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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대 중기, 말기에서 청대에 이르기까지, 남성에 대한 사회적 심미 기준이 달라졌다. 중국 명·청시대 성애풍조를 다루는 연구자인 우춘춘은 그 이유를 남색 풍조에서 찾았다. 통속소설의 남자주인공이 “문약하고 선세하고 수려한 여성적인 백면서생” 유형이어야 인기를 얻었다. 많은 소설들이 한 남자의 미모에 대하여 “아름다운 아녀자와 흡사하다”, “여자보다도 더 아름답다”는 미사여구를 늘어놓았다는 말이다. 강한 남성적인 인물보다 수동적이고 겁이 많은 인물이 사랑받았다. 명·청 시기의 이러한 심미 관습은 사회에서 이상하게 꾸미는 버릇을 대대적으로 양산, 소설에서 남자가 여장을 하고 여자가 남장을 하는 줄거리가 범람했다고 한다. <남자, 남자를 사랑하다>는 중국 명나라 말기부터 청나라 말기까지 400여년에 걸쳐 남성 문인사회에 불어닥쳤던 남색 풍조를 다룬다. 그 원인은 여성의 금욕을 요구하는 사실상의 성차별 관념에서 비롯한 것이었다. 아름다운 남성에 대한 선호가 이성애 여성 사이에서
[도서] 옛날 옛적 남남상열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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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서 관심고조 지수 ★★★★
저자 신뢰도 지수 ★★★☆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서 인문서를 구입하느라 서평이나 리스트, 페이퍼를 참고한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로쟈라는 닉을 모를 수가 없다. 예를 들어 바흐친의 <말의 미학>을 검색하면 로쟈의 마이페이퍼가 총 6편이 뜬다. 그중 내가 바흐친의 책을 사려는 이유에 가장 가까워 보이는 페이퍼 제목 ‘미하일 바흐친, 산문학의 창조’를 클릭하면 <말의 미학>과 더불어 읽을 만한 바흐친의 저서에 대한 뉴스 자료와 로쟈 자신의 간략한 생각을 볼 수 있다. 그 생각의 깊이가 놀라워 이 글 저 글 클릭하고, 그의 페이퍼를 하나 읽을 때마다 보관함에 책 쌓여가는 소리가 들린다. 각종 이벤트니 행사 때문에 온라인 독자 리뷰가 광고 문구처럼 여겨지는 세상에, 꽤나 귀한 서평꾼인 셈이다.
알라딘의 페이퍼에 썼던 글을 손보고 혹은 새로 써 나온 책이 <로쟈의 인문학 서재>다. 인터넷에서 클릭을 반복하며 책으로 책으로 타
[도서] 묵은 인문서의 먼지를 털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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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한장 펼쳐놓고 상상력을 동원해 상상의 여행을 떠나는 이 책의 부제는 이렇다. ‘게으름뱅이도 즐기는 종이 한장의 여행법.’ 이 책의 저자인 박사와 이명석은 그런 상상의 밑거름이 될 만한 사실들을 이야기해주고 지도를 보여준다. 오리엔트 특급의 흥망을 설명(1883년 10월4일 최고급 설비를 갖춘 오리렌트 특급이 운행을 시작, 1920년대와 30년대에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비행기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1977년 5월20일 마지막 운행을 했다)하고, 일본 에도시대 하이쿠 작가 마쓰오 바쇼의 하이쿠 소절에 등장하는 실제 장소를 상상한다. 스페인의 투우에 대한 글을 쓰고 스페인 내전에 참전했던 헤밍웨이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지도를 들고 주마간산식으로 상상의 여행하기.
이 책의 가장 큰 효용이라면 지도를 펴고 당신이 궁금해하는 이야기의 현장을 찾아보는 일이 생각보다 즐거울 수 있음을 알게 해주는 것이다. 좋아하는 커피 원두가 나는 곳을 지도에서 찾아보고 관련 자료를 책과 인터넷에서 알
[도서] 머리로 하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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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심장을 쏴라>는 진실에 가까워지는 여정을 그린 휴먼드라마다. 주인공 이수명은 정신질환을 앓던 어머니의 자살을 목격한 뒤 머릿속에서 울리는 목소리와 친구가 된다. 그 뒤 정신병원 드나들기를 몇년, 집 안에만 틀어박힌 그를 못마땅해한 아버지 때문에 외출을 감행하지만 성폭행 미수라는 오명을 쓰고 강원도 산골짝의 ‘쌈마이’ 정신병원에 입원된다. 이수명은 같은 날 감금된 재벌 2세 류승민과 친구가 되는데, 소설은 동갑내기 두 남자가 병원에서 탈출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데 공을 들인다. 병원의 일상은 시시콜콜하다. 맞고 터지는 군대식 무용담도 씁쓸하게 재밌지만, 결국 독자는 탈출이 기다려진다.
