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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사랑한 영화들⑤] <밀회> <빌리 엘리어트> <분홍신> 外
임수연 2018-04-16

<씨네21> 23주년 특집. 레퍼런스 100 2부

<밀회>

Brief Encounter / 감독 데이비드 린 / 1945년

기차 시간이 임박한 어느 찻집. 복잡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남녀의 앞에 눈치 없는 친구가 끼어들어 대화가 중단된다. <밀회>의 초반에 나오는 이 장면은 매주 목요일에 찻집에서 만나며 불륜 관계가 된 로라와 알렉의 사연이 플래시백으로 그려진 후 후반에 재등장하며 새로운 의미를 갖는다. 토드 헤인즈 감독의 <캐롤>(2015)은 영감을 얻은 작품에 오마주를 바치는 탁월한 방식을 보여준다. 감독은 원작 소설을 처음 읽었을 때 “이것은 <밀회>와 비슷한 이야기”라고 생각했고, <밀회>와 같은 방식으로 이야기를 각색하며 테레즈와 캐롤의 대화가 제3자의 방해로 중단되는 유사한 오프닝을 만들었다. <밀회>의 불륜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인물이 <캐롤>의 동성애를 눈치채지 못하는 인물로 대응됨으로써 50년대 당시의 보수적 시대상을 보다 분명하게 드러낸다. 토드 헤인즈 감독은 “<캐롤>의 원작 소설이 테레즈의 이야기인 것처럼 <밀회>는 로라의 이야기다. 하지만 오프닝의 장면이 다시 반복될 때 우리는 취약한 위치에 있는 인물이 테레즈가 아닌 캐롤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며 두 작품의 관계를 설명하기도 했다. “캐롤이 리츠호텔로 돌아왔을 때, 테레즈는 이미 상처를 받았고 캐롤과 있었던 일을 견딜 수 있는 방어기제를 갖고 있었다. 그래서 테레즈의 실망은 캐롤이 재평가하는 대상이 된다. 캐롤의 삶에서 이 어린 소녀의 의미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단지 그 장면을 다시 재감상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인물의 관점에서 보기 위해 돌아오는 것이다.” 고전에 대한 경의를 표현하면서 고전이 다루지 않았던 이야기를 하는, 고전이 필요한 이유이자 고전을 흡수하는 하나의 방식이다.

<빌리 엘리어트>

Billy Elliot / 감독 스티븐 달드리 / 2000년

광부 대파업이 만든 뜻밖의 운명적인 순간. 빌리의 아버지와 형을 비롯한 파업 광부들을 위해 체육관 아래층을 무료 급식소로 활용하면서, 빌리가 권투 수업을 듣던 공간에서 어린 소녀들의 발레 수업이 함께 진행된다. 이 우연한 일로 발레의 매력에 빠지게 된 빌리는 강사였던 윌킨슨 부인의 도움으로 춤을 배우고, 그의 권유에 따라 로열발레학교 오디션을 본다. 처음에는 그를 반대하던 아버지는 파업의 배신자가 되는 결단을 내리면서까지 아들이 발레리노가 되는 것을 응원한다. 영국의 마거릿 대처 총리가 탄광 인력 감축을 감행하며 촉발된 80년대 광부 대파업을 배경으로 하면서, 빌리의 갈등은 보다 현실적인 무게를 얻는다. 아버지가 “남자는 축구나 권투, 레슬링을 하는 거다. 발레는 남자가 하는 게 아니다”라며 고정관념을 내비치는 것은 ‘소년의 발레’라는 설정을 더 신선하게 만들고, 이 소재는 말없이 아버지 앞에서 춤을 선보이며 자신의 꿈을 설득하는 잘 짜여진 명장면으로 이어진다. <빌리 엘리어트>는 현실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꿈을 이루는 스토리가 관객의 마음에 가닿는 기술에 대한 교과서였다. 뮤지컬로도 제작되어 큰 인기를 얻은 <빌리 엘리어트>의 대중적 힘은 굳이 춤을 소재로 택하지 않았더라도 예상 가능한 스토리라는 약점을 뛰어넘어 보편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려는 대중영화 창작자에게 두고두고 귀감이 됐다. 정윤철 감독은 <말아톤>(2005)을 만들면서, 강형철 감독은 <과속스캔들>(2008)의 시나리오를 쓰면서, 김성훈 감독은 <마이 리틀 히어로>(2012)를 준비하면서 <빌리 엘리어트>의 장점을 보고 닮으려고 했다.

