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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대로라면, 그는 벌써 이 방에 와 있어야 했다. 지난 2월19일, 베를린 포시즌스 호텔 411호. 한국 기자 다섯이 덴젤 워싱턴(45)을 기다리고 있었다. 브에나비스타의 한 관계자 말이, 어젯밤 한 파티에서 누군가 그에게 “한국은 흑인이 주연하는 영화를 좋아하지 않아서, 예외없이 흥행이 저조했다”는, 어쩌면 인터뷰에 치명적일 수 있는 ‘정보’를 흘렸다는 것이다. 안 그래도, 그는 이틀 전에 열린 베를린영화제 공식 기자회견에서 내내 얼굴을 굳히고 앉아 있었다. 누군가 할리우드에서 흑인 스타로 살아가는 부담을 묻자, “부담? 이렇게 기자회견에 참석해 마이크를 앞에 두고 앉아 있는 것이 바로 부담”이라고 답했던 것을 보면, 그는 천성적으로 대중 앞에 나서거나 말하길 즐기지 않는 것 같았다. 과연 이 인터뷰를 탈없이 마칠 수 있을지, 걱정스레 15분 정도를 기다렸나보다. 테이블 뒤편 출입구쪽에서 두런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크고 단단해 뵈는 체격에 온화한 미소를 머금은 흑인 하나가 걸어
spirit이 한국말로 뭐지? <허리케인 카터>의 덴젤 워싱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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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무척이나 좋아하던 다섯살 난 꼬마가 있었다. 꼬마는 아버지 친구가 운영하는 극장을 쥐방구리(?)처럼 들락거렸다. 까까머리 중학생이 된 꼬마는 하루에 3개의 개봉관을 전전하며 영화를 섭렵했고 일본어판 <스크린> <로드쇼>를 정기구독했다. 일본어는 읽을 줄 몰랐지만 영어로 쓰인 영화제목, 배우와 감독 이름, 스틸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고등학생이 된 꼬마는 연극반에 들어가 연기의 마력에 빠졌고 고2 때는 동랑청소년연극제에서 상도 받았다. 동국대 연극영화과에 진학한 꼬마는 ‘연극’과 ‘연애’에 20대를 몽땅 던졌고, 30대 중반에 이른 지금에는 영화와 TV, 연극을 넘나들며 연기와 함께 무르익어가고 있다. 이 꼬마가 바로 배우 김상중(35)이다. “영화가 뭔지도 모르면서 그냥 영화에 좋았다. 요즘 아이들이 스타크래프트에 미치듯 난 영화에 미쳐 있었다.”
하지만 “…미쳤다”라는 표현은 왠지 김상중에게 어울리지 않아보인다. 줄담배를 피는 채 좀체로 목
모차르트? 살리에리! <산책>의 김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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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의 후예들이 재능을 겨루는 유서깊은 영국 연극무대는 때로 할리우드에 새로운 인재의 공급원이 되주곤 한다. 97년 아카데미 감독상의 앤서니 밍겔라(46)나 <아메리칸 뷰티>의 샘 멘데스. 영국인 영화감독들 가운데서도 지금 할리우드에서 가장 눈부신 볕을 쪼이고 있는 이들은 모두 영국 연극계 출신이다.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 <잉글리쉬 페이션트>로 배타적이고 보수적인 아카데미 회원들에게서 높은 점수를 따낸 밍겔라는, 곧바로 미국 메이저 스튜디오가 탐내는 감독이 됐다.
물론 그가 하루아침에 스타 감독 대열에 오른 것은 아니다. 그는 영화 이전에 영국 연극무대의 희곡 작가, 그리고 TV 드라마 작가로 활동해왔다. 91년 영화 <정말로 미친듯이 깊이>로 연출 데뷔해 <미스터 원더풀>로 이어지는 잔잔한 로맨틱 코미디의 행진을 마치고, 안정된 구성의 원숙한 러브 스토리 <잉글리쉬 페이션트>로 관객의 감성 코드에
베를린에서 만난 <리플리>의 앤서니 밍겔라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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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허실실. 신구의 얼굴은 허허실실이라는 단어를 설명하기 위해 세월이 빚어놓았나보다. 소주를 한잔 들이켜면서도 눈매는 쓰게 웃고 있다. 40년의 세월 동안 연극과 TV와 영화에 출연하며 천천히 빚어진 노배우의 은근함이라고 해야 할까. 장황한 말보다는 가볍고 인자한 농담이 더 짙은 뜻을 품고 있는 것만 같다. 요즘 신구는 바쁘다. 그는 영화 <간큰가족>의 개봉을 눈앞에 두고 있고(아직 영화를 보지도 못했다 한다), 장진이 감독하는 <박수칠 때 떠나라>의 막바지 촬영에 임하고 있다. 지난주에는 엿새를 현장에서 지새웠다는 그를 만난 곳은 강남의 어느 냉면집. 시원하게 목으로 넘어가는 평양냉면처럼, 신구는 허허실실 농담처럼 지난 이야기들을 흘려냈다.
