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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 클레지오의 글을 마주하는 첫 느낌은 막연함이다. 그의 글은 손쉽게 잡히지 않는다. 주변 환경과 인간의 내면이 섬세하고 구체적인 단어로 설명되어 있음에도 그게 그려내는 풍경이 어떤 모습인지는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클레지오의 소설은 오감을 무력하게 할 정도의 세세한 관찰로 시작하며 그렇게 표현된 단어들은 현실의 영역을 훌쩍 넘어버린다. 그래서 그의 글들은 항상 처음이 힘들다. 무뎌진 감각을 깨우고 무시하고 지나쳤던 세계에 눈을 뜨기까지 10여 페이지는 소요된다.
<사막>은 클레지오가 1980년에 완성한 작품이다. 원시사회, 자연과 근원으로의 회귀 본능이 강하게 드러난 후기 작품 중 한편이다. 소설은 사하라 사막에서 살아가는 1910년의 사람들과 사막 변두리 빈민촌에 사는 소녀 랄라의 이야기를 교차로 보여준다. 소녀 랄라는 ‘청색인간’이라 불리는 사막 투사의 후예이기도 한데 그녀는 결혼을 피해 어쩔 수 없이 프랑스 도시로 나간다. 문명이 몰아낸 사막과 그렇게 없어지는
사막과 소녀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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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머리 앤은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소설 주인공 중 한명이지만 그 누구보다 평범한 소녀다. 특별히 예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귀여움이 묻힐 정도로 못생긴 건 아니다. 영민하고 재치있지만 독자를 놀라게 할 정도로 천재적인 두뇌의 소유자는 아니다. 좌절된 어린 시절의 소망과 소소한 행복감을 고루 버무리면 빨강머리 앤의 이야기가 된다. 책을 읽는 소녀들의 인생과 크게 다르지 않은. 고아로 자라나 소년을 원했던 집에 보내져 새로운 가족과 친구들 사이에서 성장하는 소녀의 이야기는 국경과 시간의 벽을 넘나드는 사랑을 받았다.
<빨강머리 앤> 100주년 기념판은 앤을 추억하는 세 가지 방법을 보여준다. 루시 M. 몽고메리의 <빨강머리 앤>은 캐나다의 ‘빨강머리 앤 협회’ 100주년 공식 기념판. <빨강머리 앤이 어렸을 적에>는 ‘빨강머리 앤 협회’가 인정한 캐나다 작가 버지 윌슨이 원작 연구를 통해 완성한 앤의 탄생 배경부터 입양 전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여
앤을 추억하는 세 가지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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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삐 롱스타킹’ 시리즈의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이 쓴 또 하나의 시리즈. 갓 스물을 넘긴 여자 카티가 다른 나라를 여행하고, 우정을 쌓고,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비슷한 내용인 E. M. 포스터의 <전망 좋은 방>보다 더 소박하고 낭만적이다. <바다 건너 히치하이크>에서 미국 여행을 떠난 카티. 카티가 미국에서 방종하게 지낼세라 동행한 이모는 사랑에 빠지고, 결국 결혼하게 된다. <베네치아의 연인>에 이르면 이모와 함께 살던 카티는 남자친구 얀의 청혼을 받는데, 청혼의 이유가 사랑인지 집인지 의문을 갖는다. 카티는 청혼을 거절하고 친구와 베니스로 떠난다. 결국 <아름다운 나의 사람들>에서 카티는 사랑을 이루고 프랑스로 떠난다.
