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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이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신부 특유의 분주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12월2일 있었던 배우 유지태와의 결혼식을 준비하랴(인터뷰는 결혼식 전에 진행됐다), 차기작인 임상수 감독의 신작 <돈의 맛>을 촬영하랴, <창피해>를 홍보하랴, 몸이 세개라도 모자랄 텐데 김효진은 외려 차분해 보였다. “결혼 준비는 틈틈이 하고 있어요.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도 많이 받고 있고. 오빠(유지태) 혼자 준비하는 거 아니냐고요? 오빠도 장편영화 연출 준비로 바빠요.” 인터뷰 전, 김효진의 매니저에게 결혼 관련 질문은 가급적 자제해달라는 이야기를 들은 차였다. 아무래도 소속사나 영화홍보사는 ‘새 영화’보다 ‘결혼’ 위주로 기사가 노출되는 것을 염려했을 것이다. 그럴 만도 하다. <창피해>가 완성된 지 거의 2년 만에 개봉하는 것이 아닌가. “상업영화가 아니잖아요. 감독님과 제작자가 조금은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지만 막상 2년이나 걸리니까 마음이 안 좋더라고요. 그러다가
[김효진] 캐릭터를 살리는 이타적 유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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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산개>에 단역으로 출연했다가 <아멘>의 여주인공이 됐다고. 무용을 전공했다던데.
=일곱살부터 중3 때까지는 한국무용을 했는데 고등학교 3년은 발레를 했다. 동덕여대 무용과를 다니던 중에 친구 통해서 단편영화 출연 제의를 받았다. 해보니 매력을 느꼈고 22살 때부터는 본격적으로 단편 등에 출연하기 시작한 거다. 23살에 <풍산개>에 출연했으니까 지금은 24살이다. (웃음) 전재홍 감독님이 <아멘> 줄거리를 듣고 얼굴이 잘 알려지지 않은 배우 중에서 주인공을 찾았는데, 그때 나를 좋게 봐주신 것 같다.
-파리, 베니스, 아비뇽 등에서 <아멘>을 찍었는데 어떤 점이 흥미로웠나.
=일단 유럽 여행 자체가 처음이었다! 거기 있는 과정이 다 즐거울 수밖에. 재미있는 느낌으로 남아 있는 건 이런 거다. 거의 원테이크, 많아봐야 두 테이크였는데, 이런 감독님의 촬영 흐름에서 내가 마치 헤엄치는 물고기처럼 느껴졌다. 수면 위에 올라갔다가
[who are you] 김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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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땡의 모험>은 언제부터 한국에 소개됐나.
=1982년 만화잡지 <보물섬>에 <땡땡: 모험 시리즈>라는 제목으로 연재된 것이 시작이다. 이는 <보물섬>을 창간한 육영재단의 박근혜가 어린 시절부터 프랑스어판 원작을 즐겨본 팬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후문이 있다. 이후 <땡땡의 모험>은 투니버스와 대교방송, MBC에서 TV애니메이션 버전으로 소개됐고, 본격적인 전집 출간은 21세기에 들어서 실현됐다. ‘솔 출판사’는 마지막권 <땡땡과 알파-아트> 대신 72년작 애니메이션을 만화 버전으로 가공한 <땡땡과 상어 호수>를 수록한 24권 전집을 지난 2000년에 출간했고, 올해 개정판을 다시 내놓았다.
-마지막권 <땡땡과 알파-아트>는 왜 나오지 않은 것인가.
=원작자 에르제의 타계로 밑그림에 가까운 거친 초안만 남아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어권 출판사 가스테르망이 에르제 사후에 초안 그대로의 <땡
[틴틴] 스티븐 스필버그와 피터 잭슨이 왜 반했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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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땡: 벨기에 신문의 소년 기자. 어떤 상황에서도 위기를 물리칠 줄 아는 두뇌와 체력의 소유자이나 성격은 꽤 건조한 편.
밀루: 땡땡의 반려견인 폭스테리어종 강아지. 가끔 불가능한 위기 상황에서 땡땡을 구출하는 데우스 마키나적 존재다.
아독 선장: 위스키와 욕설 중독자인 땡땡의 친구. <황금 집게발 달린 게>에서 처음으로 땡땡과 만나 생사고락을 함께한다.
해바라기 박사: 청력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과학자. 그래도 땡땡의 모험에 종종 결정적인 과학적 도움을 제공한다.
라스타포풀로스: ‘땡땡’ 시리즈에 거의 유일하게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악당. 국제적인 마약, 범죄 조직의 두목이다.
