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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경제의 관계를 언급한 말 중에 가장 유명한 것은, 바로 1994년 “<쥬라기 공원>(1993) 한편으로 벌어들인 돈이 현대자동차 150만대 수출한 효과와 맞먹는다”는, <국가부도의 날>에도 등장하신 ‘김영삼’ 전 대통령의 말이다. 물론 이 말은 영화와 TV드라마 등 첨단영상산업을 진흥하기 위한 통계적 의미로 사용된 것이었으나, 사실 당시는 모든 국내 자동차회사를 통틀어 1년에 수출하는 양 자체가 100만대가 안 되는 시절이었으니, 그 막연한 규모가 충격적으로 다가왔었다. 하지만 ‘우리도 그런 영화를 만들자!’보다 ‘외화에 우리 돈이 그렇게 많이 빠져나간다고?’라는 인식만 더 강해졌을 따름이다. 역시 <국가부도의 날>에 등장하는 ‘한국은행’도 비슷한 발표를 낸 적 있다. 한국 영화산업 시스템 변화의 일대 전환점이 된 영화라고 할 수 있는 <쉬리>(1999)에 대해 “현대자동차 쏘나타 1만1667대”의 생산효과를 냈다는 것이다. 물론 &
[주성철 편집장] 1997년의 김혜수와 한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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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진흥위원회와 <씨네21>이 함께하는 독립예술영화 온라인 유통지원사업 ‘히든픽처스’가 지난해에 이어 2회를 맞았다.
지난 11월 26일 서울영상미디어센터에서 열린 ‘2019 독립예술영화 온라인 유통지원사업설명회’에서는 독립예술영화의 발굴과 마케팅 활동, 인지도 향상 및 디지털 온라인 시장 매출 확대에 관한 올해의 사업 방향이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히든픽처스 선정 대상작은 한국 독립예술영화 중 대중성, 작품성이 높은 장편영화(극영화,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로 월 4편 내외다.
기자, 평론가, 프로그래머로 구성된 5인의 히든픽처스 심사위원단이 대상작을 심사한다. 최종 선정된 영화는 트레일러, 유튜버가 참여하는 소개 영상, 카드 뉴스 등 각 작품에 맞는 차별화된 홍보 콘텐츠 제작을 비롯해 가이드 채널에 소개로 온라인 및 디지털 플랫폼에서 더 많은 관객과 만날 수 있도록 유도한다. 또 <씨네21>에서 진행하는 인터뷰 등을 통해 언론에 노출될 기회를 얻게 된다
영화진흥위원회와 <씨네21>의 독립예술영화 지원 사업 ‘히든픽처스’ 설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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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권이 <연평해전>(감독 김학순, 배급 NEW)의 수익금 배분에 개입하려고 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씨네21>이 입수한 ‘청와대 캐비닛 문건’(이중에서 제목이 ‘영화 <연평해전> 제작 지원 국민 성금 처리방안 검토’인 문건)에 따르면 당시 청와대가 <연평해전>에 모금된 국민 성금(크라우드 펀딩)을 처리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했음을 알 수 있다. 검토 배경은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면서부터다. <연평해전>은 개봉한 지 2주 만인 2015년 7월 8일 기준(이 문건이 작성된 시기로 보인다)으로 370만명의 관객을 불러모아 약 130억원의 수익을 벌어들이며 손익분기점을 훌쩍 넘겼다. IBK기업은행 30억원, NEW(배급사) 26억원, 로제타시네마 20억원, 성금 20억원,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8억원, 펀드 8억원 등을 합쳐 총 110억원 (<씨네21>이 취재한 <연평해전> 투자 리스트는 15쪽을 참고할
<연평해전> 수익금 배분 개입 전말 단독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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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선 간접 연애 체험’으로 넷플릭스 유저들의 마음을 두근두근하게 만들었던 라라 진(라나 콘도르)과 피터(노아 센티네오) 커플을 다시 만나볼 수 있을까.
