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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아카데미 시상식 단편애니메이션 부문 후보에 오른 <댐 키퍼>가 장편애니메이션과 디지털 시리즈로 각각 만들어진다. 단편애니메이션을 연출한 다이스케 다이스 쓰쓰미 감독과 로버트 콘도 감독이 픽사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독립해 세운 톤코하우스에서 <댐 키퍼> 프랜차이즈를 제작한다. 장편애니메이션은 이십세기폭스와 손잡고 만들며, 디지털 시리즈는 온라인스트리밍플랫폼 훌루 재팬과 합작하여 2017년 여름 일본, 미국, 한국 등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댐 키퍼> 프랜차이즈 소식은 지난 11월18일 버뱅크에서 열린 CTN 애니메이션 엑스포에서 최초로 발표됐다. 특히 디지털 시리즈 <댐 키퍼>는 장편 제작 발표보다 며칠 앞서 총연출로 한국인 에릭 오 감독을 발탁해 화제를 모았다. 역시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출신인 오 감독은 2010년부터 <몬스터 유니버시티> <브레이브> <인사이드 아웃> <도리를 찾아서&g
[LA] 디지털 시리즈 총연출로 한국인 에릭 오 감독 발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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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진 시간>은 세상에서 가장 으스스한 소재를 다룬다. 바로 실종, 그것도 아이들의 실종이다. 아이들의 죽음도 슬프고 무섭지만 아이들의 실종은 그보다 더 오싹하다. 최소한 아이들의 죽음에는 끝이 있다. 하지만 해결되지 않은 실종사건은 사라진 사람들을 망령과 같은 흐릿한 존재로 고정시키고 그 상태는 끝없이 이어진다. 그동안 사람들의 상상력, 해결되지 않은 미스터리에 대한 매혹과 공포는 부풀어 오른다.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의 이야기가 아직까지 기억되는 것도 그 때문이고, <행잉록에서의 소풍>이 그렇게 매력적인 영화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끝까지 해답을 주지 않고 미스터리의 향취를 최대한 뽑으려 했던 <행잉록에서의 소풍>과 달리 <가려진 시간>은 영화가 다루는 세 소년의 실종사건에 대해 친절한 답을 준다. 그 답은 환상적이지만 그만큼 산문적이기도 하다. 세 소년은 시간을 잡아먹는 요괴의 알을 깨트리고 정지된 시간 속에 갇
[듀나의 영화비평] <가려진 시간>과 소녀의 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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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영화를 만든 남성감독을 꼽는다면 내겐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이름이 먼저 떠오른다. 이를 설명하는 데는 한편의 영화로 충분하다. 알모도바르의 <내 어머니의 모든 것>(1999)은 조셉 L. 맹키위츠의 <이브의 모든 것>(1950)의 여성 관계에 대한 전복을 시도하는 담대한 작품이다. <이브의 모든 것>에서 스타 자리를 놓고 벌어진 쇠락해가는 배우 마고(베티 데이비스)와 그녀의 팬이었던 젊은 이브(앤 박스터)의 암투는 <내 어머니의 모든 것>에서 각자의 자리를 침범하지 않은 채 지속 가능한 관계들로 변모한다. 아들의 죽음이라는 충격적인 사건에서 시작하지만 영화는 단지 모성에만 매여 있지 않고 다양한 이들간의 관계를 향해 나아간다. 알모도바르 영화를 페미니즘 영화라 확신하게 된 이유도 그가 여성, 어머니의 이야기를 주로 다룬다는 주제적 측면보다는 그가 여성들의 관계, 여성간의 연대기를 능히 다루기 때문이다.