<분홍신>

The Red Shoes / 감독 마이클 포웰, 에머릭 프레스버거/ 1948년

예술이냐, 사랑이냐. 유망한 발레리나 비키는 가난한 작곡가와 연인 관계지만 단장은 예술을 위해서는 사랑을 버려야 한다고 고집한다. 달려오는 기차 위로 비키는 춤을 추는 모습으로 뛰어들며 자살을 선택한다. <분홍신>의 필름 복원에 가장 큰 역할을 한 마틴 스코시즈는 “<분홍신>은 댄서의 머릿속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에 관한 영화다. 나중에 난 <분노의 주먹>(1980)의 복싱 장면에서 이를 적용했다. 그들이 무엇을 듣고 보는지가 중요했다”고 밝혔다. <셔터 아일랜드>(2010)에서 테디가 나선형 계단을 올라가는 장면은 <분홍신>의 비키가 비슷한 계단을 내려오는 장면에서 따왔다. 영화이론가 레슬리 스턴 역시 “<분노의 주먹>과 <분홍신> 모두 무대의 한계에서 벗어나 집착에 사로잡힌 캐릭터들을 그린다”고 분석했다. <블랙스완>(2010)에서 내털리 포트먼이 춤을 출 때 카메라가 빙글빙글 돌아가는 촬영 역시 <분홍신>에 바치는 대런 애로노프스키 감독의 오마주다.

<도박꾼 봅>

Bob le flambeur / 감독 장 피에르 멜빌/ 1955년

도박사 봅은 어딘가 만만한 범죄자다. 20년 전 은행을 털었다가 죗값을 치르고 조용히 살고 있고, 총에 맞을 뻔한 경찰 르드뤼를 구해줘 그와 친구가 됐다. 경마로 번 돈을 허무하게 날리기도 한다. 봅에게는 그를 아버지처럼 따르는 폴로가 있다. 우연히 도빌의 카지노에 갔다가 금고에 8억프랑이 들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한탕을 위해 팀을 꾸린 봅의 계획은, 폴로에서 폴로의 애인을 타고 결국 르드뤼의 귀에까지 들어간다. <도박사 봅>은 루이스 마일스턴의 <오션스 일레븐>(1960)부터 2002년 스티븐 소더버그의 동명의 리메이크작에 이르기까지 범죄 전문가 집단이 나오는 일련의 하이스트 무비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특히 폴 토머스 앤더슨은 자신의 데뷔작 <리노의 도박사>(1996)의 DVD 코멘터리에서 “장 피에르 멜빌의 것을 훔치기 위해 돈을 많이 빌렸다”고 말하며 그의 아이디어를 중요하게 차용했음을 밝혔다. 주사위를 던지는 장면의 촬영 방식이 아주 흡사하고 봅과 폴로의 관계는 <리노의 도박사>의 노신사 시드니와 그를 아버지처럼 따르는 존의 관계와 닮았다.

<막스 브러더스의 스파이 대소동>

Duck Soup / 감독 리오 매케리 / 1933년

“무엇엔가 푹 빠진 사람들이 그 대상에 대해 떠들어댈 때 내는 목소리 톤.” 영화평론가 로저 에버트는 막스 브러더스의 코미디를 묘사하는 아버지의 목소리를 이렇게 회상했다. <펄프 픽션>(1994), <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1998), <사우드파크>(1999) 등의 영화에서도 유사한 목소리 톤을 들을 수 있는데, 로저 에버트는 “막스 브러더스는 사람들이 코미디에서 그런 톤을 구사하게 한 초창기 스타”라고 분석했다. 그중 대표작은 단연 그루초 막스와 하포 막스의 거울 연기가 유명한 <막스 브러더스의 스파이 대소동>이다. 우디 앨런은 “아마도 지금까지 만들어진 코미디 중 가장 말을 잘하는 작품”이라고 극찬했고, 그의 <바나나 공화국>(1971)은 이 작품의 정신적 속편이라고 불린다. 팀 버튼의 <빅 아이즈>(2014)의 티스데일도 이 작품에서 따온 이름이며, 웨스 앤더슨의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2014)은 “막스 브러더스가 출연하는 애거사 크리스티 영화”라는 평가를 받았다.

