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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0시쯤 읽기 시작한 소설이 재미있을 때만큼 난처할 때는 없다. 기분은 좋다. 남은 페이지를 헤아리며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한 단어씩 천천히 꼭꼭 씹어가며 읽는다(어차피 다 읽은 뒤 만 하루가 지나기 전에 다시 한번 읽을 생각이지만). 문제는 다음날 출근을 해야 하거나 일이 있을 때다. 아무 일도 없다 해도 책 읽다가 새벽 4시쯤 잠드는 일이 발생하면 생활리듬(없지만)이 금방 깨지고야 만다. 삶의 요령을 전하는 실용서와 세상의 사실을 모으고 논평을 더한 각종 논픽션에 비하면 소설읽기란 때로 무용한 취미처럼 보인다. 나는 누군가에게 “세상에 알아야 할 것이 많은데 왜 소설을 읽느라 시간을 낭비하나요?”라는 질문을 받은 적도 있다. 실은, 그 무용함이야말로 소설읽기를 취미로 삼는 이유다. 소설가 제임스 설터가 <소설을 쓰고 싶다면>에서 프랑수아 모리아크를 인용해 <고리오 영감>을 쉼 없이 읽고 길에 나선 한 소년이 소설에서 빠져나오느라, 현실에 적응하느라 시간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소설을 쓰고 싶다면> 소설읽기라는 도락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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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음식만큼 힘들고 지친 우리를 위로해주는 것이 또 있을까.” 인류학을 전공하고 프랑스 요리 학교 르코르동 블루에서 요리를 배운 탐험가, 이욱정 감독은 말한다. KBS에서 PD로 일하며 다큐멘터리 <누들로드>(2009), <요리인류>(2015) 등 한국 음식 콘텐츠의 도약을 이끈 이욱정 감독이 이번엔 배달앱에 기반한 푸드테크 서비스의 선두주자인 배달의 민족과 만났다. 제4회 서울국제음식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치킨인류>는 세계에서 가장 평등한 식재료인 닭을 좇아 지구 곳곳을 돌아다니며 닭요리와 사람의 문화를 펼쳐내는 이른바 음식 오디세이다. 이 장대하고도 맛있는 여행을 책임진 이욱정 감독과 시종 유쾌한 조력자였던 배달의 민족 장인성 이사에게 만남을 청했다.
-KBS 이욱정 PD와 배달의 민족이 어떻게 함께 다큐멘터리를 만들게 되었나. 작품 기획 단계가 궁금해진다.
=이욱정_ 배달의 민족이 <매거진 B>와 함께 만드는 <매거
다큐멘터리 <치킨인류>를 연출한 이욱정 감독, 제작사 배달의 민족의 장인성 이사, “대도시에서 살아가는 인류의 트렌드를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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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전역이 화마에 휩싸여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 11월 8일(목) 캘리포니아 북부 뷰트 카운티 지역과 남부 LA 카운티, 벤투라 카운티에서 발생한 산불로 현재까지 48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완전한 진화에는 3주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알려졌으며 할리우드도 큰 충격에 빠졌다. 톱스타들의 거주지와 국립공원을 비롯해 촬영 스튜디오들이 전소되거나 심각한 피해를 입었기 때문. 배우 제시카 심슨, 레이디 가가, 올랜도 블룸, 마일리 사이러스, 리암 헴스워스를 비롯, <닥터 스트레인지>(2016)의 스콧 데릭슨 감독 등 여러 스타들의 집이 피해를 입었다. 이번 화재로 인해 <HBO> 드라마 <웨스트월드> 세트장과 TV쇼 <청혼> 세트가 피해를 입었으며, 말리부 크리크 주립공원에 위치한 이십세기폭스 스튜디오 소유의 세트장도 불탔다. 이곳은 특히 존 포드 감독의 <나의 계곡은 푸르렀다>(1941), 마릴린 먼로 주연의 &
할리우드 영화인들의 재난 구호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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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객의 반응? 의외로 너무 쉽다고들 한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10월 27일부터 2019년 4월 7일까지 열리는 전시 <하룬 파로키-우리는 무엇으로 사는가?>를 기획한 김은희 학예연구사는 말한다. 현대 관객에게 독일의 영화감독이자 비디오 아티스트 하룬 파로키의 작품은 낯설지 않게 느껴지는 듯하다. 그가 특히 이번 전시에서 눈여겨보길 권하는 작품은 <노동의 싱글숏>이다. 하룬 파로키가 2011년부터 타계하기 전인 2014년까지 전세계 15개 도시의 노동 현장을 단일 숏으로 촬영한 워크숍 프로젝트로, 이번 전시에는 안체 에만의 2017년 추가 촬영분까지 더해 16개 도시에서 제작한 영상들이 다중채널로 소개된다.
