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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인생>이란 지독히 반어적인, 그리하여 상투적이기까지 제목. 인생이란 실은 달콤하지 않을뿐더러 달콤하더라도 그 순간은 너무 빨리 지나가버릴 것이란 암시가 아닌가.
앞날은 온통 장밋빛일 듯한 잘빠진 사내의 추락담인 김지운의 누아르 <달콤한 인생>의 주인공이 이병헌이라는 건 의외로 신선하지 않다. 이병헌 말고 누가 이보다 더 근사하고 절망적인 추락을 보여줄 수 있을까. 보스인 강 사장(김영철)이 절대 신뢰할 정도로 성실하며, 그 지위가 강 사장 바로 아래일 만큼 연륜도 있어야 하되, 강 사장의 숨겨둔 정부를 보자마자 설렐 정도로 소년 같은 데가 있어야 하며, 까닭없이 강 사장의 뜻을 거스를 만큼 반항아 기질도 있어야 한다. 복수의 순간조차도, <킬 빌>의 경구처럼 차가운 음식 먹듯이 하는 게 아니라 그 순간에 와락 눈물이 가득 고이는 커다란 눈이 있으면 더 좋다. 이쯤 되면 이병헌 말고 누군가를 생각한다는 것이 불가능하다.
겨드랑이에
달콤한 남자, 이카로스가 되다, <달콤한 인생>의 이병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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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멜리에가 돌아왔다. 깜찍한 표정과 기이한 행동, 때묻지 않은 발칙함으로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었던 오드리 토투가 이번에는 소아마비로 다리를 절면서도 전쟁 중에 실종된 약혼자를 찾기 위해 프랑스 전역을 헤매는 순정파 소녀 마틸드로 돌아왔다. 장 피에르 주네의 신작 <인게이지먼트>에서 다시 주연을 맡음으로써 주네의 뮤즈임을 확인시킨 그녀를 몽마르트르가 아닌 베벌리힐스에서 만났다. 프랑스 스탭과 배우들로 완성됐음에도 워너브러더스의 투자로 만들어졌다는 이유로 프랑스영화인지 미국영화인지 논쟁에 휩쓸려 있는 영화이니만큼 전세계의 영화 홍보를 위해 미국에 불려온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이전 영화들과는 사뭇 다른 정통 순정멜로에 도전한 주네의 주문에 맞춰 오드리 토투는 아멜리에의 짓궂은 표정을 깨끗이 지우고, 지고지순한 사랑에 목숨을 거는 고전적이면서도 강인한 여인상을 연기했다.
실제로 만난 그녀는 아멜리에와 마틸드의 중간쯤이랄까. 할리우드 여배우였다면
세상의 끝에서 사랑을 외치다, <인게이지먼트>의 오드리 토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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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애는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일주일에 사나흘은 드라마 <해신> 촬영장에서 먹고 잔다. 아침부터 새벽까지 쉼없이 촬영이 이어지는 게 다반사다. 인터뷰가 있던 바로 전날도 20시간 가까이 민속촌에서 카메라 앞에 섰다. 그런데도 피곤하다는 내색은 좀처럼 안 한다. “음… 저, 체력이 좋거든요.” 인터뷰를 끝내자마자 곧바로 드라마 주촬영지인 전남 완도로 떠나야 하는 빡빡한 일정이지만, 본인은 “투정부릴 시간 있으면 눈붙여야죠”라며 태연하게 답한다. 차에서 새우잠을 청해야 하는 생활을 시작한 지도 벌써 반년, 그는 “<가족> 찍을 때도 드라마를 같이 했었거든요. 아마 그때부터 단련이 됐나봐요”라고 덧붙인다.
250만 관객을 울린 대가로 한꺼번에 안은 트로피가 ‘보약’이 됐을지도 모를 일이다. 수애는 지난해 연말 “서글픔과 당당함이 묘하게 공존하는 개성의 소유자”라는 평가를 받으며, <씨네21>이 선정한 올해의 신인으로 뽑혔고 각종 영화상 신인
대본을 놓치않는 열성파, <나의 결혼 원정기>의 수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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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왔다. <펄프 픽션>의 우마 서먼에게 빌려온 듯한 가발에 자극적인 주황색 운동복을 입고, 녹슨 낫을 든 그 모습이 외계인 같다. 여운계, 김을동, 김수미. 점잖고 당당하며 인자했던, 안방극장의 마님들이 <마파도> 포스터를 위해 기꺼이 망가진 것이다. 마파도를 지키느라 동분서주했던 이들은, 최고의 지성 회장댁으로, 여장부 여수댁으로, 신기어린 욕쟁이 진안댁으로, 그간의 이미지를 절묘하게 변주한 캐릭터를 맡아 지난해 여름을 뜨겁게 불태웠더랬다. 기억은 가물가물하지만 한때 멜로물의 주연급으로 스크린을 누볐다는 이들은 나이와 성별에 관계없이, 배우는 모두 같다고 말한다. 깐깐한 태도로 완성된 영화에 대한 아쉬움을 표하는 건 작업에 최선을 다했다는 걸 보여주는 증거요, 화면에서 최대한 예뻐 보이고 싶은 건 모든 배우의 솔직한 심정. 그만큼 열정과 애정이 크다는 이야기다.
