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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할 만하다 지수 ★★★★
시간 없을 때 읽기 시작하면 낭패 지수 ★★★★★
비디오방-만화방-당구장의 트라이앵글 속에서 청춘을 소모하던 10년 전, <바나나 피쉬>라는 게 입소문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추천 이유가 사람마다 조금씩 달랐다. 대작이니까 꼭 보라는 모호한 말부터, 색다른 순정만화라는 친구도 있었고, 야오이물 싫어하는 사람도 좋아할 수밖에 없는 야오이물이라는 말도 있었고… 한 만화를 두고 하는 말인지 헷갈릴 정도였다. 무슨 뜻인지 모르겠는 제목에, 줄거리는 복잡하고, 작가는 낯설고, 웬만해서 첫눈에 반하기 쉽지 않은 그림체였는데 입소문은 무섭게 퍼졌다. 읽은 사람 모두가 좋아한 건 아니었지만, 일단 끝까지 읽은 사람은 <바나나 피쉬>를 숭배했다. 입소문이 났던 즈음엔 이미 만화책 구하기가 쉽지 않았던 <바나나 피쉬>가, 이번에 완전판으로 부활했다. 번외편을 모은 외전집과 공식 가이드북도 함께 출간되었다.
<바나나 피쉬>는
[도서] 전설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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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셀 프루스트, 앙리 마티스, 지그문트 프로이트, 버나드 쇼. 열일곱에 치명적인 미약(媚藥)을 발견한 오스왈드와 그 일행에 사기를 당한 희생자들의 명단 중 일부(!)다. 철저하게 부도덕하고 이윤과 향락만을 추구하는 오스왈드는 이 미약을 이용해 스물이 되기도 전에 백만장자가 되는데, <나의 삼촌 오스왈드>는 오스왈드를 ‘평생 한량’으로 만든, 대담하고 섹시한 사기극의 전모를 폭로한다.
오스왈드가 수단에서 공수한 미약은, 80 먹은 노인도 9분 만에 섹스머신으로 변신시키는 비장의 무기다. 거부할 수 없는 마력의 야스민이 미약이 들어간 초콜릿을 세기의 천재들에게 먹이면, 그들은 9분 뒤 야스민을 탐하게 된다. 콘돔을 씌워 행위를 마치고 정자를 가져오면 임무는 끝. 천재의 어머니가 되고픈 부유한 여인들은 앞다투어 냉동된 정자를 사간다.
소설은 이 발칙한 활극 중 ‘야스민의 정자 수집과정’을 정성스레 기술한다. 유명인들과 야스민이 벌이는 육탄전에 대한 생생한 묘사는 단연
[도서] 웃기고 섹시한 사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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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크가 아니라 지글거리는 소리와 냄새를 팔아라.” 영화마케팅에서 제1의 금언으로 앞의 문장을 내세우며 시작하는 이 책은, 제목처럼 ‘영화마케팅의 A to Z’를 논한다. 저자인 로버트 매리치는 <할리우드 리포터>의 편집장을 역임하고, 영화 및 TV업계의 엔터테인먼트 마케팅과 관련해 20년 이상 글을 써온 저널리스트. 영화와 관객 그 사이에서 마케팅이 어떻게 영향을 주고 효과를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 철저한 취재와 조사를 바탕으로 이 책을 완성했다.
영화마케팅에 대한 모든 것이라니, 조금은 솔깃했을 독자들에게 감히 경고하면 이 책을 심심풀이로 읽어내려가는 교양서로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오히려 본격적인 영화마케팅 실무를 풀이해준 교본 같은 존재로 봐야 적당하다. 전문용어와 정의, 조사방법론, 용례 순으로 이어지는 구성이 수업시간에 줄그어 읽었던 교과서를 연상시킨다. 할리우드가 기준이 된 까닭에 한국영화 마케팅에까지 100% 적용하기 힘든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 그래
[도서] 영화, 어떻게 팔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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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 맞은 청소년을 위한 선물 지수 ★★★★☆
주변 인물들이 매력적이다 지수 ★★★★☆
닐 게이먼의 이름만 보고 책장을 펴고 읽기 시작하다가, 그림이 많다는 데 당황했고 그리움을 자극하는 착한 말투에 또 한번 당황했다. 표지를 다시 보니 ‘2009 뉴베리상 수상작’. 뉴베리상은 미국에서 가장 오래되고 잘 알려진 아동문학상이다. 인간이 아닌 존재들에 의해 공동묘지에서 키워진 한 소년의 모험과 성장을 그린 판타지 소설이다. <해리 포터> 시리즈를 좋아했던 청소년 독자와 성인 독자의 관심을 끌 법한 책이다.
