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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은 일가친척을 일컫는 킨드레드(kinred)의 줄임말이다. 소설 <킨>의 내용이 무엇에 관한 것인지 알 수 있게 하는 단서이기도 하고. 1976년 6월 9일은 다나의 생일이었다. 약혼자 케빈과 동거를 시작한 다나는 짐 정리로 분주하던 와중에 갑작스럽게 쓰러진다. 정신을 차리자 다나는 한 소년(루퍼스)이 호수에 빠진 것을 구해내고 있다. 아이의 아버지로 보이는 남자가 그녀에게 총을 들이대고 다나는 다시 현재로 돌아온다. 다나가 타임슬립한 그곳은 1815년 메릴랜드주. 흑인이 노예생활을 하던 시대였다. 그녀는 매번 소년이 죽을 뻔한 상황에 과거로 소환되고, 자신이 죽을 뻔한 상황에 현실로 돌아오기를 반복한다. 그리고 백인인 루퍼스가 자신의 조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과거로 간 다나는 흑인 자유민인척하고 살아남는다. 그것은 백인인 케빈이 그녀와 함께 타임슬립을 경험하면서 그나마 가능해진 일이다. 케빈이 함께 과거로 돌아갔을 때, 케빈은 다나보다 수월하게 그 삶에 적응한
씨네21 추천도서 <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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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나 반스는 1892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났고 1920년대에 파리에서 활동한 작가이다. <나이트우드>에 영감이 된 셀마 우드와의 뜨거운 연애도 이 시기의 것이다. 한명은 시인, 한명은 조각가였던 둘의 연애는 9년간 이어졌지만 서로에게 비극으로 끝났다. 20세기 초 레즈비언의 연애라서가 아니라 불안정하고 불같은 성정을 가진 두 예술가의 연애라서이다. 사실 주나 반스의 작품보다 작가 개인의 인생사가 독자에게는 더 흥미로울지도 모른다. 폴리가미(다자연애)를 추종했던 아버지 때문에 부모, 배다른 형제, 아버지의 연인들과 한집에서 자랐고 역시 아버지의 뜻으로 공교육을 받지 못했다. 집을 탈출해 학업을 이어갔지만 어머니와 형제들을 부양하기 위해 뉴욕 신문사들에 글을 기고해 돈을 벌었다. 자유와 예술을 좇아 파리로 떠났던 그가 파리에서의 경험과 사랑을 반영해 쓴 소설이 <나이트우드>다. 1936년에 출간된 퀴어 소설, 당연히 발간 초기에는 동성애를 연상케 하는 문장들이 대폭
씨네21 추천도서 <나이트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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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왜 이렇게 예민해? 그날이야?” 한번쯤은 들어봤을 성차별 질문이다(물론 이 질문을 정말 궁금해서 하는 사람은 없을 거다). 심리학 박사 로빈 스타인 델루카의 <호르몬의 거짓말>은 우리가 그동안 ‘팩트’라고 믿어왔던 여성 호르몬에 대한 생각을 ‘그건 주입된 편견일 수 있다’고 말하는 책이다. “여성이 우울하고 건강하지 못한 건, 호르몬 때문이 아니라 사회적 불평등 때문”이라고 말이다. 이 책의 바탕이 된 저자의 테드 강연 ‘생리전증후군에 관한 희소식(The good news about PMS)’은 130만 조회수를 넘기며 전세계 여성들로부터 강력한 지지를 받았다. 그렇다면 ‘여성은 호르몬 때문에 불안정하다’를 정설로 생산하고 퍼트려 이익을 얻는 이들은 누구인가. 저자는 호르몬 신화가 가부장제를 떠받치고 있으며, 의료업계가 이를 돈벌이로 이용한다고 지적한다. 기존의 정설을 전복하는 주장에는 연구 결과가 따른다. 여성 호르몬에 대한 인식을 주입받지 않은 초경을 겪은 여아
씨네21 추천도서 <호르몬의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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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툰에 대한 오해. 소재를 일상에서 찾으므로 스토리가 필요 없고, 그림을 못 그려도 된다. 작가의 일상에서 소재를 포착한 일상툰은 가끔 이렇게 평가 절하되기도 한다. 일상이란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니, 픽션이 아닌 일상만화는 누구나 그릴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쉽게 흘려보내기 쉬운 매일의 시간 속에서 소소하지만 반짝이는 순간들을 발견해 글과 그림으로 표현하고, “맞아 맞아, 나도 이런 일 있었어”라고 공감 버튼을 누르게 만드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은근 짜릿해>는 보통의 하루에서 약간 짜릿하게 기분 좋았던 순간들을 포착한 일상툰이다. 그 예시들은 ‘애걔?’ 싶을 만큼 평범하다. 냉장고 속 자투리 야채로 맛있는 요리를 만들고 배달의 유혹까지 이겨냈을 때, 맘에 쏙 드는 좋은 서적을 중고로 저렴하게 샀을 때, 마트에서 1+1의 유혹을 떨치고 메모지에 써간 물건만 샀을 때, 급하게 나왔는데 기가 막힌 타이밍으로 버스를 타서 약속에 늦지 않았을 때, 언젠가 쓸모 있
