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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델왈드(조니 뎁)가 탈출했다. 시리즈 전편인 <신비한 동물사전>에서 마법 세계와 비마법 세계의 공존을 깨려고 했던 사악한 마법사 그린델왈드는 뉴욕에서 활개를 치다가 뉴트 스캐맨더(에디 레드메인)와 미국 마법부 의회에 의해 붙잡힌 바 있다. 하지만 유럽으로 이송하는 과정에서 그가 탈출하고 만다. 이번 영화는 그린델왈드의 탈출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린델왈드의 탈출 목적은 프랑스 파리에 머무는 것으로 추정되는 크레덴스(에즈라 밀러)를 포섭해 자신의 수하로 삼는 것. 영국으로 돌아왔던 뉴트는 덤블도어 교수(주드 로)로부터 자신은 나설 수 없으니 그린델왈드에 맞서달라는 지령을 받고 역시 파리로 향한다. 전편에 등장했던 뉴트의 친구들, 제이콥(댄 포글러)과 퀴니(앨리슨 수돌), 그리고 오러로 복귀한 티나(캐서린 워터스턴)도 각자의 이유로 파리로 향해 모두 만나게 된다. 전편의 캐릭터가 모두 이어 등장하며, 덤블도어와 내기니(수현) 등 뉴페이스가 추가된다는 점 외에 이번 영화에서 더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 그린델왈드가 탈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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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이자 배우 이나영이 6년 만에 스크린에 모습을 드러낸 <뷰티풀 데이즈>는, 윤재호 감독이 탈북 여성의 목숨을 건 이주를 동행한 다큐멘터리 <마담B>(2016)와 한쌍을 이룬다. 브로커를 이용해 간신히 탈북에 성공했지만, 중국과 한국 땅에 발붙인 뒤에도 탈북민이자 여성으로서의 이중고를 겪는 이들의 역사가 매우 비밀스러운 한권의 일기장에 담겨 있다. 영화는 탈출과 밀입국이 생사를 건 사투이면서, 무엇보다도 무수한 이별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뷰티풀 데이즈>는 탈북 여성의 고통스러운 수난기가 목적인 영화가 아니다. 사회적 비극이 만든 복잡한 가족사와 다중의 정체성, 그로부터 파생된 비련의 관계가 영화의 중심을 이룬다.
조선족 대학생인 젠첸(장동윤)은 어린 시절 갑자기 집을 나간 엄마를 찾고 싶다. 병든 아버지(오광록)는 그런 젠첸에게 한국 주소가 적힌 엄마(이나영)의 사진을 건넨다. 젠첸의 눈에 비친 낯선 한국은, 네온
<뷰티풀 데이즈> 아픈 과거를 지닌 채 한국에서 살아가는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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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넷플릭스는 콘텐츠 제작에만 80억달러를 투자해 700편의 오리지널 시리즈를 선보인다. 이달 11월부터 내년 초까지 예정된 라인업 중 넷플릭스가 특별히 아시아 지역 기자들에게 힘주어 소개한 작품들이 있다. <킹덤>, <하우스 오브 카드> 시즌6, <모글리>, <엄브렐러 아카데미>, <나르코스: 멕시코>는 넷플릭스가 자부하는 ‘다양한 취향’의 스펙트럼을 엿볼 수 있는 핵심 콘텐츠들이다. 11월 8일과 9일 양일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넷플릭스 See What’s Next: Asia’ 행사의 토크 및 기자회견 내용을 문답으로 재구성해 다섯 작품의 면면을 들여다보았다.
<킹덤>
공개 2019년 1월 25일 / 출연 주지훈, 류승룡, 배두나
#시즌2_확정 #터널_김성훈_감독 #시그널_김은희_작가
-2011년부터 김은희 작가가 기획한 작품이다.