김은희 학예연구사는 1990년대 프랑스 파리 1대학에서 시나리오 전공으로 석사를, 영화이론으로 박사를 수료했다. 2000년대 초 전주국제영화제, 서울국제영화제(SeNef) 프로그래머 등을 맡고 장편영화 <딱정벌레>를 연출하는 등 영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김은희 학예연구사 - 미술관으로 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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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중훈이 67회 서울시 문화상을 수상했다.
서울시 문화상은 서울의 문화예술 진흥 및 발전에 기여한 사람에게 수여한다. 올해는 김명환 서울대 교수(학술), 문훈숙 유니버설 발레단장(무용)을 비롯한 13명이 선정됐고, 박중훈은 대중예술 부문에서 문화상을 받았다.
-다큐멘터리 <1919 유관순: 그녀들의 조국>이 제작된다.
3·1운동 100주년 문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제작되는 이번 다큐멘터리는 독립 항쟁을 통한 남과 북의 화합과 평화, 그리고 순교 정신을 그리며 2019년 3월 1일 개봉예정이다.
-11월 1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제38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시상식이 열렸다.
최우수상은 <1987>에 돌아갔고, 감독상은 <공작>의 윤종빈 감독이 수상했다. <공작>은 남우주연상(이성민), 남우조연상(주지훈) 등 3 관왕에 올랐고 <미쓰백>의 한지민과 권소현이 각각 여우주연상과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배우 박중훈, 67회 서울시 문화상 수상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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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arvel Cinematic Universe, MCU)가 할리우드의 판도를 뒤바꾼 뒤 마블 영화를 찾는 관객에겐 두 가지 습관이 생겼다. 하나는 쿠키 영상을 기다리기 위해 크레딧이 끝까지 올라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스탠 리가 카메오로 등장하는 장면을 찾는 일이다. 11월 12일 마블 슈퍼히어로들의 아버지 스탠 리가 95살을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평소 폐렴 등 여러 지병을 앓고 있던 스탠 리는 지난해 아내와 사별하고 급격히 건강이 악화되어 주변의 걱정을 사고 있었다. 유가족 변호사에 따르면 스탠 리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메디컬센터에서 눈을 감았다. 소식을 듣자마자 반사적으로 ‘앞으로 마블 영화는 어떻게 하지?’ 하는 걱정이 뇌리를 스쳤다. 물론 스탠 리가 없어도 마블 영화가 제작되는 데 하등의 문제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없는 마블 영화에서 이전만큼의 결속감을 느낄 수 있을지는 자신이 없다. 스탠 리가 마블의 모든 영화에 등장하는 건 단
[스탠 리 추모] 우리들의 친절한 이웃이자 히어로의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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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김용 작가와 신성일 배우에 대한 추모글을 썼다. 하지만 뒤이어 세상을 떠난 스탠 리까지 겹치면서, 괜히 여운이 남는 데다 떠오르는 사람들도 있어 몇자 더 적으려 한다. 먼저 김용과 스탠 리는 함께 동서양의 판타지를 대표하는 이른바 ‘원천 콘텐츠’의 황제라 할 것이다. 김용 하면 자연스레 주성치가 떠오른다. 그가 연출을 맡은 <쿵푸 허슬>(2004)은 김용에 대한 애정에서 시작된다. 영화에 등장하는 합마공, 일양지, 양과, 소용녀, 신조협려 등 김용 소설에 등장하는 명칭을 사용하기 위해 하나당 1만위안씩 총 6만위안의 판권 사용료를 지불했다. 실제로도 가까운 사이라는 김용에 대한 애정은 깊은 것이어서, 이미 그는 김용 원작의 영화화인 <녹정기>(1992)에서 주인공 위소보를 연기한 적 있고, <무장원 소걸아>(1992)에서는 강룡십팔장, <식신>(1996)에는 암연소혼반(암연소혼장의 패러디)이라는 김용 원작의 무공을 등장시키기도 했다
[주성철 편집장] 김용과 신성일 두 번째 그리고 스탠 리 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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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디오플랜
박상현 감독의 장편 데뷔작 <결백>이 배종옥, 신혜선 배우를 캐스팅하고 12월 초 크랭크인을 앞두고 있다. 치매에 걸려 사람을 알아보지 못할 정도인 화자(배종옥)가 독극물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되자, 변호사인 딸 정인(신혜선)이 직접 엄마의 변호에 나선다. 모녀 드라마의 틀 안에 범죄의 진실을 파헤치는 미스터리 장르의 묘미가 가미될 것으로 보인다. 2019년 상반기 개봉.