삐삐 롱스타킹의 추억을 가진 사람이라면 카티가 너무 순하고 착하다는 데 약간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읽을수록 카티의 평범함이 마음에 와닿는다. 소녀 시절 꿈꿨던 대로 삶이 풀려가지 않는다는 씁쓸함을 상
‘그때 그 꿈’을 돌려준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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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인 미술사학도인 한 영국 청년이 지도교수의 부탁으로 이탈리아 귀족가문의 대저택을 연구하러 떠난다. 교수는 청년에게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와 <달력>을 쥐어주며 저택의 소유자인 도치 여사를 주의하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긴다. 저택 사람들은 모두 친절하고 예의바르지만 뭔가를 감추고 있다. 요절한 아내를 위해 도치 가문의 조상이 지었다던 추모정원은 아름답지만 위험해 보인다. 청년은 오비디우스의 책에서 막 튀어나온 것 같은 추모정원의 조각상들이 어떤 사실을 은유적으로 암시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새비지 가든>은 호사스런 추리물이다. 이 소설은 단테의 <신곡>과 그리스 신화의 대표적인 아이콘(플로라와 아폴론, 아도니스와 나르키소스)으로부터 실마리를 유도하며, 한 가문의 비극을 말하기 위해 이탈리아 우파와 좌파의 역사적 충돌을 끌어온다. 누릴 호사가 많아서일까. 소설의 마지막에 ‘준비된’ 진실보다 결말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더 매력적으로
추모정원 조각상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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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 보기엔 경성의 풍경사진들을 모아놓은 책 같다. 하지만 <경성, 사진에 박히다>는 역으로 경성시대의 사진문화를 들춰보는 책이다. 물론 사진으로 경성을 보든 그 시대의 사진문화를 엿보든 독자의 감상은 별다를 게 없을지 모른다. 어쨌든 사진은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그 시대의 모습들을 재현하기 때문이다. <경성, 사진에 박히다> 또한 당시의 경성이 사진에 어떻게 활용됐는가를 설명하면서, 시대의 면면들을 소개한다. 당시 사진관들에 엄청난 수익을 안겨준 신분증명사진 붐은 일제가 조선인들을 관리·감독하기 위해 사용한 술책이었다. 조선인 비행사로서는 처음으로 안창남이 경성을 비행하며 찍은 사진들은 당시 조선인들에게 독립의 꿈을 심어주었다.
책은 또한 경성의 사진문화를 통해 이미지에 대한 인간의 욕망이 얼마나 유구한 것인지를 드러낸다. 자신의 사진을 신문사에 보내고 자살을 택한 한 남자의 사연은 버지니아공대 총기 사건을 일으킨 한인 학생을 떠올리게 한다. 안중근의 사
사진문화, 경성에 박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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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영웅에게서 결함투성이 이웃의 얼굴을 보았고, 열차 칸처럼 늘어선 신문 일일 연재만화의 비좁은 네모 칸에 중원을 담았다. “싸운 적은 없고 버티기만 했다”는 본인의 회고대로 그는 치사찬란한 검열의 시대를 몸을 낮추어 통과한 작가였지만 풍자와 반항을 김장독처럼 깊숙이 묻어놓아 후대에 새록새록 발굴의 즐거움을 안겼다. <고우영 이야기>는 한국 대중문화가 배출한 가장 독창적인 예술가의 한 사람인 고우영 화백의 생애와 작품세계를 정리한 책이다.
책을 여는 전 <한겨레> 기자 임범의 글은 1994년 진행한 인터뷰를 토대로 화백의 생애를 요약했다. 고우영 만화를 이유불문 필독서로 꼽는 만화연구가 김낙호는 텍스트를 분석했는데 방대한 인물에도 불구하고 개성을 보존한 캐릭터의 외적 형상화를 지적한 대목과 디지털 시대에 고우영 만화가 발휘하는 저력을 평가한 부분이 솔깃하다. 중국 철학을 연구한 이상수는 고우영 만화의 고전 해석을 검토했고 비평가 이명석은 헤밍웨이처럼 자연을
‘풍자의 거장’ 고우영의 체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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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식당은 밤 12시부터 새벽 6시까지 연다. 특별한 메뉴는 없다. 손님이 원하는 음식이라면 뭐든지 만든다는 것이 주인장의 소신이다. 물론 아닌 밤중에 캐비어를 곁들인 연어 스테이크를 주문하는 손님이 신주쿠 유흥가에 있을 리는 만무하다. 심야식당을 찾는 손님은 대개 동네 불량배, 나이든 게이, 잘 안 팔리는 엔카 가수, 사랑에 빠진 스트리퍼다. 그들이 원하는 음식도 달콤한 달걀말이, 문어모양의 비엔나 소시지 볶음, 하룻밤 냉장고에서 묵혀둔 카레라이스, 낫토 정식 정도에 불과하다.