씨네21 추천도서 <은근 짜릿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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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없는 긍정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불행한 비관주의자보다는 행복한 낙관주의자가 되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 신인 만화가 슷카이의 일상툰 <은근 짜릿해>의 주인공 은근씨는 무미건조한 일상에서 ‘짜릿한 즐거움’을 찾는 데 도가 튼 능력자다. 저게 뭐 짜릿한 일인가 싶지만, 매일 조금씩 즐거운 일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은근씨의 일상은 첫장보다 마지막장에서 앞으로 나아가 있다. 반면 마치 비관주의자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것처럼 우울한 밤이 계속되는 <나이트우드>도 소개해야겠다. 듀나가 사랑해 마지않는 작가 주나 반스의 소설 <나이트우드>를 읽으며 세라 워터스의 <핑거스미스>가 연상됐다. 알다시피 영화 <아가씨>의 원작이기도 한 <핑거스미스>가 서스펜스가 추동하는 퀴어 소설인 반면, <나이트우드>는 그보다 더 시적이고 은유적이며 음울한 서정을 간직하고 있다. 성별, 계급, 이름으로도 가둘 수 없는 주인공 로빈은
씨네21 추천도서 - <씨네21>이 추천하는 10월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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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에 온 땅을 뒤덮은 작은 꽃들의 목이 부러지고 꽃잎들이 떨어져 땅속에 묻힌다는 의미에서, 북미 원주민인 오세이지족은 5월을 ‘꽃을 죽이는 달’(killing-flower moon)이라고 불렀다. 책의 제목에도 등장하는 이 표현은 오세이지족과 그들의 문화를 상징한다. 오세이지족이 누구인지 몰라도, 미국 땅을 빼앗긴 북미 원주민의 슬픈 역사에 대해서는 들은 바가 있으리라. 결론부터 말하면 오세이지족의 수난은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었다. 미국 정부가 그들을 강제로 이주시키며 억지로 쥐어준 오클라호마의 땅에서 석유가 나왔기 때문이다. 데이비드 그린의 논픽션 <플라워 문>은 1921년부터 벌어진 오세이지족 연속살해사건을 다룬다.
1921년 5월 24일 오세이지족 정착지 그레이호스의 주민 몰리 버크하트는 동생 애나 브라운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 같다고 걱정한다. 몰리의 남편 어니스트의 남동생과 같이 있는 게 애나의 마지막 생존 목격이었다. 같은 시기 사라진 오세이지족 남성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플라워 문> 연속살해사건과 비극적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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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에는 대가가 있다. 공동체에서 떨어져나온 인간은 이 세계에서 그리 복된 삶을 살지 못하지만”이라고, 20년 넘게 이어진 독일 뮌스터에서의 생활에 대해 허수경 시인이 쓴 산문집 <너 없이 걸었다>에 적혀 있었다. 그는 독일어를 배우고 10년이 지나서야 독일어로 쓰인 시를 읽을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고는 향수병을 뜻하는 ‘하임붸’(Heimweh)라는 말과 대칭을 이루는 ‘페른뵈’(Fernweh)라는 단어를 알려준다. “먼(Fern)이라는 단어와 슬픔(Weh)이라는 단어가 합쳐져서 먼 곳을 향한 그리움, 동경 내지는 사무치게 그리운 어떤 심정을 뜻한다.” 독일에서 날아온 허수경 시인의 부고를 접하고, 내내 이 고독과 슬픔이라는 감정을 생각했다. 그 감정 안에 머물 수 있는 이국의 땅을 택한 시인을 기억했다.
