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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해야 하는 일이 있고 그 일이 좋아하는 일이니 비가 오면 몸 안에서 즐거움이 솟구친다. 기분이 가라앉았던 날도 몸을 움직이면 활기가 생긴다.” 비 오는 날이 좋다는 글에서 서화숙은 즐거움을 언급한다. 좋아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노력하는 세계를 벗어나, 그는 이제 매일의 삶에서 즐거움을 길어낸다. 32년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부암동의 마당 있는 집에서 식물을 가꾸는 이야기를 담았다. 돈을 벌기 위해 남의 손을 빌려야 했던 것들을 직접 하며 살아가는 삶, 술을 빚고, 메주를 띄우고, 원피스를 만든다. 이게 다 서울 시내에서 하는 일이다. 노하우 전수보다는 세계관을 바꾸는 은퇴자의 삶. 이제부터의 삶을 이모작, 삼모작 해야 한다면 귀 기울여볼 만한 옵션이다.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나머지 시간은 놀 것> 매일의 삶에서 즐거움을 길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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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과 우울은 흔히 부정적으로 이해되는데, 그 안에 깃든 창조적 힘에 주목해야 한다는 책은 이미 꽤 있었다. 앤서니 스토 역시 그런 책을 쓴 적이 있다. <고독의 위로>라고. <처칠의 검은 개 카프카의 쥐>는 <고독의 위로>와 연결지어 읽으면 좋을 텐데, 혼자 살며 창의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고독의 위로>가 친구가 되어준다면, 관계로 인한 갈등을 해결하면서 자기 자신을 잃지 않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처칠의 검은 개 카프카의 쥐>쪽이 좋을 듯하다. 이렇게 말하면 전혀 비슷하지 않은 책들 같아 보이지만, 둘 다 자기 안의 절망을 알고 직시하는 힘을 말한다.
1980년에 나온 이 책은 윈스턴 처칠의 우울증에 대해 분석해 유명해졌다. 윈스턴 처칠은 자신의 우울증에 ‘검은 개’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만큼 친숙하고 오래된, 익숙하게 다룰 수 있는 감정이라는 뜻이리라. 생애의 대부분을 검은 개와 함께 지낼 수 있었지만, 나이를 먹고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처칠의 검은 개 카프카의 쥐>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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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먼로의 소설은 평범한 일상에서 시작된다. 여느 때와 같은 주말 강둑에 올라간 소년들(<착한 여자의 사랑>), 해변을 산책하다 아지트로 향하는 절친한 두 여자(<자카르타>), 집의 배관을 고치러 온 남자에게 쿠키와 차를 권하는 부인(<코데스섬>), 고속도로를 이동하는 차에서 상상력을 발휘해 외계인놀이를 하는 아이들(<추수꾼을 제외하고는>) 등등. 어디에나 있을 법한 평범한 4인 가족이나 노부부, 여자 친구들의 일상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그들의 삶에 예상치 못한 사건이 끼어들면서 주인공에게 ‘선택’을 종용한다. 그리고 그 선택은 삶에 전환점이 되어 주인공은 이전과는 다른 삶을 살게 된다. 혹은 겉으로는 달라진 게 없더라도 마음속에 비밀을 하나씩 품고 살아가게 된다. 특별히 악의가 있는 것도 아니고, 대단한 행운을 거머쥐게 되는 것이 아닌데도 삶은 그렇게 주인공의 의지와 상관없이 비틀린 방향을 향해 나아간다. 먼로가 창조한 인물들은 언제나
씨네21 추천도서 <착한 여자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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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수’라는 용어가 있다. 드라마 <스타트렉>에서 유래한 용어로, 2차 창작을 하는 작가들이 자기 소망을 투영한 오리지널 캐릭터를 그렇게 부른다. 자기의 분신 같은 인물을 자기가 좋아하는 작품의 주인공들과 어울리게 하고 그들의 사랑을 받게 하는 것이다, 노골적으로. 당연히 그 과정에서 원작의 설정이 뒤틀리기도 하고, 읽는 쪽에서 얼굴이 붉어질 정도로 작가의 자기애가 흘러넘치는 광경이 펼쳐진다. 나카타 에이이치의 <메리 수 죽이기>는 2차 창작을 하던 여자 고등학생이 주인공이다. 기사라기 루카라는 펜네임으로 제법 인기를 끌게 되지만, 어느 날 작품 속의 메리 수에 대한 지적을 받은 뒤 고민이 시작된다. 도무지 메리 수를 없애기 어렵다는 결론에 다다르자, 아예 메리 수에게 원하는 걸 현실 세계의 자신이 실현시키기로 마음먹는다. 욕망을 투영할 대상을 자기 자신으로 삼기로. 그리고 현실의 자신이 사랑받게 되자 창작으로부터 멀어진다. <메리 수 죽이기>는
