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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펌 면접장. 면접관은 키티 제노비스 사건을 제시하며 살인의 목격자들에게 죄를 물을 수 있는지 묻는다. 지원자 모두 유죄라 말할 때 정엽(이동휘)은 무죄라 답한다. 제노비스 사건은, 1964년 미국 뉴욕 주택가에서 키티 제노비스라는 여성이 살해당할 때 살인 현장을 30분 넘게 목격하고도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사람이 다수였다는 것이 알려져 충격을 준 사건이다. 키티 제노비스 신드롬(방관자 효과)을 환기시키며 시작하는 <어린 의뢰인>은 방치되고 있는 아동학대 사건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는다. 대형 로펌에 취직해 성공하는 게 꿈인 변호사 정엽은 마지못해 아동복지관에서 일하다 10살 다빈(최명빈)과 7살 민준(이주원) 남매를 알게 된다. 새엄마 지숙(유선)에겐 구타당하던 다빈은 정엽에게 기댄다. 하지만 서울의 대형 로펌에 취직한 정엽은 남매와의 약속을 잊고, 그사이 민준은 사망한다. 지숙의 학대로 벌어진 일이 분명하지만, 다빈은 자신이 동생을 죽였다고 자백한
<어린 의뢰인> “제가 동생을 죽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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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인형(퍼펫)이 함께 사는 도시, 로스앤젤레스에 연쇄 ‘인형’ 살인범이 나타났다. 과거 ‘해피타임 갱’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퍼펫들이 차례대로 죽임을 당한 것. 퍼펫 최초의 경찰이라는 이력을 가진 전직 형사이자 현직 사립 탐정 필 필립스(빌 바레타). 그가 방문한 현장마다 사건이 발생하고, 결국 범행을 의심받는 지경에 이른다. 이에 필 필립스와 열혈 형사 에드워즈(멜리사 매카시)는 협력 수사에 돌입한다. 과거 최고의 호흡을 자랑한 두 사람이지만 일련의 사건으로 풀지 못한 숙제와 함께 앙숙으로 남아 있다. 과연 이들은 연쇄 인형 살인범을 잡을 수 있을까. 그리고 예전의 관계를 회복할 수 있을까.
<해피타임 스파이>의 흥미로운 지점은 영화 속 퍼펫들이 CG가 아닌 실제 인형이라는 거다. 이에 인형 조종자들을 섭외해 자연스러운 연기에 힘을 불어넣고, 멜리사 매카시는 촬영이 쉬는 중간중간 인형들과 대화를 시도할 정도로 극에 몰입했다고 한다. 작정하고 ‘B급 정서’의
<해피타임 스파이> 연쇄 ‘인형’ 살인범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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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기사(가타히라 미나)는 작은 해안마을 가마쿠라에 살고 있는 16살의 평범한 소녀다. 여느 아이들처럼 불투명한 미래를 걱정하는 그녀는 좋은 말은 희망이, 나쁜 말은 실망이 되어 돌아온다는 말의 영혼, 이른바 언령을 믿는다. 말을 함부로 하는 친구와 다투고 집으로 돌아가던 어느날, 나기사는 우연히 아쿠아마린이란 카페를 발견한다. 주인 없는 카페의 고장난 라디오 부스에서 혼자 DJ가 된 것처럼 방송을 한 나기사는 다음날 의문의 문자 한통을 받는다. 예전에 동네 방송국이었던 그곳에서 DJ하던 여성 슈온이 자동차 사고로 12년 동안 의식불명에 빠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 나기사는 친구들을 불어모아 슈온의 영혼이 돌아올 수 있도록 라디오 방송을 통해 희망을 전하자고 제안한다. 그렇게 7명의 여고생이 각자의 사연을 목소리에 담은 라디오방송이 시작된다.
