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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중생 A>는 전철역에서 신문을 보는 여학생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신문의 첫 페이지에는 학교에서 뛰어내린 여중생 A에 대한 이야기가 적혀 있다. 여중생 A는 누구인가. 그녀는 왜 학교에서 투신했는가. 영화는 여중생 장미래(김환희)와 주변 인물들의 사연을 중심으로 그 이면을 들여다본다. 미래는 학교에서는 따돌림에, 집에서는 가정 폭력에 시달린다. 그녀는 롤플레잉 게임 <원더링 월드>에 접속하거나 소설을 쓰며 현실을 잊으려 한다. 그런 미래에게 친구가 생긴다. 글쓰기라는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학급의 반장 이백합(정다빈)이 그녀다. 조금씩 가까워지던 두 사람에게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고, 모든 희망을 내려놓은 미래는 죽음을 결심한다.
동명의 네이버 웹툰이 원작이다. 허5파6 작가가 연재한 이 웹툰은 가정·학교 폭력과 집단 따돌림, 온라인 게임의 명암 등 성장기 청소년들이 경험하게 되는 다양한 문제들을 날카롭게 짚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영화 <여중생 A&g
<여중생 A> 여중생 A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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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 앤더슨 감독의 9번째 영화 <개들의 섬>은 그의 장기인 아름답고 양식적인 형식 미학을 극단적으로 밀어붙여 완성시킨 환상적인 모험담이다. 이번 영화는 <판타스틱 Mr. 폭스> 이후 두 번째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작품으로, 가상의 미래 국가 일본이 주요 배경이다. 어느 날 일본 전역에 강아지독감이 퍼지자, 메가사키시의 고바야시 시장은 개들을 쓰레기 섬으로 추방시키는 법령을 공표한다. 인간 세상에서 예쁨 받으며 살아온 ‘애완견’들은 하루아침에 내쫓기고 만다. 그 첫 번째 희생견은 고바야시 시장의 조카인 아타리의 수행견 ‘스팟’. 6개월 후 아타리는 스팟을 구하기 위해 시장 몰래 도시를 떠나 쓰레기 섬으로 잠입한다. 섬에 불시착한 아타리는 생존력 강한 개들, 치프, 렉스, 킹, 보스, 듀크의 도움을 받아 자신을 보살펴준 반려견 스팟의 소재를 찾아나선다. 아타리가 쓰레기 섬에서 모험을 벌이는 동안, 이 영화에서 한때 각별했던 반려견 스팟을 찾아나서는 아타리의 여정은
<개들의 섬> 오늘, 세상의 모든 개들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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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물에서 의상은 특히 “그 시대만의 분위기”를 구현하는 데 핵심적인 요소다. <허스토리>의 의상을 담당한 최의영 의상감독은 “90년대, 그리고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의 의상을 만든다는 점에서 너무나 매력적인 작업”이었다고 말한다. 특히 영화 초반, 대한여행사 사장인 문정숙(김희애)을 필두로 모인 여성경제인협회가 등장할 때면 저마다의 화려하고 과시적인 패션을 감상하는 것만으로 눈이 즐겁다. “성공한 사업가, 정치가들의 스타일엔 자기만의 철학이 있다”는 최의영 실장의 말처럼 자기 힘으로 부와 명예를 꾸린 여성 경제인들은 “과감한 패턴과 컬러”를 입고 자신감을 드러낸다. 배우 김희애와 더불어 김선영의 존재감이 빛나는 것도 의상과의 시너지가 큰 덕분이다.
문정숙의 의상은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 강경화 장관 등 “사진 한장만 봐도 어떤 성격인지가 느껴지는 거침없는 여성 인물들”의 실제 의상을 참고했다. 90년대 부산을 담은 사진 자료와 다큐멘터리를 거쳐 “투피스 정장, 볼드
<허스토리> 의상 뒷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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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의 사진을 토대로 미술을 넓혀갔다.” <허스토리>의 미술에 결정적 영향을 끼친 것은 시대배경도, 특정 자료도 아닌 문정숙(김희애)의 캐릭터 그 자체였다. “소신과 뚝심을 가진” 문정숙이라는 걸출한 여성의 이미지가 이나겸 미술감독의 머릿속을 맴돌았다. 문정숙의 모델이 된 실존 인물의 사진도 영향이 컸다. 사진 속 그는 왠지 “부산 사람답게 스트레이트한” 인상을 줬다. “일례로 영화상에서 남편의 부재가 전혀 부각되지 않는 것처럼” 문정숙의 기죽지 않는 스타일과 화려함은 공간 미술에도 스며들어 있다. 영화 초반의 주요 공간인 대한여행사와 정숙의 집은 생기 있는 색감으로 가득 차 있고, 이는 자연히 문 사장의 경제력까지 보여준다.
