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구, 아니 형민은 어린 시절 <형구네 고물상>이라는 TV드라마에 출연해 전 국민적인 사랑을 받았다. 할아버지가 고물상을 하는 가난한 집의 순한 둘째 아들 진구를 연기했던 형민은 극중 가난을 마치 실제의 것처럼 느끼며 유년을 보낸다. 형민은 38년이 지나 <그 시절, 그 사람들>이라는 방송에 나가 과거 드라마에 출연했던 당시의 추억과 이후 어떻게 살았는지를 소회한다. 처음엔 당시의 에피소드를 프로그램 속성에 맞게 술회하며 출연자의 본분을 다하던 형민은 점차 자기의 말들이 변명과 후회로 점철되는 것을 깨닫는다. 사실 <그 시절, 그 사람들>은 형민에게만 복귀 방송이 아니다. 이 프로그램의 사회자 역시 불미스런 사건으로 6년 동안 방송을 쉬다가 공중파에 복귀한 남자다. 더이상 배우도, 스타도 아니고 평범한 직장인이자 이혼남인, 어찌 보면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한 인생을 살고 있는 형민에게 그는 연민 혹은 동질감을 느낀다. 말을 하면 할수록 형민은 자신이 일
씨네21 추천도서 <상냥한 사람>
-
평소 첫장을 열기 부담스러운 두꺼운 소설도 여름밤에는 정복할 수 있을 것만 같다. 7월의 <씨네21> 북엔즈에는 다양한 장르의 소설들이 꽂혔다. 데이비드 I. 커처의 <모르타라 납치사건>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손으로 영화화가 결정된 논픽션이다. 교황청이 6살 난 유대인 소년을 납치하고, 이 사건은 유대인 공동체에 대한 억압과 19세기의 변화하는 풍경 속에서 숨가쁘게 전개된다. 사카이 마사토 주연으로 2013년 방영된 일본 드라마 <한자와 나오키>는 방영 당시 높은 시청률과 함께 많은 유행어를 남겼다. 원작 소설 역시 일본의 버블 경제 시기 은행에서 일하는 주인공 한자와의 눈을 통해 대기업 도산을 지켜본다. 드라마가 한자와라는 인물에 집중했다면 원작 소설은 그 주변 사회상을 더 세세하게 그려내 90년대 어지러운 일본이 손에 잡히듯 그려진다. 윤성희의 장편소설 <상냥한 사람>은 아역스타였지만 드라마 하나에 출연한 이후 내내 내리막길 인생을
씨네21 추천도서 - <씨네21>이 추천하는 7월의 책
-
연두교서 중에 발생한 폭탄테러로 행정부와 상하원 의원 대부분이 사망하자 모처에서 맥주를 즐기던 주택도시개발부 장관이 미국 대통령직을 승계한다. 미국 드라마 <지정생존자>의 톰 커크먼(키퍼 서덜런드)은 대통령이 되자마자 ‘핵 가방’의 주인이 되지만, 한국판 tvN <60일, 지정생존자>의 환경부 장관 박무진(지진희)은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국군통수권자가 되자마자 미국에 전시작전권을 이양해야 하는 결정 앞에 놓인다.
원작에서 빈번한 미국 찬가에 종종 거리감을 두는 순간이 있었다면, 리메이크판은 일본이 이지스함을 끌고 무단으로 한국 영해를 침범하고, 북한은 핫라인을 거부하는 전쟁 위기 속에서 군부 쿠데타 시나리오의 높은 개연성을 부정하지 못하는 한국인의 입장으로 푹 빠져든다. 데이터를 종합해 판단하는 이공계 너드(한 분야에 깊이 몰두해 다른 일은 신경 쓰지 않는 사람들) 스타일의 박무진 권한대행이 겪는 압박감에 동조할 수 있는 것도 그의 데이터에 한국 근현대사가 포
[TVIEW] <60일, 지정생존자>, 재난 이후의 사람들
-
<우리집>
제작 아토ATO / 감독·각본 윤가은 / 출연 김나연, 김시아, 주예림, 안지호 /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 개봉 8월 22일
성장영화의 카테고리에서 이제 <우리들>(2016)을 빼놓고 이야기가 진전될 수 있을까. 두 번째 연출을 하는 윤가은 감독이 넘어야 할 ‘산’은 정확히 말하자면, 첫 작품인 <우리들>이다. 베를린국제영화제 수상 이후 이어진 호평에 어울리는 감정적 여파를 관객에게 안겨준 성장담 <우리들>에 이어, 윤가은 감독이 반갑게도, 차기작 <우리집>으로 돌아왔다.
