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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한. 김진향. 자야. 연인이었던 시인 백석이 지어준 이름 자야로 알려졌지만, 기생으로는 김진향으로 불린 여성의 본명은 김영한이었다. 그가 쓴 <내 사랑 백석>의 저자 이름은 ‘김자야’로 되어 있다. 이 책은 1995년 처음 출간되었는데, 북한에 있던 백석이 사망한 일이 1996년(으로 알려져 있으나 확실치 않다), 그가 시주한 서울 성북동 부지에 길상사가 문을 연 것이 1997년, 그가 세상을 떠난 것이 1999년이다. 다분히 예스러운 문장으로 쓰인 이 회고록은 자유결혼은 꿈조차 꾸지 못하던 시대에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기생으로 살았던 이의 만남과 이별을 담았다. 고풍스러운 문어체로 쓰인 책인데, 읽다 보면 곳곳에서 감정의 격동을 느끼게 된다. 불가역적인 이별이 분단이라는 역사로 이루어졌다는 점도 한몫하리라. 둘이 함께한 시간이 이별의 시간보다 아주 짧았다는 점 역시.
<정본 백석 소설·수필>은 시인으로 더 잘 알려진 백석의 1930년부터 42년 사이
씨네21 추천도서 <내 사랑 백석>, <정본 백석 소설·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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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수지의 개들> 25주년을 맞아 출간된 <타란티노: 시네마 아트북>. 폴 토머스 앤더슨 감독의 말에 따르면 “나에게 쿠엔틴 타란티노 캐릭터를 집필하라면, 떠들썩하면서도 사랑스럽고 여린 캐릭터를, 사람들이 도무지 믿지 못할 정도로 여린 캐릭터를 만들어낼 겁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 캐릭터는 정신 나간 인간 말종이 될 거예요.” 이 책에는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 세계에 대한 거의 모든 이야기가 담겼다. 예를 들어 머리말 첫 문장. “쿠엔틴 타란티노가 시나리오를 쓸 때 맨 처음에 하는 일은 문구점에서 검정색과 빨간색 사인펜 여러 자루와 250페이지 분량의 공책을 사는 것이다. 그는 레스토랑, 술집, 카페 같은 공공장소는 물론 스테이션왜건의 뒷좌석 등 집이 아닌 곳이면 어디서건 시나리오를 집필했다.” <타란티노: 시네마 아트북>은 타란티노의 어린 시절과 시나리오들에 대한 이야기를 지나, <저수지의 개들>와 <펄프 픽션>으로 시작하는
씨네21 추천도서 <타란티노: 시네마 아트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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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인사는 받을 사람이 없어진 뒤에야 절박해진다. 독서하기엔 바깥 날씨가 너무 좋은, 야외활동을 부르는 계절이라 독서의 계절이라 불린다는 가을의 끝을 잡고, 영화와 책 속의 죽음을, 뉴스 속의 죽음을 떠올린다. 예술의 사유만으로는 세상은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지도 모르나, 그것이 주는 즐거움과 숙고의 힘은 결국 우리가 다음 날을 살게 하리라. 영화감독 쿠엔틴 타란티노의 예술세계를 집대성한 <타란티노: 시네마 아트북>부터 시인 백석의 산문과 소설을 묶은 <정본 백석 소설·수필>, 백석의 연인이었던 김자야가 쓴 회고담 <내 사랑 백석>, 제목부터 소설 독법을 새롭게 제시하는 듯한 윤해서의 소설 <0인칭의 자리>, ‘이제야’라는 말이 만시지탄의 부사로, 동시에 누군가의 이름으로 깊은 울림을 갖는 최진영의 소설 <이제야 언니에게>, 그리고 길리언 플린, 스티븐 킹, 루이즈 페니 같은 소설가들의 찬사 속에 <뉴욕타임스> 베스트
씨네21 추천도서 - <씨네21>이 추천하는 10월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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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선율, 음악의 서술>은 <인생> <형제> 등의 소설을 쓴 중국 작가 위화의 산문집이다. 위화가 1998년과 1999년에 쓴 산문, 그리고 1994년에 있었던 인터뷰를 묶은 이 책은 문학(가)에 대한 글, 문학과 음악을 비교하는 글, 음악(가)에 대한 글로 이루어져 있다. 제목에서는 문학의 ‘선율’과 음악의 ‘서술’이라는 표현을 써 재치 있게 문학과 음악의 교차점을 만들었는데, 실제로는 위화의 산문집 중 일부를 번역하고 새롭게 제목을 지었다. 문학동네에서 2016년에 나온 <우리는 거대한 차이 속에 살고 있다>라는 책에 원서의 나머지 글이 실렸다.