어느 날 밤, 잭이라고 불리는 남자가 일가족 살해에 나선다. 두 부부와 여자아이를 해치운 뒤 그는 마지막 남은 사내아기를 찾아 집을 뒤진다. 갓난아이는 젖비린내와 초코 과자, 축축하게 젖은 일회용 기저귀에서 나는 시큼한 냄새를 남기고 사라진다. 걸음마를 갓 배운 아기는 공동묘지의 주민들, 그러니까 유령들의 눈에 띄고, 그들은 잭을 따돌리고 긴 토론 끝에 아기를 키우기
[도서] 공동묘지의 노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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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키단 히토리는 일본 개그맨이다. 보통 둘이 콤비를 이루어 활동하지만 그는 혼자 ‘1인 극단’이라는 예명을 지어 활동하고 있고, 괜찮은 집안에서 성장한, 지적인 이미지를 갖고 연기에까지 활동 영역을 넓혔다. 그 지적인 이미지에 일조한 것 중 하나가 이 소설 <소리나는 모래 위를 걷는 개>다. 연작 단편이 모여 인간의 마음이라는 모자이크를 채워가는 소설이다.
여기는 자유롭고 싶다는 이유로 홈리스 흉내를 내다 아예 가출해 홈리스가 된 남자가 있는가 하면, 도박 빚에 쪼들려 할머니에게 사기를 치려는 남자도 있다. 딱 열장의 사진만 찍을 수 있는 카메라를 든 여자가 셔터를 누르는 순간은 어째 다 허망하기 짝이 없다. 각 이야기의 주인공은 다음 이야기에 조연으로 등장하고, 부지불식간에 만들어진 관계 속에서 외톨이였던 이들이 변화를 겪는다. 일본에서 5년 만에 탄생한 밀리언셀러가 된 이 책에 특별한 이야기가 있는 건 아니다. 이런 연작 단편이 새로운 것도 아니다. 하지만 예측 가
[도서] 5년 만에 탄생한 밀리언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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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을 때 낄낄거리면 주변에서 쳐다보게 마련이다. 이때 머쓱해진 독자는, ‘다음엔 속으로 웃어야지’라고 결심하지만, 그 결심이 무색해지는 순간은 다시 찾아온다. 주위의 눈총이 따가워도 웃음을 멈출 수 없는 책, <기발한 세계일주 레이스>가 그렇다. 기행문인 양 제목을 달아놓고 (실제로 여행하면서 쓴 글인데도) 여행보다는 캐릭터에 기대어가는 이 책은, 그저 같은 학교(하버드대)를 졸업하고 같은 직업(방송국 인기 시트콤 작가)에 종사하는 어쩌다 시간이 남은 (운 더럽게 좋은) 두 남자가, 40년 묵은 고가의 킨클레이스 스카치위스키를 걸고 벌이는 여행 경주에 대한 사적인 기록이다.
LA에서 동쪽과 서쪽으로 출발해 먼저 원점으로 돌아오는 사람이 승자가 되는 이 경주엔 조건이 있다. 비행기를 타지 말것, 그리고 모든 경도를 지날 것. 육로와 해로만을 이용한 세상밟기는 생각만큼 낭만적이지 않다. 그러나 기상천외한 시각을 가진 두 남자의 일기장은 지루한 순간에 대한 묘사에서조차
[도서] 웃기는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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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하고 싶어진다 지수 ★★★★
지루하지 않다 지수 ★★★★☆
<아폴로의 눈> 길버트 키스 체스터튼 지음 바벨의 도서관 펴냄
<마이더스의 노예들> 잭 런던 지음 바벨의 도서관 펴냄
소설가가 쓴 독서일기류의 책을 볼 때면 흥미로운 점. 자기가 쓰는 소설과 좋아하는 작가의 소설 사이에 분명한 연결고리가 보인다. 더 재미있는 점은 대부분의 소설가의 독서일기에 단골로 등장하는 작가들(도스토예프스키, 카프카, 헤밍웨이…)의 경우 참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해석된다는 것이다(자기가 쓰는 방식으로 보고 해석하기 때문이겠지). 바벨의 도서관에서 펴낸 ‘보르헤스 기획 세계문학전집’은 보르헤스가 좋아했던 작가와 그들의 소설을 소개하는 책이다. 소설에 대해서 얘기하는 게 아니라 소설을 소개하는. 전집 첫 번째 책은 추리소설의 고전인 브라운 신부 시리즈로 유명한 G. K. 체스터튼의 단편집 <아폴로의 눈>이고 두 번째 책은 <강철 군화>를 쓴 잭 런던의 단편
[도서] 보르헤스가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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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의 여행사 ‘소셜투어’는 트레킹 상품을 판매한다. 소셜투어는 포터 자신의 짐을 포함해 20kg이 넘는 짐은 맡기지 않았고,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보험을 들어준다. 일당 500루피는 다른 누구의 손도 거치지 않고 포터에게 직접 전한다. 그리고 여행자들에게 포터들의 인권에 대해 교육한다. 관광객을 위해 현지인들이 저임금에 혹사당하는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사회적 책임지기의 일환이다. 인권뿐 아니라 환경도 보호 대상이다. 여행자들은 비닐봉지나 1회용 플라스틱 물병 대신 가방과 물통을 가져가야 한다. 불편함을 감수하고 관광객이 얻는 것은 자연을 파괴하고 돌아가는 이방인이 되는 대신 지속 가능한 개발에 일조했다는 만족감이다.