타고난 나라와 언어 속에 머물지 않고 나라와 언어를 독일과 독일어로 선택해 이주해 살고 있는 동북아시아의 60년대생 여성 작가가 또 한 사람 있다. <현등사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여행하는 말들> 혼자 가는 먼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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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온 프리마돈나, 불멸의 무용수. 제인은 그렇게 불렸다. 전성기가 지났다는, 혹은 이제 은퇴를 앞두고 있는 왕년의 스타라는 뜻일 거다. 서른여덟의 나이는 회복보다 마모가 빨라 춤을 출 때면 온몸의 관절들이 비명을 질러댔다. 지금 누군가가 그녀의 방문을 거칠게 두드린다. 15년이나 함께 거주한 헬퍼, 크리스티나다. 크리스티나는 제인과 진의 딸 레나를 돌본다. 엄마인 제인보다 레나와 더 가까운 사이인 크리스티나. 레나는 이제 16살이 되었다.
박영 작가의 <불온한 숨>의 무대는 싱가포르다. 제인은 7살 때 싱가포르로 입양된 뒤, 양어머니의 죽은 딸이 했던 것처럼 발레를 배워야 했고 성공한 무용가가 되었다. 어느 날 제인은 크리스티나가 밤늦게 집을 빠져나가는 모습을 보게 되고, 그녀가 남자와 밀회를 갖는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는 해고하기로 한다. 해고당하면 싱가포르에서도 추방당해 모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크리스티나는 욕실에서 팔목을 그어 자살을 기도하고, 레나는 엄마인 제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불온한 숨> 창작자가 꾸는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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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럼프에 빠진 코미디 작가가 있다. 그는 지난 1년간 상품성도 없고 그렇다고 작품성이 있는 것도 아닌 소설만 드문드문 발표했다. 그나마 소속된 코미디 월간지라도 있다는 것이 유일한 생명줄인데 어느 날 편집장으로부터 최후통찹을 받는다. “다가오는 10주년 특집호에 한줄이라도 글이 채택되지 않으면 재계약은 없다”고. 더이상 뭉개고 있을 수 없어 남은 일주일 동안 필사적으로 글을 쓰려 하지만 스스로 ‘비장의 카드’로 생각했던 원고를 잃어버리고 만다. 마지막으로 머무른 카페를 뒤져보고 지구대를 찾아 수사도 의뢰하지만 원고는 찾을 수가 없고 결국 인터넷 검색을 통해 원고를 찾아보려 하지만 잡히는 단서라고는 ‘블로그’뿐. 그가 카페에 원고를 가지고 있던 시간에 카페에 머물렀던 여성의 블로그를 단서랍시고 뒤지기 시작한 그는 자신의 현실세계와 블로그 주인장이 기가 막힌 인연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블로그와 현실, 꿈과 현실이 중첩되며 주인공의 일주일간 행적을 따라가는 <러블로그
씨네21 추천도서 <러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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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단편 <패리스 힐튼을 찾습니다>로 문학동네신인상을 수상하며 데뷔한 박상영 작가의 첫 번째 소설집. 타인을 비평하는 일이 쉽고도 재미있기 때문에, 가끔은 거울을 보고 있는 중이라는 사실을 잊곤 한다.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라는 제목의 이 소설집에 실린 단편소설들은 서로 느슨하게 연결을 맺고 있는데, 영화를 포함한 영상과 아이돌 연습생, SNS가 그것들을 연결짓는다. 내가 보고 있는 것과 나 자신의 거리가 지나칠 정도로 가깝게 느껴지기 때문에 “우리는 세상의 작은 점조차 되지 못했다!”는 깨달음이 모든 사람에게 거대하게 다가오는 시대다. 그 세대의 풍경화.