예술가가 다른 예술가에 대해 말할 때, 사실은 자신의 예술적 성장배경에 대해 고백하거나 관심사, 혹은 역할모델에 대해 이야기하는 중일 때가 종종 있다. 윌리엄 포크너, 루쉰, 보르헤스를 말할 때 그의 문장은 뜨거워지고, <천일야화>와 셰에라자드의 이야기와 슈테판 츠바이크의 서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문학의 선율, 음악의 서술> 순간에 영원이 깃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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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배급업자들에게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은 언제나 명심해야 하는 진리다. 내 영화와 경쟁 영화가 각각 가진 장단점을 냉정하게 파악하면 흥행으로 가는 전략을 제대로 세울 수 있다는 뜻이다. 1년 52주(때로는 53주), 영화 800여편이 흥행이라는 같은 목표를 두고 극장에 줄을 서는 상황이니 눈치작전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배급하는 사람들이 즐겨 하는 얘기 중 하나가, 영화는 생물과도 같아서 개봉일을 언제로 잡고, 관객과 얼마나 교감하는가에 따라 성적이 달라진다는 거다. 개봉일을 잡는 일을 ‘데이팅’(dating)이라고 한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데이팅을 하면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살아남을 수 있다. 오래 기다렸다. 1998년 시네마서비스에 입사해 그해 개봉한 추석영화 <정사>(감독 이재용)를 시작으로 150여편의 영화를 배급한 이하영 하하 필름스 대표가 최근 쓴 <영화 배급과 흥행>은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배급이 흥행에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 과학적으로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영화 배급과 흥행> 배급 선수가 바라보는 영화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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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태어난 뒤 웬만해선 저녁 약속을 안 잡기까지 시행착오가 수차례 있었다. 여느 기자들이 그렇듯이 ‘술 마시고 집에 들어가는 삶’을 열렬히 실천하다가 육아를 시작한 3년 전부터 상황이 바뀌었다. 집에 제때 들어가지 않으면 아내는 독박육아를 해야 한다. 이건 보통 일이 아니다. 퇴근한 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아이에게 저녁밥을 먹이고, 기저귀를 수시로 갈며, 안 씻으려고 도망치는 아이를 붙잡아 온갖 감언이설로 회유해 씻기고 ‘치카치카’(양치질)까지 시킨 뒤 우유를 먹이고 책을 읽어주며 재우고 나면 녹초가 된다. 밖에서 내가 술을 마시면 아내 입에서 단내가 난다는 불공평한 사실을 깨달은 뒤에야 많은 죄책감이 들었다.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육아를 하면서부터 당연하게 생각했던 한국 사회의 일상이 여성에게 얼마나 기울어진 운동장인지 뒤늦게 실감했다.
시인 서한영교가 쓴 <두 번째 페미니스트>를 읽고 또 부끄러워졌다. 이 책은 페미니스트가 무엇인지 알려주는 딱딱한 개론서가 아니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두 번째 페미니스트> 노력해간다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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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은 재편되고 조작된다. 나에게 유리하게. 동일한 사건에 대해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감정은 당연히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그 사건을 같이 겪은 사람들끼리 대화를 나누다 보면 ‘사건’의 팩트까지 서로 다르게 말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때 네가 그랬잖아”, “난 그런 적 없어. 그건 네가 그랬지.” 오랜 친구 사이에 이런 말다툼은 매우 비일비재하다. 은희경의 신작 <빛의 과거>는 기억의 재편에 대한 소설이다. 1977년 함께 여자대학교 기숙사에 살았던 나, 김유경은 2017년에 그시절의 친구 김희진이 출간한 소설을 통해 자신의 과거를 마주한다. 친구 김희진의 소설에서 나는 내가 기억하던 내가 아닌 다른 사람처럼 묘사된다.