한 인물 두 배우
알모도바
[김소희의 영화비평]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영화와 앨리스 먼로의 소설이 여성들간의 관계를 말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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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 말고 실력으로 되갚아줘. 네가 바뀌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그럴싸하게 들리지만 사회의 부조리를 개인 차원으로 축소하는 기성 세대의 훈계로 낯설지 않은 레퍼토리다. 실력이란 말의 모호함은 또 어떤가? 검증하고 반영하는 절차가 공정하지 않을 때, 운도 실력이고 ‘돈도 실력’이라는 비아냥거림을 반박할 길은 막막해진다. 어린 시절, 강동주는 거대 병원 응급실에 먼저 도착한 아버지가 순서에 밀려 사망에 이르렀다는 이유로 병원 기물에 야구방망이를 휘둘렀고, 그를 진정시키던 의사 부용주(한석규)의 말을 길잡이 삼아 거대 병원 의사로 돌아왔다.
응급실 진료는 도착한 순서가 아니라 위급한 순서라는 것을 몰랐던 무지가 분노의 출발점이었고, 전문의 시험을 전국 1등으로 통과해도 부모가 병원장인 동료에게 가려 열패감을 맛보는 강동주(유연석). 여태 쌓아온 가치관이 위협받고 분원 좌천으로 인한 분노로 들끓는 그가 해명을 구해야 할 의사 부용주는 분원인 돌담병원에서 ‘김사부’라는 가명
[유선주의 TVIEW] <낭만닥터 김사부> 흙수저 청춘을 이끄는 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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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돌프와 많이있어
제작 스프라이트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OLM, OLM 디지털 / 감독 유야마 구니히코, 사카키바라 모토노리 / 국내 목소리 출연 김율, 신용우 / 수입·배급 CJ E&M / 개봉 12월 예정
‘냥심’을 저격할 영화가 온다. 호기심 많은 집고양이 ‘루돌프’(김율)는 어느 날 주인과 헤어져 길을 잃어버린다. 거리의 크고 작은 위협에 겁먹은 루돌프 앞에 나타난 길고양이 ‘많이있어’(신용우)는 루돌프를 도와 무사히 집까지 갈 수 있도록 함께 길을 떠난다. <루돌프와 많이있어>는 고단샤 아동문학 신인상, 노마 아동문예 신인상 등 일본 아동문학계를 휩쓴 사이토 히로시 작가의 동명 원작을 바탕으로 만든 애니메이션이다. 시그라프(SIGGRAPH, 세계적인 컴퓨터 그래픽 컨퍼런스)에서 CG 기술력을 인정받은 LA 스프라이트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와 <포켓몬스터> <요괴워치> 제작진이 함께 참여해 완성시킨 글로벌 프로젝트답게 뛰어난 3D C
[Coming Soon] 나만 없어 진짜 사람들 고양이 다 있고 나만 없어 <루돌프와 많이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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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의 제18대 대선 개입 의혹을 파헤치는 이마리오 감독의 다큐멘터리 <메멘토 모리>가 크라우드 펀딩을 시작했다.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는 “죽음을 기억하라”라는 뜻이다. 2013년 12월31일 한 남자가 자진했다. 그의 유서엔 다음 말이 쓰여 있었다. “… 여러분, 보이지 않으나 체감하는 공포와 결핍을 제가 가져가도록 허락해주십시오. 모든 두려움을 불태우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두려움은 제가 가져가겠습니다. 일어나십시오.” 제18대 대통령 선거에 조직적으로 개입한 국가정보원과, 그들의 범죄를 은폐하려는 권력에 맞서 고 이남종씨는 국정원 대선 개입 특검을 요구하다 서울역에서 분신했다. 고 이남종씨의 뜻을 기리고자 만드는 <메멘토 모리>는 내년 3월 완성을 목표로 제작비를 모은다. 펀딩 목표 금액 4천만원은 보충 촬영과 저작권료, CG 및 후반작업 등의 제작비와 작품 홍보 비용에 사용될 예정이다. 펀딩21(funding21.com)에서 진행
[인디나우]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 다루는 다큐멘터리 <메멘토 모리> 크라우드 펀딩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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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엄> ミュ-ジアム
감독 오오토모 게이시 / 출연 오구리 슌, 오노 마치코, 노무라 슈헤이, 마루야마 도모미
끔찍한 연쇄살인이 이어진다. 개구리 가면을 쓴 범인은 사건 현장에 꼭 ‘형벌’이란 메시지를 남겨둔다. 사와무라(오구리 슌) 형사는 피해자들이 모두 몇년 전 한 살인사건 피의자에게 사형 판결을 내렸던 배심원들이란 사실을 알게 된다. 그중엔 형사의 아내도 있다. 사와무라와 사이가 좋지 않던 아내는 아들을 데리고 나가 일주일째 연락이 닿지 않는 상태다. 도모에 료스케 작가의 동명 만화를 영화화했다.