-오랫동안 조연이나 감초 역할을 맡아왔다. 주연급(?) 캐스팅을 제안한 <마파도>
<마파도>의 세 배우, 여운계·김을동·김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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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시카고, 플로리다, 피닉스, 샌디에이고, 시애틀, 댈러스, 캔자스, 뉴욕. 어느 록 밴드의 전미 투어 일정을 연상시키는 이 명단은 <밀리언 달러 베이비>가 주요 상들을 차지한 영화비평가협회들이다. 물론 전미비평가협회, 골든글로브도 예외없이 기립박수와 갈채를 보냈다. 벌써부터 또 다른 거장 마틴 스코시즈의 아카데미 감독상 도전이 수포로 돌아갈 것이라는 흉흉한 예측도 공공연하게 나도는 중이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할리우드에서 75살의 나이로 현역감독 겸 배우로 활동하는 것, 그 존재만으로도 경의를 표할 만하다. 심지어 만들어내는 영화의 내공은 무협지에 나오는 한 문파의 장문인처럼 갈수록 높아져만 간다. 인터뷰 안 하기로 소문난 클린트 이스트우드에게 아카데미를 코앞에 두고 서면 질문지를 보냈을 때는 내심 걱정이 되기도 했다. 다행스럽게도 이 노회한 거장은 자신이 만들어낸 영화의 깊이만큼 꼼꼼한 답신으로 질문에 응해 시름을 덜어줬다. 냉소적인 눈빛을 지닌 총잡이,
<밀리언 달러 베이비>의 클린트 이스트우드 서면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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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영화제는 이제 루비콘강을 건넜다. 김홍준 감독에 대한 일방적인 해촉을 시작으로, 신임 정홍택 집행위원장의 돌발적인 사퇴, 집행위원장 없이 영화제를 진행하겠다는 이사회의 폭탄선언에 이어 부천시쪽은 드디어 기존 프로그래머 해고라는 마지막 방아쇠를 당겼다. 문화적 무지를 넘어서 행정적 파시즘의 새로운 경지를 보여주는 부천시장과 이사회의 이번 행보에 국내외 영화계는 경악하는 중이다. 한국독립영화협의회와 한국제작가협회의 출품거부로 올해 부천영화제에는 사실상 한국영화가 봉쇄된 상황. 외국의 반발은 한술 더 뜬다. <씨네21> 온라인에 게재된 해외영화인 17명의 성난 편지만으로도 그들의 분노는 쉽게 읽힌다. 이번 사태의 피해자 겸 가장 확실한 목격자들을 지난 주말에 만났다. 지난 2월20일 오후 청년필름 사무실에서 만난 두명의 전 부천영화제 프로그래머 김영덕과 김도혜씨는 예상외로 담담했다. 그들과 어처구니없는 이 사태의 정치적 문제에 초점을 맞춘 인터뷰를 하던 중 문득 이런 생각이
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프로그래머 김영덕, 김도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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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로봇>을 보던 윌 스미스의 네살배기 딸이 불쑥 던진 한마디. “아빠, 이제 지구는 그만 지켜.” 툭하면 외계인이나 로봇과 드잡이를 벌이며, 달리고 넘어지고 치고받는 아빠가 안타깝기도 하고 지루하기도 했을 것이다. 어린 딸의 조언은 시의적절했다. 베벌리힐스를 누비던 힙합 키드는 어느덧 중후함이 어울리는 나이 서른여섯이 되었고, 전환점을 찾고 있었다. 너무 거창하거나 생뚱맞아 보이지 않을 자연스러운 변신이 필요한 시점. <Mr. 히치: 당신을 위한 데이트 코치>는 그때 그를 찾아왔다.
