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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는 서학(西學)을 막기 위해 <한서> <논어> 등 중국 고전의 건조한 문체를 문장의 기본으로 삼는다. 일상을 다룬 감각적인 소설 문체는 무조건 안된단다. <한서>와 정조 사이에는 대략 1600년이라는 간극이 존재한다. 이미 북촌마님들이 연애소설에 목을 매고 행인들이 영웅소설을 들으려 거리를 메우는 시대라 타임머신 타지 않는 이상 불가능한 일을, 정조는 밀고 나갔다. 세상에, ‘빵꾸똥구’ 검열은 명함도 못 내밀겠다.
역사소설 <꾼>은 바로 정조의 문체 반정을 다룬다. 부제는 ‘이야기 하나로 세상을 희롱한 조선의 책 읽어주는 남자’. 어느 누가 어떤 재미있는 이야기로 대세를 거스르는 정조의 쇠고집을 꺾을 것인지 기대하게 된다. 그런데 <꾼>은 사뭇 다른 노선을 택했다. 우선 임금의 명을 어기고 소설에 탐닉하는 이들이 등장한다. 소설 문체에 빠진 죄로 귀양 가는 성균관 유생, 몰래 대중소설 읽고 필사하는 일이 인생의 낙이 되어버
[한국 소설 품는 밤] 안된다니까 더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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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과 상관없이 밖에서 읽으려면 얼굴이 화끈거리는 책들이 있다. 표지의 광고 카피가 촌스럽다거나, 책 제목이 손발을 오그라들게 한다거나, 그림이 도발적인 작품들. 바스티앙 비베스의 만화 <그녀(들)> 역시 표지 때문에 밖에서 읽는 것이 약간은 망설여지는 책이다. 가슴이 너무 커서 허리까지 내려온 아름다운 언니들이 엉덩이를 격렬하게 흔들고, 오타쿠처럼 생긴 남자가 그 광경을 뒤에서 지켜보는 그림이란…. 일본 만화였다면 십중팔구 몸매 좋은 백치미 언니들과 특별할 것 없는 소심남의 삼각 로맨스를 예상하면 되지만, 이건 프랑스 만화다. 무심한 듯 쿨한 국민적 기질 때문인지, <그녀(들)>는 열여덟 미소녀들과 스물여섯 백수 청년의 만남을 그렸는데도 담백하고 조금은 쓸쓸하다. 이처럼 예측 가능한 줄거리에서 느껴지는 예측 불가능한 이국의 정서가 이 책의 매력이다.
여행에서 돌아온 알리스는 단짝친구 샤를로트를 만나 하루 종일 시내를 돌아다니는데, 가는 장소마다 한 남자와
[도서] 세 남녀의 사랑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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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이 흘러요. 코끝에 맺히는 빵냄새 때문에 입안 가득 침이 고여요. 몇대째 비법을 전수받은 셰프가 있는 먼 이국의 이야기도 아니고 상상만으로 모든 걸 가능케 할 수 있는 만화책도 아니에요. 한국에 진짜 있는 빵집들 중 좋은 집을 골라 소개한대요. 저도 빵 좀 먹을 줄 아는 여자예요. 목차를 열어 내가 생각하기에 꼭 들어가야 하는 집들 이름을 찾아봤어요. 여기, 여기 있어요. 이런 집을 알고 있는 사람이 발로 뛰어 쓴 책이라면 나의 지갑과 배를 맡겨도 손해볼 일 없겠어요. 아아, 정말 가슴이 뛰어요.
배고프세요? 밀가루 음식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로 좋아하세요? 일본식 홈메이드 스타일의 빵과 과자를 판매하는 미루카레는 어떤가요. 이곳의 ‘명란젓 프랑스’는 이름 그대로 명란젓을 넣어 만든 빵이랍니다. 빵에 웬 명란젓이냐고 지레짐작하지 마세요. 짜거나 맵지 않은데도 명란젓 맛을 느낄 수 있답니다. 커피 한잔에 곁들이는 몽블랑 데니시 페이스트리는 어떠세요? 도곡동 김영모 과자점
[도서] 침이 고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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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오웰에 반하다 지수 ★★★★★
친구에게 꼭 권하고 싶다 지수 ★★★★★
“탄광의 여건이 지금보다 열악했던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젊을 때 땅속에서 허리에 마구馬具 같은 띠를 차고 두 다리를 사슬로 이은 채, 팔다리로 기고 광차를 끌며 일하던 할머니들이 아직도 더러 살아 있다. 그들은 임신한 상태로도 그런 일을 하곤 했다. 나는 심지어 지금도 만일 임신한 여자들이 땅속을 기어다니지 않으면 석탄을 얻을 수 없다고 한다면, 우리가 석탄 없이 살기보다는 그들에게 그런 일을 시키리라 생각한다. 어떤 육체노동이든 다 그렇다. 그것 덕분에 살면서도 우리는 그것의 존재를 망각한다.”