작가는 수상소감을 빌려 말한다. 정신병동을 일주일간 경험한 뒤 떠나던 날, 환자들이 “우리의 한을 풀어주기”를 원했다고. 단숨에 읽히는 매력적인 문장들과 리얼한 장면들은, 그렇게 몸으로 부대낀 취재를 바탕으로 탄생했다. 그래서일까? 공간은 병원 내부에 한정되지만 그 안에서는 활극과 로맨
[도서] 정신병원 엑소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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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통에 공감 지수 ★★★★☆
야마다 에이미가 좋아진다 지수 ★★★★
초등학교 5학년인 한 소녀 모토미야 안이 지방도시 학교로 전학을 간다. 첫 전학이 아니다. 전학을 다니지도 전학생을 맞아본 적도 없는, 다소 배타적인 학교 분위기. 소녀의 말 하나 행동 하나가 다 또래 아이들에게는 낯설다. 하지만 이미 전학을 경험한 소녀는 주변에 동화되고자 안간힘을 쓰지도, 그렇다고 선망 혹은 질시의 대상이 될 정도로 잘난 척을 하지도 않는다. 소녀는 전학생을 맞아들인 아이들이 단체 행동을 하길 좋아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냥 조용히 있고 싶을 뿐이다. 소녀의 의도대로 학교생활은 그럭저럭 잘 풀려간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젊은 남자 선생님이 쾌활한 태도로 소녀에게 호의를 보이기 전까지. 별것 아니었던 일을 계기로 주변 아이들의 작은 악의는 둔한 칼날처럼 소녀를 죽지 않을 정도로만 꾸준히 괴롭힌다.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들의 이지메는 구체적이고 공격적으로 변해간다. 그러던 어느 날, 그 모든
[도서] 소녀는 어떻게 단련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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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장난 같겠지만, <미완의 작품들>을 읽고 나면 미완성(未完成)이 완성미(完成美)의 다른 이름일지 모른다는 의혹이 슬금 고개를 쳐든다. 저자의 말처럼 마무리되지 못하고 대중에 공개된 작품들은 도처에 있다. 책이 다루는 미켈란젤로의 노예상, 가우디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마릴린 먼로의 <섬싱스 갓 투 기브> 등이 그렇다. 대부분은 유작인 셈인데, 책은 이런 작품들을 둘러싼 야사에 집중한다. 미완성의 배경에는 어떤 사건, 어떤 인물이 있으며, 시대의 공기는 어땠는지가 옛이야기처럼 흘러나온다.
손을 댔으나 끝내 마치지 못한 작가의 역경 뒤 숨은 상처와 치유의 과정은 그 자체로 훌륭한 예술품이다. 특히 푸치니의 유작 오페라 <투란도트>의 초연 때 벌어진 해프닝과 그 뒤 결말을 위해 계속됐던 후대 작곡자들의 도전은 재미를 넘어 감동을 준다. 좋은 이야기의 필수조건은 “잊을 수 없는 결말”이라는데, 이 책이 다루는 미완성이라 아름다운 미술, 소설, 음악,
[도서] 미완성의 완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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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배우 신성일 인터뷰집. 506편에 이르는 작품에서 주인공으로 출연하며 1960년대 한국영화 흥행을 주도했던 그의 삶과 영화 이야기를 담고 있다. 6·25 때부터 현재에 이르는 시간을 들여다보는 만화경 같은 책이다. 1957년, 신상옥 감독을 처음 만났던 순간, 바로 눈에 들어 “야, 너 나하고 3년 동안 고생할래?”라는 말을 듣고 신필름에 입사하던 때부터의 이야기는 특히 눈길을 끈다. 그는 ‘뉴 스타 넘버원’을 한자로 풀어 성일이라는 이름을 지은 뒤 신상옥 감독의 성을 받아, 신성일이라는 예명을 지었다. 그리고 <로맨스 빠빠>의 막내아들로 데뷔하기 전까지 2년간 영화사에서 사원으로 일하며 인맥을 넓히고 자신을 알려나갔다.
