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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영화였다, 영화였어." 초등학교 3학년 때의 추억을 회상하는 목소리로 시작하는 소설 <은주의 영화>는 은주가 아버지와 극장에 갔던 추억을 떠올리는 중이다. 영화보다 중요했던 것은 영화를 보고(제목이 기억나지 않음) 아버지와 찻집에 가 아이스크림을 먹던 추억이나, 또 영화를 보고(지아장커의 <스틸 라이프>) 아버지와 중국집에 가 짜장면을 먹던 기억이다.
어머니를 처음 본 순간 반한 일을 “거의 영화였다, 영화였어”라고 추억하거나, 딱히 딸에게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은주야, 너도 저런 영화 하나 만들어볼래?”라고 말하는 아버지. 그런데 이런 것이다. 아버지가 어머니를 때려서 어머니는 집을 나갔고, 그런 어머니를 찾겠다고 무작정 따라나선 아버지는 근무지 무단이탈로 해고되었고, 이모는 어쩌다 다리를 절게 되었고, 그런 것을 영화로 찍을 생각은 없었지만, 어쨌든 그런 순간들은 영화였다, 영화였어. 그 ‘영화’라는 단어 뒤에 숨은 곡진한 사연이 뒤를 잇
씨네21 추천도서 <은주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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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란 미화되기도 쉽고 잊히기도 쉽다. 아니, 과거는 그대로 거기 있는데 사람이 과거를 기억하는 방식이 재현된다. 우리는 상처받지 않기 위해 과거를 미화해 기억하기도 하고, 그것이 없었던 일인 양 잊어버리기도 한다. 유튜브에서 ‘탑골가요’라 불리는 90년대 ‘인기가요’의 무대들은 지금에야 웃긴 것으로 재해석되며, 당시에는 그것이 일반적이었던 것으로 여기지지만 사실 이정현의 무대는 그때에도 진기한 것이 아니었나. 9월 <씨네21>의 책장에는 과거를 기억하거나 정리하는 사람들의 책을 모았다. 공선옥의 <은주의 영화>는 어린 시절을 추억하는 목소리로 시작된다. 아버지와 영화를 봤던 기억은 이내 아버지의 목소리 “(너희 엄마를 만난 건) 영화였어”로 이어진다. 마치 누군가의 이야기를 옆에서 엿듣는 것처럼 생생한 문장은 공선옥 소설의 특기다. 건축 에세이 <수리수리 집수리> 역시 건축 현장과 동네 사람들의 목소리를 옆에서 듣는 것처럼 실감나게 옮겨놨다. 건축가
씨네21 추천도서 - <씨네21>이 추천하는 9월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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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은 기쁨은 물론이고 슬픔도 분노도, 까칠함이나 버럭하는 성격도 다 이유가 있어 한 인간의 마음 안에 공존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기쁨과 자기 긍정만 있으면 아쉬울 게 없을 듯하지만, 그래서는 실수를 무한반복할 가능성도 높다. 문제는 흔히 부정적 감정과 긍정적 감정이라고 부르는 것들이 알아서 균형을 잡는 법은 없다는 데 있다. 기쁨은 휘발되는 속도가 빠르고, 슬픔이나 근심은 불어나는 속도가 빠르다. 정신과 의사로 40여년간 일해온 마이클 베넷과 그의 딸 사라 베넷이 쓴 <빌어먹을 감정 날려버리기>는 최근 자주 눈에 보이는, ‘나를 괴롭히는 남을 상대하는 법’을 집중적으로 다룬 책이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빌어먹을 감정 날려버리기>는 늦기 전에 포기해야 할 것과 남은 게 없는 듯한 상황에서조차 취할 수 있는 최후의 방법을 정리한 책이다. 프롤로그에 따르면 목표의 나쁜 예는 ‘최선의 내가 되자!’이다. 이걸 어떻게 바꾸면 될까?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빌어먹을 감정 날려버리기> 내 갈 길 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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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의 주 내용과 관련된 것은 이른바 총칭대명사인 he 부분의 he를 문맥, 소리, 기분에 따라 they, she, one, I, you, we로 수정했습니다. 물론 이것은 정치적인 변경입니다. 애초에는 강한 저항감이 들어 좀처럼 그럴 마음이 들지 않았지만, 최종적으로 he가 의미하는 것은 he 외에는 아니라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것을 인정한 저로서는 에세이에 나오는 총칭대명사를 he로 그대로 둘 수는 없었습니다.” 