노동과 계급, 그리고 삶(의 질)에 얽힌 문제는 조지 오웰을 따라다녔다. 아니, 조지 오웰이 기꺼이 그런 문제들을 찾아다녔다는 쪽이 옳을지도 모르겠다. 1903년 영국 식민지였던 인도에서 태어난 그는 자칭 ‘하급 상류 중산층’이었다. <위건 부두로 가는 길>은 그가 랭크셔와 요크셔 지
[도서] <동물농장>과 <1984>의 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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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리티 쇼는 소재를 가리지 않는다. 그렇다면 부동산 까막눈이 절대 고수로 변신하는 과정을 다루지 말라는 법도 없다. <내 집 마련의 여왕> 송수빈이 그 주인공. 그녀는 인생 한번 사납게 꼬였다. 남편은 실종되고 딸은 실어증에 걸린데다 보증 선 일이 잘못되는 바람에 타이로 도망쳐왔다. 그때 기적처럼 구원의 손길이 나타나니, 바로 죽음을 앞두고 재산을 사회로 돌려주려는 사업가 정 사장이다. 송수빈은 정 사장과 함께, 처지가 어려운 ‘서울러’에게 집을 구해주는 아주 실용적인 선행을 시작한다.
<내 집 마련의 여왕>이라니, 피식 웃음나는 제목이 툭 까놓고 알려준다. 문체 실험이나 형이상학에 몰두하는 예술작품이 아니라는 걸. 대신 이 소설은 작가가 3년간 발로 뛰며 취재한 정보를 바탕으로, 송수빈과 함께 독자가 알쏭달쏭한 부동산 원더랜드를 헤쳐나가는 길을 택했다. 송수빈에게는 매번 까다로운 도전 과제가 던져진다. 예를 들어 부모님 사업이 망해 어렵게 빚을 갚아나가는
[한국 소설 품는 밤] 부동산 리얼리티 쇼로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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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긴다 지수 ★★★★☆
자전거 (신혼)여행을 하고 싶다 지수 ☆
웃다가 숨이 막 넘어가는 줄 알았다. 메가쑈킹의 <혼신의 신혼여행>을 처음 웹에서 접했을 때부터 쭉 그랬다. 신혼여행 다녀온 사람들의 전언에 따르면 멋진 곳 우아한 곳 다 필요없고 침대 쿠션 좋은 방 하나만 있으면 족하다는데, 이 부부는 뭘 잘못먹었는지 자전거 전국일주에 나섰다. 메가쑈킹이 제시한 자전거 전국일주 신혼여행에 대해 호빗이라고 불리는 부인이 제시한 조건은 딱 세 가지. 1. 비가 오면 자전거를 타지 않는다. 2. 밤에 자전거를 타지 않는다. 3. 하루 세끼 꼭 챙겨먹는다. 그리고 자전거는 굴러가기 시작했다.
이야기는 예상대로 흘러간다. 말도 못하게 힘들다. 출발 직전 머리를 단발로 자르고 온 호빗 부인은 (홍)금보라고 명칭이 바뀌는데, 극심한 매연과 엉덩이 통증으로 신혼여행 중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침울해졌다. “포도청에서 궁뎅이에 물 바르고 샤라포바 포졸한테 곤장 백대 정도 맞은
[도서] 시련 만땅 신혼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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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 관한 한 모든 것을 그러모으는 취미가 있다. 게리 위노그랜드의 공항에서 찍은 사진집과 타셴에서 발간한 공항 관련 이미지를 열거한 일러스트집 같은 것들. 일 없을 때 부러 공항을 찾아가는 ‘호사’를 부린 적도 있다. 철근콘크리트로 지어진 모던한 공간이지만 신기하게도 공항은 유기체적인 자유를 품고 있다. 그곳에 가면 없던 인연도 생길 것 같고, 지긋지긋한 일상에서도 당분간 탈출할 수 있을 것만 같다. 해외여행을 가는 설렘의 3할은 공항검색대에 돌려주리라!