11월 27일(현지 시각), <버라이어티>를 비롯한 주요 해외 매체는 “넷플릭스와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의 제작사 어섬니스 필름(Awesomeness Films)이 작품의 속편에 대한 개발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는 2018년 8월 넷플릭스에서 공개돼 전 세계에서 큰 인기를 자랑했던 로맨틱 코미디다.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의 속편 제작 소식은 같은 날 <할리우드 리포터>에서 보도한 “파라마운트 픽쳐스와 넷플릭스가 맺은 멀티픽처 계약(Multipicture Deal)” 소식과 맞물려 더 큰 화제를 낳았다. 파라마운트 픽쳐스가 넷플릭스 스트리밍 서비스를 위한 영화를 제작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 자신들만의 스트리
넷플릭스 히트작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속편 제작 들어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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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윤성현 감독의 <파수꾼>으로 이름을 알린 이제훈, 박정민. 2014년 김태용 감독의 <거인>으로 눈도장을 찍은 최우식까지. 모두 독립영화가 배출한 스타들이다. 교복을 입은 소년으로 등장해 연기력을 뽐냈던 그들은 이제는 한국 영화계를 이끌어가는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아쉽게도 올해 한국 독립영화 속 소년 중에는 이제훈, 박정민, 최우식같이 큰 주목을 받은 배우는 없었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이들은 있기 마련. 적으면 10대, 많아도 이제 30대에 접어든 그들은 지금보다는 앞으로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그들이 제2의 이제훈, 최우식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며 2018년 독립영화 속에서 인상 깊은 소년 연기를 펼친 다섯 배우들을 모아봤다.
<영주> 탕준상
그 첫 번째는 <영주>에서 주인공 영주(김향기)의 철없는 동생 영기를 연기한 탕준상이다. 그는 2003년생의 어린 나이지만 7살 때부터 <빌리
제2의 이제훈, 최우식이 되기를! 2018년 한국 독립영화 속 소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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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 시리즈 이후, 킬러의 이야기를 그린 <존 윅> 시리즈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키아누 리브스. 그가 <토이스토리 4>에서 목소리 연기를 펼쳤다. 11월22일(현지시간), 버즈 라이트 역의 팀 앨런이 <NBC>의 토크쇼 ‘더 투나잇 쇼’에 출연해 키아누 리브스의 출연을 언급한 것.
팀 앨런은 “<토이스토리 4>에는 새로운 장난감들이 등장한다. 그중 하나는 키아누 리브스가 연기했다. 그는 자신의 목소리가 버즈와 너무 비슷하다며 고민했다”고 전했다. 또한 “그의 캐릭터는 매우 작은 크기의 장난감”이라고 덧붙였다.
해외에서는 이미 팬메이드 포스터도 만들어졌다. 강아지 때문에 다시 킬러로 나서게 되는 <존 윅>의 설정과 <토이 스토리> 속 강아지 장난감, 슬링키를 결합한 재치가 돋보인다. 그러나 이는 단지 팬메이드 포스터 일 뿐, 키아누 리브스의 캐릭터에 대한 명확한 정보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키아누 리브스, <토이 스토리 4> 목소리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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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픽쳐스가 그리는 스파이더맨 유니버스의 세계관이 점점 커지고 있다.
11월 27일(현지 시각) 해외 매체 <할리우드 리포터>는 “소니픽쳐스가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의 속편과 스핀오프 작업에 들어섰다”고 보도했다. 12월 12일 국내, 12월 14일 북미 개봉을 앞두고 있는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는 평행세계에 공존하는 수많은 스파이더맨들의 활약을 담은 애니메이션이다.
세부적인 사항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의 속편은 주인공 마일스 모랄레스(샤메익 무어)의 이야기를 따를 예정이다. 애니메이션 <저스티스 리그> <아바타: 라스트 에어벤더> 등을 선보인 감독 조아킴 도스 샌토스가 연출을 맡았다. 사전 제작 중인 <좀비랜드 2>, 현재 촬영 중인 <원더우먼 1984>의 각본을 쓴 데이브 콜러햄이 속편의 각본을 쓰고 있는 중이다.
동시에 스파이더맨 유니버스에 존
소니, 스파이더 ‘맨’이 아닌 스파이더 ‘우먼’ 스핀오프 영화 만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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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낮없이 울어대는 아기, 미운 일곱 살, 중2병까지. 육아는 부모라면 누구나 겪었을 전쟁 같은 경험이다. 11월22일 개봉한 <툴리>는 이런 고된 육아 과정을 독특한 상상력으로 그려낸 영화다. 실제로 겪어보지 못한 이들에게는 멀게만 느껴지는 단어기도 육아. <툴리>는 그런 이들에게 있어 영화로나마 육아의 힘겨움과 어머니의 위대함을 보여줄 수 있을 듯하다.