<리피피>

Rififi / 감독 줄스 다신 / 1955년

“내가 읽은 최악의 범죄소설을 가지고, 역대 최고의 범죄영화를 만들었다.” 영화평론가이자 감독 프랑수아 트뤼포는 <리피피>를 이렇게 평했다. 소설에서는 비중 있게 다뤄지지 않지만 영화에서는 거의 30여분 동안 이어지는 보석 강탈 장면이 이 차이에 기여했다. 대사나 음악 하나 없이 복잡한 범죄 행각을 디테일하게 구현하며 긴장감을 만드는 아이디어는 스탠리 큐브릭의 <킬링>(1956), 쿠엔틴 타란티노의 <저수지의 개들>(1992)에 이어 스티븐 소더버그의 <오션스 일레븐>(2001)에 이르는 케이퍼 무비 계보로 이어졌다. 벤 애플렉 역시 <타운>(2010)을 만들기 전 <리피피>의 강탈 시퀀스를 몇번이고 반복, 감상했다며 “<리피피>는 이러한 종류의 긴장이 우아하고 현란하게 생성될 때 얼마나 많은 것을 알 수 있는지 보여준다. 내 영화로 훔치고 싶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범죄의 재구성>(2004), <도둑들>(2012), <암살>(2015)에 이르기까지 여러 캐릭터가 팀을 이루어 일을 도모하는 영화를 꾸준히 만들어온 최동훈 감독이 <리피피>의 영향을 받은 대표적 인물이다. 특히 <도둑들> 개봉 직전 인터뷰에서 “<오션스 일레븐>의 영향은 별로 없고 내게 케이퍼 무비로서 영원히 최고의 작품은 <리피피>”라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강조했다. 한편 <리피피>의 강탈 장면은 후반부에 나오지 않는다. 이후에 인물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으로 한탕을 하려던 그들의 야욕은 좌절된다. 이러한 구성은 마리오 모니첼리의 <빅 딜 온 마돈나 스트리트>(1958), 우디 앨런의 <스몰 타임 크룩스>(2000)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자니 기타>

Johnny Guitar / 감독 니콜라스 레이 / 1954년

철도 공사에 들어갈 준비가 한창이라 곳곳에서 다이너마이트가 터지는 어느 마을. 미리 정보를 입수해 좋은 자리에 술집을 차린 비엔나는 기차역을 세우는 데 반대하는 마을 사람들 때문에 곤란한 상황에 놓인다. 비엔나는 그의 과거 연인이자 총잡이인 자니 기타를 초대하고, 비엔나를 좋아하는 댄싱 키드 그리고 비엔나와 악연이 있는 엠마도 술집을 찾아 거대한 신경전이 펼쳐진다. 철도 공사가 주민들을 몰아낼 것이라는 엠마의 선동에 휘말린 마을 사람들은 비엔나와 자니 기타, 댄싱 키드를 처단하기 위해 몰려든다. 1950년대 미국의 매카시 선풍을 당연하게 떠올릴 수밖에 없는 <자니 기타>는 마초적인 백인 남성들이 만들어온 웨스턴 장르에서 여성 캐릭터를 내세우며 페미니즘적 의미에서 중요한 작품이 됐다. 하얀 드레스를 입고 도망쳤던 비엔나가 빨간 셔츠에 청바지로 갈아입고, 클라이맥스는 “남자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비엔나와 엠마, 두 여성의 결투로 채워지며 남성은 철저하게 조연에 머무르는 이 영화의 제목은 마땅히 <자니 기타>가 아닌 <비엔나>가 됐어야 했다. 여성 중심 서부극의 계보는 <40정의 총>(1957), <캣 벌루>(1965), <맥케이브와 밀러 부인>(1971), <퀵 앤 데드>(1995) 등으로 이어진다. 특히 <믹의 지름길>(2010), <키핑 룸>(2014) 등으로 이어지는 현대의 서부극은 이 장르에서 여성의 이야기를 해야 하는 이유를, 그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보다 근본적인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서부극의 얼굴로 기억되는 토미 리 존스가 직접 연출한 <더 홈즈맨>(2014)은 공교롭게도 <자니 기타>처럼 제목의 인물이 아닌 여성을 주인공으로 삼은 반전을 보여주며, 이 계보에 새로이 추가됐다.

<사냥꾼의 밤>

The Night of the Hunter / 감독 찰스 로턴 / 1955년

원래 배우였던 찰스 로턴의 유일한 연출작이 영화사에 남을 독창적인 클래식의 반열에 오르면서, 영화 안팎으로 기묘한 작품이 됐다. 해리는 감옥에서 알게 된 사형수가 어린 자식에게 돈을 맡겨두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출소 후 두 아이에 접근해 이들을 위협한다. 기괴하면서 아름답고, 섬뜩하면서 동화 같은 <사냥꾼의 밤>에서 가장 인상적인 이미지는 전무후무한 악역 캐릭터를 연기한 로버트 미첨의 ‘LOVE’, ‘HATE’ 문신이다. 이는 짐 셔먼의 <록키 호러 픽쳐 쇼>(1975), 스파이크 리의 <똑바로 살아라>(1989), 조너선 드미의 <양들의 침묵>(1991), 폴 토머스 앤더슨의 <펀치 드렁크 러브>(2003) 등에서 꾸준히 등장하며 많은 감독의 애정을 증명했다. 토드 솔론즈의 <팰린 드롬즈>(2004)는 아예 <사냥꾼의 밤>의 스토리를 연상시키는 시퀀스를 만들었고, 마틴 스코시즈는 로버트 미첨의 또 다른 대표작 <케이프 피어>(1962)의 리메이크판을 만들 때 극중 로버트 드니로의 문신이나 일부 비슷한 촬영구도는 물론 특유의 고딕풍 분위기를 반영해냈다.

