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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석 감독은 지난 10년 동안 ‘과욕의 승부사’라 불렸다. 급변하는 영화산업의 지형도 안에서 그는 위험한 줄타기를 통해 영세 제작사가 대기업에 버금가는 파워를 지닐 수 있음을 보여줬다. 그러나 ‘과욕의 승부사’라는 수사가 오직 한 사람에게만 주어진다면, 이는 강우석 감독이 아니라 신상옥 감독에게 돌아가야 옳고, 합당하다. 50년 전 신상옥 감독은 일찌감치 대량생산이 가능한 스튜디오 체제를 도입했고, 그가 만든 신필름의 무대는 전세계였다. 그렇다고 <영화제국 신필름>이 “난, 영화였다”던 신상옥 감독의 오만한 의지에 대한 탄복은 아니다. “남한, 북한, 홍콩, 미국에서 모두 영화를 만들어낸 유일한 영화인”이자 “그가 만든 어떤 영화도 그의 인생만 못했다”는 신상옥 감독의 삶에 대해 긍정하면서도, 저자는 ‘칭기즈칸’을 꿈꿨던 신상옥의 거대한 꿈이 영화산업 지형 내에서 어떻게 왜곡되고, 또 종국에는 실패할 수밖에 없는지를 추적한다. 1959년부터 1975까지 신필름의 흥망성쇠
[도서] 칭기즈칸’을 꿈꿨던 신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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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앵스트(Angst)에 휘몰려 정처없이 달려가는 예술가가 있다. 아무것도 쓸 수 없으리라는 절망, 욕설을 끼얹건 광대 짓을 하건 일상을 부수어야 한다는 의무감, 적당히 겁 많고 약은 현대인을 향한 경멸로 부글댄다. 이 격렬한 예술가상은 낯설지 않다. 보들레르와 독일 표현주의, 비트족으로 면면히 흘러온 피가 <풀이 눕는다>에도 흐르고 있다는 말이다.
‘나’는 3년 전 소설로 등단했지만 이력은 그것으로 끝. 삶 자체가 틀려먹은 것 같아 마음이 쓰라린 순간, 풀을 만난다. 풀은 공고 출신 아마추어 미술가로 홍대 낡은 옥탑방에서 무작정 캔버스를 메우며 살고 있다. 그는 서울을, 거대한 빌딩 숲을, 돈을 탐하지 않는 순수한 청년이다. ‘나’는 풀과 합심해서 옥탑방 창고를 개조해서 공동 작업실을 만든다. 벽을 흰색과 오렌지색으로 칠하고 소닉 유스의 음악을 들으며 섹스를 하고 미래를 꿈꾼다. 처음에는 뭐든 잘될 것 같다. 풀이 일곱 번째 캔버스를 채우고 ‘내’가 오십 번째 시
[한국 소설 품는 밤] 성난 예술가의 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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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에게 나오키상을 안긴 <용의자 X의 헌신>에서처럼 물리학자 유가와 마나부가 주인공으로 나온 갈릴레오 시리즈. 유가와 마나부는 원래 단편으로 시작했을 때보다 드라마와 영화판에서 유가와 역을 연기한 후쿠야마 마사하루와 닮아가는 인상이고, (원작 소설에 없었으나 드라마판에서 만들어진 뒤 구사나기보다 더 비중있는 역이 된) 여자 형사 우쓰미도 소설판 정식 데뷔를 한다.
IT회사 사장 마시바 요시다카가 혼자 있던 자택에서 독극물에 중독되어 사망한다. 형사 구사나기는 숨진 마시바와 내연의 관계인 와카야마 히로미를, 구사나기의 후배 우쓰미는 사건 당일 여행을 떠나 있던 마시바의 아내 아야네를 의심한다. 구사나기가 범인일 가능성이 있는 아야네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눈치챈 우쓰미는 물리학자 유가와 교수에게 불가능해 보이는 범죄의 해법을 구한다. 그와 동시에 살인을 저지른 동기가 드러난다. 누가 범인인지는 첫장에 이미 독자에게 알려지고, 그 방법 또한 은근슬쩍 밝혀진다. 다
불가능을 모르는 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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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대의 연쇄살인범 랜트가 죽는다. 그는 이 소설에서 마이클 잭슨만큼이나 유명한 존재다. 광견병을 성병으로 속여 수천(혹은 수만)명에게 전염시킨 그는 살아생전 ‘걸어다니는 대량살상 생체무기’로 불렸다. 어느 날 랜트가 자동차 충돌파티를 즐기다가 자동차에 받혀 생을 마감하자, 산 사람들은 저마다 입을 열어 그를 추억하기 시작한다.
