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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로 타올랐던 그 때_ 송강호
“무서웠다. 당신이라면 이런 역을 덥석 받겠나? (웃음)” <복수는 나의 것>을 처음 제안받은 건 <공동경비구역 JSA> 촬영장이었다. 신하균이 단번에 OK 사인을 보낸 반면 그는 세번이나 출연을 고사했다. “출연을 결정한 이유와 거절한 이유는 사실 똑같다. 너무 충격적인 작품이라 피하고도 싶었지만, 그렇다면 내가 되고 싶은 건 흥행배우인가 하는 의문이 들더라.” 가장 기억에 남는 <복수는…>의 롱테이크 신을 상기할 때는 그의 설명도 호흡이 길어졌다. 류(신하균)의 방에 잠복한 동진(송강호)이 류를 감전시키고 방에 끌고 들어와 울분을 토하며 때리는 장면이다. 인상적이었던 건 카메라가 동진의 얼굴은 단 한번도 보여주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인간의 마음을 밑바닥까지 헤집는 분노를 뒷모습으로만 잡은 이 장면을 두고 그는 “한국영화에서도 가장 빛나는 미장센”이라고 주저없이 단언한다. <복수는…>에 대한 그의 자부심은
복수의 끝, 망자들이 돌아오다, <복수는 나의 것>의 3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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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 3부작의 주인공들
박찬욱, 송강호, 신하균, 배두나, 최민식, 강혜정, 이영애
촬영현장의 진행을 맡은 <씨네21> 기자들의 눈에도 이건 비현실적인 광경이었다. 표지 사진을 기획하며 이들의 이름을 나란히 써볼 때만 해도 이 정도의 압도적인 존재감을 실감하진 못했다. 박찬욱 감독과 송강호, 신하균, 배두나, 최민식, 강혜정, 이영애가 함께 카메라 렌즈로 눈빛을 모을 땐 촬영장 전체에 팽팽한 긴장감마저 감돌았다. 셔터 소리가 한번 찰칵 울릴 때마다 배우들조차 기진한 한숨을 뱉을 만큼, 7인이 빚어낸 화학작용은 생각보다 훨씬 강렬했다.
이날의 촬영을 기획한 박찬욱 감독과 모호필름의 애초 의도는 조촐한 ‘기념촬영’에 가까웠다. 5월 중 출시되는 박찬욱 감독의 복수 3부작 DVD 박스세트 출시를 자축하며 근사하게 사진 한장 남겨보자던 계획이었다. 사실 각자의 책상 위나 사무실 벽에 거는 걸로 만족하기엔 7인이 집합한 사진의 의의가 아까울 수밖에 없었다. 박찬욱 감독쪽은 때
올드보이들의 기념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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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의 신발. 진분홍색 천에 하얀 해골이 점점이 박혀 있는 탐스러운 컨버스화다. 격렬하게 탐이 났다. “어디서 사셨어요?” “차승원이 일본 갔다오면서 사줬어. 진짜 끝내주는 신발을 사왔다더라고. 근데 이거 완전 미친놈 신발 같지 않아?” 삑. 반칙이다. 장진은 지금 진심을 말하고 있지 아니하다. 100m 전방에서도 눈에 탁 튀어들어오는 진분홍색 해골 컨버스화. 신은 자의 은근한 자긍심이 그토록 도드라지는 천을 발에 휘감고서 거짓말을 하다니.
장진의 영화. <아들>은 노골적으로 구식인 제목과 신파를 휘두른 영화다. 15년을 감방에서 살아온 무기수가 아들을 만날 수 있는 단 하루의 휴가를 갖게 된다. 아버지는 떨린다. 아무것도 해주지 못한 핏줄이다. 평생 단 한번인 휴가를 나와서도 깜빡 기차간에서 잠들어버리고, 그것이 또 못내 원망스러워서 자기 머리를 쥐어박는 이 남자. 장진의 남자다. 기막힌 사내다. 킬러다. 동치성이다. 세상이 좀처럼 귀기울이지 않는 순수한 인간이다.
