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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듦의 증후는 여러 곳에서 온다. 곱빼기도 마다하지 않던 짜장면을 몇 젓가락 이상 먹기가 어려워질 때, 건널목 신호등 파란불이 깜빡이기 시작하는 걸 보고 달려야 할지 말지를 고민하고 있을 때, 남의 이야기를 다 들어주기가 몹시도 고통스러워질 때.
이런 증상은 신체적 노화의 결과이며, 따라서 대체로 부정적인 것이곤 하다. 노화란 한때 가능했던 것들이 불가능해짐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신체적 노화는 그에 수반되는 다른 것들의 부정적 노화를 촉진한다. 기억력이 떨어지고, 계산력과 어휘력이 확연히 줄어들며, 인내심과 판단력까지도 점차 바닥을 드러낸다. 정신을 모으면 불가능한 일이 없다(精神一到何事不成)고 말하는 이들은 대개 스스로가 아니라 젊은 신체를 가진 이들에게 부르짖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싱싱한 육신을 가지고 뭘 못하겠다는 거냐!”고.
나이가 충분히 들지 않아서 불가능한 것들도 있고, 나이가 들었기 때문에 비로소 가능해지는 것들도 물론 있다. 하지만 일정 시점이 지난
[정준희의 클로징] 노인과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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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돌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덩달아 놀이터에서 다른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도 길어졌다. 지루함에 몸을 비틀며 핸드폰을 슬쩍 보다가 아이 앞에서 핸드폰 좀 그만 보라며 혼이 난다. 그렇게 강제로 아이‘들’을 가만히 보다 보니 문득 신기한 사실 한 가지를 깨달았다. 뭘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을 때조차 아이들은 도통 지루할 틈이 없다. 권태를 허락지 않는다고 해야 하나. 아무것도 없는 곳에 데려다놓아도 기꺼이 놀이를 시작하고, 질리면 바로 다른 놀이를 찾아낸다. 놀거리가 다 떨어졌을 땐 기어이 상상 속 친구와 함께 새로운 놀이를 창조해내고야 만다. 아이들의 개념 속엔 ‘지루함’이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 단어 같다.
이제는 픽사의 수장이 된 피트 닥터 감독이 <인사이드 아웃>을 제작한 계기도 이해할 수 없는 어린 딸에 대한 궁금증이었다고 한다. 대체 저 작고 앙증맞은 머릿속에서 어떤 기상천외한 세상이 펼쳐지는 중일까. 어린 시절이 없었던 사람은 없지만 다 자라버린 어른들에게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눈치와 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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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칼릿 조핸슨이 챗GPT 4o의 음성 버전 중 하나가 자신의 목소리와 거의 같다는 점을 문제삼으며 ‘오픈 AI’(OpenAI)에 강하게 항의했다고 한다. 왜 하필 스칼릿 조핸슨인가? 그는 영화 <그녀>에서 남자주인공과 사랑에 빠지는 인공지능 운영체제 ‘사만다’의 목소리연기를 맡았던 배우다. 챗GPT 4o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샘 올트먼이 그의 목소리를 사용하고 싶다는 제안을 했다는 사실도 함께 전해졌다. 많은 이들에게 친숙한 사만다의 목소리가 “소비자들이 인간과 인공지능에 관한 급격한 변화에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는 이유에서였다. SF영화와 과학기술의 관계, 특히 할리우드영화와 실리콘밸리 테크기업 사이의 관계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인공지능 상상하기>(Imagining AI, 2023)라는 책에서 케임브리지대학교에 있는 기술과인간연구소 소장인 스티븐 케이브와 같은 대학의 레버헐름 미래지능센터 선임연구원 칸타 디할은 이 둘 사이의 상호작용을 ‘캘
[임소연의 클로징] 루프 속 인공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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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은 점에서 멈추지 않고 시차를 둔 채 선으로 이어져, 결국 면의 형태까지 퍼져 나간다. 지난해 칸영화제에서 <존 오브 인터레스트>를 처음 본 후 떨리는 손으로 메모장에 이런 기록을 남겼다. “간혹 굳이 언어로 옮겨 적는 것에 회의나 한계가 느껴지는 영화가 있는데 딱 그런 (기분 좋은) 무력감 혹은 도전정신을 안겨주는 작품. 오프닝에서 이미 끝남. 예상을 아득히 벗어난 장면을 지나 낙원 같은 호숫가 수면 아래 지옥도가 감지될 때, 그 불온한 낙차가 모든 걸 집어삼킨다. 쨍하고 밝고, 푸르게 끔찍하다. 괴물 같은 영화.”