1992년부터 1998년까지 진행된 관부 재판의 실화를 다룬 영화는 부산과 시모노세키를 수차례 반복해 오간다. 중요한 건 한국과 일본으로 잘게 쪼개지는 영화의 내러티브를 미술적으로도 확연히 구분짓는 것이었다. 이나겸 미술감독은, 문정숙의 공간은
<허스토리> 미술 뒷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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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12월 23일 관부 재판 원고단 일본 출국. 이후 총 20회의 구두 변론 진행 후 1998년 판결문이 나오기까지, 실화를 바탕으로 한 만큼 <허스토리>는 위안부 피해자들이 부산에서 시모노세키 지방법원을 오가는 6년의 시공간을 화면에 구현해야 했다. “90년대 시대극이자, 장소와 계절의 변화가 드러나야 했다”는 박자명 PD는 총 34회차를 25억원의 적은 제작비로 커버하기에 빠듯한 상황을 돌파해야 했다고 말한다. “원래 10억원 미만으로 책정되어 있었는데, 시나리오를 보니 그 예산으로는 불가능한 규모의 영화였다.” 부산과 시모노세키, 실제 위안소로 쓰인 곳이 아직 남아 있는 중국의 난징까지 해외 로케이션 진행이 필요했다. 효율성을 높이고자 주 배경이 되는 부산의 여행사, 법원을 세트로 충당하다보니 해외 로케이션의 예산은 더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 “세트 하나 만드는 예산이 사극만큼 드니 꼭 필요한 부분을 빼고 모두 한국에서 진행했다.”
중국은 크랭크인 전 2박
<허스토리> 로케이션 뒷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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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스토리>는 1992년부터 1998년까지 부산과 시모노세키를 오가는 6년간의 법정 투쟁, 90년대 풍경을 스크린 속에 생생하게 되살려냈다. 박자명 PD, 박정훈 촬영감독, 이나겸 미술감독, 최의영 의상감독에게 제작과정을 들었다.
촬영
“뭔가 억지로 만들어내지 않고 담백하게 접근하는 게 유일한 컨셉이었다.” <악녀>(2017)를 찍은 박정훈 촬영감독이 <허스토리>를 찍으면서 세운 단 하나의 원칙은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였다. 슬픔을 강요하지 않기 위해 클로즈업을 최대한 배제했고 인물들에게서 가능한 한 거리를 둔 것이다. “기본에 충실했고 멋보다는 안정적인 프레임, 객관적인 이미지에 신경 썼다. 할머니들의 그룹 숏이 언뜻 사이즈가 어정쩡하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게 쌓이고 쌓여 자연스런 거리가 만들어진다. 워낙에 연기를 잘하는 배우들이라 포커스만 맞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어깨에 힘을 빼고 찍었다.” 색감도 주목할 만하다. <허스토리>
<허스토리> 촬영 뒷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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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말할 수 있는 건 그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가 아닙니다. 카메라에 허락된 건 그래서 지금 어떻게 되었는지를 알리는 겁니다. 중요한 건 언제나 그다음입니다.” <쇼아>(1985)의 클로드 란즈만 감독은 홀로코스트를 영화의 소재로 삼았다는 비난에 대해 이와 같은 답변을 내놓았다. 첼모 수용소, 트레블링카 집단처형장, 아우슈비츠 수용소 그리고 바르샤바 게토까지 홀로코스트 생존자와 관계자들을 인터뷰한 이 건조한 다큐멘터리는 과거를 재현하거나 조작하려는 일말의 움직임도 없이 지금(그러니까 1980년대)의 흔적들을 정면에서 응시한다. 혹자는 홀로코스트가 너무 많이 소비되었다고도 한다. 인류사의 거대한 비극은 영화를 통해 끊임없이 재현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똑바로 바라보자. 우리에겐 여전히 이 비극과 과오를 되새길 책임이 있다. 홀로코스트는 너무 많이 소비된 게 아니라 제대로 이야기된 적이 없을 뿐이다. 일제강점기의 종군위안부와 여자근로정신대에 관한 영화들에 대해서도