소설가 어슐러 르 귄의 강연과 에세이를 모은 평론집 <밤의 언어> 서문은 글의 윤리에서 가장 ‘달라진 요구’를 보여준다. 이른바 ‘정치적으로 올바른’이라는 표현 아래 묶이는, 인간 전체를 대표하는 존재로서 ‘일반적으로’ 남성을 내세우는 관습에 대한 이야기 말이다. 한국어에서는 ‘그’ 혹은 ‘남자’라는 말 대신 ‘사람’이나 ‘인간’이라는 말이 그 자리를 대신하는데, 이 경우도 영어에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몇년간 여성단체가 지적한 것처럼,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밤의 언어> 발견된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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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 에세이, 수필… 다 비슷한 글을 일컫는 것 같지만 그것들이 주는 느낌은 제작기 다르다. 문학과지성사의 산문 시리즈 ‘문지 에크리’는 에세이보다는 산문이라는 용어가 더 어울린다. 일상생활이나 체험한 것을 생각나는 대로 써내려간 글이 있는가 하면 소설과 시의 중간쯤에 자리한 것 같은,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은 산문도 시리즈 안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아도르노는 <형식으로서의 에세이>에서 ‘에세이는 자신의 영역이 지정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에크리는 프랑스어로 ‘씌어진 것’ 혹은 ‘쓰다’라는 뜻인데, ‘문지 에크리’가 쓰다를 강조하며 산문집을 엮은 이유는 작가들의 자유로운 표현 방식 때문이다. 이를테면 김현의 책은 작고한 그가 쓴 수많은 문학 비평과 잡문들 중 60년대 중반부터 70년대 후반까지의 글을 묶은 것이다. 문학평론가 김현보다는 프랑스 문예에 정통한 70년대의 불문학자를 떠올릴 때 더 적합한 글들이 산발적으로 엮여 있다. 얼마 전 그리핀 시문학상을 수상
씨네21 추천도서 <문지 에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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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는 어디로 가요?” 두명 이상이 모이면 휴가 계획이 대화 소재로 언급되는 시기다. 과거에는 내가 떠날 여행지에 대한 책을 몇권 사는 것부터 여행 준비가 시작됐다. 비행기표만 끊어놓고 숙소조차 예약하지 않은 상태에서 전문가가 정리한 정보들은 유용한 가이드가 되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여행 정보는 책보다 SNS나 블로그로 얻는 경우가 많아졌다. 발간 후 한해만 지나도 해당 여행지에 대한 책 속 정보가 유효하지 않고, 책보다는 인터넷에서 취하는 정보가 최신의 현지 상황을 업데이트해 소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가방에 에세이형 여행책과 정보성 여행책을 2권은 끼워 넣어야 안심이 되는 비효율적 여행자다. 비자 발급법부터 현지 교통편과 계절에 따른 날씨까지 책으로 예습해야만 여행이 시작되는 기분이다. 24개국, 54개 도시를 여행한 자매의 여행기 <스물다섯, 서른, 세계여행>은 블로그의 여행기처럼 쉽게 읽히는 책이다. 해당 국가와 도시에 대한 세세한 정보보
씨네21 추천도서 <스물다섯, 서른, 세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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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당했다는 사람은 많은데 자기가 차별했다는 사람은 참 보기 어렵다. 높은 확률로 내가 차별을 당할 때가 있다면 내가 차별을 할 때도 있을 텐데 왜 이런 일이 생길까. <선량한 차별주의자>를 쓴 김지혜는 프롤로그에서 두 표현을 예로 든다. 이주민에게 하는 “한국인 다 되었네요”라는 말과 장애인에게 하는 “희망을 가지세요”라는 말. 말하는 사람은 격려한답시고 건넨 말이지만, 이주민은 한국인이 ‘다 되었다’는 말에 자신이 아무리 한국에서 오래 살아도 한국인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전제가 깔려 있어서 모욕적으로 느낀다. 장애인의 삶에는 당연히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후자의 말도 모욕이 된다.