JYP픽쳐스&브레인샤워
아이돌그룹 2PM의 멤버 이준호가 <기방도령>에 캐스팅됐다. 퓨전 사극이라는 점 외에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고교생들의 성적 판타지를 그린 <위대한 소원>(2016)에서 B급 코미디를 마음껏 선보였던 남대중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12월 크랭크인을 앞두고 있으며, 2019년 개봉예정이다.
조르바필름
<정글쥬스>(2002), <강적>(2005), <10억>(2009) 등
배우 고아성, 조민호 감독 <항거>에서 유관순 열사 연기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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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한 전 한국벤처투자(이하 한벤투) 전문위원이 모태펀드를 이용해 영화계 블랙리스트·화이트리스트를 실행했다는 내용의 기사에 대해 신상한 전 전문위원은 김성훈 기자와 <씨네21>을 상대로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2년 가까이 진행된 1심 공판이 지난 11월 14일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3단독(판사 김태훈)은 “이 사건 기사에서 지적하거나 의혹을 제기하는 내용들은 공적자금인 모태펀드를 투자·관리하는 한벤투 및 그 근무자가 조직 구성은 물론 업무 수행에 있어서도 항시 유지하여야 할 공정성·중립성·투명성에 충분히 배치되거나 의문을 갖도록 하는 사항으로서 영화 관계자들뿐만 아니라 그 향유 주체인 일반 국민 모두의 이해관계에도 밀접하고 중요한 관련성이 있다고 할 것”이어서 “공적 영역에 속하는 사안에 관한 것일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하여 언론의 자유에 대한 제한 역시 보다 완화되어야 한다”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번 재판 결과를 두고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
본지 김성훈 기자의 블랙리스트·화이트리스트 보도에 대한 민사소송 1심 공판 기각, 기자측 승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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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 덕후들이 마법사가 될 수 있는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2016년 출시된 증강현실 게임 <포켓몬 GO>로 전 세계인을 휘어잡은 게임 제작사 나이언틱이 이번엔 <해리 포터>, <신비한 동물들> 시리즈의 마법 세계를 담아냈다. 11월 14일(현지 시각) 나이언틱 측은 워너브러더스 게임즈(WB Games)와 공동 개발 중인 가상현실 게임 <해리 포터: 위저드 유나이트>(Harry Potter: Wizards Unite)의 티저 트레일러를 공개했다.
다행스럽게도 <포켓몬 GO>처럼 신비한 동물을 잡기 위해 뉴트(에디 레드메인)의 슈트 케이스를 던져야 하는 게임은 아닌 모양. 트레일러가 시작되면 퀴디치 시합에 사용되는 골든 스니치가 머글(인간) 세계의 뒷골목을 휘젓고 다니는 장면이 등장한다. 곧바로 그곳에 소환된 여성 마법사가 임모뷸러스 주문(냉동 마법 주문)을 통해 골든 스니치를 낚아채고, ‘마법 세계가 노출될 위기에
‘포켓몬 GO’ 스타일의 ‘해리 포터’ 게임 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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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 퀸’ 스핀오프 <버즈 오브 프레이> 측이 할리우드 뉴페이스를 발굴 중이다.
11월 14일(현지 시각), 해외 매체 <버라이어티>는 “<버즈 오브 프레이>의 주요 배역 중 하나인 배트걸 카산드라 케인 역에 신인 배우 엘라 제이 바스코가 출연을 협상 중”이라고 보도했다.