<심야식당>은 밑바닥 인생들의 담담한 이야기다. 마흔한살에 만화가로 데뷔한 아베 야로는 서민적인 일본 음식들을 통해 심야식당을 찾은 서민들의 인생을 조근조근 단편으로 풀어낸다. 그림체는 화려하지 않다. 아니, 종종 아마추어적이다. 그러나 작가의 담백한 손맛이 심금을 울리는 순간이 꽤 있다. 이를테면 고양이 맘마(갓 지은 밥 위에 잘게 썬 가다랑어포와 간장을 얹어서 먹는 것) 에피소드의 마지막
뜯어내 벽에 붙여두고 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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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은 21세기의 단어다. 이전까지 취미나 안목을 말하는 점잖은 단어였다면, 최근에는 그 의미가 “사물을 차별적으로 보는 능력”으로 격상됐다. 미술·패션·인테리어 취향에 대한 내밀한 탐구, 라고 부제를 단 <취향>은 이것들에 대한 제안이자 안내서다. 12년간 미국에서 미술·패션계에 몸담은 저자의 말을 빌리면, 취향은 “삶의 미세한 결들 속에 숨은 매력적이고 거추장스러운 문제”가 돼버렸다. 사실, 이제 와서 취향을 논하는 것은 고루하다. 하지만 개인적이고 사회적이며 소비지향적인 이 문제에 대해 이 책은 색다른 방식으로 접근한다. 전문용어와 화려한 에피소드로 휘감은 설명이 아니라 발로 걷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진, 오감에 감상을 더한 이야기들로 주제에 대한 생각을 전한다.
자전거를 타는 것. 채식을 고집하는 것. 욕망과 절제 사이에서 줄타기하는 것. 우세한 것이 아니라 나에게 이로운 것. 스트리트 패션 사진 블로거, 안티패션주의자, 마크 제이콥스의 핸드백 디자이너부
오감으로 읽는 취향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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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영화제작자들은 책상에 수북이 쌓여 있는 시나리오 중에서 어떤 작품을 택할까. 시간이 곧 돈인 이들에겐 모든 시나리오를 다 읽을 만큼의 여유가 없다. 시나리오를 분석하고 그것의 시장가치를 발견해 영화화를 추진하는 사람은 따로 있다. <스토리텔링의 비밀>의 저자인 마이클 티어노가 바로 그런 사람이었다. 미라맥스에서 스토리 애널리스트로 일하며 수많은 시나리오를 읽고 선택하고 버린 티어노는 할리우드가 눈여겨보는 시나리오에는 일정한 기준이 있음을 말한다. 그런데 그 기준이 우연히도 고대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2000년 전에 쓴 <시학>과 묘하게 맞아떨어지더란다.
<스토리텔링의 비밀>은 <시학>이란 지적인 텍스트를 할리우드 스타일로 풀어낸 실용서적이다. 솔직히 이 책에 가장 먼저 눈길을 줄 사람은 아리스토텔레스의 가르침보다는 ‘얘기 되는’ 시나리오에 관심있는 작가 및 영화감독일 것이다. 인용된 <시학> 구절보다 메이저 스튜디오
얘기 되는 시나리오, 그게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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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색의 수수께끼>는 추리단편집이다. 청색과 적색에 이어 이번에는 흑색과 백색의 수수께끼가 출간되었다. 밀실 추리, 일상 추리, 사회파 추리, 스릴러 등 다양한 분위기를 고루 갖춘 작품을 모았다. 일본의 미스터리 문학상인 에도가와 란포상 50주년에 맞춰 기획된 이 시리즈에는 1990년부터 2004년까지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한 작가 18인의 중단편 소설이 묶여 있다. 주의할 점은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작품집이 아니라는 사실.
가장 눈길을 끄는 <저벅저벅>은 <연애시대>로 유명한 노자와 히사시의 단편이다. 화자는 마흔을 앞둔 한 주부. 남편에게 아이를 낳아주고 싶어하지만 쉽지 않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어렸을 적 트라우마. 열살 무렵 동네 오빠에게 성추행을 당했기 때문이다. 3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뒤 우연히 소년의 환영을 목격한 그녀는, 고통을 극복하기 위해 직접 문제의 소년을 찾아나선다. 소름끼치는 진실과 그에 이어지는 오싹한 결말은 헌신과 집착