알랭 드 보통에게 주어진 행운은 이런 것이다. ‘히드로 공항에서 일주일간 지내기.’ 공항과 연계된 호텔을 이용하고, 공항에 있는 퍼스트 클래스를 위한 휴게실을 사용하고, 검문없이 검색대를 통과해 들어가고… 이 엄청난 ‘자유이용권’을 얻는 대가는 대기업의 작가 포섭도 홍보를 위한 대놓고 식의 수단도 아니다. 그냥 보통이 느끼는 바대로 책 한권 집필해주십사! 주최쪽은 기특하게도 오가는 사람 모두 보이는 공항 한켠에 그의 책상까지
[도서] 공항 자유이용권을 갖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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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석 감독은 지난 10년 동안 ‘과욕의 승부사’라 불렸다. 급변하는 영화산업의 지형도 안에서 그는 위험한 줄타기를 통해 영세 제작사가 대기업에 버금가는 파워를 지닐 수 있음을 보여줬다. 그러나 ‘과욕의 승부사’라는 수사가 오직 한 사람에게만 주어진다면, 이는 강우석 감독이 아니라 신상옥 감독에게 돌아가야 옳고, 합당하다. 50년 전 신상옥 감독은 일찌감치 대량생산이 가능한 스튜디오 체제를 도입했고, 그가 만든 신필름의 무대는 전세계였다. 그렇다고 <영화제국 신필름>이 “난, 영화였다”던 신상옥 감독의 오만한 의지에 대한 탄복은 아니다. “남한, 북한, 홍콩, 미국에서 모두 영화를 만들어낸 유일한 영화인”이자 “그가 만든 어떤 영화도 그의 인생만 못했다”는 신상옥 감독의 삶에 대해 긍정하면서도, 저자는 ‘칭기즈칸’을 꿈꿨던 신상옥의 거대한 꿈이 영화산업 지형 내에서 어떻게 왜곡되고, 또 종국에는 실패할 수밖에 없는지를 추적한다. 1959년부터 1975까지 신필름의 흥망성쇠
[도서] 칭기즈칸’을 꿈꿨던 신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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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앵스트(Angst)에 휘몰려 정처없이 달려가는 예술가가 있다. 아무것도 쓸 수 없으리라는 절망, 욕설을 끼얹건 광대 짓을 하건 일상을 부수어야 한다는 의무감, 적당히 겁 많고 약은 현대인을 향한 경멸로 부글댄다. 이 격렬한 예술가상은 낯설지 않다. 보들레르와 독일 표현주의, 비트족으로 면면히 흘러온 피가 <풀이 눕는다>에도 흐르고 있다는 말이다.
‘나’는 3년 전 소설로 등단했지만 이력은 그것으로 끝. 삶 자체가 틀려먹은 것 같아 마음이 쓰라린 순간, 풀을 만난다. 풀은 공고 출신 아마추어 미술가로 홍대 낡은 옥탑방에서 무작정 캔버스를 메우며 살고 있다. 그는 서울을, 거대한 빌딩 숲을, 돈을 탐하지 않는 순수한 청년이다. ‘나’는 풀과 합심해서 옥탑방 창고를 개조해서 공동 작업실을 만든다. 벽을 흰색과 오렌지색으로 칠하고 소닉 유스의 음악을 들으며 섹스를 하고 미래를 꿈꾼다. 처음에는 뭐든 잘될 것 같다. 풀이 일곱 번째 캔버스를 채우고 ‘내’가 오십 번째 시
[한국 소설 품는 밤] 성난 예술가의 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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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에게 나오키상을 안긴 <용의자 X의 헌신>에서처럼 물리학자 유가와 마나부가 주인공으로 나온 갈릴레오 시리즈. 유가와 마나부는 원래 단편으로 시작했을 때보다 드라마와 영화판에서 유가와 역을 연기한 후쿠야마 마사하루와 닮아가는 인상이고, (원작 소설에 없었으나 드라마판에서 만들어진 뒤 구사나기보다 더 비중있는 역이 된) 여자 형사 우쓰미도 소설판 정식 데뷔를 한다.
IT회사 사장 마시바 요시다카가 혼자 있던 자택에서 독극물에 중독되어 사망한다. 형사 구사나기는 숨진 마시바와 내연의 관계인 와카야마 히로미를, 구사나기의 후배 우쓰미는 사건 당일 여행을 떠나 있던 마시바의 아내 아야네를 의심한다. 구사나기가 범인일 가능성이 있는 아야네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눈치챈 우쓰미는 물리학자 유가와 교수에게 불가능해 보이는 범죄의 해법을 구한다. 그와 동시에 살인을 저지른 동기가 드러난다. 누가 범인인지는 첫장에 이미 독자에게 알려지고, 그 방법 또한 은근슬쩍 밝혀진다. 다
불가능을 모르는 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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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대의 연쇄살인범 랜트가 죽는다. 그는 이 소설에서 마이클 잭슨만큼이나 유명한 존재다. 광견병을 성병으로 속여 수천(혹은 수만)명에게 전염시킨 그는 살아생전 ‘걸어다니는 대량살상 생체무기’로 불렸다. 어느 날 랜트가 자동차 충돌파티를 즐기다가 자동차에 받혀 생을 마감하자, 산 사람들은 저마다 입을 열어 그를 추억하기 시작한다.