신성일의 청춘을 함께했던 나이 지긋한 관객만 흥미를 가질 책은 아니다. 1970년대 이야기에 접어들면 장미희에게 “너처럼 빈대떡같이 생긴 애가 어떻게 배우가 됐어” 하고 놀렸다든지 여운계와 <산불>을 찍으며 티격태격 말을 나누었던 이야
[도서] 신성일, 회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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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 혼비식 유머 지수 ★★★★
독서에의 유혹 지수 ★★★
“어째서 내게 <미스틱 리버>가 <무죄추정>과 <레드 드래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최고의 작품이라고 말해준 사람이 없었을까? 내가 그런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사귀지 못했기 때문이다. 바로 그거다. 지난 3주 동안, 다섯명가량의 사람들이 앨런 홀링허스트의 <아름다움의 선>이 천재적인 작품이라고 말해주었고, 나도 그럴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 책을 제일 먼저 읽을 생각이다. 하지만 그 옛날 <무죄추정>을 읽다가 그랬듯이, <아름다움의 선>을 읽다가 가로등에 부딪힐 일은 없을 거라고 확신한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한국어판 제목에 붙은 ‘런던스타일 책읽기’라는 말과 별 상관없는 책. 읽는 내내 여러 번 웃음을 터뜨렸다. 문화적으로 예민하지만 전반적으로 찌질하게 살아가는 닉 혼비 소설의 남자 주인공 내레이션 같은 이 책은 대체 뭐란 말인가. 이 책은 <빌리버&
[도서] 투덜투덜 독서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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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더우니 달고 시원한 과일차를 마시고 싶다. 코끝을 간질이는 과일향은 생각만 해도 즐겁다. 과일차를 사러 갔다가 위타드의 서머 스트로베리, 블루베리 요거트 같은 달짝지근한 이름을 보고 마시기도 전에 기분부터 좋아졌다. 그런데 가격이 비싸다. 좀 싸게 구할 수 없을까? 홍차에 빠지면서 겪는 다양한 시행착오, 그 과정에서 배워가는 것들을 담은 책이 출간되었다. 정보와 감상의 균형이 잘 잡혀 있고 사진도 적절하게 실려 있다. 이 책을 읽어가면서 궁금해지는 홍차는 또 어찌나 많은지. 하드보일드 소설 같은 홍차라는 랍상소우총에서는 바비큐와 소시지를 굽는 데 쓰는 나무 장작의 진한 훈연향이 난다고 한다. 스모키한 홍차. “홍차에도 레벨테스트가 있다면 랍상소우총은 어퍼 어드밴스드 정도의 단계가 아닐까?” 도전정신을 불러일으키는 설명이다. 한국보다 홍차 문화가 발달한 일본(홍차의 고장 영국보다 훨씬 가깝다는 장점도 있다)의 좋은 홍차 가게들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홍차 캔에 쓰여 있는 ‘크리스
[도서] 눈도 머리도 향긋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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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지수 ★★★★
액션·스릴러 지수 ★★
뱀파이어가 남자친구라면 뭐가 특별할까? <트와일라잇>은 창백한 피부를 가진, 인간의 존재를 초월한 듯한 아름다움을 가진 존재가 뱀파이어이기 때문에 뱀파이어 남자친구가 특별하다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십대 소녀들이 전세계적으로 열광했다. 하지만 작가의 종교적 성향 때문인지 뱀파이어 남자친구라는 말에서 즉각적으로 연상되는 삽입-흡혈의 이미지는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대신 은근히 감추어졌고, 그래서 애타는 풋사랑이 강조되었다. 그 시리즈에 비교하면 <어두워지면 일어나라>를 위시한 ‘남부 뱀파이어’ 시리즈는 ‘언니들’용이다. 뱀파이어의 피에는 최음제 효과가 있고, 그래서 인간이 그들의 피를 밀거래하기도 한다. 뱀파이어는 인간의 피가 아닌 인공혈액으로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지만, 되려 인간들이 그들에게 피를 빨리고 싶어한다. ‘송곳니 중독자’들은 뱀파이어에게 물리고 싶어하는 사람들이다. 그에 따르는 쾌락이 있기 때문이다. 잘생
[도서] 섹시한 뱀파이어 남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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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중반 만화방에서 <2001밤이야기>라는 만화를 빼들었다가 기절하는 줄 알았다. 기대를 뛰어넘는 역작이었다. 과학적 고증없이 오락의 흥취 하나로만 질주하는 당대 소년지풍의 만화가 아니었다. 책은 아서 C. 클라크의 오마주로 시작되더니 무려 4세기에 걸친 인간의 우주 진출을 다양한 각도에서 그려냈다. 멋진 하드 SF였다. 장르 특유의 경이감을 극대화한 훌륭한 문학이었다. 그걸 만화방에서 훔치지 않은 걸 천추의 한으로 생각한 지 어언 15여년. 호시노 유키노부의 <2001밤이야기>가 <2001 SPACE FANTASIA(2001야화)>라는 제대로 된 이름을 달고 총 3권으로 출간됐다(알고보니 90년대 읽었던 책은 해적판이었다). 사실 <2001 SPACE FANTASIA(2001야화)>가 온전하게 창의적인 건 아니다. 호시노 유키노부는 서구 SF문학의 걸작 단편들에서 꽤 많은 영감을 얻었다. 중요한 건 제대로 된 영감을 제대로 표현했다는
[도서] 멋진 하드코어 S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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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디 앨런의 단편소설집이 출간되었다. 우디 앨런 영화를 연상시키는, 신경 쇠약 직전의 남자들이 겪는 이야기들이다.