10월 4일로 다가온 부산국제영화제 개막과는 무관하지만, 박상영의 데뷔작 <패리스 힐튼을 찾습니다>와 <부산국제영화제>는 순서대로 읽으면 재미있다. <패리스 힐튼을 찾습니다>에서 패리스는 개 이름이다. 인스타그램 프로필에 ‘모델이자 영화감독,
씨네21 추천도서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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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가 한국에 상륙하면서 새로운 이야기의 가능성도 가져온 모양이다. 콜럼비아의 마약 조직 ‘메데인 카르텔’과 그 수장인 파블로 에스코바르의 이야기로 시작해 다른 카르텔의 이야기로 뻗어나가는 <나르코스>를 아는 사람이라면 <슬픈 열대>가 마치 스핀오프처럼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주인공은 전직 북한 특수요원 권순이다. 현재 콜럼비아에 머물고 있는데,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의 조직 ‘메데인 카르텔’의 용병이자 살인병기로 살고 있다. 국가에서 내리는 명령에 익숙한 그녀에게 새로운 조직의 룰에 적응하는 일은 어려울 것도 없다. 하지만 침몰하는 배에서 소녀들을 구하지 못한 트라우마를 안고 있다. 순이는 작전 수행 중 카르텔간에 벌어진 전쟁의 희생양이 된 소녀 리타를 발견해 데려온다. 거의 죽을 위기에 처한 리타는 순이를 쉽게 따르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콜럼비아 대한민국 대사관 외무관이라는 정덕진이 그녀에게 접근한다. 주기적으로 어떻게 지내는지만 확인하면 된다는
씨네21 추천도서 <슬픈 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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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를 여행하는 유홍준의 길은 산사 밖 진입로에서부터 시작한다. 1995년 광주비엔날레에 참여한 외국인 커미셔너들에게 한국 문화의 저력을 보여주고 싶어 순천 선암사를 함께 찾은 유홍준은 선암사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진입로를 따라 30분을 걸어 올라간다. “우리나라 산사 건축은 진입로로부터 시작된다. 산사의 진입로는 그 자체가 건축적, 조정적 의미를 지닌 산사의 얼굴”이라고 믿는 그는 친구 캐서린으로부터 산사 진입로에 대한 품평을 듣고 감탄한다. “길이 아름답고 인간적인 크기입니다. 특히 계곡을 따라 돌아가도록 멋있게 디자인되어 있네요.” 한국 산사의 진입로가 인간적인 크기이며 인공이 가해지지 않았음에도 디자인 개념이 들어가 있다는 생각을 외국인의 시선으로 확인한 저자가 얼마나 뿌듯해했는지는 책에도 잘 드러나 있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산사 순례>(이하 <산사 순례>)는 지난 6월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이 세계유산목록에 등재된 것을 기념으로 출간되었다.
씨네21 추천도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산사 순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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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말이 아닌 글로 하고 싶은 말을 이미 했기에, 소설이 끝난 후 작가와 시작하는 인터뷰는 무용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제때 던져진 정확한 질문과 답이 이어지는 인터뷰는 앞선 텍스트의 해석을 풍성하게 만든다. 문지문학상 작품집 <소설 보다>는 소설 뒤에 소설가와 인터뷰이의 대담을 붙여놓았다. 김봉곤 소설을 읽은 후 “소설을 읽고 ‘기분’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기분은 감정과 달리 휘발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김봉곤 작가에게 기분이란 어떤 것인가요, 그것은 감정과 어떻게 다른가요”라는 질문이 던져지고 이에 “오, 정말이지 저와 같은 기분관을 가지고 계시군요!”라고 작가는 신이 나 답한다. 느낌표에 대담 당시의 화목한 ‘기분’까지 묻어난다. 조남주 작가에게 <82년생 김지영> 출간 후 이어졌던 논쟁(이를테면 아이돌이 이 소설을 읽었다는 것만으로 남성 팬에게 비난을 받은)에 대한 질문 역시 독자가 궁금해했던 영역이라 흥미롭게 읽힌다. 마침 영화 <8
씨네21 추천도서 <소설 보다: 봄-여름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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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레에다 히로카즈는 소설 <좀도둑 가족>을 내면서 “영화를 먼저 보고 소설을 읽고 다시 영화를 보는 순서를 추천한다”고 했다. 소설을 읽다보면 그러한 순서를 작가가 추천한 이유를 납득하게 된다. 소설은 영화와 거의 같은 순서로 이야기를 진행한다. 영화에서 미묘하게 표현되었던 인물의 표정이나 대사를 소설에서는 훨씬 더 직접적으로 설명해준다. 예를 들어 둘 중 누가 회사를 관둘 것인지 다투던 동료에게 린의 존재로 협박을 당한 노부요가 일 대신 린을 선택하는 장면에서 관객은 노부요의 마음을 자세히 알 수 없다. 단지 ‘엄마’가 된 노부요에게 유리가 무척 중요해졌다는 것만 미루어 짐작할 뿐이다. 반면 소설 속 노부요는 지키고 싶은 것이 생긴 자신을 엄마라고 정확히 자각한다. 그리고 해고된 후 ‘나만 바라보고 있는 가족’들의 얼굴을 떠올린다. 동네의 작은 상점에서 물건을 훔치던 쇼타가 “동생에게는 시키지 마라”라는 주인의 말을 들었을 때의 마음 역시 소설은 자세히 묘사한다. ‘할아
씨네21 추천도서 <좀도둑 가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