<선량한 차별주의자>라는 제목처럼, 일상의 특권 때문에 불평등을 보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설명부터, 차별이 어떻게 지워지는지, 나아가 차별금지법을 둘러싼 논쟁의 의미는 무엇인지를 폭넓게 다룬다. ‘역차별’이라는 말이 어떤 맥락에서 등장했고 왜 문제인지, ‘공정한 차별’이
씨네21 추천도서 <선량한 차별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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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바이런은 당대의 셀럽이었기 때문에, 그가 시인 퍼시 비시 셸리와 후일 <프랑켄슈타인>을 쓴 메리 셸리를 비롯한 일행과 제네바 근처의 호수에 휴가를 갔을 때 여행객들은 망원경을 빌려 그들을 염탐했다고 한다. 그 여행객들의 심정으로, ‘세계 문학 전집’에 이름을 올린 작가들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모은 책이 <미친 사랑의 서>다. 유명 작가들과 관련된 시시콜콜한 일화들(당대의 가십으로, 어디까지 사실인지 약간 갸웃하게 되는 것을 포함해)을 소개하는 책이다. 로버트 브라우닝과 엘리자베스 배릿 브라우닝은 서로의 글에 반해 편지를 주고받으며 사랑에 빠진 경우다. 결혼에 이르기까지 20개월간의 연애에서 두 시인은 574통의 연애편지를 주고받았다. 브라우닝 부부의 사랑은 ‘문인답다’는 환상을 부채질할 만한 이야기로 전해지지만, 찰스 디킨스의 경우는 가족의 전통적인 가치를 최고로 치는 평소의 모습 뒤에서 오랜 이중생활을 이어갔다. 디킨스는 22년간 함께 산 아내와 헤어지
씨네21 추천도서 <미친 사랑의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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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해외여행을 갔을 때 나에게는 실현하고픈 로망이 있었다. 어릴 때부터 숱하게 보았던 영화 속 한 장면 재현하기. 푸른 잔디밭의 큰 나무 그늘 아래 누워 책을 읽고 싶었다. 그런데 그 지역에 살지 않는 여행자가 그 장면을 구현하는 데는 수많은 난관이 존재했다. 일단 머무는 동안 날씨가 좋아야 했고(전날 비라도 오면 잔디가 젖어 누울 수 없다), 걷다가 언제 공원이 나올지 모르니 읽고 싶은 책을 내내 배낭에 넣어 다녀야 하고, 잔디에 사람이 누워도 괜찮은 공원인지 주변 분위기도 살펴야 한다. 맨발에 벌러덩 누워야 하니 옷차림도 자유로워야 하고 등에 뭐가 묻을 수 있으니 담요도 있어야 한다. 일단 날씨가 너무 덥거나 추워도 낭만과는 멀어지니 일기가 도와줘야 한다. 아, 이렇게 눈치 보고 챙길 게 많은 것부터가 이미 동경했던 ‘자유로운 무드’와는 멀어지고 만다. 야외에 누워 책을 읽다가는 뙤약볕에서 열사병으로 사망하기 좋은 대한민국의 8월 한복판 <씨네21> 책꽂이에는 여행책,
씨네21 추천도서 - <씨네21>이 추천하는 8월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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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이 지난 지금도 나는 여기 감방에 홀로 앉아” 기억을 더듬는 사람이 있다. 1년 전 상황으로 돌아가면 ‘맘동네’라는 육아 사이트의 ‘5월맘’ 모임에서 만나 친해진, 브루클린의 여성들이 등장한다. 모임의 마스코트와 같은 밝은 성격의 프랜시, ‘완벽한 여성’인 콜레트, 영국 출신으로 뭔가 수상쩍은 데가 있는 넬, 그리고 종종 침울한 상태에 빠지곤 하는 싱글맘 위니. 어느 무더운 밤, 그들은 아이를 맡기고 밖에서 모여 어울리기로 한다. 위니는 불안한 마음에 계속 핸드폰의 CCTV 앱을 통해 집의 아이를 살펴보는데, 오늘 하루는 편히 즐기라며 다른 엄마가 앱을 지워버린다. 그리고 그날 밤 위니의 아이가 실종된다. 오랫동안 논픽션 저자로 활동했던 에이미 몰로이의 첫 소설 <퍼펙트 마더> 이야기다.
그저 같은 동네에 살며 같은 시기에 출산했다는 이유로 사람들이 가까워지곤 한다. 한국에서 결혼과 임신, 출산, 육아를 한다는 것은 각 단계에 맞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각종 인터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퍼펙트 마더> 누가 완벽을 말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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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를 그만두라고(최소한 크게 줄여보라고), 종이책을 더 읽으라고, ‘진짜 정보’를 찾는데 더 신경 써야 한다고 말하는 책이 많이 나오고 있다. 바비 더피의 <팩트의 감각>도 그런 책이다. 이 책의 원제는 ‘인지의 위험’으로, 건강, 섹스, 돈, 이민과 종교, 범죄와 안전, 선거, 정치, 온라인 세계, 전 지구적 이슈 등으로 토픽을 나누어 사람들의 ‘(사실에 근거했다고 생각하는)인지’와 ‘사실’이 어떻게 다른지,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살핀다. 간단히 말하면 우리는 “기존 신념을 뒷받침하는 정보에 치우치고, 부정적인 정보에 더 관심을 기울이며, 쉽게 고정관념을 갖고, 다수를 모방하기 좋아한다”. SNS 알고리즘은 이런 인지 경향성을 강화시키는 쪽으로 되어 있다.