<버즈 오브 프레이>는 <수어사이드 스쿼드>(2016)에 등장한 할리 퀸(마고 로비)을 중심으로 한 스핀오프 영화다. 조커(자레드 레토)와 떨어진 할리 퀸이 DC의 여성 히어로 블랙 카나리(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티드), 헌트리스(저니 스몰렛)와 힘을 합쳐 빌런으로부터 배트걸 카산드라 케인을 보호하는 내용을 담는다.
카산드라 케인은 DC 코믹스 속 3대 배트걸이다. 암살자 데이비드 케인과 레이디 시바의 딸로 후에 브루스 웨인에게 입양되는 캐릭터. 말보다 강도 높은 무술 훈련을 먼저 익힌 타고난 암살자로, 역대 배트걸 중에서 가장 막강한 격투 실력을 지녔
‘할리 퀸’ 스핀오프 <버즈 오브 프레이>, 배트걸 역 캐스팅된 배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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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 시리즈의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 <신비한 동물> 시리즈에서 메인 빌런 그린델왈드를 연기한 조니 뎁. 그가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가 11월14일 개봉했다. ‘천의 얼굴’이라는 별명답게 이번 영화 속 하얀 백발과 오드아이로 무장한 그의 모습도 심상치 않아 보인다.
조니 뎁은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 팀 버튼 감독의 <가위손>, <찰리와 초콜릿 공장> 등 여러 영화에서 독특한 외관을 자랑했다. 또한 말투, 표정까지 디테일한 변화를 주며 카멜레온 같은 연기력을 보여줬다. 기존의 이미지와 상반되는 역할로 변신에 성공한 배우들은 많지만, 조니 뎁처럼 수많은 모습을 보여주기는 쉽지 않다. 조니 뎁처럼 꾸준한 작품 활동 속에서 다채로운 이미지를 뽐낸 배우들은 누가 있을까. 봐도 봐도 새로운, 할리우드의 대표 ‘천의 얼굴’ 배우들을 모아봤다.
크리스찬 베일
크리스찬
봐도 봐도 새로워! 할리우드 대표 ‘천의 얼굴’ 배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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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위저딩 월드’(WIZARDING WORLD)가 열렸다. <신비한 동물> 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인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는 젊은 덤블도어(주드 로)와 뉴트(에디 레드메인)가 어둠의 마법사 그린델왈드(조니 뎁)에게 맞서는 내용을 담았다. 교장이 되기 전 덤블도어와 1920년대의 호그와트의 등장, <해리 포터> 시리즈의 절대 악이었던 내기니의 인간 시절까지, <해리 포터> 시리즈와 짙은 연관성으로 전 세계 팬들의 환호를 받고 있는 이번 작품. ‘덕후’가 아니라면 쉽게 놓칠 수 있을 법한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 속 <해리 포터> 시리즈의 흔적들을 짚어봤다.
기초 1. ‘갤러트 그린델왈드’는 누구?
주인공 뉴트도 못 차지한 걸 이 분이 차지하셨다. 제목에서부터 제 존재감을 자랑하는 그린델왈드, 풀네임 갤러트 그린델왈드는 20세기 초반 유럽 곳곳에서 테러를 일삼던 강력한 어둠의 마법사
아는 만큼 보인다! <해리 포터>와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 연결고리 총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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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팬이라면 <My Way>라는 단어를 듣자마자 영화 <친구>(2001)의 유오성을 떠올릴 것이다. 뭐, 이 곡의 명성이야 두말할 필요 있겠나. 프랭크 시내트라가 1969년 녹음한 뒤 팝의 고전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건 일종의 상식에 속하는 영역이다. 한데 이 곡은 프랭크 시내트라 오리지널이 아니다. 프랑스 가수 클로드 프랑수아가 발표한 샹송 <Comme D’habitude>를 영어로 번안해 발표한 것이다.
내가 갑자기 오래된 팝 클래식을 언급한 까닭은 이렇다. 솔직히 말해 지금까지 프랭크 시내트라 버전을 감상하면서 ‘뭔가 좀 불편하다’ 싶었다. 그 이유를 곱씹어보다가 어느 순간 그만뒀는데 윌리 넬슨이 얼마 전 발표한 <My Way>를 감상하면서 비로소 알게 됐다. 일단 <My Way>의 가사를 보라. 자신의 죽음을 덤덤히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가 되면 겨우 한 소절 부를 수 있을, 그런 내용 아닌가. 그럼에도 프랭크 시내트라
[마감인간의 music] 윌리 넬슨 <My Way>, 곡을 해석한다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