뒤퐁과 뒤뽕: 쌍둥이 인터폴 형사. 문제 해결에는 하등 도움 안되는 어리숙한 남자들. 시리즈에서는 슬랩스틱을 담당한다.
[틴틴] 주요 캐릭터 소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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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스필버그와 피터 잭슨이 손을 맞잡은 영화 <틴틴: 유니콘호의 비밀>이 12월8일 개봉한다. 웨타 디지털의 퍼포먼스 캡처 기술과 우리 시대의 이야기꾼 스필버그가 만난 3D애니메이션이다. 그런데 여기에는 또 한명의 주인공이 있다. 지난 1930년대부터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아온 원작 <땡땡의 모험>의 작가 에르제다. 틴틴, 혹은 땡땡은 어떻게 창조되었고, 어떻게 스필버그의 마법에 의해 스크린에 옮겨지게 된 것일까. 아니 그보다 먼저, 대체 틴틴, 혹은 땡땡은 누구인가.
(스필버그의 영화는 <틴틴: 유니콘호의 비밀>이라는 제목으로 개봉하지만 원작 만화는 <땡땡의 모험>으로 출간됐다. 이 기사에서 주인공의 이름은 원작자 에르제의 모국인 프랑스어권 벨기에의 표기법에 가깝게 표기한다. - 편집자)
땡땡은 함부로 건드려서는 안되는 성역의 존재다. 무슨 말인고 하니, 영국 배우 제이미 벨이 <틴틴: 유니콘호의 비밀>의 땡땡 역으로
[틴틴] 땡땡, 틴틴, 스필버그, 피터 잭슨 당신이 환호할 어떤 전설의 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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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본>의 경찰서장 정진영은 빈틈없어 보이는 남자다. 경찰을 무시하는 국회의원들 앞에서 전혀 기죽지 않을 만큼 강직하고 사사건건 후배들부터 챙긴다. 성격은 판이하지만 TV드라마 <브레인>에서 연기하는 ‘김상철’ 의사 역시 그렇다. 허름한 차림새에 의사로서의 권위는 온데간데없이 오직 환자만 생각하는 사람이다. 두 캐릭터 모두 정진영이라는 배우에게 기대하게 되는 신뢰에 딱 부합한다. <닫힌 교문을 열며>와 <초록물고기> 등을 시작으로 <와일드 카드> <왕의 남자> 등을 거쳐 지금에 이르기까지 그는 참 많은 변화를 겪었고 (그의 표현에 따르자면) 너무도 과분한 사랑을 받으며 살아왔다. 그런 정진영에게 2011년은 새로운 자극을 얻기 위해 ‘이것저것 해보자’는 마음으로 살아온 해였다. 이쯤에서 그에게 개인적인 중간점검의 의미를 캐물었다.
-<특수본>은 어떻게 시작하게 된 작품인가.
=영화사 수박의 신범수 대표와
[정진영] 꼰대는 되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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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이 빗나갔다. 입을 꾹 다물고 과묵하게 등장할 줄 알았더니 동그랗게 눈을 뜨고 무려 “안뇽!”이란다. <특수본>의 김호룡이 품었던 서늘한 복수심은 이미 오래전에 빠져나간 듯 생글생글한 눈매였다. 인터뷰가 끝나갈 때쯤 “무표정이나 무서운 표정이 더 어울릴 줄 알았는데…”라며 뒤끝을 흐렸더니 곧장 말꼬리를 잡아채며 “깨요? 이런 거 좋아! 누군가에게 충격을 준 것 같아서”라며 천진난만한 얼굴로 배실 웃어 보인다. 이 의외의 캐릭터 옆에 <제빵왕 김탁구>의 구마준, <특수본>의 김호룡, <오작교 형제들>의 황태희를 모두 갖다대봐도 고개가 갸우뚱해진다면 그가 아침저녁으로 출석 도장 찍는 트위터를 확인해보길 권한다. 11월23일, “상쾌해 몸이!!!! 전혀 곤피곤피하지 않아!!” 그는 오늘도 느낌표를 남발하며 하이텐션으로 하루를 시작한 모양이다. 그를 보고 있노라니 대중을 상대로 온몸으로 인정투쟁을 해야 하는 배우에게는 재롱도 재능이라는 생각이
[주원] 느리게 걷는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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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술>의 그 남자다. 그런데 송삼동을 검색하면 <드림하이>의 김수현이 더 많이 뜬다.
