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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모든 일에 우리를 사랑하시는 이로 말미암아 우리가 넉넉히 이기느니라.’ 로마서 8장37절은 다음과 같은 구절로 이루어져 있다. 종교인이 아니라면 혹은 꽤 성실한 종교인이라도 단번에 이 구절이 의미하는 뜻을 이해하기 쉽지 않다. <동주>의 각본가이자 <러시안소설>(2013), <조류인간>(2015) 등을 연출한 신연식 감독은 혼란에 빠진 한 종교인의 모습을 통해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로마서 8장37절’의 의미를 성찰해나간다. 성실한 기독교인 기섭(이현호)이 주인공이다. 그는 절친한 형이자 젊은 신도들에게 스타 목사로 존경받는 요섭(서동갑)을 돕기 위해 부순교회의 간사로 들어간다. 마침 요섭은 한국 종교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선배 목사에 맞서 싸우는 중이다. 그로부터 요섭을 지키겠다던 기섭의 믿음은 요섭이 여성 신도들을 성폭행했다는 제보에 송두리째 흔들린다.
믿음에 대한 질문을 본격적으로 제기하기에 앞서, <로마서 8
<로마서 8:37> 최근 한국영화에서 보기 드문, 본격 종교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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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화려했지만 지금은 유동인구가 적은 상권. 두식(신하균)은 이곳에서 DVD방을 운영하는 사장이다. 매일 한두 커플만 찾는 정도라 몇달째 전기세를 못 낸 채 파리만 날리고 있다. 태정(도경수)은 혼자서 음악을 공부하며 학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두식의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지만 두식에게 몇달째 월급을 못 받고 있다. 두식은 하루라도 빨리 가게를 넘기고 싶어 하지만 아무도 낡은 가게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태정은 어떤 사건에 엮이면서 어떤 물건을 DVD방 7호실에 숨긴다. 두식은 중국 동포 출신인 한욱(김동영)을 새로운 아르바이트생으로 고용한다. 어느 날 DVD방에 어떤 사고가 일어나고, 두식은 그 사고를 수습하기 위해 7호실에 무언가를 숨긴다. 졸지에 7호실에는 두식과 태정의 각기 다른 비밀이 공존하게 된다.
전작 <10분>(2013)에서 청년세대의 고용불안과 비정규직 문제를 사회 드라마로 풀어냈던 이용승 감독의 신작 <7호실>은 자영업자의 분투기와
<7호실> 닫아야 사는 사장 vs 열어야 사는 알바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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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데스데이>는 단 하루, 그것도 자신의 생일에 갇혀버린 대학생 트리(제시카 로테)가 반복적으로 죽음을 겪는 이야기다. 금발의 여성 인물을 끝없이 쫓아와 무참히 살해하는 복면의 존재는 자연히 <스크림>(1996)을 떠올리게 만들고, 감쪽같이 재생되는 하루는 <사랑의 블랙홀>(1993)을 연상시킨다. 이미 익숙한 하위 장르의 특성을 굳이 공들여 꼼꼼하게 묘사하는 초반부의 밋밋함을 제외하면 몇몇 예측 가능한 지점은 오히려 <해피 데스데이>가 지닌 매력적인 요소다. 스크림의 홀쭉이 가면이 대학교 마스코트인 뚱보 가면으로 변모하고, 피 튀기는 슬래셔 무비의 외피는 팝 음악이 흘러넘치는 10대 영화의 활기로 무장한 상황. 영화는 자연히 날선 공포보다는장르의 변주와 코미디를 기대한 관객에게 걸맞은 방향으로 흘러간다. 초반부에선 전형적으로 행실이 나쁘고 헤픈 여대생으로 트리를 묘사하면서 그에게 앙심을 품은 다양한 인물들을 용의선상에 올려둔다. 그러나
<해피 데스데이> “죽을 때까지 놀아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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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모메 식당>(2006)의 헬싱키나 <안경>(2007)의 가고시마 북단 요론섬은 다른 대륙이지만 같은 채도의 공간이었다. 오기가미 나오코의 ‘힐링’ 필터를 통과하는 순간, 세상의 어디든 비슷해 보이는 착시현상이 일어났다.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5년 만의 신작 <그들이 진심으로 엮을 때>는 감독을 향한 그런 시선에서 자유로워진 작품이다. 그는 이제 비슷한 고민을 공유하는 사람들을 각각의 자리에 배치하는 대신 하나의 관계로 적극적으로 엮어나간다.