아인슈타인 바이올린의 행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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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기 전만 해도 성형수술은 의학계의 천덕꾸러기였다. 신체적 결함을 최소화하는 ‘재건성형’은 존경 받았지만, 생김새의 불만족을 해소하기 위한 ‘미용성형’은 구경거리에 불과했다. 심지어 미용성형 의사들은 돌팔이, 사기꾼이라고 불렸다. 지식도 부족했지만 인식도 싸늘하던 시대였다. 현대적 의미에서의 성형수술은 1차대전을 계기로 본격화됐다. 장갑이나 옷으로 가릴 수 없는 부위가 손상된 군인들은 이전 모습으로 돌아가기 전까지 귀향을 거부했다. 덕분에 사례와 수요는 넘쳐났고, 이를 기점으로 기술 면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다. 그렇다면 군인이 대상이던 성형술이 황금알을 낳는 의료과목으로 바뀌기까지 어떤 변화가 있었던 것일까? <비너스의 유혹>은 청교도적 실용주의가 지배했던 미국을 중심으로 성형수술의 발전에 따른 인문사회적인 변화를 살피는 책이다. 원제는 <Vinus Envy>. 프로이트의 ‘남근 선망’(Penis Envy)을 운율까지 고려한 변형인데, 성형의 역사가 열등감
군대에서 시작된 성형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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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데이빗이 바라보는 세상은 잿빛이다. 신은 엄마를 살려달라는 그의 바람을 저버렸고, 어른들은 2차대전을 일으켜 서로 죽고 죽이기 시작했으며, 아빠는 금방 다른 여자와 사랑에 빠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도피처로 택했던 독서가 문제가 된다. 마녀와 끔찍한 괴물이 등장하는 환상동화를 즐겨 읽던 데이빗은 책 속의 이야기가 현실의 자신을 ‘습격’하는 것을 느낀다. 이야기와 현실의 경계가 사라지고, 책들의 대화를 듣고, 허리 꼬부라진 남자가 서재를 뒤지는 광경을 목격한 직후, 소년은 어둠 속에서 죽은 엄마의 목소리를 듣는다. 목소리를 따라 정원의 지하로 들어간 그는 전혀 다른 세계를 발견한다.
맷 데이먼과 히스 레저가 주연을 맡은 영화 <그림형제: 마르바덴 숲의 전설>을 생각하면 쉬울 것이다. <잃어버린 것들의 책>은 <그림형제…>와 마찬가지로 온갖 미사여구와 화려한 묘사로 포장된 환상동화의 거품을 걷어낸 작품이다. 데이빗이 도착한 세계에서 빨간 망토 소녀
잃은 만큼 어른이 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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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브라이슨이 세계 최고의 여행작가가 아니라면, 적어도 세계에서 가장 고약한 여행작가일 것이다. 그는 여행하는 지역을 찬미하는 대신 끝없이 투덜거린다. 말하자면 이런 식이다. 이 나라는 말도 안 통하고 몸은 힘들고 사람들은 무례하고 음식도 맛없어서 죽겠는데 내가 왜 여길 여행하는 걸까. 하지만 빌 브라이슨의 못된 문체에 부아가 치밀어오르는 일은 거의 없다. 배배 꼬인 영국식 유머가 너무 웃기기 때문이다. 게다가 불평불만의 끝에 찾아오는 묘한 여행의 감흥도 브라이슨의 특기다. 오랫동안 여행 안 가던 브라이슨이 애팔래치아 트레일(<나를 부르는 숲>)과 유럽(<빌 브라이슨 발칙한 유럽산책>)에 이어 아프리카로 갔다. <빌 브라이슨의 아프리카 다이어리>는 그가 국제빈민구호단체 CARE의 홍보대사 자격으로 8일간 케냐를 방문한 뒤 ‘오오 아프리카에도 희망을!’ 비슷한 인도주의적 결론을 내리며 슥슥 써낸 책이다. 전작들과 비교하자면 별것 없다. 한 페이지에 실린
거참, 브라이슨의 문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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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무라 히로시는 일본 개그 콤비 기린(麒麟) 소속이다. 그의 파트너인 가와시마는 성우 같은 목소리와 잘생긴 얼굴의 훈남 이미지. 다무라는 경험에서 비롯된 개그 소재로 인한 가난의 이미지. 다무라의 가난 이야기를 책으로 옮긴 게 <홈리스 중학생>이다. 경제적 위기로 가족 ‘해산’이라는 현실을 맞이한 중학생 다무라 히로시는 공원에서 노숙을 시작했다(이 공원을 찍은 사진이 책 표지 안쪽에 인쇄되어 있다). 형도 누나도 예외는 아니었다. 배가 너무 고파 골판지를 뜯어먹을 수밖에 없는 생활이었다. 이젠 유명 개그맨이 된 다무라의 진솔한 경험담은 버블 붕괴 이후 오랫동안 고통스런 시간을 견뎌야 했던 일본 독자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개그맨이 쓴 책다운 유머러스함은 분명 이 책의 강점이지만, 비참하기까지 한 가난의 시간보다는 다무라를 도와주는 사람들과 그들로 인해 성장해가는 이야기야말로 독자의 공감을 얻었다. 이 책은 2007년 일본 최고의 베스트셀러인 동시에 2008년 상반기
가난개그로 2억엔을 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