=김은희_ 기존의 좀비는 대부분 이른바 ‘크리처’였는데, 이를 통제가 불
넷플릭스 신작 라인업, <킹덤>에서 <나르코스: 멕시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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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년 전 영사기와 카메라의 발전은 사회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영화산업이 발달하면서 전세계의 이야기가 시네마를 통해 전달됐다. 60년 전, 1960년대에는 TV가 그 역할을 했다. 지금은 인터넷 혁명이 시작됐다. TV가 영화를 보여주기 시작한 것처럼 넷플릭스는 기존의 TV 콘텐츠와 영화를 보다 나은 방식으로 제공하는 연장의 의미가 될 것이다.” 11월 8일부터 9일까지 양일간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에서 열린 ‘넷플릭스 See What’s Next: Asia’는 리드 헤이스팅스 창립자 겸 CEO의 선언적인 말로 문을 열었다. 그가 넷플릭스로 촉발된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의 번성을 영화와 TV에 견준 것은 과대 해석이 아니다. 영화에서 TV로, 지상파에서 케이블TV로, 그리고 넷플릭스로 소비자가 넘어오는 과정은 거울처럼 닮았다. 사람들은 영화나 책보다 깊이가 떨어진다는 편견에도 불구하고 TV를 사랑하기 시작했다. 1970년대 후반에서 1980년대 초 TV플랫폼은 과연 시청자들이
‘넷플릭스 See What’s Next: Asia’에서 만난 넷플릭스의 프로그램 제작 방향, 그리고 미디어 플랫폼의 미래 예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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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는 혁명이라기보다는 진화에 가깝다.” 올해 4월 넷플릭스의 창립자 겸 CEO 리드 헤이스팅스는 미국의 경제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넷플릭스의 위치를 이렇게 설명했다. “여전히 사람들은 45분짜리 쇼를 즐기지만, TV채널이 아닌 넷플릭스에서 그것을 본다. 혁명에는 좋은 점과 나쁜 점이 있지만 진화는 발전의 개념”이라는 그의 말에서 새로운 플랫폼에 대한 자신감이 읽힌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미국 케이블TV 시청시간을 크게 감소시켰고, 넷플릭스 영화를 받아들인 베니스국제영화제는 올해 칸국제영화제보다 더 화제가 됐다. 11월 8일부터 9일까지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에서 열린 ‘넷플릭스 See What’s Next: Asia’ 행사에서 오고간 말을 중심으로 넷플릭스가 미디어 시장에 일으킨 변화를 살펴보았다. 리드 헤이스팅스의 말과는 달리, 이것은 혁명이 맞다.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에서 열린 ‘넷플릭스 See What’s Next: Asia’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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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가을, 베를린의 영화 팬들이 한국 독립영화를 만나는 호사를 다시 누렸다. 지난 11월 1일부터 10일까지 바빌론극장 정면에 ‘대한독립영화제’ 포스터가 걸렸다. 베를린시 소속 바빌론극장은 1929년에 개장한 예술영화 전용관으로, 바빌론 비스듬히 우뚝 버티고 있는 유서 깊은 민중극장 폴크스뷔네와 함께 바이마르 시대부터, 나치 시대, 동독시절을 거쳐 지금까지 베를린의 주요 문화 중심지다. 이곳에서 11월 1일 저녁 상영된 개막작 <시인의 사랑>은 500석을 꽉 채웠다. 양익준 배우, 김양희 감독과의 관객과의 대화도 있었다. 11월 8일엔 <소공녀>의 전고운 감독이 관객과의 대화에 참여했다. 그 밖에도 이동은 감독의 <당신의 부탁>, 김인선 감독의 <어른도감>, 임순례 감독의 <리틀 포레스트>, 고봉수 감독의 <델타 보이즈> 등 극영화 6편, 선호빈 감독의 <B급 며느리>, 김보람 감독의 <피의 연대기>, 진모영
[베를린] 베를린에서 대한독립영화제 열려, 개막작에 <시인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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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가타부치 스나오 / 목소리 출연 노넨 레나, 호소야 요시마사 / 제작연도 2016년
2014년 곤 사토시의 미완성작 <꿈꾸는 기계>에 꽂혀 있던 나는 제작사 매드하우스와 연락하던 중 한 소식을 전해 들었다. 마루야마 마사오 프로듀서가 <꿈꾸는 기계>를 미뤄둔 채 마파(MAPPA) 스튜디오를 설립해 창립 작품으로 2차 세계대전 당시 히로시마의 한 소녀를 주인공으로 한 장편애니메이션을 제작한다는 것. 제목은 <이 세상의 한구석에>. 감독은 <마이 마이 신코 이야기>(2009)의 가타부치 스나오. 그 후 3년이 지나고 2016년 10월 공개한 <이 세상의 한구석에>는 제19회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BIAF)에 소개되었고, 장편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또한 올해 가타부치 스나오 감독은 BIAF 포스터와 트레일러를 연출하는 한편 영화제 심사위원장으로, 마루야마 마사오·마키 다로 프로듀서는 곤 사토시 특별전으로 다시 방한했다.