<팩트의 감각>에 실린 흥미로운 조사 결과 중 하나는 ‘자국민 가운데 전반적으로 행복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얼마나 될 것 같으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40개국에서 이루어진 조사 결과, 가장 불행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팩트의 감각> 왜 거짓을 믿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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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혼자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던 나루세 준이치는 아버지의 죽음 후 미대 진학을 포기한다. 전문대학에 입학해 학교와 연계된 공장에 취직해 살아가는 나루세는 상사로부터는 ‘성실한 사원’, 선배들로부터 ‘겁쟁이’라는 평가를 듣는 소심한 남자다. 자라면서 부모로부터 가장 많이 들었던 말도 “너는 마음이 약해서”였던 그는 우연히 들렀던 부동산에서 무장강도사건에 휘말려 총탄을 맞고 ‘뇌이식’ 수술을 받는다.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고 의식을 찾은 나루세는 도겐 박사로부터 자신이 받은 수술이 전세계의 주목을 받은 최초의 뇌이식이었으며 당분간 격리된 채로 치료를 받으며 연구 대상자가 되어야 한다고 전해 듣는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사소한 변화>는 일본에서도 이미 두 차례 영화와 드라마화가 된 소설로 한국에서도 <변신>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었다. 심장이나 간을 이식받은 사람이 새로 얻은 장기로 인해 인간성이 변하는 경우는 없다. 그러나 이식을 받은 부분이 타인의 ‘
씨네21 추천도서 <사소한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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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스필버그가 영화화하는 논픽션. 각본은 스필버그와 함께 <링컨>(2012), <뮌헨>(2005>에서 실제 사건과 실존 인물을 영화로 옮긴 토니 쿠시너가 맡았다. <모르타라 납치사건>의 저자 데이비드 I. 커처는 미국의 역사학자로 이탈리아 정치, 사회, 역사 분야를 연구해왔으며, 이 작품은 <에드가르도 마인>이라는 연극으로 각색되어 2002년 처음으로 무대에 올랐다.
1858년 6월 볼로냐. 가족이 보는 앞에서 납치된 유대인 아이가 있다. 6살 난 에드가르도는 교황청 헌병대에 의해 연행되는데, 아이가 세례를 받고 기독교도가 되었기 때문에 교회법에 따라 유대인 가정에서 성장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교황에 의해 납치된 아이와 그 아이를 구하려는 가족과 유대인 공동체, 더불어 근대적 평등권을 이유로 언론을 통해 교황을 압박하려는 움직임 등이 이어진다.
19세기 유럽의 자유주의와 교황청의 맞대결 양상을 잘 보여준 이 사건은 유대
씨네21 추천도서 <모르타라 납치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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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드라마 <한자와 나오키>의 원작 소설. 일본이 최고의 경제 호황을 누리던 1988년에 중앙은행에 입사한 한자와 나오키가 버블 붕괴와 함께 기업 도산을 연쇄적으로 겪으며 경험하는 일을 그린 소설이다. 총 4권으로 되어 있으며 그중 2권이 먼저 출간되었다. 일본에서는 4권의 합산 판매부수가 570만권에 이른다. 그만큼 사실적으로 일본 버블 붕괴 과정과 그 이후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는데, 작가 이케이도 준은 1963년생으로 게이오대학 법학과를 졸업하고 미쓰비시은행에서 일했던 경력을 살려 <한자와 나오키>를 썼다. “은행 미스터리의 탄생”이라고 불린 작품답게, 성실한 은행원 한자와 나오키를 주인공으로, 은행 내 정치 파벌 싸움부터 기업을 대상으로 한 금융 업무가 실적을 위해 어떻게 변질되었는지 등을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특히나 상사의 부당한 업무 지시로 인해 파국이 왔을 때, 그것을 특유의 정공법으로 헤쳐나가는 주인공 한자와 나오키가 돋보인다.
1권에서 한자
씨네21 추천도서 <한자와 나오키 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