<랜트>는 동명 연쇄살인범의 생애를 압축한 전기적 소설이다. 그런데 뭔가 좀 색다르다. 주인공이 한명뿐인데 그 사람이 끝날 때까지 한번도 직접 등장하지 않는다. ‘랜트가 이러저러하게 말했어요’라고 말을 옮기는 수많은 주변 인물의 얘기만 있을 뿐이다. 제3자의 수다로 점철된 랜트의 생애는 상상력의 날개를 얻는다. 기본 줄거리를 압축해보면 그가 어린 시절 동네 아이들의 이를 모아 돈을 벌었고, 검은과부거미 수집가였으며, 커서는 자동차 충돌족으로 생활하며 이리저리 광견병을 옮겼다는 ‘사실’을 알 수 있으나 그 디테일들이 모두 미묘하게 다르다. 이 ‘아
랜트는 끝까지 안나온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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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행 비행기표가 몹시 필요하다 지수 ★★★★★
문화적 배경지식이 많을수록 재밌다 지수 ★★★★
80년대, 비자를 얻기가 힘들 뿐 아니라 해외여행 자체가 미션 임파서블이라 뉴욕이 달처럼 멀어 보이던 시절. 미국 유학을 다녀온 선생은 그곳이 얼마나 위험하며, 뉴욕의 지옥도를 묘사한 영화들이 얼마나 리얼리티를 담고 있는가를 이야기했다. 잘못 들어선 골목에서 옷과 구두를 빼앗기는 건 당연히 감수해야 할 일이었고, 맞게 들어선 길에서 차창을 부수고 가방을 낚아채 도망가는 강도를 만나는 일도 있을 법한 일상적 사건이었다. 애덤 고프닉 식으로 말하면, “20여년 전만 하더라도 뉴욕은 지옥이라는 말이 당연하게 여겨졌다. 지옥계가 1단계부터 30단계까지 바로 밑에 있는 것처럼 맨홀에서 피어오르는 연기가 정신병자들의 콧구멍을 채워주는 식으로, 모든 영화가 뉴욕을 지옥으로 묘사했다.”
<파리에서 달까지>를 통해 ‘문청 버전의’ 빌 브라이슨 같은 이미지를 안긴 애덤 고프닉의 <
즐거운 그의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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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 색스는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에서 이렇게 말한다. 만일 누군가에 대해 알고 싶다면, 그의 내면에 자리잡은 진실한 인생 이야기를 알아야 한다고.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하나의 전기(傳記)이자 이야기라고. 그런데 자기 인생 이야기가 마음에 안 들면 어쩌나. 사실 자기 인생이 자랑스러운 사람보다는 과거를 바꾸고픈 욕망과 진실이 선사하는 압박감 사이에서 위태롭게 사는 사람 이야기가 더 재미있다. <오즈의 닥터>는 억지로 상담을 받게 된 세계사 선생님 김종수의 이야기에서 시작된다. 소설 초반부는 다소 의아한데, 요란하되 익숙한 이미지로 도배되어 있다시피 하다. 상담의사인 닥터 팽은 검은색 홈드레스를 입고서 치맛자락을 들어 털난 종아리를 과시하는가 하면, 파이프 담배를 물고 프로이트 흉내도 내는 괴짜 중년남. 닥터 팽이 해외 게이 퍼레이드에 나올 법한 이미지로 뭉쳐진 캐릭터라면 주인공 김종수는 한국 사람들에게 익숙한, 고생 많이 한 주인공이다. 그는 폭력을
[한국 소설 품는 밤] 닥터, 내 인생을 말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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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 한 사람의 삶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역사를 알 수 있다. 페기 구겐하임이 그렇다. 그녀의 삶이 곧 현대미술의 기록이다. 20세기 최고의 미술 후원자, 갑부 컬렉터, 베네치아 구겐하임 미술관의 설립자인 페기 구겐하임로서의 페기 구겐하임. 그 영향력은 참으로 충만하고 전설적이었다. <페기 구겐하임 자서전-어느 미술 중독자의 고백>은 이렇게 겉으로 포장된 페기의 삶을 한 꺼풀 벗겨내는 작업이다. 사망 30주년을 맞아 발행된 이 책은 1960년 페기 구겐하임의 회고록이다. 페기 구겐하임은 책을 통해 미술에 문외한이었던 자신이 어떻게 현대미술에 중독되었으며 작가가 아님에도 20세기 미술사에 기록될 전설 속의 인물이 되었는지 거침없이 설명한다. 또 브랑쿠시, 콜더, 폴록, 에른스트, 탕기 등 거장들과의 기행과 열정, 사생활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비밀스러운 에피소드를 망라한다. 책장을 넘기다보면 결국 페기의 내밀한 고백은 결국 곧 현대 미술사의 중요한 축대로 환원되고 만다. ‘알코
현대미술의 큰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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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미래를 논하지 않는다. 2010년의 한국에서는 무엇이 유행할까를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2010 트렌드 웨이브-MBC 컬처리포트>는 현재의 한국을 읽는 다양한 키워드를 제공한다. 각종 뉴스와 게시판을 통해 파편적으로 접해온 지식을 한큐에 꿸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취직 때문에 고민하며 하루종일 고양이와 놀고 스마트폰으로 걸그룹의 뮤직비디오를 본다든지 카메라를 들고 동네 골목길 탐험에 나서거나 걷기 여행을 떠난다거나. 언젠가부터 조금씩 달라진 사람들의 일상이나 탈일상의 유행을 짚어준다.