나이 먹으니까 옛날처럼 하는 게 재미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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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1시20분. 휴대폰이 울렸다. 박신양이 벌써 이쪽으로 출발했다는 연락이었다. 당황스러운 마음에 인터뷰는 오후 1시가 아니냐 되물었다. “무슨 일인지 그쪽 가서 메이크업을 하시겠대요.” 급히 스튜디오 문을 열고 인터뷰 준비를 마쳤다. 30여분이 지나고 편안한 옷차림에 백팩을 둘러멘 다소 낯선 모습의 박신양이 도착했다. 인사를 나눈 뒤 구석의 소파에 자리를 잡은 그와 메이크업, 의상팀을 비롯한 그의 군단은 이어 보기 힘든 풍경을 연출했다. 오렌지며 바나나를 꺼내놓는가 하면 김밥과 라면 등 점심거리가 될 만한 분식을 날라왔던 것.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식사를 마친 박신양은 배낭에서 칫솔, 치약을 집어들었고 그동안 그의 팀이 가져온 아이팟에선 팝송부터 그가 직접 부른 노래까지 장르를 넘나드는 다양한 음악이 흘러나왔다. 사진 촬영 중에도 아이팟의 리모컨을 놓지 않던 그는 마음에 드는 노래를 때에 따라 세심하게 선별하곤 했다. “보통 이런 델 많이 다니잖나. 스튜디오, 낯선 공간. 만날
익숙한 남자의 낯선 얼굴, <눈부신 날에>의 박신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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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춰야 할 조건은 그리 많지 않은 수의 사람들, 일반적으로 인간의 욕망을 억누르는 규율에서 비껴나 있는 한정된 공간, 그리고 의도적이든 우발적이든 원인을 알 수 없는 살인. 범인도 살해 동기도 묘연한 가운데, 남은 이들은 악몽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떤 방법을 택할 것인가. ‘밀실연쇄살인’은 지극히 원초적인 일종의 실험이지만, 한국영화에서는 거의 시도되지 않았던 설정이다. 장르영화에 대한 순수한 몰두 자체를 찾아보기 힘든 한국영화의 상황을 생각할 때, 늦깎이 데뷔 감독이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한 <극락도 살인사건>은 얼핏 대담해 보인다. 이 무모한 도전의 결과는? <극락도…>는 전형적인 추리극 설정에서 시작해서 코미디와 호러, 아니, 감독의 설명을 따르자면 풍자와 해학과 괴담을 끌어들인 영화로 완성됐다. 과연 이것이 장르에 충실한 영화인지 혹은 어떤 장르의 영화인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겠지만, 새로운 시도로서의 의의는 명백하고, 관람의 쾌감 역시 만만찮은 이 영화의 제
스릴러의 거부감을 풍자와 해학과 괴담으로 감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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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한 여배우란 수식어는 추억보다 상상을 부추긴다. 그녀의 젊은 시절은 필름 속에 영원히 간직될지라도, 현실에 안착한 그녀의 모습은 아침방송의 토크쇼가 아닌 이상 담아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강리나는 지난 1996년 영화계를 떠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자신의 근황을 알려왔다는 점에서 상상의 영역이 좁은 배우다. 전공을 살려 미술가로 전업한 그녀는 전시회를 열 때마다 언론의 주목을 받아왔고, 그때마다 사람들은 한동안 잊고 있던 이름을 떠올리곤 했다. 이번 만남 역시 지난 4월3일에 막을 내린 그녀의 전시회가 좋은 구실이 되어주었다. <아사달의 정원>이란 주제로 열린 이번 전시회는 미술가 강리나에겐 17번째 개인전. ‘벌써?’라는 생각에 17번이라는 횟수가 아득하게 느껴졌다. “나도 믿기지 않지만 벌써 17번째가 맞다. 아직도 내가 배우를 하는 줄 아는 분들이 많을 거다. 길 가다 만나는 분들은 왜 그리 오랫동안 쉬고 있냐고 그러더라. (웃음)”
1987년 <
에로라는 수식어는 거의 살인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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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차가 드나드는 철도변은 먼지가 많았고 초겨울처럼 쌀쌀했다. 황사까지 몰려와 스산한 날씨였지만 박해일은 오히려 이런 날이 마음 편하다고 했다. “햇빛이 따갑게 비치는 날보다 도시에 약간 회색빛이 도는 오늘 같은 날 마음이 편하다.” 햇빛 찬란한 청춘보다는 그늘지고 먼지 묻은 느낌이 더욱 어울렸던 배우다운 말이었다. 그리고 4월12일에 개봉하는 그의 영화 <극락도 살인사건>도 파랗게 빛나는 남쪽바다가 아닌, 해신(海神)의 변덕으로 인해 고립된 폭풍의 섬에서 일어나는 사건이다. 안개와 바람이 섬을 감싸면 이세상으로부터 홀로 떨어진 듯하여 극락도라고 불리는 외딴섬. 그곳에서 마을주민 열일곱명이 사라지고, 남은 흔적이라고는 쪽지 한장과 머리만 남아 떠내려온 시체 한구뿐이다. 그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뭍에서 건너온 형사들의 발길을 따라 며칠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선한 얼굴로 웃고 있는 보건소장 제우성과 마을 사람들의 노랫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세상이 아름답다!”고 노트에
아무도 모른다, 이 남자! <극락도 살인사건>의 박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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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 리를 만나러 간 오후의 LA는 완연한 여름이었다. 베벌리힐스에 자리잡은 버티고엔터테인먼트는 샌타모니카 대로에서 약간 안쪽에 자리잡은 건물이었는데, 일반 사무실과는 달리 열린 공간과 높은 천장이 인상적이었다. 로이 리의 사무실은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방에 자리했는데, <디파디드> 포스터 두장이 나란히 벽에 붙어 있었다. 내부는 무척 수수했으며 그의 책상 위에는 시나리오 한부가 놓여 있었다. <장화, 홍련>의 리메이크작인 <Tales of Two Sisters>의 최종본이었다. 인터뷰 내내 해야 할 말들을 분명하게 끊어서 이야기하는 로이 리에게서 매우 침착하고, 과묵한 스타일의 천생 프로듀서라는 인상을 받았다.