[해외 박스오피스] 일본 2016.11.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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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히들스턴이 벤 위틀리 감독의 신작에 출연한다
=영화 <하이-라이즈>팀의 재결합이다. 프랭크 밀러와 제프 다로의 1990년대 코믹북 시리즈 <하드 보일드>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다.
-제임스 프랭코가 조시 분 감독의 각본으로 <더 프리텐더스>를 연출한다
=1980년대를 배경으로 두 대학 친구가 한명의 여성에게 빠지는 내용의 이야기다. 잭 킬머, 샤메익 무어, 제인 레비가 주연을 맡았으며 브라이언 콕스, 주노 템플 등이 조연으로 출연한다.
-<퍼시픽 림2>에 <엽문3: 최후의 대결>에 출연한 중국 액션배우 장진이 캐스팅됐다
=스콧 이스트우드와 존 보예가가 주연을 맡았으며, 스티븐 S. 드나이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배우 김정훈도 앞서 출연을 확정지었다.
[댓글뉴스] 톰 히들스턴, 벤 위틀리 감독 신작 출연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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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가려진 시간> 40년 만에 걸린 사기단
[정훈이 만화] <가려진 시간> 40년 만에 걸린 사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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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다운 나이의 대학생들이 술을 마시고 싶으면 무슨 짓이든 하는 법이다(그 꽃다운 나이에 술 좀 마시겠다고 무슨 짓이든 해야 하는가라는 의문은 논외로 치자). 우리가 택한 방법은 새벽에 술을 사서 학교로 올라간 다음, 학교 건물 2층과 맞닿아 있는 경사로에서 대략 50cm를 도약, 홈통을 잡고 발코니로 몸을 던지는 거였다.
그 시간에 술병을 껴안고 문 닫힌 학교로 잠입하는 사람들이 제정신일 리가 없다. 신입생에게는 참으로 신비로운 조화였다. “이렇게 취한 사람들이 한번도 안 떨어지는 게 신기하지 않아요?” “아니, 안 신기해. 왜냐면… 떨어지거든.” 응? “지난해 여름에는 민철이가 홈통을 껴안고 1층까지 미끄러져서 오른팔 껍데기가 몽땅 벗겨졌고, 그전에는 수철이가 난간을 놓치는 바람에 엉덩이부터 추락….” 그만해, 안 들을래, 술 깬단 말이야.
사람이 가장 공포를 느끼는 높이가 11m라 했던가. 술도 취했겠다, 6~7m에 불과한 건물 2층 높이 정도는 우스울 수밖에 없다. 게다
[김정원의 도를 아십니까] 탈옥수의 도(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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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꽃
박석영 / 2016년 / 128분 / 개막작
<재꽃>은 <들꽃>(2014)과 <스틸 플라워>(2015)에 이은 박석영 감독의 세 번째 ‘꽃’ 영화다. <스틸 플라워>의 하담(정하담)이 <재꽃>의 하담임은 그가 가진 물건들로 알 수 있다. 하담은 외딴 마을에서 조용히, 편안히 지내는 중이다. 전기세라도 보태겠다며 부득불 손에 봉투를 쥐어줘도 “네가 무슨 돈을 내냐”며 손사래치는 집주인 아주머니는 마음씨가 좋다. 한편 해별(장해별)은 아버지가 어느 동네 누구이니 찾아가라는, 엄마의 말을 따라 아버지를 찾아가기 위해 하담이 사는 곳에 도착한다. 자신의 옛 모습이 생각난 건지, 하담은 마을에 흘러 들어온 해별을 각별히 여긴다. 마을 사람들은 갈 곳 없는 하담과 해별을 상냥히 대한다. 어느 날 하담은 해별을 지키고자 어떤 일을 벌이게 되고, 그 사이에 끼어든 마을 사람들의 행동으로 하담의 선한 의도는 걷잡을 수 없이 왜곡되어버린다
[스페셜] 서울독립영화제 주요 상영작 프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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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감독들의 고민을 들어보고자, 올해 의미 있는 독립영화를 선보인 세명의 감독을 만났다. 자본으로부터 독립해 자력으로 <들꽃>(2014), <스틸 플라워>(2015), <재꽃>(2016)까지 완성한 박석영 감독, 단편 <손님>(2011), <콩나물>(2013) 등으로 국내외 영화제에서 주목받고 올해 빛나는 데뷔작 <우리들>을 선보인 윤가은 감독, 첫 번째 장편 극영화 <걷기왕>을 통해 꿈과 열정을 강권하는 사회에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진 백승화 감독이 귀한 시간을 내주었다. 독립영화감독으로서 영화를 만들며 어떤 현실적 어려움에 부딪혔는지 또 창작자들에게 필요한 지원과 정책은 무엇인지, 다양한 얘기를 들을 수 있는 자리였다.