매일 다투는 부모님 사이를 어떻게든 잘 ‘다독여’보려는 12살 하나(김나연), 그리고 동생을 돌보며, 자주 이사 다니는 집안 환경을 개선해보려는 10살 유미(김시아). ‘우리 집은 왜 이럴까?’ 자책하던 아이들이, 서로의 가족에 대한 고민을 터놓으며 그렇게 조건 없이 단짝이 된다. 서로의 집을 지켜주려는 그렇게 작고 예쁜 마음이 성장영화라
[Coming Soon] <우리집>, “우리집은 내가 지킬 거야. 물론 너희 집도!”
-
-
한예리와 윤여정이 스티븐 연과 함께 할리우드로 진출한다. 7월11일(현지시간) <버라이어티>는 “스티븐 연이 한인 이민자 소재의 영화 <미나리>를 제작한다”고 보도했다. 이어 “한국의 배우 한예리, 윤여정이 <미나리>를 통해 할리우드에서 데뷔한다”고 전했다.
<미나리>는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미국으로 이주해 온 한국인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문유랑가보>, <아비가일> 등으로 여러 영화제에서 노미네이트된 한국계 미국인 감독 아이삭 정(정이삭)이 연출과 각본을 맡았다.
스티븐 연은 총괄 프로듀서와 함께 주연으로 영화에 출연한다. 다섯 살 무렵 미국으로 건너와 가정을 꾸린 한인 가정의 아버지를 연기한다. 한예리, 윤여정의 역할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윤여정의 소속사 후크엔터테인먼트는 “윤여정은 현재 촬영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자세한 역할은 아직 공개하기 조심스럽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미나리>
한예리·윤여정, 스티븐 연 제작·주연의 <미나리>로 할리우드 진출
-
[정훈이 만화] <존 윅 3: 파라벨룸> 킬러요. 살인청부업자
[정훈이 만화] <존 윅 3: 파라벨룸> 킬러요. 살인청부업자
-
“저는 유엔난민기구 일 때문에 지부티라는 나라에 와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노회찬재단 준비 소식(<씨네21> 1182호 ‘노회찬재단 설립 준비하는 친구들, 우리는 아직도 그가 그립습니다’)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배우 정우성에게도 고 노회찬 의원 하면 떠오르는 영화와 추억을 묻기 위해 연락을 한 적 있다. 그는 당시 찍던 영화 <증인> 밤 촬영을 끝내자마자 곧바로 아프리카 지부티로 날아갔다. 자신의 일정을 쪼개고 쪼개 이름마저 생소한 그곳까지 간 것은 지난 2018년 제주도에 도착한 낯선 이방인 예멘 난민을 좀더 알기 위해서다.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그들을 혐오의 시선으로만 대하지 않으려면,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인 자신이 예멘 난민이 겪는 아픔을 있는 그대로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내전 중이라 여행금지국으로 지정된 예멘에 가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으니 난민들이 예멘을 탈출해 제주도까지 온 경로를 밟기로 했다. 동아프리카에 위치한 지부티는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내가 본 것을 당신도 볼 수 있다면> 난민이라는 이슈로 말걸기
-