-원래 동부 출신인 것으로 안다. LA는 분위기가 당신이 자라온 동부와 많이 다를 것 같은데, LA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렇다. 뉴욕에서 태어났고, 워싱턴 DC에서 자랐다. LA에서의 삶에 무척 만족한다. 이렇게 멋진 날씨를 가
결국 남는 것은 좋은 이야기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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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우리가 알던 이미지가 아니야.” 차승원의 추천으로 유해진을 군수 역에 캐스팅한 장규성 감독의 소감이다. <이장과 군수>는 유해진이 영화를 시작한 지 10년 만에 처음으로 주연을 맡은 작품이다. 이장 역의 차승원이 절박한 얼굴로 괄약근을 조이며 폭소를 자아낼 때 유해진은 소신대로 일을 진행하다 좌절을 맛보는 젊은 군수를 연기한다. 그를 극에 감칠맛 내는 조연으로 기억해온 관객에겐 <이장과 군수>의 그가 낯설지 모르지만, 지금까지 모든 역할을 꼼꼼한 정극의 접근법으로 연기한 유해진에겐 군수 노대규 역이 전혀 새롭지 않았다.
이날 만난 현실의 유해진은 진지하고 조용한, 주위의 작은 소음에도 민감한 사람이었다. 영화를 찍을 때도 짬이 나면 무리에 섞여 노는 대신 혼자만의 산책을 즐기고, 관객이 가장 소화하기 쉬운 상태가 될 때까지 대사를 몇번이고 곱씹는 사람이다. 무리를 좋아하는 양의 반대 개념으로 ‘고독한 늑대’란 비유가 많이 쓰이지만, 그에겐 포식자
제 얼굴에 트집잡을 게 그렇게 많나요? 으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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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에 찌든 <우아한 세계>의 인구처럼, 인터뷰 장소에 들어선 송강호의 얼굴엔 붉은 열꽃이 번져 있었다. 무리한 일정 중 으슬으슬 스며온 몸살 기운이 이상하게 오래가고 있었다. 무려 네편의 영화가 개봉 또는 크랭크인하는 2007년, 지금 송강호는 충무로에서 가장 바쁜 배우다. 공교롭게 <우아한 세계>와 <밀양>의 촬영이 겹쳐 강행군을 감당했던 그의 앞엔 두 작품의 홍보 일정과 김지운 감독의 웨스턴 대작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의 리허설이 대기 중이다. <좋은 놈…>이 6개월에 걸친 국내외 촬영을 모두 마무리하면 곧 박찬욱 감독의 <박쥐>가 촬영을 개시할 것이다. 그간 1년에 한편꼴로 출연해온 송강호로서는 이례적인 행보다. 몰아치는 일정을 견뎌내려 얼마 전엔 난생처음 링거주사도 맞았다. 괴로운 마찰음을 내는 쉰 목소리가 안타까웠지만, 사진 촬영이 시작되자 수척해진 얼굴은 언제 그랬냐는 듯 명민한 감각을 빛내기
좋은 놈, 지독한 놈, 괴물 같은 놈, <우아한 세계>의 송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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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얘기를 왜 자꾸 집요하게 물어보시나요?” 곧 개봉하는 <이장과 군수>의 장규성 감독은 영화 속 군수의 상황이 노무현 대통령이 겪고 있는 현실과 유사하다는 질문이 거듭되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사실 엇비슷한 내용의 질문을 말만 바꿔서 계속 던진 건 ‘코미디 영화감독’ 정도로만 인식됐던 그의 신작이 정치·사회적 함의를 비교적 뚜렷하게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었다. “폐교문제의 심각성을 담은 <선생 김봉두> 때나 임용고시제도의 허점을 얘기하는 <여선생 vs 여제자> 때는 이런 질문을 하지 않더니…”라는 그의 지적은, 하긴 정당하다. 생각해보면 그의 영화는 코미디라는 외피에 싸여 있지만, 무언가 긴급한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 지방정치를 통해 한국사회와 정치를 풍자하는 <이장과 군수> 또한 그런 맥락 속에서 바라볼 수 있다. 물론, 그렇다고 그의 영화가 현실을 폭로하고 고발하면서 관객에게 대단한 행동을 요구하는 건 아니다. 현안에 대한 문제제기