<궂은 날, 영원히 볼 수 있으리>의 화자 ‘나’는 맨해튼 시내에 있는 저택을 구입한다. 부동산 업자는 그에게, 그 집이 스텔스 폭격기보다 훨씬 싼값에 나왔다며 부추겼다. 집을 산 뒤, 집을 개조하려고 보니 개조비용이 타지마할을 보수하고도 남을 정도의 액수로 올라가고 있었다. 서둘러 계약을 한 건축업자는 시간이 지나고 보니 지독하게도 솜씨 없는 인간이었고, 결국 주인공은 샤워도 잠도 제대로 할 수 없는 공간에 추가 비용만 들이게 된다. 딴에는 머리를 쓴다지만 고민의 결과는 악화일로를 걷는다. 우디 앨런의 소설 속 주인공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겠지만, 우디 앨런 자신과 그의 영화 속 페르소나를 지독하게도 닮아 있다. 가끔은 우디 앨런의 목소리로 진행되는 내레이션이 귓가에 울리는 가운데 영화를 보고 있는 듯 기시감이 들 정도다.
<나의 가치와 몸값은
[도서] 우디 앨런표 단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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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의 극영화 수상작과 배우들만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반기(?)를 들었다. <오스카 애니메이션>은 부제 그대로 ‘오스카 수상 애니메이션 속에 숨겨진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제작 기법’에 관한 책이다. 지난 오스카 수상작 가운데 노먼 매클라렌의 <이웃>(1952), 프레데릭 벡의 <나무를 심은 사람>(1987), 타이런 몽고메리의 <퀘스트>(1996) 등 가장 멋진 단편애니메이션 13편을 선정해 제작 기법 분석은 물론, 감독 및 스탭들과의 인터뷰도 꼼꼼하게 실었다. 작품마다 시놉시스와 숏 바이 숏, 창작자에 대한 설명, 그리고 사운드트랙에 이르기까지 치밀한 분석과 더불어 제작 과정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정말 구체적이다.
연속적으로 펼쳐놓은 스틸 컷에는 프레임 번호가 달려 있는데 이에 대해 옮긴이는 “이러한 표시는 애니메이션 창작자와 연구자 모두에게 중요하다. 프레임 번호는 그저 이미지의 순서를 표시하는 게 아니라, 그것들의 지속시간을 가늠할
[도서] 대가의 지혜를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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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득키득 웃음 지수 ★★★★
친구에게 권한다 지수 ★★★☆
<플리즈, 플리즈 미!> <오늘의 커피> <로맨스 워크샵> 같은 기선 작가의 요즘 작품들은 딱 성인 여성을 위한 명랑순정만화다. 이 ‘성인을 위한’이라는 말은 약간 미묘하다. 일단, 전혀 야하지는 않다. 어른만 알 수 있는 대단한 깨달음을 갖춘 것도 아니다. 산전수전 겪어가며 피곤하게 나이드는 여자들을 소소하게 웃기는 재주가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의 기본 인물 구성에 어머니가 게임방을 운영한다는 설정으로 비튼 <게임방 손님과 어머니> 때만 해도 순정보다는 명랑에 더 무게중심이 강했는데 근작들에서는 연애담쪽에 무게중심이 많이 기운 인상이다.
<오늘의 커피>는 커피에 대해서라면 더없이 진지한 바리스타 나기태와 자판기 커피마저 특별한 맛으로 둔갑시키는 가난한 여자 오난지의 이야기다. 두 사람이 최고의 커피를 향해 다가가는 이야기를 그
[도서] 언니들을 위한 명랑만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