실은 이건 나중에 카페에서 생각을 정리해 기록한 버전이다. 극장에서 끄적인 메모장 제일 앞 페이지에는 그냥 딱 한마디만 적혀 있다. “와우….” 시간이 지난 뒤 말줄임표의 여백을 채워보려 애썼지만 부질없는 짓이었다. 개봉을 앞둔 영화를 1년 만에 다시 보고 똑같이 적는다. 와우. 그러곤 펜을 놓았다. 이번에도 역시 아무것도 적을 수 없었다.
우리는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사유의 보석함을 채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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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입학 직후 3월, 체육 교사가 배구공을 뿌렸다. 순간 한 친구와 눈이 마주쳤고 말없이 거리를 두고 마주 섰다. 언더핸드와 오버핸드를 번갈아 구사하며 우리는 무아지경이 되었다. 공이 땅에 처음 떨어진 것은 종이 울린 직후. 그 친구와 나는 국민학교 배구부에서 한솥밥을 먹은 사이였다. “한 시간은 기본이지.” “기억나냐? 떨어트렸다가 대가리 박고 컴퍼스처럼 돌았던 거.” 어릴 적 몸에 각인된 것은 여러 편의 시퀄을 연출했다. 배구부에서 높인 점프력으로 구미 지역 국민학생 높이뛰기 대회에서 3위를 했다. 강원도 전·의경 체육대회에선 최우수 공격수였고, 대학 수업 때는 체대생들도 내 스파이크와 서브를 받지 못했다. 지방의원 시절에는 주부배구팀의 트레이너였다. 요즘은? ‘직관’은 곧잘 갑니다, 끙.
국민학교 5학년 겨울방학이 시작되면서 전문 코치가 부임해왔다. 라이트 공격수 겸 블로커로 발탁됐다. 주 44시간짜리 동계 훈련은 질적으로도 ‘지옥 훈련’이었다. 시대에 걸맞게(?) 몽둥
[김수민의 디스토피아로부터] 하이큐!! 쓰레기장의 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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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타임머신이다. 인류 최초는 아니지만 (아마도 최초의 타임머신은 ‘이야기’가 아닐까) 가장 직관적인 방식의 타임머신임엔 틀림없다. 흔히 추억의 옛 노래를 들으면 순식간에 과거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고들 하는데, 영화가 시간을 다루는 방식은 좀더 직접적이면서도 복잡하다. 시간을 거꾸로 돌리거나 빨리 감는 건 평범한 축에 속한다. 관객을 영화 속으로 초대하거나 영화 속 시간을 스크린 바깥 현실까지 끄집어내는 것도 가능하다. 무엇보다 영화의 진짜 마법은 순간을 영원으로 만드는 데 있다. 반대로 영겁의 시간을 찰나로 표현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영화로 다리를 놓고 터널을 뚫어 수많은 평행세계를 넘나든다.
영화제도 타임머신이다. 이 타임머신은 영화와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작동한다. 영화제에서 영화를 본다는 건 미래를 다녀오는 것과 마찬가지다. 우리는 특별히 허락된 약속의 장소에서 앞으로 개봉할 영화들을 미리 만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를 ‘몰아서’ 본다는 건 특별한 체험
[송경원 편집장] 77회 칸영화제는 타임머신을 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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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는 현실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우리는 전 인류와 생명체를 위협하는 긴급한 사안에 대해 힘을 합쳐 방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거대 기업을 위한 지도자를 지지해선 안됩니다. 원주민 생태변화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 우리 자녀들과 아이들의 미래에 관심을 가진 사람, 탐욕스러운 정치인들에 의해 입막음당한 사람, 이런 사람들을 대변할 수 있는 지도자를 지지해야 합니다. 우리가 사는 지구를 당연하게 여기지 마십시오. 저도 오늘 밤 이 자리를 당연하게 여기지 않겠습니다.” 환경단체의 기조연설이나 유엔의 환경 관련 포럼의 발표가 아니다. 2016년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의 수상 소감이다.