예컨대 90년대 들어 사라진 농심 과자 ‘비29’가 2009년 부활했다. 다시 먹고 싶다는 사람들이 인터넷 카페를 통해 모였고, 그 ‘크라우드 소싱’의 힘이 결국 비29의 부활로 이어진 것이다. 몸매 가꾸는 아저씨와 남자 심리학 책의 유행, 걸그룹을 소리내 응원하는 삼촌 팬들의 범람, 남성 화장품 커뮤니티가 모두 ‘꽃중년’의 카테고리 아래 묶인다. 내년에 ‘뜰’ 아이템을 궁리하
내년의 유행을 알려주마~ 팍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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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과 사랑에 빠진다 지수 ★★★☆
영화판을 보고 싶다 지수 ★★★★
놀랍게도, <자학의 시>는 은유적인 제목이 아니다. 여주인공 유키에에게 인생은 그 자체가 자학. 백수건달에 마작과 경마, 파친코에만 열을 올리고, 술에 취해 상을 뒤집어엎는 것 외에는 할 줄 아는 게 없는 남자 이사오와 함께 사는 삶 자체가 유키에 자신을 괴롭히는 일이다. 1985년부터 1990년까지 일본에서 잡지 <주간 보석>에 고다 요시이에가 연재한 4컷만화 중 유키에와 이사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펴낸 책이 바로 <자학의 시>.
백수건달에 폭력적인(여자는 때리지 않지만 매일같이 상을 뒤엎는다) 남자와 그럼에도 그가 좋아 죽겠다는 여자의 이야기. 초반에는, 이 만화를 보며 대체 웃어야 하는지, 싸우자는 건지 분간하기 힘들다. 유키에와 이사오는 동거 중. 결혼을 하려고 해도 어쩐지 운이 닿지 않아(이사오의 마음이 내켜 구청에 가면 공휴일) 마냥 같이 사는 두 사람인데, 이
인생에는 분명 의미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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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잇값이 비싸고 인쇄술도 신통찮은 시절, 소설은 입에서 귀로 전해졌다. 시골 시장 약장수가 입담 좋게 떠드는, 도저히 안 듣고 지나갈 수 없는 이야기가 소설의 본령. 닉 혼비도 <런던스타일 책읽기>에서 문장 깔끔한 모던소설들을 읽다보면, 찰스 디킨스처럼 군더더기투성이라 해도 말발 하나는 죽여주는 소설이 그립다고 했다. 노동자 출신 시인으로 이름을 알린 유용주의 신작 <어느 잡범에 대한 수사 보고>라면 걸쭉한 입담에 대한 갈증을 해소해주리라.
<어느 잡범에 대한 수사 보고>의 주인공 김호식은 술에 취해 행인을 두들겨 패고 경찰서에 끌려가서도 난동을 부리는 이른바‘잡범 중의 잡범’이자 시인으로, 작가의 분신이다. 유치장 경장에게 김호식은 감옥에 들락날락할 수밖에 없었던 가난하고 힘겨웠던 과거를 털어놓는데, 그 개인사는 80년대라는 거대 역사와 만나 한 물결로 굽이쳐 흐른다. 하루 벌어 하루 먹기도 힘들지만 일주일에 한번 시 창작 수업은 꼬박꼬박 가던
[한국 소설 품는 밤] 힘세고 탄력 넘치는 입심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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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계간지 <1/n>이 창간호를 냈다. “허풍, 답습, 편견의 문화잡지에 실망하고 외면하며 떠났던 이들”에게 대화하고, 다투고, 화해하고, 공범이 될 것을 권하는 잡지를 표방하고 있다. 첫호는 ‘creativity’를 다루고 있으니, 앞으로 이 잡지가 어떤 책이 될지를 한눈에 알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언더그라운드 잡지들에서 볼 수 있었던 독특한 이미지와 편집을 만날 수 있다.