80년대생인 여성 독자들에게는 각자의 ‘은희경’이 존재한다. 나는 은희경의 <새의 선물>을 통해 ‘자아’라는 말을 처음 알았고, 나와 나의 자아를 분리해 영혼을 보호하는 것을 배웠다. <새의 선물>의 진희가 냉소적인
씨네21 추천도서 <빛의 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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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 지 30년 된 빌라에 살고 있다. 옥상은 방수 처리가 미흡해 긴 장마 기간이면 금세 비 샌 자국이 누런 벽지 위로 올라오기 시작한다. 어느 날 문에 ‘같이 돈을 모아 노후화 빌라를 수리하자’는 어느 주민의 글이 포스트잇으로 붙어 있었다. 여덟 세대밖에 살지 않는 빌라지만 아무도 그 포스트잇에 답을 하지 않았고, 보수 공수는 흐지부지되었다. 빌라 여덟 세대 중 한 주민을 빼고는 전부 월세 세입자이고, 남의 집을 굳이 내 돈 내고 고쳐줄 의사가 없었던 것이다. 나 역시 이 집에 3년째 살고 있지만 내 명의가 아닌 집은 거쳐가는 집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오랜 시간 머무는 곳이지만 삶을 담는 공간보다는 부동산으로서 재산적 가치가 더 부각되는 것이 한국 사회의 집이다. 김재관 건축가의 <수리수리 집수리>는 오래된 집과 그 동네의 사람들, 그 집을 수리하는 기술자들의 현장을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생생하게 그려낸 책이다. 앞집, 옆집과 다닥다닥 좁은 간격으로 붙어서 햇빛
씨네21 추천도서 <수리수리 집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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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해리 홀레를 그리워해.'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10권에 부제를 붙인다면 그렇게 될 것이다. 전편의 책 말미에 주인공이 떠나며 이야기를 마무리짓는다 해도, 시리즈 독자라면 다음 권에서 그가 돌아올 일을 의심하지는 않으리라. 하지만 떠난 사람의 비장함을 떠올려보라. 그리 쉽게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중대한 사건만이, 해리 홀레를 다시 현장으로 불러들일 것이다. 10년 전. 산드라 트베텐이라는 이름의 어린아이가 강간당하고 살해당했다. 그 사건을 수사했던 형사 중 한 사람이 죽은 채 발견된다. 하필이면 그 사건 현장에서. 오슬로 경찰청 경찰들을 노리는 새로운 연쇄살인범이 등장한다. 경찰들은 자신이 수사하던 미제사건 현장에서 참혹한 시체로 발견된다. 해리 홀레만이 이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해리 홀레가 심리분석 관련한 자문을 구하던 심리학자는 그가 주던 삶의 의미를 그리워한다. “키 크고 무뚝뚝하고 알코올의존증이며 마음은 넉넉한 해리가 어느 날 불쑥
씨네21 추천도서 <폴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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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영화였다, 영화였어." 초등학교 3학년 때의 추억을 회상하는 목소리로 시작하는 소설 <은주의 영화>는 은주가 아버지와 극장에 갔던 추억을 떠올리는 중이다. 영화보다 중요했던 것은 영화를 보고(제목이 기억나지 않음) 아버지와 찻집에 가 아이스크림을 먹던 추억이나, 또 영화를 보고(지아장커의 <스틸 라이프>) 아버지와 중국집에 가 짜장면을 먹던 기억이다.
어머니를 처음 본 순간 반한 일을 “거의 영화였다, 영화였어”라고 추억하거나, 딱히 딸에게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은주야, 너도 저런 영화 하나 만들어볼래?”라고 말하는 아버지. 그런데 이런 것이다. 아버지가 어머니를 때려서 어머니는 집을 나갔고, 그런 어머니를 찾겠다고 무작정 따라나선 아버지는 근무지 무단이탈로 해고되었고, 이모는 어쩌다 다리를 절게 되었고, 그런 것을 영화로 찍을 생각은 없었지만, 어쨌든 그런 순간들은 영화였다, 영화였어. 그 ‘영화’라는 단어 뒤에 숨은 곡진한 사연이 뒤를 잇
씨네21 추천도서 <은주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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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란 미화되기도 쉽고 잊히기도 쉽다. 아니, 과거는 그대로 거기 있는데 사람이 과거를 기억하는 방식이 재현된다. 우리는 상처받지 않기 위해 과거를 미화해 기억하기도 하고, 그것이 없었던 일인 양 잊어버리기도 한다. 유튜브에서 ‘탑골가요’라 불리는 90년대 ‘인기가요’의 무대들은 지금에야 웃긴 것으로 재해석되며, 당시에는 그것이 일반적이었던 것으로 여기지지만 사실 이정현의 무대는 그때에도 진기한 것이 아니었나. 9월 <씨네21>의 책장에는 과거를 기억하거나 정리하는 사람들의 책을 모았다. 공선옥의 <은주의 영화>는 어린 시절을 추억하는 목소리로 시작된다. 아버지와 영화를 봤던 기억은 이내 아버지의 목소리 “(너희 엄마를 만난 건) 영화였어”로 이어진다. 마치 누군가의 이야기를 옆에서 엿듣는 것처럼 생생한 문장은 공선옥 소설의 특기다. 건축 에세이 <수리수리 집수리> 역시 건축 현장과 동네 사람들의 목소리를 옆에서 듣는 것처럼 실감나게 옮겨놨다. 건축가