<희망을 여행하라>는 ‘공정여행’에 대한 책이다. 이 책에서는 공정여행을 ‘여행에서 만나는 이들의 삶과 문화를 존중하고 내가 여행에서 쓴 돈이 그들의 삶에 보탬이 되고, 그곳의 자연을 지켜주는 여행’으로 정의한다. 스페인에서 쿠바, 아프가니스탄에 이르기까
[도서] 함께 행복해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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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겹다. <정글>을 읽는 동안 치밀어오르는 한 가지는 메스꺼움이다. <정글>의 주인공, 리투아니아 출신의 이민자 유르기스는 행복을 꿈꾸며 미국 땅을 밟았다. 그리고 시카고의 식육공장에서 일을 시작한다. 하루에 버는 돈이래야 고작 1달러75센트. 열악한 조건에도 경쟁이 치열해, 하루라도 결근하면 그 자리는 또 다른 ‘유르기스’에게 빼앗기고 만다. 처음에 그는 아메리칸 드림을 믿었다. 하지만 오래지 않아 그것이 덫이라는 걸 알게 된다. 자본주의가 들이미는 교활한 낯짝은 노동과 가난의 악순환을 구르는 그의 삶을 비참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각종 공장들을 전전하는 동안 유르기스는 누구도 사지 않는 중고품으로 전락한다.
악취를 시각화하는 업튼 싱클레어의 생생한 필치는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다. 하나 모퉁이마다 괴로운 진실이 기다린다. 1906년의 이야기가 현재에도 똑같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드림 아메리카로 우리가 떠날 때, 또 다른 사람들은 드림 코리아에 도착한다. 발
[도서] 꿈이 졌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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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카페, 시작했습니다> 다케무라 마나 지음, 아우름 펴냄
<작은 가게, 시작했습니다> TimemachineLabo. 지음, 아우름 펴냄
실생활 응용 지수 ★★★☆
카페 창업 도움 지수 ★★★☆
홍대 주차장 골목이건, 신사동 가로수길이건, 삼청동 뒷길이건… ‘뜬다’는 거리에는 꼭 예쁜 카페들이 즐비하다. 처음엔 새로 생긴 집 찾아다니는 재미가 쏠쏠했다. 어느 카페는 의자가 다 제각각이라 즐거웠고, 어느 카페는 음악을 잘 틀어 좋았고, 색다른 메뉴가 허기를 자극하기도 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그 집이 그 집 같아 보이기 시작했다. 작은 골목 하나에 카페만 대여섯곳 되는데, 각각의 개성이 느껴지지 않아서다. 메뉴는 고만고만, 인테리어 설정자료집이라도 있는지 분위기가 천편일률적이고, 음악도 보사노바와 시부야계의 곡들로 통일된 경우가 꽤 많다.