<베이비 길들이기>

Bringing up Baby / 감독 하워드 혹스 / 1938년

하워드 혹스 영화의 당찬 여성들은 콧대 높은 남자들을 굴복시키는 일을 누구보다 잘해내고 이를 훌륭한 엔터테인먼트로 승화시킨다. 그의 스크루볼 코미디 중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는 <베이비 길들이기>는 결혼을 하루 앞둔 케리 그랜트를 캐서린 헵번이 시시각각 곤란하게 만들며 결국 사랑을 쟁취해내는 이야기로, 유사한 캐릭터를 가진 많은 로맨틱 코미디에 훌륭한 레퍼런스가 됐다. 피터 보그다노비치 감독의 <왓츠 업 덕>(1972)은 <베이비 길들이기>의 영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으며 만들어졌다. 하워드 혹스는 피터 보그다노비치 감독에게 촬영 들어가기 전 배우들에게 <베이비 길들이기>를 보여주라고 조언했다. 배우들이 코미디 연기를 할 때 과장된 톤을 잡지 않게 하기 위한 참고자료로 삼으라는 이유였다. 이후 조너선 드미의 <섬씽 와일드>(1986), 코언 형제의 <참을 수 없는 사랑>(2003) 등도 하워드 혹스표 스크루볼 코미디의 영향을 받은 여성 캐릭터가 등장한다.

<청춘낙서>

American Graffiti / 감독 조지 루카스 / 1973년

조지 루카스 감독의 10대 시절 이야기에서 영감을 얻은 청춘영화. 1960년대 캘리포니아주 모데스토를 배경으로 4명의 소년에게 하룻밤 사이 일어난 일을 담았다. 커트와 스티브는 동부 대학 진학을 앞두고 있다. 커트는 그냥 모데스토에 남고 싶고, 스티브는 토드에게 그의 1958년형 셰보레 임팔라 자동차를 잠시 맡긴다. 존은 레이싱에 집착한다. 60년대 올드팝이 깔리는 가운데 그려낸 방황과 일탈의 이미지는 <브룩클린의 아이들>(1974), <쿨리 하이>(1975) 같은 청춘영화는 물론 <파이트 클럽>(1999)의 비주얼에도 영향을 미쳤다. 주요 캐릭터들의 이후 인생을 덤덤하게 담는 식의 마무리가 최초로 등장한 청춘물이기도 하다. 롭 라이너 감독의 <스탠 바이 미>(1986)가 유사하게 이야기를 마무리한 대표적인 작품이다. 그레타 거윅 역시 대학 진학을 앞둔 10대 소녀의 이야기를 다룬 <레이디 버드>(2017)를 만들 때 참고한 작품으로 <청춘낙서>를 꼽았다.

<알피>

Alfie / 감독 루이스 길버트 / 1966년

잘생긴 바람둥이를 연기하는 많은 배우들이 <나를 책임져, 알피>(2004)의 주드 로를 참고했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이 작품도 마이클 케인 주연의 동명 영화에 뿌리를 두고 있고 재미는 물론 연기 면에도 마이클 케인쪽이 압도적이다. 여자에게 책임을 가져야 하는 순간이 오면 과감하게 헤어지고 새로운 애인을 찾는 알피는 애인에게 폭력도 서슴지 않는 악질적인 여성 혐오자다. 하지만 여자쪽이 먼저 다른 남자를 만나는 상황이 닥치자 그는 분노한다. “이 사람이 너보다 어려서” 한눈을 팔았다는 반응에 ‘현실 자각’을 한 나쁜 남자는 비로소 개과천선한다. <알피>의 성공 이후 루이스 길버트는 마찬가지로 바람둥이 캐릭터가 타이틀롤인 <007 두번 산다>(1967), <007 나를 사랑한 스파이>(1977) 등을 연달아 연출했고, 시리즈를 아우르는 본드 특유의 바람둥이 캐릭터가 이후에도 공교해지는 토대를 만들었다. ‘007 시리즈’의 패러디였던 <오스틴 파워> 시리즈의 캐릭터 설정에도 <알피>는 중요한 레퍼런스가 됐고, 마이클 케인이 주인공의 아버지로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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