사실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의 남우주연상 수상 여부는 그해 아카데미의 초미의 관심사 중 하나였다. 징크스라고 해도 좋을 만큼 번번이 눈앞에서 좌절된 그의 간절한 염원이 이번에는 이뤄질지에 많은 이들의 기대가 모였다. 하지만 인간 디캐
[송경원 편집장] 여전히 잘 모른다는 사실을, 이제는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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획기적이고 근본적인 기술혁신이 벌어져서 산업 패러다임이 바뀔 때마다 ‘우리의 일자리는 어떻게 되는가?’라는 공포가 확산된다. 이에 대한 경제학 교과서의 표준적인 대답은 ‘쓸데없는 걱정’이라는 것에 가깝다. 새로운 기술이 확산되면 새로운 산업과 새로운 직업이 창출되므로 그쪽으로 노동력이 이동하면서 생산성은 계속 올라가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러한 낙관주의의 논리에 별로 설득력을 느끼지 못한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주장에서는 그동안 역사적으로 시기마다 나타났던 상이한 기술적 혁신들의 상이한 특성들, 그리고 그것들이 긴 시간 동안 진화해온 패턴 등에 대한 이야기가 빠져 있다. ‘기술혁신’이라고 다 똑같은 성격의 것도 아니며, 그것으로 인해 벌어지는 ‘노동력, 즉 사람의 대체’도 항상 똑같은 성격의 것도 아니었다.
산업혁명이 시작된 18세기 중반 이후 현재까지의 기술혁신은 개인적 집단적 차원의 인간의 노동능력을 하나씩 하나씩 기계가 빼앗아가면서 무력화시켜왔던 줄거리를 가
[홍기빈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사람은 이제 퇴출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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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빼고, 편하게 해.” 때로(사실 거의 대부분) 말은 내용보다 발화자의 중력에 끌려간다. 같은 말이라도 누가, 어떤 위치에서 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로 소화될 수밖에 없다. 목요일 마감, 이번주도 어김없이 영혼이 탈탈 털린 뒤 잠시 넋을 놓고 멍 때리는 중이다. 원래 한창 바쁠 때 맹렬하게 딴짓을 하고 싶어지는 법이라, 한마디 숨을 크게 내뱉으며 데스크에 올라온 글을 읽다 보니 문득 이번주 내내 뱉었던 말들이 떠오른다. 편하게. 힘 빼고.
그러고 보니 요즘 유난히 기자들에게 이런 표현을 자주 던졌다. 그럼에도 정반대로 쉼표 하나 빈칸 하나 없이 용납할 수 없다는 듯 정성으로 꾹꾹 눌러 쓴 기사들을 보고 있자니, 뿌듯하면서도 미안한 마음이 슬며시 차오른다. “힘 빼”라는 말이 “제대로, 열심히 하라”고 들렸던 걸까. “편하게 해”라는 말 뒤에 나도 모르게 “하지만 잘해야 돼”라는 행간을 추가한 건 아니었나.
개편 이후 하고 싶은 아이템이 꽉 차 있다. 강렬한 의지까지 불
[송경원 편집장] 적당해 지지 않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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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일상을 ‘일상적인 것’으로 만들어주는 가장 중요한 장치는 ‘주기성’이다. 아침 해가 뜬다. 일어난다. 양치질을 한다. 옷을 차려입는다.
지하철을 탄다. 책상에 앉는다. 점심을 먹는다. 다시 책상에 앉는다. 지하철을 탄다. 저녁을 먹는다. 텔레비전을 틀거나 휴대폰 혹은 태블릿을 연다. 졸음이 쏟아진다. 양치질을 한다. 침대에 눕는다. 다음날 아침에도 다시 또 해가 뜰거라 믿으며, 잠 속에 빠져든다.
특정 시간대에 비슷한 모양으로 반복되는 이런 일상은 지겹고 따분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 삶에 안정감과 예측 가능성을 준다는 점에서 필수적이다. 주기적이지 않은 것들은 대체로 비일상적인 것일 수밖에 없다. 주기성을 깨는 활동이나 사건은 주로 대단히 비극적인 경우가 많은데, 어떤 것들은 종종 유쾌함을 주기도 한다. 일상이 멈춰 선 그곳에 아주 가끔 시쳇말로 ‘깜놀할’ 즐거움이 끼어들 때도 있기는 하나, 대개의 유쾌함이란, 마치 오랫동안 기획하고 준비했던 여행처럼 일상의 주기성을 의도적
[정준희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일상의 바깥, 일상 안의 틈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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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서 심란한 소식만 들려온다. 개봉 13일 만에 800만 관객을 돌파한 <범죄도시4>는 80% 넘는 상영 점유율을 차지하며 (정말 오랜 만에) 독과점 논란에 불을 지폈다.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열린 ‘한국영화 생태계 복원을 위한 토론회’에서 이를 두고 신랄한 비판이 이어졌는데, 틀린 말 하나 없었지만 10년 넘게 똑같은 지적이 이어져도 바뀌는 것 하나 없는 현실 앞에 분노보다는 무기력감이 느껴졌다. 그 와중에 1958년 개관 이래 66년간 충무로를 지켰던 대한극장의 폐업 소식은 마치 어떤 신호탄처럼 들려 무섭다. 슬픔을 느낄 새 없이 발밑이 무너지는 것 같은 불안이 스멀스멀 차오른다.