씨네21 추천도서 <메리 수를 죽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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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정세랑이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을 좋아한다. 그녀의 소설을 읽을 때면, 그 안의 인물들에게 호감을 갖게 된다. 얇고 여린 끈으로 그 인물과 내가 연결되어 있다는 기분. 단편 <효진>에 나오는 화자의 남자친구 같은 사람도 그렇다. “어두운 방에서 모니터만 빛내며 판다 동영상을 무한 반복해서 보고 있는 남자친구를 보면 가끔 짠해. 그런 날은 힘든 일이 있었던 날이거든.” 그리고 화자는 이렇게 덧붙인다. “너도 힘들구나, 그게 우리 관계의 바탕인 거 같아.” 힘든데, 그 자리에 멈춰서 우물 안을 들여다보고만 있지 않다. 정세랑의 문장은 독자를 어디론가 흘려보낸다. 예상하지 못한 곳으로. <이혼 세일>에서 이혼을 앞두고 물건을 정리하는 이재는 정말로 고래를 해체하듯 살림을 친구들에게 넘겨버린다. 이재는 캠핑 카라반을 타고 떠날 생각이다. 막 출발한 친구에게 이재가 달려와 건넨 물건은 장아찌 담글 때 쓰는 누름돌이다. 그저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으로 역할을 하는 돌
씨네21 추천도서 <옥상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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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추석에 친구들과의 메신저방에서 가장 뜨겁게 공유된 글이 김영민 교수의 칼럼이었다. 칼럼의 제목은 ‘추석이란 무엇인가’였다. 명절에 오랜만에 만난 친척이 당신의 미래에 대해 집요하게 물어온다면 도리어 그들에게 근본적 질문을 하라는 내용이었다. “너 취직 언제 할 거니?”라고 묻는 친척에게 “당숙이란 무엇인가요?”라 되묻고 “결혼 언제 할거냐?”고 묻는 엄마에게는 “결혼이란 무엇인가요?”라고 반문하라는 것이다. 이 칼럼의 마지막 문장은 이러하다. 칼럼이란 무엇인가. 이쯤되면 가늠이 되겠지만 이 글의 8할은 우아한 농담으로 이루어져 있다. 김영민 교수의 에세이집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는 신문에 연재한 글을 모은 책이다. 교수님들이 신문에 쓴 칼럼을 그다지 즐겨 읽지 않지만 글쓴이가 김영민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는 가르치려들지 않고, 글에 특별한 교훈을 넣어 우매한 독자들에게 감동을 주겠다는 강박도 없다. 책의 제목만 보면 비관주의자의 선언처럼 읽힐 수도
씨네21 추천도서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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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에는 매호 감독과 배우를 비롯한 영화인들의 인터뷰가 실린다. 하나의 영화가 완성되기까지 어떤 고민들이 있었는지 그들은 말한다. 아마도 영화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모두 다른 답을 하겠지만, 인터뷰마다 공통된 말이 있다. 영화란 절대 혼자 만들 수 없는 공동 작업이라는 것. 영화 전문 출판사 포컬프레스가 출간한 인터뷰북 시리즈 <필름크래프트>에도 이같은 영화인들의 현장감 있는 말들이 실려 있다. 7권 중 <영화감독>편에 참여한 감독들의 영화가 어떤 고민들 속에서 만들어졌는지 그들의 목소리로 듣는 것은 역시 흥미진진하다. 한국 감독 중 유일한 참여자인 박찬욱 감독은 “나는 혼자 시나리오를 쓰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내 옆에 누군가 앉아 하나의 컴퓨터에 두개의 모니터, 키보드, 마우스를 연결해서 같은 것을 보는 것을 좋아한다. (중략) 배우들과 함께 작업하는 것은 영화 연출에서 내가 얻은 가장 큰 즐거움이다”라고 밝혔고,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영화