=정말 한참 밀려 있다. (웃음)
-배우가 되기 전에는 평범한 대학생이었다더라.
=공대생이었다. 2학년 2학기 기말고사 공부를 하고 있는데, 그냥 갑자기 다른 걸 해보고 싶어졌다. 그날 뭔가 씌었는지, 친구들을 불러서 학교를 그만두겠다고 말했다. 그러고는 뭘 해야 할지 고민한 거다. 연기에 대해서는 누구나 가질 법한 막연한 동경이 있었다. 처음에는 사이비 연기학원에 3개월 정도 돈을 때려넣었다가 나중에는 백화점 옥상에서 아동극을 하기도 했다. 그 와중에 독립영화 몇편을 찍었고, <낮술>을 만나게 된 거다.
-<REC>는 노출 수위상 선택하면서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
=하루 정도 고민했다. <낮술>을 본 몇몇 관객만이 알고 있는 얼굴이지만, 이미지 관리? 이런 것도 생각했다. (웃음) 그런데 시나리오가 시쳇말로 ‘짜치게’ 좋더라. 신파
[who are you] 송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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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만난 고기는 <브레이킹 던 part1>의 테일러 로트너를 두고 하는 말인 것 같다. 전편들에 비해서 역할의 비중이 가장 크기도 하지만, 소년에서 청년이 되어가는 로트너는, 늑대무리에 갓 입성한 어린 일원에서 제 목소리를 내는 당당한 어른으로 자란 제이콥을 꼭 빼닮아 있었다.
-지금까지 <트와일라잇> 시리즈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어떤 편인가.
=단연코 <브레이킹 던 part1>이다. 이번 편은 촬영 때부터 정말 흥미진진했다. 제이콥에게 계속해서 넘어야 할 도전들이 다가오고, 제이콥의 선택에 따라 컬렌가, 늑대무리, 벨라, 아기 레네즈미와 새로운 관계를 맺는 것이 좋았다. 벨라의 임신으로 영화의 톤이 한번 변하는데, 이전 3편까지는 그런 부분이 없어서 더 좋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다. 아직 <part 2>를 보지 못했으니, <part1>까지 중에서 고르라면 이번 영화가 제일 재미있다.
-신의와 충성에 대한 부분을 말하
[테일러 로트너] "제이콥과 나는 세상을 보는 시선을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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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기가 너무 없어 인터뷰하기 어렵다는 소문과 전혀 다르게,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질문 앞에서 빨리 생각했고 짧지만 조리있게 대답했다. 뱀파이어와 늑대인간 모두를 반하게 할 미모도 스튜어트의 것이 분명했지만, 바스락거리는 듯 낮은 톤의 독특한 목소리 때문인지, 미모의 여배우를 앞에 두고도 눈보다 귀가 더 즐거웠다.
-이번 영화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 있다면.
=결혼식 장면이다. 이상하게 그 장면을 찍기 전에 몹시 불안했다. 그래서 아무와도 말하지 않고 조용히 있었고, 그 불안감을 이용해 결혼식에 입장하는 장면에서 벨라의 심정을 드러내려고 했다. 그런데 그 다음부터는 정말 말도 안되게 행복해져서는, 결혼식 장면 촬영장에서 만난 모두에게 다가가 인사하고, 말을 걸고 또 기분이 좋아서 웃고 그랬다. 결혼식이 영화의 가장 마지막 촬영이었는데 그래서 그렇게 불안했었나 보다.
-웨딩드레스 디자인에 대해 기대가 특히 높았다.
=그런 기대는 정말 처음이었다. 촬영장에 헬리팻(헬리콥터파파라치)
[크리스틴 스튜어트] "결혼식 촬영 때, 말도 안되게 행복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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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패틴슨은 소문처럼 세상에서 가장 편한 차림으로 나타났다. 멋으로 뚫은 구멍이 아니라, 나달나달해질 때까지 입어 정말로 구멍이 난 흰 면티셔츠에 보풀이 인 감색 카디건에 감색 야구모자를 거꾸로 쓰고, 늦게 일어나 면도도 못한 것 같은, 전혀 배우 같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런데 그 모습이 조각상 같은 에드워드 컬렌의 완벽함보다도 신비로웠다.
-지금까지 <트와일라잇> 시리즈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어떤 편인가.