코미디가 아니라 웃음이 있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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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음이 빠르다. 2006년 한해에만 <달콤, 살벌한 연인> <호로비츠를 위하여> <조용한 세상>으로 잇따라 스크린을 두드렸던 박용우가 봄기운이 채 자리를 잡기도 전에 신경쇠약 직전의 남자가 되어 돌아왔다. 천형과도 같은 죄를 씻어내기 위해 마약 조직과 손을 잡고 또 다른 죄의 굴레에 빠져드는 남자, <뷰티풀 선데이>의 강 형사가 되기 위해 박용우는 8kg의 체중을 덜어내고, 크레인 끝에 매달려가며 징글징글한 독기를 품었다. “완전히 배설하는 듯한, 뜨거운 용광로에 들어갔다 나오고 싶다”고 말하던 그가 비로소 자신을 녹일 만한 장소를 찾은 걸까. “요즘엔 구할 수도 없는” 10년 된 ‘레자’ 점퍼를 걸치고 털털하게 스튜디오를 찾은 그의 모습에 웃음보다 강렬한 호기심이 앞선 것은 그런 까닭이었다. <혈의 누> <달콤…>을 거치며 쏟아진 스포트라이트의 세례, 뒤늦은 만큼이나 호들갑스럽던 조명 속에서 정작 그는 어떤 꿈을 꾸고
다양하게, 오래 오래 하고 싶다, <뷰티풀 선데이>의 박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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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자신의 ‘본업’이 영화감독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요즘 들어 영화진흥위원회 부위원장이나 경기영상위원회 위원장, 또는 한국영화감독네트워크 대표나 한국영화감독조합 고문 등 한국 영화계 정책가의 면모가 훨씬 두드러지는 그는 바로 이현승 감독이다. 그런 그가 긴히 할 말이 있다면서 인터뷰를 자청했다. 그가 하고 싶었던 말이란, “어떤 감독들은 제작 지분의 50%를 달라고 하는데, 나는 못 준다”(<씨네21> 590호) 등 차승재 싸이더스FNH 공동대표의 발언에 대한 한국영화감독조합 소속 감독들의 입장이었다. 젊은 감독들과 함께 ‘디렉터스 컷’이라는 모임을 만들었고, 이 모임을 한국영화감독네트워크로 확장했으며, 영화감독들의 길드조직인 감독조합까지 일궈낸 그는 감독들의 대변인을 자처하면서 한국영화제작가협회의 신임회장이기도 한 차승재 대표의 발언이 심각한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랜 친구이자 작업 파트너이기도 하며, 한국 영화계의 다양한 사안을 논의하는 상대 차
제작자들에게 단체협상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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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을 규율에 맞춰 살아온 모범 시민과 전과 15범의 경력을 자랑하는 밑바닥 인생. 극과 극에 서 있던 두 남자가 한자리에 서서 세상을 향해 총을 겨눈다. 우연일까 의도일까. <쏜다>의 콤비, 박만수와 양철곤의 명암은 감우성과 김수로의 대조적 표정과 쏙 빼닮았다. <왕의 남자> <연애시대>를 거치며 섬세한 이미지를 구축한 감우성과 <흡혈형사 나도열> <잔혹한 출근>으로 코미디의 선봉에 선 김수로. 물과 기름처럼 절대 섞이지 않을 것 같은 두 사람은 <간 큰 가족>으로 시운전을 마친 뒤 <쏜다>로 무르익은 콤비 플레이를 선보였다. 인터뷰의 호흡 역시 ‘핫 앤 쿨’의 리듬을 따라 이어졌다. 유쾌한 입담으로 분위기를 달궈놓은 김수로와 차분한 음성으로 이야기의 흐름을 조율한 감우성. 너무나 다른 두 남자가 빚어낸 절묘한 조화 속으로 들어가보자.
1. 장전_그들이 <쏜다>를 선택한 이유
김수로: 시나리
다르니까 재밌잖아, <쏜다>의 배우 감우성, 김수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