씨네21 추천도서 <필름크래프트> 세트(촬영감독, 영화감독, 에디터, 프로듀서, 프로덕션 디자이너, 의상 디자이너, 시나리오작가 전 7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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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의 영혜가 식물이 되어버린 이유를 나는 알아야만 했다. 물구나무 선 채 뼈가 줄기가 되고 살에서 잎이 돋아난 여자, 그 연유를 예민하고 가부장의 폭력에서 찾고 나서야 비로소 안심했다. 무엇이 망가졌다면 거기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소설에서 ‘어째서’를 납득해야만 했던 나는 한강의 소설집을 세권이나 읽고서야 이해하게 되었다. 소설의 세계에서, 적어도 한강 소설의 세계에서 인간의 삶이 부서지고 추락하는 데에는 이유가 없다. 우리가 인간이라는 이유만으로 비극이며 사는 내내 사랑은 상실되고 상처는 돋아나고 죽음은 다가온다. <채식주의자> 연작에 뿌리가 된 <내 여자의 열매>의 아내는 평온하고 고요한 세계에 산다. 조용히 누워서 집 밖의 굉음을 들을 때마다 남편에게 묻는다. “다들 어딜 저렇게 달려가는 거야?” 한강 소설집의 여성 인물들은 고요하지만 세상에 무감하지 않다. 그들은 내내 무언가와 격렬하게 싸우고 있다. 가만히 서 있는 식물이 그 동
씨네21 추천도서 <여수의 사랑> <내 여자의 열매> <노랑무늬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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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더디게 흐르는 것이 서점일 것 같지만, 의외로 가장 빠르게 새해에 대비하는 것이 서점가다. 11월부터 2019년의 트렌드를 예측하는 책들이 출간되고, 12월 중순이면 경쾌한 표정을 한 1월 잡지가 서가에 누워 있다.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게 좋다>의 김영민 교수는 새해라고 해서 ‘행복의 계획’을 하지 않는다고 썼다. 날짜, 시간이라는 것이 인간이 정해놓은 약속에 불과하며 새로운 계획은 언제나 실망을 동반할 뿐이지 않느냐고 말이다. 죽고 싶을 만큼 우울해도 먹고 싶은 건 생각난다는 제목의 서적이 오랫동안 베스트셀러에 자리했던 2018년을 정리하며, 12월의 <씨네21> 북엔즈 서가에는 담담하게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책들을 모았다. 문학과지성사에서 재발간된 한강 소설집 <여수의 사랑> <내 여자의 열매> <노랑무늬영원>, 앨리슨 먼로의 단편소설집 <착한 여자의 사랑>, 영화감독, 촬영감독, 에디터, 프로듀서와
씨네21 추천도서 - <씨네21>이 추천하는 12월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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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이 철저한 건물 21층 천장에서 교복 입은 한 아이의 시체가 발견된다. 이후 전개를 이해하기 위해 기본 설정을 잠깐 이야기하자. 2026년. 첫 번째 배터리가 전주에 나타나고 전 인류가 배터리에게서 에너지를 얻는 초능력자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사람들은 다들 슈퍼히어로가 되리라 예상했지만 대체로 고만고만한 능력들뿐으로, 염동력이나 정신감응력 같은 특정 능력에 쏠린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이제 세상은 초능력이라는 말을 쓰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능력의 배합 여부에 따라 특별한 복합능력자들이 나타났고, 극소수는 독심술사들처럼 네트 속으로 잠입해 그 일부가 되었다. <민트의 세계>는 민트와 민트 갱의 활동을 한편에, 그리고 그들을 추적하는 이들의 수사 과정을 다른 한편에 두고 이야기를 엮어간다. 영화 <엑스맨> 시리즈에 등장하는 자비에 영재학교를 흑화한 버전 같은 LK 특수학교는 가난하거나 보육원 출신의 특별한 능력을 갖고 있는 아이들을 사회가 ‘용도에 맞게 써먹기
씨네21 추천도서 <민트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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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을 펼쳤을 때 텍스트의 질만큼이나 책의 크기, 디자인, 가지고 다닐 때의 편의성 등이 중요해졌다. 정돈된 디자인의 문고판이나 컬러풀한 시집 한권을 가볍게 들고 다니는 독서인들을 지하철에서 부쩍 자주 만난다. 문고판 시장을 주도해온 문학과지성사(이하 문지)의 스펙트럼 시리즈 역시 새로운 책들과 돌아왔다. 사실 돌아온 스펙트럼 시리즈의 표지를 보고 시간의 흐름이 새삼스러워 웃었다. 아리스토텔레스부터 황순원까지 폭넓은 작가 선정, 함성호의 건축 에세이나 드니 디드로의 배우론, 릴케의 시집 등 문학과 비문학을 넘나드는 작품의 다양성이 돋보였지만 차마 표지가 세련되었다고는 말하기 어려웠던 이전 시리즈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시리즈의 연결성보다는 해당 작품에 대한 친절한 설명과 심플한 접근(작가의 얼굴 사진만으로 표지를 채운다거나, 책 제목이 <추리소설>이라고 해서 표지에 온통 물음표를 채웠던 표지)만이 전부였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디자인’이 전면에 드러난다는 점에서 세월의 변화