영화는 11살 어린 소녀 토모(가키하라 린카)의 시선으로 시작된다. 대낮에도 어둡고 어지러운 집, 삼각김밥으로 끼니를 때우는 토모에게 이 쓸쓸함은 별스럽지 않다. 엄마는 어느 날 집을 나갔고, 이 역시 토모에게 낯설지 않은 일이다. 외삼촌 마키오(기리타니 겐타)는 보호를 자처하는데, 그의 집에는 연인이자 트랜스젠더인 린코(이쿠타 도마)가 함께 살고 있다. 토모가 외삼촌이 ‘특이한 사람’으로 언급한 린코를
<그들이 진심으로 엮을 때> 실제 일본 트랜스젠더 이야기를 모티브로 만든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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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글렌 고든 카슨 / 출연 워런 비티, 아네트 베닝 / 제작연도 1994년
무언가를 통해 자신의 인생을 재조명하거나 설계한다는 것은 놀라운 자극이고 변화이지만 우린 그냥 시간이 흘러가듯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잊어버린다.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 서서히 변화하는 자신을 느끼는 행위에 무뎌져가는 것이다. ‘힐링’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우린 삶의 변화를 위해 많은 노력과 투자를 하며 살고 있다. 그런 일상 사이 우리는 누군가에겐 간절할 수 있는 하루를 아무렇지 않게 보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척박한 세상, 반복되는 일상에서 우리는 꿈을 키우고 희망을 얘기하는 낙으로 지친 하루를 위로하는 데 익숙하다. 그 익숙한 위로 중에 영화가 있다. 나와는 다른 사람의 일상과 내가 꿈꾸던 세계, 혹은 나와 같은 이야기 등 다양한 나와 내 환경을 반추해볼 수 있는 영화라는 매체 속에 ‘사랑’이라는, 우리에게 친숙한 키워드가 있다.
그리움과 기다림으로 완성되어진 운명적 사랑. 나 또한 그런 기
류선광 미술감독의 <러브 어페어> 무뎌질 때 꺼내보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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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중요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커닝 하이스트 영화래도 과언이 아닌 <배드 지니어스>는, 소재의 규모가 장르적 재미를 좌우하지 않는다는 사실의 증거다. 그러나 이 영화는 스릴 게임을 넘어 무한경쟁 세계의 문턱에서 청년들이 내리는 선택에 관한 사려깊은 이야기로 나아간다. 서민이지만 빼어난 학력으로 값비싼 엘리트 학교에 다니는 린(추티몬 추엥차로엔수키잉)과 뱅크(차논 산티네톤쿤)는 정반대의 경로를 거쳐 부유한 동급생들의 부정행위 프로젝트에 가담한다. 부잣집 아이들의 돈으로 난생처음 비행기를 타고 STIC 시험이 치러지는 호주 시드니에 도착한 소녀와 소년. 불의에 동참하는 과정에서 이미 얼룩진 마음을 안고 둘은 (이 일이 지나가면) 우리는 넓은 세상을 누비게 될 거라고 애써 위안한다. 그리고 찰나지만 먼 나라에 여행 온 젊은이답게 셀카를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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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우 감독의 <침묵>은, 중국영화 <침묵의 목격자>의 리메이크다. <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보고 싶은 것만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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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라 여기는 영화가 이마무라 쇼헤이의 <나라야마 부시코>, 오시마 나기사의 <감각의 제국>이다.” 이승원 감독에게 파격적이고 도발적이며 충격적이기까지 한 작품의 원동력을 묻자 두 영화를 예로 들었다. 타협하지 않고 ‘끝까지’ 연출자의 세계를 전개하는 이들 작품은 지금 영화계에서 어쩌면 멸종된 정서에 가까운 영화일 것이다. ‘이승원 감독전: 폐허의 골격 <소통과 거짓말>+<해피뻐스데이>’에서 소개되는 두 영화가 가닿는 지점이 감독이 언급한 작품들과 다르지 않아 보였다. <소통과 거짓말>(2015)은 비극적 사고로 아이를 잃은 한 엄마와, 마찬가지로 아내를 잃은 한 남자가 만나 펼치는 ‘감각의 실험’이다. 장선은 짐작할 수조차 없는 아픔을 육체적 피학으로 견뎌내는, 그러지 않고서는 숨쉬고 살 수 조차 없는 여성 장선을 연기한다. 학원 원장과 슈퍼마켓 주인으로 1인2역을 하는 김선영은 장선의 그 기이한 행동을 지켜보고 윽박지르는 이
<소통과 거짓말> <해피뻐스데이> 이승원 감독·배우 김선영, 장선, "함께 고생한 배우들과 최대한 지속적으로 작업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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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을 전혀 기대하지 않은 것 같더라.