매드하우스가 제작을 맡은 <너의 목소리>는 맑고 투명한 감성의 재패니메이션이다. 어쩌면 전형적이라고 할 수 있는 전개지만, 그게 꼭
<너의 목소리> 각자의 사연을 목소리에 담은 라디오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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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죽었다>(2014), <대관람차>(2018)를 만든 백재호 감독이 <무현, 두 도시 이야기>(2016) 제작진과 뜻깊은 조우를 이뤄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10주기를 맞아 개봉하는 <시민 노무현>은 역대 대통령 중 최초로 퇴임 이후 귀향을 택한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454일간을 되짚는 다큐멘터리다. 연설과 각종 활동을 기록한 4:3 화면비의 영상을 시간 순서대로 풍성하게 솎아낸 영화는 기록된 모습 그대로의 시민 노무현을 바라본다. 광장에 나와 실천적 민주주의를 고민하고, 살기 좋은 농촌을 위한 생태 복원에 힘쓰고, <진보의 미래>를 집필하는 모습이 덤덤한 관찰자의 시선 아래 담긴다. 여기에 유시민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 천호선 이사, 정재성 변호사, 김경수 전 비서관 등의 인터뷰와 봉하마을의 최근 풍경이 겹쳐지면서 <시민 노무현>이 더 나은 미래를 염원하고 있는 작품임은 비로소 분명해진다. 광
<시민 노무현> 퇴임 이후 귀향을 택한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45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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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중독자인 엄마(앤 에르노스)와 함께 트레일러에서 사는 로제타(에밀리 드켄)의 꿈은 거창하지 않다. 아무리 일을 잘해도 수습 기간이 끝나면 직장에서 잘리고, 찬바람이 들어오면 휴지로 막아내고, 드라이기의 온풍으로 아픈 배를 달래는 그는 평범한 삶을 바랄 뿐이다. 하지만 그에겐 안정적인 일자리를 구하고 친구를 사귀고 싶다는 소박한 희망조차 허락되지 않는다. 어느 날, 와플 가게에서 일하는 리케(파브리지오 롱기온)가 그에게 호감을 표하며 다가온다. 로제타는 그의 도움으로 와플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기회를 얻지만, 사장의 아들이 그 자리를 대신 꿰차면서 며칠 만에 다시 실직자가 된다. 찰나 같은 희망을 맛보고 다시 좌절에 빠진 로제타에게 선의의 손길을 내미는 리케는 이제 한정된 일자리를 놓고 싸우는 경쟁자일 뿐이다.
다큐멘터리 감독 출신인 다르덴 형제가 <프로메제>(1997) 이후 내놓은 두 번째 극영화이다. 감독 특유의 핸드헬드 카메라가 러닝타임 내내 로제타의 곁을
<로제타>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꿈꾸던 로제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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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장의 사진이 시작이었다. 1980년 5월, 광주 도심 곳곳에서 포착된 남자. 군용트럭 위 군모를 쓰고 무기를 들고 매서운 눈매를 한 사나이. 보수논객 지만원은 그를 북한특수군 ‘제1광수’로 명명하고,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북한 개입설을 주장하고 나선다. 지만원의 불통의 주장이 앞서는 가운데, 당시 시민군에게 주먹밥을 나눠준 여성 주옥씨는 사진을 보고 그를 자신이 아는 ‘김군’이라 기억해낸다. 강상우 감독과 제작진은 주옥씨의 기억을 따라가기로 한다. 김군의 행방찾기가, 광주 역사 바로잡기로 귀결되는 다큐멘터리. 5년여의 시간이 걸린 <김군>의 출발은 바로 사진 한장이었다.
제작진은 사진을 확대하고 확대해서 M16 소총, 포클레인, 복면 하나까지 김군을 찾는 데 단서가 될 만한 것은 하나도 놓치지 않고, 사건 후 30년이 훌쩍 지난 현재의 광주에서 현재의 사람들을 기록한다. “기억이 잘 안 나는데”, “이게 나 같아. 아까는 몰랐는데”라는 증언자들의 번복처럼, 제작
<김군> 1980년 5월, 광주 도심 곳곳에서 포착된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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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천재로 불렸던 광고감독 토비(애덤 드라이버)는 스페인의 작은 마을에서 광고를 찍다가 난관에 부딪친다. 그 와중에 이상에 들떴던 젊은 시절 자신이 만든 작품을 다시 본 토비는 열정 넘치던 그 시절을 추억하며 과거의 촬영장소를 찾아간다. 그리고 자신을 돈키호테라고 믿은 구둣방 할아버지(조너선 프라이스)를 만나 현실과 환상을 오가는 기묘한 모험 속으로 빠져든다. 영화보다 영화적인.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테리 길리엄의 <돈키호테를 죽인 사나이>를 수식하는 데 이보다 더 적절한 표현을 찾긴 어려울 것 같다. 1989년 제작이 시작된 <돈키호테를 죽인 사나이>는 장장 30여년의 세월을 견뎌내며 우여곡절 끝에 완성되었다. 지난한 과정을 겪으며 테리 길리엄 필생의 프로젝트가 되어버린 이 영화는 제작과정 자체가 테리 길리엄이라는 영화계 돈키호테의 궤적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미겔 데 세르반테스의 소설 <돈키호테>는 시대착오적인 인물의 행보를 통해 당대 스페인의