위안부 소재의 영화들 그 이후를 말하는 <허스토리>의 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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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영화는 흔들림 없이 밀고 나갔다.” 위안부 문제를 조명하는 <허스토리>의 연출 곳곳에 민규동 감독의 낮고 힘 있는 한마디가 지지대가 되어주었음이 틀림없다. <허스토리>는 1992년부터 6년간 시모노세키와 부산을 오가며 피해 사실을 증언한 위안부 할머니들, 그 23번의 기나긴 재판의 기록이다. 위안부 소재를 통해 예상하는 지점에서 벗어나, 이 영화는 어느 한명을 영웅으로 만들지도, 어떤 승리의 환호를 안겨주지도, 피해 사실을 노골적으로 가시화하지도, 인정의 호소로 눈물을 강요하지도 않는, 감독의 말대로라면 ‘상업화된 문법에서 벗어난’ 영화다. 과감하게도 그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착취당했던 우리의 역사이자, 이후 다시 여성이라는 이유로 보호받지 못하고 숨어 살아야 했던 우리의 현재, 그 각각의 ‘그녀들의’ 이야기를 둘러싼 오해와 이해, 그리고 변화의 시간을 치우침 없이 담아내는 강수를 둔다. 주연 대부분이 여성만으로 구성된 이 ‘낯선’ 현장은 데뷔작 <여
<허스토리> 민규동 감독 - 위안부 영화가 아니라 동시대성의 여성영화여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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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부 재판은 일본군 위안부, 근로정신대 피해자가 일본 정부의 사죄와 보상을 요구하며 진행된 재판이다. 1992년부터 무려 6년의 시간, 23번의 지난한 재판 끝에 일본 사법부는 1심 판결에서 일본 정부의 일부 책임을 물어 손해배상금 지불을 판결했다. 1990년대 후반 당시 동남아 11국에서 일본 정부를 상대로 위안부 재판 중이었으나 유일하게 관부 재판만이 일부 승소를 거두었으며 국가적 배상을 인정받은 최초의 케이스였다. <허스토리>는 6년의 재판 과정 속, 위안부 피해자와 그들을 조력해왔던 사람들의 이야기다. 역사에 기록된 ‘히스토리’를 통해 영화가 보여주는 것은, 위안부 개개인의 인권이다.
힘없는 여성이라 피해자가 되었고, 그 이유로 피해자이면서도 제대로 보호받지 못한 채 사회의 편견으로 숨죽인 채 살아야 하는 여성들의 이야기이자, 그야말로 우리가 진짜 숙고해야 할 역사다. ‘허스토리’의 방점은 바로, 오늘로 치환해도 크게 다르지 않은 여성 인권 문제를 정면으로 수면
<허스토리> Brave Story, 피해 여성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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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5년, 프랑스 파업 노동자들은 협상을 거부하는 에어프랑스의 고위 간부 자비에 브로세타를 무차별 공격해 전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바 있다. 헝클어진 머리, 찢어진 와이셔츠, 삐뚤어진 넥타이를 맨 채 여기저기 멍들고 긁힌 상체를 보이며 성난 노동자들을 피해 높은 철조망을 필사적으로 뛰어넘으려 바둥대던 브로세타의 모습은 대중의 뇌리에 오랫동안 남았다.
지난 2016년 <아버지의 초상>을 통해 실업자가 된 중년 아버지의 처절한 구직 활동을 다루었던 프랑스 감독 스테판 브리제는 몇년 전 일어났던 에어프랑스 노조 폭력 사태를 보며 ‘무엇이 이들을 이처럼 화나게 만들었나?’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의 신작 <앳 워>는 이 질문에 대한 스테판 브리제의 대답과도 같은 영화다.
프랑스 작은 시골 마을 페린 공장의 노동자 1100명은 공장 폐쇄 결정으로 실직 위기에 처한다. 조합의 대표 로랑 아마데오(뱅상 랭동)는 동료들과 함께 투쟁을 시작한다.
영화는 ‘조합원
[파리] 스테판 브리제 감독의 <앳 워>가 그린 노동자의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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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가이 다비디, 애머드 버넷 / 출연 애머드 버넷 / 제작연도 2011년
영화감독을 꿈꾸다 신문기자가 됐다. 유난히 재능 없는 기자였다. 편집국 선배들은 어린 수습기자를 불러놓고 조언했다. “더 늦기 전에 다른 직업을 찾아봐라.” 하고 싶어서 뛰어든 직업도 아니었다. 유년기부터 꿈꿨던 영화감독은 막연했고, 드라마 PD 시험에선 낙방했다. 때마침 밀어닥친 외환위기(IMF). 기댈 곳 없는 흙수저 청춘은 처량했다. 서울 시내 경찰서를 돌아다니며 정보를 캐내는 이른바 ‘마와리’. 하루 일과를 마치고 나면 녹초가 됐다. 남녀 가리지 않고 어깨를 마주치며 잠을 청해야 하는 2진 기자실 대신, 찾았던 곳은 경찰서 인근 비디오방이다. 그곳에서 <그랑부르> <첨밀밀> <패왕별희> 등과 재회하고는 목젖을 떨며 울었다. 영화와 정면대결 못한 스스로의 비겁함이 부끄러워서.