김성일 프로그래머의 <이 세상의 한구석에> 그럼에도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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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현지에서 먹힐까? 중국편>은 느긋한 기분으로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산둥 지방을 돌며 한국식 중화요리로 푸드트럭을 운영하게 된 이연복 셰프 이하 김강우, 서은수, 허경환 등 출연자들은 각자 할 일을 열심히 하고 손발이 잘 맞으며 장사에 집중한다. 과도한 캐릭터 설정이나 ‘가족적’ 연출 대신 음식 장사의 어려움과 노련한 장사꾼의 대처를 볼 수 있는 이 프로그램의 또 다른 재미는 다양한 손님들의 모습에 있다.
친구와 함께 온 중국인 청년은 서은수에게 한눈에 반해 짜장떡볶이를 주문한다. 둘이서 메뉴 하나만 시킨 게 궁상맞아 보일까봐 전전긍긍하다 추가주문도 한 그는 바닥에 떨어진 휴지까지 일일이 줍는다. 그런 친구를 위해 꽃 파는 아이를 찾아 꽃 한 다발을 산 친구는 “우리가 가고 나면 서은수에게 전해달라”고 말한다. 떨려서 눈도 제대로 마주치지 못하던 청년은 자리를 뜨면서 아이에게 “엄청 예쁘다고 말해줘”라고 당부한다. 그들이 남긴 것은 꽃다발과 휴대폰 번호가
[TVIEW] <현지에서 먹힐까?> 작업의 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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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C: 더 벙커>
제작 퍼펙트스톰필름 / 감독 김병우 / 출연 하정우, 이선균, 제니퍼 엘 / 배급 CJ엔터테인먼트 / 개봉 12월
가까운 미래, 국제 정세가 얽히고설킨 판문점 땅 밑에서 비밀 군사 작전이 펼쳐진다. 한국군도 미군도 북한군도 아닌 글로벌 민간군사기업(PMC) 블랙리저드가 판문점 지하 벙커로 은밀하게 접근한다. 리더 에이햅(하정우)이 이끄는 그들은 프로젝트를 한번도 실패한 적 없는 솜씨를 가진 팀이다. 미국 CIA로부터 거액의 프로젝트를 제안받아 간 그곳에서 블랙리저드는 어떤 사건에 휘말리고, 에이햅은 북한 군의관 윤지의(이선균)를 만난다. 밀폐된 땅 밑에서 벌어지는 군사 작전인 점에서 인물이 처한 상황을 얼마나 현실적으로 보여주는가가 이 영화의 주요 관전 포인트인 듯하다. 공개된 예고편을 보니 에이햅의 시점으로 긴박한 상황을 보여주는 카메라는 관객에게 현장 이곳저곳을 안내해 관객이 체험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마치 1인칭 콘솔게임을 하는 것처럼 화
[Coming Soon] <PMC: 더 벙커>, 판문점 땅 밑에서 비밀 군사 작전이 펼쳐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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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 함께-인과 연> <챔피언> <원더풀 고스트> <동네사람들> <성난황소>까지, 올해 마동석이 출연한 개봉영화는 5편이다. 출연작 모두가 흥행하거나 호평받은 것은 아니다. 그러니 <범죄도시>(2017)의 성공 이후 마동석의 자기 캐릭터 복제가 이제는 한계치에 다다른 것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말들이 나올 법도 한 상황. 다시 말해 <베테랑>(2014)의 아트박스 사장님과 <부산행>(2016)의 맨주먹으로 좀비 때려잡는 ‘마블리’ 캐릭터가 시효를 다한 것 아니냐는 시선이 고개를 내미는 분위기. 그럼에도 마동석은 꿋꿋하다. 그의 행보에선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는 자의 확신이 느껴진다. <성난황소> 역시, 마동석을 중심으로 한 콘텐츠 창작 집단 ‘팀 고릴라’가 마동석의 캐릭터를 십분 활용해 만든 액션영화다. 영화에서 마동석은 사랑하는 아내 지수(송지효)를 납치한
<성난황소> 마동석 - 달릴 수 있을 때까지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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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마미아!2>,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등 최근 왕성한 활동으로 급부상한 릴리 제임스, 아미 해머. 두 배우가 영국의 고전 고딕 소설, <레베카>를 원작으로 한 넷플릭스 영화의 주연을 맡는다. 연출은 <킬 리스트>, <프리 파이어> 등으로 주목받은 벤 휘틀리 감독이 맡았다.