=처음에는 이렇게 큰 프로젝트가 될지 몰랐다. 지금도 잘 안다기보다는 어렴풋이 아는 정도겠지만, 처음과는 상당히 달라졌다. 그래서 <트와일라잇>을 가장 좋아하는 것 같다. <브레이킹 던 part1>도 좋아한다. 이번 편에서 에드워드는 대상이 아니라 공포와 좌절을 느끼는 주체가 된다.
-이전 인터뷰를 보면 <트와일라잇> 시리즈를 두고 ‘풍기문란에 대한 완벽한 상징’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아직도 동의하는지.
=이번에도
[로버트 패틴슨] "풍기문란에 대한 완벽한 상징 맞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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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스름한 어둠이 깔리는 황혼과 초승달이 뜨는 저녁, 달이 태양을 삼키는 일식을 지나 새로운 새벽이 온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스테파니 메이어의 <트와일라잇> 시리즈 4부작 중 마지막 권의 전반부를 영화화한 <브레이킹 던 part1>이 2011년 11월, 전세계 1억2천만 팬들과 극장에서 만날 준비를 마쳤다. 책과 먼저 사랑에 빠진 뒤 스크린과 또 한번 사랑에 빠진 <트와일라잇>의 진지한 팬들이 목하 기다려온 바로 그 새로운 새벽이다. 크리스틴 스튜어트, 로버트 패틴슨, 테일터 로트너가 예의 벨라, 뱀파이어 에드워드, 늑대인간 제이콥으로 돌아오고 캐서린 하드윅, 크리스 웨이츠, 데이비드 슬레이드에 이어 <드림걸즈> <킨제이 보고서>를 만든 감독 빌 콘돈이 메가폰을 잡았다.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이 원작의 마지막 편을 두편으로 나누어 개봉한 전철을 따라, <브레이킹 던 part1>은 2011년 11월로
[로버트 패틴슨, 크리스틴 스튜어트, 테일러 로트너] 화려한 결혼식, 달콤한 첫날밤…팬들이 원하는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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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버틴다고, 지금 서울독립영화제가 딱 그렇다. 서울시와 영화진흥위원회로부터의 지원금이 끊긴 지도 오래인데다 상영관도 12월8일 개막을 한달 앞두고서야 겨우 확정했다. 골치 아픈 일이 한둘이 아니었을 텐데도 이 남자, 털털하게 웃어 보인다. 올해로 만 10년째 영화제를 지키고 있는 조영각 집행위원장이다. “예년보다 밤새우는 날이 많아졌지만 그래도 잘 버티고 있어요”라고 심심하게 말하는 그에게는 확실히 경직된 직함보다 낙천적인 독립영화운동가라는 호칭이 더 어울렸다. 다들 불가능하리라 예상했던 저예산 독립애니메이션 <돼지의 왕>도 끝내 완성시킨 그였다. 시장이 바뀌고 대선이 다가와도 여전히 현실의 그늘은 짙기에 입꼬리에 씁쓸함이 걸려 있었지만, 그래도 그는 소박한 웃음을 잃지 않고 있었다.
-<돼지의 왕>의 관객은 얼마나 들었나.
=오늘 화요일까지 9천명 정도 들었다. 모레면 1만명 넘기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짧지만 종석 아빠로 목소리
[조영각]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정부의 움직임이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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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술을 꾹 다물고 있다. 7 대 3으로 가지런히 빗어 넘긴 머리를 한 이 남자가 굳게 닫혀 있던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깊고 푸른 눈 위에 자리한 눈썹을 살짝 올렸다 내린다. 됐다. 이제 당신은 라이언 고슬링의 팬이다. 팬이 됐으니 마땅히 그의 코스프레를 해야 한다. 운전을 할 때는 가죽 라이더 장갑을 끼자. 선글라스는 기본이다. 이쑤시개 하나 정도를 입에 물면 더 좋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보머 재킷이다. 등에는 사막에서도 살아남는 강한 생명력의 상징인 전갈 자수를 새겨 넣자. 이제 당신도 라이언 고슬링처럼 보일까. 그럴 리가. 우리에겐 그 입술, 눈썹, 눈동자, 그 미소가 없다.
보일 듯 말 듯 희미한 미소만으로 관객을 매료시키는 <드라이브>의 라이언 고슬링은 알고 보면 말수 적은 이웃집 아저씨다. 이름도 없다. 공식 직업은 카센터 직원이며 자동차 스턴트맨이지만 본업은 범죄자들을 실어 나르는 겟어웨이 드라이버다. 그저 드라이버라 불리는 408호의 과묵한 이 남자는 우연
[라이언 고슬링] 스티브 매퀸의 재림