소설, 시, 평론, 인터뷰, 에세이, 리뷰, 사진, 일러스트…. 글과 이미지의 모든 형태를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 필진이 다양하고 그들이 접근하는 대상 역시 그렇다는 점은 가장 큰 장점. 소통이 화두인 우리 사회의 소통 방식의 문제를 묻는 질문에 “마르셀 프루스트에게는 특별한 능력이 있었다죠. 화젯거리를 남의 머릿속에서 찾으려고 한 점이었죠. 다들 화제를 자기 머릿속에서 찾으려고 하니까 대화가 잘 안되는 겁니다. 내 얘기를 하기 전에 상대방에게 질문하세요”라는 광고대행사 TBWA의
[도서] 새로운 문화지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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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시대, 대학에 ‘뱀파이어 강의’가 개설되면 어떨지 생각해보라. 소녀들이 빨간 립스틱으로 제 입에 핏자국을 그리고, <뉴문>이 박스오피스 이변을 일으키는 요즘 시대에 말이다. 아마 커피학이나 연애학 강의만큼 수강신청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하지만 UC샌타바버라대학에서 뱀피리즘(Vampirism)을 가르치는 로렌스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필수적이거나 권장하는 읽기 과제에서조차 에둘러 쉬운 말로 바꾸어 전달하고 싶은 욕망에 굴복한 적이 결코 없다.” 그러니까 뱀파이어는 종류가 어떻게 되나요, 유명한 뱀파이어영화에는 어떤 작품이 있나요, 처럼 겉핥기식 질문이 궁금한 사람은 당장 수강철회 버튼을 누르라는 것.
<뱀파이어 강의>는 로렌스 A. 릭켈스 교수가 실제로 학생들에게 강의한 내용을 엮은 책이다. 총 26강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을 바탕으로 뱀피리즘의 길고도 깊은 역사를 파헤친다. 투사, 애도, 유추 등 정신분석학적 용어가 별도의
[도서] 뱀파이어가 궁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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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 브라운의 신작 <로스트 심벌>이 나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 건 다름 아닌 프리메이슨 관련 책들의 갑작스런 출간 덕이었다. 내가 만드는 잡지조차 읽지 않는 동생이 <로스트 심벌> 노래를 부르는 것도 일조했다. 리뷰를 쓰려고 퇴근길 지하철에서 책을 들고 읽고 있자니 앞에 앉은 사람이 책 뒤표지에 쓰인 글씨를 내 손가락 사이로 읽어보려고 레이저빔 같은 강렬한 눈빛을 쏘고 있다. 청소년에게 책읽는 재미를 깨우쳐준 게 <해리 포터> 시리즈라면, 학교 교재를 마지막으로 독서와 연을 끊은 어른들을 서점으로 잡아끈 게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를 위시한 ‘로버트 랭던’ 시리즈임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다빈치 코드>의 해(달리 뭐라고 표현하겠는가?)에, 출장이니 휴가니 하는 이유로 방문했던 여러 나라의 서점들에서, 가장 좋은 자리에 수북하게 쌓인 건 <다빈치 코드>였다. 세상에는 그보다 재미있거나 도움이 되거나 아름답거나 감동
[도서] 랭던 교수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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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사라졌다. 엄마가 여행을 간 사이에, 아빠가 일하는 사이에, 오빠가 방치한 사이에 아이는 자취를 감췄다. 가족들은 몸져눕거나 속죄하거나 기행을 저지르는 방식으로 막내를 잃어버린 책임을 나눠진다. 그런데 아이가 실종된 지 석달 뒤, 한강에서 익사한 남자의 시체가 발견된다. 소설의 프롤로그를 장식하는 이 불길한 기운의 사건은 아이의 실종사건과 익사체가 연관돼 있음을 은연중에 암시한다.
정이현 작가의 신작 <너는 모른다>의 초반 몇 챕터를 이끄는 힘은 서스펜스다. 익사한 의문의 남자는 누구이며, 아이와 남자는 어떤 관계일지에 대한 궁금증이 서둘러 페이지를 넘기게 한다. 정이현 소설에 종종 등장하는 도회적인 이미지의 가족 구성원도 관심을 끈다. 실종된 소녀 김유지의 가족들은 누구나 꿈꿀 만한 강남의 정돈된 빌라에 산다. 개인 사업가인 아버지는 가족을 아낌없이 지원하며, 화교 출신의 새엄마는 가끔 대만의 옛 애인을 만나지만 가족에 소홀함이 없다. 철없으며 나약한 첫딸 은
[한국 소설 품는 밤] 결국, 우리는 알지 못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