<돈키호테를 죽인 사나이> 현실과 환상을 오가는 기묘한 모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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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은 사람을 향한 마음의 형상이다. 건축가 이타미 준(본명 유동룡)은 일본에서 나고 자랐지만 언제나 중심에서 한걸음 벗어난, 이방인의 삶을 살았다. 그는 자신이 살았던 일본은 물론이고 한국 땅을 수시로 드나들면서 시간과 공간 그리고 그 안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을 탐색해왔다. 왜냐하면 그의 건축은 언제나 사람, 정확히는 그 땅에 살아온 사람들의 삶을 바탕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디아스포라’라는 한 단어에 감히 담을 수 없는 그 지난하고 긴 시간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 존재는 어쩌면 이타미 준이 지은 건축물뿐인지도 모르겠다. 땅을, 그리고 그곳에 사는 사람들을 깊숙이 이해하고 위로하는 이타미 준의 건물은 그렇게 공간에 뿌리내린 후 우리와 함께 늙어가는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정다운 감독의 <이타미 준의 바다>는 이타미 준의 대표적인 건축물을 중심에 놓고 그의 행적을 뒤따르는 다큐멘터리다. 감독은 2011년 이타미 준의 건축을 처음 만난 날의 감동을 아직도 선명하게 기
[전주에서 만난 한국 감독들⑦] <이타미 준의 바다> 정다운 감독 - 공간과 연결된 고리들의 중요함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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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두편의 영화로 섣불리 감독의 스타일과 세계를 말하긴 어렵지만 최창환 감독의 경우는 그게 가능할 것 같다. 첫 장편 <내가 사는 세상>(2018)에서 대구 청년 예술가의 가난한 삶을 통해 노동문제를 제기했던 최창환 감독은 두 번째 영화 <파도를 걷는 소년>에선 서핑에 빠진 이주노동자 2세대 소년 김수(곽민규)의 행복에 주목한다. 사회문제에 대한 통찰, 공간이 묻어나는 이야기, 거리를 둔 채 정지한 카메라 등 특징적인 요소는 여전하다. 같은 이유로 대구에서 제주로, 무대를 옮기고 나니 전혀 다른 색깔의 영화가 완성되었다. 제주를 배경으로 서핑에 빠진 소년의 모습을 따라가는 이번 영화는 현실 문제에서 눈 돌리지 않으며 개인의 변화와 성장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나간다.
-한국경쟁부문 특별언급에 선정됐다. 두편의 영화를 연출해 두번 다 전주국제영화제에 초청받았고 두번 다 수상했는데.
=전주는 내게 특별한 도시다. 2년 연속으로 불러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l
[전주에서 만난 한국 감독들⑥] <파도를 걷는 소년> 최창환 감독 - 사건 뒤에 오는 감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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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묘 이장을 앞두고 남처럼 흩어져 살던 가족이 한자리에 모인다. 가족들은 각자 삶에 찌들어 피곤하다. 싱글맘인 장녀 혜영(장리우)은 육아휴직 신청을 했다고 해고 위기에 놓이고, 둘째 금옥(이선희)은 남편의 외도를 의심 중이다. 결혼을 앞둔 셋째 금희(공민정)는 어려운 형편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늦깎이 대학생 넷째 혜연(윤금선아)은 여자에서 차별적인 세상에 분노를 느낀다. 무책임한 막내아들 승낙(곽민규)을 찾아 떠나는 이들의 여정은 가족의 속살을 헤집고 가부장제의 모순을 날카롭게 지적한다. 단편영화 <새들이 돌아오는 시간>(2016)을 연출한 정승오 감독은 첫 번째 장편영화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원숙한 솜씨로 다양한 인물 군상을 정돈한다.
-무엇이든지 첫 경험은 강렬한 법이다. 첫 장편영화로 전주국제영화제를 찾았고 CGV아트하우스 창작지원상을 받았다.
=아직 얼떨떨하다. 영화제 직전까지 후반작업을 해서 모니터 할 시간도 부족했다. 첫 상영 땐 잘못된 부분이
[전주에서 만난 한국 감독들⑤] <이장> 정승오 감독 - 알고 싶은 이야기를 다루는 게 늘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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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도극장>은 전지희 감독이 마흔살에 쓴 첫 장편 시나리오다. “영화과를 졸업하긴 했는데 영화계에서 일하지는 않았다. 광고쪽에서도 일이 잘 안 풀리고,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무작정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다.” 그렇게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명필름랩에 응모한 시나리오가 당선되면서 그의 첫 영화가 탄생했다. 사법고시 장수생 기태(이동휘)는 원치 않게 고향에 내려오게 된다. 그가 소개받은 일터는 오씨(이한위)가 직접 그린 포스터가 걸리고 방송국에서 희귀 문화재 체험하듯 가끔 취재도 오는 ‘국도극장’. 그리고 고향에서 초등학교 동창 영은(이상희)을 만나면서 기태는 나름 중요한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한다. “자존감이 가장 떨어졌을 때 자신 있게 이입해서 만들었다”는 <국도극장>은 누구나 한번쯤 겪었을 법한 감정의 파고가 곳곳에 녹아 있다.