위험신호가 도처에서 울리는데 불을 끌 소방수도 없다. 영화진흥위원회 등 공공기관은 벌써 한참 동안 기관장 없이 방치 중이고, 문화체육 관광부는 갖은 명목으로 예산을 줄이는 데 몰두하고 있다. 최근 가장 눈에 띄게 타격을 받은 곳은 영화제인데, 39개 영화제에 지원하던 예산은 10개로 축
[송경원 편집장] 여기 당신의 영화제가 도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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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강정>에 이어 <삼체>를 봤다. SF계의 노벨상이라는 휴고상을 아시아인 최초로 수상한 류츠신의 소설 <삼체>를 각색한 드라마다. 언뜻 지구의 과학 발전을 중단시키려는 외계인이 등장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공교롭게도 드라마가 공개된 올해 3월은 정부의 연구개발 예산 대폭 삭감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연구 현장의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들려오던 시기이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공감하며 봤다는 과학자 지인들이 많았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과학 연구를 하지 못하게 하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삼체인. <삼체>에서 지구로 오는 중인 외계인들을 부르는 이름이다. ‘오는 중’이라는 표현을 쓸 수밖에 없는 설정이 흥미롭다. 삼체인이 원래 살던 행성은 태양이 세개인 삼중 항성계에 있어 궤도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극심한 더위와 추위에 시달리던 끝에 태양이 한개뿐이라 기후가 안정적인 지구에 이주할 계획을 세우게 된다. 다행히
[임소연의 디스토피아로부터] 400년 후의 인류 생존 대 닭강정이 된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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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를 타고 갈 때 뒤를 돌아보면 굽이굽이져 있는데, 타고 갈 때는 직진이라고밖에 생각 안 하잖아요. 반듯하게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뒤돌아보면 굽이져 있고. 그게 인생인 거 같아요.” KBS2 <다큐멘터리 3일> ‘서민들의 인생 분기점–구로역’ 편에 나온 한 청년의 답변이 중요한 변화의 순간마다, 플래시백마냥 계속 떠오른다. 무심한 듯 조금은 쑥스러운 표정으로 툭 내뱉은 한마디에는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게 하는 힘이 있다. 마음을 움직이는 진실의 힘. 누구나 공감할 진심의 힘.
주간지 마감은 생체리듬까지 일주일 단위로 만들어버린다. 매번 눈앞의 잡지에 몰두하다 보면 한달, 한 분기, 일년의 흐름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그래서 <씨네21>에서는 적어도 1년에 한번, 잡지 개편을 하려 애써왔다. 뒤처지지 않고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방편이자 독자들이 지루해하지 않도록 끊임없이 새로움을 제공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올해도 개편을 했다.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은
[송경원 편집장] 개편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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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볼게요. 이브 몽탕처럼 멋진 분일 것 같네.”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의 저자를 처음 만났을 때, 어느 배우가 잡지 인터뷰에서 이 책을 언급했었다고 말씀드렸다. “아직 한국 배우들을 잘 모른다”는 그에게 <아나키스트>를 추천했다. 2002년은 선생을 만난 첫해이자 선생을 가장 자주 만난 해다. 뜨거운 해였다. 칼럼을 썼다가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던 나의 사소한 곤경을 위로하던 선생은, 당적 보유와 선거 운동 참여 문제로 회사에서 고초를 겪었다. 그 와중에도 그가 굽는 만두는 일품이었다.
“<나는 서울의 요리사>는 언제 나옵니까?”
“연극배우가 된 것 같아. 그것도 초현실극의.”
종로의 한 생선구이집에서 ‘진보신당 대표 홍세화’는 수줍게 토로했다. 그 당에서 전현직 국회의원들이 모두 떠날 때 나는 그의 등판을 예감했다. 모든 방면의 사회운동에서 약자 편이었던 선생은 정치적 기로에서도 항상 가장자리로 향했다. “노무현씨가 됐으면 좋겠
[김수민의 디스토피아로부터] 택시운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