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플러스 영화축제가 계속된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주최하고 아트플러스 시네마네트워크가 주관하는 ‘2009 넥스트플러스 영화축제’가 11월4일부터 26일까지 19일 동안 서울의 시네마 상상마당, 필름포럼, 아트하우스 모모 등 전국 20여개 예술영화관에서 열린다. 넥스트플러스 영화축제는 2007년 시작되어 매년 여름 팝콘 무비에 질린 관객에게 색다른 스크린 바캉스를 제공해왔다. 특히 2008년에는 “25개 참여극장이 22개의 서로 다른 기획전을 내놓을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올해 행사 역시 8월에 예정되었으나 영진위가 협의없이 주관 단체 및 선정 방식을 갑작스럽게 변경하면서 참여 극장들이 보이콧을 선언했고 개최 여부조차 불투명해졌다. 해를 넘기지 않고 넥스트플러스 영화축제가 열리는 것은 무척 다행스럽지만, 이 과정에서 서울아트시네마, 한국독립영화협회, 한국영상자료원 등이 빠져 예년보다 활기는 다소 떨어져 보인다.
100편이 넘는 상영작 중 맨 먼저 관객과 만나는 프로그램은 ‘프랑스영화신작전’(시네마 상상마당 11월5~18일)이다. 리아드 사투프의 <나의 사춘기>, 필리페 라이오렛의 <웰컴>, 파트리스 셰로의 <고통> 등 올해 국내외 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인 8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서울 씨네시티는 ‘프렌치 러브시네마 페스티발’(11월5~11일)이라는 이름 아래 로맨틱 식단을 내놓는다. 상영작은 <세라핀> <마이 프렌즈 마이 러브> <발렛> <프라이스 리스> <당신을 오랫동안 사랑했어요> 등 7편이다. 이들 기획전엔 <소년, 소녀를 만나다> <나쁜 피> <퐁네프의 연인들>을 상영하는 ‘ 레오 까락스 특별전’이 양념처럼 끼었는데, 레오스 카락스 감독이 직접 방한해 11월6일과 7일 관객과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비슷한 기간에는 아트하우스 모모가 기획한 ‘영국영화제: 이것이 영국영화다’(11월5~11일)도 있다. 올해 칸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안드리아 아놀드의 <피쉬탱크>를 비롯해 <스무살의 침대> <아이 노우 유 노우> <언러브드> <제노바> 등의 신작들과 마이클 윈터보텀, 켄 로치, 스티븐 달드리 등 영국영화의 자존심이라 할 만한 감독들의 개봉작을 함께 상영한다.
유럽영화로 포문을 연 넥스트플러스 영화축제는 11월 중순부터 일본영화들을 집중 소개한다. 스폰지하우스 중앙·광화문에서는 11월12일부터 25일까지 <괜찮아, 정말 괜찮아> <이트립> <서바이브 스타일 5+> <러브콤> <행복을 기다리며> <타미오의 행복> 등 6편의 일본영화를 상영한다. 아사노 다다노부, 오디기리 조의 팬들이라면 이미 알고 있는 소식일 것이다. 씨네코드 선재(11월12~21일)에서는 야마다 요지의 <남자는 괴로워> 시리즈 10편을 상영한다. 올해는 <토라, 우리의 사랑스런 여행자>(1969)가 나온 지 40주년이기도 하다. 씨너스 이채 AT9에서 열리는 ‘일본 핑크필름 특별전’은 뜨겁지만 의미있는 ‘18금영화’들을 한데 묶었다. 상영작은 다키타 요지로의 <치한전차 속옷검사>, 구로사와 기요시의 <간다천 음란전쟁> 등 모두 10편이다. 여성 관객에게만 관람이 허용된 영화들이 있으니 남성 관객은 상영작 선택 시 주의가 필요하다.
서울 이외 지역에서도 넥스트플러스 영화축제를 만끽할 수 있다. 인천 영화공간 주안의 ‘일본&프랑스, 믹스&매치 기획전’(11월5~25일), 대구 동성아트홀의 ‘재패니스&프렌치 필름 파라다이스’(11월12~22일), 안동 중앙시네마의 ‘늦게 와서 미안’(11월12~25일), 광주극장의 ‘마스무라 야스조 회고전’(11월5~18일) 등이 마련되어 있다. 부산 국도&가람 예술관은 <고양이를 부탁해> <핑퐁> 등 아시아 청춘영화들이 관객과 만난다. 천안 야우리시시네마의 ‘영화, 미술관에 가다’(11월12∼25일), 일산 롯데시네마 아르떼의 ‘뮤직&필름’(11월5~11일) 등은 말하자면 일석이조 섹션이다. 한편, 구로에 위치한 CGV 무비꼴라쥬에서는 <알제리 전투> <바시르와 왈츠를> 등 ‘다큐멘터리 특별전’(11월12~18일), 미로스페이스에서는 <아쉬람> <스무살의 침대> 등 ‘November’s Love & Youth’, 허리우드 클래식에서는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첩혈쌍웅> 등이 포함된 ‘옛것을 나누다’가 열린다(www.artpluscn.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