씨네21 추천도서 - <씨네21>이 추천하는 9월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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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은 기쁨은 물론이고 슬픔도 분노도, 까칠함이나 버럭하는 성격도 다 이유가 있어 한 인간의 마음 안에 공존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기쁨과 자기 긍정만 있으면 아쉬울 게 없을 듯하지만, 그래서는 실수를 무한반복할 가능성도 높다. 문제는 흔히 부정적 감정과 긍정적 감정이라고 부르는 것들이 알아서 균형을 잡는 법은 없다는 데 있다. 기쁨은 휘발되는 속도가 빠르고, 슬픔이나 근심은 불어나는 속도가 빠르다. 정신과 의사로 40여년간 일해온 마이클 베넷과 그의 딸 사라 베넷이 쓴 <빌어먹을 감정 날려버리기>는 최근 자주 눈에 보이는, ‘나를 괴롭히는 남을 상대하는 법’을 집중적으로 다룬 책이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빌어먹을 감정 날려버리기>는 늦기 전에 포기해야 할 것과 남은 게 없는 듯한 상황에서조차 취할 수 있는 최후의 방법을 정리한 책이다. 프롤로그에 따르면 목표의 나쁜 예는 ‘최선의 내가 되자!’이다. 이걸 어떻게 바꾸면 될까?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빌어먹을 감정 날려버리기> 내 갈 길 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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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의 주 내용과 관련된 것은 이른바 총칭대명사인 he 부분의 he를 문맥, 소리, 기분에 따라 they, she, one, I, you, we로 수정했습니다. 물론 이것은 정치적인 변경입니다. 애초에는 강한 저항감이 들어 좀처럼 그럴 마음이 들지 않았지만, 최종적으로 he가 의미하는 것은 he 외에는 아니라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것을 인정한 저로서는 에세이에 나오는 총칭대명사를 he로 그대로 둘 수는 없었습니다.” 소설가 어슐러 르 귄의 강연과 에세이를 모은 평론집 <밤의 언어> 서문은 글의 윤리에서 가장 ‘달라진 요구’를 보여준다. 이른바 ‘정치적으로 올바른’이라는 표현 아래 묶이는, 인간 전체를 대표하는 존재로서 ‘일반적으로’ 남성을 내세우는 관습에 대한 이야기 말이다. 한국어에서는 ‘그’ 혹은 ‘남자’라는 말 대신 ‘사람’이나 ‘인간’이라는 말이 그 자리를 대신하는데, 이 경우도 영어에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몇년간 여성단체가 지적한 것처럼,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밤의 언어> 발견된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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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 에세이, 수필… 다 비슷한 글을 일컫는 것 같지만 그것들이 주는 느낌은 제작기 다르다. 문학과지성사의 산문 시리즈 ‘문지 에크리’는 에세이보다는 산문이라는 용어가 더 어울린다. 일상생활이나 체험한 것을 생각나는 대로 써내려간 글이 있는가 하면 소설과 시의 중간쯤에 자리한 것 같은,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은 산문도 시리즈 안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아도르노는 <형식으로서의 에세이>에서 ‘에세이는 자신의 영역이 지정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에크리는 프랑스어로 ‘씌어진 것’ 혹은 ‘쓰다’라는 뜻인데, ‘문지 에크리’가 쓰다를 강조하며 산문집을 엮은 이유는 작가들의 자유로운 표현 방식 때문이다. 이를테면 김현의 책은 작고한 그가 쓴 수많은 문학 비평과 잡문들 중 60년대 중반부터 70년대 후반까지의 글을 묶은 것이다. 문학평론가 김현보다는 프랑스 문예에 정통한 70년대의 불문학자를 떠올릴 때 더 적합한 글들이 산발적으로 엮여 있다. 얼마 전 그리핀 시문학상을 수상
씨네21 추천도서 <문지 에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