씨네21 추천도서 <문지 스펙트럼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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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도의 링컨>을 읽기 위해서는 사전에 알아야 할 것이 있다. 일단 ‘바르도’는 티베트의 불교 용어로, 이승과 저승 사이의 공간이다. 죽은 영혼이 사후 세계로 가기 전에 잠시 머무는 곳, 우리에게 익숙한 개념으로는 연옥이나 림보 정도가 되겠다. 2017년 맨부커상을 받은 <바르도의 링컨>에 쏟아지는 찬사 중 가장 자주 언급되는 것이 ‘창의적이고 독창적’이라는 평인데, 이는 아마도 이 소설의 형식 때문일 것이다. 일단 특정한 시점으로 사건이 진행되지 않고, 화자가 달리 없으면서도 대화들은 분절되어 있다. 어느 장은 희곡처럼도 느껴지고 또 어느 장에서는 서사시처럼도 느껴진다. 바르도에 머무는 여러 영혼들이 혼잣말을 하다가, 어느 책이나 신문의 문장을 인용하기도 한다. 낯선 형식이라 20페이지 정도 읽다가 다시 앞으로 돌아가 “이게 소설이 맞나?” 들춰보기도 했다. 다행히 작가조차 “이 소설을 끝까지 읽을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라고 생각했다고 하니, 독자는
씨네21 추천도서 <바르도의 링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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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춤을 춘 적이 있습니까? 아마 대부분은 “예스”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최근 1년 사이, 라는 가정을 더하면 아마도 대부분은 고개를 내저을 것이다. 어른이 된 후 자발적으로 취미 활동을 하지 않으면 일상에서 ‘춤’을 접할 일은 사라지고 만다. 몸으로 하는 모든 일에 서툴러 자타공인 ‘몸치’라고 자신을 인식한다면 더더욱 춤은 멀고 먼 단어다. ‘춤이 건강에 좋다. 춤이 치매에 좋다’는 말은 많이 들어봤지만 건강이나 치매 예방을 위해 뭔가 해야만 한다면 춤은 나에게 예비 번호 순위에도 안 들어가는 활동이다. 뇌과학자 장동선과 신경과학자 줄리아 F. 크리스텐슨이 함께 쓴 <뇌는 춤추고 싶다>는 익히 알고 있었던 춤의 효과가 ‘뇌’의 영향 때문임을 증명한 책이다. 앉아서 뇌파를 연구할 것 같은 이 두명의 뇌과학자는 직접 춤을 추며 우리 뇌가 춤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연구했다. 뇌는 춤을 추는 동안 행복해졌고, 그로 인해 우리 몸 곳곳에 즐거운 신호를 보냈다. 재
씨네21 추천도서 <뇌는 춤추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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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포비의 데뷔작. FBI 요원으로 최초의 프로파일러였던 존 더글러스의 <마인드헌터>를 비롯해 실제 범죄 사례를 섭렵했다고 하는데, <블러드맨> 역시 그런 잔혹한 연쇄살인자와 그를 잡으려는 FBI 요원에 대한 이야기다. 오랫동안 연을 끊고 살았던 아버지가 일으킨 사고 때문에 고향을 찾은 FBI 특별수사관 제이크 콜은 과거 그의 삶을 엉망으로 만든 과거와 꼭 닮은 사건을 만난다. 젊은 여성과 그의 아들이 산 채로 살가죽이 벗겨져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것. 30여년 전, 제이크의 어머니가 그렇게 살해당했고, 범인을 찾지 못했다. 초강력 허리케인 딜런이 다가오는 뉴욕주의 외딴섬 몬탁(작가 로버트 포비가 작품 활동을 위해 머문 곳이기도 함.-편집자)으로 제이크의 아내와 어린 아들이 도착하는 동시에 같은 수법으로 살해당한 피해자들이 발견된다. 사실 제이크는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범죄현장을 보면 살인이 일어나기까지의 상황을 마치 영화를 보듯 생생히 떠올리는 일이
씨네21 추천도서 <블러드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