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정보
- 다른 이름Micky Powell
- 직업감독
- 생년월일1905-09-30
- 사망1990-02-19
- 성별남
소개
대표작 <세계의 끝>, <바그다드의 도둑>, <피핑 톰>, <반동 군인의 생과 사>, <캔터베리 이야기>,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안다>, <호프만의 이야기>
마이클 파웰은 생전에는 영화감독으로서 큰 조명을 받지 못하다가 최근 들어 새롭게 평가받고 있는 인물이다. 1905년 영국의 켄트에서 태어난 그는 20살 때 프랑스 니스에 근거를 두고 있던 렉스 잉그램의 영화팀에서 일자리를 얻으면서 영화계에 발을 디뎠다. 1930년대 초까지 그는 주로 영국의 독립제작사를 위해 저예산의 급조 영화들을 만들었다.
스코틀랜드 해안의 무인도에 남게 된 한 남자와 자연과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세계의 끝 The Edge of the World>(1937)으로 알렉산더 코다의 눈에 든 파웰은 코다의 런던영화사에서 일하게 되었다. 1939년에 여기서 그는 <검은 옷을 입은 스파이 The Spy in Black>의 시나리오 작가로, 앞으로 15년간이나 함께 일하게 될 에머릭 프레스버거를 처음 만난다. 프레스버거는 헝가리 출신으로 독일의 우파 영화사와 오스트리아 등지에서 시나리오 작가로 일하다가 1936년 영국으로 건너와 코다의 몇몇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던 터였다. 의기투합한 두사람은 1942년 아처영화사를 설립하면서 공식적인 파트너가 되었다. 이 영화사의 이름 아래 처음 만든 <반동 군인의 생과 사 The Life and Death of Colonel Blimp>(1943) 이래 1956년까지 파웰과 프레스버거는 제작, 감독, 각본의 크레딧에 둘의 이름을 함께 올렸다. 파웰과 프레스버거의 공동작업은 영화사상 가장 주목할 만한 것 가운데 하나로 꼽힐 것이다. 공동작업의 시기 동안 그 둘이 내놓은 대표작으로는 영국 군대에 대해 풍자해 윈스턴 처칠의 분노를 초래한 <반동 군인의 생과 사>를 비롯해 <캔터베리 이야기 A Canter-bury Tale>(1944),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안다 I Know Where I’m Going>(1945), <천국으로 가는 계단 A Matter of Life and Death/Stairway to Heaven>(1946), <검은 수선화 Black Narcissus>(1947), <분홍신 The Red Shoes>(1948) 등이 있다.
파웰과 프레스버거의 공동작업은 단지 그들의 작업 방식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어셈블리 라인식의 스튜디오의 제작 방법들과는 다른 것으로 그들의 독립적인 지위를 확립해주었다. 또한 그것은 장편영화를 제작할 때 거대 스튜디오들이 중요하다고 인정하는, 면밀한 분업 방식을 흐릿하게 만드는 것이기도 했다. 한편 그들의 공동작업으로 제작된 영화들은 그 자체로 내용과 형식에 대한 리얼리즘적 접근이 지배적이었던 당시 영국영화의 특징과는 반대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었다. 파웰과 프레스버거의 영화들은 풍부한 범위에 걸친 스타일상의 양식들과 전통들에 기대 있었다. <검은 수선화> <분홍신>에서 보듯이, 그들의 영화는 감정이 풍부하고 대담한 색채 감각, 캐릭터와 주제, 분위기를 적절하게 통제하도록 꾸며진 세팅 등으로 정평이 나 있다. 그리고 그들의 영화들은 신화나 우화, 또는 동화와 같은 이야기에서 내러티브의 원천을 끌고 온다. 파웰과 프레스버거의 영화들은 초자연적인 것과 환상적인 것에 대한 매혹을 감추지 않으면서, 당대 영국문화의 양상들을 기록하려는 욕망과 그것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 내적인 경험의 세계로 도피하려는 욕망 사이의 긴장을 유지한다.
1956년 프레스버거와 파트너 관계를 청산한 뒤 파웰은 자기 개인작업으로 볼 때 최고 걸작으로 꼽히는 <피핑 톰 Peeping Tom>(1960)을 발표한다. 여성 희생자들에게 몰래 접근하는 한 살인자의 이야기를 통해 영화라는 매체 자체의 관음증적 요소에 대해 성찰하고 있는 이 작품은 그러나 당시 주류 비평가들로부터 혹평을 받았고, 해외 개봉시 처참하게 잘려나갔다. 그리고 파웰의 영화 경력은 사실상 끝장나버린다. 이 영화는 후대에 와서야 특히 마틴 스콜세지에 의해 영화 제작과 영화 보기의 심리에 대한 훌륭한 영화라는 재평가를 받고 소생할 수 있게 되었다. 최근에 들어서야 영국의 가장 뛰어난 감독 가운데 한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파웰은 켄 러셀, 니콜라스 뢰그, 존 부어맨, 데릭 저먼과 같은 영국 감독에서부터 마틴 스콜세지, 프랜시스 코폴라, 구로사와 아키라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영화감독들에게 영감의 원천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b>[씨네 21 영화감독사전]</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