-냉면을 좋아하나보다.
=냉면의 담백함이 좋더라고. 원래 나는 담백한 음식이 좋아. 냉면은 육수맛하고 면맛뿐이잖아. 다른 쓸데없는 건 없어.
-<간큰가족>에서 맡은 김 노인 캐릭터가 실향민 아닌가. 평양냉면
연기경력 40년, 우리시대의 아버지, 배우 신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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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들에 따르면, 안정숙(54)씨는 궂은일을 결국엔 마다하지 못하는 성격이다. 백발이 될 때까지 평기자로 남겠다던 그의 고집은 5년 전 <씨네21> 편집장을 떠안게 되면서 깨졌고, 쉰 넘어 카메라를 잡겠다던 그의 꿈도 최근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직을 맡으면서 멀어졌다. 임기 시작 3일째인 5월31일. 앞으로 3년 동안 3기 영진위를 이끌게 된 안정숙 신임 위원장을 만났지만, 바쁜 업무 때문에 인터뷰는 수시로 끊겼고 뒷전으로 밀렸다. “업무혁신 관련 부서가 있는데 어떻게 돌아가는 거죠?” “모태펀드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개인적으로 가장 궁금했던 질문을 이제 겨우 해결했다는 안 위원장은 “바깥에선 영진위가 하는 일이 뭔지 대략 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들어와보니 모르는 것 투성이”라며, 아직 업무 보고(본인은 위원장 교육 프로그램이라고 말한)를 받지 못했고 다른 위원들과의 협의 사항인 사안도 있어 앞으로 영진위의 나아갈 방향에 대한 구체적인 질문은 다음으로 미뤄달라고 했다
전 <씨네21> 편집장이었던 신임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안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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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든 크리스텐슨(24)은 아나킨 스카이워커/다스 베이더로 캐스팅될 당시(그때가 2000년이다) <스타워즈> 시리즈에 비할 바도 못 되는 무명배우였다. <스파이더 맨>이 스타성 전혀 없던 배우 토비 맥과이어를 주인공으로 기용한 것은 결과적으로 잘했다는 칭찬을 받았지만, 신화를 갖지 못한 미국인들이 그것의 대체물로 여기는 <스타워즈> 시리즈의 핵심, 위협적인 악당이자 비극적인 영웅 다스 베이더를 존재감도 없는 열아홉살짜리 애에게 맡기다니. 모든 이들이 의구심을 표했다. 장성한 아나킨이 등장하는 <스타워즈 에피소드2: 클론의 습격>이 개봉하자 광팬들은 화마저 냈다. 저것이 우리가 그토록 보고 싶어했던 다스 베이더의 젊은 날이란 말이냐. 눈매는 흐릿하고 힘도 못 쓰게 생긴, 투정 많은 어린애구나. 평론가들은 <스타워즈 에피소드2>의 리뷰를 쓰면서 “크리스텐슨의 나무토막 같은 연기”라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조지 루카스는 연약함이 깃든
마침내 다스 베이더가 되다, <스타워즈3>의 헤이든 크리스텐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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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태양>의 부산 벡스코센터 촬영현장. 오늘은 스케이트를 타겠구나 하고 들떠 있던 온주완(21)에게 정재은 감독은 그 자리에서 찬물을 끼얹는다. “주완아, 네가 설명을 잘해주지 않으면 영화를 보는 관객은 이 장면에서 그냥 스케이트를 타는 이미지만 보는 게 되는 거야”라며 정 감독은 주완에게 행사장의 마이크를 떠넘겼다. 단단히 삐친 주완은 모자를 눌러쓰고 스탭들과 말도 하지 않고 음악만 들으며 시위했다. 그 장면은 완성된 <태풍태양>에서 가장 흥겨운 입담으로 자리잡았다. 다시 한번 그 상황을 끄집어내자 이 열혈청년은 “연습도 똑같이 했고, 실력도 똑같은데 못 타서 무지하게 속상했다”고 팽팽한 스프링처럼 대답한다.
온주완은 마운드에 갓오른 싱싱한 어깨의 루키이며, 아직은 수싸움보다는 자존심이 소중한 강속구 투수다. 유인구는 없다. 무조건 정면승부. 삼구 삼진이면 예의 그 눈꼬리를 움직이는 웃음으로 자신감을 과시할 테고, 실투에 의한 홈런을 허용해도 씩씩거리며
피끓는 소년, 루키 9단, <태풍태양>의 배우 온주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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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미혹(迷惑)
유림: 우리 같이 자요.
홍: 왜 그러세요, 이 선생님.
