 눈을 감을 수도 있다. 제목인 ‘물숨’은 자신의 숨을 넘어서는 순간 먹게 되는 숨, 다시 말해 “잘라내지 못한 욕심의 숨”을 뜻한다.
제주 출신 고희영 감독은 7년 동안 우도 해녀들을 밀착 취재해 <물숨>을 만들었다.
제주 해녀들의 마음의 소리 <물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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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철학교사인 나탈리(이자벨 위페르). 아내이자 두 아이의 엄마로, 또 투정이 잦은 딸로 지내는 나탈리의 일상은 바쁘지만 활기 있고 행복해 보인다. 하지만 남편의 외도를 알게 된 후 나탈리의 견고했던 생활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나탈리는 외도 사실을 알리는 남편에게 뜻밖에도 “왜 그걸 말해. 묻어두고 살 순 없었어?”라고 반응한다. 그녀는 무엇보다 이 안온한 일상을 흔드는 균열에 대한 공포를 가지고 있던 것이다.
하지만 그 공포를 회피할 퇴로가 막혀버린다. 연이어 엄마가 죽고, 아이들은 각자 바빠 그녀의 품을 떠나며 나탈리의 일상은 이전과 사뭇 달라진다. 흥미로운 지점은, 미아 한센-러브 감독이 이 지독한 균열 앞에서 나탈리에게 격앙된 감정을 부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오랫동안 자부심을 갖고 집필해온 철학 총서를 트렌드에 맞게 바꾸는 작업에서 밀렸을 때도, 그녀는 순순히 받아들이는 쪽을 택한다. 나탈리가 바라보는 중년의 자신은 엄마가 기르던 “늙고 뚱뚱해서” 아무도 맡
지금껏 잘 살아왔고 앞으로도 잘 살아갈 거예요 <다가오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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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채 떼기도 전인 어린 나이에 피터(오크스 페글리)는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는다. 사고 현장에서 홀로 서성이던 피터에게 다가온 초록색 용 한 마리. 피터는 용에게 엘리엇이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그날로 둘은 서로의 유일한 가족이 되며 깊은 숲속에서 함께 살아간다. 6년 후, 숲을 순찰하던 그레이스(브라이스 댈러스 하워드) 일행은 우연히 피터를 발견한다. 며칠이 지나, 엘리엇 또한 욕심 많은 벌목꾼들에게 포획된다. 피터와 엘리엇은 보금자리를 잃고 헤어질 위기에 처한다.
1977년 돈 채피 감독이 연출한 실사 애니메이션 <피터의 용>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원작 속 용의 친숙한 이미지가 <피터와 드래곤>에서도 그대로 활용된다. 거친 비늘이 아닌 북슬북슬한 털, 매섭기보다는 크고 맑은 눈의 생김새부터 아이의 부름에 성실히 응하는 태도까지, 영화 속 용은 영락없는 반려동물의 모습이다. 아이를 무탈하고 용감하게 키워내는 점에서 좋은 부모의 이미지가 투영되기도 한다.
나에겐 아무도 모르는 특별한 친구가 있다 <피터와 드래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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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선 사이트에서 남친을 발견했다. 인터넷 쇼핑을 하듯 너무나 쉽게 손에 넣었다.’ 나나미(구로키 하루)는 SNS 계정에 이런 글을 올린다. 만남의 기쁨보다는 너무 쉽게 사람이, 사랑이 온 데 대한 불안의 표현 같다. 이윽고 나나미는 그 남자와 결혼한다. SNS 친구인 ID ‘클램본’의 소개로 등장한 아무로(아야노고)라는 남자의 도움으로 결혼식도 무사히 치른다. 하지만 결혼은 오래가지 못한다. 나나미가 남편의 외도 증거를 찾아달라며 아무로에게 의뢰를 한 게화가 됐다. 갈 곳 없는 나나미에게 아무로는 일거리를 찾아준다. 그러면서 나나미는 AV 배우 마시로(고코)를 만나고 잠시나마 서로에게 의지한다.
온라인상의 만남이 진짜가 될 수 있을까. 반대로 오프라인의 사랑은 진실한 걸까. 이와이 슌지의 이 질문은 시의적절했으나 그 전개에는 의아한 구석이 많다. 나나미는 클램본과 아무로의 말이라면 무조건 믿고 본다. 그 순진함 때문에 계속 당하면서도 말이다. 동시에 온라인상의 정체가 탄로날까봐
오늘도 나는 거짓말을 잔뜩 해버렸다 <립반윙클의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