<랜트>는 동명 연쇄살인범의 생애를 압축한 전기적 소설이다. 그런데 뭔가 좀 색다르다. 주인공이 한명뿐인데 그 사람이 끝날 때까지 한번도 직접 등장하지 않는다. ‘랜트가 이러저러하게 말했어요’라고 말을 옮기는 수많은 주변 인물의 얘기만 있을 뿐이다. 제3자의 수다로 점철된 랜트의 생애는 상상력의 날개를 얻는다. 기본 줄거리를 압축해보면 그가 어린 시절 동네 아이들의 이를 모아 돈을 벌었고, 검은과부거미 수집가였으며, 커서는 자동차 충돌족으로 생활하며 이리저리 광견병을 옮겼다는 ‘사실’을 알 수 있으나 그 디테일들이 모두 미묘하게 다르다. 이 ‘아
랜트는 끝까지 안나온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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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행 비행기표가 몹시 필요하다 지수 ★★★★★
문화적 배경지식이 많을수록 재밌다 지수 ★★★★
80년대, 비자를 얻기가 힘들 뿐 아니라 해외여행 자체가 미션 임파서블이라 뉴욕이 달처럼 멀어 보이던 시절. 미국 유학을 다녀온 선생은 그곳이 얼마나 위험하며, 뉴욕의 지옥도를 묘사한 영화들이 얼마나 리얼리티를 담고 있는가를 이야기했다. 잘못 들어선 골목에서 옷과 구두를 빼앗기는 건 당연히 감수해야 할 일이었고, 맞게 들어선 길에서 차창을 부수고 가방을 낚아채 도망가는 강도를 만나는 일도 있을 법한 일상적 사건이었다. 애덤 고프닉 식으로 말하면, “20여년 전만 하더라도 뉴욕은 지옥이라는 말이 당연하게 여겨졌다. 지옥계가 1단계부터 30단계까지 바로 밑에 있는 것처럼 맨홀에서 피어오르는 연기가 정신병자들의 콧구멍을 채워주는 식으로, 모든 영화가 뉴욕을 지옥으로 묘사했다.”
<파리에서 달까지>를 통해 ‘문청 버전의’ 빌 브라이슨 같은 이미지를 안긴 애덤 고프닉의 <
즐거운 그의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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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 색스는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에서 이렇게 말한다. 만일 누군가에 대해 알고 싶다면, 그의 내면에 자리잡은 진실한 인생 이야기를 알아야 한다고.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하나의 전기(傳記)이자 이야기라고. 그런데 자기 인생 이야기가 마음에 안 들면 어쩌나. 사실 자기 인생이 자랑스러운 사람보다는 과거를 바꾸고픈 욕망과 진실이 선사하는 압박감 사이에서 위태롭게 사는 사람 이야기가 더 재미있다. <오즈의 닥터>는 억지로 상담을 받게 된 세계사 선생님 김종수의 이야기에서 시작된다. 소설 초반부는 다소 의아한데, 요란하되 익숙한 이미지로 도배되어 있다시피 하다. 상담의사인 닥터 팽은 검은색 홈드레스를 입고서 치맛자락을 들어 털난 종아리를 과시하는가 하면, 파이프 담배를 물고 프로이트 흉내도 내는 괴짜 중년남. 닥터 팽이 해외 게이 퍼레이드에 나올 법한 이미지로 뭉쳐진 캐릭터라면 주인공 김종수는 한국 사람들에게 익숙한, 고생 많이 한 주인공이다. 그는 폭력을
[한국 소설 품는 밤] 닥터, 내 인생을 말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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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 한 사람의 삶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역사를 알 수 있다. 페기 구겐하임이 그렇다. 그녀의 삶이 곧 현대미술의 기록이다. 20세기 최고의 미술 후원자, 갑부 컬렉터, 베네치아 구겐하임 미술관의 설립자인 페기 구겐하임로서의 페기 구겐하임. 그 영향력은 참으로 충만하고 전설적이었다. <페기 구겐하임 자서전-어느 미술 중독자의 고백>은 이렇게 겉으로 포장된 페기의 삶을 한 꺼풀 벗겨내는 작업이다. 사망 30주년을 맞아 발행된 이 책은 1960년 페기 구겐하임의 회고록이다. 페기 구겐하임은 책을 통해 미술에 문외한이었던 자신이 어떻게 현대미술에 중독되었으며 작가가 아님에도 20세기 미술사에 기록될 전설 속의 인물이 되었는지 거침없이 설명한다. 또 브랑쿠시, 콜더, 폴록, 에른스트, 탕기 등 거장들과의 기행과 열정, 사생활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비밀스러운 에피소드를 망라한다. 책장을 넘기다보면 결국 페기의 내밀한 고백은 결국 곧 현대 미술사의 중요한 축대로 환원되고 만다. ‘알코
현대미술의 큰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