<툴리> 외에도 육아 과정을 담은 영화들은 종종 등장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부터 극단적 상황을 결합해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는 영화까지. 그 형태도 다양하다. <툴리>의 개봉과 함께, 각양각색의 육아 소재 영화들을 소개한다.
만남과 이별 <늑대아이>
사자, 늑대 등 많은 동물들은 적정 시기가 되면 부모로부터 독립해 각자의 삶을 살아간다.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늑대아이>는 늑대인간이라는 독특한 설정을 통해 부모와 자식 간의 만남, 이별을 그려냈다. 사랑
‘부모가 된다는 것’ 각양각색의 육아 소재 영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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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역으로 커리어를 시작한 배우들이 넘어야 할 가장 큰 산, 바로 ‘아역 출신’이란 꼬리표를 떼는 일이다. 문근영, 유아인, 박신혜 등 성공적인 성장 사례를 남긴 배우들을 이어, 1990년 이후 출생한 배우들 역시 각자의 작품 속에서 성인 배우로서 색다른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말 그대로 ‘스타 이즈 본’! 아역 출신 꼬리표를 떼고 완연한 성인 배우로 다시 태어난 배우들의 필모그래피에서 전환점이 되어준 작품을 짚어봤다.
고아성 | 영화 <오피스>
어린이 드라마 <울라불라 블루 짱>으로 데뷔한 고아성은 영화 <괴물>에서 괴물에게 납치당하는 소녀 현서를 연기하며 대중과 평단에 눈도장을 찍었다. <즐거운 인생> <설국열차> 등에서 누군가의 딸, 사연 있는 소녀를 연기하며 굵직굵직한 작품으로 필모그래피를 쌓던 그녀의 첫 성인 연기를 담은 작품은 사무실 스릴러 <오피스>. 고아성은 미숙하고 늘 불안감에 휩싸여있는 인턴사원 이
스타 이즈 본! 아역 출신 배우들의 전환점이 된 작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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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거법으로 접근한다면 한국의 영화평론가 중 최후에 남을 이름은 정성일이 아닐까 싶다. 비평의 덕목이 영화를 새롭게 보고, 다시 보고, 그 안에서 창작자조차 간과했던 미지의 언어를 발굴하는 것이라면 한국영화계에서 평론가 정성일이 지나온 걸음을 따라잡을 이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그의 분석은 성실하고, 언어는 꼼꼼하며, 통찰은 집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평론가로서 그가 지닌 최상의 미덕은 거의 광적이라고 해도 좋을 호기심에 있다. 정성일은 마르지 않는 샘과 같은 질문으로 영화의 심연을 마주하며 인식의 지평을 확장해왔다. 그러나 영화를 잘 보고 제대로 말하는 것과 잘 찍는 것은 때때로 다른 영역의 재능처럼 보이기도 한다. 고백하자면 감독 정성일의 첫 영화 <카페 느와르>(2009)를 봤을 때 나는 평론가와 감독 사이 불투명한 거리에 대해 고민했다. 다시 고백하자면 두 번째 영화 <천당의 밤과 안개>(2015)를 본 뒤 의심의 안개는 깔끔하게 갰다. 정성일이라는 이름
<천당의 밤과 안개> 정성일 감독, "거울 같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영화를 찍는 과정에 관한 영화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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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감독이 본인에게 익숙지 않을 ‘소녀의 세계’를 영화로 다룬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편견 섞인 질문이라 양해를 구한다는 말을 덧붙이자, 가장 많이 듣는 얘기라는 답이 먼저 돌아왔다. “고등학생 때 연극부 반장을 했다. 인근 여고 학생들이 찬조출연을 해주면서 그들과 친해졌는데, 그 학교에 항상 남자 역할만 맡고 주변 친구들에게 한가득 선물을 받는 친구가 있었다. 남자들 사이에서는 이런 일이 거의 없다보니 신기한 마음에 그들의 세계를 엿보게 됐다.” <소녀의 세계>는 함께 <로미오와 줄리엣> 연극을 준비하는 고3 선배 하남(권나라)에게 첫사랑의 감정을 느낀 선화(노정의)의 성장담이다. 연극을 연출하는 수연(조수향)은 감독 자신이 가장 많이 투영된 인물이라고 한다.