-사법고시 장수생을 주인공으로, 영화의 주 배경을 오래된 극장으로 설정한 이유가 있나.
=사법고시가 곧 폐지된다는
[전주에서 만난 한국 감독들④] <국도극장> 전지희 감독 - 극장, 존재감이 부각되지 않으면서 편안하고 느린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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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소설가가 책 출간을 준비하며 사람들을 만난다. 묘령의 여인 미영(이지은), 출판사 후배 유진(윤혜리), 아내가 아픈 사진작가 성하(김상호), 과거 기억이 없다는 바텐더 주은(이주영) 등 사람들을 만날수록 작가 창석(연우진)의 마음속 그림도 조금씩 변해간다. 김종관 감독의 신작 <아무도 없는 곳>은 그간 보여줬던 자신의 스타일의 총합이자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모험이다. 짧은 옴니버스들의 연결, 대화의 향연으로 인식되던 김종관 감독의 스타일은 여전하지만 분명한 변화가 감지된다. “한 테이크 갈 때마다 영화가 만들어지는 재미가 있었다”는 김종관 감독의 고백처럼, 그는 기꺼이 우연과 기적의 순간을 받아들인 후 이른바 ‘영화적인 것’을 찾기 위해 자신의 영화 속으로 길을 떠난다. 허구와 현실, 이야기와 이미지,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그렇게 영화는 지속된다.
-한명이 5명의 등장인물을 차례로 만나는 구성이다. 주제와 구조를 쌓아나간다는 점에서 여느 옴
[전주에서 만난 한국 감독들③] <아무도 없는 곳> 김종관 감독, “말로 옮겨지지 않는 느낌을 전달하는 게 언제나 내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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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평생을 매달려도 끝내 만들지 못하는 그릇이란 어떤 것일까?” <불숨>은 마음속에 품은 단 한점의 완벽한 그릇을 만들기 위해 평생을 바치는 도예가 부녀를 담은 다큐멘터리다. 조선 도공이 만들었지만, 일본의 국보로 봉인된 조선 찻사발(일본명 기자에몬 이도다완)을 재현하려는 천한봉 명장과 천경희 작가는 매일 밤 가마 앞에서 사투를 벌인다. 자연과 상생하는 제주 해녀들의 숭고함을 비췄던 <물숨>(2016)의 고희영 감독이 충분히 매혹될 만한 대상이다. 제주 우도로 들어가 7년간 해녀들의 일터에 카메라를 뿌리내린 감독은 <불숨>에도 6년을 투자했다. 이번에도 그를 대상과 이토록 오랫동안 붙어 있게 만든 힘은 무엇이었을까. 20대에 일간지 사회부 기자로 일하던 감독이 취재차 ‘문경요’(1972년 천한봉 선생이 설립. 부녀는 이곳에서 일하며 전통 찻사발 복원과 차 문화 대중화에 기여하고 있다.-편집자)를 방문한 것이 첫만남이었다. 그로부터 20여년이 흐른 20
[전주에서 만난 한국 감독들②] <불숨> 고희영 감독 - 불 앞에 선 인간의 숙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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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흩, 어쩌고 하는 소리를 들었다. ‘설마 우리가?’ 싶어 이지형 감독과 눈을 마주쳤는데….”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부문 대상작으로 <흩어진 밤>이 호명되던 순간에 대한 김솔 감독의 기억이다. 앞서 <흩어진 밤>에서 10살 수민을 연기한 아역배우 문승아가 올해 신설된 배우상까지 받은 상황이라 두 감독은 ‘2관왕을 할 리 있겠어’라는 마음으로 시상식장에 착석하고 있었다고 한다. 수상소감에서 다 전하지 못한 감사의 인사가 있냐 했더니 이지형 감독은 대뜸 “영화를 만드는 동안 발생한 우연한 사고들, 우연의 순간들에 감사한다”고 했다. 의도한 상황에 끼어든 의도치 않은 우연들. 통제할 수 없었던 촬영장 주변의 생활 소음.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것 너머에 있었던 아역배우들의 연기. 통제의 영역 밖에 있던 것들을 영화적 우연과 생기로 끌어안은 두 감독의 내공은 신인감독의 것이라고는 쉽게 믿기 힘들다.
<흩어진 밤>은 이혼을 앞둔 한 가족의 초상을 10살 수민을
[전주에서 만난 한국 감독들①] <흩어진 밤> 김솔·이지형 감독 - 소리를 포함해 현실을 영화에 살려낸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