“히치는 카리스마가 있고 여자에 대한 자신감이 넘치는 도시의 완벽남으로, 여자들을 사로잡는 법을 지도한다. 세련되고, 현대적이고, 남자의 관점에서 이야기하는 로맨틱코미디라는 점에서, 그에게 어울린다.” 윌 스미스의 오랜 동료이자 <Mr. 히치…>의 프로듀서인 제임스 라시터의 증언이다. 하긴 연애의 노하우를 일러주는 윌 스미스에게 ‘너나 잘하셔’라고 응수할 남
“이제 지구는 그만 지키련다”, 의 윌 스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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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 반장 누구야?” 2002년 <공공의 적>이 개봉했을 때 관객은 아마도 서로에게 질문을 던졌을 것이다. 강력반에 새로 부임해 수사에 힘을 불어넣고, 감찰반으로부터 부하 직원들을 보호하는 강직한 반장 역을 맡은 배우의 이름이 무엇이었는지. 만약 그중 연극 공연장을 더러 찾아온 친구가 끼어 있었다면, 답은 쉽게 튀어나왔을 터. 하지만 대학로와 거리를 두고 살아온 ‘보통 관객’으로서는 그가 1980년 연극계에 입문해 <칠수와 만수> <변방에 우짖는 새> <김치국씨 환장하다> <날 보러 와요> <진술> 등 30여편 연극무대의 주인공이었으며, 연극계의 온갖 상을 대부분 품에 안아본 배우 강신일(45)이라는 사실은 알아차리지 못했으리라. <공공의 적> 이후 그는 <광복절특사> <청풍명월> <천년호> <실미도> <썸> 등에 출연하면서 천천히 자신의 존재를
<공공의 적2>의 배우 강신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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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미 폭스는 밋밋한 흑인 남자의 얼굴을 지녔다. 덴젤 워싱턴처럼 지적인 미남형도 아니고, 윌 스미스처럼 세련되거나 친근하지도 않다. 크리스 록이나 마틴 로렌스처럼 익살맞은 장난꾸러기 이미지도 아니고, 포레스트 휘태거나 로렌스 피시번처럼 영묘한 카리스마를 풍기지도 않는다. 어느 누구도 아니고, 어느 누구도 될 수 있는 얼굴. 그래서일까. 폭스는 장르와 캐릭터에 자신을 가두지 않고, 자유로운 행보를 보여왔다. 심지어 그의 분신들은 시작과 끝이 확연히 다르다. 필드에 오바이트를 해대는 소심남에서, 감독의 작전을 무시하는 기고만장 벼락 스타로, 다시 팀워크의 교훈을 깨닫고 진정한 팀 플레이어로 거듭나는 쿼터백의 다이내믹한 변화를 보자(<애니 기븐 선데이>). 무하마드 알리의 정신적 지주였다가, 마약의 유혹에 챔피언 벨트를 팔아먹는 파렴치한으로 추락하던 모습도 있었다(<알리>). 악질 킬러에게 끌려다니다, 공모자가 되길 거부하며 몸부림치던 <콜래트럴>의 택시
젊은 레이 찰스의 환생, <레이>의 제이미 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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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한 표정으로 세상을 건너는 여자가 있다. 참혹한 기억을 품고도 그는 식물처럼 덤덤하기만 하다. 거센 세상의 물살에도 자신의 방식을 고집하는 태도에서 느껴지는 것은 씩씩함이 아니라 포기와 체념이다. 머리 위로 부는 바람에도 눈물이 흐를 것 같은 주제에, 그 무엇을 향해서도 손을 뻗으려 하지 않는 단호함만이 그를 지탱하고 있다. 처음엔 그런 정혜가 안쓰럽다가,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답답함으로 화가 치밀 지경이다. 스스로를 끝없이 감춤으로써 생존을 향한 본능을 불태우는 그런 부류의 사람들은 의외로 많을 수 있겠지만, 끝내 눈에 띄지는 않게 마련. 그러니까 이런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장편영화 <여자, 정혜>는 많은 관객과 만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위험을 처음부터 감수해야 했다. 만든 감독이나, 출연한 배우나 영화 속 정혜처럼 한없이 외로워질 각오를 해야만 한다. 고집스런 신인감독 이윤기의 행보에 기꺼이 동참한 용감한 얼굴이 궁금해진다. 이는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감동적인, 14년만의 외출, <여자, 정혜>의 김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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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가수 겸 배우로 불렸던 임창정이 2003년 8월 10집 앨범을 끝으로 배우에만 몰입한 지 1년 반이 됐다. 