-2년 전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상영된 버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고 들었다.
=선화의 일상 에피소드가 자칫 지루할 수 있을 것 같아 조금 편집했다. 또 몸매 관리를 위해 선화가 딸기 우유를 먹는 장면이
<소녀의 세계> 안정민 감독 - 여자들의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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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참여한 작품 현장 분위기가 전부 좋았고 스탭과 동료 배우들도 모두 친절하고 좋았다”고 권나라는 말했다. 그와 대화를 나누다 보니 주변 사람들이 그에게 잘해줄 수밖에 없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입고 있는 옷이 너무 얇아 외투를 건네주려는 소속사 직원을 마다하며 기자의 녹음기에 패딩 스치는 소리가 들어갈 것 같다고 말하는 데서 느껴지는 배려심이나, 유튜브 세대의 신조어를 못 따라가겠다고 하소연하는 귀여운 표정을 보고 있으니 ‘우월한 황금비율’ 따위의 미디어의 수식어가 그의 매력을 축소했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2년 전 권나라가 촬영했던 실질적인 연기 데뷔작 <소녀의 세계>에서도 그는 선화(노정의)를 비롯한 소녀들의 첫사랑이 된, 여고의 우상으로 등장한다. 둘의 차이가 있다면, 극중 하남은 과묵하고 속을 알 수 없다는 것. 자신과 닮은 듯 다른 캐릭터와 조우한 권나라의 ‘첫 순간’을 들여다보았다.
-안정민 감독이 <가장 따뜻한 색, 블루>(2013)를 먼
<소녀의 세계> 권나라 - 지금 시작된 연기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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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황제> <몽상가들> 등을 연출한 이탈리아의 거장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이 세상을 떠났다. 향년 77세.
11월 26일(현지시각) 이탈리아 현지 언론은 “암 투병 중이던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이 26일(월) 오전 7시,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로마에 있는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할리우드와 유럽, 모두의 인정을 받은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은 획기적인 연출작으로 여러 세대에 영향을 미친 감독 중 하나다.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는 1941년 이탈리아 북부 도시 파르마에서 유명한 시인 아틸리오 베르톨루치의 아들로 태어났다. 아버지를 따라 시인의 길을 걷고자 했으나, 로마 대학 재학 시절 아버지의 친구이자 시인, 영화감독이었던 피에르 파올로 파졸리니를 만나 그의 데뷔작 <아카토네>의 조감독으로 함께하며 연출자의 길에 들어서게 된다. 이듬해인 1962년, 22살의 나이로 첫 연출작인 <냉혹한 학살자>를 공개했고, 1
<마지막 황제> <몽상가들> 연출한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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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거 처음 봤지?” 나보다 7살 위의 사촌 형이 내 앞에 펼친 포스터에는 수십명의 여자들이 나체로 자전거를 타고 있었고 그중 한명은 카메라를 향해 엉덩이를 내밀고 있었다. 당시 까까머리 중학교 2학년이었던 나는 그 스펙터클한 포스터를 보며 눈이 휘둥그레졌다. 내 표정을 보며 깔깔거리고 웃던 사촌 형의 얼굴이 아직도 눈앞에 선하다. 그 포스터는 형이 고이 간직하고 있던 퀸의 1978년 7집 앨범 《Jazz》, 그것도 당시로서는 거의 구경하기 힘들었던 원판 안에서 은밀하게 튀어나온 것이었다.
나는 중학교 2학년 무렵부터 로큰롤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하굣길에 레코드 가게에 들러 처음 산 음반이 키스의 《Dynasty》였고 그다음에 산 음반이 퀸의 《Jazz》였다. 물론 두장 모두다 소위 ‘백판’이라고 불리던 해적 음반들이었는데, 나는 부모님이 안 계신 날이면 이 음반들을 거실로 갖고 나와 당시 집에 있던 ‘전축’에 올려놓고 짜릿하고도 음밀한 록의 황홀경을 맛봤다. 특히 내가
<보헤미안 랩소디>를 보고 퀸을 만났던 계절들을 떠올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