=쟁쟁한 작품들이 많아서 정말 기대도 안 했다. 반짝거리는 신인감독들의 작품도 많았고, 의미 있고 묵직한 선배감독들의 작품도 많아서 이번엔 마음을 비워야겠다고 생각했다.
-피칭에서 강조하고자 한 부분은 무엇인가.
=쓰레기 매립장에 관한 이야기는 기존에도 있었다. 최근 <플라스틱 차이나>(2016)라는 중국 다큐멘터리가 화제가 됐는데, 그런 작품들과 <벗어날 수 없는 산>의 차이점이 잘 드러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벗어날 수 없는 산>은 쓰레기 산업 시스템을 해부하는 작품이 아니라 쓰레기 마을에서 살아가는 나디아라는 소녀가 어떻게 그곳을 벗어나려 하는지를 보여주는, 아이들이 중심인 이야기다. 그래서 트레일러에도 휴머니즘적 요소를 담으려 했다.
-피칭 이후 비즈니스 미팅에선 긍정적인 성과가 있었나.
=나디아가 워낙 영화적이고 강렬한 캐릭터라 다행히 많은 분들이 이 아이의 이야기에 관심을 보였다
<벗어날 수 없는 산> 문창용 감독 - 소재에 대한 비판보다 사람에 집중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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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일부터 5일까지 인천다큐멘터리포트 2017이 열렸다. 아시아 그리고 한국 다큐멘터리의 최전선을 확인하고 싶다면 인천다큐멘터리포트를 놓쳐선 안 된다. 아시아의 중요한 다큐멘터리 프로젝트 마켓으로 자리매김한 지 4년째. 올해도 아시아 다큐멘터리 피칭(A-피칭), 한국 다큐멘터리 피칭(K-피칭), 러프컷 세일 프레젠테이션이 차례로 진행됐다. 이중 가장 많은 상금과 지원이 걸려 있는 한국 다큐멘터리 피칭작 10편을 집중 소개한다. 감독 및 프로듀서의 프로젝트 소개와 질의응답으로 이루어진 피칭 현장으로 안내한다.
“우리의 마음을 움직일, 해외로 뻗어나갈 10편의 한국 다큐멘터리들을 지금부터 만나보자.” 조지훈 인천다큐멘터리포트 프로듀서의 인사말로 한국 다큐멘터리 피칭이 시작됐다. 11월 4일 인천 올림포스 호텔에 모인 각국 다큐멘터리 산업 관계자들이 한국의 다큐멘터리들을 만날 채비를 했다. 올해 K-피칭에는 세월호, 동물복지, 페미니즘, 도시개발,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진지한
인천다큐멘터리포트 2017 피칭 현장 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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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승 감독은 장편 데뷔작 <10분>에서 비정규직 문제와 신예 감독의 미학적 고민을 동시에 보여줄 수 있는 탁월한 공간을 발견했다. 공공기관의 좁은 임시 사무실은 창작자에게 좋은 실험실이었고, <10분>은 사회 비판과 프레임 구성에 대한 재미있는 시도가 함께 엿보이는 인상적인 데뷔작이 됐다. 4년 만에 만든 차기작 <7호실>은 압구정 로데오에서 망해가는 DVD방을 팔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두식(신하균)과 학자금 부채로 고생하는 아르바이트생 태정(도경수)의 신경전을 다룬다. 대부분의 사건이 벌어지는 DVD방은 영화로 다루기에 다소 도전적이지만 매력적이다. 10년 전에는 번성했지만 지금은 쇠락했고 온갖 장르영화가 뒤섞인 풍경이 자연스럽다. 개인적인 영화 취향과 부동산 거품을 비롯한 사회문제를 융합시킬 수 있는 이 독특한 공간을 중심으로 그의 신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DVD방을 시나리오의 주 배경으로 선택한 이유가 있나.