사표를 들고 강남경찰서 기자실을 찾았다. 1진 선배를 만나기 위해서다. 회사가 자랑하는
이학준 감독의 <다섯 대의 부서진 카메라> 너는 왜 찍으려 하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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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타나베 탐정 사무소에는 와타나베가 없다. 와타나베는 죽었고, 탐정 사와자키가 의뢰인을 맞았다. 한해의 마지막날, 한겨울의 신주쿠 와타나베 탐정 사무소. 한 여성이 와타나베를 찾아온다. 사와자키는 의뢰인인 이부키 게이코의 의뢰를 듣게 되는데, 내용인즉 거짓 자수를 한 아버지를 도와달라는 것이다. 사와자키는 의뢰에 응한 뒤, 게이코의 아버지가 수감되어 있는 경찰서로 동행하는데 주차장에서 그는 이상한 차를 한대 본다. 그 차에서 내리지 않고 자리를 앞뒤 바꿔 앉는 사람들의 정체는 곧 알게 된다. 게이코의 아버지 이부키 데쓰야가 호송을 위해 경찰서 밖으로 나왔을 때 총으로 저격당한다. 이부키 데쓰야가 연루된 사건은 대체 무엇일까.
“내가 나 자신을 죄 없는 사람이라고 믿을 수 있었던 때는 기억나지 않을 만큼 아득히 옛날인데, 그렇다고 해도 그 죄는 경찰관에게 이러니저러니 하는 소리를 들을 만한 건 아니었다.” 사와자키의 독백처럼, 그의 삶은 정의의 사도보다는 악당쪽을 닮아 있는 듯하다
씨네21 추천도서 <어리석은 자는 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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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 극작을 배운 적이 있다. 첫 수업에서 선생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주인공은 현재를 바꾸기 위해 애쓰거나 원래대로 되돌리려 움직이는 인물이라고. 잘못된 현재를 고치려 하거나 평온한 과거로 돌아가려 하는 것. 최정화 소설집 <모든 것을 제자리에>를 읽으면서 그때 선생님의 말을 떠올렸다. 소설 속 주인공들은 파괴되고 헝클어진 현실을 돌이키고 싶어 한다. 엉클어진 상황을 지켜보는 인물들을 원동하는 감정은 ‘불안감’이다. 이들은 불안하다. 현실이 이상과 달라서 불안하고, 과거보다 망가진 지금을 인식하고 있어서 불안하다. 삶은 계속 망가져갈 것이고 어디까지 추락할지 모른다. 이것은 소설 속 인물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불안하다. 은퇴 후 미래를 알 수 없고, 지금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이 변할지도 모른다. 어차피 삶은 계속 망가져갈 것이므로 불안하다.
소설집 맨 앞에 수록된 <인터뷰>의 주인공은 촉망받는 학자였지만 인터뷰에서 일어난 사고로 인해 명성도,
씨네21 추천도서 <모든 것을 제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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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감기에 걸리지 않는 법>을 읽다가 여러 번 피식 웃었다. 귀여운 표지를 한 SF소설인 줄 알았는데, 실은 외계를 배경으로 한 귀여운 코미디 소설이었던 것이다. 배경은 라비다 행성이다. 여기선 사람들이 농사를 짓지 않아도 농작물이 절로 자랐다. 노력이나 기술 없이도 편하게 먹고살 수 있었던 라비다인들에게 문제가 발생한다. 행성이 ‘행성감기’에 걸리고, 농작물이 죽거나 설익기 시작하며 식량 부족 사태에 직면하는 것이다. 행성인들은 사실 지구의 TV 방송 <농사의 전설>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는다. “지구인들을 납치해서 농사 기술을 배우자!” 그렇게 행성으로 지구인들을 납치했지만, 문제는 이 방송이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드라마였다는 것이다. 하필 납치해온 지구인들이 농사 전문가가 아니라 배우였던 것. 예능 프로그램의 몰래카메라인 줄 알고 선뜻 납치당한 지구인과 그들에게 농사를 배워야만 하는 라비다인의 황당한 이야기가 전개된다.
소설의 배경은 행성이되 주인공은 납
씨네21 추천도서 <행성감기에 걸리지 않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