…(중략)…
홍: 처음 만난 여자들한테 다 그래요?
유림: 아니오. 맘에 들고 좋아야 그러죠.
(#19)
박해일 | 제목도 그리 특이하지 않고, 그냥 무심코 읽었어. 방바닥에 누워서. 그때 맥주 한잔 까면서 봤나? 그렇게 보는데 유림이라는 캐릭터가 골때리더라고. 만화책 보듯이 그냥 헤헤거리면서 넘어갔어. 남녀관계를 푸는 게 신선했지. 옆집 남녀가 사랑하는 걸 훔쳐보는 것 같은 사실적인 느낌도 있었고.
강혜정 | 누가 시나리오 재밌다고 해서 받아서 읽는데, 난 ‘어쭈’ 하는 느낌이 들었는데.
박해일 | 어쭈, 내 건데? 그런 건가? (웃음)
강혜정 | 어쭈, 읽히는데, 이러면 곤란해, 이러면서 읽었지. (웃음) 이 시나리오가 여태까지의 남녀 연애담처럼 친절한 기운이 하나도 없잖아. 불쾌할 정도로 친절하지가 않지. 근데 난 그런 거 좋아하거든. 예뻐 보이려고 치장하지 않고, 따뜻해 보이려고
연애 ‘선수’들의 수다, <연애의 목적>의 박해일+강혜정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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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살의 발랑 까진 영어선생 이유림은 만난 지 이틀밖에 안 된 여자에게 다짜고짜 같이 자자고 조른다. 27살 먹은 늦깎이 교생 최홍은 기습 뽀뽀를 감행한 남자의 뒷모습을 향해 알 듯 모를 듯 피식 웃음을 날리는 여유를 부린다. 강간에 다름없는 ‘사건’을 저지르고도 상대가 자기를 무시한다며 천연덕스럽게 삐치는 이 남자도 문제지만, 그런 남자의 눈치를 보다가 “나랑 자려면 50만원 내”라고 손을 내미는 이 여자도 만만찮다. 어두울 때는 잠을 못 이루고 사람 많은 곳에서는 제대로 먹질 못한다는 그녀와 주말에 찾아와서 집안일을 거드는 여자친구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게임에 열중하는 그. 두 사람 모두, 분명 정상은 아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고 있자니, 왠지 정이 간다. 6년을 사귀어 “부모 같고 자식 같은” 여자친구가 있으면서 딴 여자에게 “다른 게 아니라, 연애만 하자”고 수작을 거는 그의 뻔뻔함이나, 3년을 사귄 번듯한 남자친구를 두고도 못 이기는 척 다른 남자의 요구를 들어주고야 마는 그
연애 ‘선수’들의 수다, <연애의 목적>의 박해일+강혜정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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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창간 10주년 특집 표지 ‘화양연화’ 편을 찍던 날, 김상경은 답답한 표정이었다. “<극장전> 속 동수란 인물은 그러니까… 이렇게 이상한 놈이고 저렇게 야시꾸리한 친구거든요. 근데 영화를 보지 못했으니 이해가 안 되죠?” 그리고 시사회에서 영화를 본 뒤 김상경이 느낀 답답함이 머릿속에서 뎅, 공명음을 울렸다. “아마 홍상수 감독님의 영화, 아니 한국영화를 통틀어도 가장 이상한 캐릭터일 것”이라는 김상경의 이야기가 과장이 아니었음을 알게 됐을 때 그와 다시 한번 이야기를 하고 싶어졌다. <극장전>이란 영화에 관해, 동수란 캐릭터에 관해, 김상경이란 인간에 관해. 어떤 질문에도 속내를 확 뒤집어 보이며 거침없이 대답한 김상경과의 2시간 동안의 대화를 풀어놓는다.
-칸영화제에 다녀온 느낌은 어떤가.
=그쪽 미디어 관계자들이 나를 보고 기분이 안 좋냐, 왜 이리 담담하냐 하고 묻더라. 누군가는 상경씨는 너무 여유로워 보이고 홍상수 감독님은 권태로
<극장전>의 배우 김상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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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한아름에 끌어안기에는 언제나 넘치고, 한곳에 머무르기에는 너무 숨가쁘게 약동하는 무엇이다. 그 영화가 올 봄에는 부산, 부천에 이어 ‘온고을’ 전주에 또 하나의 축제 마당을 열고 우리를 청한다. 달포 앞으로 다가온 제1회 전주국제영화제는 과연 어디쯤 서서 관객에게 어떤 첫 만남을 제안하고 있을까. 상영작 및 초청 인사 발표 기자회견을 하루 앞둔 3월21일 아침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원장실을 찾아 최민(56) 조직위원장으로부터 대안 영화제를 표방한 전주국제영화제의 자화상과 약속, 근심과 희망에 대해 들어보았다.