그뒤 개봉한 코믹호러 <시실리 2km>엔 임창정의 소속사 먼데이엔터테인먼트가 공동제작사 크레딧에 올랐고, 오는 2월18일 개봉할 <파송송 계란탁>에도 같은 크레딧이 올랐다. 먼데이엔터테인먼트는 내년 개봉을 목표로 단독제작할 영화도 준비 중이다. 임창정은 가수와 배우 겸업 대신 배우와 제작 겸업을 선택했으니, 앞으로 그에게 물어야 할 건 배우로서의 삶과 동시에 제작자로서의 삶이다. 두 번째 공동제작하는 영화에 온통 신경을 곤두세운 탓에 그는 최근 출연확정 소식이 알려진 민규동 감독의 신작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에 대한 이야기도 아꼈다. <파송송 계란탁>을 잘 봐주십사 하고, 기자시사 현장에서 넙죽 큰절까지 올린 임창정. 그래서 이번엔 그토록 겸손하고 소박하고 솔직하기만 한 이미지의 속내도 파보고자 했다. 최근 모 음악프로
공동제작한 영화 <파송송 계란탁> 개봉 기다리는 배우 임창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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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프 비즈킷의 노래처럼 파랗고 빨간 조명이 신호등처럼 번갈아 깜박이는 스튜디오. 로이 오비슨의 <You got it>이 잔잔히 울려퍼진다. 터지는 플래시와 카메라의 드라이브 소리 사이로 음악에 맞춰 가끔씩 엄지와 중지로 딱딱 소리를 내는 한 남자가 있다. 그에게 로이 오비슨은 각별한 기억이다. 떠오르는 태양 아래 <In Dreams>를 흥얼거리던 <젊은 남자>의 이한. 그는 운전대를 잡노라면 언제나 오비슨처럼 검은 선글라스로 욕망의 얼굴을 가렸다. 결국 그는 비행기 사고로 죽은 오비슨을 따르듯 새벽의 하이웨이에서 노란 벤츠의 액셀러레이터를 힘껏 밟으며 파국을 맞이한다. 허무와 욕망이 공존하는 이한은 흡사 <태양의 가득히>의 리플리의 쌍둥이 동생 같다. 이.정.재. 시간당 1300원을 주는 커피숍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하루에 모델료 20만원을 벌 수 있다”는 은인 하용수의 제안에 그는 이한처럼 엔터테인먼트의 세계로 뛰어든다. 1994년 <
제복이 어울리는 도시남자, <태풍>의 이정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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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아누 리브스는 모범생이다. 숙제가 주어지면, 열심히, 최선을 다해 준비하는 모범생. 그래서 그에게선 모범생의 성실함과 모범생의 뻣뻣함이 함께 묻어난다. 확실히 동물적인 감각으로 연기하는 혹은 넘쳐 흐르는 끼를 주위에 전염시키고야 마는 그런 종류의 스타는 아니다. 온갖 농담이 오가는 정킷 현장에서도 영화에 대한 질문이 아니면 대답하지 않는다는 진지함으로 알려진, 배우다. 그에게는 좀체 열어 보이지 않는 갑각류의 껍질이 있는 것만 같다. 그래서일까. 허무함이 약간은 묻어나던 <아이다호>에서건, 넷 시대의 쿨한 아이콘이 되고만 <매트릭스>에서건, 키아누는 키아누로 보인다, 고들 이야기한다. 다만 무소불위의 영웅, 네오보다는 <콘스탄틴>의 위태위태한 퇴마사 콘스탄틴이 그의 가느다란 실루엣과 이방인 같은 외모 속에 감춰진 속살을 언뜻언뜻 보이는 것도 같다. 역시나 검은 양복과 구레나룻으로 온통 가리고 성큼성큼 인터뷰장에 들어선 그의 얼굴이 유난히 상기되어 있
모범생 배우, 퇴마사가 되다, <콘스탄틴>의 키아누 리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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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모스트 훼이모스>의 감독 카메론 크로는 내털리 포트먼을 캐스팅했다면 전혀 다른 영화를 만들게 되었을 거라고 말했다. “포트먼이 출연했다면 그루피족인 페니 레인은 아이 같고 순수해서 모두가 보호하려는 여자였을 거다. 하지만 허드슨이 연기한 페니는 뭔가 과거가 있는 듯하다.” 크로는 결국 포트먼보다 나중에 오디션을 본 허드슨을 캐스팅했다. 조그맣고 앳된 포트먼은 이처럼 언제나 외모 때문에 제약을 받아왔다. <레옹>에 출연한 열두살 때도, 스물셋이 된 지금도, 그녀는 십대 후반에 고정돼 있는 듯하고, 나이 많은 남자들에게 판타지 같은 존재로 머물렀다. 그녀를 욕망하는 <클로저>의 두 남자는 그녀가 얼마나 어린지를 자주 입에 올린다.
포트먼은 <클로저>의 감독인 마이크 니콜스와 연극 <갈매기>를 공연한 적이 있다. 섹스신과 어두운 정조 때문에 <롤리타>와 <아이스 스톰>을 거절했던 포트먼은 이번에는 “누군가
마틸다, 진짜 어른이 된 거니? <클로저>의 내털리 포트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