“흥행은, 기세야.” 기우(최우식)라면 이렇게 말했을까.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6월 5일 개봉 후 약 한달 만인 7월3일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프랑스 관객의 관심을 입증했다. 7월 8일 기준으로 약 727개 스크린에서 800만달러(약 94억5천만원)를 벌어들인 상태다. 이번 흥행에 힘입어 <기생충>의 프랑스 배급사인 조커스 필름은 프랑스어 더빙판 제작을 준비 중이다.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임을 감안하더라도 아시아권 아트하우스 영화 중 100만 고지를 돌파한 영화는 드물 뿐 아니라 프랑스 배급사가 더빙판을 추가로 내놓는 것 또한 이례적이다. 영국 영화지 <스크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조커스 필름 대표인 마뉴엘 시셰는 “<기생충>처럼 인기 많고 입소문이 뛰어난 경우에는 더빙판을 추가로 고려해볼 만하다. 상업영화를 더빙하는 톱 성우진을 배치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더빙 작업이 7월 말에 마무리되면 대형 멀티플렉스 극장으로
봉준호 감독 <기생충>, 프랑스 박스오피스에서 100만 돌파, 호화 출연진의 더빙판도 예정돼
-
<진범>은 ‘집’에 관한 영화다. 피해자 유정(한수연)이 칼에 찔려 처참하게 죽은 곳은 자신의 집이었고, 아내를 잃은 영훈(송새벽)은 차마 집에 머물지 못하고 모텔을 떠돈다. 유력 용의자의 가장 친한 친구였던 영훈과 용의자의 아내인 다연(유선)은 진실을 좇기 위해 다시 이 집에 모여 사건을 재현한다. 이민희 미술감독은 “유정이 죽으면서 시작하는 이야기지만, 정작 유정은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그래서 집 자체가 유정 캐릭터처럼 보이게끔 디자인했다”고 말한다. 그가 생각한 유정의 이미지는 ‘꽃’이었다. “영훈이 그토록 그리워할 만큼 아름다운 유정의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 이불이나 벽지는 플라워 패턴으로 배치했다. 너무 순수하고 악의가 없고 가죽 공예 같은 취미가 있을 것 같은 친구라는 나름의 설정을 했는데, 그런 취향을 반영해 죽음을 맞이하는 침대도 예쁜 철재 재질로 골랐다. 그외에 아내를 지키지 못했다는 영훈의 죄책감을 보여주기 위해 커튼과 전등은 붉은색으로 정했다.” 미스
<진범> 이민희 미술감독 -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자연스러운 미술
-
-한국영화 100주년 기념 전시회 ‘나쁜 여자, 이상한 여자, 죽이는 여자’(주최 한국영상자료원)가 7월 12일부터 10월 13일까지 상암동 한국영화박물관에서 열린다.
1930~2010년대 한국영화에서 자신의 의지와 욕망에 충실하고 경계를 넘고 위반하며 사회의 위선과 억압에 다양한 방식으로 저항해온 여성 캐릭터들의 변천사를 조명하는 전시다.
-제21회 정동진독립영화제가 장·단편 상영작 27편을 공개했다.
강릉에서 꾸준히 작업하고 있는 김진유 감독의 첫 장편영화인 <나는보리>, 최창환 감독의 신작 <파도를 걷는 소년> 등 극영화 20편, 애니메이션 5편, 다큐멘터리 1편, 실험영화 1편 등 총 27편이 상영된다. 영화제는 8월 2일부터 4일까지 3일 동안 강릉시 정동진초등학교에서 열린다.
-서울국제실험영화페스티벌이 7월 24일부터 7월 31일까지 열린다.
개막작인 래리 고트하임의 <포그라임>(1970), <하모니카>(1971) 등을
한국영화 100주년 기념 전시회 ‘나쁜 여자, 이상한 여자, 죽이는 여자’ 개최 外
-
<위로공단>은 수출의 여인상이 세워지는 구로디지털단지에서 시작된다. 이 동상을 세우는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노동이 아니라 수출일 뿐이다. 열악했던 노동환경과 착취, 그 속에서도 열심히 일했던 수많은 여성노동자들의 노동은 수출이라는 이름 뒤로 가려진다. 그러나 은폐된 과거는 현재로 침입한다. 30년 전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고통받던 여성노동자들의 삶은 삼성 반도체 공장에서 생명을 위협당하고 있는 여성노동자의 삶과 다르지 않으며, 해고의 공포 때문에 반인권적인 처우를 인내해야 했던 여공들은 지금의 수많은 비정규직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위로공단>은 과거를 현재와 연결함으로써 현재를 새롭게 바라보게 하려는 다큐멘터리의 숭고한 이상을 품고 있다.