-부산과 부천에 이어 세 번째 국제적 영화제를 탄생시키면서 출발점에 관한 고민이 컸을 것 같다.
=전주영화제의 타당성을 둘러싼 이야기가 많았다. 큰 비용 들여 기존의 국제영화제들과 서로 잡아먹는 결과를 빚는 것 아니냐는 말도 있었다. 하지만 우리에겐 다른 나라에서 찾아볼 수 없는 열광적인 젊은 관객층이 있다. 영화 전문 주간지가 5년 넘게 건재한다는 사실도 그들
4월28일 개막하는 제1회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 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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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배우가 로버트 드 니로일 필요는 없다. 드 니로처럼 한 순간 눈빛에 삶의 깊이까지 녹여내지는 못하더라도, 딱 두시간 동안 관객을 즐겁게 해주는 것으로 충분할 수 있으니까. 어쩌면 그것이 배우의 가장 평범하면서도 소중한 미덕일지 모른다. 가벼운 TV시트콤을 주로 거쳐왔지만, 매튜 페리(30)는 그 미덕에 충실한 배우다. 페리의 연기를 지켜보면서 마음속 가장 밑바닥의 기억까지 흔들어놓는 전율을 느끼는 관객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페리에겐 스쳐가는 일상의 세세한 감정을 포착해 웃음으로 내어놓는 능력이 있다. 17명을 살해한 마피아 조직원 지미 튤립(브루스 윌리스)이 옆집에 이사 오고, 돈만 아는 아내는 보험금을 타기 위해 자신을 없애려 하고, 그 와중에 지미 튤립의 아내와 사랑에 빠져버린 치과의사 오즈. 그 난감한 상황에서도 페리는 처량한 표정으로 견딜 수 없는 웃음을 자아낸다. 아담 샌들러처럼 한없이 불쌍해 보이다가도, 톰 행크스처럼 대책없이 느긋하기도 한, 페리는 입장료가 아깝지
“내 재능은 로맨틱 코미디인걸”, <프렌즈>의 매튜 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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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와 여자가 벤치에 앉아 있다. 남자가 무엇인가 물었고 여자는 귓가의 머리를 쓸어올리며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남자를 본다. <인터뷰>의 메인 이미지로 선택된 사진에서 배경이 되는 파리 센강의 풍경은 식별할 수 없을 만큼 희미하다. 마치 ‘여기가 파리라는 사실은 잊어도 된다. 이 아름다운 남녀에게 시선을 고정하라’고 주문하는 것 같다. 시선과 실루엣 만으로 이국의 풍광을 압도하는 그들은 심은하와 이정재다. 모름지기 배우라면 존재만으로 스펙터클이 되는 게 당연하지만 둘의 조화가 이루는 시각적 쾌감에는 남다른 데가 있다. 사람들은 그들의 만남에서 더하거나 뺄 것 없는, 구질구질한 삶 저 너머에 있을 것 같은 낭만적 신화를 예감한다. 영화제목이나 내용을 몰라도 그런 이미지가 노크할 때 무의식의 문은 쉽사리 빗장을 연다. 영화의 성패는 두고볼 일지만 둘의 사진이 담긴 포스터에 눈길이 오래 머무는 건 당연하다.
심은하
보통 빛은 어둠에서 돋보이지만 그녀의 환함은 맑고 투
그들, 삶 저 너머의 낭만적 신화, <인터뷰>의 심은하·이정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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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평범했다. 하루에 여러 번 길에서 마주치고 스쳐 지나갈 법한,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은 외모. 첫인상이 그렇다는 얘기를 조심스레 건넸다. 튀지 않는 것은 뭐든 평가절하당하는 개성시대니 만큼, 불쾌하게 해석될 여지는 충분했다. “그렇죠.” 김유석의 얼굴에 여린 미소가 떴다. “그 평범함 속에 에너지가 있어요. 조금씩 조금씩 보여주려고요. 한석규 선배나 설경구씨, 다 그런 배우들 아닌가요.” 그는 이제껏 그 평범함 속에 묻어둔 비범한 에너지를 발휘할 기회를 꼭 두번 만났다. 나른하고 권태로운 일상에 날아든 여대생에게서 욕망의 출구를 찾으려던 <강원도의 힘>의 앳된 경찰이었다가, <섬>에선 사랑하는 여자를 죽이고 도망쳐 들어온 저수지에서 또다른 여자를 만나 치명적인 사랑에 빠졌다. 그리고보니, 극단적인 양면성을 지닌 가련한 인간상, 외면할 수 없는 우리의 본질을 담아낸 연기에, 그가 말하는 평범함의 미덕이 있었다.
사람들은 그를 ‘유학파 배우’라고도 부른다. “
평범함의 힘, <강원도의 힘> <섬>의 김유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