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들의 침묵 (The Silence of the Lambs)

FBI 수습 요원 클라리스 스탈링은 상관인 잭 크로포드로부터 일명 버팔로 빌 연쇄살인사건을 조사하라는 지시를 받는다. 범인인 "버팔로 빌"은 몸집이 좋은 여자들을 골라 그 피부들을 벗겨내는 끔찍한 범죄를 저질렀는데, 아직 사건을 해결할 이렇다할 단서가 나오지 않고 있었다. 크로포드는 연쇄살인범을 잡기 위해 스탈링으로 하여금 한니발 렉터 박사를 찾아가도록 한다. 한니발 렉터 박사는 최고의 심리학자이자 법의학자로 평가받던 인물이지만 자신의 환자 아홉 명을 살해하여 요리한 식인마로 정신병원에 갇혀 엄중히 감시받고 있었다.

렉터는 스탈링을 처음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체취와 옷차림, 몇 마디 말 등을 통해 그 배경과 유년기를 간파해 낸다. 하지만 스탈링이 내색하지 않고 침착하게 응대해 나가면서 두 사람의 신경전은 팽팽하게 전개된다. 렉터는 자신의 수감 생활을 편하게 해달라는 조건을 걸고 수사당국의 조바심을 돋우며 급기야 버팔로 빌은 테네시주 출신 상원의원의 딸인 캐서린을 납치한다.

수사당국, 클라리스 스탈링, 한니발 렉터 삼자 간의 신경전은 팽팽하게 진행된다. 렉터의 추리력으로 사건의 실마리가 하나씩 풀려 나가고 스탈링은 렉터의 탁월한 지성에 차츰 미묘한 매력을 느끼지만 렉터는 범인의 정체를 알게 해 준다는 조건을 내걸고 멤피스로 이송된다. 스탈링은 수사에서 제외되고, 렉터는 끔찍한 방법으로 탈옥에 성공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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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노트: 1990년대의 [싸이코]이자 "10년에 한번 나올 만한 수작"이란 평가를 얻은 [양들의 침묵]은 개봉 당시 3주 만에 4천5백만달러(약 3백60억원)의 수입을 올린 흥행작이다. 한 때 범죄전문기자였던 토머스 해리스가 쓴 원작은 영화화가 불가능한 소설이란 평가를 받기도 했었다. 이러한 불가능한 작전을 현실로 뒤바꾼 인물은 조나단 드미 감독. 그는 원래 수의사를 지망하였던 의학도였지만 학생시절 영화평을 쓰기 시작하면서 전업을 한 경우다. 토킹 헤즈의 [사고 정지]라는 음악 다큐멘터리의 감독을 하면서 독특한 스타일로 알려지기 시작했고 [썸싱 와일드] [갱스터의 아내] 등이 주목할 만한 대표작이다.

[양들의 침묵]은 공포와 전율 그리고 불안과 긴장이 전편에 흐르는 수준높은 심리공포물로 특히 가죽이 벗겨진 주검, 사람을 죽이고 살을 뜯어 먹는 엽기적인 묘사로 국내에서 텔레비전 방영 심의를 두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1992년 아카데미 23개 부문 중 7개 부문 후보에 올라 최우수작품상, 최우수감독상, 남녀주연상 및 각색상 등 주요 5개 부문을 휩쓸었다. 현대인의 심연에 내재된 이상심리적 광기와 병폐 그리고 그것을 다스리는 이성의 싸움이 화면에 엇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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