-영화를 만든 계기는 무엇인가.
=1998년, 대학을 졸업할 때부터 노동자인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고, 이런 관심이 영화적으로 확장된 계기는 <비념>(2012)에서부터다. 졸업작품을 한 뒤에 가족에 대한
[히든픽처스] <위로공단> 임흥순 감독, “육체노동자들이 감정노동까지 하고 있다”
-
<유전>(2018) 엔딩 크레딧에는 이전까지 이어져온 영화의 분위기와 전혀 다른 주디 콜린스의 1967년 노래 <Both Sides Now>가 흐른다. 감미로운 선율이 오히려 뭔가 한방 더 ‘맥이는’ 것 같은 감독의 악취미랄까. 물론 ‘양쪽’을 다 보았다는 의미의 가사가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과 한데 엮이긴 하지만, 연기가 피어오르듯 공중 부양하는 엄마 애니(토니 콜레트)의 모습과 함께 기분이 더 찜찜해지긴 했다. 앞서 아빠(가브리엘 번)가 불타오르는 장면도 그랬다. 오래전 가브리엘 번은 <스티그마타>(1999)에서 교회의 기적을 찾아다니는 신부이자 과학자이기도 했다. 스티그마타(Stigmata)란 손바닥의 못 구멍처럼 예수가 죽을 때 입은 상처가 그대로 똑같이 나타나는, 도저히 종교적 교리로 해석되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그랬던 그가 <유전>에서는 악마가 행하는 기적(?)의 희생양이 된 것이다. 심지어 가브리엘 번은 아놀드 슈워제네거 주연의 <
[주성철 편집장] 가브리엘 번과 장 위그 앙글라드, 옛날 배우 추억
-
영화사레드피터
연상호 감독의 신작 <반도>(배급 NEW)가 강동원(사진), 이정현, 이레, 권해효, 김민재, 구교환을 캐스팅하고 지난 6월 24일 촬영을 시작했다. 전대미문의 재난 때문에 폐허가 된 반도에서 탈출하기 위해 최후의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로, 감독의 전작 <부산행> 이후 4년이 지난 대한민국의 상황을 그려낸다.
영화사 집, 퍼스펙티브픽쳐스
유아인과 박신혜가 <#ALONE>(가제, 감독 조일형,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에 출연다. 정체불명의 감염 때문에 통제불능이 된 도시에서 고립된 생존자를 그린 이야기다. 미국 TV다큐멘터리 시리즈 <스몰 비즈니스 레볼루션: 메인 스트리트>를 연출한 할리우드 시나리오작가 맷 네일러가 원작 시나리오를 썼고, 조일형 감독이 각색했다.
외유내강
<시동>(감독 최정열, 배급 NEW)이 6월 27일 촬영을 끝냈다. 조금산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내 멋대로 살고 싶은
연상호 감독 신작 <반도>, 강동원·이정현·이레·권해효·김민재·구교환 캐스팅 外
-
배우 강지환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준강간 혐의로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피해자들의 진술에 따르면 강지환은 자신의 자택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A씨를 성폭행하고, B씨를 강제 추행했다. 경기광주경찰서 여성청소년수사팀은 “7월10일 진행된 1, 2차 조사에서 강지환씨는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고, 11일 오전 현재 피해자들의 구체적인 진술 및 당시 정황을 근거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현 상황을 정리했다. 강지환은 10회까지 방송된 TV조선 드라마 <조선생존기>에 주연으로 출연 중이다. TV조선 편성기획팀은 “지금으로서는 이번주 방영될 11, 12회가 결방된다는 것 외에 말씀드릴 수 있는 게 없다”고 전했다. TV조선은 7월 19일쯤 기자들을 대상으로 현장 공개 및 간담회를 열고 중반을 넘긴 드라마 홍보에 박차를 가하려던 상황이었다. 또한 <조선생존기>는 롯데컬처웍스(대표 차원천)가 화이브라더스코리아, 하이그라운드와 공동 제작으로 TV
강지환 성폭력범죄 혐의로 긴급 체포 후 구속영장 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