박석영
데뷔작 <들꽃>(2014)을 시작으로 <스틸 플라워>(2015), <재꽃>(2016)까지 세편의 ‘꽃 시리즈’를 완성했다. 세편 모두 혹독
[스페셜] 독립영화감독 대담-박석영·윤가은·백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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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한국 독립영화인들은 독립영화 정책의 최우선 선결 과제로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의 정상화’를 주장한다. 독립영화인들은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2014년 12월31일 낙하산식으로 임명한 김세훈 영진위 위원장 체제 이후 독립영화 정책이 급속도로 퇴보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독립영화의 제작, 유통, 배급, 독립영화전용관 사업 등 전반적인 영화 정책을 하루빨리 논의하기 위해서라도 영진위가 독립영화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진흥 기구로 환골탈태해야 한다는 게 독립영화인들의 중론이다. 11월21일 독립영화인 821명은 ‘박근혜 퇴진과 문체부와 영진위의 개혁을 촉구하는 독립영화인 시국선언’ 자리에서 이러한 뜻을 분명히 밝혔다. 독립영화인들의 비판의 칼끝은 김세훈 위원장 체제의 영진위뿐 아니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국정 농단에서 비롯된 현 정부의 문화정책 전반으로 향해 있다. 고영재 한국독립영화협회 대표는 “비단 독립영화만의 문제가 아니라 문화예술정책 전반을 무너뜨린 이 정
[스페셜] 독립영화인들이 말하는, 지금 가장 시급한 독립영화 정책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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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우리의 마음을 끌어당긴 별별 영화와 사람들을 돌아보았다. 시국이 뒤숭숭한 와중에도 자신의 소명을 지키며 ‘열일’한 독립영화·독립영화인에게 고마움과 응원을 전하는 의미에서다.
올해의 오지라퍼_ <범죄의 여왕> 양미경
이리 기웃, 저리 기웃 뭐든 궁금한 일이 생기면 꼬치꼬치 캐묻지 않고는 못 견디는 여자, 올해의 오지라퍼는 단연 <범죄의 여왕>의 양미경(박지영)이다. 미경은 시골에서 불법 시술을 전문으로 하는 미용실을 운영하며 살던 중 서울 사는 아들 집 수도요금이 120만원이 나오자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음을 직감하고는 곧장 상경한다. 미경은 그를 창피해하는 아들의 태도 따위는 상관하지 않고, 수상쩍은 관리실과 이웃집을 들쑤시고 다니며 ‘수사’를 시작한다. 아줌마 탐정 미경의 용의자 탐문 방식은 별것 없다. 일단 현관문부터 두드리거나 통성명으로 모든 관계를 평정하고 친구 되기다. 넘치는 애정과 오지랖으로 미경은 거친 아파트 관리인 개태(조복래),
[스페셜] 별별시상식 - 2016 독립영화계 주요 작품들을 돌아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