=<10분>
<7호실> 이용승 감독 - 을과 을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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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서 8:37>은 신연식의 영화다. 신연식이 직접 제작, 투자, 각본, 연출을 모두 도맡은 신연식의 영화다. 믿음에 대해 고민하는 자, 죄를 짓고도 회개할 줄 모르는 자, 기도에 기대어 믿음을 타인에게 맡겨버린 자 등 종교를 대하는 여러 인간 군상의 모습을 통해 기독교적 가치관의 본질에 파고드는 이 영화는 한국 교회의 불편한 민낯을 드러내는 데 주저함이 없다. 하지만 이 영화는 사회 고발이나 상업영화의 작법과는 거리가 멀다. 신연식 감독의 표현을 빌리자면 어디까지나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되새겨보는 “노골적인 종교영화”다. 때문에 작가 신연식의 매우 개인적인 영화라 할 수 있다. <로마서 8:37>은 작가로서 신연식 감독이 품고 있는 화두, 기독교인으로서의 물음과 가치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각본가로서의 이야기를 조탁하는 솜씨는 물론, 연출, 제작까지 두루 거치며 쌓아올린 경험치가 오롯이 이 한 작품에 집중되어 있다. 그 결과 온전히 한 사람의 영화가 된다.
<로마서 8:37> 신연식 감독 - 이건 복음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노골적인 종교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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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셋쨋주 박스오피스의 승자는 이미 정해진 분위기다. DC코믹스의 야심작 <저스티스 리그>의 공개로 떠들썩할 극장가에서, 자칫 놓쳐서는 안 되는 중요한 작품들이 있다. 제작 및 각본을 맡은 <동주>(2015)가 대중적인 성공을 거둔 후 신연식 감독이 자신의 연출작으로 돌아왔다. <로마서 8:37>은 예술과 구원의 테마를 상징적으로 다뤄왔던 그가 노골적인 기독교영화를 표방하며 만든 작품이다. 작은 규모로 거시적인 이슈를, 주목할 만한 미학적 성취까지 일궈내며 다룰 수 있음을 보여준 <10분>(2013)의 이용승 감독은 두 번째 장편영화 <7호실>로 관객을 찾는다. 두 감독을 각각 만나 신작에 대해 나눈 이야기를 전한다.
주목해야 할 두편의 한국영화 - <로마서 8:37> <7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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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프랑스영화는 2억천만명을 웃도는 관객을 극장으로 끌어들이며 지난 1966년 이래 두 번째로 높은 흥행 수익을 기록했다. 이런 영향 때문인지 올해 역시 극장가에서 유의미한 흥행 성적을 기록한 영화 중 자국영화들이 유난히 눈에 많이 띈다. 10월 극장가에 걸린 프랑스영화는 모두 31편이고, 10월 마지막주 박스오피스 톱10 작품 중 6편이 자국영화일 정도다. 현재 프랑스 극장가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작품들은 프랑스인들의 구미에 맞는 코미디나 드라마가 대부분이다. 박스오피스 2위를 차지한 타렉 부달리 감독의 <친구야 결혼하자>는 건축을 공부하기 위해 프랑스로 건너왔다가 불법 체류자가 된 튀니지 남학생이 프랑스에 체류하려고 가장 친한 동성 친구와 결혼을 하면서 벌어지는 저예산 코미디영화다. 3위를 차지한 프랑스영화 <천국이여 안녕>은 감독 겸 배우 알베르 뒤퐁텔이 2013년 공쿠르상을 수상한 피에르 르메트르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1차 세계
[파리] 프랑스 박스오피스 10위 안에 6개가 자국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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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첫 문단에서부터 <침묵>의 스포일러로 가득합니다.
<침묵>(2017)에서 가장 민감한 장면에서부터 이 글을 시작하는 편이 좋을 듯하다. 어쩌면 <침묵>은 진실에 관한 영화라기보다는 인물의 진심을 관객에게 설득하는 영화다. 그것이 죽은 유나(이하늬)가 ‘괜찮아’라고 말하는 임태산(최민식)의 판타지가 정지우 감독에게 필요했던 이유다. 장영엽 기자가 인터뷰에서 지적했듯이(<씨네21> 1128호 정지우 감독 인터뷰), 이 장면은 가해자가 피해자를 다시 한번 유린한다고 느껴질 수 있는 ‘윤리적 불편함’이 내재해 있는 게 사실이다. 만약 이 장면에 불편함을 느꼈다면, 정지우의, 또는 임태산의 진심을 전달하는 데 실패했다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이 아슬아슬한 장면에 설득당한 관객임을 고백해야겠다. 이 글은 내가 설득당한 임태산과 정지우의 진심에 대한 것이다.
침묵을 설득하는 최민식의 마술
결론부터 말하자면, <
<침묵>에서 사실의 조작이 진심을 증명하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