<레베카>는 영국 작가 대프니 듀 모리에가 1938년 출간한 소설로, 지금까지도 사랑받으며 미스터리 소설의 ‘고전’으로 자리 잡은 작품이다. 부유한 귀족, 맥심 드 윈터와 결혼하게 된 주인공 윈터 부인(1인칭 시점의 소설에서 본명은 등장하지 않는다)이 윈터 가문의 저택으로 오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그녀는 집사인 댄버스 부인, 맥심 등 저택의 모든 사람들이 죽은 맥심의 전처 ‘레베카’에 대한 강박, 트라우마에 사로잡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레베카의 죽음에 대한 비밀이 점점 밝혀진다. 이번 넷플릭스 영화 <레베카>에
릴리 제임스 X 아미 해머, 넷플릭스 영화 <레베카> 주연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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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여곡성> 그 집에 가면 안돼!
[정훈이 만화] <여곡성> 그 집에 가면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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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0시쯤 읽기 시작한 소설이 재미있을 때만큼 난처할 때는 없다. 기분은 좋다. 남은 페이지를 헤아리며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한 단어씩 천천히 꼭꼭 씹어가며 읽는다(어차피 다 읽은 뒤 만 하루가 지나기 전에 다시 한번 읽을 생각이지만). 문제는 다음날 출근을 해야 하거나 일이 있을 때다. 아무 일도 없다 해도 책 읽다가 새벽 4시쯤 잠드는 일이 발생하면 생활리듬(없지만)이 금방 깨지고야 만다. 삶의 요령을 전하는 실용서와 세상의 사실을 모으고 논평을 더한 각종 논픽션에 비하면 소설읽기란 때로 무용한 취미처럼 보인다. 나는 누군가에게 “세상에 알아야 할 것이 많은데 왜 소설을 읽느라 시간을 낭비하나요?”라는 질문을 받은 적도 있다. 실은, 그 무용함이야말로 소설읽기를 취미로 삼는 이유다. 소설가 제임스 설터가 <소설을 쓰고 싶다면>에서 프랑수아 모리아크를 인용해 <고리오 영감>을 쉼 없이 읽고 길에 나선 한 소년이 소설에서 빠져나오느라, 현실에 적응하느라 시간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소설을 쓰고 싶다면> 소설읽기라는 도락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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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음식만큼 힘들고 지친 우리를 위로해주는 것이 또 있을까.” 인류학을 전공하고 프랑스 요리 학교 르코르동 블루에서 요리를 배운 탐험가, 이욱정 감독은 말한다. KBS에서 PD로 일하며 다큐멘터리 <누들로드>(2009), <요리인류>(2015) 등 한국 음식 콘텐츠의 도약을 이끈 이욱정 감독이 이번엔 배달앱에 기반한 푸드테크 서비스의 선두주자인 배달의 민족과 만났다. 제4회 서울국제음식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치킨인류>는 세계에서 가장 평등한 식재료인 닭을 좇아 지구 곳곳을 돌아다니며 닭요리와 사람의 문화를 펼쳐내는 이른바 음식 오디세이다. 이 장대하고도 맛있는 여행을 책임진 이욱정 감독과 시종 유쾌한 조력자였던 배달의 민족 장인성 이사에게 만남을 청했다.
-KBS 이욱정 PD와 배달의 민족이 어떻게 함께 다큐멘터리를 만들게 되었나. 작품 기획 단계가 궁금해진다.
=이욱정_ 배달의 민족이 <매거진 B>와 함께 만드는 <매거
다큐멘터리 <치킨인류>를 연출한 이욱정 감독, 제작사 배달의 민족의 장인성 이사, “대도시에서 살아가는 인류의 트렌드를 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