<작은 카페, 시작했습니다>와 <작은 가게, 시작했습니다>는 일본의 빈티지 카페, 빈티지숍
[도서] 이 카페를 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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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클레지오, 오르한 파묵, 주제 사라마구, 오에 겐자부로,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를 비롯한 작가 10명의 노벨문학상 수상 연설집이다. 대표작 모음집도 아니고 연설집이 뭐 특별할까 생각한다면 오산. 이 책은 그들이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물어온 “왜 쓰는가”에 대한 대답이자 문학에 대한 사랑고백이다. 특히나 감사를 바치는 사람들의 이름을 열거할 때, 생활인으로서의 그들과 소설가로서의 그들을 뒷받침해준 이들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좋아하는 작가들이 사모하는 작가들 명단을 얻을 수 있으니 어찌 신나지 않겠는가). 문학을 이야기하기 위해 삶을 이야기하는 그들의 글을 읽으면 전쟁이나 근대화와 같은 그 시대의 고민도 알 수 있는데, 이런 이야기는 그들의 글을 이해하는 실마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엄청 길기 때문에 정말 이걸 다 읽는 걸까 생각하면 청중이 약간 딱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지적 발달 장애를 안고 살아가지만 작곡가가 된 아들 이야기로 연설을 맺는 오에 겐자부로, 여성으로 태어난다
[도서] 연설입니까? 고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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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잡지 <팝툰>에 연재됐던 권리의 소설이 단행본으로 출간됐다. 성장소설이자 여행소설인 이 책은, 작가가 352일 동안 39개국을 여행하며 집필한 결과물. 때문에 소설은 당연히 집을 떠나는 것에서 시작해 집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끝마친다. 대신 두 주인공의 여정은 <론리 플래닛>식의 뻔한 루트가 아닌, 지적이고 미스터리한 사건들에 의해 진행된다. 스무살 청년 유석은 저명한 화가였던 아버지의 임종을 맞이한다. 이후 유석은 “18세기 유럽인들이 그랑 투르를 떠났듯” 친구 쇼타와 함께 긴 여행길에 나선다. 두 청년에겐 각자 다른 여행의 목적이 있다. 유석은 위작 시비에 휘말린 아버지의 대표작 ‘야마 자화상’의 진실을 추적해야 하고, 쇼타는 6년 전 행방불명된 형을 찾아야 한다. 목적이 분명한 여행이지만, 타지에서의 삶은 두 청춘에게 치열한 성장통의 기회가 된다. 대개의 여행이 그렇듯 말이다. 픽션으로서의 평가는 잠시 미뤄두더라도, <눈 오는 아프리카>의 진짜
[도서] 길 위에서 쓴 성장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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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 좋아하는 이에게 추천 지수 ★★★★
서경식의 다른 책도 궁금해진다 지수 ★★★★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미의식이란 무엇인가. 서경식은 예쁜 것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예쁜 것이 주는 치유와 위안이 경제적 가치를 갖는 세상에서, 미의식에 대한 근본적 고민을 시작한다. 이쯤에서 묻고 싶은 것. 그런데 예쁜 게 왜 나쁜가. 예쁜 게 아름다움이라고 생각하면 안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서경식은 이렇게 말한다. “‘예쁘다’는 것은 보는 이가 그다지 저항감을 느끼지 않는 것으로, 엄밀하게 말하자면 지루하다는 것도 된다. 미술도 인간의 영위인 이상, 인간들의 삶이 고뇌로 가득할 때에는 그 고뇌가 미술에 투영되어야 마땅하다. 조선 민족이 살아온 근대는 결코 ‘예쁜’ 것이 아니었을뿐더러, 현재도 우리의 삶은 ‘예쁘지’ 않다.” 미의식은 예쁜 것을 좋아하는 의식이 아니고 무엇을 미라고 하고 무엇을 추라고 하는 의식이라는 말이다.
첫 글인 ‘통일독일 미술기행’은 에밀 놀데의 <성>에서
[도서] 아름다움을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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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관련 뉴스 중에는 이런 게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시절, 판사 출신인 연수원 교수들이 수업하다가 “어이, 상고 출신 노무현이 대답해봐”, “나이 많은 노무현은 어떻게 생각하나” 식의 짓궂은 질문을 많이 했다는 게 있었다. 우와, 설마 그렇게 더럽고 치사하게 굴까 싶었는데, 아직도 그런 모양이다. 판사, 검사, 변호사, 법조기자, 경찰, 마담 뚜까지 법조인이거나 법조계와 연이 닿은 스물세명의 사람들을 인터뷰해 재구성한 <불멸의 신성가족>(부제: 대한민국 사법 패밀리가 사는 법)을 보면 아직까지도 법정에서 그와 비슷한 일이 벌어지는 모양이다. 법정에서 변호사에게 반말을 하거나, 조정에 응하지 않으면 반드시 불이익을 준다고 하거나 “연수원 몇기냐?”는 말을 의뢰인이 듣는 앞에서 한다. 이 책 속 다양한 이야기는 법조계에 무지한 사람들에게 꽤 재미있는 읽을거리다. 가장 놀라운 대목은 뭐니뭐니해도 브로커에 대한 이야기. 수임료를 많이 냈지만 사무장
[도서] 법조계 비하인드 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